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격려의 말 366일 - 와타나베 수녀님의
와타나베 가즈코 지음, 이순동 옮김 / 황소자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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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연말 연시에 가장 어울리는 책이 <사랑과 격려의 말 366일>이 아닐까 한다.

 

 

하루에 한 구절씩 욕심내지 말고 마음으로 읽고, 행동으로 실천한다면 정말 좋을 그럴 문장들로 가득찬 한 권의 책이다.

그러나, 많은 기대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 책 속에 담긴 문장들은 그 어떤 문장이나 특별한 문장들은 없다. 모두가 다 아는 가장 평범한 진리이지만, 그렇기에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그런 문장들인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와타나베 가즈코'는 여든이 넘으신 수녀님이시다. 가장 맑고 밝은 삶을 살아가시는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일 것이다.

수녀는 부유한 엘리트 집안에서 출생했지만, 9살에 아버지가 총탄에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는 것이다. 그외에도 가정파탄의 아픔까지 겪게 된다.

그 충격들이 어찌나 컸던지, 마음의 상처로 남아 있다가 50세에 이르러서는 우울증까지 앓게 되는 것이다.

 

  

 

아파 본 사람이 아픈 사람의 고통을 알고, 실패해 본 사람이 실패한 사람들의 마음을 알고, 절망에 빠졌던 사람들이 그 절망을 이겨나가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와타나베 수녀는 1973년부터 2003년까지 30년간에 걸쳐 9권의 책을 썼는데, 그 책들에서 매일 매일 읽으면 좋을 366 개의 문장을 골라서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 바로 <사랑과 격려의 말 366일> 인 것이다.

그런데, 원서에는 이 문장들이 산문체로 되어 있고, 글의 제목이 없는데 반하여,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책에는 시와 같은 문장형식으로 바꾸었고, 제목까지 붙인 것이다.

 

 

 

 

수녀님의 글은 평범하지만, 가장 진실된 마음을, 짧지만 명쾌한 문장이면서도 아름다운 표현을 사용한 글들로 하루에 한 구절씩 읽으면 좋은 글들이다.

새해를 맞이하여 많은 꿈과 희망을 가진 독자들에게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게 해 주는 책인 것이다.

이 책은 되도록이면 매일 앉아서 책을 읽는 책상에 놓아 두고 하루 하루 그날에 해당하는 문장들을 읽고 자신의 삶을 되짚어 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1월 1일     실천

새해엔, 작은 것이라도 좋으니

하나씩 할 일을 정해 실천해보세요.

그것이 '나다운 나'를 만들어가는 지름길입니다.

 (신뢰하는 '사랑'을 하고 있나요)

 

 

1월15일    오늘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세요.

'오늘'은 앞으로 수십 년을 산다 해도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고마운' 날이니까요.

  (사랑을 찾아서)

 

2월 2일    양육

자녀를 정말 사랑한다면 당신 위주로 생각하지 마세요.

어떻게 하면 내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는지를 생각하세요.

   ( 인간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4월 8일    온정

아이들은 언제나 사랑받고, 인정받고, 이해받길 원합니다.

온정을 게임기나 로봇이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람뿐입니다.

    ( 눈에 보이지 않아도 소중한 것)

 

4월 28일  오늘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를 볼 수 없었고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를 아직 알 수 없어요.

    ( 인간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7월 9일   2퍼센트

아무리 서로 사랑하더라도 100퍼센트 믿지는 마세요.

98퍼센트 정도에 그치세요.

나머지 2퍼센트는 사랑하는 사람을

용서하기 위해 남겨두세요.

    ( 눈에 보이지 않아도 소중한 것)

 

 

12월 31일   하루

그저 늙어갈 뿐인 하루하루를 살지마세요.

그저 일만 하는 하루가 아닌

삶의 구석구석에 사랑을 담아 의미를 발견하고

나만의 재산이 될 하루하루를 살아가세요.

   (눈에 보이지 않아도 소중한 것)

 

 

이처럼 이 책 속에는 삶의 모든 순간 순간, 우리들이 느낄 수 있는 짧은 구절들이지만, 삶의 지혜가 담겨있는 구절들인 것이다.

사랑, 교육, 진실, 희망, 꿈 등의 메시지가 우리들의 가슴 속으로 들어온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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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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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학자'라고 불릴 정도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하여 명쾌하고도 작가나름의 해석을 곁들인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많은 독자들에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 책을 읽은 것은 10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그때에 한 권, 한 권 사서 읽던 즐거움이 지금도 생각난다.

