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트 인 서울 Agit in Seoul - 컬처.아트.트렌드.피플이 만드는 거리 컬렉션, 개정판 in Seoul 시리즈
민은실 외 지음, 백경호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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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나고 성장하고 지금까지 서울에서 쭉~~살고 있지만, 나는 과연 서울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먼저 이 책을 훑어보니, 내가 성장하면서 그 시기 시기마다 자주 가던 곳들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생활의 패턴이 달라지게 되면서  자주 찾았던 곳들도, 추억 속의 장소로 남겨진 곳들이 다수 있는 것이다.
지금 내가 자주 가는 곳은 집에서 가까운 곳들이고, 전시회나 공연 등을 관람하게 되면 정동길, 효자로, 삼청동, 대학로, 예술의 전당이 있는 부근들을 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가끔은 신촌을 가거나...
서울에서 내가 가는 곳이 이렇게 한정되어 있기에, <아지트 인 서울> 속에 담겨진 서울의 여러 곳들은 추억 속에만 남아 있거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들도 있는 것이다.

 
 
<아지트 인 서울>은 책 자체가 참 예쁘고, 정겹게 느껴진다.
책 속에는 사진, 일러스트 및 삽화 그리고 멋진 글이 함께 하기에 그런 것이다.

이 책은 2009년에 출간되었던 책을 새롭게 다시 꾸민 책인데, 4명의 저자인 이근희, 전영미, 민금채, 박정선이  서울의 각 지역을 분담해서 취재하였고, 포토 그래퍼인 백경호가 사진을 찍었다.  

    
 
 
 

여기에 이희숙이 일러스트와 삽화를, 이은실이 서울의 12개 거리의 촬영 및 책 진행을 맡아서 하였기에 한 권의 책 속에서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포토그래퍼인 백경호의 말이 가슴에 다가온다.
" 진정한 발견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데 있다." (책 속의 글 중에서)

그런 생각으로 책을 접하니 서울의 각 지역의 모습이 다채롭게 다가오면서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곳이 서울?
이런 생각이 드는 곳들이 많이 눈에 들어온다.
'서울이 이처럼 다양한 매력을 가진 도시였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뉴욕의 맨해튼, 파리의 상제리제 거리, 홍콩의 야경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모습에 눈이 호사를 누린다.
일상 속에서 접했던 서울의 모습과는 다르게 느껴지는 문화를 찾아 떠나는 서울의 거리, 그리고 또 다른 거리.
<아지트 인 서울>에서는 컬쳐, 아트, 트랜드, 피플이 만드는 거리 컬렉션을 펼쳐 보여주는 것이다.
낯익은 정동길, 덕수궁 돌담길.





 
 
시립미술관 근처에 빨간 공중 전화박스가 있었다니....
그토록 많이 찾았던 거리에서 내가 찾지 못했던 거리의 모습을 이 책은 보여준다.
그리고 '꼭 가봐야 할 Hot Spot', '따끈한 밥이 먹고 싶을 때', '특별한 커피,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 '문화재 감상하기 '등
서울의 12개 거리에서 이런 류의 모습을 찾아 보는 재미도 솔~~ 솔~~





  
 
  
 
 
 
 
  

그런데, 청담동과 압구정길, 서래마을은 그야말로 별천지가 따로 없음을 책 속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것이다.



  
 
  
 
 
 
청담동은 '멋생멋사'란다.
자주 가는 거리, 한 번도 찾은 적이 없는 거리.
그런 거리위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펼쳐진다.

