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디슨 카운티의 추억
로버트 제임스 월러 지음, 김훈 옮김 / 시공사 / 2002년 10월
평점 :
품절


 
오래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한 번 읽는다는 것은 새로운 느낌을 가지게 한다.



내가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을 읽은 것은 아마도 10여년이 지났을 것이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서 생각의 차이가 있기에 어떤 느낌으로 이 작품이 다가올까 궁금했다.
물론, 10여년전에 이 책을 읽을 때의 서평이 없기에 비교를 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냥 애잔했던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가면서 <매디스 카운티의 추억>을 읽어 본다.
이 책의 작가인 '로버트 제임스 월러'는 1992년에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발표하는데, 이 작품을  쓸 때만해도 출간계획은 없었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선물을 하고 싶은 마음에 쓰게 되었는데, 의외의 좋은 반응을 얻게 되었다.



'제2의 러브스토리'라는 말을 듣게 되는데, 이 작품은 실존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는 것이다.
그후, 많은 독자들이 후일담을 궁금하게 여기기에 작가는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을 발표하게 되는 것이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안 읽었다면,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을 이해할 수 없을까?
전혀 그렇지는 않다. 별개의 소설로 생각해도 좋을 정도로 그 이전의 이야기가 후속작에 담겨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로버트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의 불꽃처럼 강렬했던 사랑이야기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읽어야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에 나오는 회상 부분만으로는 그들의 사랑이 얼마나 열정적이었는지, 그들이 왜 사랑의 이별을 해야만 했는가 하는 것은 아무래도 잘 느낄 수 없을 것이다.
후속작에서는 그들의 사랑이 너무도 애잔한 사랑, 운명적 사랑이었지만, 결코 가족을 위해서 이별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프란체스카의 마음이 쓸쓸하게 느껴진다.
나흘간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들을 죽는 그 순간까지도 서로를 그리워하게 만들어 주었지만, 차마 상대방의 행복을 위해서 선뜻 찾아 나서지 못하는 그런 서글픈 사랑이기도 한 것이다.

" 그는 그녀를 위해서 여행과 사진 찍은 일과 그밖의 모든 것을 포기할 용의가 있었다. 그러나 그들 앞에는 선택의 기로가 놓여 있었다. 그녀로서는 참으로 힘겨운 선택의 기로가.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옳다고 여긴 결정을 내렸고 그 결정을 고수했다. 그녀는 그와 함께 떠나는 대신 아이오와에서 가족과 함께 머물렇다. 그 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이미지를 느낌으로 바꾸고 그 느낌을 고통스러우리만큼 생생한 것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p20)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가 이별을 하고 16년이 지난 후.



로버트 킨케이드는 16년만에 자신에게 더없이 소중했던 것들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기 위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향해 떠난다. 
16년 동안 고이 간직했던 프란체스카의 사진을 들여다 보면서, 그는 이루지 못한 사랑의 그리움을 찾아서.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 킨케이드는 프란체스카를 만나지는 않으리라.
그의 삶에 어떤 파문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

그런데, 여행길 빅서라는 마을에서 순식간에 스쳐가는 여인의 모습.
그녀는 킨케이드의 삶에 어떤 존재였을까.
사진작가이자 종군기자였던 그가 전쟁터의 비명 속에서 막 빠져 나온 1945년 가을에 만난 여자, 윈 맥일런.
36년 3개월이 지난 후에 스쳐가는 모습에서 서로를 감지하게 되는 그들.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에는 로버트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의 운명적인 사랑이자, 평생을 가슴에 담고 살아온 사랑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그리고, 그 사랑 이전에 만났던 방황하던 시절의 로버트 킨케이드와 윈 맥밀런의 또다른 사랑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삶에 있어서 몇 번은 겪게 되는 사랑.
먼훗날까지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되면서 가슴에 그리움을 안고 사는 사랑도 있고, 그저 스쳐간 사랑이기에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다가 어느날 불쑥 나타나는 사랑도 있는 것이다.

사진을 벗삼아, 여행을 다니면서 삶을 쓸쓸하게 살았던 로버트 킨케이드의 마지막도 그와같이  쓸쓸하기만하다.
평생을 그리움에 사무치게 살았던 그의 삶이 너무도 안스럽기만하다.
오손도손 행복하게 살 수도 있는 삶도 있었건만....

