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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생물 콘서트 - 사진으로 보는 생태다큐멘터리
한영식 지음 / 동아시아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어릴 적의 기억들은 모두가 아름답다.
그리고, 어릴 적에 접했던 것들은 평생을 함께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오래전에 세상을 떠나신 부모님이시지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산다.
그리고 부모님 산소를 찾을 때에는 고운 한 다발의 꽃을 놓아 드린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항상 꽃과 함께 사셨기에....
초등학교시절, 그때는 국민학교였다.
아버지가 사다 주신 식물도감과 동물도감은 나에겐 참 친근한 책이었다.
다른 책들보다 종이의 질도 좋았고, 사진(그림)도 세밀하게 그려져 있었다.
책 속의 식물과 동물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이름을 알게 되었고, 그들의 습성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다른 사람들보다 꽃이름, 나무이름, 곤충이름 등을 잘 알고 있다.
산책길에 마주치는 꽃과 나무들을 보면서 가끔씩은 어릴적의 식물도감, 동물도감들이 생각나기도 하고, 계절이 바뀌는 모습을 그들을 통해서 느끼곤한다.
<우리 땅 생물 콘서트>는 그래서 관심이 갔던 책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저자인 생태전문가이자 현장 전문가인 한영식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한반도에 살고 있는 동식물들 이야기이다.
나는 동물보다는 식물이 훨씬 좋기는 하지만, 생태계에서는 동물도, 식물도 모두 귀중한 것들이니 그의 이야기를 따라 가본다.
주요 내용은 한반도에 살고 있는 동식물들 중의 하나의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그것들과 공존하는 것들의 이야기로 이야기는 펼쳐진다.
그리고 생태이야기를 통해서 환경과 동식물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
위기에 처한 동식물으 살릴 방안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오염된 물을 정화시키는 수생식물인 고마리.
아마도 주변에서 많이 본 식물이지만, 이 식물이 고마리라는 것도 수생식물이라는 것도 잘 알지 못했을 것이다.
이외에도 부들, 개구리밥, 노랑어리연꽃도 하천, 습지, 늪, 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식물들이다.

이제 곧 선선한 바람이 불면, 노~~ 란 은행나무에는 은행이 다닥다닥 달린 모습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은행은 우리 몸에 좋은 열매이지만, 그 냄새가 기분을 상하게 한다.
그런데, 은행나무도 공기정화작용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은행나무를 웰빙나무라 부른다.
은행잎에서 수피, 뿌리, 은행열매까지 모두 약재로 쓰이는 나무.
그런데, 새로운 사실은 도심 속에 있는 은행나무의 은행을 먹는 것은 금물이란다.
오염에 강한 은행나무는 오염물질을 스펀지처럼 잔뜩 머금고 있어서 은행 속에는 오염물질이 있다는 것이다.
눈이 부리부리한 부엉새.
"부엉~ 부엉새가 우는 밤, 부엉~ 춥다고서 우는데, 우리들은 할머니곁에, 모두 옹기종기 앉아서, 옛날 이야기를 듣지요"
어릴 적에 많이 부르던 동요.
그만큼 옛날에는 부엉이가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멸종위기에 놓여있다.
이유는?
부엉이와 올빼미의 천적은 쥐이다. 그래서 쥐를 잡기위해서 쥐약을 놓고, 논밭에는 제초제를 뿌리리다 보니, 쥐약먹은 쥐를 잡아 먹은 부엉이와 올빼미, 제초제와 같은 독성물질에 중독된 부엉이와 올빼미는 자연히 그 숫자가 감소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밖에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참 많다.
600 년전에 중국에서 들어온 재래벌인 토종벌이 집단폐사가 되면서 꿀벌이 실종되고, 생태계는 위협을 받고 있다.
한때, 애완용으로 기르던 붉은 귀거북은 4~5 년이 되면 겨드랑이에서 암내가 난다고 한다. 그래서 거북이를 기르던 사람들은 붉은 귀거북이 귀찮은 존재가 되고, 그래서 강에 버리게 되고, 신자들도 방생용으로 거북을 방생하게 되면서 수생생태계의 교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생태계 교란으로 주목을 받는 동물로는 황소개구리도 한 몫을 할 것이다.
이렇게 무심코 들여온 동물들이 생태계를 교란시키기도 하고, 귀화식물들에 의해서 우리 고유의 식물의 자리가 위태롭게 되기도 한다.
얼마전에 뉴스에 나왔던 내용중에 고속도로를 비롯한 도로 건설시에 생태이동 통로를 만드는데, 야생동물의 습성을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생태이동 통로가 무용지물이라는 소식을 전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처럼 야생동물들은 로드킬 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 책은 이렇게 우리주변에서 볼 수 있는 동식물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여러 문제점까지 지적하고 있어서 더욱 흥미롭고 유익한 책이다.
우리 땅, 한반도에 살고 있는 동식물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생태계의 교란이나, 환경문제, 생명의 소중함까지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