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나의 남자들! 문학동네 청소년 10
이현 지음, 이지선 북디자이너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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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 !!
아주 낯설지는 않은 이름이다. 그런데, 어떤 작품으로 만났더라~~
저자 소개글에서 그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로봇의 별/ 이현 글, 오승민 그림, 푸른숲 주니어, 2010> 1권~3권 시리즈 였다.
마치 영화  'A.I'와 소설 '2058 제너시스'는 연상시키는 SF소설이다. 권별 화자로 세 로봇이 나오게 되는데, 세 로봇이 자기 나름대로의 꿈을 쫒아가는 과정이 작가의 상상력으로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헤쳐나가는 모험담을 토대로 한 이야기였다.
이현의 글과 함께 오승민의 그림이 상당 부분 들어간 그런 책이었다.
전에 내가 읽었던 이현의 SF소설과는 너무도 다른 장르의 성장소설.



과연 같은 작가의 작품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오, 나의 남자들!>을 읽어 내려갔다.
흔히 다루어지는 이야기의 배경과는 같으면서도 다른 배경이라고 해야할까?
인문계 고등학생들의 이야기가 아닌 전문계 고등학교인 서경 생활과학고등학교, 그리고 국제조리과학과.
열일곱 살, 나금영의 가정생활과 학교생활을 둘러싼 이야기들
나금영은 세상의 남자를 두 부류로 나눈다. "강동원과 강동원이 아닌 남자들" 로~~
강동원은 '스크린 속에서만 존재하는 아바타일지도 모른다" 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나금영의 남자는 이렇게 분류되었다.
그러나, 열일곱 봄날에 이르러 금영은 남자란  "강동원과 강동원이 아닌 남자, 그리고 강동원은 아니지만 괜찮은 남자"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그건 금영이가 자신의 통행금지 시간 8시 이후의 세상을 알게 되면서 거쳐야 했던 힘겨운 과정을 넘어서 터득하게 되는 것들 중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우리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고등학생들의 생활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죽기를 무릎쓰고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피나는 노력을 해야하는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찌보면 인문계 고등학생들에 비해서는 학업이라는 힘겨운 짐을 내려 놓았기에 더 많은 여유와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전문계 고등학생들의 이야기이기에 더 많은 이야깃거리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차례부터가 색다르다.



전두환, 최강태진,조 기자, 한상진, 선우완, 나금호, 오정우, 나성웅, 변 모씨, 강동원.
이렇게 10명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다. 
다른 이름들은 나금영과 관련이 있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전두환과 강동원은 너무도 낯익은 이름이기에 왜 이 책의 차례에 끼어 들었을까 궁금해질 것이다. 
책 속에서 왜 두 인물이 등장하게 되는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두환과 같은 육사출신이지만, 계급이나 가는 길은 너무도 달랐던 할아버지.
한때는 대한민국 육군 장교의 꿈을 꾸었지만 법대를 나와 변두리 노래방을 운영하는 아버지.
잘 나가는 여자 변호사를 꿈꾸었지만 아버지를 만나 노래방을 지켜야 하는 엄마.
아버지의 못 이룬 꿈을 대신해 육사를 가려다가 좌절되는 오빠.
아버지와 엄마가 노래방 운영에 있어서 부당한 행동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알게 되는 기성세대인 부모에 대한 실망감.
그리고  '떡실신' 동아리를 중심으로 한 학교생활의 이모저모가 친구와의 우정, 살며시 찾아오는 첫사랑,스토커처럼 따라붙는 남자선배에 대한 힘겨움, 한상진 선생님을 둘러싼 루머에 또 루머가 가져오는 파문.
이처럼 많은 이야기들이 엉켜졌다가 풀려나가는 것이다. 
어쩌면  열일곱 살이란 그들이 가진 꿈만으로도 벅찰 수 있는 시기이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별 큰 일들이 아닐 수 있는 생각과 사건들은 끊임없이 그들의 주위를 맴돌고 그것들이 그들을 힘겹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열일곱 나금영은 이 모든 일을 슬기롭고도 자연스럽게 잘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더 예뻐 보이는 열일곱 나금영이다.
< 오, 나의 남자들!>을 읽는 재미 중의 하나는 1970년대부터 유행하던 노래들이 노래방 선곡 번호를 등장시키면서 이야기 속에 살며시 들어 있다는 것이다.
나금영은 어려서부터 부모가 노래방을 운영했기에 한글도 노래방 자막으로 익히고, 숫자도 노래방 노래 선곡 번호로 익혔기에 노래 가사나 노래 번호가 자연스럽게 글 속에 떠다닌다.
"9256번. 오늘의 첫 곡이다.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나의 노래.
 <혼자가 아닌 나>는 모두와 함께 부를 것이다. 나의 친구들, 나의 선배들, 그리고 먼 자유를 찾아 날아오를 나의 선생님과 함께.
그리고 언젠가 결코 돌아갈 수 없는 이 시간을 돌아보며 조금쯤 외로워질 나와 함께. (P293)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서
" 세상의 모든 딸들이 그녀의 남자들에게 보다 이기적이기를 바란다.
(...)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무한한 응원을, 세상의 모든 아들들에게 이기적인 사랑을, 제 3의 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무지갯빛 우정을 보낸다"(P295)
라는 말을 전한다.

