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평의 기적
이나가키 아츠코 지음, 양영철 옮김 / 서돌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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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잘 다니던 직장에서 퇴직을 하게 되고, 취업의 문은 좁기만 하고, 이런 경기 침체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소자본으로 무언가 할 것이 없을까 기웃거리게 된다.

그래서 시작하는 소자본의 가게들.

그러나, 그들이  꿈꾸던 대박의 꿈은 한 여름 밤의 꿈으로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몇 년전인가 TV 프로그램 중에서 '대박집과 쪽박집'을 비교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경기 침체와는 무관하게 문전성시를 이루는 대박집, 같은 메뉴로 장사를 하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끊게 버린 쪽박집.

그 속을 들여다 보면 확실히 대박집은 대박집만의 성공 비결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가까운 이웃나라인 일본의 경우에는  소규모 점포로 운영을 하는 가게들이 몇 십년씩 아니 백여 년이 넘게 그 자리에서 변하지 않는 맛으로 손님들을 맞는 곳들이 있다.

우동가게, 라멘가게, 모찌가게, 바나나 빵가게, 화과자 가게 등.

이런 모습에서 일본의 장인정신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평의 기적>은 이미 <작지만 세계에 자랑하고 싶은 회사/사카모토 코지>라는 책에서 '오자사는 진짜 중의 진짜'라는 극찬을 들은 양갱 가게의 이야기이다.

'오자사'는 1평짜리 가게이다. 이곳에서 만들어 파는 것은 단 두 가지, 양갱과 모나카이다.

그것도 양갱의 경우에는 하루에 150개 한정판매이기때문에 아침부터 번호표를 받아야 겨우 살 수 있다.

1인당 5개만 살 수 있으니, 하루에 양갱을 살 수 있는 사람은 30명이 고작이다.

 

     
 

이 가게의 사장은 '이나가키 아츠코'인데, 1951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노점상으로 경단을 팔던 아버지를 도와서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이 60 년이 훌쩍 넘었고, 사장의 나이도 여든 살이 넘었다.

 

 

 

처음에 팔던 경단은 곧 양갱과 모나카로 품목이 교체되었는데, 그렇게 잘 팔리는 양갱을 하루에 150개만 만드는 이유는 작은 가마솥에서 졸여야 하고, 그 과정이 고되고 시간이 많이 걸리기에 더 많은 양을 만들 수 없는 것이다.

 

 

'이나가키 아츠코 ' 사장은 일을 시작한 지 10년만에 팥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오묘하고 찬란한 보라색을 만날 수 있었고, 그  색도 '이제 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온데 간데없이 사라져 버린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최고의 양갱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오랜 경험과 연습에서 얻어낸 것이었고, 좋은 재료를 이용하여 정성을 담뿍 담아내는 것만이 변함없는 맛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보들보들하되 졸득함은 유지하고, 탱글탱글하면서도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오자사만의 양갱의 비밀이 숨여 있는 것이다.

맛에만 이런 정성이 담기는 것이 아니라, 손님을 대하는 태도, 직원들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장애아까지도 직원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이 '오자와'의 경영 철학이기도 한 것이다.

" 나는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고, 주변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음식이라도, 어떻게 만드느냐에 다라 그저 그런 평범한 음식이 될 수도, 오자사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유일한 음식이 될 수도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고객들이 만족하는 최고의 음식을 만들 수 잇을까 고민했다. 팥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반죽에 필요한 물을 구하는 것도, 몇 분을 졸이고 몇 시간을 굳힐지 결정하는 것도, 어느 것 하나 쉽게 얻어진 것은 없었다." (p. 204)

 

 

이 책은 그동안 오자사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도 있으며, 이나가키 아츠코 사장의 인생을 돌아보는 의미를 가지기도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책이 있었다.

<기적의 사과 / 기무라 아키노리, 이사카와 다쿠지 공저/ 김영사, 2009>인데, 이 책의 주인공인 기무라시는 30년의 세월을 바쳐서 무농약 사과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담은 책이었다.

 

  

 

'이제 포기할 만도 한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모한 도전과 같았던 무농약 사과.

