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싸리 정사 화장 시리즈 2
렌조 미키히코 지음, 정미영 옮김 / 시공사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저녁싸리 정사>는 화장(花葬) 시리즈의 완결판이라고들 말한다.
꽃을 소재로 한 죽음을 다룬 8편의 단편들을 일컫는 말인데, <저녁싸리 정사>에는 그중의 <붉은 꽃 글자>, <저녁싸리 정사>, <국화의 먼지> 3편이 실려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렌죠 미키히코'는 처음 접해 보는 작가인데, 이 책의 글들을 보면 마치 근현대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신선하고 세련된 문체들은 아니다.
그 대신 그의 문장들은 유려한 수사법과 서정적인 문체들로 쓰여져 있어서,  미스터리 소설인데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소설들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소설들을 끝까지 읽어보면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렌죠 미키히코'가  "일본 특유의 정서를 혼합한 독특한 작품을 선보이는 미스터리 작가"(작가 소개글 중에서)라는 평을 듣는다고 하는데, 그 의미는 <저녁싸리 정사>에 나온 작품들을 끝까지 읽어야만 알 수 있는 평가일 것이다. 

 


♥ 붉은 꽃 글자
아버지가 살해됨에 따라서 헤어지게 되었던 남매처럼 지내던 여동생.
우연한 기회에 헤어진지 5년만에 만나게 되는 여동생이지만, 그녀는 기생이 되는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약혼자까지 있는 친구가 여동생 미쓰를 좋아하게 되고....
친구와 미쓰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
이 이야기를 단순한 여동생을 염려하는 오빠와 그 오빠의 친구를 사랑하는 갸날픈 소녀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면 그 뒤에 깔린 엄청난 반전에 놀라게 될 것이다.
"끊겨진 인연의 실 가닥, 서로의 끝자락이 바로 지척에 있는 줄도 모르고 오 년동안 공허한 어둠의 물레질만 했던 것이다. " (p18)
★ 저녁싸리 정사
8살 어린 나이에 저녁무렵에 참억새밭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중에 남녀가 그 들판을 분주히 지나가다가 어린 나에게 집을 찾아갈 수 있도록 초롱불을 건네주면서 땅에 떨어진 하얀 싸리꽃을 따라가라는 말을 건넨다.
그 남녀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죽음으로 끝내기 위해서 죽음의 싸리밭으로 향하던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 기억을 가지고 성장하던 중, 그들의 죽음은 꽤 알려진 <저녁싸리 정사>였고, 그때 만난 남자인 신노스케가 유우와의 사랑에 관한 글을 <저녁싸리 일기>로 남겨 놓았음을 알게 된다.
그들의 죽음에 관심을 가지고 파헤치던 중에 유우와 신노스케의 죽음 뒤에 있었던 음모를 알게 된다.
"두 사람은 달빛 밝은 밤에, 어둠이 깊게 깔린 밤에, 싸라기 눈이 내리는 밤에 장지를 사이에 두고, 그림자와 기척만으로 거듭 교감을 나누었다. " (p 136)
"싸리꽃이 필  때 죽고 싶어요." (p145)
♣ 국화의 먼지
언젠가 잠깐 동네어귀에서 만났던 여인이 남편이 자살했다고 경찰에 알려주기를 원한다.
그녀의 남편은 군인이었는데, 불행한 사고로 불구가 되어 병상에 누워 지낸다.
군인이 자살했다는 날, 우연히 보게 된 그 집 창문에 어렸던 그림자.
그리고, 몇 번인가 보았던 여인의 이상한 행동.
그 남자의 자살에 의문점이 많음을 알고 그 진실을 찾아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 당신에게 군인으로써 긍지가 아직 남아 있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시겠지요?" (국화의 먼지 중에서, p247)
먼저 이 세 편의 미스터리 소설은 꽃을 소재로 한 자살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이 소설들의 특징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아름답지만 슬픈 사랑이야기들이 바탕에 깔려 있다.
<붉은 꽃 글자>처럼 약혼자가 있는 바람둥이 친구를 사랑하는 여동생(친 여동생은 아니다)의 사랑.
그리고 <저녁싸리 정사>에서는 자신이 모시는 사람의 부인을 사랑하게 되고, 그녀 역시 멀지 않아 자살을 하려는 마음을 갖고 살다가 남편의 시중을 드는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은  싸리꽃이 필 때에 죽기로 하는 약속을 하게 된다.



