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소도시 여행 - 예술가들이 사랑한 마을을 걷다
박정은 글 사진 / 시공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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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보고 싶은 곳들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스페인의 여러 도시들과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스티브 베리가 쓴 <호박방 1,2 / 스티브 베리 ㅣ 밝은 세상 ㅣ2006>을 읽고 부터이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의 군대에 의해서 문화재 약탈이 이루어졌는데, 그때 사라진 호박방을 소재로 쓴 책인데,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던 책이다.

그 소설의 소재인 예카테리나 궁전의 호박방은 그후에 완벽하게 재현되었다고 하는데, 그 모습과 함께 제정러시아의 옛 모습을 보고 싶다.

그곳과 함께 여행해 보고 싶은 곳이 스페인이다. 스페인은 도시 마다의 특색이 있고, 카톨릭 문화와 이슬람 문화가 공존하고,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찾아 다닐 수 있기에 가보고 싶은 곳이다.

 

스페인에 관한 여행서적이나 여행 에세이는 수도 없이 많이 나와 있다.

그중에 한 몫을 하는 것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책으로는 <산티아고 가는 길 /세스노터봄 ㅣ 민음사 ㅣ 2010>가 가장 수준높은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세스 노터봄'은 이 책을 통하여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나게 되는 성당과 수도원의 건축 양식의 에 대한 설명에서 부터 시작하여 문학과 예술의 해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해박한 지식으로 소개해 주고 있기에 여행에세이의 장르를 뛰어 넘어서 문학적, 예술적 차원의 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들려주던 종교적인 순례길, 명상의 길에서 벗어나 '세스 노터봄'만의 독특하고 차원높은 새로운 순례길을 이야기해 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세스 노터봄'의 < 산티아고 가는 길>은 다른 산티아고 관련 서적들과는 차별화가 되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스페인에 대한 어느 정도의 사전 지식을 갖고 읽게 된 <스페인 소도시 여행>은 시공사의 여행관련 책인 소도시 여행의 시리즈이다.

이 책의 저자인 박정은은 열 다섯 살 때 배낭여행을 꿈꾸었다고 한다.

소녀가 꿈꾸었던 꿈은 이루어져서 그녀는 세계 60여 개국을 여행한 여행작가로서 여행관련 서적을 쓰기도 하고, 방송출연, 여행 관련 강연까지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쓰기 전에 그녀는 이미 스페인을 몇 차례 다녀왔는데, 출판사의 원고 청탁을 받게 되어서 다시 한 번 스페인의 소도시를 찾아 떠난다.

스페인의 진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스페인의 소도시를 이 책 속에 담았다고는 하지만, 책 속에 소개되는 도시들은 이미 대부분 잘 알려진 도시들이다.

스페인 여행자라면 꼭 가보는 곳들로 채워져 있다.

첫 이야기로 테루엘을 소개해 준다. 이 곳에는 이탈리아의 베로나에서 만날 수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에 견줄 만한 '디에고와 이사벨'의 이야기가 있다.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 테루엘의 연인들은 관 속에 누워서도 못 이룬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듯하다.

저자는 테루엘의 관을 들여다 보다가 돌장식 틈으로 미이라의 모습을 보기까지 했다고 하니...

 

 

유럽 여행 중에 느낄 수 있는 유럽인들의 죽음에 대한 시각은 우리와는 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오스트리아에 가면, 비엔나의 중앙묘지는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요한 스트라우스 등 음악가들의 묘가 있는데, 묘를 형성하는 조각들이 아름다워서 마치 공원을 찾은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또한, 유럽의 성당은 지하나 뒷뜰이 묘지로 형성되어 있는데, 성당 뒷뜰의 묘지들은 각종 조각들과 꽃들이 어우러져서 휴식공간처럼 이용되기도 한다.

책 속에는 한 지역의 이야기가 끝나면 'travel memo'로 가보기, 맛보기, 머물기, 둘러보기 등에 관한 정보를 실어 주고 있다.

 

 

스페인의 음식인 하몽과 파에야.

그리고 발렌시아에서 맛보아야 그 맛이 진짜 맛이라는 오르차타와 파르톤을 맛보며 그녀는 여행을 계속한다.

스페인에서 어찌 가우디를 빼놓을 수 있겠는가.

