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5구의 여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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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5구의 여인>의 작가인 더글라스 케네디는 미국 뉴욕의 맨해튼 출신이지만, 미국 보다는 유럽에서 더 잘 알려진 소설가이다.

21살에 아일랜드로 건너가 극작가로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그후에 여행기와 소설 등을 발표하면서 유럽에서 명성을 얻게 되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기사 작위까지 받았으니, 이번에 출간된 <파리 5구의 여인>은 배경이 파리5구와 10구이기에 그 의미가 더 크게 느껴진다.

내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중에 처음 읽은 작품은 <빅 픽처>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벤 브래드 포드는 6살 때에 외할아버지 집에서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면서 포토 그래퍼를 꿈꾼다. 그러나, 아버지의 권유로 변호사가 되지만, 항상 못 이룬 꿈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던 중에 부인과의 불륜을 저지른 사진작가를 살해하게 되고, 완전범죄를 위하여 자신이 살해한 게리 서머스의 삶을 살기 위해서 멀리 떠나가게 된다.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진작가이기에 그의 명성을 누리면서 자신의 꿈을 이루는 듯했지만 그의 정체가 밝혀질 위기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또 다른 삶을 찾아야 했는데, 그것은 앤드류 타벨이 되어 살아 가는 것이다.

자신의 본 모습을 버리고 타인의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리운 아들에 대한 만남도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영원히 잊지 못할 자식에 대한 사랑. 아들의 생일날, 만날 수 없는 자식을 그리며 먼 길 위에 서 있는 벤의 이야기가 가슴을 아프게 했었다.

<빅 픽처>는 세 사람의 인생을 살지만,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지난날에 대한 아픔과 그리움이 너무도 잘 묘사된 작품이었다.

한 번 책을 들게 되면 책 속으로 빠져 들게 하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은 그 이후에도 독일이 통일되기 전에 그곳에서 잠깐의 사랑을 나누었던 여인과의 이야기를 다룬 <모멘트>

그리고 남성 작가가 묘사하기엔 한계가 있는 위킹 우먼의 사랑이야기인 <위험한 관계>

이 소설에서는 결혼, 그리고 임신, 출산, 이혼을 둘러싼 법정 이야기를 흥미롭게 다루었기에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이라면 소설가의 이름만으로도 관심이 가게 되었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소설마다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독특한 이야기라는 점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 책에서 빠져 나올 수 없을 정도로 흡인력이 대단하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한 번 읽으면 또 그의 소설을 찾게 되는 것이다.

<파리 5구의 여인>은 그의 다른 소설들보다 스릴러 요소가 강하게 들어가 있으면서도 로맨스가 있고, 거기에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소설이다.

책 표지 그림의 아름다운 여인의 머리에 꽂힌 것이 머리핀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소설 속 주인공이 노트북에 열심히 소설을 쓰고 있는 모습인 것이다.

이 그림 속에 이 작품의 이야기가 모두 담겨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해리 릭스.

'인생에 있어서 이처럼 처참하게 추락할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동안 살아온 날들이 한순간에 곤두박질을 치게 된다.

영화학과 교수였던 그는 18살 제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단 한 번의 외도로 그의 명성은 산산이 부서지게 된 것이다.

여제자의 거짓 임신, 그것을 악용한 대학 학장인 가드너 롭슨의 술수로 여제자는 자살을 하고, 해리는 사회적으로 매장이 되었다.

" 내 인생이 산산이 부서진 날, 나는 도망치듯 파리로 갔다. " (p. 5)

파리로 떠나 오게 된 해리는 가진 돈도 없으니, 파리 10구의 터키 이주민들이 사는 파라디스 가의 지저분한 쪽방에서 살게 된다.

그러나,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자신이 20 년전부터 쓰고 싶어 했던 소설을 쓰는 것이다.

그것만이 자신이 세상 속으로 다시 들어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한 것이다.

