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번은 파리를 만나라 - 와인과 떠나는 파리문화기행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민혜련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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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일생에 한번은 파리를 만나라>는 '일생에 한 번은'시리즈 중의 한 권이다.



파리에 관한 책들은 많이 있지만, 그 책들은 파리의 특색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관광지를, 미술가를, 음악이야기를, 박물관 이야기를, 요리 이야기를, 빵 이야기를 제각각 담아 내는 책들이 상당수 출간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은~~
와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나, 와인 이야기만이 아닌, 파리의 역사, 문화, 그리움, 동경....
이런 다양한 빛깔의 이야기를 저자 자신의 삶의 이야기와 함께 들려주는 것이다.
파리는 그 모습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들 속으로 다가온다.
"낭만과 고독이 함께 숨 쉬는 예술의 도시 파리,
 가슴 속 꿈이 현실이 되는 책 " (책 뒷표지 글 중에서)

 
 
  
 

저자는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파리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데,
그녀는 파리 유학을 시작으로 약 20년 가까운 세월을 파리와 함께 숨쉬면서 살아 왔기에, 그저 며칠 머물다가 돌아 오는 관광객이 느끼지 못하는 그런 파리의 모습을 알고 있는 것이다.


(...) 이방인에게는 절대로 보여주지 않는, 마법의 벽을 뚫고 들어가야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색채들...
아방가르드 (Avant Garde)한 실험정신으로 충만한가하면 철저히 보수적이고, 예술적 섬세함으로 뛰어난 완성도를 보이는가 하면 어딘가 러프(Rough)한 촌스러움이 묻어나는 곳.
그래서 섣불리 '파리는 이렇다'라고 속단하려 들면 재빨리 얼굴을 감추고 마는 도시 " (프롤로그 중에서)


그래서 그녀는 파리가 와인을 닮았다고 표현한다. 한 병의 와인을 앞에 놓고도 와인의 맛을 아는 사람만이 "이것은 맛이 있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것과 같이 알면 보이고, 모르면 보이지 않는 파리는 와인을 닮은 것이다.
파리지엔으로서의 그녀는 프랑스 레스토랑인 '작은 프랑스'를 창업하기도 했고, 와인에 심취되어 와인전문가로서, 와인에 관한 논문까지 쓸 정도로 와인 마니아이다.

 







와인이란 이념을 초월해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알코올'의 의미를 뛰어 넘은 하나의 문화코드라고 그녀는 말한다.
이 책은 와인의 모든 것이 다 담겨져 있으면서도, 파리를 처음 찾는 사람들을 위해서 대중교통 이용하기, 기차표구입, 사용하기, 먹거리, 볼거리, 쇼핑거리까지 소개해 준다.
이런 내용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지도, 주소, 사진까지 싣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의 의식구조로는 생각할 수 조차 없는 프랑스 사람들의 이야기, 명품 속에 감추어진 프랑스인들의 명품이야기 등을 통해 파리의 참모습까지도 낱낱이 소개해 주는 것이다.
처음에 파리에 가면 아름다운 도시 모습과 명품들에 마음이 설레고, 며칠 지나면 지저분한 거리 모습과 어수선한듯 보이는 자유분방함에 놀라움을 느끼게 되고, 그것이 파리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게 되는 단기 여행자들은 느낄 수 없는 파리의 참 모습을 이 책에서는 많이 소개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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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 엄마가 만드는 일등 아이 공부습관 - 공부습관을 바꾸면 아이의 인생이 바뀐다!
이명주 지음 / 아주좋은날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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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일등 엄마가 만드는 일등아이 공부습관>



