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브레이크 호텔
서진 지음 / 예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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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하트 브레이크 호텔>의 작가인 서진은 상당히 인상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내가 읽은 그의 작품은 오직 <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 한 작품뿐인데도 말이다.
<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는 한국이 아닌 북러버들의 성지라고 하는 뉴욕의 서점 순례기이다.
그런데, 책의 내용은 다소 혼란스럽다.
서점을 찾아 다니는 서점 순례기를 겸한 여행에세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장르를 넘나드는 서진만의 특색이 작품 속에 엿보이는 것이다.
서점 탐방과 함께 픽션이 가미된 소설이 이 책 속에 또 담겨 있는 것이다.
로버트와 제니스라는 가공의 인물과 서진이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픽션을 책 속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서점 순례에 관한 여행 에세이와 소설적 픽션, 그리고 인터뷰 기사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특색있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를 읽으면서 책 속의 단편소설은 몽환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과거, 현재, 미래의 시공간을 초월한 이야기가 때론 황당스럽기도 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서진이 그에게 있어서는 두 번째 소설인 <하트 브레이크 호텔>을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원래는 이 소설이 작가의 자비로 2005년에 출판을 하였으나 별로 신통치 않았던지 잘 팔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더 이상 쌓아 둘 장소를 찾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이 책 중의 이야기와 또 다른 이야기를 엮어서 이번에 출간하게 된 것이다. 
이 책 속에는 8 편의 연작소설이 소개되는데, 작가는 구태여 이 소설들을 연작소설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 이 책은 단순한 소설집도 아니고, 그렇다고 연작소설도 아니고, 장편소설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과학소설도 아니고, 로맨스나 스릴러도 아니다. 그냥 야한 (야하고 싶었던 소설이라고 해두자 혹은 입구는 있지만, 출구는 없는 소설, (...) " (작가의 말 중에서 p363)

"몰입해 읽다보면 현실과 비현실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엮여져서, 사랑은 가고 기억만 남은 어느 저녁에, 외로운 길을 혼자서 걷고 있다는 비애로 충만해 질 듯도 하다." (문학평론가 이명원의 평론 중에서, p 36)

작가 자신의 말과 문학평론가인 이명원의 평론의 일부분만을 보아도 <하트 브레이크 호텔>이란 소설이 그리 평범한 소설은 아니라는 것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속의 8편의 단편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황령산 드라이브 part 1 부산>과 <황령산 드라이브 part 2 부산>만 같은 배경, 같은 인물, 같은 사건의 이야기이고, 나머지 6편은 각각 배경, 인물, 사건의 모두 다르다.
그러나, 그것들을 연결시켜주는 것은 기억의 속도라는 반복 모티브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배경이 되는 도시들도 부산, 샌프란시스코, 도쿄, 마이애미, 워싱턴 DC, 라스베가스, 뉴욕 등인데, 그곳에는 하트 브레이크 호텔이 존재하는 것이고, 그 호텔에서 이야기는 시작되고 끝이 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 도시에 있는 하트 브레이크 호텔은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시간 여행의 통로인 것이다.
 
 
 
<황령산 드라이브 part 1 부산>은 이 소설의 입구인 셈인데, 여대생과 여자 대학 강사사이의 데이트 신청으로 시작하여 하트브레이크 호텔까지 가게 되는 동성연애를 다루고 있느니, 처음에는 동성연애인 줄 모르고 소설을 읽어 내려가던 독자들은 처음부터 황당한 이야기 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것이다.
그리고는 이어지는 작품들 속에서 시간여행, 공간여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신혼여행의 기억을 가지고 다시 찾은 샌프란시스코의 신혼여행지로 생의 마지막을 보내기 위한 여행을 온 노인이 겪게 되는 시간여행.
모든 생을 마무리 짓기 위한 여행에서 자신의 살아온 날들을 다 알고 있기에, 추억 속의 그 시점에 지금의 노인이 시간여행으로 도달했다면, 그 노인은 자신의 운명을 돌이킬 수까지는 없어도 앞 날을 내다 보는 선견지명은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구원의 날>, <미래 귀환 명령>등에서도 하트브레이크 호텔을 중심으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이야기는 계속된다.

