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주목한 책과 저자
김환영 지음 / 부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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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에는 많은 책들이 있다. 오늘 서점에 첫 선을 보이는 책들도 있고, 천 년을 넘는 오랜 세월 전에 씌여졌지만 아직도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는 책들도 있다.

그 많은 책들 중에 시공간을 가르지 않고 공존하는 책들, 마음의 양식이 될 수 있는 책들, 깊은 생각에 빠질 수 있게 하는 책들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그런 책들을 '불후의 명작'이라고 칭하는 것이리라.

나는 <세상이 주목한 책과 저자>를 통해서 그런 '불후의 명작'들을 만날 수 있었다.

 

 

 

 

 

책 속에는 내가 읽었던 책들보다는 읽지 못한 책들이 더 많았고, 책 제목조차도 들어 보지 못했던 사회 인문관련 서적들도 있었다.

아니, 읽었다고는 하지만, 원서를 그대로 번역한 책이라기 보다는 어느 정도 읽기 쉽게 편집한 책으로 읽었던 책들도 있었다.

중동 최고의 구전 문학이라는 <아라비안 나이트>,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가 그런 책이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밝히듯이,

" 이 책에 소개된 책과 책의 저자에 대한 배경 지식은 책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다." (머리말 중에서)는 말처럼, 이 책 속에 담겨진 책들 중에 비록 읽지는 못했던 책들이라고 하더라도, 책들에 대한 이야기들이나, 책을 쓴 저자들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좀 더 풍부한 배경지식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책을 읽는 것 못지 않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책의 구성을 보면,

Ⅰ 인류 문화의 원천을 책에 담다
Ⅱ 시대가 인물을 만들고 책이 세상을 바꾼다
Ⅲ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로 되어 있다.

 

 

 

 

 

partⅠ 인류 문화의 원천을 책에 담다 있는 책들은 오래전에 씌여졌지만, 아직까지도 사람들이 즐겨 찾는 책들로서, 그 책 속에서 철학적 사고와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책들이었다.

인류 최초의 신화라고 하는 <길가메시 서서시>, 힌두교 문헌 중에서 가장 중요한 시집 혹은 긴 노래로서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바가바드 기타>.

<바가바드 기타>는 서양인들도 많은 관심이 갖는 책으로 CEO들을 위한 지침서로 인기가 있기도 하며, 미국 비즈니스 스쿨 강의에도 사용된다고 한다.

 

 

 

 

<이솝 우화>는 partⅠ 에 담긴 책 중에서 유일하게 읽어 본 책이다. 고대 아테네에서는 우화를 정치담론에 사용하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 정치사에서도 이솝 우화를 빗댄 이야기들이 많이 인용되기도 하는데, 이솝우화는 어린이들에서 어른까지 모두 다 좋아하는 책이다.

 

 

 

 

<맹자>, <한비자>는 읽지는 않았지만, 다른 책들을 통해서 그 책 속의 내용들을 자주 접했기에 생소하지는 않은 책들이다.

저자는 <맹자>에 관한 내용을 독자들이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인터뷰 형식을 빌어서, 책 속의 주요한 내용들을 요약해 준다. 그리고 현대 상황에 맞게 재구성하는데, 그것 역시 <맹자>의 원문을 인용한 것들이다.

 

 

 

 

part Ⅱ 시대가 인물을 만들고 책이 세상을 바꾼다 들어가니 그래도, 읽은 책들이 많이 눈에 띈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아들이 중학교 때인가, 홍길동전의 '율도국'과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를 비교하여 서술하라는 수행평가를 숙제로 내 준 적이 있다.

그래서 그 숙제를 함께 하느라, <유토피아>를 붉은 펜으로 밑줄을 그으면서, 읽었던 기억이 나는 책이다.

조너선 스위프트는 토머스 모어를 " 영국이 낳은 가장 덕망 높은 인물이다"라고 평했다고 한다.

토머스 모어의 작품은 <유토피아>밖에 읽은 책이 없지만, 그래도 모어는 영국의 튜더 왕조의 이야기를 읽게 되면, 등장하는 인물이기에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로미오와 줄리엣>,< 걸리버 여행기>, < 안데르센 동화>, <오즈의 마법사>,< 어린왕자>, <노인과 바다>, <행복의 정복> 등은 그래도 널리 읽히는 책들이다.

 

 

 

 

안데르센은 동화만 160 편을 썼다고 한다. 세계 출판의 역사에서 그의 경쟁자는 성경과 셰익스피어, 애거서 크리스트 밖에 없다는 말도 있다고 한다.

그만큼 전세계적으로 많은 독자들 가진 동화작가이다. 그런데, 안데르센의 인생을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이 <미운 오리 새끼>라고 한다.