이 책제목을 접하는 순간 어떤 생각들이 떠오를까?
이 책이 초등학생 학부모들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거부감이 생기는 책제목일 수도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책제목만으로도 학부모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내 경우에는 전자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지 않아도 공부, 스포츠 등을 비롯하여 모든 분야에서 일등만을 기억하고, 일등만을 양산하려고 하는데, 어찌 책제목에서부터 이렇게 일등~ 일등 운운할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이다.
더욱 그런 생각을 가중시키는 것은 이 책의 저자가 교육대학교 교수라는 점, 그리고 책띠에서 실린 글귀때문이기도 하다.
" 사교육 한 번 시키지 않고 두 자녀를 서울대 법대와 사법고시에 합격시킨 공주교대 이명주 교수의 일등 엄마 자녀교육법!"(책띠 중에서)이라는 글귀가 눈에 거슬리기도 하다.
꼭 서울대 법대와 사법고시를 성공의 지름길로 생각하고, 앞으로의 보다 편안한 삶을 보장해주는 과정으로  생각하는 사회가 과연 올바른 사회일까 하는 의문이 생기게 만든다. 
공교육이 무너지면서 사교육이 만연하면서, 그 여파로 학교에서는 학원 숙제를 하고, 자녀들 공부는 학원수업을 신뢰하는 세태에서 "사교육 한 번 시키지 않고~~"는 어떤 내용일까 궁금하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자칫 이 책의 저자가 엄마라는 생각을 하기 쉬운데,  저자인 이명주는 교육학 실천의 이론가이자 대학교수인 아버지인 것이다.
학교 교육을 시작하는 초등학생들에게 그들이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활동하면서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인가는 출발점 상에 놓여 있기는 하지만, 이 시기가 가장 중요하고, 밑바탕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초등학교때의 학습 능력이 평생을 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런 단상들을 가지고 읽게 된 책은 책제목에서 느꼈던 것과는 다르게 "공부 잘하는 학습 능력"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바탕에는 "훌륭한 인격을 가지게 하는 인성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일등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자녀들을 사교육으로 내몰지 말고, 함께
놀이와 독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것은 경험이 최고의 학습이라는 말이다.
자녀와 친한 부모, 말보다 더 강한 힘을 주는 스킨십, 부모와의 대화가 성적과의 비례관계를 가져온다는 것, 공부방 분위기 만들기, 아침잠깨우기, 함께 아침식사하기....
아마도 많은 엄마들이 힘들어 하는 것이 달콤한 아침잠을 자는 자녀 깨우기가 아닐까.
물론, 저자가 시도하라는 자녀가 좋아하는 음악 틀어주기, 책읽어주기 등의 방법은 엄마와 자녀가 모두 바쁜 아침에 과연 실현가능한 일일까 의구심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가능하다면~~~  


    


엄마들에게 가장 뼈있는 말로 다가오는 내용은 '아이를 변화시키려면 엄마부터 달라져라'는 것이 아닐까.
엄마들의 대리만족, 보상심리, 옆집비교, 올인형 등의 예를 보면서 엄마들 자신의 반성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IQ, EO 외에 NQ (Network Quotient, 공존지수)의 중요성을 말한다.
조금은 생소한 '공존지수'
NQ(공존지수)는 다른 사람과 더불어 잘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신조어로 높을수록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자신감, 출세, 인맥관리, 처세술과도 관련이 있는 지수이다.
이 책에서 학습에 관한 많은 이론들도 나오지만,
가장 관심있게 읽은 부분은 "제 4장 :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이다.
그것은 독서가 이해력의 발판, 창의력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독서습관 역시 엄마에게 달려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IT 컴퓨터 분야의 세계적인 거인 빌 게이츠는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은 동네의 공공 도서관이었다."라고 말하였다.
고대 그리스의 현자 소크라테스는 "이 세상에서 고생하지 않고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하지만 남이 몇 년 동안 고생하여 만들어 놓은 책을 읽으면 손쉽게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고 하였다. 또한, 미국의 대통령 오바마 역시 "정체성 문제로 고민하던 청소년기를 책을 통해서 극복했다." 고 언급하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같이 독서는 학습능력을 길러주고 인생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주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P111)



 
교과목별 중요성을 저자는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국어를 좋아하는 아이는 책이 만든다.
수학을 못하는 우등생은 없다.
사회공부, 흥미를 살리면 재미가 따라온다.
과학적 흥미는 가정에서부터 키워라.
영어공부, 영어에 노출되는 만큼 한다. 
<일등 엄마가 만드는 일등아이 공부습관>은 처음에 책제목을 접하면서 느꼈던 우려감과는 달리 인성교육의 바탕 위에 학습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꼭 공부가 아니라도 자녀들의 또 다른 재능을 알아내고 그것을 키워 주는 것은 엄마의 역할임을 강조한다.