또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는 나에게 신화에 대한 관심과 함께 이윤기라는 작가의 작품에 매료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했던 것이다.

아쉬운 것은 아주 아주 좋아하는 작가인 이윤기 님은 홀연히 세상을 떠나셨다는 것이다.

 

 

나는 2000 년부터 이윤기의 작품들을 골라서 읽기 시작했다.

<두물머리>, < 숨은 그림찾기>, <하얀 헬리콥터>, <우리가 어제 죽인 괴물>, < 무지개와 프리즘> 등을...

그런데, 이윤기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번역가이기에 그가 번역한 작품에도 읽게 되었는데, 지금도 가장 아끼는 책을 고르라고 하면 서슴치 않고 선택하게 된 <장미의 이름>이 있다.

 

나를 이렇게 이윤기의 작품과 번역서에 빠질 수 있게 했던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시 펼친다는 것은 그래서 더 깊은 뜻이 있는 것이다.

 

서양의 문학과 예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내용을 안다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많은 조각품들과 회화들, 문학 작품에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한 장면이 표현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리고 건축물을 비롯한 장식품에서도 신화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리스 로마의 신들은 신임에도 인간과 같은 희노애락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 뿐만아니라, 불륜도 저지르고, 살인도 자행하는 그런 신들인 것이다.

동양인들의 입장에서 본다며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도 많은 것이다. 신은 거룩하고, 범접할 수 없는 높은 존재로 존경심이 우러나오는 행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윤기 이전의 그리스 로마신화에 관한 책들은 좀처럼 읽기에 무슨 의미가 담겨 있는지 신들의 행하는 나타나는 행동만으로는 가늠하기 힘든 이야기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 신화를 신화 속에 담긴 상징과 은유를 해석해주면서 신화와 서양의 동화, 전래동화까지 연결지어서 이야기해 주니 우리들이 이해하기 쉬운 것이다.

작가는 신화를 이해할 수 있는 12가지의 키워드를 신화 속에서 뽑아 내서 그와 같은 유형의 신화들을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은 많이 본 작품이지만, 아프로디테의 신화를 모른다면 그저 한 폭의 그림으로 넘겨 버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작가는 신화는 미궁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그 미궁 속에서 신화가 상징하는 의미를 찾아내는 것은 어렵지만, 아리아드네의 실타래가 있다면 그것을 잡고 미궁을 빠져 나올 수 있듯이 신화를 상징하는 키워드를 안다면 신화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 신화는 진실만을 말한다는 저 바다의 지혜로운 노인 프로테우스와 같다. 프로테우스는 무엇으로든 몸을 바꿀 수 있다. 하늘을 나는 모든 것, 땅 위를 기는 모든 것, 바다를 자맥질하는 모든 것, 심지어는 타오르는 불꽃, 흐르는 물, 부는 바람, 피어 오르는 연기로 몸을 바꿀 수 있고 이 모든 것의 입을 열게 할 수도 있다.

 

신화는 그렇다. 몸 바꾸기의 도사 프로테우스와 같다. " (p344)

 

오랜만에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접하니, 그동안 많은 예술 작품들에서 보았던 그 장면이나 표현들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작품들도 있는 것이다.

서양인들은 신화를 모르면 제대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할 정도로 신화와 친숙한 것에 비하여 우리는 아직도 신화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들에게는 한 번쯤 꼭 읽으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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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의 함정 - 금태섭 변호사의 딜레마에 빠진 법과 정의 이야기
금태섭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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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꿈이 탐정이 되는 것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 탐정은 불법이란다. 그래서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검사가 되고, 지금은 변호사이다.

그의 지금의 꿈은 무엇일까?

소설가라고 한다.

 

 
판사가 쓴 소설을 읽어 보기도 했지만, 법조인과 소설은 안 어울리는 듯하면서도 참 잘 어울리는 것이 아닐까?

그들이 수사하는 내용들은 한 편의 소설보다도 더 소설같은 이야기들이니까.

탐정 소설이 될 수도 있고, 미스터리 소설이 될 수도 있고....

 

 

<확신의 함정>은 참 특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얼마나 다독가인가를 알게 해 줄 정도로 많은 책들의 내용이 소개된다.