<<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에서 이미 서진의 소설의 특징을 알고 있는 나이지만, <하트 브레이크 호텔>속의 단편소설들은 현실인지 비현실인지, 환상 소설인지, 아니면 꿈 속을 헤매고 다니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둥둥 떠다니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바로 서진 소설의 특이성인 '경계 소설', '경계'를 횡단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단편들은 생판 딴 이야기들이지만, 어떤 연결고리가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작가 서진은 은근히 자신의 소설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내 머릿속의 핸드폰>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말하기도 한다. 뉴욕에서 서진이라는 소설가를 만나기 원하는 여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그 이야기의 내용이 바로 <하트브레이크 호텔>집필하는 작가의 이야기와 같아서 더 흥미롭기도 하다.
그리고 이 소설의 출구이기도 하면서 또 다른 입구이기도 한, 에필로그인 <황령산 드라이브 part 2 부산>의 이야기로 프롤로그에서 석연치 않았던 이야기들이 이 작품을 통해서 어느 정도는 명쾌하게 해설되는 역할을 해 주는 것이다.  

8편의 소설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여러 경로를 통한 시간여행을 통해서 세상의 모든 것이 사라지고 변한다고 해도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사랑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까....
사랑의 기억, 사랑의 속도.... 

지금 이 순간, 사랑의 기억만은 영원하다는 것을, 아니, 사랑의 기억만은 영원하길 바라는 마음을 이들 작품 속에 담아 낸 것이 아닐까 한다. 

 
 
서진이라는 작가가 세상에 그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2007년 한겨레 문학상을 받은 <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는 아직 읽어 보지 못했지만, <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를 통해서 그를 알게 되고, 이제 <하트 브레이크 호텔>을 통해서 작가가 익숙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는 서진의 또 다른 책이 출간된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 책을 사서 읽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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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옆에 직업 옆에 직업 - 생생 직업현장 들여다보기 교실 밖 지식 체험학교
파트리시아 올 지음, 권지현 옮김, 세바스티엥 무랭 외 그림, 김나라 감수 / 미세기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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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 박원순, 위즈덤하우스, 2011>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에는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가치들에 대한 의미를 재조명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했지만, 그 책을 통해서 이 세상에는 우리들이 알고 있는 직업이외에도 직업과 직업사이의 경계에 놓여 있는 새로운 직업들이 참 많기도 많다는 생각을 해 보게 해 주었다.

'~~을 찾을 수 있는 직업', '나눔을 전파하는 아름다운 직업' 등으로 직업들이 세분화되고, 전문화되고 있음을 일깨워 주는 새로운 직업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었다. 



 
 
박원순의 다른 책으로는 <세상을 바꾸는 1000개의 직업>이라는 책도 있으니, 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직업들이 존재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런데, 어린이들을 위한 책으로 직업에 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책이 있으니 바로 <직업 옆에 직업 옆에 직업>이라는 책이다.

 
 
제목만으로도 어떤 직업의 경계에는 또다른 직업이 존재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듯하다.

이 책에는 세상을 존재하는 다양한 직업을 소개해 주고 있는데, 장소별로 분류하여 그 장소에서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가를 소개해 주는 것이다.

230 가지의 직업이야기이다.

  
 
 
 
요즘은 그래도 매스 미디어를 통해서 생소한 직업들이 많이 있음을 알게 되기도 하지만, 어린이들은 그런직업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지, 또는 그 직업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직위의 구분은 어떻게 되는지, 출퇴근시간은 어떻게 되는지, 봉급은 어떤 형태로 지급하는가에 대해서 상세하게 소개해 주는 것이다.
또한 그런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과의 인터뷰, 그들의 하루일과까지 따라잡아 보는 것이다.







tip으로 직업용어, 이런 직업을 가지려면 어떤 공부를 하여야 하는가, 이와 비슷한 직업에는 어떤 직업이 있는가에 대해서 설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이기는 하지만, 그 깊이는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정도로 심도있게 꾸며져 있다. 그렇다고 어려운 책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만큼 직업들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내가 어릴적에는 이런 책이 없기도 했고, 직업이 오늘날처럼 전문화되고, 세분화되지도 않았었다.

