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부터 행복해질 것이다 - 타이완 희망 여행기
이지상 지음 / 좋은생각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작가 '이지상'
그의 여행에세이를 처음 만난 것은 <길 위의 천국/ 북하우스, 2003>을 통해서 이다.
이 책은 터키여행기이기에 2003년 터키를 여행하고 와서 읽었던 책이다.
그리고 <황금소로에서 길을 잃다 / 북하우스, 2004>는 <길 위의 천국>을 읽고 그의 여행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읽게 된 책이다.
그밖에 <낯선 여행길에서우연히 만난다면 / 중앙북스, 2007>, <언제나 여행처럼 / 중앙북스, 2010>도 책 출간 소식을 듣고 주저없이 읽었던 책들이다.
그의 최근작인 <나는 지금부터 행복해질 것이다>는 '타이완 희망여행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이지상은 그동안 세계를 돌아 다니면서, 각 지역의 여행기를 썼는데, 이번에 '타이완'이 그의 여행에세이의 여행지라니 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타이완은 우리나라에서 2시간 3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이고, 작은 섬나라이기에 별 큰 특색이 없다는 선입견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그가 타이완을 여행에세이의 장소로 정한 것은 이유가 있다.
이지상에게 타이완은 첫 해외여행지였던 것이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휴가를 이용하여 8박 9일간의 타이완 여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일생에 있어서 커다란 전환점이 되는 여행작가로서의 길을 걷기 위해서 잘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그때부터 여행을 하게 되고, 그것이 그의 또다른 직업인 여행, 여행관련 일들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타이완이 좋아서 6 번씩이나 여행을 했을 정도로...
첫사랑과도 같은 첫여행지인 타이완.
" 한동안 마음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첫 여행의 후유증은 깊었다. 몸은 여기 있어도 마음은 길 위에 있었다. " (p24)
그래서 그에게는 타이완이 특별한 나라이기도 하고, 그렇게 여러번 들리게 되니, 다른 사람들은 느낄 수 없는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나에게 타이완은?
이지상 작가와는 너무도 다른 느낌이었던 곳이다.
짧은 여행기간이었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을 둘러 보았던 여행이었지만, 별로 또 다시 타이완을 찾겠다는 생각은 많이 들지 않은 곳이다.
여기저기에서 마구 피워대는 담배연기.
도로를 질주하는 오토바이 부대가 내뿜는 매연.
향신료 냄새가 너무 짙어서 음식먹기가 쉽지 않았던 기억.
세계 5대 박물관 중의 하나라는 고궁박물원의 유물들은 흥미로웠지만, 아늑한 분위기보다는 거창하기만 한 박물관 밖의 모습.
그리고, 무뚝뚝한 표정의 사람들.
그러나, 한참을 줄을 서서 먹었던 '딘타이펑'의 샤오롱바오의 살짝 터져 나오는 육즙의 맛과 '허라우싼'의 생과일 주스의 시원한 맛은 잊을 수가 없다.



" 여행길은 삶과도 비슷해서 항상 즐겁고 기쁘고 자극적인 일만 있는 게 아니다. 피곤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하고, 못다 이루는 아쉬움도 있다. 그런 것을 가슴에 안고 가는 게 여행이며 그것을 겪고 난 후에야 여행의 깊은 맛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과정에서 삶의 본질과 행복에 대해 궁리했다.
나와 다른 길을 걸어온 분들은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언젠가 나와 비슷한 위기가 닥쳤을 때, 더 이해해 주고 또 힘을 얻으리라 믿으며 이 글을 썼다. " (p28)


작가는 <나는 지금부터 행복해질 것이다>를 통해서 타이완의 여기 저기를 소개해 준다.

일반인들이 잘 가지 않지만, 그 어떤 곳보다 아름다운 곳인 타이완 최북단의 마쭈열도는 타이완에 흥미를 잃었던 나에게도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내가 타이완에서 좋은 느낌을 받았던 곳은 주펀이다.