자신이 지금까지 수사했던 범죄와 관련지어서 이 책, 저 책의 내용들에서 판단을 그르치게 되는 요인들을 찾아낸다.

아무리 정확한 판단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완전한 것일 수 없는 것이다.

어떤 의견이 옳았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달라 질 수도 있는 것인데, 정확한 판단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는 선입견, 오만, 불성실 등이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소설  속의 내용들과 연결지어서, 또 자신이 수사 경험에 의해서 소개되는 토막살인, 아동성폭행, 종교문제, 학력논란, 사형제도 등 굵직 굵직한 사건들은 그 사건이 가지는 의미와 함께 과연 그 사건에 대한 판결이 정당했는가도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다.

특히 아동 성폭행 가해자들에게 거세나 화학적 요법을 가하는 것에 대한 생각도 담겨져 있다.

우린 사형제도가 없어져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게 되지만, 악랄한 방법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 살인범들의 파염치한 행동을 보면서 과연 그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도 많이 나오는 장면 중에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살인범을 피해자 가족들이 죽이는 경우의 이야기들이 있다.

분명히 자신의 가족을 살해했기에 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법의 처벌이 마땅치 않을 때에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데....

법이 처벌하지 못하는 가해자들에게 개인이 벌을 내릴 수 있는 것일까?

조이스 캐럴 오츠의 소설 <강간, 사랑이야기>를 통해서 생각해 본다.

 

        

 

타블로의 <학력논란>의 실제 의미는 무엇일까?

한때 세상을 떠들섞하게 했던 장정일의 <내게 거짓말을 해봐>나 김인규 교사의 사건은 음란물과 예술작품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살만 루슈디가 쓴 <악마의 시>는 소설의 내용이 문제가 되어 작가가 사형선고를 당하기도 했지만, 작가는 죽음을 모면하여 멀리 숨어버렸지만,이 책을 번역하거나, 판매한 서적에 폭발과 방화가 잇달았던 것이다.

 

저자가 얼마나 문학을 사랑하는가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책들 속의 내용을 그의 법조인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정확하고,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것도 틀릴 수 있음을 여러가지 방향으로 바라보고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다.

 

 

인간의 손에 달린 법과 정의 ...

" 세상에 정답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조르다노 부루노가 말했듯이 다수가 믿는다고 해서, 혹은 다수가 믿지 않는다고 해서 진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 (p264)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누구나, 언제든지 틀릴 수 있는 것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니, 모든 확신에는 틀릴 수도 있다는 함정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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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영조의 탕평정치 - <속대전>의 편찬과 백성의 재인식 태학총서 30
김백철 지음 / 태학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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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중에서 트라우마가 심했던 왕 중의 한 사람이 영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재위기간도 길었고,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펴기 위해서 노심초사하기도 했지만, 그에게는 미천한 무수리의 아들이었다는 출생에서 오는 열등감과 왕위계승에 있어서 경종의 죽음을 둘러싼 석연치 않은 이야기들, 그리고 자신의 아들인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게 한 사건 등이 항상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그런 가운데  영조는 자신의 왕위계승의 정통성 확보를 위해서 부단히 노력을 하게 된다.

특히, 아버지인 숙종때는 서인세력이 남인과의 정치 투쟁 과정에서 노론과 소론으로 분리되는 등 여러 차례의 사화를 통해서 나뉠 때로 나뉘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 당파를 어떻게 하면 척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영조로서는 당연히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영조초기에는  붕당의 의리를 초월하는 것 보다는 거시적이고, 새로운 정치 명분이 필요하였다고 한다. 

영조의 탕평정치는 군주의 의리를 척도로 하는 새로운 정치 운영 체계의 등장을 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요순정치를 추구하고, 문물제도를 정비하게 되는 것이다.

 

 

<조선후기 영조의 탕평정치>는 영조가 탕평정치를 통해 국정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속대전'(영조 22년, 1756년)을 반포하여 국가 체제 및 관료조직을 재편성하는 성과를 이루게 되는 과정과 '균역법'(영조 28년)을 실시하게 되는 것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이고 학문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이 저자의 연구의 결과물이기에 책 속에는 책의 내용만큼이나 더 자세한 주(註)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 국왕 영조는 마치 도도하게 흐르는 역사의 물줄기 앞에서 온 몸으로 홀로 맞서면서, 이미 300 여 년이 흘러버린 조선이라는 오래된 나라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기 위해 분주히 노력했던 인물" (p12) 인 것이다.

