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트윗의 자유를 허하라 - 선거법은 어떻게 우리를 범죄자로 만들었나?
박수진.박성철.노현웅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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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제 93조 제 1항에 대해 '인터넷에 정치적 의견을 표현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한정위헌 결정이 나온 사례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이 책은 시작이 된다.

 

 

법률에 대해서는 문외한이기에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이 다소 힘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서게 되는 책이다.

그러나, 인터넷을 하면서 댓글 몇 번 달아 보지 않은 사람이 없으니, 이 책에서 소개되는 사례들은 독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일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우리들이 그동안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 너무 무관심하였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를 해 보게 된다.

인터넷 게사판에 정치관련 글을 올렸다가 검찰 수사를 받고 실형까지 살았던 사람들이 게시판에 게재했던 글의 전문이 소개된다.

이들의 경우를 보면 뚜렷한 정치적 소신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들은 정치현실에 대한 실망감에서 자신의 생각을 여러 차례에 걸쳐서 인터넷에 올렸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올린 글들이 수사대상에 올라가게 되었고, 그런 글을 올린 사람들은 실형을 선고받았던 것이다.

물론, 그들이 올린 글들 중에는 정치인에 대한 막말이나, 인신공격의 글들이 올려졌던 경우도 있고, 그런 글들을 올린 시기가 선거철이라는 것이 민감한 반응을 일으켰던 것이다.

무심코 올린 글들이 평범한 국민들을 범법자로 만들었던 것이다.

 

 

<리트윗의 자유를 허하라>는 현직 기자와 변호사 4명에 의해서 이런 사례들을 중심으로 현재의 선거법이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가를 집중적으로 분석해 본다.

 

 

 

2008년 인터넷 경제 논객 '미네르바'를 기억할 것이다. 그는 경제위기를 예측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유명세를 타게 되었고, 그가 올린 글들 중에 몇 가지 사실때문에 그는 구속이 되었다.

미네르바가 구속되고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미네르바'는 신상까발리기를 당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결국에 무죄판결을 받게 되었다.

사람들은 세상을 떠들섞하게 만든 그의 구속은 알고 있지만, 그가 무죄판결을 받았는지, 유죄판결을 받았는지는 잘 알지 못하는 것이다.

" 인터넷에 쓴 후보자 비방죄가 적용돼 유죄를 선고받은 사람과 무죄를 선고받은 사람이 쓴 내용은 사실 큰 차별성이 없다. 대상과 시기만 바뀌었을 뿐, 그들이 글을 쓰는데 근거로 삼은 것은 대체로 언론이 보도한 의혹은 사실들이고, 그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혹자는 논리적으로, 혹자는 감정적으로 개진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또 피고인이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 비슷한 전례가 있는 지 등 피고에 대한 평가에 따라 어떤 경우는 후보자 비방죄가 적용되고 적용되지 않았다. " (p.50)

또한, 선거재판은 정치재판이라는 말이 있는데,

정봉주 전의원 구속사건, 안형환의원의 헛공약에 대한 판결 등에 대하여 법조문까지를 이 책에서는 싣고 있다.

선거일에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행위에 대한 인증샷 문제에 있어서,

방송인 김제동은 2011년 10월 26일 재보궐선거 때 트위터에 올린 인증샷으로 공직 선거법 위반으로 고소를 당했고,

조국 서울대 교수도 트위터에 투표 독려를 하는 트윗을 올린 것이 공직 선거법 위반이 되었다.

이런 사례를 통해 선거 운동 금지 조항을 생각해 보게 해 준다.

 

 

 

그런데, 김제동의 투표 독려 인증샷은 4월 25일에 기소유예 판결이 나왔다. 그 이유는 이후에 공직자 선거법이 개정되어서 인증샷이 허용되었다는 것이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어제 뉴스기사에서)

우리나라 공직자 선거법은,

" 이 법에 규정되지 아니한 방법으로'라는 단서를 다는 방식으로, 공직 선거법에서 허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적,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 (p.p. 106~107)

 

 

 

이 책의 3부는 '검찰 조직의 현실과 공직 선거법 수사의 특성에 대해 살펴본다.

