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 인생도처유상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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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가 출간되었다.

   
 

아마도 약 10년만에 출간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일 것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그동안 문화재 청장으로 공직에 몸담고 있어서 집필활동을 하지 못했는데, 이 책을 또다른 시작으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즌 2에 들어간다고 썼다.
그러니, 쓸 이야기가 많은 저자에겐 기다림의 시간들이었을 것이지만, 그래도 칼럼 등을 통해 차곡차곡 모아 놓았던 글들과 새로운 글들이 앞으로 한 권씩 책으로 묶여져서 나오게 되리라.
우리의 문화유산을 둘러보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도 그동안 저자의 책을 보지 못했다는 것은 목마름의 시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작년 그의 책인 <유홍준의 한국 미술사 강의 1 / 유홍준, 놀와, 2010>을 읽으면서 그나마 우리 문화 유산들을 접할 수 있기는 했었던 것이다.
나에게 답사란?
대학시절 답사를 다니는 학과를 다녔으니, 때마다 산과 들로~~
역마살이 있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으니, 연휴와 방학의 많은 날들은 또 산과 들에서 보내기도 했었다.
그곳엔 산이 있었고, 절이 있었고, 우리의 문화 유산이 함께 있었다.
그런 나에게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기존에 이런 답사기는 찾아 볼 수 없었으니....
답사기로 읽었던 글은 그당시에는 고작 국어 교과서에 나왔던 불국사 기행문이었디/
불국사 기행문에 나오던 연화교, 청운교, 백운교, 다보탑, 석가탑에 대한 그토록 아름다운 표현들을 학창시절에 아무런 감흥없이 읽었건만, 나중에 불국사에 가게 되었을 때에 그 의미를 알게 되었던 것이다.
어찌 되었던, 나에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그 어떤 책보다도 값진 선물과 같은 책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은 모두 14꼭지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 경복궁에 관한 글이 4꼭지, 부여에 관한 글이 4 꼭지를 차지 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스케일에 열등감을 느끼기에 우리의 궁궐에 대해서 우월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중국의 자금성의 거대함에 입을 다물지 못하지만, 거기엔 궁궐의 미학과 매력이 없는 것이다.
중국은 안 가 보았지만, 대만에서 여러 문화문화유산을 접하면서의 느낌은 거대함은 있을 지 몰라도,우리의 문화유산들이 가지는 섬세하고 숨은 뜻이 담긴 디테일은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들이 들었었다.
저자는 경복궁 복원사업으로 옛 모습을 되찾아 가는 경복궁의 이모저모를 상세하게 이야기해 준다.




자연과의 어우러짐이 뛰어난 우리의 궁궐들 중의 하나인 경복궁의 큰 그림에서부터, 근정전 월대의 모서리 석견의 유머스런 감각, 근정전 박석이 조각보처럼 된 것은 빛의 난반사를 막기 위함이었음을.



 

자경궁 굴뚝의 십장생 벽화는 이 자체가 뛰어난 설치미술로 장식 건축물 자체임을 일깨워준다.
 
 

우린 문화유산을 볼 적에 큰 그림만을 보고 돌아서 나오지는 않았을까?
나 역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만나기 전에는 궁, 절, 서원, 박물관의 유물을 볼 때에 큰 부분만을 보았지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만나게 되면서 작은 부분, 부분까지도 눈여겨 보게 되었던 것인데, 또다시 이 책을 통해 그런 안목을 키워 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인문학 서적으로 밀리언셀러가 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인문학 서적이면서도 사람사는 이야기, 꽃이야기, 풍경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합천군 가회면 오도리의 쌀밥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처럼, 흰 눈을 뒤집어 쓴 것처럼 아름다운 이팝나무, 민속원의 그 어떤 복숭아꽃보다 더 곱디 고운 개복숭아꽃.

  

나무와 꽃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은 선암사의 사계절을 다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이야기인데, 저자는 이런 이야기까지 모두 책 속에 담아낸다.  




