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과 결혼하다 - 세상에서 가장 느리고 행복한 나라
린다 리밍 지음, 송영화 옮김 / 미다스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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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동쪽 끝에 위치한 작은 나라, 부탄. 

그리 잘 알려진 나라는 아니다.

히말라야의 비경을 그대로 담고 있는 나라이지만 워낙 오지이기에 쉽게 찾아가려는 사람들도 그리 많지는 않았기에 그들 나름대로의 생활을 그대로 간직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다.

문명의 혜택을 받기 시작한 것도 근래 들어서이기에 지금도 오염되지 않은 천혜의 순수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나라이다.

 
  

이 책의 저자인 '린다 리밍'은 " 부탄은 마법과도 같고, 마치 잠들어 있는 듯 고요한 작은 나라"라고 표현을 하고 있다.


이런 마법의 나라인 부탄을 저자가 찾아가게 되는 계기는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중에 우연히 가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곳에서 '린다 리밍'은 마법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히말라야의 웅장함을 그대로 담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그들의 삶의 방식대로 더디고 느리게 살아가는 가운데 행복을 느끼는 정겨운 사람들.  

그래서 그녀는 또다시 부탄을 찾게 되고, 부탄의 수도 팀부에 있는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게 되는 것이다.
부탄의 미덕은 더디고 느린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부탄인은 BST (부탄 유동시간)으로 알려진 방식으로 생활하고 있다.
즉, 오전 10시에 약속을 했다면 오전 9시~ 12시가 모두 약속 시간에 해당한다. 아니, 대략 48시간 안에 상대방이 오기만 한다면 약속은 지켜진 것이라고 한단다.
이렇게 느긋한 마음이 그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요인인지도 모르겠다.
"부탄에서 시간이란 일직선이 아니라 순환하는 것이다. 부탄 사람들은 부단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돌고 돌고, 도는 계절 안에서 살아간다. 그들은 환생을 믿는다. 태어나고 다시 태어나고, 끝없이 순환한다. " (P30)



 
 

'린다 리밍'은 이곳에서 팅카를 전문으로 그리는 선생님인 '남케이'를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된다.
결혼식은 여러 번에 걸쳐서 하게 되지만, 처음에는 부탄 전통 혼례인 불교식 결혼식을 한다.
그러나, '남게이'는 부탄 전통적인 집안에서 자랐고 그가 부탄 밖에 나가 본 것은 인도와 네팔에 잠시 갔다 온 것뿐이다.
' '린다 리밍'은 전혀 미국 문화를 모르는 남편 '남게이'와 문화적 차이, 언어, 환경 (물, 전기 부족) 등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그를 잘 극복해 나가게 된다.

" 나는 그만 부엌 바닥에 주저 앉아 버렸다. 그리고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지저분하고 고단하게 보낸 하루의 끝에서 단지 목욕하고 싶어서 울고 있었다. 나는 지쳤고 너무 힘들어서 울었다. 남게이를 정말 사랑하고 남게이 없이 사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지만, 더는 해낼 수 없을까 두려워 울었다. : (P412)

이 책은 '린다 로밍'이 부탄의 매력에 빠져서 그곳에서 약 20 여년 동안 살게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중의 대부분이 '남게이'와의 이야기이기게 한 편의 러브 스토리이기도 한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부탄이라는 나라를 좀 더 잘 알게 되었다.
부탄에 관한 서적들은 시중에 그리 많이 나와 있지 않기에,
그리고 부탄 관련 여행 에세이도 좀처럼 접할 수 있는 책이 아니기에,
부탄에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부탄이 이처럼 매력적인 나라라니~~~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는 부탄이 이 세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는 것이 두렵기도 하다.
'헬레나 노르베르 호지가 쓴 <오래된 미래: 라다크로부터 배우다 /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중앙북스, 2007>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헬레나'가 라다크에 처음 갔을 때만해도 부탄처럼 문명의 혜택을 받지 않아도, 그들의 삶의 방식대로 천천히 느리게 살아가던 라다크였지만, 책 출간 이후에 (1992년 출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게 되어서 호텔이며, 부대시설들이 생기게 되고, 라다크 사람들도 이제는 문명이 가져다주는 혜택에 길들여지게 되었다.
주민들도 관광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쉽게 돈을 번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가까운 사례로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개하는 곳들이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게 되는 경우가 그런 예인 것이다.