  
 
  
 
 
 

  
 
  

추억속의 거리, 머물고 싶은 거리, 다시 찾고 싶은 거리.
책꽂이에 꽂아 놓고 눈이 내리는 날에 살짝 펼쳐보고는 무작정 그 거리를 찾아 나서야 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예쁜 책을 덮는다.
서울~~

다양한 매력이 있는 거리가 있어 더욱  좋은 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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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4 - 고국원왕, 사유와 무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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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미천왕편 너무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래서 고국원왕편도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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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비상시대 - 석유 없는 세상, 그리고 우리 세대에 닥칠 여러 위기들
제임스 하워드 쿤슬러 지음, 이한중 옮김 / 갈라파고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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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자극적인 문장은 "미래를 향해 몽유병자처럼 걸어가는 사람들"이라는 제 1장의 제목이자, 책 속의 내용 중의 한 문장이다.
우리들에게 미래는 밝은 세상이어야 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이 책에서는 화석 연료인 석유와 천연가스가 무진장 매장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에 멀잖아 고갈될 것이며, 그때에 우리에게 닥치게 되는 혼란을 다루고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장기 비상시대"의 개념부터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 세계는 불타는 집을 막 나서서 벼랑끝으로 가는 중이다. 벼랑너머에는 지금껏 누구도 목격한 적이 없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경제적, 정치적 혼란의 심연이 놓여 있다. 나는 다가오는 이 시기를 장기 비상시대 (Long Emergency)라 부르려 한다." (p11)

 
 
세계는 지금 이미 "장기 비상시대"에 들어와 있다고 저자는 자신있게 말한다. 
지금까지 화석연료인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는 너무도 높았던 것이다.
장기 비상시대에는 화석연료의 고갈되게 되니, 가격과 공급이 요동치고 붕괴될 것이다. 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구폭발, 질병 등의 사회문제가 함께 터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세계화는 이제 끝나가는 과정에 있으며, 세계화의 사멸은 값싼 석유시대의 끝과 일치하게 된다고 한다.
그가 값싼 석유시대라고 하는 것의 의미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지만, 지금도 석유가격은 국제 정세에 따라서 요동치고 있으니, 멀지 않아 석유가 고갈될 즈음에는 그 가격이 천정부지가 될 수도 있기에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이 20세기 상당기간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였던 것도 석유와 관련지어서 설명을 한다. 미국은 석유 생산국이자 수출국이었기에 그동안 세계를 지배할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을 가진 나라였지만, 쿤슬러의 말에 의하면 이미 미국은 1970년을 정점으로 석유 생산의 정점을 넘어 섰다고 한다.
알래스카, 북해의 유전 발견이 미국의 석유 시대의 마지막 대발견이기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일어났던 오일쇼크도 석유자원이 차지하는 위치가 어떤 것인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지정학적으로 인화점인 중동이 1932년 처음 석유발견이후에 이 지역에서는 크고 작은 충돌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석유개발과 함께 지구상에서 가장 충돌이 많은 지역이라는 것이 우연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에도 미국만큼이나 석유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게 될 것이다.
이 글의 첫부분에서 '장기 비상시대'의 개념을 이야기했지만,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석유 생산이 정점에 이른 이후의 시기를 말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석유는 주요 에너지원으로 운반이나 저장하기 좋고, 안전하여 연료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 생산에 이용되었고, 값도 비교적 싼 자원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석유의 고갈은 석유 가격의 급등과 함께 많은 문제점을 지구에 안겨 주게 될 것이니, 이것이 곧 혼란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다.

 " 우리는 대부분, 지역의 구체적 경제 현실 때문에 힘들어질 것이고, 현실은 냉혹할 것이다. 기후 변화, 환경 파괴, 생활 수준 저하, 사회 무질서는 석유 시대가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엔토로피의 유산일 것이며, 지난 200년 동안 세계가 누린 엄청난 산업 성장이란 것의 덧없는 운명은 영영 끝나버리고 말 것이다. 외부에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면 엄청난 보너스일 것이고, 인류 본연의 생존 기술이 새로운 자본이 될 것이다. " ( p295)