" 안데르센이 가진 '백조의 재능'으로 자신이 처한 '오리의 현실'을 극복하는 이야기로" (p. 161) <미운오리 새끼>를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동화를 통해서 사회를 비판하기도 하였으며, 관용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였던 것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명작 중의 명작이 탄생한 것이고, 전세계 각 연령층의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작가가 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삶은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세계적인 추리의 여왕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1억부가 팔린 추리소설이라고 한다. 그녀는 범죄소설만 78편을 썼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영국에서 <열 개의 인디언 인형>으로 발표된 작품인데, 아주 오래전에 납량특집으로 이 작품이 TV 에서 방영된 적이 있었다. 제목도 <열 개의 인디언 인형>으로.

인디언 인형이 하나, 하나 사라질 때 마다의 그 두려움과 불안감에 한여름에도 등골이 오싹했던 기억이 난다.

 

 

 

 

그후에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전집으로 구입하여 읽었었는데, 그중에 <쥐덫>,< ABC 살인사건> 등은 그중에서도 흥미로웠던 작품이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은 105개 언어로 번역이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40억 권이 팔렸다고 한다. 이것은 세계 최고 기록이라고 하니, 그녀의 추리소설이 얼마나 대단한 지를 알 수 있다.

이렇게 그녀를 '범죄의 여왕'에 등극시킨 것은 쉽고 명료하게 직설적인 문체를 사용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데이비드 흄의 <인간 이해력 탐구>, 토머스 페인의 <상식>, 애덤 스미스의 <도덕 감정론>, 윌이럼 제임스의 <실용주의> 등은 책 제목만으로도 머리가 '멍'해지는 책들이다.

이렇게 독자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책들을 저자는 책의 내용이나, 저자의 이야기,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차근차근 잘 설명해 주니, 그나마, 책을 읽지 않았어도, 책에 대한 배경지식이 생기게 된다.

 

part Ⅲ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에서 의외의 작품으로 들어 오는 것은 에릭 시걸의 <러브 스토리>이다. 이 소설은 영화 <러브 스토리>를 본 다음에 읽었던 책인데, 세상이 주목한 책에까지 올라 오리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소설이다. 당시에 영화 <러브 스토리>는 안 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러브 스토리>에 두 번 나온다는 " 사랑은 미안하다는 말을 결코 하지 않는 것이다. " (p.p. 257~258) 라는 말은 그이후에 유행처럼 번졌을 것이다.

이 소설은 시대상황에 의해서 성공을 거둔 작품이기도 하다. 1970년의 미국의 격동적인 시기가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신선하게 받아들인 결과이다. 영화 시나리오로부터 탄생한 소설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스펜서 존슨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무라카미 하루키의 <1Q 84>.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그동안 꾸준히 많이 읽힌 작품들이다.

에드워드 헬릿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토머스 쿤의 <과학 혁명의 구조>, 토머스 베리와 브라이언 스윔의 <우주 이야기>는 생소한 인문사회, 과학 서적들이다.

 

<세상이 주목한 책과 저자>는 그동안 오랜 세월에도 변함없이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책들, 출간된지 얼마 안 되지만 독자들에게 많이 읽힌 책들, 그리고 짧은 시간에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들, 이해하기 힘들거나, 독자들의 관심 밖에 있는 책들이지만 책 내용이 좋은 책들...

이렇게 섞어서 책과 저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의 책에 대한 지식과 상식들이 풍부하여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흥미를 가지게 되고, 그렇게 읽다 보면 어려운 책들에 대한 배경지식이 쌓여 간다.

그리고, 내가 읽었던 책들에 대해서는 책을 읽으면서 놓쳤던 부분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세상이 주목한 책이나 저자들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이 책에 나온 책들만 다 읽는다고 해도, 우리들의 지식과 상식은 대단해 질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도, 선뜻 읽기에는 난해한 작품들이 꽤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편협한 독서 습관보다는 폭넓은 독서 습관을 키워야 겠다는 생각도 함께 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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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 박지원 - 백성의 편에서 세상을 바꾼 휴머니스트
임채영 지음 / 북스토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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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연암 박지원'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열하일기>이다. 내가 읽었던 열하일기는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 박지원 저 ㅣ 고미숙, 길진숙 등역 ㅣ 그린비> 상, 하 권으로 되어 있었다.

연암의 여정에 따라서 청나라를 찾아 가면서 보고, 듣고, 느낀 점들이 그림이나 사진들과 함께 실려 있어서 읽기에 편한 책이었다.

그런데 비하여 연암의 해학적 풍자가 담겨 있는 <양반전>과 <호질>등은 청소년들을 위한 고전 시리즈로 읽었으니, 연암의 소설을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밖에 내가 알고 있는 연암 박지원은 이용후생과 실사구시를 주장한 실학을 실천한 북학파의 한 인물이라는 것 정도의 상식이다.