사르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1882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아직도 공사중인데, 얼마전에 읽은 책에서는 언제 완공이 될 것인지 모른다고 했으나, 이 책에서는 2026년에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단다.

100% 헌금으로 짓는 성당이라고 한다.

2010년 후반부터 성당 내부가 공개되었는데, 성당은 3개의 파사드로 구성되어 있다.

내부를 소개해 주는 사진 속에 예수의 부활 나이 33을 뜻하는 마방진, 성당 입구의 상징 중의 알파와 오메가.

 

 

부드러운 빛이 사선형태의 빗살 무늬를 타고 내려오는 천국의 느낌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길을 떠나 몬세라트 수도원에서 검은 성모상을 만난다.

 

 

 

예술가 달리의 그림은 많이 보았지만, 달리와 갈라의 이야기는 드라마틱하다.

달리는 자신이 존경하던 사람의 아내와 사랑에 빠져 야반도주를 하는데, 그들의 사랑의 흔적은 달리 박물관, 달리의 집에서 찾아 볼 수 있다.

 

 

 " 여행은 지역마다 독특한 테마가 있다. 어떤 곳의 테마는 역사고, 어떤 곳의 테마는 음식이다. 그런 면에서 마드리드의 테마는 미술이 아닐까? 16세기 황금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스페인 최고의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느니 말이다. " (p. 252)

마드리드에서 만날 수 있는 거장들은 피카소, 벨라스케스, 고야, 무리요 등.

 

 

 

 

 

 

저자는 자신이 언젠가 걸었던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를 다시는 걷지 못할 줄 알았건만, 그 길 위에 또 서게 된다.

 

 

 

 

그 길에 관한 이야기는 책 속에 많은 부분을 차지 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이 길에 대한 내용을 읽고 싶으면 다른 책을 함께 읽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스페인 하면 떠오른는 세르반테스, 돈 키호테, 프라도 미술과, 구겐하임 미술관, 마앙, 투우....

이런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갈 수 없는 곳이라고 하더라도, <스페인 소도시 여행>의 시원한 블루의 책 표지는 무더위를 날려준다.

 

 

물론, 스페인의 여름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워서 여행하기에 좋은 계절이 아니지만, 언젠가 스페인의 이 길 저길을 걸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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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할까, 커피나 한 잔 할까?
엘리엇 부 지음 / 지식노마드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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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할까, 커피나 한 잔 할까?'라는 책제목을 보는 순간,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은 좀 이상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했다.

삶을 자신의 의지로 끝내는 자살이란 행위를 어떻게 우리의 일상이 되어 버린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가벼움과 함께 나열할 수 있단 말인가.

물론, 나는 시원한 커피 한 잔 보다는 뜨거운 커피 한 잔을 마실 것이다.

그런데도 왠지 모르게 책 제목에 끌리게 되고, 브라운 톤의 차분한 느낌의 책표지에 끌리게 된다.

 

 

책이 도착한 날, 책의 종이 질감때문인지 500 페이지의 책의 부피는 너무도 두껍게 느껴진다. 한 사흘은 읽어야 할 것처럼.

책을 펼치는 순간, '이런 이런.... ' 책 소개글을 분명히 읽었건만 이런 책이란 생각은 꿈에도 못했다.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이지만, 책의 제목인 '자살할까, 커피나 한 잔 할까?'는 '알베르 카뮈'의 글을 인용한 것이며, 책 속의 모든 내용은 철학자, 작가, 시인, 예술가, 과학자 등 272 명의 글을 인용한 것이었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 272 명의 글 중에서 인용한 글들로 짜집기 되었던 것이다.

'아니, 다른 사람들의 글을 가지고 이렇게도 자신의 글을 만들 수 있구나' 하는 경이로움(?) 이 든다.

이런 구성과 조금 다른 구성의 글들도 있는데,

책의 왼쪽 페이지에는 오른쪽 글을 말한 사람의 사진을, 그리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그 사람이 쓴 한 구절의 글, 그리고 이 책의 저자인 엘리엇 부가 자신의 생각을 적어 넣은 한 구절, 그리고, 그 문장들을 영문으로 다시 적어 놓은 것이다.

말하자면 272 명의 공저자와 저자의 대화글이라고 해야할까.