선암사의 뒷간은 왜 이리도 운치가 있으며, 현판은 왜 이리도 유머러스한가~~

 
여기에서 저자는 정호승의 시 한 편을 소개한다.

 


(..)시인 정호승은 <선암사>라는 시에서 이렇게 읊었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창비, 1999)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에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p199~200)


영암사터의 쌍사자석등과 무지개 다리의 조화.
그것이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관촉사 해탈문은 몸을 숙이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게 해 놓았고, 개심사는 거울못에 외나무다리를 걸쳐놓아 조심하지 않고는 법당으로 오르지 못한다. 그런데 영암사터에서는 좁다란 계단에 디딤돌을 얕게 새겨 발뒤꿈치를 허공에 매달고 오르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사다리 다리모양으로 곧게 뻗어 있는 것이 아니라 무지게 모양으로 호를 그리며 휘어져 있다.
그 곡선의 아름다움을 무어라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고작해야 무지개의 한 자락을 오려놓은 것 같다는 표현을 할 수 있을뿐이다. (p306)


전국의 돌담길 8 곳의 사진은 우리의 옛 향기를 느끼게 해 준다.



이 책에서 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부여 답사기.
모든 고대 국가들은 멸망했는데, 유독 그 멸암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하곤하는 백제.
옛 백제의 향기를 부여에서 찾아본다.
부여답사길에 유독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고려시대의 장암리 장하리의 삼층석탑.

 
 
이 탑의 전체 구성을 보면 얇은 지붕돌의 경쾌함과 훤칠한 몸통의 상승감에서 그 조형적 특징을 찾을 수 있다. 그에 걸맞게 1층과 2층의 몸돌은 네 귀퉁이에 긴 기둥을 새기고 그 가운데를 가늘게 홈을 파서 경쾌함과 상승감을 살려내고 있다. 그런데 3층 몸돌만은 이런 구성을 포기하고 홈을 위쪽으로 반만 깎아 놓은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이 탑의 매력포인트였던 것이다. 이럴 때 쓰는 말이 바로 교시(敎示)다. (p388)


  

10 년만에 만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은 오래된 친구가 먼 곳에 있어서 한참을 못 보다가 다시 만나게 된것과 같은 익숙함과 반가움이 함께 있는 책이다.
이번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의 출간은 또다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시작이라는 것이 나에겐 또다른 즐거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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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세상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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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기대됩니다. 예약판매시작되었습니다. 친필 사인본, 풀꽃노트, 풀꽃 책갈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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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사는 마음에게
천양희 지음 / 열림원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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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글을 인용한다면 시인은 자신을 40년대산 시인이라고 칭한다.
대학시절에 <현대문학>으로 등단하여 반 세기에 가까운 세월을 시인으로 살았지만, 그리 많은 작품을 쓰지는 못했다.



그건 그녀가 선택했던 사랑과 그를 둘러싼 생활이라는 굴레가 그를 온전히 시인만으로 살아갈 수 없게 했기때문( 책 속의 글 중에서)이며, 그래서 그녀는 항상 시가 고팠다고 한다.


"시를 쓰는 것은 숨을 쉬는 것과 같다는 시인이 있고,
시는 곧 생활이라는 시인도 있고, 잘 살기 위해서 시를 쓰는 나 같은 시인도 있다.
잘 산다는 것은 시로써 나를 살린다는 뜻이다." ( 책머리에 중에서)