그런 나에게 소설 <연암, 박지원>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은 소설로나마 한 인물을 접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이 소설을 쓴 작가 임채영은 약 20 년간 글쓰기를 했고, 그동안 소설과 동화를 여러 작품 발표했다.

그러나, 독자들에게 그리 잘 알려진 작가는 아니다.

작가는 <연암 박지원>이란 소설을 통해서 그동안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부분인 실사구시를 실천한 실학자, 호방한 문장과 통렬한 풍자로 문학사에 뛰어난 작품을 남긴 인물이라는 것 보다는 백성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실천에 옮긴 따뜻한 마음을 가진 박지원의 인간적인 면모를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 소설에는 박지원의 일생에서 가장 행복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안의 현감으로 재직했던 5년간의 이야기가 주축을 이룬다.

박지원은 백성들과 함께 있으면서, 그들의 어려움을 몸소 해결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그 어떤 제후보다도 더 큰 행복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소설의 시작은 박지원이 이 세상을 떠나가게 되는 장면에서 시작이 되는데, 그는 그 상황에서 자신이 가장 행복했더 안의 현감으로 부임하던 날부터 그곳을 떠나는 날까지를 회상하게 된다.

안의는 경상남도 함양의 북동부에 속한 곳으로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에서 가까운곳이기에 산수가 빼어난 곳이다.

연암이 안의에 도착하여 가장 먼저 한 일은 어느 고을에나 있는 포흠을 다스리는 일이었다. 창고에 쌓여 있어야 할 곡식들이 사라져 버렸으니....

" 아전들과 통인들이 일일이 헤아려 보고한 곡식은 총 이만 구천 휘였다. 이만 일천 휘가 사라진 것이다. 예상은 했다. 어느 고을이나 포흠이 극성을 부린다고 했다. (...) 하지만,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결과는생각했던 것이상으로 참담했다. " (p. 104)

서청 옆 관창에서만 이런 상황인, 모든 관창을 조사하니 총 육만 휘가 모자란다.

탐관오리들의 부정부패는 백성들의 생활을 궁핍하게 만드는 요인이니, 연암은 그 수습에 나서게 되고, 그 결과 아전이나 지방 부호, 백성들이 연암을 바라보는 시선은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이외에도 보리찧기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물레방아를 만들고, 황무지를 개간하고...

여느 현감들은 생각도 못하는 일들을 하게 된다.

권력을 남용하지도 않고, 부정을 일삼지도 않고, 가렴주구를 일삼던 앞의 현감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행동이 백성들의 마음에 새로운 목민관의 모습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 관아의 아전과 통인들은 예전의 그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나와 함께 지내면서 지방 향리로서 어떻게 처신하고, 무엇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지 터득해 나갔다. " (p.245)

 

 

연암은 파당을 만드는 것을 싫어하여 과거 시험을 포기하기도 했고, 연암골에서 직접 농토를 일구기도 하였다.

연암이 쓴 소설 9편은 20대에 세상에 내놓았던 것들인데, 그것은 세상을 계도해 보려는 생각에서 쓴 소설들이었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연암에게는 터무니 없는 꿈처럼 생각이 된다.

지금으로부터 200 여년도 더 이전의 인물로서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사상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실천한 사람이 연암이다.

그는 시대를 너무 앞서 간 사람이었다. 당시로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반상의 계층을 뛰어 넘으려고 했던 것이다.

그것은 곧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정치를 꿈꾸었던 것이다.

진정으로 사람사는 세상을 꿈꾸었던 것이다.

연암을 그것을 향해 갔기에 안의현감으로 있던, 그에게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을 되새기면 숨을 거두는 것이다.

이 소설 속에 나오는 이야기는 그의 사상과 업적, 그가 쓴 책들을 중심으로 소설로 엮어진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연암의 진면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소설의 아쉬운 점이라고 하면, 구성이 단순하고, 단편적인 면만을 다루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설을 읽는다는 생각보다는 위인전을 읽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요즘처럼 자신의 이익만을 쫒아가는 정치인들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연암의 이야기는 백성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 생각을 몸소 실천으로 옮긴 새로운 모습의 목민관의 모습을 접한다는 신선함이 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들이 꿈꾸는 세상이라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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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클라시쿠스 - 클래식 멘토 7인이 전하는 클래식 대화법
김용배 외 지음 / 생각정원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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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버지는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들으셨다. 학창시절에 아끼고 아낀 돈으로 구입하셨다는 클래식 음악을 담은 레코드판이 여러 장 들어있는 앨범처럼 두꺼운 것들도 있었다.

휴일의 아침은 클래식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대청소를 하는 날이었다. 그렇게 얻어 들은 클래식 음악들.