    

청소년 소설, 성장소설인 <오, 나의 남자들!>은 이야기의 전개 과정만으로도 소설 속에 담고자 했던 의미들을 명확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책의 끝부분에 수록된 <작가의 말>을 읽게 되면 내가 읽은 내용 그이상의  어떤 메시지가  담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이다.
나는 작가가 말하는 "이기적인 사랑"의 의미까지는 잘 파악할 수 없었기때문이다.
내가 본 이 작품의 내용은 세상을 처음 바라볼 수 있는 나이가 된 열일곱 소녀가 부딪히게 되는 일상 속의 작은 이야기들,  그것들은 결국에는 물흐르듯 천천히 흘러 지나가게 된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던 것이다. 
물론, 청소년들도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것들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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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만든 음식재료의 비밀 - 한국인의 건강을 지켜온 100가지 식품사용설명서
정이안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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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는 청매실이 나오기 시작했다. 파란 청매실을 보면 매실청을 담궈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매실과 설탕만 있으면 손쉽게 매실청을 만들 수 있고, 각종 요리나 음료로도 이용할 수 있으니, 이때를 놓치지 않고 매실청을 만들어 두어야 한다.


 
얼마전에는 햇 마늘로 마늘 장아찌를 담가 놓았는데, 한 독 가득 담긴 마늘 장아찌를 보면 괜스레 건강해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예전 배고팠던 시절에는 어떤 음식 재료든 있기만 하면 그것으로 감사하고 먹었겠지만, 요즘처럼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것이 음식 재료이고, 그 재료를 가지고 각종 맛있는 음식들을 만드는 지금은 음식이 오히려 우리의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 것이다.
너무 기름진 음식을 먹어서 칼로리가 올라가고, 몸의 균형은 깨지고, 건강을 잃게 되는 사례를 많이 보게 되는 것이다.
입을 즐겁게 하는 음식보다는 몸을 즐겁게 하는 음식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의 건강에 좋은 음식재료.
가공되지 않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음식재료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채소, 뿌리채소, 과일, 견과, 생선, 해산물, 육류, 버섯, 양념, 장류, 곡물로 나누어서 그에 속한 음식재료들 하나 하나를 한의학에서 본 음식재료, 효능, 제대로 먹기, 이 음식재료를 먹을 때에 주의 할 점, 요리,음식재료 궁합, 이런 식으로 분석하여 주는 것이다.