며칠전에 읽었던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소설 <모멘트>에서도 운명적인 사랑을 하지만, 한 순간의 선택으로 가슴에만 담아두고 떠나 보내야만 했던 사랑이야기처럼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 속의 사랑도 그저 가슴에 담아 두고 그리워하는 사랑으로 끝나는 것이다. 
혹시나 자신을 찾아 줄 날만을 기다리고 살았던 프란체스카의 사랑은 그래서 아쉽기만 하다.



이제 사랑의 모습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그 양상이 많이 바뀌었기에, 명확한 것을 좋아하는 청춘들에게는 이 소설이 어떤 생각으로 다가올 것인가 궁금하기도 하다.

떠나간 사랑에 대한 추억,
가끔은 생각나는 사랑의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저물어가는 가을날에 읽어보면 좋을 것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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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마감] 9기 신간평가단 마지막 도서를 발송했습니다.

벌써 6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좋은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기회가 주어졌던 것에 감사드립니다. 

1. 가장 좋았던 책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 

여행관련 에세이를 좋아합니다. 유럽관련 책만해도 상당히 많이 읽었는데,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는 그중에서도 좋았던 책입니다. 

저자의 박식한 클래식이야기를 따라 유럽을 여행하는 느낌은 황홀하기까지 했답니다. 

2. 내마음대로 베스트 5 

(1)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  

(2)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3)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지 않습니다. 

(4)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5) 생각의 일요일들 

그동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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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100배 즐기기 - 쑤쿰윗.카오산 로드.씨암.파타야.후아힌 - City 100 100배 즐기기
성희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 100배 즐기기>는 여행을 갈 때에 꼭 지참하게 되는 여행정보 책자이다.



지금까지 여행자들이 많이 가는 곳 20여개 도시의 정보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이 다른 여행정보 책보다 좋은 점은 새로운 정보를 빠르게 업그레이드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100배 즐기기>가 최근의 정보를 담고 있다. 여행지에서의 교통정보나 맛집찾기 등의 정보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기때문에 여행책자만을 믿고 찾아간 곳이 없어진 경우에는 황당하기 마련이다.
또한, <~100배 즐기기>의 좋은 점 중의 하나는 최근 MAP BOOK이 별책처럼 붙어 있는데, 그 속에는 방콕 핵심 지역 19곳, 방콕 주변 지역 5곳의 최근 지도와 공항철도, BUS& MRT 노선도,  BUS& BOAT 노선도가 수록되어 있는데, 이 부분만 절취해서 가지고 다닐 수 있게 꾸며져 있다.





내가 생각하는 방콕에 대한 이미지는 극과 극을 나타낸다.
몇 년전에 친지들과 함께 여행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가지를 못했다. 여행후에 들려주는 이야기는 한 번은 꼭 여행하고 싶은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속의 불교 사원의 모습, 왕궁 등의 찬란하였다.
그런데, 내가 읽었던 몇 권의 책에서 느꼈던 방콕의 이야기는 너무도 경악스러운 이야기들이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었지만, 작가는 실제 상황과 그리 다르지 않음을 강조했는데, 소설 속의 태국의 밤 문화에 희생되는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가 끔찍하게 묘사되었다.
읽는 도중에 차마 끝까지 읽기가 힘들 정도의 이야기.
그리고, 언젠가 TV에서 본 여행자들을 위한 트래킹과 곡예에 동원되는 코끼리들의 이야기도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반면에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 박준, 넥서스, 2006>은 '여행자의 천국'이라고 하는 카오산 로드를 여행하고 싶도록 해주기도 했다.
그런 방콕 여행의 정보를 담고 있기에 언젠가 한 번은 꼭 가보리라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 책의 저자인 성희수는 여행작가이자 트래블 컨설턴트인데,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던 중에 태국과 사랑에 빠진 태국 마니아이다.
7년간 태국에 거주하였고,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서 3개월간 취재 여행을 하였다고 한다.
그녀가 안내하는대로 따라가기만하면 방콕 여행은 즐거움을 가져다 줄 것이다.
동남아시아의 첫 관문이자 세계 곳곳에서 온 여행객들이 전파하는 다양한 문화와 태국의 전통 고유 문화가 공존하는 곳인 방콕은 어두운 뒷이야기만 없다면 매력적인 여행지임에는 틀림없다.







