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동훈의 그랜드투어 : 지중해 편 - 사람, 역사, 문명을 거닐고 사유하고 통찰하는 세계사 여행 송동훈의 그랜드투어
송동훈 지음 / 김영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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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송동훈의 그랜드 투어>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유럽 3부작이라고 할 수 있는 <송동훈의 그랜드 투어>는 5년간에 걸쳐서 3권이 출간되었다.

<송동훈의 그랜드투어/ 서유럽 편>에서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를,

<송동훈의 그랜드투어/ 동유럽 편>에서는 러시아, 오스트리아, 독일을,

이번에 출간된 <송동훈의 그랜드투어 /지중해 편>에서는 그리스, 터키, 스페인을 다루고 있다.

서유럽 편은 읽지를 못했고, 동유럽 편에 이어서 지중해 편을 읽게 되었다.

 

 

Grand Tour - 유럽 귀족들의 노블레스 여행

그랜드 투어가 가지는 의미는 다양하다. 오래전부터 유럽의 상류계층에서는 자녀가 일정 나이가 되면 여행을 시켰다. 여행을 통해서 견문을 넓히고, 가치관과 태도를 확립하고 교양인으로서의 소양을 갖추고, 삶의 목표를 새롭게 정립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즉, 역사가 시작되고 문명을 꽃피우며 아름다운 예술이 탄생한 장소와 시간을 찾아서 거닐고 사색하며 성찰하는 여행을 하도록 한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대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해서 해외여행을 많이 하는데, 그들이 여행지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하고, 자신의 삶을 정립해 나가는지는 의문이 들 때가 많다.

무작정 아무런 사전 지식도 쌓지 않은 상태에서 여행을 가고, 그곳에서 인증샷을 찍는 것으로 타인들에게 '나도 이곳을 여행했다'는 자랑을 하기 위한 여행도 많이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송동훈의 그랜드투어>는 제대로 된 여행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지침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송동훈의 랜드투어는 '문명의 시원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이기에 '유럽 문명 여행'이자 '세계사 여행'인 것이다.

오래전의 역사를 더듬어 가는 과정에서 역사 속의 사건과 인물을 만날 수 있고, 그 만남에서 여행자는 많은 것을 사유하고 통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그랜드 투어. 그것은 배움을 찾아 떠나는 여행인 것이다. 어떤 장소, 어떤 시간 속에서 배움을 찾는 것이다. "

" 역사를 움직이고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는 동인 (動因) 에 대한 의문! 그랜드 투어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다. ( <송동훈의 그랜드 투어 / 동유럽편 p. 230)

 

 

<송동훈의 그랜드투어/ 지중해 편>에서 다루고 있는 나라인 그리스, 터키, 스페인은 그 어떤 나라보다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던 나라들이다. 그런데, 그리스와 스페인은 오늘날 유럽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고통을 받는 나라이니, 역사는 이렇게 흐르고 흐르면서 발전과 쇠퇴를 거듭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스는 서구문명의 발상지이자 역사상 최초로 민주주의를 창조한 나라이기에 가는 곳마다 민주주의의 역사의 발자취를 찾을 수 있다.

솔론의 개혁, 클레이스테네스의 '도편 추방제, 페리클레스 , 마라톤 전투 등의 역사적 이야기들을 오랜만에 접하게 되니 그 느낌이 새로워진다.

 

 

 

잊고 있었던 세계사의 한 축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니...

" 그 위대했던 역사의 현장을 아테네는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프닉스 언덕, 디오니소스 극장, 아고라, 마라톤 평원, 살라미스 해협, 그리고 아크로 폴리스 ! 그들의 업적은 남의 것이 아니다. 우리 인간의 업적이다. 그들은 과거가 아니다. 우리가 꽃피운 오늘이며 우리가 추구하는 내일이다. 이곳이야말로 우리가 인간이라는 사실에 시공을 초월하여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곳이다. " (p. 15)

 

 

터키를 여행하기 전에는 터키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그건 우리가 배우는 세계사가 기독교 중심의 유럽 강대국이 그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 세계에 대한 오류와 축소가 터키가 가진 매력을 감소시키고 있는 것이다.