(...) 하지만 자녀에게 달란드가 적게 주어졌다고 생각되더라도 실망할 것은 없다. 공부하는 달라트는 적더라도 다른 분야에서는 분명 그 보다 많은 달란트를 가지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달란트를 많이 가지고 있는 분야가 따로 있다. 이것이 바로 재능이다. 따라서 자녀교육이란 자녀가 많이 가지고 있는 달란트, 즉 재능을 찾아 그것을 잘 계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인 것이다. 이것을 잘만 실천하면 누구든지 "일등엄마"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 (P32)

엄마들은 자녀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만 했지, 그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욕심과 집착이 엄마 자신을 위한 것인 경우도 상당수 있었음을 반성해 보아야 할 것이다.




자녀들이 어떤 능력을 가지느냐 하는 것은 엄마의 능력에  따른 것이기도 한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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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생각한다
슬픈한국 지음 / 이비락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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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생각한다>의 가장 큰 특징은 저자가 필명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다음 아고라 경제토론방에서 경제관련 글을 쓰는 필명 '슬픈 한국'이 이 책의 저자이다.
필명이 가질 수 있는 자유로움은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학력도, 나이도, 성향도, 그밖의 여러가지가 숨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떤 책의 저자들보다도 자신의 생각을 속시원하게 털어 놓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진실인 것처럼 받아 들일 수도 있기에 자칫 잘못된 생각을 그대로 여과없이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더욱, 나처럼 경제적 지식이 없는 독자들은 혼돈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각종 매체들이 정권과 재력에 의해서 올바른 소식을 전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경제적 지식이 얕은 일반인들은 눈뜬 장님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그것은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스컴에 의해서 잘못된 소식들을 받아들이고 있기때문이다.
이 책을 읽게 되면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사실들과 슬픈 한국이 말하고 있는 생각들에는 많은 괴리감이 있다는 것이다.
좋게 이야기한다면, 국민들은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고, 정부는 국민들에게 그들의 속 모습은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슬픈 한국'이 인터넷에 올리는 글들은 깊이가 있고, 경제를 모르는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썼다고 하는데, 그것들은 모아서 묶은 이 책도 그리 어려운 책은 아니다.
저자가 차근차근 논리정연하게 한국 경제가 처해있는 불편한 진실들을 잘 이야기해주고 있기때문이다.
2009년 국민은행 파생 손실 100조의 루머가 주는 교훈, 부동산 버블, 통화버블, 빈부격차. 청계천의 실패.
그리고, 김용철의 <삼성을 생각한다>를 5번씩이나 읽으면서 그가 생각한 김용철.



이건희와 삼성이야기.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장하준 교수의 책 속의 오류.
이런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 저자는 분명 상당히 경제적 식견을 가진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눈에 훤히 보이는 한국의 현실이 슬픈고 어두운 것이리라.
저자 특유의 날카로운 경제학적 분석과 생생한 현장의 사례들은 그가 한국 사회에서 어렵게 사는 수많은 서민들을 위해서 던지는 메아리와 같은 이야기들이다.
자신이 크게 소리쳐 이야기해 보지만, 정권은, 재벌들은 눈 하나 깜빡거리지 않고, 그대로 다시 저자에게 날아오는 메아리.
그래서 저자는 아고라를 통해 소리치고, 그 글들을 읽은 사람들은 한탄을 하고, 출판사는 그의 글을 책으로 엮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그런 마음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 이 책의 미덕은 (...) 경제만을 위한, '경제학'이 아니라 함께 나누고 같이 살아가기 위한 '정치 경제학' 혹은 '인문(人紋) 경제학'이라는 패러다임을 언급하고 있다. (P4)
"암울한 상황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유일한 길, '깨어있는 시민의 힘' 그리고 이를 통한 한국적 문화창출 뿐이다. " (P16)

저자가 부동산, 화폐금융, 세계경제, 한국의 정치, 사회단상을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우리들이 몰랐던 부분들이고, 그런 진실을 알게 되면 너무도 암울한 사회에 경멸을 느낄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에 이 책이 여기까지만을 이야기한다면 너무도 슬픈 한국이겠지만...
이 책을 쓴 목적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 사람들의 삶이 과연 행복해질 희망은 존재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고민과 해결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제 3 장 (한국 사회의 위기)에서는 이명박과 삼성을 비판한다.
제 4장 (
한국 사회의 희망)에서는 이정희, 한명숙, 유시민, 이해찬, 노무현, 김대중을 이야기한다.