 

 

 

" 이 책에서 온전히 저자의 목소리를 내는 곳은 ‘서문’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그들의 언어를 빌어 자기 생각을 엮었으며, 272명의 ‘친구’들의 말에서 나온 700여개의 인용quote으로 이루어져 있다." ( 출판사 책소개 글 중에서)

저자인 엘리엇 부는 한국인으로 건축사무소 대표였으나, 지금은 하와이에 거주하면서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인문공간 정보융합'을 강의하고 있다.

그는 굉장한 다독가인데, 한 번에 20권의 책을 쌓아 놓고 그 중의 한 권을 한 장이나 일부분을 읽고 나서 다른 책을 앞서 읽은 주제와 관련된 장이나 그렇지 않은 장을 읽는 식으로 책을 읽는다고 한다.

그런 독서 방법이 아마도 <자살을 할까, 커피나 한 잔 할까?>와 같은 책을 펴내게 된 것이리라.

" 이 책은 인문공간의 탐험기록서다.

이 책은 일종의 항해일지와 같은 것이다.

이 책은 이를테면 지도와 같은 것이다. " (서문 중에서)

 

 

그렇다면, 여기에서 인문학과 인문공간의 정의를 알아 보아야 할 것이다.

" 인문학은 보통 문학, 사학, 철학을 의미한다.

(...)

인문공간은 문예, 역사, 사유를 의미한다. " (서문 중에서)

그는 자신은 독창적인 생각의 작가가 아니기에 '인문공간'의 단편들을 수집한 것이고, 그것이 바로 이 책

임을 이야기한다.

 

 

"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한 군데 머물면 한 페이지까지 인새이다. - 세이트 오거스틴

독서는 세계 여행이다.

독서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출장만이 있을 뿐이다. - 엘리엇 부 " (p. 143)

 

 

 

400 페이지 정도의 글은 이런 '인문공간'의 단편을 수집한 것이고, 그 뒷 페이지는 이 책의 공저자라고 할 수 있는 272명의 이름, 그리고 그 뒷 페이지부터는 이 책의 각 파트의 영문 원문이 실려 있다.

참으로 특이한 책.

책제목까지도 인용한 글이라니...

그런데, 같은 주제에 대한 공저자들의 각기 다른 글들, 그리고 같은 생각의 글들을 읽는 것은 생각의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장점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시도를 한 책이라는 점에서는 여전히 뭔가 모를 어색함이 엿보이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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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7-10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이런 내용이군요!!!
라일락님 소개 고마워요. 담아갑니다.^^
책을 읽는 또 다른 방식이 되겠어요.

라일락 2012-07-10 15:17   좋아요 0 | URL
책을 구입하고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출판사의 소개글만으로는 정확하게 책 내용을 알 수 없다는 것이지요.
서평도 좋지만, 이런 책은 책의 구성을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좋을 듯해서 이렇게 서평을 올렸습니다.

커피 2012-07-13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있던 책인데, 이렇게 미리 보게 되니 좋네요!
리뷰 잘 봤어용 ^^

라일락 2012-07-13 18:43   좋아요 0 | URL
이 책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많네요.
어떤 책인지 아마도 짐작이 가실 것 같네요.
책제목에 많이 끌리시더라구요.
 
가짜전쟁 - 제2차 세계대전의 미실행 작전
마이클 케리건 지음, 박수민 옮김 / 시그마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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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차 세계대전을 '선과 악의 거대하고 끔찍한 싸움'이라고 표현한다.

1939년부터 1945년에 걸쳐서 세계 각 지역에서 벌어진 전쟁이기에 이 전쟁을 배경으로 한 문학작품, 영화, 드라마도 상당히 많이 있다.

추억 속의 외화 중에 <전투>라는 외국 드라마가 있다. 일요일 저녁 골든 타임에 방영되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당시에는 미군과 독일군이 싸우는 전쟁 이야기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던 나이에 본 외화이다.

그래도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온 가족이 둘러 앉아서 시청했었다. 드라마 속의 손더슨 중사의 활약이 돋보였는데, 독일군은 냉철하고 잔인한 반면에, 미군은 어떤 상황에서도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는 지헤가 있었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쟁 드라마인데도 인간미가 넘치는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다는 것이었다.