<국화의 먼지>에서는 여인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아닌 것 같으나, 가끔씩 드나드는 군인이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비치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이 3편의 소설은 애달픈 사랑이야기이고, 그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기에 그 중의 한 사람이, 아니면 두 사람이 자살을 하는 것처럼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런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를 자아내는 이야기인데,
이것이 이 소설들의  끝이 결코 아닌 것이다.
그 뒤에 이어지는 그런 자살을 파헤치는 과정이 더욱 흥미로운 것이다.
이 소설들에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엄청나고 교묘하고 의도된 트릭이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소설들은 비정한 범죄트릭과 서정적 사랑이야기의 만남이라고 해야 좋을 듯 싶다.
순수한 사랑이야기와 살인사건의 만남.
이 소설들을 끝까지 읽은 후에야, 처음 이야기를 읽을  때에 얼마나 큰 오류를 범했는가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자살을 위장한 살인사건.
그 방법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정교하게 감추어져 있다가 주인공 '나'에 의해서 파헤쳐지는 것이다.
<저녁싸리 정사>에서 보여주는 신노스케(남자)가 아버지의 한을 자신의 손으로 풀겠다는 생각과
유우(여자)의 남편의 모든 음모를 알고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죽겠다는 마음만을 이룰 수 있다면 살인의 공범이 될 수 있다는 생각.
<국화의 먼지>에서 남편을 가상의 생각에 빠지게 하여 죽음으로 몰아 넣는 계획적인 살인은 어찌 보면 참으로 끔찍하고 비참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소설을 읽다보면 소설 속의 범인들의 입장을 어느 정도 수긍하게 되는 것이다.

아마도 그것은 충격 요법이 아닐까 한다.
잔잔한 사랑이야기가 죽음으로 끝났다고 생각하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사건을 파헤치기에 살인의 충격이 감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또한,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요인 중의 하나는 소설의 문체가 서정적이고 유려한 문체들이기에 아름답게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들에는 일본의 역사가 녹아 있기도 하다. 도쿠가와의 몰락되고 메이지 유신이 단행되면서 가지게 되는 원한 관계도 한 몫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작품은
♠ 양지바른 과 사건부 ♠
앞의 3작품과는 완연히 다른 이야기이다.
흔히 말하는 유머 미스터리이다.
제1화 하얀 밀고
제2화 네 잎 클로버
제3화 새는 발소리도 없이
이렇게 3화로 나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다이토 신문사의 자료부이기는 하지만, 신문사에서 가장 한직에 속하는 부서이다.
사회부에서 밀려난 시마다 과장, 그리고 호소노 아이코, 오토모 로쿠스케, 그리고 여직원 오가와 쇼타.
이렇게 4명의 덜렁거리는 직원들이 벌이는 한바탕 소동같기도 한 좌충우돌 직장생활이야기와 사랑이야기이다.
물론, 이 이야기에도 살인사건은 등장한다. 그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유머러스하면서도 재미있다.
같은 작가의 작품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지만, 차분하게 읽다보면 '렌조 미키히코'의 교묘한 의도된 살인에 대한 트릭이 숨어 있는 것이다.
더운 날씨에 아주 간담이 서늘한 미스터리 소설도 재미있지만, 또다른 느낌을 주는 <저녁싸리 정사>도 한여름 밤의 무더위를 식혀주는 소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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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퍼케이션 3 - 하이드라
이우혁 지음 / 해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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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바이퍼케이션 하이드라 1'을 읽은 후에 잠시 쉬었다가 '바이퍼케이션 하이드라 2'그리고 3권을 단 숨에 읽었다. 물론, 며칠이란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마치 낯선 곳을 찾았던 긴 여정과 같은 느낌이다.

 

 

1권의 첫 장면부터 구토가 나올 정도로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살인의 모습이 너무도 잔인하여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는 작가는 얼마나 강심장을 가졌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우혁 작가 역시 그리 비위가 강한 사람은 아니었던 것이다.

