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속지 않는 국민이 거짓 없는 대통령을 만든다 - 대선 토론으로 좋은 대통령을 고르는 30가지 방법
하버드 케네디스쿨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0월
평점 :
2012년 12월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 박, 문, 안으로 대통령 후보의 윤곽이 드러난 상황에서 , 이런 저런 검증된 내용이나 그렇지 않은 내용들이 떠 돌아다니고 있다.
후보들을 둘러싼 이야기들에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모습은 그동안 여러 차례의 대통령 선거를 경험하면서 느꼈던 것들 중의 한 부분일 것이다.
그나마 요즘에는 대선토론이라고 해서 방송사나 언론사를 중심으로 대통령 후보들의 정책를 비롯하여 그들의 사생활에 있어서의 많은 부분들을 직접 밝히거나 해명할 자리를 마련해 주고 있다.
아마도 많은 유권자들은 그동안의 대선토론을 보면서 '알맹이없는 후보간의 비방이 난무하는 토론'이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도 언급하는 내용이기에, 또한 대선토론을 보면서 나 역시 공감을 했던 부분이어서 여기에 소개한다면,
2007년의 대선토론은 카메라를 앞에 두고 카메라와 토론을 하는 형식으로, 사회자는 봉투를 뜯고, 질문을 읽고, 시간을 재는 역할 밖에 하지 않았다.
또한, 질문의 폭은 너무 넓어서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할 수 있기 보다는 두리뭉실 넘어가도 될 정도이며, 후보들은 규칙을 무시하고 상대를 헐뜯고, 자기가 할 말은 죽어도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도 이런 점들을 느꼈었다는 것을 상기시키게 된다.
대선토론의 사회자는 준비된 질문을 후보들에게 읽어주는 것으로, 그리고 후보들에게 정해진 짧은 시간을 재고, 그들의 말을 가로막는 역할이상은 할 수 없는 존재였던 것이다.
후보들은 짧은 시간내에 자신의 정견을 말하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합리화시키기에 급급한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3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대선토론이 있었는데, 그 때마다 토론의 형식은 바뀌었지만, 시청율은 하락하기만 했다.
1997년에 53%, 2002년에 34%, 2007년에 22% 였다.
대선토론이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는 한, 유권자들의 눈과 귀를 모으기에는 역부족이 아닐까 생각된다.
<속지않는 국민이 거짓없는 대통령을 만든다>는 다양한 나이와 경력, 정치성향을 가진 5명의 저자에 의해서 씌여진 책이다.
각기 다른 정치성향을 가진 저자들이기에 어떤 정당의 입장을 대변하기 보다는 자기이 가진 정당에 대한, 대통령 후보에 대한 편견을 내려 놓는 상태에서 집필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 우리나라의 대선 토론과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의 대선 토론을 비교하는 책, 대선 토론이 정치인들의 과장과 상호 힐난에서 벗어나, 유권자를 위한 토론과 유권자에 의한 후보 검증의 장이 되는데 일조하는 책, 과거 후보들의 좋은 발언과 나쁜 발언을 죄다 모아서, 정치인의 화려한 수사와 거짓말을 유권자들이 딱 잡아낼 수 있게 돕는 책, 우리는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정치인이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과 유권자, 우리 모두를 위하여 사용하자는데 곧장 의기 투합했다. " (p. 16)

그래서 저자들은 외국의 대선토론 (미국의 대선토론이 주로 비교의 대상이 됨),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대선토론의 동영상을 보면서 필요한 부분들을 이 책 속에 그대로 글로 남기게 되는 것이다.

대선토론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그리 좋지는 않았던 것은 후보들의 말장난, 자신을 포장하려는 의도, 어떻게 불리한 질문에서 빠져나가려고 하는가, 말도 안되는 황당한 공약 남발 등을 대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후보들의 모습은 대통령 당선을 하기 위한 술수였고, 그동안 이렇게 포장된 후보들이 대통령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을 꼼꼼하게 읽으면서 과연 "우리에겐 어떤 대통령이 필요한가?"
그리고 월드컵을 관전하듯이, 대선토론의 관전(?)포인트는 무엇인가를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집권말기, 퇴임후에도 불행한 대통령으로 남지 않고,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는 분을 이번에는 꼭 당선시켜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롭게 다가오는 문장은,
" 2012년 우리의 대통령은 모든 문제를 자신이 해결할 수 있고 책임질 수 있으며 눈부신 성과를 다룰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 책 속의 문장 중에서) 라는 것이다.
국민에게 자신의 능력으로 할 수도 없는 정책을 남발하여 과장된 기대를 높여주는 대통령을 뽑아서는 안될 것이다.
내 편 네 편을 가르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고,
친인척과 권력을 나눠 먹지 않고,
뒷돈 챙기지 않고,
자신의 생각만 밀어 붙이지 않고,
생각이 다르거나 힘없는 사람을 무시하지 않고,
부자와 권력에 머리 조아리지 않는 .....
이런 대통령 후보 어디 없나요?
그래서 저자들은 대선토론을 유권자들이 볼 때에 '좋은 후보를 판별하기 위한 30가지 체크 리스트'
'후보들에게 던지는 좋은 질문 10가지 조건' 등을 뽑아서 책 속에 담아 놓았다.

이 책에서는 그동안 국내외 대선토론의 사례를 중심으로 꼼꼼하게 분석하고, 체크해야 할 사항(항목)을 제시해 준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대선토론을 준비하는 방송사나 언론사들도 이 책을 참고로 하면 좋을 내용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이번에는 대선토론을 보면서 말만 그럴 듯하게 잘하는 후보에 현혹되지 않고, 진정으로 우리 국민들을 위한 정책을 펼칠 대통령을 선택하는 안목을 가져 주기를 바랄 뿐이다.
이 책의 가장 첫 머리에 '책으로 들어가기 전' 에 윈스턴 처칠의 말이 적혀 있다.
" 모든 나라는 그 나라의 국민의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가지게 되어 있다."
그러니, 대통령를 선출해 놓은 후에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기 보다는 올바른 인물을 선출할 수 있는 국민의 수준을 높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