또 생각나는 영화로는 <콰이강의 다리>가 있다. 주제곡이 경쾌하고 발랄한데 특히 음악 속의 휘파람 소리는 지금도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이다.

그 영화는 제 2차 세계대전 말, 태국의 밀림지역에 잡혀온 포로들이 다리를 건설하는 이야기인데, 그들이 힘들게 건설한 다리를 폭파하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영화나 소설, 드라마를 통해서 제2차 세계대전에 관한 사실들을 단편적으로 알게 된 경우도 많을 것이다.

또한 제 2차 세계대전은 전쟁 지역이 넓고, 피해규모도 큰 만큼 전쟁에 얽힌 비화들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가짜 전쟁>에서는 우리들이 알고 있는 제2차 세계대전의 역사적 사실이 아닌 전쟁 중에 실행하고자 계획을 세웠으나, 어떤 이유로 인하여 실행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모아 놓았다.

전쟁이 끝난지 오랜 세월이 흐르다 보니, 제2차 세계대전 중의 주요 기록물이 공개되게 되었다. 그 기록물들은 당시의 정치 지도자들끼리의 서신. 작전 문서, 전쟁 중의 사진, 작전 지도, 비밀병기에 관한 설계도나 그림 등이다.

 

 

 

 

 

이런 자료들을 통해 알게 된 미실행 계획들은 일어날 뻔한 사건들이기에 그런 것들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볼 수도 있지만, 그런 계획들이 실행되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예상 밖의 상황이 전개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자료들은 그당시의 전쟁 상황을 뒷받침해주는 것이고, 전쟁의 실체에 대한 통찰을 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하기에 한 번쯤 살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책 속에 소개된 사례중에 몇 가지 예를 들면,

독일군의 바다사자 작전의 경우에는 독일군의작전 계획 지도와 영국군이 예상한 독일군의 상륙 계획의 지도가 책 속에 함께 실려 있다.

 

 

 

두 지도를 통해서 독일이 이 작전을 오랫동안 수립하는 과정에서 영국군에게 정보가 흘러 들어갔기에 그 계획을 꿰뚫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이 작전이 실행되었다 하더라도 독일군에게는 큰 피해를 가져다 주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슈래프널 작전도 시행관련 문서와 취소 관련 문서가 함께 실려 있다. 빛바랜 문서들에서 그 당시의 상황을 감지할 수 있다.

비밀병기에 관한 내용들은 자세한 설계도까지를 싣고 있다.

1941년말 영국은 폭탄 속에 독침을 넣어서 공중에서 살포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수백만 개의 바늘에 탄저균과 포스겐 독가스를 넣어서 독일의 전역에 죽음의 씨앗으로 뿌리는 것이다.

폭탄 속에 바늘 3만개를 넣는다는 계획으로 독침 개발은 성공하나 무기로 사용하기에는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계획은 보류된다.

 

 

위조지폐로 영국 경제를 무너뜨리고자 한 베른하르트 작전있다. 위조지폐를 만들어서 폭격기를 이용하여 공중에서 투하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작전도 특수작전용 자금이나 암시장에서 물품을 구입하는 정도로 사용되었을 뿐, 영국의 경제를 마비시킬 만큼의 위력을 발생시키지는 못한다. 그 이유는 위조지폐를 공중에서 투하할 폭력기를 동원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행하지 못한 작전 중에는 요인 납치 작전 여러 건이 있다. 교황 12세 납치 작전, 주요 전쟁 지도자 암살 음모 등이다.

특히 히틀러 암살 계획은 한 두 번 세운 작전이 아니다. 독일군에 의해서도, 연합군에 의해서도 여러 차례에 걸쳐서 세워 졌지만, 계획을 실행하는 단계에서 히틀러는 운 좋게 피해 나갔던 것이다.

뭇솔리니의 암살 계획도 영국군에 의해서 계획이 되지만, 뭇솔리니가 사망하거나 부상당할 경우에 이탈리아 국민들의 사기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는 있으나, 다른 측면에서 생각하면 이탈리아 국민을 애국심으로 단결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하게 한다.

제 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키는 원폭투하.