아버지가 클래식 음악을 듣게 된 것은 아버지의 매형 덕분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러니까, 내 기억 속에는 남아 있지 않은, 사진으로만 보았던 나에게는 고모부가 되시는 분이다.

그분은 한국의 오페라 역사에 한 획을 그으신 분이었다. 원래는 의학을 전공하신 의사셨는데, 선교사로부터 발성법을 배우면서 음악에 심취되셨던 것이다.

1930년대 후반에 이탈리아에 성악 공부를 위하여 유학을 가셨고, 돌아와서는 한국 최초로 오페라를 공연하셨다고 한다.

이후에,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디션에서 동양인 최초로 합격을 하셨고, 의사와 음악 활동을 함께 하시다 돌아가셨다고 한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통해서 고모부의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이 서평을 쓰면서 그분에 대해서 검색을 해 보니, 내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내용들도 알 수가 있었다.

아버지가 막내였기에 고모와는 나이 차이가 많았는데, 자주 출가한 누나의 집을 다니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클래식에 눈을 뜨시게 된 것이다.

나는 어릴적부터 클래식을 많이 들어 왔지만, 클래식 소품이나 유명한 베토벤, 모짜르트, 멘델스존 등의 작품들의 극소수는 알고 있지만, 작품명에 피아노 협주곡, 바이올린 협주곡, E minor, op.64 , D major, op.77 등이 들어가게 되면 그때부터는 정신이 아득해진다.

이처럼 클래식은 우리에게 가까이 하기엔 먼 존재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내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에는 음악 감상실이라는 곳이 있었다. 생각나는 곳으로는 '돌체', '르네상스'라는 곳이 떠오른다. 음악 감상실의 입구에서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신청곡을 받기도 했는데, 감상실 앞의 작은 게시판에는 지금 들려주는 클래식 음악명을 적어 두었고, 감상실을 찾은 사람들은 심각한 척 앉아서 음악에 몰두하기도 했었다.

어쩌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은 클래식 마니아들이라기 보다는 어딘가 있어 보이고 싶은 마음이 더 큰 작용을 했었던 것이라고 생각된다.

 

 

옛 추억을 더듬으면서 펼쳐든 한 권의 책은 <행복한 클라시쿠스>이다. 클래식 음악의 안내서라는 책띠의 글을 눈여겨 보면서....

'클라시쿠스(classicus)라는 단어부터 생소하다. classicus는 classic의 어원이 된 라틴어로 '클래식과 함께 하는 사람들', '클래식과 대화하는 사람들', ' 클래식 안에서 자유로운 사람들' 이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고 이 책에서는 말한다.

우리의 일상에서는 클래식이 함께 하고 있기는 하다. CF 광고 속의 음악, 드라마나 영화 속의 음악 들에서도 클래식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듣는 클래식은 아주 작은 몇 소절에 그치게 되기는 하지만....

'반짝 반짝 작은 별'이라는 동요의 멜로디가 모차르트의 <아, 어머님 들어주세요에 따른 12개의 변주곡>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일상에서 클래식이 가까운 곳에 있음을 알게 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역시 클래식 음악은 무게감이 있다. 연주회에 가는 것부터가 그렇다.

의상부터 신경을 써야 하고, 편안함 보다는 경직되어 옴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거기에 비싼 입장료에 대한 부담감까지.

서민으로서 클래식 연주회에 간다는 것은 평생의 몇 번 갈까 말까 한 행사(?) 일 수도 있다.

특히, '조용히 듣고 있기'의 억압감이다. 음악이 피아노시모로 이어질 때에 기침이라도 나온다면, 그 당혹감은 말할 수도 없을 것이다.

또한 박수치기에 대한 압박감.

" 악장 간 박수의 자제는 더 나은 연주를 위해, 더 좋은 감상을 위해 내 개입을 자제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박수를 치지 않는 행위는 더 좋은 연주를 들려 달라는 적극적인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클래식을 아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연주자와 감상자 모두 보다 좋은 음악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이며, 당대의 불문율일 뿐이지 절대의 진리도 문화적 우월함을 과시하는 규율도 절대 아니다. " (p.73)

대중음악 콘서트의 흥겨움에 젖어 있는 우리들에게 이런 사소한 것같은 행동의 제약들은 아무래도 부담감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 책 속에는 클래식 멘토 7명이 어떻게 클래식을 접하게 되었는가, 자신들에게 클래식 음악이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클래식 초보들이 어떻게 클래식에 입문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루고 있다.

그런데, 클래식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이 책을 읽는데도 어려움이 있다. 클래식 음악작품명과 함께 그 음악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 멘토들의 이야기는 책장이 잘 넘어가지를 않는다.

