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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심리코드 - 인류 역사에 DNA처럼 박혀 있는 6가지 인간 심리
김태형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역사란 하루 아침에 이루어 지는 것도 아니고, 어떤 한 개인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물론, 이런 생각에 반기를 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인물들을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인물들의 생각이나 행동도 결국에는 대다수 사람들이 공유하는 집단 심리에 의해서 좌절되거나, 불운하게 끝을 맺은 사례들을 많이 보아 왔을 것이다.
그래서, 역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한 개인이 아닌, 동시대를 살아가는 대중의 심리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역사속의 사건들을 중심으로 세계사를 움직여 온 여섯 가지 인간의 심리코드를 찾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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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심리코드 1 : 기억|미래를 꿈꾸게 하는 동력 세계사 심리코드 2 : 탐욕|폭주하도록 설계된 인간 본성 세계사 심리코드 3 : 우월감|패배주의자들의 위험한 가면 세계사 심리코드 4 : 통제욕|변화를 욕망하는 사람들의 자기 혁명 세계사 심리코드 5 : 개방성|지속 가능한 미래의 전제 조건 세계사 심리코드 6 : 종교|병 주고 약 주는 양날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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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세계사 심리코드는 기억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에서 한국과 이탈리아 경기전을 사례로 들고 있다.

과거의 영광에 대한 집단적 기억이 가져 오는 사례로, 한국 응원단의 'AGAIN 1966'를 말한다.
1966년 월드컵에서 북한과 이탈리아 경기전이 있었는데, 당시에 북한의 승리를 빗대어 카드섹션을 선보인 것이다. 붉은 악마의 예상대로 이탈리아 선수들에게 과거의 나쁜 기억은 패배를 가져다 주게 된다.
승리의 기억은 후세에게 낙관주의와 용감성을, 패배의 기억은 후세에게 비관주의와 패배감을 안겨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르네상스는 어떤 과거의 기억이 살아 난 것일까?
물론, 그리스 로마의 고전문화에 대한 부활과 재생이라는 의미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약동하는 생명력과 자유로운 창조력을 중시했던 그리스 로마의 전통을 되살려 인간의 존엄성과 주체성을 부활시킨 것이 르네상스이며, 그것은 과거의 긍정적인 기억이 되살아 난 문예부흥인 것이다.
두 번째 세계사 심리코드는 탐욕인데, 이것은 전쟁과 연관지어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를 되짚어 볼 때에 가장 많이 일어난 사건은 전쟁이다.

바로 탐욕으로 인하여 일어난 전쟁. 탐욕은 힘과 거짓말이란 2가지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힘이 부족하다면 거짓말로 자신들이 필요한 것을 빼앗을 수 있기도 한 것이다.
15 세기 유럽인들이 동방으로 향한 것, 그것은 탐욕이란 심리코드로 인한 것이다.
저자는 21세기에 들어와서도 끝이지 않는 미국의 전쟁인 테러와의 전쟁, 악의 축제거 등도 탐욕과 관련지어서 설명한다.
20 세기 냉전 시대가 붕괴되면 우리들은 지구상에 평화가 오리라 생각했지만, 그 기대는 기대일 뿐이었다. 인간의 심리 코드 중의 하나인 탐욕은 항상 존재하고 있기에 지구상의 전쟁은 불가피한 것이다.
세번째 세계사 심리코드인 우월감은 열등감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열등감을 보상하기 위한 자기 과시인 것이다.

세계사에서 영광을 차지했던 나라들이 존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위력은 문화라고 볼 수 있는데, 그렇게 거대한 영토를 차지했던 칭기즈칸도 세계사에서 오래 존재할 수 없었던 것은 찬란한 문화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인 것이다.
문화란 그것을 창조한 사회집단의 정신세계가 담겨 있는 것이기에 그만큼 큰 힘이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미국문화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 미국 문화는 전통적인 유럽 문화와 비교해도 그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천박하다. 게다가 미국 문화는 제국주의적이고 침략적인 이데올로기를 제외하더라도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쾌락주의적이고 폭력적인 문화, 천박한 물질만능주의 문화, 지독한 개인 이기주의의 문화, 탐욕스러운 과소비 문화로 점철되어 있다. 따라서 미국의 군사력과 패권이 흔들리는 상황이 오면 미국 문화의 영향력도 빠른 속도로 감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p.p. 111~112)
물론 저자의 주장처럼 미국 문화가 유럽 문화에 못 미치는 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미국도 나름대로의 문화를 가진 국가인 것이다. 그런데, 미국문화를 이 정도로 폄하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문장이다.
아마도 그동안 저자가 노동운동과 사회운동에 전념하는 과정에서 부딪힌 문제점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세계사 심리코드 네 번째인 통제욕은 사람이 지닌 다양한 동기 중 역사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간은 역사 속에서 자연과 사회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되며, 이것은 변화를 욕망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 시민혁명이 여기에 속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세계사 전반에 걸쳐서 인간의 통제욕을 실현하기 위해 진화와 혁명을 일으킨 사례들을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하여, 봉건주의 사회, 시민혁명, 메이지 유신, 자본주의 시대, 월가의 점령시위에 이르기까지 에서 찾아 내는 것이다.
다섯 번째 세계사 심리코드는 개방성, 이것은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새로운 것, 긍정적인 것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게 되는 개방적인 태도는 개인의 성장과 발전 뿐만아니라, 국가의 성장을 도와주는 것이다.
여섯 번째 세계사 심리코드는 종교이다. 십자군 전쟁을 비롯하여, 이슬람교의 정복 전쟁 등, 세계사 속의 굵직한 사건들이 종교로 인하여 일어난 사례들을 찾아 볼 수 있다.
저자의 생각처럼 종교가 국가보다 우위를 차지하면서 국가를 좌지우지 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 저자는 종교에 관해서도 보편적인 생각보다는 좀 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종교라는 비과학적 세계에 대한 집착, 권력과 부를 탐하는 것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미국의 대 테러 전쟁, 특정 종교의 유일신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를 따지는 유아적 흑백 논리의 문제점 들을 비판한다.
이 책의 저자는 심리학자이기에 역사의 흐름을 따라서 역사를 분석하기보다는 사건 사건을 중심으로 역사 속의 사건들을 6가지 심리코드에 맞추어서 분석한다고 볼 수 있다.
역사의 커다란 줄기 속에서 그 가지에 해당하는 단편적인 사건들을 사례로 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심리학자의 시각에서 세계사의 장면들을 분석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그 사례들이 세계사 전반에 골고루 걸쳐서 분석됐다고 하기 보다는 근현대사에 편중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을 읽은 후의 생각은,
좀더 깊이있고, 폭넓게 역사를 다루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고, 미국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미국에 의해서 자행된 전쟁들이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일어난 것임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세계사 속에서 심리 코드로 다루는 빈도가 너무 치중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