 

이 작품은 근본적으로 재미있게 읽히기 위해 씌어졌다. 많은 사건이 일어나고 피와 증오와 공포와 광기가 흐른다. 상당히 끔찍할 수 있는 플롯이기에 이를 거침없이 다루기 위해 내 약한 내면을 피에 무덤덤하게 만드는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p348~349) 작가의 말중에서

이 작품에 나오는 이야기들의 바탕에 그리스 신화나 심리학과 정신학의 학설과 실험, 그리고 소설속의 내용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내용들과 함께 실제로 세계적인 살인마들의 끔찍한 행각들도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린아이를 살해하여 그 인육을 며칠동안에 걸쳐서 먹은 살인마, 여성들을 납치 살해하여 피를 뽑아 먹은 살인마, 수십 명의 사람들을 감금하고 폭행,고문하여 살해하는 살인마..... 어찌 인간의 탈을 쓰고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실제 이야기도 이 소설의 바탕에 깔려 있다는 것이 너무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인간의 본질은 과연 무엇일까? 인간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선과 악에 대한 생각....

여기에서 작가의 말을 다시 인용해 본다.

 

모든 소설이나 창작의 근본적인 문제는 결국은 인간 자신에게 회귀한다. 인간이란 무엇이며,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수많은 상황과 수많은 관점, 수많은 판단이 있지만, 결국은 이 작은 질문에 대한 수없이 많을지 모르는 답을 찾기 우해 창작이 행해지고, 사람들은 그 창작품에 흥미를 느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의 행간에 숨겨둔 간단하지만 상당히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며 읽는다면 내가 이 글을 쓴 의미와 던진 질문을 찾는 지적인 재미가 부가될 것이라 생각된다. 물론, 그런 것이 싫은 분들이라도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재미와 의미의 두 마리 토끼를 쫓은 내 나름의 노력의 산물이니, 그런 맥락에서 보아 주시면 고맙겠다. (p349: 작가의 말 중에서)

사랑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결국엔 집착이었던... 그래서 사람의 허울을 쓴 괴물로 변한 해리성 정체 장애가 된 사람이 저지르는 살인의 연속.

누군가 자신의 살인 욕구를 가장 잘 대행해 줄 사람을 괴물로 만들어 조정할 수 있는 인간이 아닌 괴물과 같은 하이드라.

그것을 잡으려고 하는 프로 파일러와 고참 형사. 그러나, 그 둘은 같은 마음인 것 같으나, 방법론이나 사건 처리에는 또다른 면을 보여주는 인간.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이런 줄거리로 볼 수 있을지는 모르나, 이야기속에는 작가가 말하는 어떤 의미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 소설은 줄거리까지도 정확하게 이해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은 것이다. 그러니, 그 속에 담겨진 의미를 찾기란 꽤 많은 지식이 필요한 것이다.

소설을 읽는내내, 이우혁 작가의 천재적 상상력은 그의 폭넓은 지식의 산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5년의 세월에 거칠 그의 노력이 3권의 책으로 만들어져서 독자들이 비록 두마리 토끼는 못 잡을망정(물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한 마리 토끼인 재미만은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3 권의 '바이퍼케이션'이 가져다 준 이야기. 그 속에서 '인간' 그 자체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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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퍼케이션 2 - 하이드라
이우혁 지음 / 해냄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 바이퍼케이션 (Bifurcation)현상에 대한 거예요."

"그건 또 뭐길래?"

"이건 수학 용어예요. 일반적으로 분기, 분기점이란 뜻이지만 조금 더 복잡하죠. (...)"

(...)

"(...) 수학적인 표현으로 바이퍼케이션이고 공학 용어로는 버클링(Buckling)이라는 현상에 가깝죠, 근래에는 카오스 이론이난 프랙탈 원리같은데에서도 이용되는 중요한 개념이기도 하구요."

(...)

