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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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소설은 소설이라기 보다는 지적 성찰의 집합체라는 생각이든다.

작가의 책들중에 에세이로 분류되는 책들인 <여행의 기술>, <불안>, <행복의 건축>, <공항에서의 일주일을>, <일의 기쁨과 슬픔> 등을 읽어 보아도 서정적인 에세이가 아닌 어떤 사물이나 상황에 대해서 정치, 사상, 철학, 심리학 등의 지적 능력을 동원하여 관찰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알랭 드 보통의 이런 책들을 읽던 중에 그가 쓴 사랑에 관한 소설이라고 해서 읽게 된 책이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이다.

이 책은 알랭 드 보통의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이라고 불리는 소설 중의 하나이다.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우리는 사랑일까, 너를 사랑한다는 건=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의 개정판)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는 이성이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되고 이별을 하는 과정의 이야기를 달콤한 사랑의 이야기가 아닌 남녀의 심리분석과 철학적 사유에 이르는 글들로 채워 나간 독특한 소설이다.

그리고 알랭드 보통의 에세이들도 흔히 볼 수 있는 신변잡기들을 모아 놓은 글들은 아니다.

그의 에세이에는 문학, 철학, 역사를 모두 담은 일상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에세이들이다.

<일의 기쁨과 슬픔>, <여행의 기술>은 직접 자신이 어떤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따라잡기 하는 식의 내용의 글들이지만, 그 속에는 알랭 드 보통 만이 쓸 수 있는 지적 성찰이 담겨 있는 것이다.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도 독특한 내용의 글들이다.

이래서 나는 알랭 드 보통의 글을 읽기를 즐긴다. 그러나 얼마전에 출간된 <사랑의 기초>는 공동작업이 아닌 단독으로 작업한 책이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말로만 공동작업이지, 정이현과 알랭 드 보통의 글의 수준은 달라도 너무 다른 것이다. 그래서 실망감이 더 컸었던 것이다.

그의 또다른 책인 <불안>은 구입한 지는 여러 달이 지났다. 이렇게 좋아한다는 작가의 책을 묵히고 묵히다가 이제야 읽게 되었다.

역시 알랭 드 보통다움이 넘쳐 흐른다. 그렇지, 이런 글을 써야 보통다운 것이지.

어떤 작가도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함, 지적 성찰, 일상의 철학, 그리고 그외의 역사, 문학, 철학, 잡학 등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 듯하다.

우리가 불안을 느끼는 것은 무엇일까?

미처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바로 나처럼 단순한 사람들의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불안의 정의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정의라고 하면 단 한 줄이면 되겠는데...

역시 그는 다각적인 시선으로 '불안'을 대하는 것이다.

" 불안은 무엇보다도 불황, 실업, 승진, 퇴직, 업계 동료와 나누는 대화, 성공을 거둔 걸출한 친구에 대한 신문기사 등으로 유발된다. " (p. 8)

그는 우리들이 겪게 되는 불안 중에서도 사회적 지위와 관련된 불안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생각해 본다.

그래서 불안의 원인으로 사랑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을 든다.

또한, 그는 이런 불안을 해소시키기 위한 해법으로 철학,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 등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불안의 원인은 수긍이 가지만, 불안을 해소시키는 해법에 대한 내용은 책을 읽지 않으면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가늠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은 이야기이다.

저자는 구체적인 생활 속에서 불안의 원인을 찾고 그 원인을 찾아 나가는 접근 방식을 일관성이 있고, 있는 그대로 대상을 파악하는데 주력한다.

그의 책을 몇 권만 읽어 보았다면 알랭 드 보통의 관심사는 일상적인 삶 속에서 찾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사랑도, 여행도, 건축도. 일도....

일상적인 삶 속에서 우리는 찾지 못하는 것들을 그는 철학, 예술, 문학 등의 지적 활동을 통해 찾아내고 분석하고 해석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으로 끝난다면 너무 건조한 이야기일텐데, 거기에 위트가 가미되기에 책을 읽는 재미가 있는 것이다.

<불안>뿐만 아니라 다른 책들에서도 느끼는 것은 어떻게 이런 주제나 소재를 가지고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평범한 주제도 그의 머리 속에 들어가면 신선하고 독특한 이야기로 변화시키는 마력이 작동하는 것이다.

아직도 알랭 드 보통의 책의 매력을 모른다면 그의 어떤 책이든지 한 권을 읽어 보기를 바란다.

책을 펼치는 순간 왜 알랭 드 보통의 글이 매력적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의 한국 독자를 사랑하는 마음은 책에 특별히 한국 독자에게 남기는 글을 통해서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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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하루키 - 하루키의 인생 하루키의 문학
히라노 요시노부 지음, 조주희 옮김 / 아르볼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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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하루키>는 일본판으로는 <사람과 문학- 무라카미 하루키>로 일본 벤세이 출판의 <일본의 작가 100인> 시리즈 중의 한 권에 해당되는 책이다.