바보같아 보일정도로 우직한 성품이 일본에서 최고로 잘 팔리는 사과를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기무라씨는 '우리는 자연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있는 그대로를 보아야 한다.' 고 이야기했었는데, '오자사'의 사장인 '이나가키 아츠코'도 역시 자연 속에서 인생의 진리를 배우고, 그런 자연이 준 선물이 '양갱과 모나카'라고 말하는 것이다.

" 양갱도 모나카도, 그 맛의 주인공은 자연이다. 나는 그 맛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재료가 갖고 있는 본래의 맛을 끄집어내는 보조자 역할을 할  뿐이다. ' (p.p. 42~43)

 

이 책은 소자본으로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며, 그렇지 않더라도,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삶을 살아가는 자세, 일을 할 때에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 등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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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 - 최갑수 여행에세이 1998~2012
최갑수 지음 / 상상출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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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의 저자인 '최갑수'를 일컫는 말  '생의 탐색가, 시간의 염탐자, 길의 몽상가'

 

 

이 책을 통해서 그 의미를 조금은 알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저자를 처음 알게 되었다. 이름이 비슷한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이 책을 사게 되었고, 내가 워낙 여행 에세이를 즐겨 읽기에 무심결에 구입하게 되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기대이상으로 마음에 와닿는 책이었다.

저자는 문학동네에 시 <밀물여인숙>이 당선되면서 등단을 하게 되었고, 책, 출판, 글쓰기와 관련된 몇 번의 직장을 거치면서 프리랜서로 전업을 하게 된다.

언제든지 훌쩍 떠나기를 즐기는 그에게 직장이란 버거운 곳이었을 것이다.

그는 1998년이후 지금까지 약 14년 동안 여행하면서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다. 인생의 대부분이 이렇게 자유를 만끽하는 삶이다.

 

 

그렇다면 여행을 잠시 멈추었을 때는 어떨까?

그때도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요리를 하고, 시를 쓰고 여행을 생각한다고 한다. 그런 날의 그는 어느새 지구본 옆에 다가 서서 다음앤 어디로 떠날까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항공권 예매 사이트에 접속하고 있다고 하니 그는 영락없는 생활 여행자이다.

마음에 드는 한 권의 책을 손에 넣은 나는 책 속에 빠져든다.

여행 에세이, 포토 에세이가 가져다 주는 마음의 여울이 잔잔하게 펴져 나간다.

사진 속의 여행지가 어디인지 구태여 밝히지 않아도 그 사진 속의 얼굴들이 이 여행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느끼게 해준다.

그는 책 속에서 웃는 모습을 찍기 위해서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 웃어 보여주고, 외로운 모습을  찍기 위해서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 외롭게 보이라고 했다.

사진 속의 얼굴들이 행복해 보이는 것을 보니, 그의 여행은 행복했었나보다.

 

 

 

 

느낌이 있는 사진, 최갑수만의 눈으로, 마음으로 볼 수 있었던 사진들이 눈길을 끈다.

책 속의 글들도 간결하다. 아주 짧막한 글들도 있고, 두서너 페이지에 이르는 글들도 있지만, 시인다운 감각으로 써내려가는 글들이 마음 속에 알알이 보석처럼 박혀온다.

한 편의 시가 되기도 하고, 삶의 지혜가 되기도 하고, 인생을 되짚어 보게도 하는 글들.

여행에 대한 단상, 사랑에 대한 단상, 인생에 대한 단상.....

 

#008 다른 사람을 만나려거든 여행하라

 

여행은 새로운 공간과 장소를 만나는 일이지만

새로운 시간과 조우하는 일이기ㅗ 하다.

공간의 새로움이 아닌 시간의 새로움을 느끼는 일.

길 위에서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돌이켜보고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를 가늠한다.

 

그래서 여행은 당신을

여행을 떠나기 전의 당신과

조금은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버린다.

 

#010 여행은....

 

여행은...

내가 나를...

꼬옥...

껴안는 일이라고 해 두자.

 

 

그러나, 여행이 마냥 좋기만 했겠는가?

때론 불편하기도 하고, 힘겹기도 하였을 것이다.

" 피곤해요. 좀 피곤하군요."

(...)

