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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댓 드라마티스트 - 대한민국을 열광시킨 16인의 드라마 작가 ㅣ 올댓시리즈 2
스토리텔링콘텐츠연구소 지음 / 이야기공작소 / 2011년 10월
평점 :
2011년 2월에 '스토리텔링콘텐츠 연구소"에서 <올 댓 닥터>를 출간하였다.
이 책에는 의사 17명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 같은 직종에 종사하는 의사들이지만, 그들은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환자들을 돌보고 있었다.
아프리카의 톤즈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활동하던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에서부터 '바다 위의 진료실'이라고 불리는 '충남 501호 병원선'에서 일하는 의사의 이야기까지 환자들을 돌보는 의사의 이야기는 많은 감동을 주었다.
바로 <올 댓 닥터>를 썼던 '스토리텔링 콘텐츠 연구소'에서 이번에는 16명의 드라마 작가들을 취재하여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대한민국를 대표하는 드라마 작가들의 작품 구상에서 취재, 작품활동, 드라마 찍기에 이르기까지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드라마 작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말할 나위없이 귀중한 이야기들이 될 것이다.
그런데, 요즘의 나는 TV 드라마를 잘 보지 않기때문에 이 책에 나온 16명의 드라마 작가들의 이름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아주 잘 나가는 드라마 작가인 김수현, 김정수, 김운경, 주찬옥, 최완규, 노희경 정도만 알고 있을 정도이다.
그렇지만, 책을 읽다 보니, 전체적인 드라마를 보지는 않았지만, 가끔 몇 회정도를 보거나, 그 드라마가 방영될 당시에 인터넷을 통해서 내용을 접했던 드라마들이기에 그 작품들이 얼마나 많은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는지, 아니면 깊은 감동을 주었는지는 가늠할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김수현의 드라마는 시청률이 70 %가까이 나온 작품이 있기도 하고, 그가 쓴 드라마는 시청률 보증수표라는 말이 떠돌 정도인 것이다.
그것은 한 치의 빈틈도 용납하지 않는 철저한 작가 정신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칭얼대는 아이를 업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전원일기>의 김정수는 돈, 명예를 위해서 드라마를 쓴 것이 아니라 그냥 글을 쓰느 것이 기쁨 그 자체였다고 한다.
<서울 뚝배기>, <형>등을 쓰기 위해서 제비역할이 나오면 춤을 배우고, 카바레를 가서 직접 체험하고, 거지의 이야기를 쓰기 위해서는 거지소굴도 마다하지 않았던 김운경은 그만큼 생생한 체험을 중시하는 작가인 것이다.
"드라마는 작가 한 사람의 작품이 아닌, 공동창작품이다. 연출과 배우, 촬영 현장의 모든 사람들의 노력이 모여 만들어진다. 공동작업은 한 명의 능력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각자 자신이 가진 최선의 능력을 내놓는 것이다." (P65)
마이스터라 칭하기도 할 정도로 집필하는 드라마마다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최완규는 처음부터 그리 잘 나가던 드라마 작가는 아니었다.
물론, 시작은 좋았다. 극본 현상 공모에서 당선되면서 순탄한 길을 가는 것같았지만, 그는 글을 쓸 기회도 얻지를 못하고 백수와 같은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런데, <종합병원>을 드라마 작업을 하기 위한 시놉시스 제출에서 그의 시놉시스가 채택되면서 병원 응급실 구석에서 쪽잠을 자면서 몇 개월을 취재하게 된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작가의 사정으로 드라마가 제작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놓이게 된다.
그때에 자구책으로 그에게 맡겨진 드라마 집필은 그의 드라마 작가로서의 출발을 탄탄하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 <종합병원>, <허준>, <상도>, <올인>, <주몽>등의 드라마 작품을 쓰게 되는 것이다.
그는 우리 사회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는 드라마 장르가 순기능을 제대로 못할지언정, 역기능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
'막장 드라마'를 비롯하여 시청률만을 높이기 위한 드라마의 폐해를 지적하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등을 비롯한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작품들을 쓰는 노희경은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있는 반면에 시청률은 따라 주지 않는 드라마 작가이기도 하다.
'시청률 블랙홀'이라는 불명예를 가진 그의 <바보같은 사랑>은 첫회 시청률이 애국가 시청률보다 낮은 1.6%를 기록했던 것이다.
그래도 그의 작품은 소시민적인 이야기들로 착한 드라마를 지향하는 것이다.
한 해 방송 3사를 통해서 배출되는 드라마작가는 20명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거기에서 살아 남는 작가는 2~3명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막장 드라마','쪽대본'등의 불명예스러운 이야기가 난무하는 드라마 시장에서 드라마 작가들은 수억대의 거부가 될 수도 있지만, 한 편의 작품을 쓴 후에 그냥 사라져 버리는 작가들도 많은 것이다.
더군다나, 그들의 작품이 드라마로 방영되기 시작하면 시청률을 비롯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몇 개월동안은 글감옥에 갇혀서 꼬박 작품과의 씨름을 해야하는 것이다.

이런 드라마 작가들의 각본없는 인생과 일에 대한 이야기가 이 한 권의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작가들의 삶과 일을 엿 볼 수 있는 책이고, 드라마 작가 지망생들에게는 선배들이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작가 생활을 굳건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