작가는 주펀을 '시간 여행 속의 마을'이라고 표현하는데, 주펀의 골목 골목은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을 해도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슬픈 역사를 가진 '진과스'와 연결지어서 여행을 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여행을 통해 작가는 어린 날을 기억한다.
그리고 엄마에 대한 기억도 하게 된다.
어떤  여행지에 대한 생각은 그곳을 찾았을 때의 상황과 그곳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풍경에 따라 각자 다른 모습으로 기억되게 된다.
타이완이 작가에게는 그 어떤 여행지보다 의미가 있는 것처럼.

 

 

"나는 타이완 여행 중에 음식과 작은 친절과 미소 속에서 그것을 맛보았다.
에너지의 순환,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막혔던 내 마음이  뚫렸고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나는 치유되었다. 젊을 때는 거창한 이념, 볼거리들이 매혹적이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며 나는 작은 것들에 매혹된다. 파편같은 작은 것들과의 소통을 톻해 우주적 황홀함을 맛본다.
발밑의 삶과 한 끼의 식사를 사랑하는 자만이 우주의 신비를 볼 수 있다.
나에게 타이완은 그런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앞으로도 나는 종종 타이완에 가서 먹고, 마시고, 즐기며 '살아 있음의 황홀함'을 느낄 것이다." (p397~398)


나에겐 큰 감흥을 일으키지 못했던 타이완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곳에서 잔잔한 행복을 느꼈던 것같다.
이번에 <나는 지금부터 행복해질 것이다>를 읽으면서 타이완에 대한 추억을 되짚어 볼 수 있었고,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또 다시 타이완을 찾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에게 타이완을 재인식시켜 준 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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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싶은 스무살, 연애하고 싶은 서른살 - 심리학, 상대의 속마음을 읽다
이철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여자와 남자 !!
그들의 생각은 너무도 다른다. 같은 상황에서~~ 같은 표현에서~~ 여자와 남자는 같은 생각을 하는 듯하지만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여자는 관계지향적이고, 남자는 과제지향적이라고 하니 달라도 많이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오죽하면 "존 그레이는 같은 지구상에 사는 남자와 여자를 <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존 그레이, 동녘 라이프>라고 했겠는가.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 연애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을 시작하는 스무 살, 연애하고 싶은 서른 살" 들 보다는 너무도 많은 날들을 살아 왔지만, 아직도 남자의 심리를 파악하지 못하여 때론 충돌하기도 하는 나에게도 이 책은 많은 깨달음을 갖게 해 준다.
이 책의 저자인 '이철우'는 사회심리학자이다. 그동안 연애 심리에  대한 칼럼으로 많은 연인들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사람이다.
"연애의시작부터 이별까지의 과정을 심리 실험으로 해석해 주목을 받으며 베스트 셀러 작가로 거듭난 연애 심리 멘토이다. " ( 작가 소개글 중에서)
연애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연애에 빠지게 되는 순간부터 얼마간은 서로 다름을 알기에는 너무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극도의 배려를 하면서 그 관계를 유지해 나가지만, 그런 배려가 그리 오래 가지는 않는 것이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게 되면 자신들의 본연의 상태로 되돌아가게 되고, 그러면 거기에서부터 갈등은 시작되는 것이다.
"혹시 마음이 변하지는 않았을까?" " 정말 사랑하는 것은 맞아?" 하는 의문이 들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남자와 여자는 "소통의 스타일"부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은 상대방을 이해하는 노력보다는 자신의 입장만을 주장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생기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니,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여야 원만한 이성관계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각자의 마음을 읽으려는 노력과 소통 방식에 대한 진지한 대화가 필요한 것이다.