" 피곤해요, 정말이지 피곤해요."

이렇게 말하기도 하는 것이다.

 

#045 우리가 놓쳤던 사랑들은 별이 되지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사랑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하지만 우리에겐 너무 일찍 포기한 사랑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 사랑들이 모여서 저기 빛나고 있다.

 

 

#084 단도직입적으로 뚜벅뚜벅

 

빙빙 돌리지 말고....

 

사랑한다면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단도직입적으로 뚜벅뚜벅 다가가서는

 

'난 널 사랑해.'

 

그게 사랑을 고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

 

어차피 그 사람은 당신을 사랑하거나 사랑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일 테니까.

 

#088 꽃 한 송이 때문에

 

꽃 한 송이 때문에

길을 멀리 돌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089 자신을 먼저

 

터키 이스탄부

보스포루스 해협 앞에서

아프리카 소녀 레임이 말했다.

 

초이, 당신은 당신을 사랑하는군요.

여행을 좋아하니까요.

여행을 많이 다닌 사람만이 자신이 얼마나 대단하고 이 세상에서

얼마나 쓸모있는 존재인지 알고 있죠.

 

타인을 사랑하기  위해선 자신을 먼저 사랑할 것.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으로 여행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것.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존재감을 여행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ㅣ것이고,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곧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기에.....

그의 사랑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저자가 말하는 '자신을 사랑하는 법 3가지'

* 책읽기 - 자신만의 사간을 만들어준다.

* 글쓰기 - 하루에 원고지 3매씩 글쓰기를 권한다. 글쓰기는 스스로를 상상하고 정리할 수 있게 해주기에 어떤 주제, 어떤 글이라도 좋다. 일기, 영화평, 독서평, 음악평 등.

* 여행 - 자주, 견문을 넓힐 수 있으며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

 

 

1998년부터 14년 간에 걸쳐서 32개 나라 120여 개 도시의 길 위에서 느꼈던 모든 생각들과 그 모습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어떻게 그 모든 것을 한 권의 책에 담아낼 수 있겠는가.

아직도 그에게는 다 담아내지 못한 생각들과 사진들이 남아 있을 것이다.

 

 여행자의 눈, 시인의 글로 쓴 책이기에 그 느낌이 애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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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디자인하다
이승한.엄정희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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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표지가 산뜻하게 눈에 들어온다. 청춘들 처럼 푸르르면서, 각양각색의 다채로운 꿈을 담고 있는 듯하다.   이 책의 저자인 '이승한'의 <창조 바이러스 H2C>를 읽었기에 그의 생각이나, 가정사를 훤히 알고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창조 바이러스 H2C>는 홈플러스의 창립자이자 초대 CEO인 김승한이 업계 꼴찌인 홈플러스를 4년만에 업계 2위로 올려 놓는 이야기를 자신의 어릴적부터 지금까지의 삶을 바탕으로 풀어나간 책이다.

여기에서  H2C란 How to Create란 문장의 약자로  모든 상황을 희망으로 만들고, 비지니스도 성공으로 이끄는 6가지 창조 바이러스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것은 최고로 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와 창조가치가 필요하다는 의미인 것이다. 

이 책 속에는 자신의 가족사도 소개되는데, 결혼후 5년만에 얻은 아들을 잃게 되는 이야기, 곧 이어 아내의 위암 선고 등의 이야기와 부부애를 과시하는 내용들도 담겨 있었다.

그 아내는 힘겨운 세월을 남편의 사랑으로 다시 새롭게 살아가게 되는데, 56세의 나이에 박사과정을 밟아서 60세에는 사이버 대학의 가정 상담 교수가 된다.

두 사람은 한국 장학 재단의 부부멘토로 활동하면서 8명의 청춘 멘티들과의 만남을 가지고 그들의 청춘을 디자인 하는 일을 함께 하게 되는데, 그 이야기를 담은 책이 <청춘을 디자인하다>이다.

 

 

이들 부부가 8명의 멘티와의 만남에서 가장 먼저 한 것이 '캄비고 (com, be, go)라는 이름을 지은 것인데, 이것은 '멘토링에 와서, 새롭게 되어서, 세상을 향해 나아가라! ' 는 의미인 것이다.