쿤슬러가 이미 "장기 비상시대"가 도래했다고 했으니, 그 재난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대표적으로 자연의 역습인 기후 변화는 실감이 될 것이다.
기후 온난화로 인하여 지구촌의 여기 저기에서는 폭우와 삼림의 황폐 등의 환경 파괴등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가까운 예로 태국 방콩의 몇 개월에 걸친 심각한 홍수, 태평양 상의 섬에서 일어나고 있는 쓰나미 현상.
때아닌 폭설과 허리케인, 아프리카를 비롯한 곳의 물부족 현상과 사막화의 급증 등...
"장기 비상시대"의 여러 가지 재난으로 사회 시스템과 그 하부 시스템 등은 약화되거나 치유불능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제 7장에서 장기 비상시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을 내놓는다.
교육, 사상, 도덕, 태도, 경제, 도시, 상업 등으로 분류하여 장기 비상시대에 어떤 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며, 그에 대처하는 방안들이 공개된다.
다행히도 쿤슬러는 지구의 멸망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쿤슬러가 이 책을 쓴 것이 2005년이고,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에 출간이 되었으니 시간적 차이가 많이 있다.
그래서 그의 전망이 어느 정도는 맞아 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구촌의 기후변화와 환경파괴,물 부족 현상은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이기도 하고, 그동안 석유 고갈과 관련되어 많은 책들이 이런 내용을 다루기도 했기에 그 심각성을 이미 감지하고 있는 것이다. 

 
 
 

 " 이 책은 장기 비상시대라는 개념을 설정하고 그 시대를 전망했다는 점에서 기발하며, 알려진 사실들을 주제에 맞게 모아서 부분별로 잘 묶어냈다는 장점이 있다. 석유 생산 정점을 중심으로 근대사와 자원 분쟁 지정학, 대체 연료, 환경 파괴 및 문명병, 산업 경제의 허구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니 읽다보면 꽤 유식해지는 느낌이다. " ( 역자 후기를 대신하여, p395)

다시 한 번 이런 심각성을 되짚어 보고 싶다면 <장기 비상시대>는 독자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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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지음, 이희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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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10년만에 먼지를 뒤집어 쓴 <소유의 종말>을 다시 읽었다.

2002년 겨울에 읽었던 기억이 나지만, 책의 내용은 어렴풋하게 21세기에는 산업시대의 산물이었던 소유의 시대는 접속의 시대로 변할 것이라는 것만이 생각난다.

 

이 책은 그당시에 논술을 공부하던 대학입시생들은 꼭 읽어야 하는 필독서와도 같은 책이었다. 지금도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의 저자인 '제러미 리프큰'의 열정이 담긴 책이 <소유의 종말>일 것이다.
그의 세번째 저서라고 했던가.
저자는 <소유의 종말>을 쓰기 위해서 6년이란 시간에 걸쳐서 집필을 하였고, 350권의 책, 1천 편의 논문 등을 참고로 하였다고 한다.

"리프킨은 표면적으로는 전혀 관련성이 없어 보이는 현상들의 저변에 흐르는 조류를 날카롭게 파악하는 안목과 복잡한 현실을 명쾌한 개념으로 요약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 (저자 소개 글 중에서)
 
 
 
저자의 다른 책을 읽어 보지 못했기에 저자를 소개하는 글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소유의 종말>로도 그의 날카로운 시선은 느낄 수 있다.

흔히 미래를 정보화시대라고 하지만 리프킨은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정보화추세가 아니라 접속화의 추세라고 한다.

정보와 접속이 어떻게 다를까?
비슷한 개념 또는 같은 개념으로 생각해 왔는데, " 정보는 인터넷이라는 부분적 세계를 전체 세계로 확대 적용하는 개념이지만 접속은 인터넷은 물론 자동차, 주택, 전자제품, 공장, 체인점 같은 다양한 실물 영역에서도 일관되게 발견되는 포괄적 조류" (p441, 옮긴이의 후기 중에서)라고 한다.

