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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시 좋아질 수 있을까 - 상처투성이 부부 관계를 되돌리는 감정테라피
박성덕 지음 / 지식채널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결혼, 그것은 행복의 시작일까?
이젠 많은 사람들이 결혼이 결코 행복의 시작이 아니라는 것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혼을 하게 되는 당사자들은 자신들만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결혼 행진곡에 맞추어 인생의 또다른 출발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불화는 자연스런 결혼의 과정'이니 '결혼하기 전에 부부가 서로 지참해야 할 혼수로 불화를 잊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가족/ 부부 치료 분야의 정신과 전문의인 '박성덕'이다.

저자 자신이 정신과 전문의이면서도 아내와의 갈등을 심하게 겪었고, 그러던 어느날 아내가 자신에게 내민 카드가 '아버지 학교'의 수강증이었다고 한다.
그는 속으로 '아내 자신이나 어머니 학교에 가서 배우고 오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아버지 학교'를 가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들의 갈등의 요인과 해소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아내와의 갈등을 겪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부부관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고 지금은 가족/부부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참으로 여자와 남자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뇌구조부터가 다르다는 내용의 책을 읽은 기억이 나기에 서로가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다보면 수평선을 걸을 수 밖에 없고, 마침내는 이혼이라는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요즘의 늘어나는 이혼율은 남자와 여자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콩깍지가 낀 상태, 심리학에서는 이를 '핑크렌즈효과'라고 한다.
나도 거의 1년의 만남을 거쳐서 결혼을 했기에, 남편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혼후에 느끼게 된 갈등은 서로가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성장했기에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경상도 남자와 결혼을 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니면서 말리겠다.'고 할 정도로 집안 분위기나 일상 생활에서 오는 하찮은 일들이 갈등의 요소가 되었다.
남편은 무뚝뚝하고 운동과 낚시 등을 좋아했지만, 나는 운동은 싫어하면서도 못하는 편이었다.
차라리 공부나 책을 읽는 편이 더 좋았다. 밖으로 나가기 보다는 집이 더 편안한 성격이다.
여행을 가더라도, 남편은 어딘가 좋은 경치가 펼쳐진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나는 여행을 가게 되면 가기 전에 사전 준비를 하고, 유적지나 박물관 등을 돌아 보는 편이 좋았다.
남편은 콘서트나 전시회에는 전혀 관심이 없지만, 나는 그런 감성적인 활동을 즐기기를 좋아 한다.
사소한 일같지만 이런 것들은 살아가면서 작은 갈등이 되고, 작은 갈등은 더 큰 갈등으로 번지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깨닫게 된 것은 남편을 바꾸기 보다는 내가 남편을 이해하고, 같이 활동을 할 수 없다면 나홀로 즐기기로 한 것이다.
" 불화를 겪지 않고 부부가 행복해지는 경우는 드물다. " (p. 11)
" 결혼은 행복이 아니라 성숙의 과정입니다. 부부가 함께 그 성숙을 향해 나아갈 때 비로소 행복이 찾아 옵니다. " (p.11)
결혼은 연륜이 쌓이면서 슬기롭게 그 고비를 넘기고, 또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부부들도 상당수가 있으니, <우리, 다시 좋아질 수 있을까>를 통해서 그런 갈등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을 알아 보면 좋겠다.
저자 자신의 경험, 그리고 저자가 가족/부부 클리닉을 운영하면서 치유를 해 주었던 부부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책 내용이 전개된다.
그래서 쉬우면서도 속도감이 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한 번을 전체적인 내용을 읽고, 만약 자신의 부부가 불화를 겪고 있다면 세세하게 다시 한 번 되짚어 가면서 읽으면 좋을 듯 싶다.

사람들은 자신이 보아 온 가정에서의 부부 역활에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화목하고 긍정적인 가정에서 성장했다면, 아버지의 역할을 통해서 남편의 역할을 기대하게 되고, 어머니의 역할을 통해서 아내의 역할을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비슷한 가정 환경이 아니었다면 여기에서 기대치에 못 미치는 배우자의 역할에서 갈등이 고조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아빠(엄마)는 이런 경우에 이렇게 하셨는데... 남편(아내)는 왜 이해를 못할까, 왜 그렇게 못할까?'
원 가족의 부모형제의 모습을 자신의 배우자에게서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만약에 가족 갈등이 있었던 가정에서 성장했다면, '나는 결혼하면 저런 아빠, 엄마는 되지 않을거야'하고 생각하지만, 결국에는 가족의 갈등이 부부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다음 세대로 전달되어 그렇게 싫어했던 부모의 삶의 복제판이 되고 하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누구나 비슷한 기본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사람보다 우선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기를 바란다. 그러니, 배우자의 욕구보다는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서운하고, 원망의 화살이 배우자에게 꽂히는 것이다.
부부갈등은 위로와 친밀감을 회복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을 통해서도,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서도 깨달을 수 있는 것은,
내가 먼저 변해야 배우자도 자연스럽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따라온다는 것이다.
" 부부라는 이름으로 행복을 꿈꾸고 있다면, 배우자한테 바라기 보다 우선 내가 먼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알아가려는 마음이 중요하다. 아무리 극단적으로 관계가 악화된 부부사이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만 있다면 관계는 충분히 회복 될 수 있다. 물론 노력없이 얻어지는 변화는 없다는 사실만 잊지 말자. " (p. p. 133~134)
부부 갈등의 해결방식에도 물론 차이가 있어서 성인의 사랑을 이해하는데 영향을 주는 애착이론을 알아 두면 좋을 것이다.

이 책에는 part가 끝날 때마다 <부부 심리 카페>가 있어서 배우자의 심리를 살펴 볼 수 있기도 하다.

part 5 <반평생 함께 살기 위해 알아야 할 8가지>는 마음에 새겨둔다면 갈등의 요인을 줄일 수 있고, 불화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PART 5. 반평생 함께 살기 위해 알아야 할 8가지
solution 01. 표현하기 _ 격려와 고마움을 아끼지 말고 표현하라
solution 02. 의식 만들기 _ ‘부부만의 의식’을 만들어 사소한 순간을 기념하라
solution 03. 상처 이해하기 _ 문제 뒤에 숨어 있는 진짜 목소리를 들어라
solution 04. 극복 스토리 만들기 _ 고통을 극복한 부부는 쓰러지지 않는다
solution 05. 미래 그려보기 _ 미래의 사랑 이야기를 만들어라
solution 06. 부부 중심의 가정 만들기 _ 부부 중심의 가정으로 재편하라
solution 07. 평생 배우며 살기 _ 사랑을 배우고 배우자를 배워라
solution 08. 감사하기 _ 당연해 보이는 부부의 역할에 감사를 표현하라
그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만난 두 사람.
하늘이 내려준 인연이 아니라면 어떻게 두 사람이 만날 수 있었을까.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서로 사랑하는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배우자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한때는 사랑했던 부부들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그들이 갈등을 가지게 된 요인을 분석하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래서 자신들의 경우에 해당하는 사례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명심해야 할 것은 배우자를 고치려는 의도로 이 책에 접근하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운 것이다. 먼저 자신에게 적용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며, 배우자보다는 자신이 먼저 변해야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