 
 

나는 부탄이 오래도록 그들의 전통을 이어 나가는 곳,
삶을 천천히 살아가는 곳으로 남았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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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아픈 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 시인 김선우가 오로빌에서 보낸 행복 편지
김선우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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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시, 소설, 에세이, 동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 '김선우'.
그녀는 시인으로 등단했지만, 아직까지 시인 김선우의 시는 읽지를 못했다.
내가 시인의 작품을 처음 만난 것은 그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인 <캔들 플라워>를 통해서이다.  


   

소설의 제목만큼이나 예쁜 책표지가 먼저 눈에 들어 왔지만, 그 소설은 배경은 광우병 소고기 수입반대를 위한 촛불 집회였다.
어찌보면 사회적 이슈가 되는 사안을 소설에 담는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겠지만, 그녀는 이런 이야기를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캐나다 소녀 '지오'의 다각적인 시선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갔다.
'촛불집회'라는 소재를 가지고 독특한 캐릭터의 주인공이 이끌어 나가는 이야기는 신선한 느낌을 주는 소설이었다. 이 소설이 더욱 돋보이는 것은 감각적인 시어같은 문장들이기도 했다.



그런데, 시인은 이번에 세번 째 장편소설의 초고를 끝내고 가슴에 담아 두었던 '오로빌'을 찾게 된다.
작가에게 한 편의 장편소설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이겠는가....
" 나 좀 쉬려고요. 좀 지쳤거든요." (프롤로그 중에서 p4)
" 삶에 대한 사랑이 남아 있어 사람들은 여행을 떠난다. 다행이다.
  조금씩, 병아리 눈물 만큼일지라도, 조금 조금씩 우리는 행복해지고 싶은 거다.
  산다는 게 영 녹록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을 포기하지 않는 우리의,  갸륵한 수고.
  아, 좋은 날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p6)







오로빌 ~~
나로써는 처음 들어보는 지명이다.
지명만 낯선 것이 아니라, 그곳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장소인 것이다.
남인도 코르만젤 해안에 위치한 "새벽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전세계 40여개국, 2천여 명이 평화와 공존을 실현하기 위해서 모여사는 '생태 공동체',' 영적 공동체'이다.
인도의 스리오로빈도가 자신이 꿈꾸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달랑 삽 몇 자루를 들고 벵골만의 황무지에 나무를 심기 시작하면서 내면의수련을 위한 명상터를 만든 것이다.
어떤 이에게는 이곳의 생활이 "파라다이스".
유토피아인 것이다.

   
 
전에도 이런 공동체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때의 그곳은 완전히 절제된 생활, 외부와의 문화적 교류가 차단된 상태에서 명상을 하는 공동체였는데,
오로빌은 그런 공동체와 닮아 있지만, 또 다른 모습이다.
무소유, 공동소유, 개인소유가 공존하는 곳이며, 일하고 싶은 사람은 일을 하지만, 일을 하고 싶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다.
완전히 무소유를 원하는 곳이 아니기에 많이 가진 자도 존재하는 곳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오로빌을 찾아 올까?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행복을 찾길 원하기 때문이다.
오로빌에 적응을 하여 행복한 사람들, 정주하지 못하고 떠나는 사람들.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
잠깐 들러서 지내다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시인의 눈에도 이곳은 많은 장점을 가진 인류의 화합과 조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파라다이스와 같은 곳이고, 장점이 많은 곳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풀어야할 문제점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기에 가장 행복한 곳일 수도 있는 곳이다.