터키의 이슬탄불은 수백 개의 모스크와 현대적 건물이 함께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그곳은 비잔티움 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풀이었기에, 그리고 오스만 튀르크의 정복으로 이슬람 문화가 함께했던 곳이기에.

터키는 그 이전의 문명인 히타이트, 프리지아, 리디아 문명이 개화했고, 페르시아, 로마, 비잔티움 제국, 이슬람 제국의 핵심이었던 곳이다.

21 살의 청년인 술탄 메흐메드 2세가 이곳을 점령할 수 있었다니...

 

 

 

" 콘스탄티노풀을 원한다고, 그 도시를 나에게 가져다 달라고. 위대한 로마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 !

모든 도시의 선망의 대상이자 질시의 대상인 도시 ! 비록 쇠락했다지만 여전히 콘스탄티노풀은 비잔티움 천 년 제국의 수도로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 밤 청년 술탄의 명령으로 콘스탄티노풀의 운명은 결정됐다. " (p179)

당시 21살의 청년 술탄 메흐메드 2세는 콘스탄티노풀을 점령함으로써 오스만 튀르크 제국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스탄불의 한 복판에 서로 마주 보고 서 있는 하기아 소피아와 블루 모스크.

하기아 소피아를 보면서는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와 술탄 메흐메드 2세를 생각하게 된다. 하기아 소피아를 가득 메웠던 기독교 예술은 이슬람 술탄에 점령당하게 되지만, 건축물을 허물기 보다는 기독교 모자이크 그림 위에 덧칠을 하였으니, 지금 우리는 그때의 그 모습의 일부나마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기아 소피아가 '비잔틴 예술의 백미'라면, 블루 모스크는 '이슬람 예술의 절정'인 것이다.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전도 부럽지 않은 화려함을 자랑하는 돌마바흐체 궁전에 가면 건축물과 예술품의 섬세하고 화려한 모습에 황홀해 지게 되는데, 그중에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크리스털 계단과 샹들리에이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이곳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곳에서 터키의 위대한 지도자였던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근대국가 터키'라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개혁통치를 했던 위대한 지도자.

그래서 돌마바흐체에서 그가 죽은 시간인 '9시 5분'에 멈추어 선 시계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스페인이 누리던 영광, 그것은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 국한되지 않는다. 톨레도, 안달루시아, 세비아, 엘 에스 코리알, 그 모든 곳에서 스페인 역사의 부분, 부분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이 모든 부분이 모여야 제대로 된 스페인이 완성되는 것이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기독교와 유대교, 그리고 이슬람교가 서로를 인정하고 살았으며, 그 위에 찬란한 문명이 건설 된 것이다.

관용과 공존이 있었던 곳. 대항해 시대의 한 페이지를 썼던 나라.

그 영광은 영원할 것 같았지만, 지금은 모두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사라졌다고 모도 사라진 것은 아니고, 그 영광의 순간들을 기억할 수 있는 곳들이 잔존하는 것이다.

 

 

 

 

<송동훈의 그랜드 투어>는 단순한 여행 정보 책이 아니다. 이 책 속에는 역사가 담겨져 있다. 그리고, 그 역사의 주역이었던 인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세계사라고 하면 지루하게 생각할 수 있는 독자들에게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송동훈의 그랜드 투어>는 책 속에 담긴 나라들을 통해 세계사 여행을 할 수 있기에 유익함이 함께 한다.

역사 속에서, 인물들 속에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적어도 세계의 어떤 나라를 여행하고자 한다면 그 나라에 대한 역사와 인물, 예술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가지고 떠나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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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 두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라디오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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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중에서 가장 먼저 읽은 책은 <상실의 시대>일 것이다. 그이후 시간이 될 때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하루키의 책을 읽었지만, 워낙 많은 책을 썼기에 읽지 않은 책들이 꽤 된다.