접속의 소유의 반대 개념으로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권리, 즉 일시적으로 접속한다 고 표현한단다.
쉽지 않은 내용이기는 하지만, 각종 사례들을 중심으로 자세하게 설명을 해 준다.
산업시대는 소유의 시대였지만, 새로운 시대의 경제에서는 물건이 아니라 개념, 아이디어, 이미지가 실리인 것이다. 그래서 부는 인간의 상상력고 창조력에서 나오는 것이기도 하고....
21세기의인간은 관심을 공유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의 교점이라는 의식으로 살아갈 것이며, 현실공간은 가상공간으로, 소유는 접속으로 이동할 것이란다.

이 책을 처음 읽었던 시점에서 10년의 세월이 지났기에 제레미 리프킨이 말하는 것처럼 현실공간이 가상공간으로 이동하고 있음은 이전보다는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소유의 개념도 점점 멀어져 가고 있음도 어렴풋이나마 느낌으로 다가온다.
전자 상거래, 인터넷 상거래, 지적 재산권, 체인점 등이 점점 발달해 가는 것도 접속의 시대의 산물이 아닐까.
접속은 재산권보다 훨씬 더 포괄적인 현상으로 재산권은 내 것과 네 것이라는 협소한 물질의 차원을 다루지만 접속은 체험 자체를 누가 지배하는가라는 좀더 광범위한 문화적 문제와 관련이 있게 되는 것이다.

 
 
제레미 리프킨의 생각처럼 접속의 시대로 이동하고 있음을 이제는 많은 곳에서 느낄 수 있기에 언젠가는 소유보다는 접속이 지배하는 세상이 올 것이리라. 

아무래도 지금의 생각으로는 완전한 접속의 시대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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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연, 왕의 공부
김태완 지음 / 역사비평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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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 드라마나 역사 소설을 보면 왕이 경연에 나간다는 말을 듣게 된다.
경연이란 왕이 스승들과 공부를 하는 자리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경연에 대해서 자세하게 서술한 책은 읽어 보지 못했다.
이 책, 저 책에서 조금씩 다룬 내용을 접해 보기는 했지만 < 경연, 왕의 공부>처럼 한 권의 책에 경연에 관한 많은 내용이 담긴 책은 처음 읽게 된 것이다.

 
 
" 경연이란 남의 지헤를 빌리는 자리, 곧 지존의 왕이 신하들을 스승으로 삼아 그들의 지혜와 경륜을 배우는 자리이다. 남의 머리를 빌리는 것, 남의 말을 듣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교양을 쌓고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 (p24)

 조선시대에는 국가의 존립을 책임진 유일한 대표인 왕이 그에 걸맞은 덕성과 자질, 인품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하였기에 유가의 경전과 중국, 우리나라 역대 역사를 공부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경연인 것이다.
왕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에 걸쳐서 조강(朝講), 주강(晝講), 석강(夕講), 소대(召對), 야대(夜對) 등의 경연을 통해서 공부를 하고, 경연에서 배우고 익힌 것들을 현실 정치에 적용하였으니, 이것이 조선시대의 나라를 경영하는 근간이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은

제 1장 : 국왕의 일과
하루 5번 이루어지는 경연과 경연에서 국왕들이 공부하는 방식, 정책토론 과정을 다루고 있다.
제 2장: 경연의 유래, 역사, 경연에 쓰인 교재, 진강(進講)방법, 경연관의 구성과 선발, 경연의 목표 - 경연이 무엇인가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제 3장 : 경연에 참여했던 경영관들이 남긴 기록을 토대로 실제 경연에서의 강의가 어떻게 이루어 졌는가를 알아본다. 