그런 생각을 하니, 오늘날의 어린이들은 책을 통해서 자신이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는가를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재미있는 적성검사'가 준비되어 있는 것이다. 
 
21개의 질문을  따라 선택지를 고르다 보면 나에게 맞는 직업, 나에게 어울리는 직업을 살펴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재미로 보는 나의 적성에 맞는 직업이지만, 내가 선택한 선택지의 성향을 보면, 자신의 성격이 나오게 되고, 거기에 어울리는 직업이 소개되는 것이다. 

미래의 원대한  꿈을 가진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직업들을 소개해 줌에 따라서 다양한 직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앞날의 자신의 직업을 생각해 볼 수 있게 되는 그런 역할을 하여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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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뭐야?
레인 스미스 지음, 김경연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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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레인 스미스의 글과 그림이 개성 넘치는 < 그래 책이야 !>를 읽어 보았는가?
2011년 2월에 출간된 <그래 책이야 !>를 읽은 그림책 독자들이라면 책 표지에서 만날 수 있는 캐릭터만으로도 반가운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동키와 몽키.
<그래, 책이야!>에서는 동키와 몽키외에도 깜찍한 마우스가 등장하였다. 



  

 그러니, <책이 뭐야?>는 등장인물이 더 간단해 진 것이다.

 
 
그리고 <그래, 책이야 !>에서는 동키와 몽키와 제법 어린이티가 나는 캐릭터로 옷까지 단정하게 입었었는데, <책이 뭐야?> 에서는 동키와 몽키가 기저귀만 차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래, 책이야 !>보다도 더 나이가 어린 유아들을 위한 책에 관한 그림책이 바로 <책이 뭐야?> 인 것이다.

<그래, 책이야 !>에서는 제법 전자기기에 익숙해진 동키의 질문에 몽키가 짤막하게 "아니, 이건 책이야."라는 대답을 되풀이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는 마우스의 말이 첨가되면서 책이 무엇인가를 말해주는 것이기에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스크롤이 무엇인지, 블로그가 무엇인지, 메일이 무엇인지, 와이파이가 무엇인지, 트위터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이해가 될 수 있는 책이다.



   (<그래, 책이야 !>중의 한 장면)

 그런데, <책이 뭐야?>는 몽키가 가지고 있는 책을 동키는 책의 모양과 쓰임 등을 보고 "그게 뭐야?" 라고 물어보게 되는 것이다.



 " 앙앙 깨무는 거야? " , " 머리에 쓰는 거?", "컴퓨터처럼 톡톡?" .....
이런 동키의 질문에 몽키는 "아니." 만을 반복한다.



 
 
"코 ~    베고 자는 거?"    "아니, 이건 책이야."
"책은 읽는 거야."
이렇게 이야기는 끝나는 것이다.
아주 간결하고 단순한 대화이지만, 책의 용도를 모르는 유아들은 자신이 책을 보고 생각했던 것과 같은 생각을 하는 동키의 질문에 같은 생각이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책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래, 책이야 !>와 < 책이 뭐야?>는 레인 스미스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는데, 그가 그린 그림의 캐리터나 글의 내용은 간결하면서도 단순하지만, 그 속에는 기발한 상상력과 예측할 수 없었던 이야기의 전개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그림책 독자들의 그의 감각있는 그림책을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앙증맞고 아주 작은 그림책인 <책이 뭐야?>는 호기심이 많은 유아들에게도 호응이 좋을 것이다.
책을 보는 동키와 몽키가 너무도 귀엽고 사랑스럽다.

"꽥꽥 오리 주둥이? "



 "코 베고 자는 거? " 

 
 
한 권의 책이 이처럼 다양한 용도로 변화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책이 무엇인가를 너무 잘 표현했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그래, 책이야 !>보다 더 단순하고 더 어린 유아들을 위한 그림책 <책이 뭐야?>는 꼭 <그래, 책이야 !>와 함께 읽으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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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코리아의 혁명은 포장마차에서 시작되었다
류랑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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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코리아의 혁명은 포장마차에서 시작되었다>는 캐논코리아 안산공장의 김영순 전무를 중심으로 하여 공장의 구성원들이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 나간 이야기를 담고 있다.  