결국에 그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은 제 3 장과 제 4장에 들어 있었던 것이다.
저자가 한국사회를 슬프게 본 이유, 그리고 그 속에서 새로운 희망찬 한국을 찾으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확연하게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언제부턴가 정치인들을 비롯한 사람들을 나누는 기준에 보수진영, 진보진영이 존재하고 있다. 말하자면 '슬픈 한국'은 진보진영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구태여 이렇게 나누는 것조차 좋게 생각되지는 않지만, 우리의 현대사가 이런 모습을 만들어낼 수 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제 3 장과 제 4 장은 정치색이 많이 가미된 부분들이기에 (물론, 다른 장도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특히 이 부분이 더 그렇다) 이 책을 어떻게 소화하느냐는 독자들 몫이 아닐까 한다.
마지막으로 그가 권하는 것은 주권행사이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 정당, 저 정당, 마땅치 않은 경우가 있어서 소중한 주권을 포기하는 것으로 자신의 한 표를 사장시키기도 하는데.
(..) 정치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것이며, 그 핵심은 언제나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 국민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소중한 한 표의 힘이 온 우주를 바꿀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작고 소소해 보이는 듯하지만 실은 가장 위대한 가치를 언제나 당신의 삶 속에서 결코 포기하지 말아 달라"고 말입니다. (p432)


그리고 이 글의 바로 뒤에는 고인이 된 두 대통령의 이름이 거론된다.
 이 책이 다음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올려졌던 글들을 중심으로 묶여진 책이기에 필명이 사용되었겠지만, 필명이 아닌 실명으로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책은 경제학과 인문학을 바탕으로 쓰여졌기는 하지만 정치인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에 그에 대한 평가는 독자들이 스스로 내려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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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 인생도처유상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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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가 출간되었다.

   
 

아마도 약 10년만에 출간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일 것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그동안 문화재 청장으로 공직에 몸담고 있어서 집필활동을 하지 못했는데, 이 책을 또다른 시작으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즌 2에 들어간다고 썼다.
그러니, 쓸 이야기가 많은 저자에겐 기다림의 시간들이었을 것이지만, 그래도 칼럼 등을 통해 차곡차곡 모아 놓았던 글들과 새로운 글들이 앞으로 한 권씩 책으로 묶여져서 나오게 되리라.
우리의 문화유산을 둘러보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도 그동안 저자의 책을 보지 못했다는 것은 목마름의 시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작년 그의 책인 <유홍준의 한국 미술사 강의 1 / 유홍준, 놀와, 2010>을 읽으면서 그나마 우리 문화 유산들을 접할 수 있기는 했었던 것이다.
나에게 답사란?
대학시절 답사를 다니는 학과를 다녔으니, 때마다 산과 들로~~
역마살이 있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으니, 연휴와 방학의 많은 날들은 또 산과 들에서 보내기도 했었다.
그곳엔 산이 있었고, 절이 있었고, 우리의 문화 유산이 함께 있었다.
그런 나에게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기존에 이런 답사기는 찾아 볼 수 없었으니....
답사기로 읽었던 글은 그당시에는 고작 국어 교과서에 나왔던 불국사 기행문이었디/
불국사 기행문에 나오던 연화교, 청운교, 백운교, 다보탑, 석가탑에 대한 그토록 아름다운 표현들을 학창시절에 아무런 감흥없이 읽었건만, 나중에 불국사에 가게 되었을 때에 그 의미를 알게 되었던 것이다.
어찌 되었던, 나에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그 어떤 책보다도 값진 선물과 같은 책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은 모두 14꼭지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 경복궁에 관한 글이 4꼭지, 부여에 관한 글이 4 꼭지를 차지 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스케일에 열등감을 느끼기에 우리의 궁궐에 대해서 우월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중국의 자금성의 거대함에 입을 다물지 못하지만, 거기엔 궁궐의 미학과 매력이 없는 것이다.
중국은 안 가 보았지만, 대만에서 여러 문화문화유산을 접하면서의 느낌은 거대함은 있을 지 몰라도,우리의 문화유산들이 가지는 섬세하고 숨은 뜻이 담긴 디테일은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들이 들었었다.
저자는 경복궁 복원사업으로 옛 모습을 되찾아 가는 경복궁의 이모저모를 상세하게 이야기해 준다.