이 책에서는 태국의 매력 10가지를 소개해준다.
그중에 한국인들도 좋아하는 태국 요리, '꾸어이 띠아우'(쌀국수), 새우 바비큐인 '꿈파우', '수끼'등은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 요리인데, 그밖에도 해산물이 풍부하니 풍성한 맛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쇼핑 아이템으로는 동남아 최고의 쇼핑센터 '씨암파라곤'을 비롯하여 재래시장과 같은 인간미가 넘치는 현지인을 만날 수 있는 '짜꾸짝'주말시장도 가보는 것이 어떨까.
방콕은 다양한 볼거리도 많은 곳으로 관광1번지라 불리는 '왓 프라깨우'. '왓 포', '왓 아룬' 등도 꼭 들려보아야 할 곳이다.



동남아 배낭여행의 1번지인 '카오산 로드'.


 
그리고 태국 제1의 휴양지인 '파타야'



이런 곳들에 대한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특히 방콕을 처음 여행하고자 하는 초보 여행자를 위한 스케즐에 따른 여행 정보는 방콕 여행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방콕 여행길에 <방콕 100배 즐기기>를 가지고 가면 편안한 여행이 될 것이다.
그날 그날 여행할 곳을 방콕 맵북의 노트에 적고, 맵북만을 들고 하루의 여행을 시작해도 그 부담없는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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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쇼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퀴즈쇼>는 2010년 2월에 개정판이 나왔다.



그런데, 집에 소장하고 있는 <퀴즈쇼>는 2007년 구판이지만 내용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같다.
내가 김영하의 작품을 처음 읽게 된 것은 여행에세이인 <여행자 시리즈 1- 하이델베르크>를 통해서 였는데, 그 책은 단순한 여행 에세이를 뛰어 넘는 특색있는 책이었다.
하이델베르크를 소재로 쓴 소설과 여행지에서 직접 찍은 감각적인 사진과 카메라에 얽힌 추억담, 여행일화를담은 에세이가 함께 담겨진 책이었던 것이다.
내가 여행자로 걸어 다녔던 하이델베르크의 성이나 카를 테오도 다리 등을 추억하고 싶어서 읽은 책에서 의외로 좋은 작가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그후로 <여행자 도쿄>,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시칠리아에서 온 편지>, <랄랄라 하우스>등의 에세이와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등을 읽으면서 작가의 작품과 친숙하게 되었다.



작가의 글은 퀴즈쇼에 나오는 이민수만큼이나 지적 수준이 높은 지식의 향연을  담아내고 있었다.
이민수는 아는 것이 참 많다는 고시원의 옆방녀의 말에 잡학수준이라고 하지만, 작가의 글은 잡학수준이 아닌 다방면에 걸친 해박한 지식이 돋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만이 가진 상상력과 표현력은 그의 작품을 읽으면서 "역시 김영하니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퀴즈쇼>는 80년대에 태어난 원숭이띠인 스물일곱살 고학력 백수의 성장소설이자 연애소설인 것이다.
스물일곱 살 !!
꿈많은 청춘들, 그런데, 그들의 현주소는 어떤가?
학교, 학원을 쉴 틈없이 드나들면서 대학에 입학하고, 군대를 갔다오고, 졸업을 하지만, 사회는 그리 만만하지 않으니 그들은 졸업과 동시에 좌절을 맛보기도 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 이민수는 왕년에 단역배우를 했던 외할머니밑에서 자란 사생아이다. 아버지는 누구인지도 모르고, 엄마도 기억에 없는 청년이다.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도 다녔고, 유학을 보내준다는 외할머니의 말에 따라 영어학원을 다니던 그에게 외할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인생의 큰 고비를 가져다 준다.
외할머니가 남겨놓은 것은 빚더미.
월세 29만원의 창문없는 고시원생활, 그것도 겨우 한 달 밖에 버틸 수 없었던 경제사정.
편의점 알바도 겨우 며칠 버틸 정도이니....
창문없는 음침한 고시원 방에서 그가 찾을 수 있었던 것은 " 현실의 창대신 빌 게이츠의 창,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를 선택" (p62)하게 되는 것이다.
퀴즈방에 클릭하는 것이 그의 유일한 활동.
민수는 자신에게 닥친 일들에 대해서 어떤 돌파구를 찾으려는 노력보다는 "모든 일을 뒤로 미루고 뭐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세상의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나서 유유자적하며 살아가는 그런 청춘이라고 할까.
현실에서는 소외되었지만, 인터넷 퀴즈방에서는 경쟁에 끼는 그런 청년 백수.
컴퓨터 네트워크의 세상에서는 자신의 아바타가 존재하고, 아바타는 나의 실제 모습은 아니지만, 나 자신처럼 행세를 하기에 이민수의 세대들은 그 뒤에 숨어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가상의 세상과 만날 때는 누추한 현실을 잊을 수 있기에.