" '내 존재를 세상에 널리 알리리라'는 생각은 실패한 사람, 바닥까지 내려간 사람들이 흔히 내보이는 허망한 꿈일지도 모른다. 비록 바닥까지 추락했지만 나는 눈물을 흘리며 절망하기보다는 소설로 마지막 기회를 부여잡고 싶었다. " (p. 67)

그러나, 해리의 생활은 그리 녹녹하지 않다,

파라디스 가에서의 생활은 예의도, 도덕도 존재하지 않는 터키인들과의 갈등을 빚게 된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야간 경비일을 하게 되지만, 그곳에서 불법적인 일이 자행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곳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일상 속에서 잠깐 탈피하기 위해서 찾아 간 살롱에서 헝가리 국적의 여인 마지트를 만나게 된다.

오십대 후반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

그녀와의 1주일에 2번의 밀회에서 그들은 자신의 지나온 삶의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서로를 알아간다.

" 사람에게는 절대로 치유될 수 없는 비극이 있다. 다만 슬픔을 떠안은 채 적당히 적응하면서 살아갈 뿐이리라. 그러면서 차츰 상실감을 품고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리라. " (p. 189)

'완벽하게 순수한 선의에서 나오는 행동은 없다' 했던가...

살롱에서 그에게 다가왔던 파리 5구의 여인.

그를 만나게 된 것은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어떤 함정으로 들어가는 악마의 덫이었을까.

" 당신이 나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내가 당신 인생에 들어간거야" (p. 404)

해리 릭스를 둘러싸고 그를 힘들게 하였던 사람들은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사라진다.

그 누군가에 의해서 처참한 모습으로 살해당하는 것이다.

살인의 끝은 어디일까?

해리 릭스는 그 덫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 것인가?

소설은 차츰 흥미롭게 진행되고, 언젠가 본 스릴러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누군가가 해리 릭스의 일거수 일투족을, 아니 그의 머릿속의 생각들까지를 모두 읽어 내는 것이다.

" 마침내 쿠타르 형사가 말했다.

" 선생은 귀신에 씌었군요."

그렇다. 나는 정말로 귀신에 씌었다. " (p.420)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다.

스릴러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라니....

해리는 죽기 전에는 그 악마의 덫에서 빠져 나오기는 힘들 것이다.

자살로 귀결될 것만 같은 그의 인생이 안스럽게 느껴진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픽처>처럼 뒤돌아 보아도 돌아갈 수 없는 너무도 먼 길을 와 버린 그런 느낌이 마지막 문장을 통해서 느껴진다.

해리가 나락으로 한없이 굴러 떨어졌을 때에 가장 큰 행복을 가져다 준 일탈은 그의 발목을 잡는 악마의 덫이자 영원히 빠져 나올 수 없는 블랙 홀이 아니었을까.

책을 다 읽고 내려 놓는 나의 손은 무겁다.

마음은 더 씁쓸하다. 깔끔하게 끝맺지 않기에 주인공의 불행이 예견되는 소설이기 때문인 것이다.

아무래도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4권 중에는 멈추지 않고 피해가지만 또 다른 장애물이 놓여 있는 벤의 이야기를 그린 <빅 픽처>가 가장 훌륭한 작품이 아닐까 한다.

<빅 픽처>가 너무 강하게 다가 왔기에 그만한 작품을 만나기가 그리 쉽지는 않은 것이다.

그래도 더글라스 케네디는 이미 내 마음 속에 들어온 작가이기에 그의 다른 작품이 출간되기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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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선물 -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기 위한 8단계 여정
데미안 리히텐스타인 & 샤옌 조이 아지즈 지음, 정미우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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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라 자기계발서를 읽다보니, 책들에 담겨진 내용들이 대동소이하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런 책들은 몰랐던 내용들을 알기 위해서 읽기보다는 책을 읽으면서 자신을 되돌아 보는 계기를 마련함과 동시에 책 속의 내용을 자기 스스로 실천해 나가야 겠다는 생각에서 읽게 되는 것이다.

<내 안의 선물>은 오빠와 여동생이 함께 쓴 자기 계발서이다.

오빠인 데미안 리히텐스타인과 동생인 샤엔 조이 아지즈는 한동안 서로 연락도 하지 않을 정도로 서로에게 큰 상처를 느끼면서 살아가던 사람들이다.

그 시작은 데미안이 4살 때에 동생 샤엔이 태어남으로써 어머니의 사랑이 반으로 줄었다고 느끼게 되었던 상실감에서 시작된다.