아무래도 제2의 하루키 신드롬을 만들어 준 것은 <1Q 84>일 것이다. 3권의 책이 출간되는 동안에 '역시, 하루키!!'라는 생각을 하게 해 주었던 책이다.

 

 

<1Q 84>의 흡인력은 대단하여 책 속에서 눈을 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작년 겨울에 구입한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은 아직도 읽지를 못하고 책장 속에 박혀 있다.

 

 

하루키는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에서,
“나의 본업은 소설가요, 내가 쓰는 에세이는 기본적으로 ‘맥주 회사가 만드는 우롱차’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나는 맥주를 못 마셔서 우롱차밖에 안 마셔’ 하는 사람도 많으니, 이왕 그렇다면 일본에서 제일 맛있는 우롱차를 목표로 하겠습니다.” (p.p. 6~7)라고 말한다.

나의 짧은 생각으로는 소설쓰기가 훨씬 쉽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그는 자신의 본업은 소설가이고, 부업이자 취미는 번역이기에 소설보다 에세이를 쓰는 것이 어렵다고 말한다.

'맥주회사에서 만드는 우롱차'같은 에세이.

하루키 씨, 너무 겸손한 표현은 아닌가요!!

'무라카미 스타일의 에세이 쓰기'에서는 3가지가 빠진다. '타인의 험담은 구체적으로 안하기, 변명이나 자랑을 되도록 하지 않기, 시사적인 화제는 가능한한 피하기'이다. 이를 제외시킨다면 '쓸데없는 이야기'에 한없이 가까워지는 에세이가 될 수 밖에 없다고 하는데....

 

 

기존의 에세이들에서 신변잡기,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의 나열을 많이 읽어 왔던지라, 에세이를 읽을 때는 큰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하루키의 에세이니까 조금은 다르겠지'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작가가 이야기하니,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키가 전하는 '지금/ 여기 / 우리'를 위한 52편의 에세이 ( 책 속의 글 중에서)를 읽어 내려간다.

 

 

이 책은 2000년에 출간된 <무라카미 라디오>의 후속편으로, 패션잡지인 <앙앙>의 인기 연재 '무라카미 라디오'의 일년치 글을 책으로 묶은 것이다.

하루키의 나이가 환갑을 이미 지났는데, 20대 여성들이 읽는 <앙앙>지에 연재를 했다는 것도, 그의 글이 계층과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도 흥미로운 것이다.

하루키는 열심히 글을 쓰겠다는 이야기를 옛날 미국 서부 술집 피아니스트의 이야기를 통해서 들려준다.

미국 서부 개척 시대에, 술집의 피아니스트가 술에 취한 사람에 의해서 총에 맞아 죽은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술 취한 김에 연주가 맘에 들지 않으니까, "빵~~" .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였을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서부 술집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 한다. '피아니스트를 쏘지 말아 주세요. 그도 열심히 연주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하루키의 글은 읽는 재미가 있고, 글 속에 위트가 담겨 있다.

그래서 시시하고 쓸데없는 글처럼 생각되면서도 그의 에세이를 읽으면 읽는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다자이 오사무를 좋아합니까?'라는 글에서는 작가 다자이의 문체나 사물을 보는 견해가 하루키에게는 별로 와닿지 않고 취향이 맞지 않는다는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늘어 놓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 그는 다자이의 오디오 북을 iPod에 다운받아 여행 중에 듣는다는 이야기를 덧붙인다. 이런 솔직함이 또한 하루키의 글이 주는 매력이기도 하다.

"나와 맞는다는 말은 역시 못하겠고 곳곳에서 '맙소사' 한숨을 쉬기는 하지만 (...) 아니면 나도 이제 젊지 않아서 자신과 다른 것도 평온하게 받아 들이게 된 것이려나 ?" (p 131)

하루키는 소설가가 되기 전에 다른 인생을 살았고, 그의 일생에서 일본이 아닌 해외에서의 생활도 많았기에 세상을 보는 시각이 일본인의 한정된 시각이 아닌 좀더 넓은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의 책 속에서 자주 느끼게 된다.