"인생이라는 신비한 항해에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당신이 내 인생을 바꿨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자신의 전 존재를 걸고 따르고 싶은, 매혹되고 싶은, 헌신하고 싶은 존재를 만난다는 것.
그런 일을 가진다는 것. 그것은 축복일 것이다.
인생이라는 선물을 어떻게 풀어볼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을 터. 평번한 생활의 소소한 행복에 감사하는 생과, 전생을 헌신하여 이루고 싶은 일에 매진하는 생. 두 가지 모두 인생을 특별한 선물로 만드는 중요한 방법들일 것이다.  어느 것이 어느 것보다 더 좋은 삶이라고는 누구도 단정할 수 없다.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일 뿐이다.  다만, 스스로 선택한 운명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언제나 가장 중요할 것이다." (p270~271)  



  

 

시인의 생각처럼 삶에 있어서 어떤 정답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오로빌에서의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이런 삶을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이런 곳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기를 원하지도 않기에 책 속의 내용들은 생판 타인들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시인은 이 책을 통해서 오로빌의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지만, 나에게는 토막 토막 잘려서 둥둥 떠다니는 조각들처럼 느껴진다.
너무도 낯선 오로빌의 이야기.
시인 김선우는 새로운 장편소설의 초고를 마치고 지친 심신을 오로빌에서 재가동을 하는 것이다.
또한, 그녀는 지금껏 많은 곳을 여행하면서 여행에세이를 쓰지 않았었다. 그것은 그녀에게 있어서의 모든 여행은 시와 소설로 전이되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오로빌에서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을 보면 그녀에게 오로빌은 또다른 의미가 있는 곳인가 보다.
김선우의 세 번째 장편소설의 출간도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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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목소리
대니얼 고틀립 지음, 정신아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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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니얼 고틀립'의 < 샘에게 보내는 편지/ 대니얼 고틀립, 문학동네, 2007>, < 마음에 말걸기/ 대니얼 고틀립, 문학동네, 2009>를 읽어 본 독자들이라면 망설임없이 <가족의 목소리>를 읽게 될 것이다.
바로 내가 그랬으니까....



샘의 할아버지 '대니얼 고틀립'을 만나니 반갑기 그지 없다.
'대니얼 고틀립'의 인생이 드라마틱하다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고난과 역경의 반복 속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힘겨워하는 마음을 치유해 주는 심리치료사, 정신의학 전문의가 바로 '대니얼 고틀립'인 것이다.
학창시절에는 1등과 꼴찌를 오르내리던 학습장애로 인해 낙제를 하기도 했고, 출근길에 교통사고로 사지마비가 되었으면, 그로 인해 우울증, 이혼, 자녀들의 방황, 아내, 누나, 부모의 죽음...
여기에  딸의아들인 손자의 자폐증까지 겹치게 되는데, 할아버지가 손자 샘에게 살아가면서 견디어야 하는 고통의 순간을 이겨나갈 수 있는 인생에 관한 32통의 편지를 엮은 것이 <샘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이 책은 나에게 깊은 감동을 준 책이기도 하다.


          ♠ <마음에 말걸기/ 대니얼 고틀립, 문학동네, 2009> 중에서

 그후에 읽은 <마음에게 말걸기>는 심리치료사로서 자신에게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이야기, 가족이야기, 어릴적의 자신의 이야기, 교통사고 후의 자신의 심리와 치료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독자들에게 자신이 처하고 있는 고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인생 멘토링인 것이다.