흔히 이런 일은 가정에서는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이겠지만, 어머니를 빼앗겼다는 충격은 어린 나이에는 마음의 큰 상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불행은 불행을 물고 오는 것일까?

남매는 부모의 이혼 후에 재혼을 한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는데, 계부는 마약과 술, 그리고 외도끝에 어머니와 이혼을 하게 된다. 그후에 집에 화재가 발생하게 되고, 어머니는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어머니의 잇따른 불행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집착이 심했다는 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는데, 가정의 행복이 깨어지게 되자 남매는 사사건건 대립을 하는 관계가 되고, 그것은 오랜 세월 서로가 연락을 끊고 사는 관계로 발전한다.

데미안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여자 친구의 자살이라는 불행을 또다시 겪게 되고, 샤엔은 다니던 학교까지 그만둘 정도로 힘겨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데미안은 영화, 비즈니스를 전공하여 할리우드 영화감독이 되지만, 항상 마음 속에 앙금처럼 남아 있는 것들이 있다. 친구는 이런 친구에게 어떤 강의를 듣게 하는데, 강의를 통해서 여동생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그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데미안은 무조건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 우리 모두의 인생에는 삶에 변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순간이 있다. 내 경우에는 그 순간을 겪으며 인생이 변했다. " (p. 54)

데미안과 샤엔의 삶 속에 찾아 왔던 시련과 불행은 이들에게 깨달음의 소중한 지혜를 터득하게 만드는데, 그것은 '내 안의 선물'인 것이다.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확인하고 깨닫는 것이 바로 선물인 것이다.

이 책의 1부에서는 남매가 인생에서 어떤 경험들을 했으며, 선물을 찾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였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오빠와 동생의 이야기를 번갈아 가면서 소개해 준다.

" 내가 힘겨운 경험을 통해 깨달았듯이 어떤 상황에서도 선물은 존재한다. " (p. 59)

<내 안의 선물>에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의 8단계를 소개해 준다.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선물을 발견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인 것이다.

우리 안의 믿음체계, 정신, 감정 등이 이미 내 안에 만들어진 양식들에 의해서 존재하기에 선물을 발견하는데 방해가 되는 것이다.

만약 자신의 감정이 불만족스럽게 여겨진다면 기존의 양식을 깨고 새로운 사고과정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선물을 발견하기 위한 8단계는,

일상에서 모든 단계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통합상태, 평정상태, 사랑의 상태에 이를 수 있고, 그 상태에 이르면 자신은 빛이 되고 세상에 나눠 줄 선물이 된다는 것이다.

★ 선물을 발견하기 위한 여정- 8 단계 ★
1단계 수용 - 받아들여라
2단계 의도 - 원하는 것을 생각하라
3단계 활성화 - 지금 행동하라”

4단계 무한 피드백 - 많이 나누고 많이 받아라
5단계 진동 - 귀 기울여라

6단계 역경과 변화 - 위대한 시련을 맞이하라

7단계 의식과 온정 - 더 나은 세상 만들기
8단계 사랑 - 궁극의 선물, 사랑하라

1단계에서 7단계가 무지개처럼 함께 어울려서 빛나게 되면 8단계의 사랑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 책이 가지는 특색이라면, 각 단계별로 달라이 라마, 빅터 한센, 잭 캔필드 등 베스트 셀러 <시크릿>에 나오는 멘토 41명의 생각과 명상을 단계에 걸맞게 추려서 싣고 있다는 점이다.

멘토들의 명상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것을 독자들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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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읽다가 덮었던 <노인과 바다>를 다시 읽으면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고전을 접하게 됨에 따라서 지루하게 느껴졌던 그 작품들이 연륜이 쌓인 지금 읽으니, 이토록 가슴에 와닿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킬리만자로의 눈>도 읽어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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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일 노트 - 쓰기만 해도 인생이 풀리는
기적의 일 노트 보급위원회 지음, 김민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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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뭔가를 적는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도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을 수도 있다.

그래서 메모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곤 한다.

화나는 일이 있을 때에 옆에 종이가 있다면, 끄적거리는 낙서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생각이 정리되기도 한다.

지금은 일기를 쓰지 않지만, 일기를 가끔씩 쓰던 시절에도 즐거운 일이 있을 때 보다는 힘든 일이 있을 때에 일기장을 펼치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저 이런 저런 생각을 쓰다 보면 어느새 힘든 일들도 눈녹듯이 사라지곤 했었다.