우리가 흔히 탕평책하면 영조를 떠올리게 되지만, 그의 아버지인 숙종때에도 탕평의 시도는 있었고, 그의 손자인 정조 대에도 의리탕평(정조의 탕평정치를 이전 시기와 차별화되는 의리탕평의 시기로 규정)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탕평정치를 실현시킨 왕은 영조이고, 탕평정치의 출현으로 전개된 다양한 사회변화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제1장 : 영조때의 탕평정치의 이념적 배경.

제2장 : 속대전 편찬과정과 그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

제3장: 탕평정치의 성과 를 학문적으로 알아 보기 때문에 다소 어렵고, 힘든 독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영조는 국왕도 국법 체계 내에서 존재함을 천명하였으며, 백성을 사법 체계 속에서 권익을 보장받는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통치체계를 정비하였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탕평으 군주 주동의 정치운영론이었을 뿐만아니라, 그 가치 지향점이 요순의 이상 사회로 설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영조의 탕평정치는 이렇게 정치 부면의 탕평에서 점차 범주를 확대하여 국가제도를 정비하고 백성의 생활을 안정시키는 부문으로 파급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속대전'의 반포나 균역법의 탄생은 영조의 큰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국왕, 국가, 백성의 존재를 재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영조의 백성사랑의 마음을 영조실록에는 이렇게 담고 있다.

임금[英祖]께서 하교(下敎)하시기를, 나의 백성이 굶주림 가운데 거듭 해진 옷으로 이런 엄동설한을 만나니 더더욱 어찌 살 수 있겠는가? 한밤중에 일어나 생각하고 난간에 나와 하유(下諭)하노니, 아! 도신·수령은 나의 이러한 뜻을 체득하여 동포(同胞)를 보호하듯 하되 마음을 써서 구제하고 내가 한밤중에 당부하는 효유를 버리지 말도록 하라. 『영조실록』권66, 영조 23년 12월 임오(26일)

 

 

이 책은 역사관련 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그것은 저자의 연구결과물이기도 하기에 그런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이라고 하더라도, 한 번쯤은 어렵지만, 이런 책들을 접하는 독서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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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의 역사 한홍구의 현대사 특강 2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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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의 기록이라는 생각만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결정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책이다.

지금 이 순간도 역사의 한 부분이 되고 있기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만, 이 순간의 역사가 있기 위해서는 그 이전부터의 역사가 존재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역사란 꼭 정치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역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이고, 그 정치가 어떻게 흘러오고 있는가는 현재의 상황을 알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 될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들려 오는 정치판의 이야기는 신명나는 이야기보다는 암울하고 부패한 이야기들이 많기에 많은 사람들은 이제 정치에 관한 이야기는 귀를 막고 싶은 심정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의 현대사를 뒤돌아 볼 때에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일제 강점기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것으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닐까?

우리 국민들은 현대사의 고개마다 떨쳐 버려야 할 것들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지금까지 그대로 가져 오는 오류를 많이도 범했던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의 역사>의 저자이 '한홍구'는 '걸어 다니는 한국 현대사'라 불릴 정도로 우리의 감추어진 현대사를 꿰뚫어 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1980년 5.18 광주에서 시작하여 이명박 정부 2년차가 되는 2009년까지의 현대사를 7강에 걸쳐서 강의한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2009년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 해에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음을 상기할 것이다.

 

" 한국이 얼마나 민주화되었느냐고 묻는다면, 노무현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될 만큼 민주화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한국이 얼마나 민주화되지 않았느냐 묻는다면, 노무현같은 대통령이 벼랑에서 뛰어 내려야 할 만큼 민주화되지 않았다고 얘기해야 한다. "  (p9)

 

 

공교롭게도 그가 강의를 하던 중에 이런 일이 일어났고, 김대중 대통령은 그의 강의가 있던 날에 돌아가시게 되어 "여름에 진 인동초, 김대중"이란 내용으로 그의 정치역정을 강의 하기도 했던 것이다.

 

 

1980년에서 2009년을 살아온 세대들에게는 자신들이 거쳐온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의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서 그당시에는 자세하게 알지 못했던 상황에 놓이기도 했던 것이다.

1980년 5월의 광주는 철통같이 봉쇄되어서 일반인들이 그 소식을 조금씩 전해 들게 되는 것도 여러 날이 지나야만 했고, 정확한 상황조차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해외에 있던 교포들을 통해서 국내로 소식이 전해질 정도였으니까.