이 책 속에는 문학작품, 영화이야기, 여행이야기, 음악이야기, 음식이야기 등이 다양하게 담겨 있고, 거침없이 쓴소리를 하기도 하면서 자신의 속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하루키의 소설을 읽을 때는 긴장하여 책 속에서 빠져 나올 수 없을 정도로 몰입을 하게 되지만,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속에 담겨 있는 짧은 52편의 글을 읽을 때는 하루키의 주문대로 편안하게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하루키의 소설을 읽을 때는,

" 사람은 때때로 안고 있는 슬픔과 고통을 음악에 실어 그것의 무게로 제 자신이 낱낱이 흩어지는 것을 막으려 한다. 음악에는 그런 실용적인 기능이 있다. 소설에도 역시 같은 기능이 있다. 마음 속 고통이나 슬픔도 개인적이고 고립된 것이긴 하지만 동시에 더욱 깊은 곳에서 누군가와 서로 공유할 수도 있고, 공통의 넓은 풍경 속에 슬며시 끼워 넣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소설은 가르쳐 준다. " (p. 219)

 

무더운 날씨에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책이 필요하다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 채소의 기분, 바다 표범의 키스>를 읽어 보면 어떨까?

물론, 사사하고 소소한 일상을 하루키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함께 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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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예술을 ‘엿먹이다’ - 미술비평은 어떻게 거장 화가들을 능욕했는가?
로저 킴볼 지음, 이일환 옮김 / 베가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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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그 작품을 보는 순간 느끼는대로 느끼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확실히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그 작품을 감상한다면 내가 모르던 부분들을 많이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미술사조의 변천에 따라서 그 작품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가, 작가는 이 작품을 어떤 상황에서 그리게 되었는가, 작가가 표현하고자 한 것은 무엇인가....

이런 것들을 알기 위해서는 미술 작품을 감상하기 전에 공부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되고, 전시회장을 갈 때에 도슨트 운영 시간을 이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예술 작품보다 더 장황한 배경설명이나 평론들이 그 작품을 돋보이기 위해서 만들어 낸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대 미술작품에서는 더욱 그런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된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1917년 뉴욕 독립미술가전에서 'R.Mutt'라고 사인한 남성 소변기를 <샘>이란 작품명으로 출품했던 '마르셀 뒤샹'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이 작품이 전시회에서는 거절을 당했지만, 기존의 예술 개념을 깨뜨린 '개념예술'이란 새로운 장르를 개쳑했다는 것이다.

<샘>이란 예술 작품 하나만으로도 예술, 그리고 평론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 출처 : Daum 검색)

 

평론이 어떻게 예술 작품을 '엿 먹이'는가를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로는, 그럴듯하게 예술 작품들을 과대 포장하는 것이다.

실제로는 별 의미가 없는 작품을 천재의 작품인양 평가하기도 하고, 미적, 성적인 면에서 역겨울 정도인 작품을 이것은 예술 작품이니까 하면서 미화시키기도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거장들을 범하는 것이다. 어떤 작가와 작품에 대해서 위대하다고 생각해 왔던 기존의 생각을 공격하거나 희석시키거나 때로는 전복시키고자 하는 평론을 쓰는 것이다.

이런 평론은 예술 작품에 대한 책을 몇 권만 읽어 보아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 <평론, 예술을 '엿먹이다'>는 예술사가 근본적으로 '정치적 개입의 한 형태'라는 관점에 대해 반격을 하고자 하는 책이다." 고 저자가 말하듯이 예술 작품이 평론가들에 의해서 어떻게 능욕당하고 있는가를 (평론계가 예술을 '엿먹이는'가를) 이야기한다.