그런 생각을 떠올리면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기적의 일 노트>란 불쾌한 일에서 느낀 감정을 가장 빠르고 쉽게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책의 뒷 표지 글처럼,

능력 있는 사람은 불쾌한 일을 새로운 정보가 묻혀 있는 보물섬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불쾌한 일이 생기다니 감사한 일이야 !

능력 없는 사람은 불쾌한 일이 생기면 침울해지고 스트레스가 쌓인다.

이런 불쾌한 일이 생기다니 정말 짜증 나는군 !

여기까지는 별로 느낌이 오지 않았다.

그러나, 책 속의 내용들을 접하게 되면 왜 이런 분류가 생기게 되었는가를 알 수 있게 된다.

사람이 생각하는 것 중에 70%는 부정적인 일들이라고 한다.

거기에 대한 많은 사례들이 나온다.

일상에서 느끼는 불쾌한 일들은 다양할 것이다.

* 아침 6시에 일어날 예정이었으나 7시 반에 일어났다.
* 자료를 찾을 수 없어서 기획서를 완성하지 못했다.
* 과장님에게 보고서 건으로 갑자기 꾸중을 들었다.
* “수고했다”라는 말 한마디 없이 퇴근한 상사
* 자기 의견이 늘 옳다는 생각에 내가 다른 의견을 내면 불쾌한 표정을 보이는 동료
* 상하관계까지 무시하며 자신의 의견을 밀어붙이는 부하직원
* 자기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줄 거라 생각하는 고객

아마도 직장인들이 겪는 불쾌한 일들의 사례일 것이다.

이런 경우에 기적의 노트를 작성하면 된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 !!

자신의 감정이 들어가지 않은 사실만을 기록해야 한다. 날짜별로, 꾸준히 작성한다. 노트에.

불쾌한 일이 생기면 즉시 기록한다. 메모 노트가 있어야 하겠지만, 번거로우면 핸드폰 메모기능을 활용한다.)

그리고, 그 기록의 대한 대책을 강구한다. 1주일마다 정리하여 정리노트에 담아 놓는다.

사실 이런 기록이 그다지 효과를 거둘 것 같지는 않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기록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이 담기지 않은 사실만을 기록하기에, '기적의 일 노트'의 기록들을 보면서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것이 자신의 약점이나 결점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를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비자에 나오는 말 중에 목불견첩 (目不見睫)이란 말이 있다.

'눈은 멀리 내다 볼 수 있으나 정작 자기 눈썹은 보지 못한다' 의미이다. 즉, 자신의 결점을 깨닫지 못한는 것이니...

기적의 일노트를 꾸준히 작성하는 과정에서 '나는 누군가에게 불쾌한 존재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능력이 있는 사람이 되려면

불쾌한 일을 피하지 말아야 한다.

기적의 일노트는 개인적인 기록이 될 수도 있지만, 기업에서도 활용되어서 큰 성과를 거둔 사례가 있다.

2010년 일본의 히트 상품을 보면 불쾌한 것을 해소한 것들이 상당수가 있고, 그것이 큰 매출로 연결이 되었다.

발명이 불편한 것을 보완하는 것에서 출발하지 않던가!

1985년 유니클로에서는 유니클로에 대한 험담을 하면 100만 엔을 주겠다는 광고를 내 보냈다. 그것을 보고 약 1만 통의 고객의 소리가 응모됐는데, 그것은 바로 서비스 대폭 개선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다른 사례로는 '고객님이 저희 가게에 대한 불만을 말해 주세요'라는 글과 함께 불만을 말하면, 계산을 할 때에 300엔을 할인해 주는 불고기 집이 있었다고 한다.

이 역시 대박을 낳게 된 사례이다.

이런 사례는 모두 일본의 경우인데, 이 책이 일본의 '기적의 일 노트 보급위원회'에서 펴냈기 때문이다.

이 책의 PART 4 에는 '기적의 일노트' 를 실제 작성하는 방법이 실려 있다.