 
 
캐논코리아 안산공장들이 다른 기업의 경영 방식과 다른 것을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이곳에서는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결코 종업원이라고 하지 않고, 구성원이라고 부른다는 것부터 인식의 차이가 시작되는 것이다.
종업원이 아닌, 직원이 아닌 '독립인격체'이며 '사람'으로 존중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구성원들이 월급쟁이 마인드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사업을 한다는 생각의 CEO 마인드로 공장일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한다.



이 책을 읽고자 했을 때에 책제목에서 가장 의문이 드는 구절이 <포장마차에서 시작되었다>라는 것이었다.
캐논코리아 안산공장은 복합기와 팩스기, 프린터를 생산하는 공장인데, 포장마차에서 시작되었다니, 대관절 무슨 이야기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의 제목을 본 사람들은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바로 캐논 코리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인 자기사업을 한다는 생각의 CEO 마인드를 일컫는 말읻.
포장마차~~
주인이 경영과 관리, 생산과 마케팅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1인기업이 곧 포장마차가 아니던가....
포장마차의 주인의 자율성과 주인의식이 캐논코리아 안산공장이 구성원의 덕목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현대의 직장인에게 필요한 덕목이기도 한 것이다.








 
안산공장에 화재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위기 상황에서 구성원들은 더 똘똘 뭉쳐서 이 고비를 넘겼으며, 이를 본 경영진들은 이 화재의 책임을 누구에게도 묻지 않았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칭찬은 있으되 벌은 없으며, 어떤 실패나 실수에 대한 구성원의 해고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안산공장은 캐논의 전세계 주요 생산 거점을 관장하는 곳이며, 세계에 자랑할 만한 공장으로 발돋음한 것이다.
그리고 자율 책임 경영을 통한 탁월한 성과기업의 모델이 되기도 한 것이다.
이에 삼성의 이재용 사장은 자신의 기업에 비하면 하청공장의 규모에도 이르지 못하는 이 곳을 벤치마킹을 하기 위하여 3차례나 각각 다른 경영진들을 데리고 찾았다고 하니, 확실히 이곳은 많은 기업들에게 훌륭한 모델이 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 캐논코리아 안산공장의 성공 비결은 (...) 모든 공을 구성원들에게 돌리고 그들 중 단 한 사람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아 하는 경영진과, 위기에 처한 회사를 되살리기 위해 스스로 일어섰던 구성원들의 궁합이다. " (P 21)



또한, 캐논코리아 안산공장에서는 퇴직 희망자 명단에 정성을 기울인다고 한다. 어떤 개인적인 사유가 아니라면 마음을 돌려 함께 일하고자 하는데, 이것은 그만큼 구성원들을 생각하는 마음이기도 하고, 이들이 회사를  떠나는 순간에도 앞으로 고객이 될 이들에게 좋은 회사의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아주 사소한 것들에서도 큰 고마움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일례는 이 공장에서도 나타나는데, 공장내의 복지시설의 경우이다.
이곳에는 탈의실에 다른 곳보다 유난히 긴 라커가 있다. 구성원들이 공장에 출근할 때에 정성스럽게 입고 온 긴 옷들이 혹시라도 구겨진다면 사원들의 마음은 불편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라커라고 한다.

 
 
공간을 아늑하고 화사하게 꾸며 놓은 구내식당은 실내 분위기뿐만 아니라, 메뉴도 업그레이드되어 각종 요리의 뷔페 식단을 보는 것처럼 때맞추어 다양하고 맛있는 식사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이렇게 작은 것까지 마음을 살펴주는 것이 이곳을 지금의 모습을 보여주게 된 것들이다.
리더와 경영진은 구성원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수동적인 로봇이 아닌 능동적인 인재를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생산시스템보 셀 생산방식으로 한 사람 또는 소수의 사람이 제품 생산의 첫 공정부터 최종 공정까지 담당하여 완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컨베이어 벨트를 해체하고 셀 생산방식을 채택한 것은 생산 현장을 사람 중심의 현장으로 바꾼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 단순히 주인의식이 강한 구성원이 아니라, 그들을 회사의 진짜 '주인'으로 만들어야 한다" (p 228)
또 한 가지 이곳에서는 장애 사원을 채용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장애 사원의 경우에는 일반 사원의 보조 역할을 하게 마련이지만, 여기에서는 청각 장애사원을 포함하여 모든 장애 사원들이 비장애 사원과 하는 일이 똑같다는 것이다. 