저자인 킴볼은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7명의 화가들의 작품이 평론가들의 능숙한 글솜씨, 화려한 미사여구에 의해서 어떻게 평가되었는가를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서 설명해 주고 있다.

쿠르베, 마크 로스코, 사전트, 루벤스, 윈슬로우 호머, 고갱, 반 고흐에 대해서 그가 알고 있는 '엿먹이는' 평론의 사례를 이들 화가의 이야기와 함께 설명해 주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화가들의 작품에 대한 평론 이야기이니, 그에 해당하는 작품이 함께 실려야 이해가 빠르겠으나, 작품 사진은 책의 중간에 몇 장이 한꺼번에 몰려서 실려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의 내용을 읽으면서 그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책 장을 다시 그 부분으로 펼쳐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 책에서 언급된 작품 중에는 폴 고갱의 <죽은 자의 혼이 지켜 보다>가 있다.

 

 

" '예술가 고갱'은 그 어디에도 없다. 폴락 교수는 페미니스트적 논박을 하기 위해 예술을 버렸고, 아이젠만 교수는 다양한 도착적 환상을 위해 예술을 버렸다. 둘 다 참으로 말도 안 된다. 그들에게 영향력만 없다면, 그들의 글으 그저 웃어 넘기면 그만 일 텐테 말이야. 바른 말이지, 그들은 완전 혐오스럽다. " (p. 221)

폴락 교수와 아이젠만 교수가 폴 고갱의 <죽은 자의 혼을 지켜보다>에 대해서 어떤 평론을 썼는가는 책 속에 담겨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생각인 페미니스트적인 관점에서 또는 도착적 환상에서 이 작품을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이 작품을 그린 폴 고갱의 생각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가는 염두에도 없는 듯하다. 그러나 그들은 유명 평론가들이기에 그들의 이런 평론은 그대로 작품을 이해하는 바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오류적 평론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 것인지는 감상하는 사람들이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로 남겨지게 된다.

빈센트 반 고흐의 <한 켤레의 신발>도 하이데거의 평에는 반 고흐가 실제로 이 그림을 그린 것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철학적 시나리오에 그의 그림을 끌어 들이는 사례가 되는 평론이다.

 

 

하이데거라는 철학자의 드높은 변주곡들은 반 고흐의 예술과는 별반 관계가 없는데도 사람들은 그의 평론에 귀기울일 수도 있으니...

저자는 이 작품에 대한 데리다의 평을 '말장난', '요점없는 추상화 볶음 요리'라는 표현까지 쓰게 된다.

그러나 예술 작품에 대하여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나 감상을 하는 사람들은 이런 평론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럴듯하게 표현하는 그들의 허튼 소리와 얼토당토 않은 평(글)을 그 평론을 쓴 사람의 인지도만을 믿고 그렇게 생각해 버리게 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예술 작품들, 그리고 문학 작품들을 대하면서 그 작품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때에 따라서는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시대사조에 따라서 작품들이 엉뚱한 평가를 받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 (...) 예술이란 이름 아래 창조되는 모든 작품 또는 행위를 정지적 올바름이라는 그럴싸한 핑계로 '엿먹이는' 수많은 이론가들이나 철학자들에게도 일침을 가하는 " (추천사 중에서) 그런 책이 필요하기도 한데, 그런 의미를 가진 책이 < 평론, 예술을 '엿먹이다'> 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번역한 '역자의 말'을 읽어 보면 이 책을 쓴 킴볼 역시 " 좌파, 페미니즈, 포스트모더니즘, 성적 정체성 같은 관점에서의 해석들이 난무하는 데 대한 반작용이기는 하겠지만, 킴볼은 반대로 너무 우파적, 보수적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 킴볼의 태도는 듣기에는 참으로 좋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로 순수할 때에만 진정한 가치를 지니는 말이 된다. " (p. 254)

어쩌면 좋을 것인가?