검찰 조직이 공정성을 지키기 어려운 이유는 다른 책에서도 많이 언급된 부분들인데, 선거판에서 검찰은 관리자를 자처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검찰이 어떻게 선거에 개입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이에 관련된 사례들과 함께 법조문까지 함께 실어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그 사례로 네이버 개인 블로그중 정치 이야기라는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던 블로거가 있었다. 그는 2008년에 언론사의 선거 관련기사를 여러 차례에 걸쳐서 자신의 블로그에 퍼 올렸다. 그런데, 개인의 생각이 담기지도 않은 퍼올린 기사만으로,

"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을 가졌거나, 이명박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선거 운동을 한 것'이라 낙인이 찍혀 재판을 받게 되었다. 물론,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항소로 대법원까지 3심 모두를 거쳐야 하는 수모를 당한 사람이 있다.

이런 이야기들과 함께 이 책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은 공정선거라는 명분아래 유권자의 정치 참여를 과도하게 막고 있는 현행 선거법에 대한 내용들이다.

선거의 공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선거에 대한 규제를 지나치게 하다 보니, 선거 운동의 자유를 제한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공직 선거법은 선거 운동의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이란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검찰이 불법 선거사범을 엄단하겠다고 하니, 유권자는 조용히 투표만 하라는 것이다.

이에 관하여 이 책의 저자들은,

국민이 선거에서 올바른 선택을 하려면, 선거 운동의 자유를 보장해 주어야 하고, 후보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그에 대한 평가와 지지를 할 수 있도록 해주고, 반대의 의사표시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선거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의 선거에서 투표를 해 왔지만, 공직 선거법에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는가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위정자들에 의하여, 그들의 이익을 위한 목적에서 시시때때로 법률이 개정되었던 시대를 살아 왔기에, 고등학교의 교과과정에서 배운 법률이 그 다음 학년에는 새로운 법률로 바뀌기도 했고,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대톨령 임기를 바꾸자, 내각책임제로 하자, 대통령제로 하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이 법의 개정이었기에 요즘의 공직 선거법에 어떤 조항이 있는지 조차 알지를 못하였는데, 이 책을 통하여 조금이나마 공직 선거법의 내용과 그것이 가지는 문제점들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선거에 있어서 '자유로운 선거운동'과 '공정성' 이라는 것이 서로 상반되는 개념처럼 생각될 수도 있지만, 지나친 규제는 국민들의 생각을 말하지도 못하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쓸 수도 없게 만든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리트윗의 자유를 허하라>는 선거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 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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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찾아왔습니다
테오 글.사진 / 삼성출판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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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당신의 소금사막에 비가 내리면/테오 ㅣ 삼성출판사 ㅣ2008>을 읽었는데, 그후에 그 책의 저자인 테오의 다른 작품이 궁금해졌다.

그의 저서로는 <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방문했습니다 / 장태호 ㅣ 종이심장 ㅣ 2006>가 있는데, 이미 절판이 되었고, 그 책의 개정판이 <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찾아 왔습니다>이다.

그런데, 이 책도 이미 품절 상태여서 중고샵을 통해서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테오는 은행원이나 대기업 퇴직자들의 퇴직 이후를 설계해주는 리타이어먼트 컨설턴트로 활동했으며, 중소기업청에서 선정하는 최연소 신지식인에 선정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어느날 그 모든 것이 물거품처럼 사라졌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신변에 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으나, 나중에 쓴 <당신의 소금사막에 비가 내리면>에 그런 내용이 나온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했던가?

그는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고 아프리카로 향한다. 그곳에서 5년을, 그리고 남미에서 1년을 지내게 된다.

그는 이런 여행을 '여행'이라는 표현 대신 '산책'이라고 말한다. 그의 글을 읽게 되면 왜 '산책'이라고 했는가를 알게 된다.