그 음악을 들어 본 적이 없으니, 피상적으로 읽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책의 4악장에 해당하는 정만섭의 글은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이다.

슈만과의 관계를 3 꼭지의 일화로 풀어나간다.

군복무시절에 부관과의 이야기. 그는 군복무 병장 말년에 전방에서 몰래 몰래 클래식 음악에 심취되었었다고 한다. 이어폰을 끼고 경계 근무를 서던 중에 부관의 순찰을 받게 되는 난감한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그런데, 그의 이어폰의 한쪽을 자신의 귀에 끼고 잠깐 음악을 듣던 부관은 슈만의 음악임을 알아 차리는 것이다. 클래식에 대한 어느 정도의 깊이가 없으면 알 수 없었던 음악의 중간 부분이었건만.

그후 10년이 흐른 후에 지하철에서 그때의 부관이 클래식 음반 전집을 판매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아는 척하기도, 모른 척하기도 어색한 상황이었는데, 결국에 그들은 결국에 해후를 하게 되고, 그가 CD한 장을 건네 주는데, 그것은 군복무시절에 그들이 함께 이어폰 한쪽 씩을 끼고 듣던 슈만의 '안단테 칸타빌레'였던 것이다.

어떤 스님과의 음악으로의 만남. 스님이 글렌굴드의 음반만을 골라 사가게 되면서 클래식으로 만나게 되는 스님 '스굴드'와의 이야기.

대학시절의 캠퍼스 커플이었던 헤어진 사랑과의 연결이 되었던 슈만의 시인의 사랑에 관련된 이야기.

" 음악과 만나는 단계는 참으로 다양하다. (...) 음악과 만나고, 그 만남의 경험이 점점 확장되고, 그 때문에 내 생활이 달라지기도 한다. " (p. 154)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도 어떤 계기가 있어서 마음에 다가온 경우가 있다.

엄정화가 주연을 하였던 <호로비츠를 위하여 For Horowitz (2006)>라는 영화의 끝장면에 빈에서 활동중인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연주하는 엔딩곡이 '라흐마니노프' 의 피아노 협주곡 제 2번인데, 그 감동이 그 순간부터 이 음악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또 한 곡은 영화 <피아니스트 The Pianist (2002)>의 주제곡인 쇼팽의 야상곡 (Nocturne)인데, 그 애잔한 선율은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줄줄 흘렀던 기억과 함께 마음 속에 들어왔던 것이다.

그이외에도 이 영화 속에서는 쇼팽의 음악이 여러 곡 나오는데, 쇼팽의 피아노 선율은 고음의 청아함이 돋보이기도 한다.

클래식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단기간에 섭렵되는 것이 아니기에, 일상 생활을 하는 중에 좋은 클래식 음악을 듣게 되면 그 곡에 심취하게 되고, 그런 과정이 거듭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내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책의 5장 유정우의 글에서는 클래식이 언제,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는 음악이지만, 상류층의 엔터테인먼트로 인식되는 이유나, 클래식 음악이 과거의 유물로 인식되는 이유, 클래식 공연장에서 지켜야 할 사항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클래식 멘토 7명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그들이 추천하는 클래식 음악이 몇 곡 선정되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느낀 점들이지만, 클래식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어떤 계기에 좋아하게 된 음악을 한 곡, 두 곡 듣다 보면, 그 음악과 관련되어 또다른 음악을 듣게 되고, 그런 일상의 반복이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게 되는 것이라고 본다.

꼭 클래식 음악이 아니라도,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악듣기가 더 바람직한 것이 아닐까 한다.

대중음악 콘서트장에서 마구 자신의 열기를 발산할 수 있는 것도 좋고, 좋은 오디오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집에 앉아 기회가 될 때마다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도 좋고....

이 책은 KBS 클래식 FM 개국 33주년 기념도서로 출간된 책인데, 클래식 멘토 7명의 이야기를 통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을 접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려는 의미에서 나온 책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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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 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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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의 저자인 코너 우드먼은 참 흥미로운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해야 할까? 인생을 멋지게 산다고 해야할까?

자신의 일상을 훌훌 털어 버리고 떠날 수 있다는 것. 그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 보는 희망사항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 떠남에 어떤 목적이 있다면 그 보다 더 멋진 일생의 변화는 없을 것이다.

코너 우드먼은 런던 금융가의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에서 수십 억대의 연봉을 받는 애널리스트였다.

어느날, 자본주의의 냉정한 현실에 회의를 갖게 된다. 애널리스트의 일상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는 회의였건만, 그는 자신의 일상에서 벗어나서 세계 경제의 현장을 직접 경험하기로 한다.