"헤라 에이워드 부인은 자주 심한 일을 당했죠.마치 바이퍼케이션 현상을 일으키려고 아주 강한 힘이 위에서 가해진 것처럼요. 원래대로면 참고 극복해야 할 거였는데.... 그녀는 그렇게 되지 않았어요. 왼쪽으로 튈지 오른쪽으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이상한 방향... 융이 예언했던 동시성 원리가 있는 세상으로 튀어나간 것 같아요. 정신조작 능력과 인간이 지각할 수 없는 것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초감각? 초지각의 세계랄까요? 하하. 그래서... 헤라클레스가 되어 버린 것 같네요. " (p188~190 중에서 발췌)

많은 독자들은 알 수없는 이 소설의 제목에서부터 어떤 의미를 가진 단어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질 것이다. '바이퍼케이션2'에서는 이 제목에 대한 설명이 헤라 에이워드(헤라클레스)의 '해리성 정체장애'에 대한 이야기를 에이들이 가르시아에게 들려주는 과정에서 나온다.

쉽게 풀이하자면 '바이퍼케이션'은 불확실한 결과를 뜻하는 수학적 용어인데, 최근에는 카오스이론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많이 사용되는 개념이라고 한다. 책 속의 설명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존재를 상징하는 단어로 이해하면 될 듯싶다.

바로 이 소설이 신과 인간의 세계, 인간과 인간의 관계, 인간의 주체.... 등에 대한 복잡한 이야기를 작가는 다양한 분야의 이론과 실제의 이야기를 조사하고, 분석하고 연구하여 한 편의 긴 소설로 구성한 것이다.

작가가 15 년동안 구상하고 조사하였다는 소개글이 크게 다가올 정도로 폭넓은 분야의 이야기가 소설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이우혁 작가는 신화, 문학작품중의 인격장애나 살인에 관한 이야기, 심리학적 이론, 신경정신과 분야의 이론, 실험 등.... 그리고 더 끔찍한 것은 세계적으로 인면수심의 살인마들의 살인에 관한 이야기들이 소설의 내용과 함께 소개되는 것이다.

 

 

 

'인지부조화이론', '로프터스의 실험' 등 지금까지 들어보지도 못한 이론과 실험에 관한 이야기들은 인간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는데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마도 '해리성 정체 장애'는 많이들 들어 보았을 것이다. 그만큼 세상에는 이런 장애로 인하여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이야기들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1권에서 전개되었던 이야기들이 2권에서는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 가는 듯하다.

헤라 헤이워드 부인속에 존재하는 '헤라클레스'의 양면성의 행동.

그러나, '헤라 헤이워드'부인의 여성임에 그의 몸에 들어간 '헤라클레스'는 남자 신이기에 독자들은 또 의구심을 품었을 것이다.

 

"헤라클레스는 헤이워드 부인의 '아니무스(animus)'라 보면 됩니다. 정신적으로는 그렇게 희한한 일도 아니죠"

"아니, 그게 뭐지?"

"어? 아니무스말인가요? 모르세요?"

" 그래"

"음... 그러니까 여성 속에 존재하는 남성적인 요소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반대로 남성 속에 있는 여성성은 '아니마(anima)'라고 해요" (p170)

이 소설에서 살인의 현장의 모든 숨겨진 사실들을 밝히려는 프로파일러인 '에들러'와 이 사건을 맡은 '가르시아'형사가 사건을 추적해 나가면서 해이성 정체 장애에 빠진 '헤라 헤이워드'부인과 '하이드라'의 정체가 서서히 벗겨진다.

헤라클레스는 하이드라를 잡아야 한다는 행동으로, 하이드라는 헤라클레스를 잡으려는 행동에서 살인은 계속 일어나는 것이다.

피튀기는 살인.... 1권에서의 살인의 방법과 사체들의 묘사가 너무 쇼킹했기에 2권에서는 그나만 무디어지는가 했지만, 여전히 살인은 자행되고.... 이야기는 계속된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정신병동에서 탈출한 패튼은 헤라클레스를 죽이겠다고 하는데, 그는 또 어떤 변수로 작용할 것인가.

헤라클레스의 정체는 어느 정도 밝혀진 듯하지만, 여전히 헤라클레스와 에이들. 그리고 가르시아와 에이들, 헤라클레스와 하이드라.