자연과의 어우러짐이 뛰어난 우리의 궁궐들 중의 하나인 경복궁의 큰 그림에서부터, 근정전 월대의 모서리 석견의 유머스런 감각, 근정전 박석이 조각보처럼 된 것은 빛의 난반사를 막기 위함이었음을.



 

자경궁 굴뚝의 십장생 벽화는 이 자체가 뛰어난 설치미술로 장식 건축물 자체임을 일깨워준다.
 
 

우린 문화유산을 볼 적에 큰 그림만을 보고 돌아서 나오지는 않았을까?
나 역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만나기 전에는 궁, 절, 서원, 박물관의 유물을 볼 때에 큰 부분만을 보았지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만나게 되면서 작은 부분, 부분까지도 눈여겨 보게 되었던 것인데, 또다시 이 책을 통해 그런 안목을 키워 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인문학 서적으로 밀리언셀러가 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인문학 서적이면서도 사람사는 이야기, 꽃이야기, 풍경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합천군 가회면 오도리의 쌀밥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처럼, 흰 눈을 뒤집어 쓴 것처럼 아름다운 이팝나무, 민속원의 그 어떤 복숭아꽃보다 더 곱디 고운 개복숭아꽃.

  

나무와 꽃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은 선암사의 사계절을 다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이야기인데, 저자는 이런 이야기까지 모두 책 속에 담아낸다.  




선암사의 뒷간은 왜 이리도 운치가 있으며, 현판은 왜 이리도 유머러스한가~~

 
여기에서 저자는 정호승의 시 한 편을 소개한다.

 


(..)시인 정호승은 <선암사>라는 시에서 이렇게 읊었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창비, 1999)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에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p199~200)


영암사터의 쌍사자석등과 무지개 다리의 조화.
그것이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관촉사 해탈문은 몸을 숙이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게 해 놓았고, 개심사는 거울못에 외나무다리를 걸쳐놓아 조심하지 않고는 법당으로 오르지 못한다. 그런데 영암사터에서는 좁다란 계단에 디딤돌을 얕게 새겨 발뒤꿈치를 허공에 매달고 오르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사다리 다리모양으로 곧게 뻗어 있는 것이 아니라 무지게 모양으로 호를 그리며 휘어져 있다.
그 곡선의 아름다움을 무어라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고작해야 무지개의 한 자락을 오려놓은 것 같다는 표현을 할 수 있을뿐이다. (p306)


전국의 돌담길 8 곳의 사진은 우리의 옛 향기를 느끼게 해 준다.



이 책에서 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부여 답사기.
모든 고대 국가들은 멸망했는데, 유독 그 멸암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하곤하는 백제.
옛 백제의 향기를 부여에서 찾아본다.
부여답사길에 유독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고려시대의 장암리 장하리의 삼층석탑.

 
 
이 탑의 전체 구성을 보면 얇은 지붕돌의 경쾌함과 훤칠한 몸통의 상승감에서 그 조형적 특징을 찾을 수 있다. 그에 걸맞게 1층과 2층의 몸돌은 네 귀퉁이에 긴 기둥을 새기고 그 가운데를 가늘게 홈을 파서 경쾌함과 상승감을 살려내고 있다. 그런데 3층 몸돌만은 이런 구성을 포기하고 홈을 위쪽으로 반만 깎아 놓은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이 탑의 매력포인트였던 것이다. 이럴 때 쓰는 말이 바로 교시(敎示)다. (p388)


  

10 년만에 만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은 오래된 친구가 먼 곳에 있어서 한참을 못 보다가 다시 만나게 된것과 같은 익숙함과 반가움이 함께 있는 책이다.
이번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의 출간은 또다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시작이라는 것이 나에겐 또다른 즐거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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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세상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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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기대됩니다. 예약판매시작되었습니다. 친필 사인본, 풀꽃노트, 풀꽃 책갈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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