" 나는 살아오면서 많은 일을 했어요, 그렇지만 내게 후회란 없습니다. 인생은 모험같은 거예요.
모험이 없으면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없겠지요." (p36) 
그는 필라델피아 공영방송국 인기 상담 프로그램 <가족 목소리>의 진행을 맡고 있는데, 방송을 통해서 상담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해서 이번에는 <가족 목소리>를 출간하였다.
가족 목소리~~
우리 시대를 대변하는 이야기들 인 것이다.
같은 집에 살고 있지만, 서로의 목소리를 언제 들어 보았는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
일상적인 대화조차도 단절되어 가고 있는 요즘에 마음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들어 본 것이 언제인가...
우리는 왜 가족의 목소리를 귀기울여 들어보려 하지 않았을까.
가족간에 있어서 서로가 서로를 할퀸 상처는 가족의 목소리를 통해서만 치유될 수 있는 것이다.
너무도 하찮은 한 마디, 행동 하나가 서로에게 큰 상처로 남겨지고, 그 상처는 가슴 속에 깊이 새겨져서 오래도록 치유되지 않았던 사례가 이 책 속에는 너무도 많이 담겨 있는 것이다.
'부모의  목소리', ' 배우자의 목소리', '아이의 목소리', '나자신의 목소리'로  나누어져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사례중에 아들이 동네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을  때에 저녁을 먹으라고 부르는 엄마의 날카로운 소리가 아들에겐 평생 엄마를 미워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단다.
그런데,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를 해 보니, 엄마는 자신이 어릴 적에 엄마의 보살핌을 받지 못했는데, 저녁이 되어서 자식들을 불러 집으로 데리고 가는 아이들이 너무도 부러웠기에 아들에게 그런 행동을 했다고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아들이 겪은 마음의 상처이기도 하고, 단 한 마디의 엄마의 목소리가 그 모든 오해를 풀어주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처럼 부모의 어떤 행동이 평생 그들의 인생을 좌우하기도 하는 것이다.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 부모가 자식 마음을 안다는 것.
그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서로의 대화를 통해서 쉽게 풀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 떠나 보내는데에도 여러 단계가 있을 것이다. 첫 단계는 집착이다. (...) 떠나 보냄의 두번 째 단계엔 관대함이 흘러 넘친다. (..)부모를 우리 뜻대로 할 수 있다는 환상을 버릴 때 부모가 우리를 조종하려 들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 우리가 정말로 해야 할 일은 마음속의 이야기를 털어 놓으면서 서로를 놓아주는 것이다. " (p73)
수치심, 죄의식, 부끄러움같은 마음의 짐이 있다면 그 누구도 상대방의 말에 진지하게 귀기울일 수 없는 것이다. 부모와 자식간에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결혼 생활에서의 부부의 행복은 배우자와 자신의 다른 점을 눈감아 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은 상대방이지 사랑의 느낌이 아닌 것이다. 또한 사랑하고 있을 때의 편안함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서로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배우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원만한 부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대니얼 고틀립'은 분명 많은 사람에게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주는 심리치료사인데도 불구하고 아내와의 별거끝에 이혼을 하였다는 것이다.
이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론과 실제는 여기에서도 괴리감을 나타내는 것일까.

부모는 자녀들의 목소리를 언제 들어 보았을까.
아이들이 가장 부모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 자신들의 말을 전혀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발 제 이야기 좀 들어 주세요~~" 라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부모는 그저 아이의 목소리를 눌러 버리지는 않았을까.
이것은 부모와 자녀의 대화를 단절시키게 되는 요인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자녀들이 성장하여 처음으로 집을  떠나게 되면 부모는 갑작스러운 상실감과 무력감을 느끼게 되는 '빈둥지 증후군'이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부모의 목소리, 배우자의 목소리, 아이의 목소리.
그것들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것은 바로 나자신의 목소리를 찾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우리가 가장 먼저 귀기울여 들어야 하는 목소리는 바로 나자신의 목소리인 것이다.
나자신의 목소리는 바로 우리 마음 속의 목소리이다.
우린 그 목소리를 들을  때에 거기에서 벗어나려고 할 것이 아니라. 가만히 나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신중히 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정말로 해야할 일은 마음 속의 이야기를 서로에게 털어 놓으면서 서로를 놓아주는 것이 원만한 가족관계를 이루는 지름길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나는 가족의 목소리를 얼마나 귀기울여 들었던가를...
그리고, 내가 던진 한 마디의 말에 가족중의 누군가가 마음의 상처를 입은 적은 없을까.
나를 더 성숙하게 만드는 문장 하나 하나가 가슴에 들어온다.
이 책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장은 마지막 문장이다.
가장 보편적인 문장같지만, 가장 뜻깊은 문장.
마음에 간직해야 한 문장.
" 그러나 그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그것이 가치있는 일임을 믿게 되었다.
나뿐 아니라 다른 모든 이들도 존재만으로 아름답다. " (p 350)
이 문장을 느끼고 깨달았다면 가장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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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승리 - 도시는 어떻게 인간을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하게 만들었나?
에드워드 글레이저 지음, 이진원 옮김 / 해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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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도시란?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내가 살고 있는 공간.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
내 기억속의 서울의 모습도 무척이나 많이 변하였음을 가끔씩 느낀다.