킴볼은 예술 작품의 이해에 있어서 교수들이 자신의 생각을 사람들에게 주입시켜서, 감상자들이 스스로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이해하는데에 오류를 범하는 것을 걱정하고, 평론가들의 평이 자신들의 생각에 지나치게 좌우되는 것을 염려했는데,

역자는 오히려 그런 저자의 생각들이 너무 한 방향으로 쏠리지는 않았는가를 또 걱정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훌륭한 예술 작품이나 문학작품에는 훌륭한 해석들이 존재하며, 그 해석은 그 작품들을 대하는 우리들에게 더 큰 감동을 준다는 말을 한다.

여기에서 내 생각을 말하자면, 훌륭한 작품들에는 그 작품에 대한 해석이 올바르다면 우리들에게 더 큰 감동을 줄 수도 있겠지만, 그 해석 자체에 어떤 사심이 들어가 있다면 우리들이 작품을 대하는데 큰오류를 가져 오게 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그런 평론은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다 읽고 내려놓는 마음은 경쾌하지가 않다. 그동안에 평론이 작품을 위한 평론이 아닌, 평론을 위한 평론, 작품을 치장하기 위한 평론이라는 생각을 가진 적이 있었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평론에 대한 불신이 더 가중되는 것이다.

어떤 작품을 대할 때에 내가 느끼는 그것이 곧 내가 그 작품을 올바르게 감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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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쥐 2012-08-07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받은 지가 한참 지났는데 여즉 서평을 쓰지 않고 있네요. 아직 다 읽지도 못했구요. 미술을 잘 이해하지 못하니 그런가봐여.

라일락 2012-08-07 15:38   좋아요 0 | URL
예술 작품에 있어서는 평론이 차지하는 부분들이 크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해 불가능한 작품들에 어떤 평론이 나오느냐에 따라서 훌륭한 작품으로 인정받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게 되지요.
이 책은 읽기가 그리 쉽지 않은 책인데, 미술 작품에 대한 식견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고, 역자의 말에 의하면, 저자 역시 한쪽에 치우친 견해를 주장하고 있다고 하네요.
무더운 여름에 읽기에는 힘든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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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다는 말
김연수 지음 / 마음의숲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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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김연수 작가를 알고 있었던 것은 몇 년이 되었지만, 그의 작품을 선뜻 읽게 되지는 않았다.

물론, 그가 어떤 소설을 썼는지는 알고 있었고, 그가 소설가이면서도 여러 권의 책을 번역한 번역가이기도 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런 중에 읽게 된 소설이 <원더 보이>이고, 이 책은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는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원더보이>를 읽은 후에도 작가의 몇 권의 책을 읽어겠다는 마음만을 가지고 있었을뿐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더 이상 읽지를 못했다.

그런 중에 출간된 김연수의 산문집이 <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번 기회에 김연수 작가를 알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펼쳐 들게 되었다.

작가의 산문집이란 보통은 어릴 적의 이야기에서부터 성장기 , 그리고 현재의 이야기까지가 담겨 있기 마련이니, 작가와 친해 질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마련이다.

작가의 삶, 그리고 생각들을 살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작가 소개의 글부터가 참 재미있게 씌여져 있다. 그 글 속에는 달리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5 킬로미터부터 시작해서 42.195 킬로미터까지 달려 봤는데, (...)" (작가 소개 글 중에서)

여기에서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달리기를 말할 때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에세이가 생각났다.

 

 

33살의 나이에 '러너'라는 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과 30살 이후에 늦깎이 소설가로 출발한 것이나 그에게이 2가지 일이 운명적으로 찾아 온 것이다. 그는 소설을 쓰는 일이 마라톤 풀코스 완주와 비슷하다고 이야기했던 것으로 어렴풋한 기억이 나는데......