 
 

 
"언제쯤 사랑을 다 알까요
 언제쯤 세상을 다 알까요.
 얼마나 살아봐야 알까요.
 정말 그런 날이 올까요."  (이문세의 노래 <알 수 없는 인생> 중에서)
내 미니홈피에 오랫동안 배경음악이기도 했던 "이문세"의 <알 수 없는 인생>의 가사이다.
흥겨운 리듬과 함께 마지막 가사인 "알 수 없는 인생이라 더욱 아름답죠."라는 대목이 가슴에 와닿아서 좋아하는 음악이지만,
남자와 여자의 다름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절대로 "언제쯤 사랑을 다 알까요"가 아니라 "절대로 사랑을 알 수 없다.", " 정말 그런 날은 오지 않는다" 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가장 단순한 "No" 라는 단순한 대답 한 마디도 남자는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지만, 그랬다가는 큰 일이 나기도 하니까...
여자에게  "No" 는 단순한  부정이 아닌 복합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런 남자와 여자의 상황별 심리을 심리 실험을 통해서 심리를 분석해 주기에 읽으면서 "맞아, 정말 맞아~~"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리고 각 장 끝부분에는 "연애 심리 테스트"도 있어서 책을 읽는 도중에 독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심리를 테스트해 보는 재미도 있다.
 

 ♥ "남자들은 돌려 말하면 못 알아 들어" ♥  




" 돌려 말한 것을 못 알아 들었던 만큼, 대개의 남성은 이별의 통보를 황당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별을 통보받는 순간 제대로 실감하지 못한다. 그 결과 여성이 농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속마음은 그렇지 않으면서도 자신을 바꾸려고 괜히 그래 보는 것이라고 좋게 해석하기도 한다.
자신이 잘하면 관계는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모든 생각이 헛되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법이다." (p102)

♣ 연애의 생명은 역시 대화 ♣



" 친밀해진 단계에 접어든 연애에서도 대화는 여전히 중요하다. 연애에서 대화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잘 돌아가던 연애도 단 한마디의 말때문에 파탄이 나는 경우고 전혀 드물지 않다.
덜컹거리던 연애라도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단 한마디 덕에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 것도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 (p133)

★ 그러나 가장 갈등이 많이 생기는 것 중의 하나는 "핸드폰 문자"가 아닐까? ★


 
" 남성은 여성이 마음에 들어 할 만큼 전화나 문자를 자주하지 못한다. 연애 초 일시적으로 환심을 사기 위해 과도하게 연락을 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이 오래 갈 수는 없다.
사람이란 늘 최선을 다하면서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고 또 남자가 소통을 보는 관점은 여성의 그것과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 (p155)

◆ " 왜 화났는지도 모른다. " ◆

여자 : "뭣때문인지 정말 몰라?"
남자 : 멍~~  





간단한 사례들이지만, 정말로 공감이 가는 상황들이다.
이렇게 다른 남자와 여자가 "사랑하고~~", "연애하고~~" 싶다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런 상황별 사례를 심리실험과 함께 분석하였으니, 스무 살, 서른 살.... 아니 모든 사랑을 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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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
조현경 지음 / 예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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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흔히, 축하할 일이 생겼을 때에 터뜨리는 샴페인.
그런데,  평범한 사람들이 샴페인을 떠뜨려야 할 것만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이 소설 속의 그녀들은 사회적으로 타인들이 보기에 대단히 성공을 한 사람들인 것이다.
매스컴의 플래시가 따라 다니는 그녀들.
로열 패밀리의 장녀로 고시에 합격하여 판사가 된 서진.
집안은 궁핍했지만 부와 명예를 가진 친구의 도움과 자신의 피나는 노력으로 모디스트가 된 희경.
준재벌 정도의 부를 갖춘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부모의 사망으로 이모에게 유산을 빼앗기고 뉴욕의 뮤지컬계에서 단역배우였지만, 하루 아침에 튼튼한 동앗줄을 걸머쥐게 되어 뮤지컬 제작자로 급부상하는 혜리.
그리고, 겉으로 보기에는 성공한 삶을 살아가는 그녀들의 남자.
한규, 도훈, 크리스, 승민.
이들의 사랑이야기는 이 책의 밑바탕에 깔린 이야기인 것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모든 것을 갖춘 성공한 그녀들.
과연 그녀들은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녀의 사랑은 진실된 사랑일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단숨에 읽어내려갈 정도로 이 소설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몇 주에 걸쳐서 방영되는 미니 시리즈를 보는 것처럼,
우리로서는 드라마 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로열 패밀리, 모디스트, 뮤지컬 제작자, 호텔 CEO. 모델, 영화 백수의 인물들이 이 작품 속에 모두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서진은 로열 그룹의 장녀이기에 겪어야 했던 사람들과의 괴리감, 그리고, 진실된 사랑이었는 줄 알았던 남편의 우연을 가장한 첫 만남.
희경은 첫 사랑에 대한 확신없는 사랑을 버리고 선택한 집안 좋은 유학생이었던 남편이 결국에는 자신의 짐으로 전락하게 되는 힘겨움.
그리고 혜리는 깜찍하게도 자신의 학력과 경력을 속이면서까지 자신의 일을 도와줄 수 있는 조력자와의 만남을 이용하면서,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유감없이 즐기면서, 억지로 얻은 부와 명예를 지키기 위하여 몸부림치는 것이다.