이 책에는 멘티들에게 한 6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보는 과정을 담고 있다.

* 나는 누구인가

* 내가 붙들어야 할 삶의 가치는 무엇인가

* 나의 꿈과 내가 나아갈 길은 어디인가

* 내 삶의 길을 함께 가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 어떻게 삶을 이글어 갈 것인가

* 나의 인생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이 질문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 답을 말하고, 멘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함께 따라 잡기 할 수 있도록 책은 구성되어 있다.

 

 

아름다운 인생을 디자인 하기 위해서는 자아을 알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인데, 많은 사람들은 자신을 어떤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을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자신이 누구인가를 말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자아정체성 !!

독일의 목사이자 신학자인 '본 회퍼'가 말한 것처럼 '남이 말하는 나', '내가 아는 나' .

이  둘 중에 어떤 '나'가 진짜 '나'일까 '?

내 안에는 '거짓 자아'도 있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는 열등감, 자신감 부족, 자기 혐오 등. 이 '거짓 자아'가 크게 발달하면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고 한다.

 

 

'나'를 발견하기 위한 놀이로, '100자로 나를 소개하기', '인디언식 이름찾기', '에어그램으로 나의 성격발견하기'.

 

 

 

 

꿈이 없는 사람들이  꿈을 찾는 방법은 독서, 일기, 대화, 여행, 봉사, 사랑을 통해서 꿈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이 책에서 인상깊은 문장은 배려란 '작고 찢어진 우산을 같이 쓸 수 있는 마음가짐이라는 것이다.

청춘들, 그들은 방황하고, 좌절하고, 실패를 거듭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열정과 도전과 무한한 잠재력이 있으니, 힘들어 하지마라!!

 

 

'인생은 꿈의 크기 만큼'이라는 말이 뜻하듯이 인생을 디자인할 때에 꿈을 크게 가져야 하는 것이다.

또한, 인생을 설계하는 것은 집을 설계하는 것과도 같다.

 

 

멘티들은 '인생 스티어링 힐' 작성하기도 한다.

 

 
나는 이미 이승한의 <창조 바이러스 H2C>를 읽었기에 그 책 속의 내용들과 겹치는 부분들이 있다.

 

저자는 삼성그룹 공채 사원으로 입사하여 홈플러스의 CEO까지 되었기에 인생이 승승장구하기도 했지만, 아들을 잃게 되는 아픔도 있었다.

<창조 바이러스 H2C>에서는 자화자찬에 가까운 글들과 자신을 나타내려는 홍보성 글들과 같은 글들이 눈에  거슬리기도 했는데, <청춘을 디자인하다>는 멘토와 멘티의 인생 디자인 이라는 과정을 함께 해 나가는 내용이기에 방황하는 청춘들에게는 인생의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을 듯하다.

되도록이면 이 책의 내용들을 읽기보다는 함께 따라해 본다는 생각을 가지고 접하기를 권하고 싶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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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사람은 악마도 설득한다 - FBI 협상가로부터 배우는 비즈니스 프로파일링
게리 네스너 지음, 류초롱 옮김 / 라이프맵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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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의 모든 것은 협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주 간단한 사례로는 엄마에게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게 하기 위해서 발버둥을 치면서 우는 어린이들을 달래는 것도 협상이 될 것이고, 가정에서 구성원간의갈등을 해소하는 방안도 협사이 될 것이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떤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하여 서로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협상을 통해서 이루어 질 것이다.

그보다 더 큰 협상은 한미 FTA와 같은 국가적인 이익을 수반하는 일을 서로에게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것도 협상의 힘이 큰 작용을 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삶을 비롯하여 국가적인일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일에 협상이 필요하게 되는데, 어떻게 하면 유리한 협상의 고지에 오를 수 있을까 하는 테크닉에 관한 이야기가 <이기는 사람은 악마도 설득한다.에 담겨 있다.