또한, 천양희 시인은 "젊은 시인들이 가장 흠모하는 시인" (책띠 글 중에서)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시인의 어떤 점이 그렇게 젊은 시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만들었을까 궁금증도 생긴다. 
책을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아서 그 이유가 확연해진다.
시인이 쓴 글들은 한 편의 산문시를 읽는 것과 같은 아름다움이 담겨져 있다. 
다양한 문인들과 그들의 작품이야기, 많은 독서의 영향으로 이 책, 저 책을 옮겨 가면서 인용되는 시와 소설 속의 구절들.
시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시를 쓴다는 것에 대한 시인 자신의 깊이있는 이야기들이 이 책을 읽는 나의 마음 속 깊이 울림으로 들려온다. 
'시업(詩業)'을 사업(事業)으로, '예술'을 '상술(商術)'로 혼동하는 시인들 대한 질타도 아끼기 않는다.
시인이 자신의 안일을 위해서 정치색이 물씬 나는 시를 읊곤해서 눈물을 찌푸리게 했던 생각들이 나기도 한다.
40년대산 시인은 70년대산 시인인 진은영, 김민정에게 자신의 마음이 그대로 담긴 메시지를 이 책 속에 담고 있다.
나는 두 시인에 대해서 잘 알지를 못하지만, 선배 시인이 자신의 책 속에 후배 시인에 대하 맘을 전달하는 글을 쓴다는 것도 그리 쉽지는 않은 일일텐데....
그리고 황지우 시인에 대한 글에서는

"전통은 가지고 있는 것만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깨어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증명하듯 그의 시들은 새로운 창조력을 일깨우는 자극제가 되었던 것이다. (...) 그는 이미 오류없이 깨달음도 없다는 것을 깨달은 시인이었다.  그는  그때부터 저물면서 빛나는 바다를 보여 주었고,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을 때라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삶이란 얼마간 굴욕을 지불해야 지나갈 수 있는 길이란 것도 보여 주었다.
나는 그때 그의 시 앞에서 "언하(言下)에 대오(大悟)하라"는 말을 오래 생각했고, 운치있는 문장은 굳게 닫힌 쇠살문도 부순다는 말도 오래 생각해 보았다. (p29~30)


시를 잘 모르는 나는 이 뜻을 그리 명확하게 이해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황지우 시인의 시가 많은  깨달음을 받았음은 분명한 것이다.
어린시절 아버지를 따라간 이발소에서 처음 보았던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이더라도>는 그의 인생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준 한 편의 시이기도 하다.
시인은 감동받은 몇 권의 명작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구라다 하쿠조의 <사랑과 인식의 출발>, 막스 뮐러의 유일한 소설인 <독일인의 소설> 등에 대한 이야기를.
이 중에서 오랜 세월동안 가끔씩 펼쳐 보는 <독일인의 사랑>은 얼마전에 다시 꺼내 읽으면서 그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의미로 접해 보았던 작품이기에 그녀의 생각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에 대한 단상들은 새롭지는 않았다.

"문학은 삶의 부족함을 뛰어 넘는 힘이 될 수 있다고 굳게 믿게 되어쏘,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기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 (p181)