 
 
캐논 코리아 안산공장이 오늘날의 혁신 경영 방식을 채택할 수 있었던 것은 "신뢰"가 아닐까 한다.
인간에 대한 신뢰, 경영진이 구성원들에 대한 신뢰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사람과 기업사이에 애정과 신뢰가 쌓이면 그것은 그 기업만의 독특한 경영 브랜드가 된다. " (p235)


 
<캐논코리아의 혁명은 포장마차에서 시작되었다>의 전체 내용 중에서 가장 가슴에 와닿는 문장은 안산공장의 김영순 전무의 한 마디라고 말할 수 있다.  

"다른 비결은 없습니다.구성원들을 사랑한 것뿐입니다. "
이 이상 어떤 말이 필요하겠는가?
이 모든 캐논 코리아 안산 공장에서 일어난 감동적인 이야기, 공장의 새로운 경영 방식은 서로간의 신뢰와 사랑의 마음이 이룩한 성과인 것이다.
이 책을 많은 기업의 경영진들이 읽고, 자신들의 기업의 구성원들에게 이런 마음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사랑은 기업을 춤추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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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책마을을 가다 - 사랑하는 이와 함께 걷고 싶은 동네
정진국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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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뮤지컬을 보기위해서 광화문에 갔다가 근처 대형서점에 들렀다. 인터넷 서점을 하루라도 건너 뛰지 못하고 들락거리는 나에게 서점에 놓인 책들은 너무도 낯익은 책들이었다.
어떤 내용의 책인지 이미 인터넷 서점을 통해서 알고 있기에 새롭기보다는 반갑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서점이란, 학창시절에는 만남의 장소이기도 했다. 종로의 대형서점은 단골 서점이기도 했다.
직장생활을 할 때는 퇴근후에 버스에서 내려 바로 앞에 있었던 서점을 참새 방앗간 드나들듯 오가면서 이 책, 저 책을 사기도 했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대학가에도, 주거지에도 서점들은 하나 둘 사라지면서 쉽게 찾아 보기 힘든 것이다.
서점 순례에 관한 내용이 담긴 책 중에는 <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 서진, 푸른숲, 2010>이 참 독특한 책이었던 것이다.
 
 
뉴욕하면 세계 경제의 중심지이기도 하지만,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록펠러센터, 링컨센터, 메트로 폴리탄 박물관, 센트럴 파크를 비롯하여 관광할 많은 곳이 있는데, 뉴욕의 서점가를 순례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닌 4차례씩이나. 그가 서점에서 찾는 책은 '내가 쓰고 싶은, 만들고 싶은, 인생의 모든 궁금증을 풀어 줄 책'을 찾는 것이다. 뉴욕의 대형서점, 소형서점, 중고서점, 그리고 분야별로 특화된 서점들. 동화책, 추리소설, 희귀본,예술서적, 만화책, 슈퍼히어로물 전문 등등~~~ 그런데, 이렇게 특화된 서점중에 게이가 작가인 작품, 또는 그런 류의 작품들만을 취급하는 서점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점들을 돌면서 만나는 사람과의 인터뷰 형식의 글도 함께 실려 있다 (<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에 대한 나의 리뷰 중  일부 )

그런데,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이니, 유럽의 여러 소도시의 책마을을 찾아 나서게 되는 여행에세이인 것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정진국의 <여행가방 속의 책, 교보, 2011>을 읽은 후의 느낌이 좋았기 때문이다. 