그 시점에서 일본에 원자폭탄을 꼭 투하해야만 했을까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견해들이 있다. 바로 원폭 투하 직전까지 계획되었던 작전 중에 다운 폴 작전 있었다. 미 공수부대와 보병들이 함께 규슈를 공략하는 작전이다. 이 작전이 실행되기 직전에 원자폭탄을 투하되었던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계획은 했으나 실행하지 않은 작전들을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연도별로 5장으로 나누어서 소개해 준다.

각각의 작전들이 수립되게 된 배경, 작전을 실행했다면 성공했을 것인가, 성공했다면 전쟁의 향방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이 있었을까 하는 것을 분석해 보는 것이다.

 

 

 

'가짜 전쟁'이란 책제목이 어느 정도는 책의 내용과 부합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가짜'가 아닌 책의 부제처럼 '미실행 작전'인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제2차세계대전에 대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읽기가 쉬울 것이다.

책 속에는 전쟁의 원인, 발단, 과정 등에 대한 자세한 언급이 없기에 어느 정도의 학습 후에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선과 악의 거대하고 끔찍한 싸움'이라는 제 2차 세계대전, 그리고 끊임없이 일어나는 크고 작은 전쟁들.

지구상에서 이런 전쟁들이 사라지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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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편지가!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71
황선미 지음, 노인경 그림 / 시공주니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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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은 애니메이션 그림책인데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베스트셀러에 올라갈 정도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책이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인 잎싹은 인형극, 연극, 국악에 이르기까지 각종 무대에 등장할 정도로 인기 절정이다. 심지어는 경제관련 서적에서도 잎싹의 이야기를 사례로 든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그것은 잎싹의 행동을 통해서 안일하게 닭장 속에 머무르는 삶이 아닌 꿈과 자유를 실현하는 이야기를 아름답게 표현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 이야기의 소재는 그리 참신하다거나 특별하지도 않건만 이런 반응이 나온 것이다.

그것은 작가만의 가지는 장점인 강한 주제의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멍청한 편지가 !>는 <마당을 나온 암탉>을 쓴 황선미의 신작 동화이다. 저자의 책들이 그동안 묵직한 주제의식을 다루었다고 평하는데 반하여 이번에 발표한 동화는 유쾌하고 발랄하면서도 달콤한 첫 사랑의 이야기이다.

 

 

첫사랑이라고 하는 범주를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 것인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초등학교 시절에 이성 친구로 인하여 가슴설레는 감정을 느껴 보았다면, 그것도 첫사랑이 아닐까 생각된다.

작가는 첫 사랑의 마법이 일어난 시간을 '요정의 시간'이라 말하는데, 바로 열한 살의 동주에게 요정의 시간이 찾아 오게 되는 과정과 그에 따른 두근두근 설레이는 심리를 어린이의 시각에서 아름답게 잘 표현하고 있다.

동주와 영서는 처음부터 가슴 설레는 그런 사이였을까 ?

몸짓부터가 차이가 나는, 그래서 오히려 남자인 동주가 영서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그런 처지였기에 항상 티격태격, 짜증나는 사이였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호진이의 가방에 넣어져야 할 영서의 러브레터가 번지수를 잘못 찾아서 같은 메이커의 가방인 동주의 가방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아무 것도 모르고 읽어 버린 편지를 어떻게 해야 할까?

 

 

친구인 마뚱이에게까지 비밀로 하면서 영서의 언행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어느새 싫어하던 감정이 이상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왠지 영서의 행동에 동조를 하기도 하고, 영서가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게 되면 그런 위험에서 구해주고 싶기도 한 것이다.

도대체 이런 감정은 무엇이란 말인가?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어린이날 행사를 위한 축구시합, 영서의 해외이민 소식,

 

 

 

영서가 호진이에게 갖고 싶다고 했던 '잠자는 코알라'는 왜 자꾸 마음에서 왔다 갔다하는 것일까?

이런 감정의 변화를 작가는 너무도 잘 묘사하고 있다.

솔직하게 어른 입장에서 이야기한다면, 동화 속의 소재들은 너무도 많은 이야기 속에서 나왔던 내용들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이 이야기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처음 느끼는 설레임의 감정이 소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동주와 영서가 헤어지게 되는 그날의 이야기도 여러 책 속에 나오는 흔한 이야기임에도 어린이들에게 흥미롭게 다가올 수 있는 것은 자신들이 언젠가 느꼈던 그런 감정들을 너무도 잘 알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때문인지도, 왜 그런지도 모르겠으나, 어느 순간부터 서서히 다가오는 설레임.