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많은 이야기들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가를.... 그리고 인격장애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 것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이우혁 작가의 15년의 노력이 그대로 담겨 있음을 읽는내내 생각하게 한다. 그의 상상력은 단순히 머리속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의 노력에 의해서 나올 수 있었음을....

그나마, 쉽게 이 이야기를 이해해 나갈 수 있는 것은 소설의 밑바탕에 깔린 신화의 이야기를 그동안 이윤기 님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비롯하여 여러 책들을 통해서 읽어 왔기에 신화속의 배경이나 인물들의 묘사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신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인간의 복잡한 관계를 넘나들면서, 폭넓은 지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이 그 어떤 소설에서도 느낄 수 없는 매력일 것이다.

뱀파이어를 직접 찾아간 헤라클레스.... 그들의 대립구도와 뭔지 모르게 석연치 않은 구석이 엿보이는 에이들과 헤라클레스의 만남이 기대되는 3권이다.

3권에서는 진정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모든 것이 쏟아져 나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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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영의 세상견문록 - 365일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책
서은영 지음 / 그책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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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영의 세상견문록>은 책제목만으로 여행에세이라는 생각을 하기 쉬운데, 이 책은 여행 가이드 책이 아니다.

 

 

물론, 이 책의 저자인 서은영은 2010년 11월에 중동을 거쳐서 그리스를 여행하면서 성지순례를 하는 것만으로 만족하려고 하지만, 그녀의 끝없는 세상 나들이는 해외와 국내를 거침없이 질주한다.

이집트, 터키, 그리스, 이스라엘, 로도스, 파트모스, 엘모스에 갔다가 귀국한 후 하얀 눈이 덮힌 홋카이드로를 간다.

이어서 땅끝마을, 보길도, 거기에서 다시 해외로~~

로키산맥을 갔다가 다시 국내로 들어와서 태백, 삼척, 대금굴, 경주.

아직 끝이 아니다. 다시 인도, 스웨덴, 러시아, 프랑스, 강원도와 전라도를 돈다.

지난 1년간 다닌 곳들을 정리해 본 것이다.

 

 

이런 역마살이라면 그녀는 백수이거나, 여행작가가 아닐까?

아주 잘 나가는 스타일리스트이다. 김연아, 김민희, 고소영, 고현정의 스타일리스트로 유명하다.

그런데, 그녀는 원래는 패션디자이너였다. 패션디자이너에서 패션 에디터로 직업을 바꿀 때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 분야는 같지만, 하는 일은 다르기에 새로운 직업에 대한 도전이었고,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도 수입도 잊어야만했다. 그녀는 패션 에디터에 만족하지 않고, 스타일리스트 일을 하면서 방송인, 출판까지 두루 섭렵하게 되니, 이제는 멀티 플레이어가 되었다.

서은영이 쓴 책은 <서은영의 세상견문록>이 다섯 번째 책이 되는 것이다.

그녀가 이와같이 멀티 플레이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용기와 도전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고, 어떤 순간에나 최선을 다하는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책은 여행과 관련이 있기는 하지만, 여행 가이드 북은 아니다.

"순례자와 같았던 지난 일 년 동안의 여행과 그외에 다른 여행지에서 생각했던 내 생각의 조각을 모아 보았다. " (p11. 책머리에서)

 

 

 

 

인도의 눈부신 타지마할만큼 아름답고 감동을 준 것은 인도인들의 담담하고 아름다운 스타일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삶은 가난하지만, 자신만의 스타이를 가진 인도인들의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부유층들이 같은 명품을 걸치고 든 모습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멋을 느끼는 것이다.

비단 이것은 이 책의 내용중의 아주 작은 부분에 해당하는 것이고, 그녀는 세상 곳곳을 여행하면서 그렇게 자신의 마음 속에 들어오는 모습들을 보고, 그곳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떠난 사람들을 기억하기도 하고, 가족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패션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것으로는 이 책의 내용을 다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그녀는 박학다식하다. 패션뿐 아니라, 문학, 예술, 영화, 심리학, 생물 등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의 이야기들을 자신의 생각과 함께 담아낸다.