이것을 참고로 '기적의 일노트'를 작성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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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 미친 여자
쑤퉁 지음, 문현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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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벅의 <대지>를 비롯한 소설, 위화의 소설 몇 편, 그리고 얼마전에 읽은 추산산의 <내 사랑은 눈꽃처럼 핀다> 외에는 중국 소설을 읽은 기억이 별로 없다.

한때 중국과는 정치적 이념이 달랐기에 중국의 소설을 접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번에 읽게 된 소설은 쑤퉁의 <다리 위 미친 여자>이다.

작가인 쑤퉁은 1963년생이고 1983년에 단편 <여덟 번째 동상>으로 등단하였으며, 그의 소설인 <처첩성군>은 20세기 중국문학 베스트 100 에 선정되었다.

<다리 위 미친 여자>는 14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단편소설집이다.

단편소설을 읽는 재미는 한 권의 책에서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며 단편이 지니는 글의 짧은 호흡 속에서 처음 읽을 때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반전에 놀라움의 마음을 갖게 된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 책에 실린 14편의 단편들은 다양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그것은 단편소설집 속의 이야기들이 중국의 변화하는 시기에 초점이 맞추어 졌기때문일 것이다.

작품 속에서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폐허가 되어 가는 모습을 그려내기도 하고, 어떤 시점에 있어서 추억 속의 한 장면으로 되돌아가서 그 시절을 회상하는 이야기들을 그려내기도 한다.

또한, 주인공들의 모습도 과거에 어떤 이유로든 일그러진 모습으로 살아갔던 사람들이거나, 현재에도 부유하듯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인 것이다.

표제작인 <다리 위 미친 여자>는 작가가 주인공을 11월의 국화에 비유했듯이,

막 피어 고운 듯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시들시들한 11월의 국화.

다리 위에 매일 나타나는 미친 여자는 언뜻 보면 눈에 띄는 미모이지만, 찬찬히 보면 시들시들한 모습의 여인이다.

미모의 여자이기는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가 미쳐서 시들거리는 것이다.

미친 여자는 매일 다리 위에 곱게 차려 입고 나타난다. 하얀 벨벳 치파오를 입고 손에는 단향나무 부채를 들고.... 또는 꽃무늬 치파오를 입고 다리 위에 나와서 자신의 딸인 쑤쑤를 기다리기도 한다.

멀리서 보면 그 단아한 모습이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정신은 어디론가 달아났다.

아무도 미친 여자를 상대해 주지 않지만, 슬그머니 나타나서 말벗이 되어 주는 할머니가 있다.

친절한 듯한 할머니는 몇 마디 말을 붙이고는 미친 여자의 치파오에 달린 매듭 단추옆의 나비 브로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녀가 가졌던 보석들은 이렇게 할머니의 손으로 들어간다.

미친여자에게 다가오는 또 한 사람은 여의사 추이원친이다.

미친여자가 입은 옷이 탐이 나서 접근하여 그녀와 똑같은 옷을 만들기 위한 수작을 부린다.

똑같은 옷을 만들기 위해서 그녀의 매듭단추까지 떼어내는 일을 저지르지만....

옥신각신하던 끝에 다리위의 미친여자는 참죽나무거리에서 이십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다리 아래의 정신병원으로 실려가게 된다.

간단한 줄거리 요약으로는 이 단편소설의 진가를 알 수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처음 접하는 작가의 단편소설들이기에 처음 얼마 동안은 읽는 속도가 느렸지만, 그이후에는 읽는 재미에 빠지게 되었던 그런 소설들이다.

<다리 위 미친여자>에서 과연 미친여자는 하얀 벨벳 치파오의 주인공만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뭔가에 미친 두 여자의 이야기인 것이다. 아름다움에 푹 빠져서 원래 미친여자, 그리고 미친 여자와 똑같은 치파오를 입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멋에 미친 여자가 나오는 것이다.

치파오를 둘러싼 미친 두 여자의 이야기에 남의 것을 탐하는 할머니가 감초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처럼 우리 사회에도 멋에, 아름다움에 정신줄을 놓은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연예인의 결혼식 후일담은 언제나 씁쓸함을 남겨준다. 웨딩 드레스가 외국에서 공수해 온 몇 억짜리, 티아라는 몇 억. '장난하냐?' 왜 이런 것이 이슈가 되는 것일까?