   

여기까지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소설인데, 이 작품은 여기에 미스터리까지 추가되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러브 미스터리"라고 할까....
그런데,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살인사건의 전개와 결말까지도 한 편의 미스터리 소설보다 더 치밀한 구성으로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성공한 그녀들의 사랑.
그러나 그녀들의 사랑은 상대방에게 상처만을 남기는 사랑이기도 했다.
왜 사회적으로는 성공를 하지만, 사랑에는 실패를 하게 되는 것일까.
" 그녀는 후회했다. 그에게 화를 내는 대신, 그 사람 앞에서 우는 대신, 사랑한다고 말해줄걸. 믿는다고 웃어줄걸, 그럼 그는 그러게 초조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그렇게 몰려가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P253)
그렇다. 사랑은 상대방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줄 수 있는 것. 상대방을 믿는다고 웃어줄 수 있을 것이어야 한다.
상대방이 아무리 진실되지 않다고 해도, 믿을 수 없다고 해도....
남에게 기대지 않고 내 그릇만큼,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면서 살아가는 삶이 진정한 자신의 삶이고,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사랑도 역시 진실되게 찾아오는 것이고, 끝까지 지킬 수 있는 사랑이 될 수 있는 것이리라....
이 소설을 쓴 "조현경"은 라디오 작가에서 드라마 작가, 그리고 기획자로, 제작자로 변신의 변신을 거듭하기는 했지만, 결국에 작가가 하는 일은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이야기를 다루는 일이기에, 이처럼 멋진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편의 소설로도, 한 편의 드라마로 제작이 된다고 해도 결코 손색이 없을 정도로 독자들을 책 속에 몰입하게 하는 너무도 재미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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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 내 인생의 전환점
강상구 지음 / 흐름출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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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손자병법에 관한 책을 읽은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그 책의 저자는 손자병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례들을 들어 가면서 이야기를 펼쳐 나갔고, 그것을 우리의 삶과 연관지어서 값진 지혜를 가르쳐 주었다.
시중에는 손자병법에 관한 많은 책이 나와 있는데, 그 책들은 저자들에 의해서 같은 책이면서도 서로 다른 해석을 하는 경우도 많으면, 독자들에게 삶의 지혜를 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읽게 된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은 원본인 <손자병법>을 어떤 식으로 해석하였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작가는 머리말 중에서
"마흔을 맞이하면서 다시 꺼내 든 <손자병법>의 느낌은 전과는 사뭇 달랐다. 톡톡 튀는 경구가 아니라 책 전체를 관통하는 철학이 비로소 보였다. " (머리글 중에서)
어떤 책을 읽은 후에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그 책을 다시 펼쳐 볼 때에 많이 느끼는 생각인데, 저자는 <손자병법>을 다시 펼쳐 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같다.
그래서, 그가 느꼈던 새로운 생각들을 가지고 다시 <손자병법>을 재해석하고 다시 쓰게 된 것인가 보다.
"마흔"이라는 나이...
그것은 삶의 연륜이 쌓이기 시작하는 시기이며, 인생의 전환점과도 같은 나이이기에 전에는 보이지 않던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던가보다.
원래 <손자병법>은 나뭇 조각에 쓰여졌었다고 한다.
그러니, 우리들이 여기 저기에서 주워(?) 들은 <손자병법>의 문구들은 짧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가다 보니, <손자병법>의 문구들이 없어지기도 하고, 차례가 뒤섞이기도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손자병법>이란 책은 많이 출간되어 있지만, 해석이 다르고, 구성이 뒤바뀌게 된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점을 생각하여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을 쓰면서 두 가지를 고려하게 된다.
