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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전쟁 - 연금제도가 밝히지 않는 진실
로저 로웬스타인 지음, 손성동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복지란 삶의 질,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물질적, 문화적 조건을 충족한 상태를 일컫는다고 한국 위키백과사전은 풀이하고 있다.
오늘 아침 신문에도, 반값 등록금, 무상급식저지 등의 기사가 실려 있다.
이러한 것들이 사회복지 문제이기는 하겠지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부분은 퇴직연금에 관한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뜨거운 감자처럼 등장하는 국민연금, 건강보험, 공무원연금 등은 이대로 그냥 가도 좋을 것인지, 아니면 점차 사회가 고령화 되어가고 있는데, 지금의 연금체계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얼마 안 가서 기금은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그것을 고스란히 떠맡아야 하는 세대들에 대한 무거운 짐을 염려하는 소리도 적지 않은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인 '로저 로웬스타인'은 미국의 저명한 경제 칼럼니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월스트리트 저널>기자로 활동하기에 그가 들려주는 <복지전쟁>은 미국의 사례를 들어서 잘못된 북지가 어떻게 개인과 사회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미국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책 밑부분의 <옮긴이의 글>에 보면 "여기서 미국과 한국의 퇴직 연금제도에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의 확정 급여형 퇴직연금에서는 근로자가 은퇴한 이후 평생 연금을 지급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확정 급여형 퇴직연금에서는 근로자가 퇴직할 때까지의 연금부채만 책임지는 구조다. " (p379) 라는 설명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내가 연금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서 그 부분에 대한 이해는 잘 안되지만, 이 책에서 사례로 든 '전미 자동차 노동조합', '전미운수노동조합', '샌디에이고시'의 이야기는 미국 연금 시스템의 실패과정을 연금제도를 만들기 위한 과정에서부터 기업이나 시가 어떻게 파산하거나, 적자 상태에 이르게 되었는가를 차근차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미국은 2030년에는 5 명 중에 1명은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된다고 한다.
기업체의 각 노동조합에서는 연금제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연금을 지급하는 것은 먼 훗날의 일이라는 생각에 근로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고용주들이 과도한 약속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연금시스템에서는 근로자들은 자신이 일했던 기간보다 더 긴 기간동안 연금을 수령하는 경우가 속출하게 되고, 일할 때 보다 은퇴후에 더 많은 연금을 수령하게 되는데, 이 돈은 과연 누구에게서 나오게 될 것인가?
연금초기에 연금 지급기간을 10년으로 잡았다면 사람들의 고령화로 인하여 그 기간은 20년 이상이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 것이다.
그러니, 파산과 적자는 불보듯 뻔한 현실이 되는 것이다.
책표지를 처음 접할 때의 그 느낌.....

파란 싹밑에서 썩어 가고 있는 뿌리와 그 뿌리에서 번지는 오염물질.
언제 터질지 모르는 다이너마이트 위에 뿌리를 내린 파란 싹.
바로 이것이 이 책의 연금에 대한 이야기들인 것이다.
제1장 : 바퀴달린 연금회사.
전미 노동자 조합의 중심에는 루서가 있었고, 조합원들은 '디트로이트협약'을 체결하게 되는데, 그 과정이 상세하게 설명되고, 분석되어 있다.
루서는 연금, 고용보장, 그 다음에는 건강보험까지 많은 부분의 연금 시스템을 만들어 낸다.
1960년까지 미국 근로자의 40%가 노동을 했고, 조합에 소속된 근로자들 대부분이 퇴직 연금 혜택을 받게 된다. 이런 퇴직 연금은 미국인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는 제도가 되며 이로 인하여 65세이후에 이하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점점 증가하는 고령의 건강한 남성들. 그들은 일보다는 은퇴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그것은 미국 산업 중에서도 자동차 산업이 떠안아야 하는 무거운 짐이 되게 되고, 그 결과로 GM은 도산을 하게 되는 것이다.
퇴직 연금의 부담은 항공회사, 철강회사들 중의 다수가 파산 신청을 하게 되는 요인이 된다.
"어떤 회사이든 50년 뒤에 일어날 일에 대해 근로자에게 무제한의 약속을 해서는 안됩니다. " (스티븐 밀러)
제 2장 : 악마의 협정
뉴욕주 도시 교통국 (MTA)는 뉴욕시에서 운영하는 버스, 각종 교외노선 통근 버스를 운행하는 곳이다.