가상의 세상에 빠져서 그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듯한 민수의 생활은 퀴즈방에서 아이디 '벽 속의 요정'을 만나게 되고, 그것은 민수의 새로운 사랑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많은 독자들은 <퀴즈쇼>를 읽으면서 작가가 고시원의 생활, 편의점 알바의 생활, 인터넷 퀴즈방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등을 너무도 소상하게 묘사하기에 혹시나 작가도 이런 경험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작가는 자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들에 대해서 너무도 밀착 취재하여 쓴 것같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 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민수가 이필성을 따라 가게 되는 산 속의 <회사>의 이야기는 작가의 상상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느끼게 해준다.
퀴즈쇼를 대비하여 훈련받는 집단의 이야기.
물론, 그것이 가상의 세계, 허구의 세상이었는지는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지만,
바로 그것이 청춘들의 방황이자, 자아 속의 탈출구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부모님의 사랑(?) 속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던 청춘들이 그들의 세상으로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치열한 경쟁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거운 껍데기를 스스로 벗어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사회에 나가기도 전에 그 사회로부터 추방당한 삶을 사는 청춘들.
가장 희망찬 시기에 가장 암울한 현실에 봉착한 청춘들.
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비록 민수가 헌책방의 점원으로 취직을 하지만, 그것은 민수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고, 민수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기에 그런 민수에게 그것은 세상을 살아나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서
" 부디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청춘의 찬란한 빛이 언제나 그들과 함께 하기를" 이라는 말을 전한다.

역시 김영하의 작품은 읽는 책마다 그만의 독특한 개성과 신선함이 함께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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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시장 - 부자나라들과 투자집단의 은밀한 세계 장악을 폭로한 충격 보고서
에릭 J. 와이너 지음, 김정수 옮김, 곽수종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2008년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에 세계 금융은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는 위험에 빠져 있는 것이다.
그리스를 비롯하여 스페인, 포루투갈, 이탈리아에 이어서 프랑스, 영국의 경제까지도 위험하지 않은가 하는 예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2010년부터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도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상황에 놓이게 되고, 세계금융의 중심인 월가에서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월가의 시위는 처음에는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서 일어났지만, 이제는 인근 도시와 다른 나라로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세계 역사를 보면 작은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들도 나중에는 역사를 바꾸어 놓는 큰 사건으로 번지기도 하기에 그냥 간과할 일은 아닐 것이다.
이런 예측 불가능한 세계 경제 상황 속에서 현재의 세계 경제의 동향과 미래의 예측을 수많은 자료 분석과 사례를 중심으로 예리하게 분석한 책이 출간되었는데, 그 책은 <그림자 시장>이다.


 
이 책의 저자인 '에릭 J 와이너'는 각종 매체에서 세계 시장 분석을 담당하는 저널리스트인데 그의 칼럼을 비롯한 저서들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데, 특히, 그는 세계 경제 이면에 가려진 진실을 예리하게 파헤치는 기자로 정평이 나있다.
저자는 " 지금의 세계 경제 상황은 경제 붕괴가 아닌 경제의 구조적 변화" (책 속의 글)라는 말로 이 책의 요지를 정리한다.
특히 이 책의 부제가 "부자 나라들과 투자집단의 은밀한 세계 장악을 폭로한 충격 보고서"인데, 이 부제가 말하는 "부자 나라들과 투자집단"이란 과연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바로 그것은 "그림자 시장"인 것이다.