그리고 그런 설레임때문에 가슴이 벅찼던 어린이들에게 <멍청한 편지가 !>는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기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멍청한 편지가 ! >의 그림도 동화 속의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아기자기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책 속의 어린이들의 감정을 읽어 낼 수 있을 것 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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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랄라하우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랄랄라 하우스 - 묘하고 유쾌한 생각의 집, 개정판
김영하 지음 / 마음산책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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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랄랄라 하우스>의 개정판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아~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의 형식을 종이 위에 펼쳐 보여 주었던 그 책'이라는 생각이 스쳐간다.

그 책 속에 고양이 이야기가 나왔던 것같은데...

맞다, <랄랄라 하우스>의 시작은 방울이와 깐돌이의 입양 소식이었다.

 

 

 

작가의 아내는 친구가 1주일만 봐달라고 길고양이를 데려 오게 된다.

정에 약한 그들은 이 고양이를 입양하게 되는데, 고양이 이름이 방울이다. 그리고 약 6개월 후에 아파트 주차장에서 비에 흠뻑 젖은 검은 털뭉치 깐돌이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방울이와 깐돌이의 이야기가 이 책의 시작이었다.

 

 

 

 

 

 

 

작가는 개정판의 '책을 내면서' 통해서 방울이가 2011년 봄에 퇴행성 뇌잘환이 악화되면서 신체기능이 정지되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해외에 거주하기에 방울이의 죽음을 함께 하지는 못했다는 말과 함께.

그러고 보면 내가 작가의 작품 중에서 가장 먼저 읽었던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 2009>에서도 그가 시칠리아에서 머물면서 길고양이를 돌보았던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난다.

그 책은 잘 나가던 작가가 자신의 일상을 훌훌 털어 버리고 유랑길(?)에서 이야기를 담았던 책인데, 외로움이 물씬 풍기는 작가의 내면 세계를 엿 볼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다.

이런 저런 생각과 함께 개정판인 <랄랄라 하우스>를 펼쳐든다.

 

 

 

 

 

 

그런데, 독특했던 구판의 미니홈피 형식의 콘셉트는 개정판에서는 볼 수가 없다.

구판에서는 미니홈피의 낯익은 폴더가 특색이라면 특색이었는데,

Free Talk , 사진책, 방명록, 그리고 댓글까지.

free talk는 3부분으로 '방울이와 깐돌이' , '길 위에서' , '문학 앞에서' 로 분류되어 있었다.

 

 

 

 

 

 

 

(2005년 출간된 구판 '랄랄라 하우스'의 책 내용 중에서)

 

 

그리고 맨 마지막에는 '작가의 선곡'까지 있어서 미니홈피의 음악 설정을 보는 것 같았다.

마치 랜덤을 타고 남의 미니홈피를 엿 보는 것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젊은 작가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는데, 이런 모든 콘셉트가 사라지고, 책 속의 글들은 꼭지마다 지름 약 1cm의 작은 원에 사진이나 그림이 담겨 있다.

 

 

 

 

2005년에 이 책이 출간될 당시의 책과는 변화가 있는 것이다.

그당시에 인기있었던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이제는 철 지난 해수욕장같다고나 할까.

트위터로, 페이스북으로 이동을 하였으니...

책장을 넘기면서 전에 읽었던 내용들이 생각이 나기도 하고, 전혀 읽지 않은 내용의 글들도 보인다. 개정판을 내면서 새로운 글이 추가되었다고는 하나, 기억이란 한계가 있어서 전에 읽었던 내용들의 상당수는 그동안 망각의 흐름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어떤 글은 시시콜콜한 일상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허무맹랑한 망상의 이야기들도 있지만, 역시 작가의 글은 지적이면서도 재치가 넘쳐 흐른다.

책 속의 내용 중에는 이 이야기가 어떤 소설의 한 부분으로 변하기도 했음을 느끼게 한다.

'썰렁한 대화' (p 76)라는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는 정말 리얼하다. 이런 경우 각 가정에서 허다한 일일텐데, 그 광경 자체가 썰렁하면서도 소통이 단절된 우리네 가정의 모습인 것만 같다.