 



저자인 '정이안'은 한의학 석, 박사이면서 한의원 원장이기에 그가 알려주는 내용들은 한의학과의 연관성도 많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제철음식이 우리 몸에 가장 필요한 음식이라는 것은 그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제철 음식이라고 해도 사람의 체질에 따라서 보약이 될 수도 있고, 독약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달래는 스트레스와 불면증, 비타민 부족에 좋은 효과를 내지만, 열이 많거나, 구내염이 있는 사람, 위가 약한 사람은 많이 먹으면 오히려 해가 되는 것이다.
또한, 음식 궁합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양파장아찌를 담그는 것 역시 양파와 식초는 음식궁합에 있어서 더할 나위없이 좋은 것이다.



딸기와 우유는 궁합이 맞지만, 딸기와 설탕은 궁합이 맞지 않는 조합인 것이다.



모를 때는 지나쳤지만, 이 책을 읽게 되면 그런 음식재료의 모든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은 실제 우리의 밥상과 연결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시금치 된장국을 끊일 때에 모시조개를 넣으면 맛도 시원하고 좋은데, 그것 역시 궁합이 맞기때문이다.
그런데, 시금치와 멸치는 좋은 궁합이 아니란다.
시금치의 수산성분이 멸치의 칼슘 흡수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또한 시금치와 두부도 안 좋은 궁합이다. 시금치의 수산 성분과 두부에 많이 들어 있는 칼슘이 결합하면 수산칼슘이 만들어져서 칼슘 섭취를 막고 결석이 생길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처럼 실례를 들어 설명을 해주니, 어떻게 음식 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만들어야 할 것인지, 우리 가족에게 필요한 음식 재료가 무엇인가를 잘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주름살을 줄이고 싶으면 빨간 피망을 먹자"


귀가 솔깃해지는 이야기이다.
이제부턴 피망 하나를 사게 된다면  빨간 피망을 골라야 하겠다. 피망 몇 개를 산다면 구색을 맞추어 사야겠지만~~~
고구마와 김치, 그것도 껍질째 먹으면 다이어트 식품이 된다고 한다



옛 사람들이 다이어트가 필요했을 이유도 없을 것이고, 겨울날 뜰에 묻혀 있는 김치를 같이 먹으면 고구마의 뻑뻑한 식감을 줄일 수 있어서 함께 먹었을 것이지만, 이것이 옛 사람의 지혜이기도 한 것이다.
육류를 먹으면서 채소 쌈을 싸서 먹는 것, 그리고 육류 섭취후의 후식으로 배 한 조각.
이 역시 육류를 먹을 때의 습관적인 행동이었지만, 가장 조화로운 식습관인 것이다.

 
  
  

그동안 음식재료를 비롯한 음식에 관한 책들을 많이 읽었지만,
이 책  한 권만 있어도 음식 재료에 대한 많은 지식들을 얻을 수 있으며,그것을 조화롭게 음식을 만드는데 활용한다면 가족의 건강을 지켜 줄 수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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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이즈 뉴욕 : 2011-2012 최신판 디스 이즈 여행 가이드북
조은정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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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로의 뉴욕은 매일 아침에 눈을 뜨는 것부터 설레고 행복했지만 생활자로 살았던 뉴욕은 하루 하루가 치열하고 경쟁의 연속이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 THIS IS NEW YORK >의 저자는 이미 여행관련 서적을 여러 권 냈기에 제법 잘 알려져 있다.
<일하면서 떠나는 짬짬이 세계여행>, <휴가 안 내고 떠나는 세계여행 베스트 15>,< 자신만만 세계여행 홍콩>,< 자신만만 세계여행 미국>, <자신만만 세계여행 캐나다>가 그녀의 저서들이다.
책 제목 중의 몇 개는 아주 낯익은 책들일 정도로 여행관련 서적계에서는 알려진 인물이다.
또한 그가 운영하는 여행커뮤니티 존정닷컴의 회원은 14,000 명이나 된다.
나는 아주 짧은 시간 뉴욕을 만나려고 한다. 그리고 또 다른 도시도 함께~~