그러나, 어렸을 때 자랐던 동네를 가보면 조금의 변화는 있지만, 나의 어린 시절의 추억들과 함께 고스란히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있음을 보는 경우도 있다.
대학에 다닐 때는 '인문 지리학'이나 '도시 지리학'을 통해서 만나기도 했던 도시.
그이후에는 여행을 통해서 만나게 되는 세계적인 도시들.
황량한 사막이었지만 지금은 화려한 모습으로 변신한 도시.
고도 규제를 하지 않았기에 스카이 라인이 더욱 멋진 도시.
세계 제일임을 자랑하는 도시.
그들 도시들에는 도시의 기원, 성립, 몰락, 재도약 등의 이야기가 있다. 


 

이런 도시들이 가진 모든 이야기를 종합하여 도시를 경제적인 측면에서 분석하고 해석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는 "에드워드 글레이저" 이다.
"에드워드 글레이저"는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 교수인데, 뉴욕 맨해튼 이스트사이드에서 태어나 40년이 넘는 동안 도시에서 살면서 자연스럽게 도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런 도시를 경제학적으로 연구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의 부제는 " 도시는 어떻게 인간을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하게 만들었나?" 이다.
2011년 현재 세계 인구 절반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다.
그러니, 이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서 생각을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우리들도 그런 도시에 얽힌 많은 이야기들이 궁금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도시는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하는데,  도시들을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으로 만든 것은 과연 무엇일까?
도시의 역사를 통해서 도시들의 성공에 영향을 미친 요인은 무엇일까도 생각해 본다.
고대 아테네에서 18세기 바그다드와 나가사키에 이르기까지 도시들은 항상 문명들 사이에 지식을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통로였음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도시의 역할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뉴욕과 디트로이트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이 도시들은 도시의 발전과 몰락과정을 잘 보여주는 곳이기도 한데, 자동차 산업의 메카였던 디트로이트는 산업의 쇠퇴로 도시도 함께 몰락함을 잘 보여주는 도시이다.  


 

뉴욕도 의류산업의 중심지였지만 1960년 후반부터 1970년 초반에 걸쳐서 극심한 붕괴를 가져오게 된다.
그 과정에서 디트로이트와 뉴욕은 노동자들의 파업이 그치지 않았고,이 도시들의 시장은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과도한 임금인상을 하였는데, 오히려 이것이 더 큰 몰락을 가져오게 된다.
그 과정에서 디트로이트는 2억달러가 넘는 모노레일 시스템인 피플무버를 개통시키지만, 디트로이트에서 피플무버를 이용한 시민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다.
쇠퇴하는 도시에 필요하지도 않은 인프라의 건설은 오히려 많은 돈을 낭비하고 도시의 몰락을 가속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뉴욕이 세계적인 도시로 재도약하게 된 요인은 무엇일까.
뉴욕의 회생은 20세기 말부터 뉴욕에서 금융업이 성장하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뉴욕의 월가는 세계적인 금융가가 아닌가.
 이 책의 중심 주제는 " 도시가 인간의 강점을 더 키운다"는 것이다.
브루넬레스키가 만든 피렌체이든, 포드가 만든 디트로이트이든, 도시가 이룬 업적들은 전세계에 혜택을 준다.
그래서 도시는 경제, 사회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도시는 항상 경쟁과 다양한 혁신을 하여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인 10장 중에 한 부분에 속하는 뉴욕과 디트로이트의 사례이기는 하지만, 이 부분에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상당히 집중되어 있다.
정보 기술의 시대인 오늘날, 도시는 더욱 세계화가 되고 있다.    


 

또한, 환경관련자들의 말처럼 환경문제가 많이 내재되어 있는 곳이 도시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가장 살기 좋은 곳이 도시인 것이다.
그런 도시가 할렘화되고, 범죄의 온상이 되고, 환경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승리하기 위해서는 디트로이트의 사례처럼 정치적 목적에 의한 정책적인 도시 투자보다는 도시에 사는 사람에게 투자를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도시의 힘은 사람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이다.   