새로운 세상을 많이 알려고도 하지 않고, 그곳에 살고 있는 주민처럼 동네 어귀를 어슬렁거리기도 하고, 함께 어울리기도 하면서, 떠날 때가 되면 다른 곳으로 떠나기도 하고, 또 다시 머물리기도 하는 일상같은 여행이기에 그런 표현을 썼을 것이다.

그에게 여행은 "떠남이 아니라 향함"이라고 말한 것을 이미 <당신의 소금사막에 비가 내리면>에서 읽었기에 나도 자연스럽게 여행은 '향함' 이란 글에 익숙해져 가고 있는 것이다.

" 여행을 시작합니다. 이번 여행은 떠남이 아니라 향함을 위한 여행입니다. 여행을 통해 자기를 치유하고, 여행에서 돌아와 더 나은 일상을 조성하는 여행입니다. 당신의 먼 곳을 찾기 위한 여행입니다" (prologue 중에서)

<당신의 소금 사막에 비가 내리면>에서는 시적인 정서가 담긴 깊은 아픔과 진한 외로움을 느낄 수 있었는데, <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찾아 왔습니다>에서는 담담한 일상을 담은 산문적 문체에서 여행 에세이, 감성 에세이의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책 속에는 케이프타운의 이곳 저곳이 소개되고 그곳에서 저자가 느꼈던 마음들이 담겨 있는 것이다.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 볼더스비치에서는 아프리카이지만, 사자, 코끼리 등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펭귄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 나는 아프리카의 펭귄이 남극에서 왔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연히 빙산에서 놀던 펭귄 커플이 깜빡 잠든 사이, 빙산이 남극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멀리까지 흘러 왔을 거라 생각합니다. 떠밀려 온 빙산에서 내려 헤엄을 친다는 게 그만 방향을 잘못 잡아 아프리카에 도달하고 만 겁니다. 그런데 이거 웬걸, 아프리카는 온통 뜨거운 곳인 줄만 알았는데 제법 살만한 해변이잖아? 하고 놀랐을 거라 생각합니다." (p. 15)

테오의 추측이 맞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무러면 어떻겠는가?

길을 잃는다는 것, 길에서 벗어난다는 것, 그것은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만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한다.

그러나 때로는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이 행운을 가져다 줄 수도 있고, 사랑을 발견하게 해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에 건너온 펭귄처럼.

케이프타운은 우리에게 그리 낯익은 곳은 아니다. 그래도 2010년 월드컵으로 조금은 우리곁에 다가올 수 있었던 곳이다.

아프리카에서 만날 수 있는 펭귄은 자카드 펭귄.

" 하나의 연인 말고는 사랑할 수 없는, 그대하고만 사랑을 나눌 수 있는 (...) 단 하나의 사랑을 나누는 자카드 펭귄 (...)" (p. 119)

 

 

물론, 케이프타운에서 펭귄을 만날 수도 있지만, 이곳에도 동물의 왕국에 나오는 아프리카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탄자니아에 세링케티가 있는 것처럼 남아프리카에도 사자왕 쟈카가 거느리는 사자 가족의 모습과 그밖의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크루거가 있다.

 

 

 

케이프타운의 아틀란티스 샌듄은 현지인들이 말하는 사막이 아닌 '일종의 사막'이다. 모래 언덕같은 사막, 사진 속의 하얀 사막의 모습은 '이런 사막, 처음이야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눈앞이 확 트인 곳에 올라 자신의 먼 곳을 찾아 볼 수 있다는 ' 시그널 힐,

당신의 희망을 밝히는 등대라는 표현을 쓴 '희망봉'

" 대서양을 돌아 꿈에 그리던 인도양의 따뜻한 바다와 만날 수 있는 곳." (p. 187)

 

 

 

남극에서 올라온 파도가 이곳까지 미친다는 '캠스베이 비치'

구름 위의 휴식처인 '테이블 마운틴'

원시의 숲인 '치치캄마'

 

 

그리고 무시무시한 공포를 느끼게 하는 '블루 크랑스'의 번지 브릿지

블루 크랑스는 한쪽은 계곡, 다른 한쪽은 바다. 다리 높이는 450 미터.