자신의 결혼식을 빛내기 위한 웨딩 드레스와 티아라가 몇 억인들 어떻겠는가.

과시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가 있으니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인터넷에 띄우는 자들이 더 정신줄을 놓은 사람들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 속의 이야기들 중에는 마치 전설의 고향처럼 귀신에 얽힌 듯한 이야기들도 있다.

<수양버들골>에서의 트럭 운전사가 겪게 되는 사고와 그 사고를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 듣게 되는 이야기.

<의식의 완성>에서 나 라는 주인공이 들려주는 민속학자 이야기. 바꿔쑹 촌에 온 민속학자가 기이한 항아리를 발견하고, 그 항아리에 얽힌 귀신잡기 풍속을 재현한다. 그 과정에서 60년전의 풍속을 그대로 재현하는데, 기이한 일이 일어나게 된다. 마치 독자들도 귀신에 홀린 것같은 환상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 이야기의 재미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가 계속된다는 특징이 있다.

" 나는 그 민속학자를 알았다. 그의 죽음은 신비한 요소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의 추도회장에서 나는 다른 민속학자들이 혼잣말하듯 중얼대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이거야말로 의식의 완성이로군. " (p. 154)

<물귀신>이야기도 하루종일 다리 위에 서 있는 계집아이 덩씨네 바보 이야기인데, 물귀신이 그녀에게 준 한 송이 붉은 커다란 연꽃. 믿거나 말거나, 그리고 약한 전설의 고향이라고 해야할까.

그런가 하면, <수양버들골>, <토요일>, <신녀봉>, < 하트퀸>은 각종 교통기관인 기차, 유람선 등에서 만나게 되는 인연과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그중의 <토요일>이 묘한 느낌을 가져다 주는데, 기차에서 만난 두 남자가 친구가 되는 이야기이다.

짐을 들어준 인사치레로 집에 놀러 오라고 하니까 정말 놀러 온 라오치.

그는 샤오밍의 집에 토요일마다 찾아 오게되고, 그때마다 무엇인가 샤오밍에게 도움을 주게되어 고맙기는 한데, 샤오밍과 아내에겐 토요일이 없어진 것이다.

그래서 꾀를 내서 그의 방문을 막게 되는데....

만남보다 더 힘든 헤어짐. 헤어짐 후의 어색한 만남.

추억과 얽힌 이야기로는 <좀도둑>, <술자리>, < 8월의 일기>, <대기압력>, < 집으로 가는 5월> 등이 있다.

<술자리>는 얼핏 성석제의 소설 <왕을 찾아서>가 연상되기도 한다. 물론, 소재도 주제는 다르지만, 자신의 고향을 찾아가서 성장기의 친구를 만나게 되는 것이 그런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대기압력>은 오래 전에 떠난 고향에서 삐끼가 된 물리 선생님을 만나게 되고, 자신이 제자임을 말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그를 따라 허름한 초대소에서 들어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하룻밤을 묶게 되면서, 그 선생님의 행동에서 과거의 선생님의 모습을 기억하게 되는 이야기인데, 상당히 흥미롭다.

책 속의 단편소설들은 시대가 명확하게 담겨 있지는 않지만, 1960년에서 1970 년대에 이르는 즈음의 이야기들로 생각된다.

근대화의 작업에 의해서 주인공들이 살던 도시가 폐허가 되고, 그 폐허 속에서 잃어버리고 살았던 날들을 기억해 나가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 여기는 그가 예전에 살았던 곳이다. 이 폐허가 된 땅에 아직도 그의 발자국이 남아 있을까? 그것이 이 낡고 지친 도시만이 대답할 수 있는 물음이다. 어제의 마음은 어제에 남겨두자 ." (p. 298)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현재 속에서 과거를 생각하면서 그들이 잃었던 것이 무엇인가를 독자들과 함께 생각하게 해 주는 것이다.


14편의 소설이 각각 특색이 있으면서도 추억이 깃든 이야기여서 추억 속 여행을 하는 듯하기도 한다.

처음 접해본 중국 작가 쑤퉁의 단편소설은 퇴색한 빛깔의 무늬들처럼 다소 칙칙한 배경을 깔고 있기는 하지만, 과거 속의 여행처럼 많은 느낌으로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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