<내일을 사는 마음에게>의 키워드는 "희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희망"은 곧 "내일"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 "내일"은 누구에게나 찾아 오는 것이고, 
비록 오늘이 힘들어도 "내일"은 우리들이 꿈꾸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시인은 자신이 시를 쓰는 것에 대하여, 문학 작품에 대하여, 문인들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던 것이다. 
시인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 
"명작은 사라지지 않고 뒤에 여백을 남긴다"(p184) 는 말~~~
우리에게 뒤에  남을 여백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끝으로 해 보게 된다.
많은 산문집들이 시시콜콜한 일상의 이야기만을 들려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런 책들과는 차별화되는 깊이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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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주르 파리! - 파리지엔의 맛난 빵이야기와 파리의 리얼 스토리
오윤경 지음 / 미디어윌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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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낭만의 도시이고, 예술의 도시이다.
그리고~~ 맛있는 요리의 도시.
가난한 배낭 여행자들이나 잠깐 들렀다가 다른 도시로 빠져 나가는 여행자들에게 맛있는 요리란 사치이기에 파리에 들린다고 해도 그리 맛난 별미를 찾아 먹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프랑스 요리에 버금가는 프랑스 파티스리.
(프랑스에서는 베이킹을 '파티스리'라고 한단다)
그러나, 여행자들은 프랑스 파티스리 조차도 맛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봉주르 파리!>에는 너무도 먹음직하고 화려하고~~ 예쁜 파티스리가 가득, 가득 담겨져 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던가!
눈이 화려하고, 호화스러워지는 책 속의 사진들.
이 모두 오윤경의 작품들인 것이다.
<봉주르 파리!>의 저자 오윤경은 '배추 슈'로 유명한 블로거란다.
디자인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유학.
파리 국립건축대학 건축전공, 인테리어 전문가.
10년 열애끝에 프랑스인과 결혼, 파리지엔 13년차이다.
"파리지엔보다 더 프렌치한 파티스리 실력 !" (책 속의 글 중에서)
그녀와 빵과의 인연은 고등학교 시절에 부모님이 당시 최고급 명과자점인 '신라명가'를 오픈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삭바삭한 바게트.
어떤 토핑을 얹느냐에 따라 그 맛과 식감이 천차만별이 된다는 크레이프.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의 케잌.
프랑스 궁전의 아름다운 품격과 맛이라는 마카롱.
파리지엔 오윤경은 이런 파티스리의 레시피를 이 책에서 자세하게 공개한다.
'클라푸티'는 과연 이것이파티스리인가, 아니면 예술 작품인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아름답다.
체리 사이 사이를 크림을로 메운 모습에 ~~
이외에도 그녀의 파티스리는 하나의 예술작품이라는 생각을 떨쳐 버리지 못하게 만든다.
* 무스 쇼콜라는 식감이 거품처럼 가볍다고 붙여진 쇼콜라 거품이란 뜻이다.
프랑스인들의 최고 선호 디저트다.



* 무스와 생크림 사이에 체리와 산딸기쿨리를 한 층 깔면, 깊고 진한 쇼콜라와 부드러운 생크림 맛에 과일의 새콤함이 스며 식감이 더 풍부하다. (p 111)



*프랑스의 남서쪽 브르타뉴 지방에서 태어났다. 싱그럽거나 담백하거나, 고소하거나, 달콤하거나... 어떤 토핑을 얹느냐에  따라 그 맛과 식감이 천차만별인 아주 얄궂은 녀석, 크레이프. (p143)




* 프랑스의 과자들은 비슷한 재료로 만들어 뜻을 모르고 되는대로 먹다 보면 이것이 그것인지 그것이 저것인지 헛갈릴 때가 많다. 아니 더 정학하게 말해, 뜻보다 재료의 내용을 알면 이름이 확실해진다. (p180)
빵굽기의 기초인 조리도구 소개, 기본 빵반죽하기에서부터 시작하여 멋진 파티스리를  공개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녀의 일상이  궁금해지는 사람들에게 파리의 소소한 그녀만의 일상을 생생하게 소개해 준다.





 
파리의 카페 '베를레', 인테리어 주방용품을 파는 '메종 듀 몽드', 소품을 파는 곳, 파리의 벼룩시장 등의 이야기와 함께 자신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인 프랑스인인 남편에게 청혼을 받은 이야기까지 들려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만든 것들을 예쁘게 담아서 선물할 수 있는 선물 박스, 태그, 스티커까지.

   
 

화사한 봄꽃보다도 더 화사한 프랑스 전통 베이킹.




그리고 파리지엔인 그녀의 라이프 스타일까지~~
읽는 내내,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책 <봉주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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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오페아 공주 - 現 SBS <두시탈출 컬투쇼> 이재익 PD가 선사하는 새콤달콤한 이야기들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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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년 가을이 시작될 때에 <카시오페아 공주>가 출간되었다.