(1) <손자병법>의  원문과 동일하게 구성하였다.
그것은 문맥이 바뀌게 되면 문맥은 모르면서 문구만을 부각시키는 오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흔히 <손자병법>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례들이 인용되는데, 저자는 사례의 경우에 한국 역사를 예화로 설명하게 된다. 그것은 우리 나라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니, 우리나라 역사에 나오는 많은 전쟁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손자병법>이 춘추전국시대에 쓰여졌다.
춘추전국시대는 중국의 역사에서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대일 것이다.
중국 국토의 여기 저기에 할거하는 세력들.
그 세력들은 패권자가 되는 것이 목적이었다. 패권자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를 멸망시키는 것이 아닌 공존의 대상을 원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최고"인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생각해 보자.
춘추전국시대 못지 않은 경쟁 사회에서 내가 어떤 위치에 오르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배신하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서의 의미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바로 <손자병법>에서 배울 점은 세상을 살아가는 전략, 바로 "싸움의 기술"이 아닌 "생존의 기술"인 것이다.
<손자병법>은 병법서라기보다는 세상을 살아가는 전략을 가르쳐 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손자병법>에서 배울 점은 <손자병법>에서 겉으로 나타난 문구들이 아니라, 문구 속에 숨겨진 깊은 뜻의 의미를 올바로 아는 것이다.
많은 <손자병법>들이 다양한 사례를 들어가면서 <손자병법>에서 이것을 배워라 하는 식으로 쓰여졌다면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은 그런 내용들을 우리의 삶과 연결지어서 직접적으로 일깨워 주지는 않는다.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독자들이 <손자병법>의 내용을 스스로 파악하고 그 속에서 인생과 경영의 지혜를 배우도록  해 주는 것이다.
각장의 끝부분에는 <손자요결(孫子要訣)- 손자가 말하길>이 있어서 각 내용을 요점 정리해 준다.
여기에서  <손자병법>을 통틀어 가장 유명한 구절을 생각해 보면 어떤 문구일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  (知彼知己 百戰不殆)
"적을 알고 나를 알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냉철함'이다. 마음을 비우고 적의 위치에서 나를 바라 볼 필요가 있고, 적의 입장에서 적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내게 보이는 적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고, 나 자신이 보는 내 모습이 전부가 아니다. (...) 싸움에서는 적을 알기에 앞서 나 자신부터 알아야 한다. " (p82 ~83)



<손자병법>은 다른 병법서와는 달리, 앞에서 언급했듯이 적과의 공존을 모색하는 동반자로서의 의미를  모색하는 병법서인 것이다.

나는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을 읽으면서 <손자병법>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아마도 저자는 역사에 그 누구보다도 많은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함께 하게 되었다.
그만큼 저자는 역사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이 책 속에 쏟아 놓고 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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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세상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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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 친구처럼 긴 세월에 걸쳐서 접해 온 작가 황석영.