 

 

 

 

개화기와 해방후에 많이 나온 번안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외국 문학 작품을 줄거리, 사건은 그대로 두고 인물, 장소, 풍속 등 만을 자기 나라 것으로 바꾸어서 쓰는 문학 작품을 일컫는 것이 번안 작품이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일본판 번안 작품은 '암굴왕'이다. 우리나라판으로는 '해왕성'이다.

어릴적에 '암굴왕'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아직도 그 내용의 일부는 기억이 난다. 그때는 '암굴왕'이 우리나라 작품인 줄만 알았는데, 일본 번안 작품명인 것이다.

그것 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 그러나 무엇보다도 압권은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이다. 임꺽정의 저자인 벽초 홍명희가 이 책을 번역하였는데, 순수한 우리말로 된 그 제목은 다음과 같다.

<너 참 불상타>" (p. 115)

책을 읽다가 " 팡" 터진다.

김훈 작가가 원고를 쓸 때에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쓰는 것에 대한 이야기.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에 대한 자신의 생각. 그리고 또 다른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

작가가 만난 세계적인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

글쓰기 뿐만아니라, 여행, 영화, 사진, 그리고 그림까지 좋아하는 작가이기에 그가 쓴 글은 폭넓은 지식과 상식과 잡식이 모두 겸비되어 있다.

그의 소설인 <검은꽃>을 쓰게 된 동기와 과정, 그리고 취재를 위해 간 여행에서의 이야기.

참으로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그가 이우일과 함께 <김영하, 이우일의 영화이야기>라는 책을 낼 정도로 영화에도 관심이 많으니. 책 속에는 영화이야기도 많이 담겨 있다.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를 함께 살펴 보기도 하고,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그리고 왕가위의 사랑 삼부작이라고 하는 <아비정전>, <화양연화>, <2046>을 함께 분석해 보기도 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 책을 처음 쓸 당시인 2005년과는 세월이 많이 흘렀기에 그때의 이야기를 지금 읽으니까 다소 어색한 이야기들도 있다.

 

 

 

 

 

'낭독의 발견'이란
내용중에 독일 라이프치히 도서전에서 갔을 때의 이야기를 담아 내용이다.

우리나라 작가들은 신간을 출간하게 되면 강연을 주로 하게 되는데, 그당시에 이미 외국에서는 작가들이자신의 작품의 일부를 낭독하는 행사가 많이 열렸다고 한다. 그런 행사를 접하고 그는 이 책 속에,

" 자기 책을 조용히 읽는 작가와 그것을 귀여겨 듣는 독자의 만남을 기대해 본다." (p 225)라고 써 놓았는데,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작가들이 독자앞에서 자신의 작품을 낭독하는 낭독회, 음악과 함께 하는 북 콘서트 등이 많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한때는 김영하의 작품만을 골라 읽던 때도 있었는데, 이 책에 소개된 <검은꽃>은 아직 읽지를 못했다.

이제는 그의 책이 나올 때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즐겨 읽게 되는데, 그래도 빠트린 책이 있는 것이다.

<여행자 2007 하이델베르크>처럼 한 권의 책에 에세이, 사진, 소설이 묶여 있듯이, 그의 책은 기존의 틀에 갇혀 있지 않고, 독자들의 감각에 따라 새롭게 구성된다.

책의 마지막에는 부록처럼 '추억의 사진첩'이 실려 있다.

 

 

 

 

 

 

 

 

 

방울이도, 깐돌이도, 그리고 그가 여행지에서 담아 온 사진들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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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7-06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시작 못했어요. 역시 부지런한 라일락님^^
저 사랑스러운 고양이 발 좀 봐요. 김영하의 소설은 오래 전 한 권 읽었던 게 다이지만
그것과 별개로 부담없는 에세이, 좋을 것 같아요. 얼른 읽어야 되는데요.^^

라일락 2012-07-06 20:12   좋아요 0 | URL
아직 기간이 많이 남았어요.
김영하의 책은 에세이로 시작해서 소설까지 읽었는데, 신간이 나올 때마다 빠짐없이 읽는 작가 중의 한 사람입니다.
소설보다는 여행 에세이가 더 좋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