자신의 경제 능력을 알기 위해서 25000 파운드( 약 5000 만원)을 가지고 6개월간 4대륙 15개국을 다니면서 물건을 사고 팔고하는 과정에서 여행경비를 제외하고 50000 파운드( 약 1억)을 벌게 된다.

결론은 2배의 돈을 벌었지만, 그 과정은 순조롭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씌여진 책이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 코너 우드면 ㅣ 갤리온 ㅣ 2011>인데, 이 책이 인기를 끌면서 그의 이야기는 영국 TV 에서 다큐멘터리로 제작이 되기도 했다.

 

 

첫 번째 도전에 이어서 두 번째 도전에 관한 이야기가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이다.

그는 한 잔의 커피를 마시던 중에 컵에 적힌 문구를 읽게 된다.

'당신이 마신 커피가 우간다 농민의 질을 높여줍니다. '

이미 우리들에게도 잘 알려진 공정무역 커피라는 뜻이다. 공정무역은 커피, 초콜릿, 차 등의 기호품에서 휴대폰, 신발, 여행에서도 사용되는 윤리적 거래이니, 그냥 지나칠 수도 있건만, 그는 이것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나가기로 한다.

 

 

그래서 니카라과, 영국, 중국, 라오스, 콩고 민주공화국, 아프가니스탄, 탄자니아, 코드디부아르 1년 동안 돌아 다니면서 자본주의의 실체를 파헤치게 된다.

 

 

'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더 가난해 지는가?' 에 대한 의구심을 풀기 위한 목적이기도 하다.

알랭 드 보통은 <일의 기쁨과 슬픔/ 알랭 드 보통 ㅣ 은행나무 ㅣ2012- 개정판>에서 일도 사랑과 마찬가지로 우리 삶의 일부분이고 진정한 삶을 위해 일을 하는 과정에서 기쁨도 느낄 수 있고, 슬픔도 느낄 수 있음을 이야기하였다.

작가는 글을 쓰는 과정에서 '물류의 이동'을 체험하기 위해서 참치캔에 적힌 '몰디브에서 낚시로 포획'이라 적힌 글을 보고 대서양 몰디브 원양어업 기지에서의 어선 승선, 그리고 50k에 달하는 참치를 잡아 몽둥이를 쳐서 죽이는 끔찍한 살생현장, 냉동실로 옮겨 어류가공공장의 가공과정을 거쳐서 항공기 화물칸에 실려 런던 브리스톨 교외의 한 슈퍼마켓에서 팔려, 한 가정의 어린이의 스테이크로 식탁에 오르는 과정을 계속 추적해 나간다.

또한, 다양한 비스킷을 개발하거나, 들판에서 떡갈나무를 그림으로 그리거나, 전선을 놓거나, 회계처리를 하거나, 탈취제 자동판매기를 발명하거나, 항공사를 위해 강도가 높아진 코일 튜브를 만드는 등의 일을 작가가 직접 그곳에 가서 체험하고, 그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취재하고 인터뷰하여 한 권의 책으로 펴냈던 것이다.

코너 우드먼이나 알랭 드 보통은 이렇게 일반인이라면 그냥 스쳐 갈 수 도 있는 단 한 줄의 문구를 보고, 그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 그곳을 찾아가서 몸소 체험을 하였던 것이다.

 

 

 

우리들도 공정무역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던 적이 있을 것이다.

'공정거래가 정말 커피 농가의 삶을 개선하여 줄까?' , '공정무역 인증단체들은 그것을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저자는 니카라과에서 바닷가재를 잡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바닷가재를 통발로 잡아야 하지만, 그곳의 어민들은 수심 30~40미터까지 들어가서 바닷가재를 잡아 온다. 심해 다이빙으로.

코너 우드먼은 스쿠버 다이빙 경력이 있기에 자신도 그들의 장비를 가지고 바닷가재를 잡는 어민들과 물 속에 들어간다.

순간 그는 어민들이 안전수칙도 모르고, 장비도 허술하고, 나중에 물에서 올라올 때도 배에서 위치 추적이 잘 되지 않아서 생명의 위협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그곳의 어민들의 모습을 보니, 목발을 짚은 장애인들이 많은 것이다. 하루에도 물 속을 열 번 정도를 드나든다는 것은 생명을 내놓고 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그중에는 15살 어린 소년까지 있으니....

 

 

그래서 그는 이 바닷가재를 매입하는 미국의 '레드 랍스터 컴퍼니'를 찾는다. 그곳의 메뉴판에는 윤리적 자격요건을 갖춘 바닷가재를 사용함을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통발로 잡은 바닷가재만을 사용한다는 의미이니, 어민들의 현실과 대기업의 홍보는 이렇게 엇갈린다. 그렇다고 그 비싼 바닷가재의 가격이 현지에서 제 값을 받는 것도 아니니....