거기에 종교 이야기까지....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삶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문학적 소양이 깊어서 그녀가 들려주는 문학 이야기는 읽었던 책들의 경우에는 공감이 가기도 하고, 아직 읽지 못한 책인 경우에는 그 책들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된다.

특히, 추천을 받아서 읽었다는 존 버거의 는 내가 꼭 읽어 볼 책의 목록에 넣어 두게 된다.

 

 

그밖에도 책의 내용중의 인용된 문장들과 그녀의 단상을 담은 문장들은 가슴 속에 알알이 박혀 오는 좋은 문장들이 참 많다.

 

"김훈은 <바다의 기별>이라는 책에서 사랑을 이렇게 정의했다. '모든, 닿을 수 없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모든, 만지지 않는 것들과 불러지지 않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생각해 보면 그런 것 같다. 사랑이란 결국 밤하늘의 별을 볼 때처럼 그리운 마음과 동경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니까.

 

내게 사랑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제 나는 이렇게 대답할 수 있다. 사랑이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거친 파도에도 휩쓸려 가지 않는 그 마음, 세찬 비바람 안에서도 꺼지지 않는 마음, 고비 사막같은 메마른 황무지 속에서도, 시들기는 커녕 새록새록 피어나는 그 마음 모두 '그럼에도 불구하고'에서 비롯된다. " (p 140~142)

 

 

 

 

<서은영의 세상견문록>은 여행을 통해서 그녀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그들이 사는 세상을 보면서 느꼈던 것들을 통해서 모두가 더불어 사는 세상 속에 삶의 모든 해답이 있고, 용기가 있고, 열정이 있고, 도전이 있고, 희망이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그런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서은영을 따라서 세상 밖으로 나가 새로운 세상을 보기보다는 그녀가 그 세상 속에서 보고 느낀 점들을 마음 속에서 담아 두었다가 한 송이 아름다운 꽃으로 활짝 피어나는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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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추억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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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정명의 소설은 책에 관한 검색도 거치지 않고 읽을 정도로 신뢰감이 가는 소설들이었다. 역시나 '악의 추억'도 처음 몇 페이지를 읽기 시작하면서 책속에 푹 빠져 버렸다. 저자의 작품인 '천년 후에'는 3년간 매일밤 틈틈히 쓴 책이었고, '뿌리깊은 나무'는 10년의 구상과 집필을 거쳐서 쓴 책이다. 책을 쓰기 위해서 상당히 많은 자료를 수집하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뿌리깊은 나무'나 '바람의 화원'은 조선시대의 '훈민정음'이나 '신윤복''김홍도'가 소재가 되면서 소설에 연쇄살인이라는 장치가 첨가되어서 이야기를 끌고 나갔다. 그래서 '뿌리깊은 나무'는 '다빈치코드'나 '장미의 이름'과 비교되기도 했다. 그런데 '악의 추억'은 기존의 소설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상도시를 만들어서 그곳에서 일어나는 연쇄살인을 다루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미지의 두 도시 (침니랜드&뉴아일랜드)- 원래 침니랜드가 있었고, 그의 부속 섬들이 있었는데 방조제를 쌓아서 새로운 모습의 뉴아일랜드가 된다. 서로 1Km 해협사이에 놓여있지만 너무도 다른 곳, 침니랜드는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사람, 배고픈 사람, 미혼모들이 배회하는 거리, 범죄자가 날뛰는 곳인데 반해, 새로 들어선 뉴아일랜드는 하늘을 찌를듯한 마천루, 흰셔츠의 금융인들, 화려하고 번쩍이는 광고판과 쇼윈도의 거리, 기회의 땅이며 욕망의 신천지이다. 뉴아일랜드의 건설로 이 두도시는 안개가 자욱한 도시로 변했다.

'안개는 위험하지도 나쁘지도 않다.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는 사실이 위험할 뿐이다.'(p11)

안개가 잔뜩 낀 밤에 이루어지는 연쇄살인.... 첫번째 살인은 안개속의 케이블카안에서 아름다운 금발여인이 머리에 총을 맞고 발견된다. '웃는 얼굴'로.