작가의 초기 작품 중에서 기억이 나는 소설은 영화로도 만들어졌었던 <삼포가는 길>(1975)
그후의 작품으로는 <오래된 정원>,  <모랫말 아이들>을, 그리고  최근의 작품으로는 <개밥바리기별>, <바리데기>, <강남몽>을 읽었다.
물론 작가의 작품 중에는 <장길산>과 같은 대하소설도 있지만, 그런 작품들은 읽지를 못했다.
<모랫말 아이들>, <개밥바라기별>은 이번에 출간한 작품인 <낯익은 세상>들 처럼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낯익은 세상>의 장소적 배경은 쓰레기 처리장인 꽃섬이다. 
"이곳은 분명 사람들이 쓰다 남아서 또는 싫증이 나서 아니면 못 쓰게된 물건들을 내다 버리는 쓰레기장이었고, 이곳에 사는 사람들도 도시에서 내몰리고 버려진 인간들이었다." (p44)
작가는 이 소설의 배경을
" 이 작품에 드러나 있는 풍경은 세계의 어느 도시 외곽에서도 만날 수 있는 매우 낯익은 세상이다. 지옥 또는 천국처럼 낯선 것이 아니라 너무도 일상적으로 낯익게 되어 버린 것이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여기까지 달려오면서 만들어낸 세계이기 때문이다." (p234- 작가의 말 중에서)
" 내가 도시 외곽의 쓰레기장에 주목한 것은 지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현재의 삶이 끝없이 만들어서 쓰고 버리는 욕망에 의하여 지탱되고 있다는 생각때문이었다. " (p235- 작가의 말 중에서)
와 같이 표현하고 있다.
이런 작가의 생각을 알기 이전에 내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처음에 느끼게 된 작품의 배경이 된 세상은 낯익은 세상이 아닌 너무도 낯선 세상이었던 것이다.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다가 필요없어서 버린 물건들이 뒹글어 다니는 쓰레기 하치장의 모습과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은 일반인들에게는 쓰레기같은 (?) 삶이라는 생각을 하여 오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카산드라의 거울>에서도 쓰레기 하치장이 소설의 배경이 되어서 조금은 낯익어 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들에게는 멀고 낯선 세상인 것이다.
꽃섬에서 만나게 되는 두 소년 딱부리와 땜통.
산동네에 살다가 엄마와 함께 쓰레기차에서 버려지는 쓰레기처럼 꽃섬에 흘러 들어오게 된  딱부리.
그리고, 쓰레기 하치장의 반장인 아수라의 아들인 땜통.
이 두 소년은 더럽고 삭막한 이 곳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되고, 거기에 도깨비와 같은 김서방네 꼬마까지 등장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무르익게 된다.
<개밥바라기별>이 일종의 성장소설이었듯이, <낯익은 세상>도 딱부리와 땜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성장소설의 의미를 갖기도 한다.
꽃섬을 벗어나면 그 누구도 반기지 않는, 아니 오히려 그들에게서 나는 냄새에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소년들이지만 두 소년에게는 그들만의 일상이 있고, 그 일상 속에서 즐거움을 누리기도 하는 것이다.
가장 가난한 곳이지만 가장 풍요로운 곳이 꽃섬일 수도 있으며, 그 꽃섬에서 살기에 다른 소년들이 느끼지 못하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쓰레기와 인간이 마지막에 도착하는 곳이지만 그곳에는 땜통만이 볼 수 있는 김서방네 꼬마가 있듯이, 가장 순수한 자만이 볼 수 있는 문명에 대한 저항의 오래된 원천이 있는 곳이기도 한 것이다.

작가는 그동안에 자신의 작품에 소외된 곳의 이야기를 담아 냈듯이 이번에도 가장 비천한 곳에서 그 어떤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때묻지 않은 정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 것이다.
마치 한 편의 동화를 읽는 것같기도 한 느낌을 받게 되고, 땜통의 죽음이 안타깝기도 하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작가는 꽃섬에서 맑고 고귀한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강남몽>에서도 이야기하고 싶었던 인간의 욕망의 허망함도 꽃섬이라는 장소를 통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메시지 중의 한 가지일 것이다.
그리고, 그 허망함 속에서도 딱부리와 땜통와 같은 정겨운 소년들도 있음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라는 생각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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