목숨을 걸고 일하는 사람과 그것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대기업은 따로 있으니, 이것이 자본주의의 실체인것이다.

값싼 쇠고기 생산을 위해 열대우림를 파괴했다는 혐의를 받았던 맥도날드가 이미지 쇄신에 나선 것이 공정무역 커피이다.

유럽에서만 하루 100 만 잔이 팔리는 커피. '윤리적으로 인증받은 공급원에서 제공된다'는 말에 현혹되지 말라. 그들이 사들이는 원두커피의 생산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저가 표시는 정해져 있지를 않은 것이다.

가격의 최저가를 정해두지 않았다는 것은 커피 생산자들에게 어떤 의미가 되는 것일까?

공정무역 로고가 붙은 상품들은 점점 늘어나지만, 과연 공정무역 상품들을 생산하는 사람들은 공정무역 재단에 등록된 가격이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최저가의 반도 안 되는 돈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국의 공룡기업인 폭스콘에서는 한 달 사이에 직원이 16명이 자살을 했다. 그 가운데는 10대 후반의 아이들도 있다. 애플, 델,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 , 소니 등에서 사용되는 부품을 만드는 기업의 이야기이다.

하루 12시간 작업, 일주일에 7일 근무, 야근, 월급은 520위안(약 8만 8천원).

일의 기쁨이 아닌, 일의 슬픔....

그들의 삶에서 희망을 찾을 수가 없다.

콩고에서는 스마트 폰 등의 휴대용 전자 기기제작에 쓰이는 콜탄을 캐기위해서 좁고 긴 갱도로 들어가서 마치로 벽을 깨뜨려서 광물을 채취한다. 저자도 이곳에 들어가 보는데, 도저히 작업을 할 수 없는 공간이다. 그래서 겪게 되는 참사들.

 

 

 

이렇게 저자는 죽음을 무릎쓰고 아프가니스탄의 양귀비 재배 농가에도 가고, 코트디부와르의 면화 재배지에도 가보게 된다.

 

 

 

1년간에 걸쳐서 전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일하는 곳을 찾아 다니면서 그들이 일하는 환경과 모습,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듣고 체험하게 된다.

그는 '일하는 사람 따로, 돈버는 따로인 자본주의의 실체' 깨닫게 된다. 그리고 '대기업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할 의지가 없다'는 것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최초의 다국적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기도 했지만, 후대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공정무역재단들도 공급망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보다는 마케팅에 유리하게 작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홍보를 목적으로 좋은 일(기부)를 하던 기업들도 지속적이 아닌 일회성이거나, 불규칙적이기에 별로 큰 도움은 되지 않고, 기업의 홍보 역할만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대기업과 가난한 나라 사람들과의 관계, 그들이 만든 물건을 구입하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런 글들이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을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독자들이 이런 글들을 읽으면서-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들도 다수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아무런 변화를 가져 오지 않았다는 것-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구매를 할 때에 기업의 운영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작은 노력들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앞에 잠깐 이야기했던 코너 우드먼의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도 관심이 가는 책이다. 저자가 어떻게 돈을 벌었을까? 좌충우돌 체험기라는 생각에 언젠가 꼭 읽기로 생각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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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리 마타이 - 아프리카에 3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 문학동네 세계 인물 그림책 8
프랑크 프레보 글, 오렐리아 프롱티 그림, 정지현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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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왕가리 마타이'에 대한 지식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림책의 책표지를 통해서 흑인 여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표지의 그림 위에 적힌 '아프라카에 3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라는 글로 그녀가 어떤 인물인지를 약간 알게 해 주었을 뿐이다.

작년에 <넬슨 만델라 / 알랭 세르 글 / 자위 그림 ㅣ 문학동네 ㅣ2011>를 그림책으로 읽은 적이 있다.

 


이 그림책의 그림들은 아프리카의 이미지와도 어울리게 화려한 색과 굵고 강한 검정 선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흑인들이 겪었을 고통의 순간들을 강렬한 색과 터치로 표현한 것이었다.

 


 




 

그러나 만델라가 감옥에 갇히게 되는 1962년부터 만델라가 27년간의 감옥 생활을 끝마치고 석방이 되는 1990년까지는 한 해 한 해의 기록을 27쪽의 수묵화와 함께 담아내고 있다.
한 해 한해의 기록은 빨강 바탕에 흰 글씨로, 그리고 그 옆에는 수묵화로 구성된 27쪽은 만델라의 수감생활에 경의를 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넬슨 만델라 / 알랭 세르 글 / 자위 그림 ㅣ 문학동네 어린이 ㅣ2011>
특색은,
그림과 함께 쓰여진 글들이 간결하여 읽기 쉽다는 점과 한 인물의 일대기를 잘 섞어서 한 권의 그림책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어린이들이 인물이야기를 접할 때에 지루해 지기 쉬운 점들을 그림책이 보완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책의 끝부분에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알려주는 각종 정보가 실려 있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위치, 국기, 지리, 경제, 인구, 앞으로의 희망까지 알려준다.