블루 크랑스 번지 점프의 짜릿한 공포말고도 블루크랑스 브리지 워킹도 그 공포감은 대단하다고 한다.

걷는 바닥이 뻥뻥 구멍이 뚫려 있는 무시무시한 난간을 걸어야 하니....

 

 

테오의 꿈이 시인이었기에 그의 글들은 읽는 사람의 마음을 꿰뚫고 들어오는 서정성이 있다.

저자가 지금은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아프리카와 남미를 한가로운 마음으로 거닐면서 신선한 글들을 읽도록 해주었던 그의 마음에는 펭귄이 찾아 오기도 했고, 비가 내리기도 했었다는 것을 그가 쓴 두 권의 여행 에세이를 통해서 느낄 수 있다.

 

 

" 여행이란 일상을 떠나는 방식의 용기, 익숙함을 벗어던지는 타입의 모험" (p, 239)이라고 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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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켈러 - A Life - 고요한 밤의 빛이 된 여인
도로시 허먼 지음, 이수영 옮김 / 미다스북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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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켈러에 대해서 우리는 지금까지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헬렌 켈러 A Life>를 읽는 거의 모든 독자들이 느끼게 되는 부분일 것이다.

 

 

내가 알고 있었던 헬렌 켈러에 대한 이야기들은 청소년을 위한 위인전을 통해서 읽었던 내용들이기에 이 책에 쓰여진 극히 적은 부분들에 해당하며, 그것들 마저도 정확한 사실들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헬렌켈러는 위인전으로도 만났지만, 중고등학교 때에 영어 교과서나 영어 참고서의 지문으로도 많이 접했던 인물이다.

대부분의 영어 지문들은 정원에서 앤 설리번 선생이 헬렌켈러의 손에 펌프의 차가운 물을 만질 수 있게 해주고 다른 손에 w- a -t -e -r 를 써 주게 되는데, 그것이 물이라는 것을 헬렌이 감지하게 되는 이야기인 것이다.

헬렌켈러와 앤 설러번은 이렇게 생의 50년을 함께 지낸 동반자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들의 관계를 동반자 관계이외에도 공생관계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우리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헬렌켈러와 앤 설리번의 이야기는 기적을 이룬 감동적인 실화로 비쳐지는 반면에, 그녀들의 행동이 그당시에 질시를 받기도 했고, 음모와 의혹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는 것을 말해 주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인 도로시 허먼은 4년간에 걸쳐서 헬렌 켈러의 고향, 앤 설리번의 모교, 장애인 단체, 의학 전문가 등을 찾아 다니면서 헬렌 켈러에 관한 자료들을 수집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수집된 많은 자료들이 헬렌 켈러의 내면 세계,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헬렌 켈러의 숨은 이야기들을 이 책 속에 담아내는 밑거름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헬렌 켈러에 관한 평전이다. 평전은 전기의 일종이기는 하나 객관적 사실과 주관적 평가가 곁들여지는 것으로 주인공, 저자, 독자의 시각이 어우러진다는 특징을 가진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들의 화려한 앞 모습인 성공담과 함께 그들의 숨은 뒷모습까지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헬렌켈러 A Life>을 읽게 되면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헬렌켈러의 이야기들은 많은 부분들이 그 시대의 사회에서 과장되고, 포장된 상태로 전해져 내려오기도 했고, 숨기고 싶은 부분들은 숨겨졌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헬렌켈러가 시각, 청각을 잃게 되어 언어 장애까지 겪게 되는 19개월된 유아에서 8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그대로 책 속에 담겨져 있다.

헬렌 켈러는 설리번 선생님의 도움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뛰어넘게 되면서 세상의 이목을 받게 된다. 그의 삶이 장애를 극복하게 되면서 배움의 열정으로 꽉 들어차게 되지만, 그녀가 가장 원했던 것은 '기적을 이루었다'는 것 보다는 자유와 평범한 삶이었던 것이다.