 


  

  
그래서 관련 서적들을 검색하다가 얼마 전에 눈에  들어왔던 < THIS IS NEW YORK >와 < Discover 뉴욕>을 구입하게 된 것이다.
< Discover 뉴욕>는 론리 플래닛의  Discover 시리즈이고 한 명의 저자가 아닌 여러 명의 저자에 의해서 씌여진 책이기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책이어서 신뢰감이 가는 책이다.
간편하게 가지고 다니기도 좋은 사이즈이기에 여행길의 좋은 동반자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책을 한 권 더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선택하게 된 <THIS IS NEW YORK >
책을 몇 장 읽게 되자 나의 선택이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맘에 드는 책이다.
그 이전에도 뉴욕 관련 서적들은 여행 가이드 북이나 여행에세이, 박물관, 미술관 탐방, 문화적 소재를 다룬 책들을 여러 권 읽었다.



그런데 여행 가이드 북으로 실질적으로 여행지에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
뉴욕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책으로는 <THIS IS NEW YORK >만한 책이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짜여져 있다.
뉴욕을 각 지역으로 나누어서 여행자가 꼭 보았으면 하는 곳, 들렸으면 하는 레스토랑, 바, 카페, 사고 싶은 물건들을 구입할 수 있는 곳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



< Discover 뉴욕>에 비해서 좋은 점이 있다면 우리나라 사람의 생각을 읽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에 맞는 그런 여행을 할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이다.
책 속의 지도를 4부분으로 나누어서 책에서 설명한 지역이 어디에 있는지 잘 찾을 수 있게 해 주는 것도 초보 여행자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뉴욕에서 꼭 보고, 꼭 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 궁금해 하는 여행자의 마음을 먼저 알고 상세하게 알려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모두가 사랑하는 뉴욕 여행지 13곳', ' 뉴욕에서 꼭 해봐야 할 10가지', '뉴욕에서 세계 최고의 음식을 만나는 방법 20가지', ' 두 손 가득한 뉴욕 쇼핑의 즐거움 20가지', '뉴욕 4계절의 매력' 등 구체적인 사례들을  책 속에 담아 놓았다.







여기까지는 초보 여행자, 잠깐 들렀다 가는 여행자를 위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다른 여행 가이드 북에서는 담아 놓지 않은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Not For Tourists! 뉴요커가 되고픈 이들을 위한, 생생한 뉴욕 생활 이야기'에서는 뉴욕에 장기 체류하게 되는 사람들을 위한 집구하기, 룸메이트 찾기, 뉴욕에서 해 먹을 수 있는 요리, 무료 공연보기 등의 다양하고 유용한 정보들을 담아 놓은 것ㅇ다.
그렇기 때문에 며칠 간의 여유를 즐기기 위해서 뉴욕을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잠시나마 뉴요커로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익한 정보들이 많이 담겨 있다.



초대형 뉴욕 지하철, 버스 노선도가 있는 휴대형 뉴욕 지도  한 장까지 들어 있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이 책 한 권을 가지고 뉴욕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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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자라는 집 - 임형남.노은주의 건축 진경
임형남.노은주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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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자라나는 집, 들 꽃처럼 피어나는 집'
항상 이런 집을 설계할 것만 같은 임형남, 노은주가 들려주는 이야기.



우선 책 제목과 책 표지에서 느낄 수 있었던 자연처럼 소박하고 정겨운 이야기는 책을 덮은 다음에도 마음 속에 남아 있을 정도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그것은 저자가 "철학이 있는 건축가들이고 생각하는 글쟁이들" (건축가이자 시인인 함성호의 글 인용)이기때문인 것이다.
책을 한 몇 페이지 넘기는 순간 나는 너무도 눈에 익은 삽화 한 장을 보게 되었다.