  

경연의 중요성이란 나라의 권력이 왕에 의해서 좌지우지될 수 있는 상황에서 권력의 남용과 독단을 막을 수 있고, 왕에게 놓여진 정치 현안들도 경연을 통해서 스승들과 함께 생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선의 왕들이 모두 경연을 중요하게 여기고, 경연에 빠지지 않고 나갔던 것은 아니다.
세종과 성종처럼 조선 문치주의의 기틀을 마련한 왕들은 재위기간의 각종 경연에 관련된 기록이나 기사가 풍부하게 남아 있다. 그들은 조선시대의 군주의 모범을 보여준 왕들이고, 경연의 모범생들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세조와 연산군은 제왕 학교의 문제아라 칭할 수 있다.
세조는 집현전을 혁파하고 경연을 폐지하였으며, 연산군은 재위 초반부에는 경연을 중시하였으나, 후기에 가서는 홍문관을 혁파하고 경연을 폐지하였기에, 신하들과의 사이에 경연에 참석 여부를 두고 옥신각신한 내용의 기록이 다수 남아 있다.
선조는 강론에는 열심히 참여했으나 마음을 열고 강론을 들은 것이 아니라 건성으로 듣고 정책에는 검토를 하지 않은 것이다.
또한, 은언군의 손자인 철종은 왕손이지만 역적의 집안이라는 이유로 어려서부터 강화도에 숨어 살면서 교육을 받지 못했기에, 즉위후에 경연에 참석하게 되는 경연의 편입생이라 할 수 있는데, 이미 철종은 경연을 통해서 심성을 수양하고, 덕성을 갖추고, 학문을 배우기에는 너무 늦은 감이 있었다. 이미 나라의 기틀이 흔들리고 있었던 것도 철종때의 경연이 제 구실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조선 역사 속에서 가장 폭넓은 지식과 박학한 왕은 정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도학군주 중심의 개혁정치를 이론적으로 지탱한 규장각을 통해서 정조 자신이 스승이 되어 규장각 각신과 초계문신에게 가르침을 베풀기도 했다.

이처럼 경연은 국가의 안녕과 백성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왕들이 자질을 갖추고 학문을 배울 수 있는 장이고, 왕의 평생교육기관이었기에, 왕들이 경연에 적극 참여하고, 열심히 강론에 임한 왕들을 보면 조선의 성군이라 일컬어지는 분들인 것이다.

경연과 왕의 치적은 비례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조선왕조실록>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경연, 왕의 공부> 제 3장은 경연의 실제 기록이 담겨져 있는 장이다.
그것은 고봉 기대승의 <논사록>과 율곡 이이의 <경연일기>의 내용이다.

  
 
기대승은 경연에 참석하여 강학한 내용을 모은 <논사록>을 기록한 사람인데, 경연 기록자료 중에는 대표적인 자료가 되는 것이다.  


 

   

이이의 <경연일기>는 원래 <석담일기>라는 제목의 필사본으로 이이의 직계 제자와 율곡 학파에서 거의 비전되다시피 전해지다가 김집의 제자 송준길에 의해 널리 퍼졌다고 한다. 

그것이 영조 25년에 <율곡 전서>가 간행될 때 합본으로 수록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여기에는 명종 20년에서 선조 14년까지 이이가 경연에 참석하여 보고 듣고 겪은 내용과 건의한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이 경연의 기록만으로도 그 시대의 사회상황을 살펴 볼 수 있는 것이다.

 
 
좀처럼 접하기 힘든 경연의 기록들을 통해서 왕들이 어떤 사안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경연에 참석했던 스승들은 어떤 가르침을 주었는가를 잘 알 수 있다.
문답식으로 기록되어 있으니, 질문과 답변을 읽으면서 왕들의 심성까지도 꿰뚫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책의 첫부분에는 경연과 관련이 있는 사진들이 실려 있어서 이해를 돕고 있다.

  
 
  
 
 
 
처음 이 책을 접할 때는 재미없는 내용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기 쉬우나, 책을 펼치는 순간 이제까지 많이 접하지 못했던 내용들이기에 한층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것이다.
학생들이나 일반인들 모두 한 번쯤은 조선시대의 왕들의 경연에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경연이란 왕과 현자의 이상적인 만남의 장이기도 하고, 그것은 왕이 얼마나 책임있는 정치를 할 수 있는가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것이기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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