헬렌 켈러는 그런 삶을 원했지만, 그런 삶을 결코 살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것은 어머니의 이기심이나 앤 설러번의 양면적 태도들이 한 몫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헬렌 켈러가 기적을 이룬 것을 세상에 알림으로써 직업적 이득을 얻으려는 사람들도 있었고, 그 기적을 과대 선전함으로써 주목을 받으려는 사람들도 있었음을 저자는 헬렌 켈러과 앤 설리번의 글들, 그녀들에게 보내진 편지들을 소개하면서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헬렌 켈러가 표절의혹을 받았던 <얼음나라 왕>이라는 글을 둘러싼 이야기, 장애인 최초로 대학에 들어가게 된 이야기와 졸업에 관한 이야기, 그녀가 쓴 또 다른 작품들에 대한 비평들이 그당시의 사회 분위기를 말해 주기도 한다.

래드클리프 대학 입학에 대해서는,

"보지도 듣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는 헬렌 켈러가 아니라 설러번 양이 래드 클리프 대학에 들어갔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어떠냐 는 따위였다. " (p.p.211~ 212)

 

 

 

그녀의 작품인 <내가 살아온 이야기>에 대해서는 헬렌 켈러의 순수한 표현이라기 보다는 설러번에 의해서 길들여진 글들임을 문학적 표현 방식과 시각적 아름다움의 글들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지적하기도 한다.

헬렌 켈러의 많은 글들이 설리번에 의해서 다듬어져서 씌여졌을 가능성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앤 설리번에게 헬렌 켈러는 '자기 삶의 자체'이며, '자기 일'이며, '자기 아이'라고 여겨 졌으며, 그녀는 헬렌을 창조하는데서 즐거움과 모험을 느끼기도 했으니, 둘의 관계가 공생관계였을 것이라는 생각을 펼치기도 한다.

또한, 이 책을 통해서 내가 처음 알게 된 사실은 헬렌 켈러는 그의 또다른 스승이자, 설리번의 남편이 된 존 메이시의 영향으로 사회주의자였으며, 사회주의 활동을 하기도 하였다는 것이다.

1913년에 펴낸 <어둠 밖으로>는 헬렌이 사회주의자가 되게 된 이유, 사회주의자들의 믿음이 어떻게 자신에게 감동을 주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수필 모음집이라는 것이다.

그이외에도 여성 참정권 운동을 비롯한 활동에도 참여했다는 것이다.

헬렌 켈러는 말하는 법을 배우기는 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기괴하여서 좀처럼 알아 듣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의 활동은 연극, 영화 촬영까지 했으며, 2차 세계대전이후 10년동안은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강연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1940년대 후반에 일본 강연을 한 후에 우리나라에서의 강연도 예정되었었는데,그녀의 비서였던 폴리의 건강악화로 취소되었다고 한다.

<얼음나라 왕> 표절의혹, 헬렌을 둘러싼 권력투쟁, 설리번 선생과의 관계, 피터 페이건과의 이루지 못한 사랑, 사회주의이자 급진주의 사상을 가졌다는 사실들은 그동안 내가 알지 못했던 헬렌켈러의 또다른 모습인 것이다.

 

 

헬렌 켈러를 이야기하려면 꼭 말해야 하는 사람인 앤 설리번은 21살부터 70살까지 거의 평생을 함께 한 동반자인데, 그녀가 헬렌과 일심동체가 되어,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 평생을 살아간 것은 과연 어떤 의미였을까 하는 생각을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했다고 한다.

헬렌 켈러와 앤 설리번의 진정한 실체는 무엇일까? 그녀들의 참된 모습은?

그녀들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활동을 하였으며, 어떤 업적을 이루었는가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빛나는 업적 뒤에 숨겨진 그들의 모습을 파헤치기에 이 책은 독자들이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헬렌 켈러 이야기 그 이상의 것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역사 속 인물의 이야기를 읽다가 그들의 업적 뒤에 숨겨져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던 적이 여러 번 있었는데, 이 책도 헬렌 켈러라는 인물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그런 책이다.