내가 어릴 적에 살았던 청파동의 옛집이 거기에 있었다.
한참을 반가움에 보고 있으니, 어릴 적 내 추억 속의 집의 대문은 아마도 초록 대문이었던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쯤이면 우리집의  대문 옆 담장위에는 빠알간 넝쿨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을 것이다.
그 추억 속의 집은 우리 아버지가 직접 땅을 사고, 설계를 맡기고, 땅파기에서부터 집의 모양을 갖추는 과정을 모두 지켜 보셨던 집이다.
그래서 애착이  더 가셨는지, 때마다 보수를 하시고, 증축을 하시면서 관리를 하셨던 집이었다.
<나무처럼 자라는 집>의 3장 " 상산 마을 김 선생댁 이야기"를 읽으니 집짓기에 대한 어려움과 함께 집이 설계되는 과정이나, 건축가의 집짓기의 마음이 너무도 잘 나타나 있어서 우리 아버지도 그 집을 지으실 때에 이런 생각과 과정을 밟으셨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자가 우리들에게 가장 먼저 소개해 주는 집은 양동마을의 고옥이다.
1560년에 지어졌지만, 화재로 모두 소실되고, 100 여년전에 지어진 집.
집과 나무, 인간과 자연을 생각하게 하는 집.





"그때 나무는 건드리지 않으려고 애썼고, 그 덕분에 담장과 나무가 저런 자세로 공존하게 되었나 봅니다. 그 시간의 길이와도 상관없이 이 집에는 사람과 자연 사이의 존경과 조화로운 공존이 느껴집니다.
집은 사람이 짓지만 시간이 완성합니다. 집이란  짧은 시간 동안 한 번에 지을 수 없는 이야기라는 의미이기도 하고, 집 자체가 스스로의 완성을 유보한 채 시간을 두고 천천히 완성되어 간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 (p20)
저자는 '오래된 시간이 만드는 건축', " 우리 주변,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양동마을, 조계사, 인곡리 신 선생댁, 지리산, 병산서원, 송광사, 무량수전 등에서의 건축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이런 곳들은 우리들이 가 보았던 곳들도 있지만 우리들의 눈에는, 우리들의 마음에는 보이지도 않고, 느낄 수도 없었던 것들을 저자는 자세하게 알려 주는 것이다.
이제야 우리들에게는 숨겨져 있던 그 많은 것들 중에 아주 작은 부분들이 보이고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더 마음이 잔잔해 지는 것은 책 속에 저자가 직접 그린 삽화들이다.
양동마을의 인간과 자연의 어우러짐을 나타내는 집을 그린 삽화는 여러 장에 걸쳐서 조금씩 조금씩 윤곽을 드러낸다.
또한 삽화들이 스케치북에 물의 번짐이 그대로 나타나는 수채화, 선이 굵은 목탄화, 색연필화, 또는 사진들과 설계도면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건축에는 시간이 담깁니다. 어떤 찰나일 수도 있고, 어느 길고 긴 시간일 수도 있고 혹은 어떤 사람들의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말하자면 건축은 타임캡슐입니다.
좋은 시간이든 나쁜 시간이든 건축에는 그런 시간들이 담기고 천천히 들여다 보면 그 시간이 읽힙니다. "
 (p47)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던 상산 마을 김 선생 집짓기를 통해서 그 집을 설계하는 건축가로서 "나무처럼 자라는 집, 들 꽃처럼 피어나는 집"을 짓기 위한 노력과 과정을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다 담아 놓았다.