이 책은 도시경제학에 관련된 책이기에 보통의 독자들이 읽기에는 좀 쉽지 않은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 쉬운데, 세계적인 도시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에 읽으면서 새로운 지식을 많이 갖출 수 있는 그런 책이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한 번쯤은 접해 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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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초 스피치 - 90초 안에 상대를 감탄시키는 설명의 비법
이케가미 아키라 지음, 이윤영 옮김 / 흐름출판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90초 스피치>를 읽으면서 그동안 들었던 강연들을 생각해 보았다.



저자도 이 책의 앞부분에서 이야기하지만, 강연을 하면서 나누어 준 자료를 그냥 줄줄 읽는 강사나, 무슨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혼자 이야기하는 강사들의 강연을 들었던 기억들이 났다.
그런데, 요즘 대중 매체를 통해서 강의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전보다는 이야기를 하는 능려들이 많이 세련되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중에는 강의 도중에 억지 웃음을 유발시키기 위해서 과도한 목소리와 억양, 몸짓, 손짓, 그리고 때론 사투리까지 구사해 가면서 이야기를 끌어 나가는 모습을 보면, 강의에 집중이 되기 보다는 어수선한 느낌만 드는 경우도 많다.
그런 강의는 듣고 나면 실속없는 시간 낭비였던 경우가 있는 것이다.
강의를 하는 사람들이 좀더 자신의 생각을 "잘 알아 듣게 말하는 기술"이 있었다면 그런 과도한 표현은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 면접  때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전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에 알기 쉽게 전달할 수는 없을까?
" 내 생각을 상대방에서 오해없이 전달할 수는 없을까?"
" 학교 생활이나 직장 생활에서 발표를 해야할 경우에 좀더 자신있게, 할 수는 없을까 "
~~ 등등의 경우에 몇 번씩은 고민을 해 보기도 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스피치의 최종 목표는 "알아 듣게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는 현재도 활동을 하고 있는 NHK 30 년 베테랑 기자라고 한다. 얼마전 일본 대진진 때도 현장에서 일본 국민들에게 방송을 하였던 사람인 것이다.
그는 <90초 스피치>에서 자신의 방송 체험을 통해서 얻은 말하기 기술의 노하우를 소개해 준다.



" 핵심을 꿰뚫는 말하기",   " 알기 쉽게 전달하는 방법", " 귀에 착 감기는 프레젠테이션" 등의 방법을 알려준다.
책의 일정 부분을 읽을 동안에는 저자의 기자 경험이 바탕이 된 이야기여서 혹시 나에게는 필요없는 부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그런 노하우가 결국에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말하기 기술인 것이다.
" 90초" 안에 모든 발표의 성패는 좌우될 수도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면 그의 스피치 방법이 왜 유익한 정보인가를 알게 될 것이다.
특히, 발표자들에게 필수 항목이라고 할 수 있는
PART 5 " 귀에 착착 감기는 3분 프레젠테이션 법칙"
그리고, PART 6 의 "청중의 몰입을 이끄는 11가지 단어 전략" 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PART 인 것이다.

  

 
    6장 청중의 몰입을 이끄는 9가지 단어 전략

  BAD WORD ‘그리고’는 필요없다
  BAD WORD 불만을 부르는 말 ‘그런데’
  BAD WORD 말의 흐름을 끊는 ‘다른 이야기지만’
  BAD WORD 막연하기 짝이 없는 ‘이런 와중에’
  BAD WORD 무책임한 말 ‘어쨌든’
  BAD WORD 믿음직스럽지 못한 ‘~라고 생각합니다’
  MAGIC WORD 몰입을 이끄는 매직워드 ‘큰일입니다’
  MAGIC WORD 마무리에 쓰면 효과적인 ‘요컨대’
  MAGIC WORD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는 ‘바꿔 말하면’
  표제만 잘 뽑아도 절반은 성공이다
  청중이 메모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다
  키워드를 살리는 설명
  칼럼 05 ‘수식어’의 함정
  칼럼 06 용어는 잘게 풀어낸다


  


'이케가미 아키라'는 '일본 최고의 설명 전문가'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니는 사람인데, 그는 우리에게 자신의 생각을 90초 안에 알기 쉽게 전달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90초 스피치>는 말하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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