이곳의 대표 피터 칼리코우는 연금 비용급븡으로 연금문제로 고심을 하게 된다. 이전 근로자들이 40년 근무, 10년 연금생활을 했다면, 오늘날은 25년 근무, 25년이상 연금 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다.
노동조합이 행정당국의 재원 조달과 능력을 뛰어넘는 급여를 요구하는 '악마의 협정'을 맺었기 때문이다.
정치가는 지지층을 만족시키기 위해 연금기금의 적자를 속이고 파국에 이를때까지 예산을 집행하게 되고, 필요한 과세는 미래 세대에게 고스란히 물려주게 되는 것이다.
정치인까지 가세된 악마의 연금 제도.
근로자들은 파업으로 승리를 거두는 곳들을 보게 되자 청소부, 교사, 병원 잡역부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연금 협약을 맺으려는 움직임이 있게 되고, 이로 인하여 공공부문의 파업은 늘어가고 협상은 계속되는 것이다.
연금 인상은 공무원 세계의 새로운 유행처럼 번져 나가는 것이다. 그로 인하여 세계 최고의 금융 도시인 뉴욕은 재정이 바닥에 이르게 된다.
이런 연금의 이야기를 "테러보다 무서운 연기금 채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을 보면 그 심각함이 어느 정도인가를 가름할 수 있는 것이다.
제 3 장 : 부패로 얼룩진 복지
"샌디에이고에는 뉴욕을 붕괴시키고, 심지어 자동차 산업을 황폐화시킨 것 이상으로 거센 폭풍이 몰아쳤다. 샌디에이고의 연금 스캔들은 제철, 법률, 정치 각 방면에 악몽을 물려 주었다. 샌디에이고에서 연금을 남용하는 행위는 상상을 초월했다. " ( P251)
2005년 샌디에이고시는 직원 연기금 17억 달러 적자로 부채에 짓눌린 상태이다.
퇴직 연금 실패가 문제가 되었으면 이로 인해 많은 회사들이 파산을 하게 된 것이다.
이외에도 많은 주정부의 상황은 주정부 연금플랜의 적자로 인하여 수천 억에서 1조 달러로 추정되는 적자 상태도 있는 것이다.
이런 샌디에이고 시의 복지문제는 재정문제가 발생할 때에 공공서비스 요금이나 세금 인상과는 달리, 공화당 특유의 정치 문롸로 인해 세금인상이라는 옵션까지 가세한 것이다.
진실을 은폐하는 것, 그것은 탐욕과 정치적 비열함까지 한 몫을 한 것이다.
정치인들이 선거를 의식하고 한 장밋빛 약속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저자인 '로저 로렌스타인'은 이와같은 연금의 위험은 노동조합이 힘을 얻게 되면서 연금 혜택이 점차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한 복지 문제와 관련이 있었던 모든 이해 당사자들의 탐욕, 그리고 변화하는 사회문제을 고려하지 않았던 문제점 등을 말한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무시한 채로 자신들의 이익만을 고집했던 노동조합.
노동조합의 요구에 대하여 당장의 상황에서 빠져 나가기 위해서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무리한 협상을 해야만 했던 경영진.
그리고 자신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서 알면서도 약속을 남발해야 했고, 문제점을 방치해야만 했던 정치인들.
길어진 수명과 낮아진 출산율에 의해서 새로운 인구학적 변화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것을 생각 못한 사람들.
이런 것들이 모두 작용하여 연금 정책을 실패를 거듭한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과연 우리의 정치인들은 어떤 복지정책으로 유권자들을 현혹시킬 것인지, 그것이 미국과 같은 상황에 이르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
우린 꼼꼼히 살펴보고 나만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해서 현명한 판단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한, 특정 이익 집단들의 이기적 요구 조건이나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개입된다면 우리나라의 현실도 그리 밝지만은 않을 것이다.
연금문제가 나올 때마다 생각하게 되는 것은 우리 세대만을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이 무거운 짐을 짊어 지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복지문제를 현재만을 생각해서 계획하고 시행한다면 크나큰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리 쉬운 책은 아니었지만, 저자가 되도록 이책을 읽는 사람들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연금 협상 과정과 그후에 발생한 문제점들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의 사례들이 미국의 이야기는 하지만, 복지관련 이야기 , 특히 연기금 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우리들이 우려했던 문제들이 이미 미국에서는 터져 버렸다 것이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퇴직연금시스템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그외의 많은 복지관련 문제들이 있기에 우리 모두가 생각해 보고 넘어가야 할 과제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이다.
좋은 책을 통해서 연금문제가 가져다 주는 문제점을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