 

"1980년대 광주의 진실, 그것을 보는 순간 인생은 달라질 수 밖에 없었다."

저자도 이런 진실을 알게 되면서 인생이 달라지게 되고, 그밖의 많은 사람들이 광주의 진실을알게 되면서 인생은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중에는 군부의 독재에 의해서 희생된 많은 영혼들이 있는 것이다.

 

" 우리가 정녕 미래를 생각한다면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살아 온 역사를 돌이켜 봐야 합니다. " (p68)

 

 

 

 

1980년 5.18 광주, 1987년의 6월 민주항쟁을 거치면서 우리는 참다운 민주주의를 열망했고, 이루어 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지금의 현실을 생각할 때에 우리는 우리의 현대사를 차근차근 되짚어 보아야 할 것이다.

 

" 역사에서 가장 암울하고 어두운 시기가 언제냐? 그것은 변화가 멀지 않은 시기일거라 생각합니다. 해 뜨기 전이 가장 추운 것처럼요. 그 당시에 참 암울했죠. 박종철이 죽었을 때 참 암담했고 굉장히 슬펐습니다.  (...)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을 만든 가장 가까운 계기가 된 사건입니다. 혀재아 살아 가면서 현재와 가장 가까운 시절을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 (p128)

 

그 기간을 거치면서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을 정치사에서 만나게 되는데, 우리는 얼마나 현대사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일까?

 

 

 

저자는 그 당시의 상황을 자세하게 이 책 속에 담아 주고 있다. 그동안 많은 매체를 통해서 알고 있는 내용들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얼마나 정확한 현대사인가를 이 책을 읽으면서 비교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통제된 상황에서 벌어진 일들도 있고, 위정자들이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감추었던 사실들도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리고, 혹은 1980년부터 30년에 걸친 현대사를 토막토막 알고 있기에 그것이 어떤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가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인 것이다.

 

<4강 - 여름에 진 인동초, 김대중>은 2009년 8월 18일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하신 날에 강의가 있었고, 그래서 김대중 대통령의 일대기를 정치사와 함께 풀어 본 강의이다.

 

" 김대중 대통령의 삶은 곧 한국 현대사였습니다. " (p242)

 

 

파란만장했던 현대사의 중심에 김대중이 있었고, 그것이 바로 우리의 현대사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현재의 보수세력과 진보세력에게 한 마디 말을 남긴다.

우리 사회를 대표하는 두 진영, 우리 국민을 둘로 갈라 놓는 두 진영.

 

한국의 보수세력은 사회변동에 대한열린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한 보수세력이 태어나야 한다.

또한, 진보세력은 따뜻함이 없고 이념적 치열함만이 남아 있는 것이다. 적어도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진보, 이념보다는 인간을 추구하는 진보, 대중, 생활인들의 욕망을 생각할 줄 아는 진보가 되어야 한다.

 

현대사를 역사로 볼 것인가에 대한 논란도 있지만, 지금 이 순간 순간의 선택이 역사를 이끌어 가는 과정이고, 역사의 장이 되는 것이기에 현대사를 안다는 것은 그 이전의 역사를 안다는 것보다도 더 큰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강의 내용을 고스란히 담은 것이기에, 구어체를 사용하고 있어서 흡인력이 강한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을 흥미롭다거나 재미있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저자의 풍부한 현대사의 사례들이 구체적으로 이야기되기에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한국 현대사 30년의 이야기는 암울했던 군사 독재정치로부터 시작하고 그 속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과 많은 희생이 있었기에 숙연해지는 마음으로 읽어 내려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그들의 야심을 위해서 오합지졸로 모였다 흩어지는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한심하기 그지 없는 것이다.

당명만 바꾼다고 정치인의 소명의식이 바뀌는 것은 아닐텐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말하듯, "역사는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 ( 책 속의 글 중에서)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가 보고, 듣고, 체험한 역사의 한 장면들이기에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위정자들의 목적에 의해서 감추어졌던 순간들의 이야기를 끄집어 내서 상기시키는 역할도 하는 것이다.

우리의 역사는 대중이 흘린 눈물만큼 변한다고 하니, 이 책을 읽고 앞으로 내가 어떤 선택의 기회에 놓였을 때에 정치판이 꼴보기 싫다고 피하기보다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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