실제로 그는 아테네에서 진짜 마라톤의 길에 도전하여 완주하기도 했고, 그후에도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김연수 작가에게 마라톤이란,

"아무도 이기지 않았건만, 나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그 깨달음이 내 인생을 바꿨다. " (p. 9)

평소 사진 속의 김연수 작가의 모습은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일 것처럼 보여졌었는데, 이 책 속에 담긴 사적인 이야기들은 그런 생각이 그리 틀리지 않았음을 느끼게 해준다.

그가 어린 시절에 동네 골목대장이었던 적을 빼 놓는다면, 그의 삶은 책과 함께 해 왔음을 느끼게 된다.

특히 '나의 아름다운 천국'이라는 꼭지에서는

어릴적에 처음 책을 읽게 된 때의 이야기, 그리고 엄마와 함께 가던 책방 이야기. 성장하여 읽게 되는 책들에 대한 이야기, 그런 작가의 독서 역사가 마치 얼마 전의 일처럼 너무도 선명하게 책 속에 담겨져 있다. 그만큼 그에게는 책와의 인연이 깊다는 말이 아닐까....

그리고 그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사랑이야기, 문학이야기, 자연과의 교감.작은 풀 한 포기까지도 그는 벗인양 느끼는 감수성이 예민한 작가인 것이다.

폭설에 대한 이야기에서,

" 진짜 인생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예측하지 못한 일이 벌어진다면 그게 진짜 인생이다. 물론 그중에서도 뜻하지 않은 폭설이라면 최고의 인생이리라. " (p. 70)

그에게 달리기는,

" 매일 1시간씩 달리게 되면 인생을 압축적으로 맛보게 된다. 1시간 동안의 달리기는 간단하게 구성돼 있다. 부담을 안고 슬슬 달리기 시작한다. 한 동안은 그 속도에 몸을 적응시킨다. 그다음에는 달리기를 즐긴다. 조금씩 힘들어지기 시작한다. 그런 몸의 변화에 맞춰 나의 생각도 바뀐다. (...) 달리기를 하는 사람의 몸과 마음에서는 순간 순간 조금 전의 자신을 배반하는 생각들이 오간다. 1시간 동안, 나는 수많은 '나'로 분리됐다가 다시 원래의 '나'로 돌아온다. " (p. 220)

 

'무라카미 하루키'가 달리기와 소설쓰기를 비교하면서 이야기했다면, 김연수는 <지지 않는다는 말>을 통해서 달리기와 무엇을 함께 이야기할까.

달리기는 그의 일상이고, 이제는 습관적으로 달리고 있으니, 그는 달리기를 통해서 무언가 깨달음을 받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는 달리기를 삶의 한 모습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달리고, 달리고 달려서 완주를 할 수 있듯이, 그리고 그 과정이 말해 주듯이,

우리의 삶도 하루 하루가 모이고 모여서 끝에 이르는 것이 아닐까.

마라톤에서 힘겹고 버거운 코스가 있듯이, 인생도 때론 그렇게 힘든 과정이 있게 마련이고, 그 과정들을 이겨나가다 보면 마라톤 완주의 기쁨과 같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 내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지지 않는다는 말이 반드시 이긴다는 걸 뜻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깨달음이었다. 지지않는다는 건 결승점까지 가면 내게 환호를 보낼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안다는 뜻이다. 아무도 이기지 않았건만, 나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그깨달음이 내 인생을 바꿨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이 문장은 참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작가 김연수가 누구인가를, 그리고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를....

이 한 권의 책은 그의 어떤 소설보다도 더 많은 것을 담아 내고 있으며, 그래서 작가의 생각을 그대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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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쥐 2012-08-07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다 읽고 서평까지 올렸네요. 김연수 작가를 그닥 좋아하지 않아 책을 다 읽고도 어떻게 서평을 써야 할지 난감합니다.