 

 

이 책은 20여 년간 FBI 인질협상가로 활동한 FBI 요원이 수행했던 사건들을 바탕으로 협상의 지침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는 협상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딱딱한 이야기들을 읽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의외로 저자가 인질 협상을 한 사례들을 자세하게 써나가기에 흥미롭게 읽으면서 그 이야기를 통해서 협상의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첫 번째 사례는 아들과 아내를 인질로 삼았던 찰리의 이야기이다. 찰리에게는 인질극을 벌이는 확실한 목적이 없었다. 인질범이 무언가 요구 조건이 있다면 협상은 쉬워진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는 협상가는 인질범과 신뢰감을 쌓아야 한다. 마음과 마음으로 관계를 맺어주는 것이 신뢰이고, 사람들이 진심으로 신뢰할 때에 협상은 쉬워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상대방의 생각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경관이 교통위반 여성을 강간하고 아내가 근무하는 은행으로 가서 그곳 사람들을 인질로 삼은 사건이 있었다.  범인이 경관이기에, 이런 사건의 협상과정을 잘 알고 있다는 점과, 그가 여성을 혐오하리라는 선입견을 가지게 되지만, 오히려 여자 협상가와의 대화를 통해서 그의 생각을 알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다른 경우의 사례에서는 협상이 잘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협상의 논리를 모르는 지도부의 그릇된 조건때문에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러서 인질범은 마음을 열고 다가오고 있는데, 앞으로 10분의 시간을 주겠다는 엄포에 그만, 자녀와 함께 권총 자살로 끝맺게 된 경우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FBI를 비롯한 기관에서는 특수한 교육을 받는 협상가들이 범죄 현장에서 활약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협상은 며칠간에 이루어질 수도 있지만, 데이비드 코레시의 사교집단 사건은 '다윗파'라는 사이비종말론을 신봉하는 집단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협상에 의해서 며칠 간에 걸쳐서 집단의 인질들이 몇 명씩 풀려나면서 51일간 대치상태에 있게 되는데, 경찰측의 강경대응 방침에 스스로 그들의 거처에 불을 질려서 함께 죽음으로 끝을 맺기도 한다. 

 " 협상은 어떤 목적에 부합되는 결정을 하기 위해 여럿이 서로 의논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상대와 대면해 내게 유리한 것을 하나라도 더 얻어내는 모든 과정이 협상이다. 삶의 모든 것이 협상이기에, 협상을 어떻게 하느냐가 우리 삶의 가치를 결정할 수도 있다. (...) 당면하고 있는 문제에 집중하라. 냉철하고, 강력하게. 그렇지만 상대에 대한 소통의 끈을 놓아선 안된다. 상대와 쌓는 진정한 신뢰관계만이 협상을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강력한 마술이다. " (p. 334)

이웃간의 층간 소음이나 주차 문제가 살인을 부르기도 하고, 국가와 국가간의 문제가 크게는 전쟁으로 까지 번지게 되는 것은 서로간의 대화의 부족에서 일어나는 일이며, 그것은 결국에는 협상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저자 자신이 협상 전문가로서 처리한 사건들을 통해서 어떤 협상의 지침을 배울 수 있는가를 협상 point를 정리한 tip 과 함께 <협상의 기본>을 싣고 있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일들과 더 나아가서는 사회생활에서 협상을 하여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point는 삶의 모든 것이 협상이고, 협상을 잘 하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교감과 정서적 소통이 담긴 신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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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그늘 - 신경숙 산문집, 개정판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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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변함없는 모습으로 우리곁에 있는 작가, 신경숙.

<모르는 여인들>이 출간되고, 인터뷰 장면을 동영상이나 TV 화면을 통해서 여러 번 보게 되었는데, 단아한 그 모습에, 조근조근 말을 이어가는 모습이 언제나 그 자리에 앉아 있었던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익숙하게 다가온다.

22살에 등단하여 지금까지 많은 작품들을 썼다. 내가 가장 먼저 읽은 신경숙의 책이 <풍금이 있던 자리>인지 <깊은 슬픔>인지, 아니면 <외딴방>인지는 잘 생각나지 않는다.

그중의 어떤 책을 읽고 그 다음부터 신경숙이 책을 펴낼 때마다 따라읽기 시작하여 <모르는 여인들>에 이르렀으니까.