 





 

요즘 세상에 자신만의 집이 없는 그런 사람들에게 집은 '껍질'이기도 하고 '재산'이기도 한 것이다.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 집을 장만하고, 또 노력하여 조금 큰 집으로 이사하고, 똑같은 구조에,똑같은 방향에, 똑같은 소파을 놓고, 똑같은 식탁을 놓고, 똑같이 앉아서 TV를 보고 사는 우리들을 보면서 저자가 설계하고 싶은 집은 자신만의 집을 그려주고 싶은 것이다.
" 저는 집을 그리고 싶습니다.
국도를 따라가다가 만나게 되는 집들처럼,
서울이 아파트와 다세대주택에 뒤덮이기 전에
골목 골목에서 만나던 건강한 집들처럼,
우리가 그리워하는 그런 집말입니다. " ( 책 속의 글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집을 생각하게 된다.
그만 그만한, 별로 다르지 않은 집들.
우리들이 원하는 집은 과연 어떤 집이었던가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아파트나 집의 평수만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집을 생각하지는 않았는가를.
그리고 정말 내가 살고 있는 집이 "나무처럼 자라고, 들 꽃처럼 피어나는 집"인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철학이 있는 건축가의 생각은 정겨우면서도 신선했고,
글쟁이의 글은 글솜씨까지 뛰어났고,
책 속의 삽화들은 특색있고 다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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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over 뉴욕 론리 플래닛 디스커버 시리즈 10
레지스 세인트 루이스 외 지음 / 안그라픽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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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을 다녀본 사람들이라면 그 누구나 추천하는 여행 가이드 북이 있으니 그것은 론리 플래닛인 것이다.

 
론리 플래닛의 여행 정보를 많은 사람들이 신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론리 플래닛의 저자들은 여행 정보를 객관적이고도 공정하게 담아 내고 있기때문이다.
그리고 세계 곳곳을 직접 취재하면서 여행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명 관광지에서 숨겨진 명소, 숙박시설, 레스토랑, 쇼핑몰까지 알려주는 것이다.
그래서 여행자의 손에는 론리 플래닛이 들려 있기 마련이다.



<discover 뉴욕>은 2011년 5월에 초판 발행된 론리 플래닛 한국어판인 것이다.
처음 이 책을 구입할 당시에는 다른 여행 가이드 북에 비해서 비싼 가격이기에, 두꺼운 책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주문한 몇 권의 책 속에 끼어 있는 이 책은 300페이지가 조금 넘는 문고판 크기의 책이었다.
과연 이 책 속에 얼마나 많은 정보가 들어가 있을까 궁금하였는데, 한 권의 책을 모두 읽은 후의 생각은 작지만 내가 알고 싶었던 내용들은 거의 대부분이 실려 있었다.
뉴욕을 10개 지역으로 나누어 그 지역의 지도와 함께 최고의 명소, 최고의 여행코스, 볼거리, 숙박시설, 음식점, 카페, 술집, 엔터테인먼트, 액티비티, 쇼핑, 교통의 정보를 알기 쉽고, 찾기 쉽게  책 속에 담아 놓았다.





뉴욕 초보 여행자에게 뉴욕은
"타지역에서 처음 뉴욕을 방문하는 것은 마치 영화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써내려온 모든 상상 가능한 것들을 담은 영화 속으로.
타임스 스퀘어의 중심에서 브롱크스의 이름없는 곳까지." (책 속의 글 중에서)
이렇게 뉴욕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설레이는 곳이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뉴욕은 계속해서 스스로를 재창조하고 있"(책 속의 글 중에서)는 것이다.
이런 뉴욕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뉴욕 체험 25선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꼭 들려 보면 좋은 곳들인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자신의 일정에 따라서 지역별, 테마별로 다양한 자신만의 여행 코스를 잡고 여행을 떠난다면 자신만의 특별한 여행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여행자에게는 한 권의 책도 때론 무거운 짐이 될 수 있으니, 간편하고 가볍고 작은 이 한 권의 책이 훨씬 여행자들에게는 유용한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역별 지도이외에도 뉴욕 전체를 담은 뉴욕지도가 있으니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뉴욕을 만끽하기엔 더없이 좋은 여행 가이드 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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