출간당시 '두시 탈출 컬튜쇼' 이런 문귀가 책 소개와 함께 올라오곤 했는데, 가끔 오가며 흘러 나오던 라디오 프로그램인 '두시탈출 컬튜쇼'는 나른한 오후의 흩어진 마음을 잡아주듯 생기발랄하고 재치있는 대화가 오가곤 하는 것임을 슬쩍 슬쩍 지나치면서 듣곤했기에 <카시오페아 공주>도 그런 상큼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곤 했다.
<카시오페아 공주>를 쓴 이재익이 SBS '두시탈출 컬투쇼' PD 이기에.
그리고, 저자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도 아주 평탄한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이재익!



1997년 <문학사상> 소설부문으로 등단을 했다. 압구정 고등학교, 서울대 영문학과 졸업, 카튜사출신.
딱 보아도 '엄친아' 일 것 같은 느낌.
그리고 고교, 대학시절에 록그룹 활동까지. 지금은 PD, 시나리오 작가, 소설가, 영화작업.
요즘 작가들 중에는 이보다 더 많은 재능을 가지고 다재다능하게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활동을 하는 작가들도 있기는 하지만, 분명 이재익은 가질 수 있는 능력을 모두 갖춘 그런 작가인 것이다.
내가 이재익의 작품 중에 가장 처음 읽게 되는 책이 <카시오페아 공주>이다.
<카시오페아 공주>는 표제작을 비롯하여 <섬집 아기>, <레몬>,<좋은 사람>,<중독자의 키스>이 실려 있다.



그런데, 잔잔한 이야기를 상상했던 나에게 이 책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판타지, 멜로, 호러, 미스터리, 로맨스가 결합된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소설집(책 소개 글 중에서)이라는 책 소개글이 그대로 드러난다. 
아마도 그의 작품인 <노란 잠수함>, <200X 살인사건>, <노란 잠수함>, <미스터 문라이트> 등의 장편소설을 읽어 보았다면 작가의 특색을 이해하기 쉬웠을텐데....
어찌 되었던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질 정도로 관심이 가는 작가인 것이다.
표제작이기도 한 <카시오페아 공주>는 아내가 살해당하는 장소에 함께 있었기에, 또한, 범인의 모습까지 생생하게 기억을 하고 있기에, 복수를 꿈꾸면서 격투기를 배우게 된다.

딸 미연의 영어 유치원 교사와의 만남이 이어지는데, 그녀는 자신이 외계인이라고 말한다. 
카시오페아 별자리에 딸린 다섯 번째 행성에서 온 외계인. 


"맞다고요. 그날 아버님이 보신 건 제가 맞아요. 동시에 제가 아니기도 하지만 (...) 그날 보신 건 진짜 인간이에요. 저는 그 사람의 DNA복제로 만들어진 똑같은 육체를 가진 사람이고요. (...) 저는 외계인이에요? "(P35)

사람의 마음까지도 읽을 수 있는~~

진정한 마음은 굳이 읽거나 말하지 않아도 전해진다. 우린 외계인이 아니기에 확신하지 못할 뿐.
그래서 듣고 싶고 읽고 싶은 거겠지" (P52)


카시오페아 공주가 우연히 찾아내게 된 살인 현장의 인물.
카시오페아 공주는 마지막 선택을 요한다.
"첫 번째 초이스, 마음 속의 증오를 용서로 푸는 거예요. 대신 제가 떠나지 않고 곁에 있을게요."
(...)
"두 번째는?"
"저한테 비밀을 듣는 거죠, 대신 오빠 곁에 머물 수 없어요." (P98)