"그림자 시장"이란 용어가 생소하다면 그 의미부터 알고 가야 할 것이다.
"그림자 시장"이란 "부와 지정학적 권력이 융합한 글로벌 결합체, 눈에 보이지 않게 끊임없이 변화하는 결합체, 서로 아무런 연관도 없는 최고 부자들과 주식, 채권, 부동산, 통화 등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이루어진 막대한 보유자산을 통해 국제 경제를 효과적으로 지배하는 투자자들의 집합체"(책 속의 글 중에서)를 말하는 것이다.
그 중심 세력은 중국과 여러 산유국, 싱가포르, 노르웨이같은 수퍼리치 국가들 것이다.

21세기 세계 경제 위기의 시작은 1995년 멕시코의 페소화 평가절하 설정에 이은 잇따른 실패로 인한 위험에서부터였는데, 이것으로도 알 수 있는 것은 이제는 세계 경제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 국가의 위험이 다른 국가로까지 파급된다는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미국발 금융위기나 유럽의 여러 나라의 경제 위기는 세계 금융 시장에 큰 여파를 가져오게 되고, 이런 와중에 세계 경제는 그림자 시장의 영향을 받게 되고, 지정학적 권력은 서서히 서양(미국, 유럽)에서 동양(중동의 산유국,극동의 부자나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컨설팅회사 언스트 앤드 영의 보고서에 따르면 결국 세계 경제는 BRIC로 불리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네나라 중 한 나라가 지배할 것이라는 예측.
골드만 삭스의 경제 전문가 짐 오닐에 의하면 2027년 쯤 중국 경제가 미국을 앞지를 것이며, 브릭 국가의 경제가 G7 국가를 능가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한다.
특히 BRIC 국가 중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인 중국의 베이징 금융가인 진롱제를 통해서 하루에 15억 달러의 자본이 유통되고 거의 3조 달러에 이르는 자산이 관리된다고 하니, 꿈틀거리는 세계 경제의 이동은 예측이 아닌 현실이 될 가능성이 많다고 볼 수 있다.
그림자 시장의 등장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지역은 유럽이며, 유럽국가들은 세계 금융시장이라는 국제 무대에서 영향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2009년 세계 지도자들은 G7이 아닌 G20을 세계 경제를 관리하는 지배적인 경제기구로 삼았으니, 그림자 시장의 등장은 세계 경제의 향방을 좌우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또한 2020년~2030년에는 중국이 세계 경제를 장악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G2로 급부상한 중국의 위상을 말해주는 사례들은 쉽게 찾아 볼 수 있으니, 미국의 경제력의 상대적인 쇠퇴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일본, 독일, 영국과 같은 전통적 강대국의 국제적 영향력의 상실이기도 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가속화되고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세력이 교체되어 가고 있는 과정에는 눈에 보이지 않게 끊임없이 활동하는 그림자 시장이 있는 것이다.

 

 
 
<화폐전쟁>을 비롯한  경제 서적들이 중국인들에 의해 많이 씌여지고 있는데, <그림자 시장>은 미국인이 쓴 책이라는 것과 미국인이 본 세계 경제의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그림자 시장의 이야기이기에 그 의미가 더 큰 것이 아닐까 한다.

미국인의 시각을 떠나서 <그림자 시장>을 읽으면서 한국 경제인들은 어떤 생각을 해야 할 것인지도 큰 관점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의 경제는 미국 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미국의 경제적 변화는 우리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한국을 극동의 부자나라로 분류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림자 시장의 범주에 넣지는 않은 것을 보면 세계 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이루어질 때에 한국의 입장은 어떤 것일까 더 의문스럽기도 하다.
처음 이 책을 접할 때는 상당히 딱딱한 경제관련 전문서적으로 생각했지만, 저자가 관련 사례들을 많이 제시하면서 내용을 풀어나가기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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