그만큼 나에게는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믿음이 가고, 그녀의 작품은 꼭 읽게 된다.

 

 

그런데, <아름다운 그늘>?

이 책을 살 때만해도 신간 산문집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오래전에 나온 책의 개정판이다.

그것도 이번에 출간된 책이 3판이다.

1판 1쇄가 1995년에, 2판 1쇄가 2004년에, 그리고 3판1쇄가 2011년 11월.

그렇다면 나는 이 책을 읽었던 것일까? 아니면 지금 처음 접하는 것일까?

신경숙의 소설을 따라 읽기 하다 보니, 이미 그녀의 가족사나 사적인 이야기들은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최근작의 경우만 해도 <엄마를 부탁해>,<모르는 여인들>의 바탕에는 작가의 가족사나, 사적인 이야기들이 깔려 있기때문이다.

그래서 이미 작가가 걸어온 발자취를 알기에 <아름다운 그늘>과 같은 산문집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삶의 자취들이 생소하거나 새롭지는 않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을 읽은 적이 있는지, 아니면 처음 읽는 책인지 모르겠는 것이다.

아무려면 어떻겠는가?

작가의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니....

 

 

3판 서문에 작가가 쓴 글처럼,

''이 책 속에 세상과 문학을 향한 나의 첫 마음들이 고스란히 들어 있어서 (...)" (p. 5)

작가의 산문집이란 작가의 지나온 날들의 기록과도 같아서 작가와 친근해지고 익숙해지는 과정이지만, 이미 신경숙은 나에겐 너무도 친숙한 작가이기에, 책 속의 글들이 낯설지가 않다.

<잊혀진 샛길> 속의 7살 꼬마가 그를 알게 되어가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놀림을 받게 되고, 그들이 벽에 그려 놓은 낙서를 지우다가 지우다가, 결국에는 그가 기찻길옆의 노란 국화를 벽앞에 나란히 심어 놓는 이야기는 작가의 어릴 적 추억이지만, 국화꽃 노랗게 핀 가을날의 나의 추억들도 생각나게 한다.

세 명의 오빠는 신경숙에게는 그 누구보다도 마음의 편안함을 가져다 주는 존재들이기에 그만큼 그녀의 작품 속에 많이 등장했다보다.

" 오빠들과 함께 살았던 정읍에서의 그 한때는 나의 역사이기도 했다." (p. 167)

표제작인 <아름다운 그늘>은 불교 신도도 아니면서 성철 스님의 다비식을 찾는 이야기.

그리고 <사람들>, <실컷 흠모할 분이 계시니>,<사로잡혀 생의 바닥까지 내려가기>등 에는 그녀의 인생에, 문학에 영향을 끼쳤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책을 읽던 중에 <모르는 여인들>에서 오랜만에 온 언니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녀가 오랫만에 왔기에 며칠 묵고 갔으면 하는 마음에 신고 온 부츠를 눈 속에 숨겨 버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이야기는 <완순이 언니의 부츠>라는 글로 이미 이 책 속에 수록된 이야기이다.

그러니, <아름다운 그늘>은 신경숙의 작품 속에 들어가기 위해서 고이고이 보관해 둔 보물 상자와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이제는 조금 아주 조금 알 것 같다. 시간은 되풀이되지 않지만 지나가는 일도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 사소한 일이라도 그들은 지나가며 생김새와 됨됨이를 새로 갖는다. 나에게 소설은 재생된 새 꼴들을 담아놓을 수 있는 공간이고 시간이다. 내가 어느 지점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았었건 간에 그 지나간 것들은 오늘 여기까지로 오는 길이었으며, 여기 내 앞에 놓여 있는 이 시간  또한 십 년이나 이십 년 뒤 짐작도 못 하겠느 그 시간들로 가는 길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나는 이제야 내 것으로 받아들인다. " (p. 176)

신경숙의 글에서 항상 느낄 수 있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들. 개성이 넘치는 신경숙만의 문체, 서정적인 아름다움, 이 모든 것들이 고스란히 이 한 권의 책에 모두 담겨져 있다.

 

 

그래서 신경숙의 글은 언제나 같은 느낌이지만, 또 새로운 이야기로 우리들을 행복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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