 

'왕가리 마타이'에 관한 그림책을 이야기하기 전에 <넬슨 만델라>에 대한 그림책을 먼저 언급하는 것은 두 책이 모두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그림책인데, 그 구성 방식이 같고, '넬슨 만데라'와 '왕가리 마타이'는 모두 흑인이고, 노벨 평화상 수상자라는 점, 아프리카인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사람은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왕가리 마타이'는 케냐인으로 존경받는 과학자이자, 환경운동가로 아프리카의 상황을 세계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하여, 그들이 이런 상황에 귀를 기울이도록 만든 여성이다.

그녀는 손톱 밑에 잔뜩 흙이 낀 채로 흙투성이 옷을 걸차고 두 손에는 곡괭이를 들고 나무를 심는 일에 앞장을 선 사람이다.

그녀가 성장할 당시에 케냐는 영국의 지배를 받던 때였고, 특히 '왕가리 마타이'와 같은 맏딸은 엄마를 도와서 집안일이나 해야 되는 운명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그 운명을 헤쳐 나간 여성이기도 하다.

오늘날의 '왕가리 마타이'(1940~2011)' 가 있게 된 것은 세 가지의 중요한 사건들이 있었던 것이다.

아니, 그중의 첫 번째는 소소한 일 수도 있으나, 그것이 '왕가리 마타이'의 일생의 행동을 좌우하게 된다.

 

( 사진 출처 : Daum 검색)

 

첫 번째는, 엄마의 가르침이다.

" 한 그루 나무가 숲보다 귀하단다." (p. 11)

엄마의 이 말 한 마디는 평생 '왕가리 마타이'의 가슴 속에 간직되었다.

 

 

두 번째는, 오빠인 '은데리투'가 엄마에게 한 질문이었다.

" 왕가리는 왜 학교에 안 가요?" (p. 14)

오빠의 이 한 마디의 말이 왕가리가 학교에 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세 번째는, 이당시 존 에프 케네디는 미국의 상원의원이었는데, 그가 케냐 학생 600 명을 미국 대학으로 초대하여 유학의 길을 열어 주었던 것이다.

 

 

그것은 '왕가리 마타이'가 공부를 더 할 수 있었고, 귀국후에 케냐의 상황을 폭넓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녀가 공부를 마치고 자신의 나라에 돌아왔을 때에 영국의 지배에서 풀려 나기는 했지만, 사람들은 푸른 숲을 마구 베어 내고 있었다.

나무의 소중함을 모르고 숲을 파괴하는 사람들을 보고, 그녀는 그린벨트 운동을 펼치고, 여성의 권리와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하게 된다.

24년간 케냐를 지배한 독재자 대니얼 아랍 모이 대통령에게 저항을 하다가 감옥에 들어가기도 한다.

 

 

그러나, 대니얼 아랍 모이가 정권에서 물러나게 되자, 그녀는 환경 및 천연자원부 차관에까지 올라가게 되고, 2004년에는 노벨 평화상을 받는 최초의 아프리카 여성이 되는 것이다. 

 

 

1970년대에 왕가리가 싸웠던 정권과의 투쟁, 그리고 숲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3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던 것은 오늘날의 케냐에 민주주의의 뿌리를 내리게 하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열대 우림인 콩고강 유역을 숲으로 보호받게 하는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한 명의 나무 심는 사람이 생각난다.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 장 지오노 글/ 프레데릭 바크 그림 ㅣ 두레 ㅣ 2002>이다. 이 책도 작가인 장 지오노가 프로방스를 여행하던 중에 양치기 노인이 황폐한 땅에 나무를 심는 것을 보고 20여년에 걸쳐서 글을 다듬고 다듬어서 세상에 내 놓았던 책이다.

어떤 사람의 작은 실천이 희망과 기적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보여준 책인데, <왕가리 마타이>를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들을 가지게 해준다.

특히, 이 그림책은 그림들이 상당히 화려하다. 아프리카의 민속화나, 아프리카인들의 옷의 색깔과 무늬를 듯하게 알록달록하다.

 

 

그리고, 그림 속에는 꽃들도 활짝 피어 있고, 새들도 있고, 나무도 있고, 숲도 있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림책.

한 인물의 위대한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인물 그림책.

자연의 모습과 함께 그려져 있어서 볼거리가 많은 그림책.

이런 모습의 그림책이 <왕가리 마타이>이다.

어린이들이 읽어도 좋지만, 단시간내에 한 인물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고 싶은 어른들에게도 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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