그녀가 가장 원했던 삶이 무엇인가를 알게 해 주었고, 그녀의 내면 속의 마음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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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 유랑단 - 255일, 세계 24개 도시, 8770그릇, 100번의 비빔밥 시식회 성공 스토리
비빔밥 유랑단 지음 / 담소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언젠가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올리기 위한 비빔밥 광고를 찍는 오락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그 방송을 통하여 비빔밥이 '화합과 조화'를 이룬 한국의 음식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었다.

우리나라 항공사의 기내식으로 나오는 비빔밥, 어딘가로 떠났다가 돌아오는 길에 먹게 되는 한 그릇의 비빔밥은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을 가져다 주곤한다.

그런데, 이런 기내식으로 나오는 비빔밥을 외국인들도 선호하는 듯하다. 처음 먹어 보는 듯한 외국인들도 옆의 한국인들이 비빔밥을 비비는 것을 슬쩍 슬쩍 보면서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벼 먹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처음 먹어 보는 비빔밥을 비비는 외국인들이 꼭 빼 놓는 것이 참기름이기도 하다.

친절한 옆의 사람을 만나면 그제야 참기름까지 넣어서 맛있게 한 그릇의 비빔밥을 비우는 외국인의 모습은 한식의 세계화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라는 을 말해주는 것같기도 하다.

비빔밥은 쉽게 만들려면 냉장고 속의 먹다 남은 나물들을 활용하여 만들 수도 있지만, 제대로 한 그릇의 비빔밥을 만들려면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기도 하다.

따끈한 밥 위에 알록달록 나물들이 올라가고, 매콤한 고추장과 고소한 참기름까지...

이런 비빔밥을 세계에 알리고자 떠난 청춘 5인방이 있었으니, 그들을 '비빔밥 유랑단'이라고 한다.

 

 

" 스펙은 도전이 아니다, 단지 도전처럼 보이는 것들일뿐" ( 저자 소개글 중에서)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들이 몸담았던 직장과 학교를 떠나 세계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청춘들의 이야기가 이 책 속에 펼쳐진다.

그들은 처음부터 비빔밥을 세계에 알리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

'비빔밥 유랑단'의 팀장인 강상균은 ' 행복의 척도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이라는 생각을.

그리고 강상균의 직장 동기인 '어제의 나와 경쟁하라!' 좌우명을 가진 김명식은 어제의 나와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목표에 도전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두 사람과 함께 비빔밥 유랑단이 되는 정겨운은 부모 잘 만나 이제까지 '쉬운 인생' 살아 왔다는 생각을 한다. 그동안 입시지옥도, 취업의 어려움도 모른채 치열한 경쟁없이 필요한 것을 얻어 왔다. 그러나, 강하고 현명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사서라도 고생을 해 보기로 한다.

 

 

이렇게 모인 세 사람은 " 세계를 돌면서 글로벌한 관점을 키워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좀 넓히자." (P. 26) 는 생각을 가지고 세계 일주를 계획하게 된다.

그런데, 여행보다는 어떤 주제를 가지고 떠나 보자는 생각에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다가 '경차를 타고 세계를 돌면서 우리나라 전통 음식인 비빔밥을 알리자'는 프로젝트를 내놓게 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 어렵게 협찬을 해주는 곳들도 구하게 되면서 그들은 2명의 단원을 추가하여 비빔밥 유랑단을 구성하게 된다.

비빔밥 유랑단은 255일, 24개 도시, 8770 그릇의 비빔밥, 100 번의 비빔밥 시식회를 아시아, 유럽, 남미, 북미 등을 돌면서 비빔밥 테이블 행사 열게 된다.

 

 

 

첫 시작은 중국의 북경에서 하게 되고, 세계적인 명소인 중국의 만리장성, 파리의 에펠탑, 뉴욕의 타임스퀘어에서는 상징적인 의미로 비빔밥 테이블 행사를 하게 된다.

이들이 처음 모일 때는 환경문제를 비롯한 사회적 이슈가 되는 일을 하면서 세계를 돌자는 생각에서 출발하게 되지만, 비빔밥을 세계에 알리자는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한식의 세계화를 꿈꾸게 되는 것이다.