안개는 범죄자에게는 케이블카의 운행 소음도 어느정도 삼켜줄 수 있고, 정적보다는 적당한 소음이나 비명을 묻어 주는 것이다.

두번째 살인사건은 정박된 요트의 난간에 이 도시의 부를 장악하고 있는 유니온 뱅크의 회장 손녀가 밧줄에 묶여서 죽어 있다. 역시 '웃는 얼굴'로.

세번째 살인사건 역시 방조제 기슭에서 여인이 발견된다.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정직당했던 경찰 매코이가 무장해제된 상태로 투입된다. 그리고 심리분석관이며 범죄심리학과 뇌과학을 공부한 라일라도 살인사건의 해결을 위해 같이 행동하게 된다. 권력과 부에 아부하면서 승진을 거듭했던 수사과장 제임스 헐리, 그리고 정년을 앞둔 그럭저럭 자리만 지키는 것 같은 카슨....

이야기의 전개과정에서 매코이가 7년전에 연쇄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살인마 데니스코웬과의 총격전에서 데니스 코웬가 쏜 총알이 매코이의 머리속에 박혀서 긴 식물인간 생활을 거쳐 2년간의 재활치료끝에 살아있지만 극심한 두통과 아득한 현기증, 불면, 기면발작까지 일으킴을 알게 된다. 매코이는 이번의 연쇄살인 역시 7년전에 자신의 총에 사살된 데니스 코웬이 살아서 저지르는 살인마 행동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사건 해결에 뛰어다닌다.

책표지 뒷면에 나오듯이 '하나의 기억, 두 개의 도시, 세 명의 희생자, 네 개의 퍼즐.....' 하나의 기억 7년전의 연쇄살인 사건이 얽힌 기억- 매코이의 기억뿐이 아닌 심리분석관인 라일라에게도 숨겨진 살인에 관한 괴로운 기억이 있다. 두 개의 도시 저자의 상상의 미지의 도시이라는 설정이 있기에 이 작품이 더 돋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어떤 도시였다면 어색했을 것같은 이야기이다. 세 명의 희생자들 폭력이나 악의 희생자들이며 마음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여자들이다.

네 개의 퍼즐 살인사건 현장엔 꼭 신문의 퍼즐면이 펼쳐져 있고, 그 중의 일정한 단어는 다음의 살인 사건에 관한 힌트이다.

 

 

그런데,7년전의 연쇄살인 사건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하나의 살인 사건은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사건의 희생자 주변의 다른 죽음이 뒤따르게 되고 그와같은 첫폭발은 단순하게 보이지만 그 충격은 주변으로 폭발하고 다시 그 폭발이 도시 전체로 번지게 되는 '다중 나선형 연쇄살인'이 되는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중의 한 사람이 희생되면 그에 따른 슬픔으로 정신병원에 가는 경우도, 이어서 자살을 하는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3명의 살인사건의 희생자들도 모두 폭력과 악의 희생자였고 소중한 것을 잃은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 온 여자들이다. 그리고, 이어서 뒤따르는 자살 아니면 이에 따른 살인....

독자들은 첫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이책에 빠르게 빨려 들어가게 된다. 밝혀질 것 같은 순간에 다시 암흑속으로 들어가는 묘미를 맛보게 될 것이다.

과연, 라일라는 왜 매코이가 처리했었던 살인사건에 관심이 있는가?

매코이가 죽지 않았다고 하는 데니스 코웬은 과연 살아 있을까?

매코이가 데니스 코웬의 환상에 사로잡힌 것은 아닐까?

매코이가 7년이란 긴 세월동안 마음에 가지고 살았던 '악의 추억'들은 그를 얼마나 고통스럽게 해 주었는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마지막 남은 결코 누구에게도 빼앗기고 싶지 않고, 놓치고 싶지 않은 고양이(?) 애들 레이드를 보다듬으면서 그렇게 쓸쓸하게 자기의 뇌속에 박힌 총알(?)과의 사투를 벌였는지도 모른다. 그 총알이 가져다 준 엄청난 비극을 끌어 안은채로....