그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아내를 죽인 살인자에 대한 복수를 마음에 품고 살았는데...
그리고 카시오페아 공주가 떠나는 것을 원하지도 않는다. 아내가 죽은 후에 닫혀 있던 마음을 열게 해 주었던 그녀인데...
결말부분은 아쉬우면서도 훈훈함이 느껴진다.
판타지 소설이 가지는 엉뚱한 이야기들과는 또다른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을 것같은.
내 주위에 어쩌면 외계인이 함께 생활하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그런 것 같은.
판타스틱하지만 현실적인 그런 이야기라고나 할까.
<섬집 아기>는 권지예 작가의 <4월의 물고기>중의 한 작품인 <꽃진 자리"가 생각난다. 살인을 한 여자를 나무밑에 묻은 후에 나중에 그 나무밑을 파보니 이미 시체가 없어졌던~~
<섬집 아기>에서 <꽃진 자리>가 연상되는 것은 이 작품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동네 친구 태규. 그가 옴으로써 기억이 나는 오래전 이야기.

"아무도 모르는 일은 안 일어난 일이나 마찬가지야! 촌 동네 미친년 하나 없어진거야! 아무도 관심없다." (P136)

아내와 아이들은 태규와 한 가정을 이룬 듯하게 되고, 온통 뒤죽박죽, 태규의 존재가 집안에 가득차는 만큼 점점 소외되는 현호
그 이야기 속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으며, 그 비밀이 벗겨지는 과정에서 독자들은 충격적인 사실에 접하게 된다.
<레몬>은 감성적인 멜로 드라마같은 작품이다.
사랑~~ 그것은 무엇일까?
윤미와의 사랑.

"세상에는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다. 그 선을 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해 보면 우린 갑자기 그 선을 넘은게 아니었다. 언젠가부터 천천히 그 선이 다가오고 있음을 분명히 느꼈다. 아마 그녀도 그랬을 것이다. 우리의 이별은 그렇게 찾아 왔나보다. " (p188)



작가가 말하는 사랑은
“사랑은 레몬같은 거야. 인생도 마찬가지지.”(p205)
사람이 사람을 충분히 안다는 것은 하나의 우주를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윤미와의 사랑, 진이와의 사랑.
그가 기다리는 사랑은 어떤 사랑, 누구와의 사랑일까?
자신의 사랑에 대해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다.
<좋은 사람>은 단편소설이 이렇게 강한 호러물로 태어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이우혁의 <바이퍼케이션 하이드라>을 읽으면서 느꼈던 그 느낌과 같은 분위기.
<바이퍼케이션 하이드라>는 3권으로 구성된 꽤 무게감이 있는 작품이다.
핏방울이 튀어나올 것같은 공포와 광기로 얼룩이 진 소설. 인간의 실체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 주었던 소설. 작가의 오랜 독서와 지식들이 동원된 작품이고, 거대한 장편이기에 구성이 더 복잡하기는 했지만, 그 작품에 못지 않는 인간의 실체가 궁금해지는 그런 작품이 <좋은 사람>이다.
괴기스럽고 공포스러워서 마치 납량특집물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
거기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전, 또 반전.
단편소설이 나타내기에는 힘든 그런 반전의 반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항상 조심하기 바란다. 우리는 결코 천사와 악마를 구별해 낼 수 없다. 지금 당신 옆에 있는 사람은 좋은 사람인가?" (p248)

인간의 잔인함은 어디까지일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 그런 이야기이다.
어릴적의 성장과정, 그리고 마음의 치유될 수 없었던 상처들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알게 해 준다.
<중독자의 키스>는 고독,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해주는 미스터리 멜로 소설이라고 하면 좋을 듯싶다.
  

이렇게 5편의 소설은 한 권의 책으로 묶여졌지만, 각각 다른 색채를 가진 이야기들이다.
판타지, 멜로, 호러, 미스터리, 로맨스....



이런 것들이 하나 하나 분리되기보다는 한 작품 속에서 그 중 몇 가지가 어우러져서 작품 나름대로의 색채를 빛내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작가, 관심있는 작가를 새로 만난 기쁨은 그 무엇과도 비길 수 없을 정도로 즐거운 일인 것이다.
앞으로 좋은 작품들을 많이 골라 읽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작가이면서 그런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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