그들에게 가장 한국적인 음식으로 떠오른 것이 비빔밥이고, 비빔밥은 독특한 한국적인 맛을 가지고 있으며, 아름다운 모양이 '화합과 조화'를 나타내는 음식이기에 세계에 알린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게 된 것이다.

 

 

비빔밥 유랑단의 팀장인 강상균은 '청춘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서,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도전을 할 필요는 없다.'

'실패를 감수한다는 것이 두렵지만, 용기를 내어 도전하는 설렘을 가져라.'

이와같은 말을 청춘들에게 전한다.

자신이 이런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청춘이기에 젊음이 있기에 가능하였다는 것이다.

<비빔밥 유랑단>은 5 명의 청춘들이 그들의 말처럼 '스펙쌓기' 보다는 자신들이 가장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한 도전기이다.

그들에겐 꿈과 희망이 있기에, 도전을 향한 열정이 있기에, 비빔밥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생각을 이룰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들은 많은 청춘들에게 이들의 행동을 배우라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이들이 겪었던 도전의 어려움, 그 도전을 이루어 나가는 열정은 같은 연령층의 젊은이들에게는 일종의 사치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청춘들에게 현실은 그리 녹녹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이 화창한 봄날, 도서관에 틀어 박혀서 스펙쌓기에 여념이 없는 청춘들.

그들은 과연 좋아서 그러고 있을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 사회의 현실이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고, 그것 역시 도전의 한 과정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꼭 짚고 넘어갈 것은 그런 것들이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이 즐겨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한 과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빔밥 유랑단 1기의 프로젝트는 이 책을 세상에 펴내는 것으로 끝났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그들의 이여기는 여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고, 다시 새로운 멤버들로 교체되어서 세계에 우리의 비빔밥을 알리게 된다고 한다.

 

 

물론, 팀장인 강상균이 그 중심에 서게 되는 것이다.

비빔밥 유랑단 1기에서 부족했던 점들이 2기에서는 더 좋은 방향으로 펼쳐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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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가방 - 여자의 방보다 더 은밀한 그곳
장 클로드 카프만 지음, 김희진 옮김 / 시공사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여자에게 가방이란 어떤 의미일까?

<여자의 가방>을 읽기 전에 '여자와 가방'에 대한 몇 가지 생각들이 떠올랐다.

작년 겨울에 유명 여성 작가가 명품 백 논란에 휩쓸렸다. 미국 공항에선가 찍힌 사진 속의 가방이 샤넬이라나 뭐라나.

그녀가 진보주의 성향의 작가이고, 그런 활동에 발벗고 나서지만, 그것이 무슨 논란이 될만한 일인가?

그녀정도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명품백을 들었다고 그것이 무슨 이야깃거리가 된다는 말인가?

결론은 샤넬백이 아닌 보통의 백, 그것도 샤넬 짝퉁이 아닌 평범한 백이었다.

또 사회지도층 인사의 부인은 천 만원에 넘는 명품백을 들고 나갔다가 사진이 찍히고, 그것은 가족중의 누군가의 선물이었다고 말하는 것으로 끝났지만, 그 사건은 나라를 책임지는 위치의 인물이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이토록 여자들은 가방에 유독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그래서 명품백을 사기 위해서 카드 빚을 진다, 명품백 계를 한다, 말도 많다, 탈도 많은 것이 여자의 가방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자에게 있어서 " 가방은 자아의 가장 내밀한 부분이고 정체성의 산물이자 여자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자신만의 세계이자, 자신에게 주는 선물인 동시에 사랑의 세계이다. 사회에서 사랑을 짊어지고 다니는 이들이 바로 '여자'이기 때문이다. " (p. 294)

저자는 이처럼 여자의 가방을 거창하게 말했지만, 쉽게 말하면, 가방은 여자들에게는 패션을 마무리짓는 마지막 단계이기에, 자신의 일부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자에게 가방은 그 보다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것은 '가방은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것이다.