라일락 2012-08-07 15:36   좋아요 0 | URL
김연수 작가의 책은 <원더보이> 한 권밖에 안 읽었지만, 그동안 인터넷 서점에 올라온 서평은 여러 번 읽었던 작가입니다.
<원더보이>도 저에게는 내용이 확 와닿는 작품은 아니었기에 다른 작품을 읽어 보려고 하던 중에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작가의 성향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그녀의 슈즈룸
김미선 지음 / 살림Life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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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구두는 편안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옷에 맞추어서 구두를 선택하지도 않고, 구두에 대해서 특별한 생각을 가진 적도 없다.

하이힐을 신어 본 적도 없으니, 킬힐은 아무리 예뻐도 그림의 떡일 수 밖에 없다. 가장 편안한 플랫 슈즈나 로퍼가 좋다.

신상녀라고 불리던 모 연예인의 슈즈홀릭은 대단하다. 그녀에게 구두는 곧 '아가들'이다. 그런 이야기는 먼 나라 이야기로만 들리고, '왜 그렇게도 많은 슈즈를 탐할까?'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자신의 이야기이고, 그래서 슈즈 디자이너가 된 사람이 김미선이다.

 

 

김미선은 <그녀의 슈즈룸>의 저자로 얼마전 종영된 <아이두 아이두>의 드라마 주인공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나는 이 드라마를 한 회도 보지 않았기에 어떤 내용인지도 몰랐고, 이 책을 읽으면서 드라마의 일부 내용을 알게 되었다.

김미선은 현재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인 synn의 대표이자, 갤러리 synn의 관장이다.

 

 

그녀는 '구두는 여자의 자존심'이고 '구두는 여자를 당당하게 만들어 준다'고 말한다.

그녀는 어릴 적에 자매들과 함께 인형놀이를 즐겼는데, 그때에 바비인형이라 불리는 마론 인형에 어울리는 의상을 만들기를 좋하했고, 의상을 만든 후에는 인형의 구두까지 만들곤 했다고 한다.

성장하여 대학에서는 의상을 전공하여 의상 디자이너가 되었지만, 자신의 생각처럼 신나고 즐거운 일은 아니어서 그 일을 그만두고, 치과 의사가 되려고 치의학 대학원을 준비하던 어느날, 카페에서 무심코 차를 마시면서 낙서를 하게 되었는데, 그 낙서들이 구두 그림이었다.

그때 그녀는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된다.

 

 

" 당당한 아름다움이 내재된 구두, 그것이 좋은 구두이다. 모양새는 다를 수 있다. 섹시한 하이힐일 수도, 수줍은 플랫슈즈일 수도, 매니시한 옥스퍼드일 수도, 단정한 로퍼일 수도 있다. 어떤 모양을 하고 있어도 그 안에는 자신을 사랑하는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당당함이 들어 있어야 한다. " (p. 131)

그래서 구두 디자이너가 되기로 하고, 그 일을 하기 위한 사전 조사를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구두 디자이너는 생소한 분야였던 것이다.

지금은 그녀에 의해서 구두 디자이너란 분야가 많이 개척되었고, 그녀는 구두 디자이너 뿐만 아니라, 자신의 슈즈 브랜드를 가진 사업가가 되었고, 슈즈를 전시하는 갤러리까지 운영하고 있다.

" 나의 구두에는 스토리가 있고, 그 스토리를 들려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공간이자, 전시도 하고, 쇼룸으로 구두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 (p. 198)

 

 

그녀의 구두에 대한 시각은 남다르다. 그녀는 웨딩 슈즈의 선두주자라고 일컬어지는데, 그녀가 만드는 웨딩 슈즈는 화이트가 아닌 눈에 확 들어오는 컬러의 슈즈인 것이다. 그런데, 웨딩슈즈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오히려 그런 웨딩 슈즈가 더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세계적인 웨딩드레스의 디자이너인 베라왕과 암살라의 웨딩슈즈를 디자인하기도 한다.

 

 

아마도 인터넷에서 '김남주 구두'나 '서지영 웨딩 슈즈'를 검색하면 그녀가 만든 구두를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전혀 관심도 없었을 슈즈 디자이너에 대한 이야기.

그래서 책이란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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