'남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버리는 단 한 순간' 매코이에게는 너무도 큰 상처이자 헤어나올 수 없는 늪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라일러는 어땠을까? 그녀에게도 자신을 대신하여 희생당한 동생에 대한 '악의 추억'이 있었다. 죽은 자들의 고통은 끝났지만, 살아 있는 사람들이 살아 가면서 감당해야 할 무겁고 깊은 상처들이 있었다.

"영혼이 맑은 사람들은 상처가 있지. 숨기려고 해도 숨겨지지 않는 상처 말이야. 당신의 운은 죽음을 담고 있었어, 떨쳐낼 수 없는 절망을 말이야." 매코이는 그렇게 말하며 창백한 손목을 감싸주었다. "내 눈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보았다고요?" 매코이는 이슬이 송골송골 맺힌 위스키 잔을 기울였다. 유리잔에 맺힌 물방울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떨어졌다. "누군가를 잃었다는 고통보다 더 견딜 수 없는 건 남아 있는 고통이야. 사건이 끝나고, 혼란이 가라앉고, 공포가 지나가고..... 죽은 자들의 고통이 끝나는 순간부터 살아 있는 자들의 고통이 시작되지." (p251)

보통의 스릴러 소설들이 사건의 전개와 추적과정에 치우쳐 있는데 반하여 이 책은 살아 남아 있는 자들의 고통을 심리적으로 잘 묘사하였다. '뇌과학'이라는 분야를 통해서 본 '매코이'와 '라일러'의 내적 갈등과 행동들까지 잘 표현되어 있다. 어떤 추리소설과 비교해도 월등할 정도의 전개과정과 갈등 구조, 적절한 긴장감이 읽은 사람들에게 흥미를 유발시키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과거는 안개처럼 느닷없이 다가왔고 안개 속 풍경처럼 흐릿했다. 과거를 잊는 것은 다행일까? 아니면 불행일까? 과거가 즐거웠다면 씁쓸한 즐거움일 것이고 고통스러웠다면 달콤한 고통일 것이다. (p282)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몇 장 안 남겨진 상태에서 너무도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독자들은 역시 '이정명'의 소설의 탄탄한 구성에 놀라워하면서 뇌과학에 대한 설명으로 '그럴까 아닐까'하던 의문점들이 모두 풀리게 된다. 결론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운 마음도 하나 가득 독자들의 마음에 담은 채로.... 

그런데, 독자들이 느끼는 것이 전부는 아닐지도 모른다는 여운을 남겨 주면서 모든 이야기는 끝난다.

'라일라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안개는 희미하고 모호하며 위험하기까지 했다. 라일라는 안개 속에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과연 크리스 매코이가 데니스 코헨이었을까? 대답은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그녀는 영원히 대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대답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처음부터 우리는 아는 것이 없으므로. 설사 무언가를 안다 해도 그것은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 마침내 많은 것을 알았다 해도 그것이 모든 것은 아니므로. (p335)

 

 

최신 뇌과학과 범죄심리 분석 이론, 첨단 과학 기법....

상처입은 영혼의 내면을 그린 매혹적인 심리 스릴러의 절정! (책 뒷표지글 중에서)

무엇이 '선'인지, '악'인지, 무엇이 '사랑'인지, '증오'인지, 무엇이 '욕망'인지 '의심'인지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을까?

 

"증오와 사랑, 기쁨과 슬픔은 상반되 감정이지만 심리적인 자극이란 점에서 같아요, 극도로 증오하던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거나 기쁨이 극에 이르면 눈물을 흘리는 현상말이예요, 범죄자를 증오하고 뒤쫓으면서도 그들을 동정하는 형사의 심리도 마찬가지죠" "정반대의 감정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뇌가 감정을 착각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죠" (p195) 

책 속의 한부분인데 이 글이 의미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책장을 닫으면서 느끼게 된다. 이런 장르의 소설을 읽은 후에 오는 개운함보다는 읽은 후에 더 많은 생각이 남는 그런 여운을 지닌 책이다. 그래서 나는 '이정명'님의 소설을 즐겨 읽고 언제나 새로운 책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저자의 책들이 대개는 2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비하여 '악의 추억'은 1권의 단행본이지만 이 책의 335페이지는 어떤 책보다도 많은 것을 시사하고 느끼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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