여자에게 있어서 가방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보여주는 강력한 증표, 자신감을 강화시켜 주는 심리적 무기라는 것이다.

그러니, 여자에게 있어서 가방은 단순히 패션을 위한 소품이기 보다는 자신을 두드러지게 표현하는 장치인 것이다.

사회학자인 '장 클로드 카프만'은 '남자'로서의 호기심에서 출발하여 75명의 여자들의 가방 속을 들여다 보고, 그녀들과 인터뷰를 통하여 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가방에 대한 욕망, 사랑, 불안,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이 책 속에 풀어 놓았다.

남자들은 왜 그리도 여자의 가방이 궁금할까?

여자의 가방 속은 그녀들의 성격에 따라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을 수도 있고, 잡동사니가 다 들어가 있을 수도 있고, 뒤죽박죽 열쇠가 어디에 있는지, 핸드폰은 어느 구석에 처 박혀 있는지 모를 정도로 어수선할 수도 있고....

저자가 열어본 여자의 가방 역시 다채롭다.

 

 

남자들의 생각에 금지된 성역이라는 느낌을 가지게 하는 여자들의 가방 속.

이것을 주제로 저자는 파리에서 '여자들이 가방을 열다'라는 전시회도 가졌었다고 하니, 여자의 가방이 궁금증을 유발하기는 하는가 보다.

" 여자의 가방을 들여다 보는 건 그녀의 영혼을 들여다 보는 것이다. " ( 책 속의 글 중에서)

" 가방 안에는 무엇보다도 감정과 추억들이, 애정과 인간관계로 이루어진 세상 전체가 들어 있다" (p. 45)

 

 

 

여자에게 가방이 자신을 나타내고 싶은 욕망의 대상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저자처럼 심리학적 분석까지 할 대상이라는 생각을 해 보지는 않았기에 그가 여성들의 가방 속의 내용물, 브랜드, 크기, 가방을 어떤 방법으로 가지고 다니는가, 가방 정리 방법, 가방의 개수, 가방 주인들의 생각까지를 세세하게 분석하는 것이 흥미롭다는 생각이 든다.

 

 

" 가방의 종류가 바뀐다는 것은 인생의 이야기에서 한 장면이 넘어감을 의미했다." (p. 261)

무심히 보아 왔던 여자들의 가방 크기, 그것까지도 저자는 심리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자의 가방은?

요즘 남자들도 백팩이 아닌 가방을 메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것도 명품으로.

남자들이 가방을 메거나 들고 다닌다는 것도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러나, 남자의 가방 속은 몰개성적으로 비어 있다시피 하다고 한다.

안 봐도 뻔하다고 할까?

아직까지 남자의 가방은 실용적인 필수품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최소한의 물건들만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이쯤에서 김정운의 <남자의 물건/ 김정운 ㅣ21세기북스 ㅣ2012>이란 책이 궁금해진다.

여자의 가방처럼, 남자에게도 어떤 물건이 가지는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아직 안 읽어 보았기에 어떤 내용인지는 모르겠으나, 책 제목만으로 <여자의 가방>과 같은 물건에 대한 사회적, 심리학적 분석이 책 속에 들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간다.

 

 

<여자의 가방> 의 인터뷰이 중 한 사람인 '시도니'는 " 내 가방은 내 삶, 내 욕망, 내 약점, 내 사랑, 내 욕구예요." (p. 261) 라고 이야기하는데, 솔직히 나는 그런 생각을 가져 본 적이 없고, 가방이란 실용적인 소품이라는 생각만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 책의 내용들이 너무 큰 비약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여자에게 가방은 실용적인 소품이상의 의미이기에 이런 탐구도 생소하지만, 누군가는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라고 본다.

" 가방은 사소한 물건이 아니다. 나와 같은 학자에게 가방은 심지어 기막힌 이동 실험실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놀라워 보이겠지만, 이를 깊이 연구하면 신체와 생각의 관계 등 매우 복잡한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 (p. 179)

 

 

어쨌든, 나와는 동떨어진 이야기들이지만, 그래도 흥미로운 이야기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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