<여행가방 속의 책>은 이런 여행자들이 여행길에 가지고  떠나는 책들에 대한 가벼운 에세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읽게 되었지만, 읽기 전의 생각과는 다르게 폭넓고 깊이있는 에세이이다.
이 책의 저자인 '정진국'은 미술평론가인데, 그동안 글쓰기와 사진기록을 병행하는 작업을 하기도 하고, 유럽에서 출간되는 예술가의 전기 등을 번역하기도 하였다.
그의 저서로는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와 <유럽의 괴짜 박물관>이 잘 알려진 책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여행가방 속의 책>은 해박하고 격조높고 지적인 내용들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데도 문체가 딱딱하지 않고 유연해서 읽기에 편안함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에 자기 자신과 자신이 살고있는 시대, 사회에 대한 갈등과 고민을 하던 16명의 여행자들이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을 떠나서 새로운 세상을 접하면서 겪게 되는 여행의 이야기와 그들이 여행중에 읽게 되는 책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런데, 16명의 여행자들은 제각각의 모습이다.
국적, 나이, 성별, 취미, 직업, 인종 등이 모두 다르다. 그리고 그들이 떠난 여행지도 아프리카,, 아시아의 타클라마칸, 티벳, 아프가니스탄, 남태평양의 타히티, 서유럽의 프로방스, 아비뇽, 아를, 로마, 아메리카의 멕시코, 페루 등, 5대륙 6대양에 걸쳐져 있는 것이다. (< 여행가방 속의 책>에 관한 나의 리뷰중의 일부)

앞에서도 저자에 관한 내용이 있지만, 그는 주로 시각 예술의 역사와 미학에 관련된 책을 번역하였고, 사진집에 대한 평론을 많이 쓴 미술평론가인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유럽의 책마을을 찾아 다니면서도 도서 문화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을 만드는 사람들에 큰 관심을 나타낸다.

  
 
  
 
  
 

 
우리나라에서 서점들이 사라져 간 것처럼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도 도시의 서점가는 축소되고 책방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대형서점의 독점과 인터넷의 발달에 의한 인터넷 서점의 영향,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가게 되기 때문인 것이다.
그런데,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1990년대부터 책에 기대어 문화생활과 생계를 유지하려는 꿈과 믿음을 버리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서 중소도시, 농촌에서 다시 책마을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장터같은 곳, 이웃같은 곳, 작은 찻집을 겸한 곳, 품위있는 서재같은 곳, 재미있는 놀이터같은 곳으로 되살아 난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스위스, 프랑스, 베네룩스 3국, 스칸디나비아, 독일, 영국& 아일랜드의 책마을을 찾아 나서게 된 것이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고, 책방에서 때론 뜻하지 않은 행운의 책을 구입할 수도 있고....
그가 만나게 되는 책에는  엘라 마야르의 사진집도 있다. 엘라 마야르가 1934년 일본에 점령당한 만주국과 조선국 경계에서 찍은 조선여인의 사진이 담긴 책이다.
또한 프랑스 소설가가가 쓴 <운현궁>도 만날 수 있다.

 
 


 " 길바닥에 펼쳐진 책 상자 속에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프랑스 소설가 쥘리에트 모리오가 지은 명성왕후의 일대기 <운현궁>이 성큼 눈에 띄었다. " ( p 54 )

 이 책에서 눈길을 끄는 사진 한 장은 프랑스 로렌의 통트누아라 주트에 있는 전세계 책마을의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 사진이다.

 

"책마을의 중심지라도 되듯 마을 로터리에는 전세계 책마을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다. 농사꾼과 책파는 서점, 종이 만드는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사는 시골마을. 이곳에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사색과 작가의 이야기를 만난다. " (p108)

 
 
책마을의 책방 이름도 특이하다. '장화신은 고양이', ' 옛날 이야기', '개양귀비꽃', '너 뭐 읽니', '잠꾸러기 코끼리'.....

" 책과 이야기를 사랑하는 마음, 곧 우리의 삶과 또 기왕이면 앎에 대한 애정이 깊은 사람이며 누구나 훌륭한 평론가라 할 수 있다. 책마을에서 책을 권하던 사람들 가운데 이런 지혜로운 사람을 꽤 만난다.' (p330)

정진국의 <유럽 책마을을 가다>를 읽고 있노라니, 유럽을 다시 찾게 된다면 이젠 유명 관광지가 아닌 소박한 사람들과 오래된 책냄새가 물씬 풍기는 책마을을 몇 곳쯤은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책은 언제나 나의 벗이고, 없어서는 안될 보물과도 같은 존재이기에 사라져 가는 서점들을 지키려는 책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정겹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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