'무라카미 하루키'하면 국내 독자들에게도 인기있는 작가이기에 큰 관심이 가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로는 '무라카미 하루키'는 2004년 권위있는 문학상인 '프란츠 카프카'상을 수상하였는데, 이 상을 받는다는 것은 곧 노벨문학상을 받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러나, 일본인들을 비롯한 하루키의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2004년 노벨 문학상은 터키의 '오르한 파묵'에게 돌아 갔다.

지금까지 일본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는 '가와바타 야스나리'(1968년 수상)와 '오에 겐자부로' (1994년수상)가 있으니, 일본인으로서는 세 번째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 왼쪽 : 가와바타 야스나리, 오른쪽: 오에 겐자부로 - 사진출처 : Daum 검색)

내가 가장 먼저 읽은 하루키의 소설은 <상실의 시대 >이다. 일본에서는 <노르웨이의 숲>으로 발표된 작품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하루키'의 작품세계를 알았다기 보다는 그당시에 TV에 나오는 CF가 느낌이 좋았기 때문이다.

음악이 흐르면서 상큼한 느낌의 여자가 <상실의 시대>를 읽고 있고, 그 곁으로 다가오는 남자의 모습을 담은 광고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책은 하루키가 좋아하는 비틀즈의 ' Norwegian Wood'에서 그 제목을 따왔다고 한다. 하루키가 음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그가 결혼후에 재즈 카페인 '피터 캣츠'를 운영했다는 것에서 알 수 있고, 그의 작품들 속에는 어긋없이 음악이 인용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1Q84>에 인용되는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도 그런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시작한 하루키의 책과의 만남은 <세상의끝과 하드 보일드 원더랜드>, <해변의 카프카> 그리고 하루키의 마라톤 이야기와 일상이 담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더 흥미로운 책으로는 일본 지하철 독가스 사건을 논픽션으로 다룬 <원더그라운드> <약속된 장소에서>도 있다.

최근의 작품으로는 <채소의 기분, 바다 표범의 키스>도 하루키의 에세이로 재미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하루키의 소설을 읽다 보면 어떤 상황이 겹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소설 속의 캐릭터나 상황은 그의 삶 속의 어떤 부분들에서 가져온 것들이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하루키의 에세이를 통해서는 그의 삶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어찌 하다보니, 하루키의 책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도 그런 하루키의 모든 것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특히, 하루키는 프라이버시 보호에 철저하고, 고집스러운 성격을 가지고 있기에 자신의 문학적 이야기나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을 극히 꺼린다고 한다. 또한 그의 저작권 관리는 부인이 하고 있는데, 사생활 침해에 대한 일화로는 몇 년전에 <노르웨이의 숲>에 나오는 두 여주인공이 하루키의 고등학교 시절의 여자친구인 K와 부인인 요코씨가 아닐까 하는 추측성 기사를 썼다가 큰 곤혹을 당했다고 한다.

그래서 하루키의 작품 무대나 개인사와 연관되어 하루키가 언급한 이외의 글을 쓴 작가는 활동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한다.

얼마나 까칠한 성격이면 하루키의 소설이 한국에서 그렇게 많이 판매되는데도 한국 독자들을 위한 사인회를 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럼, <하루키, 하루키>는 어떤 책일까?

이 책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일본 작가 100인>에 관한 시리즈이다.

그래서 1부는 평전, 2부는 하루키의 작품의 줄거리와 작품감상포인트, 그리고 마지막에 하루키 연보가 담겨져 있다.

살아있는 작가의 평전이라고 하니, 이 책의 저자도 상당히 부담스러웠던 것같다. 그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평전에 쓴 글들은 오로지 하루키에 관한 연구서, 소설, 에세이, 대담, 인터뷰 기사, 편지 등에 드러난 사실을 근거해서만 썼다고 밝힌다.

평전부분에서는 하루키의 성장기나 가정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그가 밝힌 부분만을 쓰고 있다. 하루키는 비교적 일찍 결혼을 하여, 그가 좋아하는 재즈 카페를 열게 되는데, 그의 결혼과 삶의 모습이 부모에게는 탐탁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하루키가 문단에 데뷔하는 것은 29살인 1978년 봄이고, 데뷔작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인데, 그가 <위대한 캐츠비>의 작가인 F.스콧 피츠제럴드를 좋아했기에 미국 소설의 영향을 많이 받아 경쾌하고 세련된 글을 선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와 다음 작품인 < 1973년의 핏볼>은 <군조>라는 문예지에는 실렸지만, '아쿠타가와'상에는 낙선되었는데, 그는 이 상에 연연했다는 것을 다른 글들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권의 책은 <하루키, 하루키>를 읽는 과정에서 하루키의 초기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재즈 카페를 운영하던 때에 밤에 한 장씩 쓴 작품으로 짧은 40개의 장으로 되어 있으며, <1973년의 핀볼>은 그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하니, 시간이 되는대로 한 번 읽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이 책의 평전부분은 하루키의 작품들을 따라서 그 작품이 쓰여지게 된 배경과 작품의 성격 등, 그리고 일본 문단의 반응, 심사평 등을 중심으로 쓰여져 있다.

2부인 하루키의 작품 소개는 먼저 줄거리를 소개하고 작품마다의 감상 포인트를 제시한다.

하루키의 작품이 우리나라에서 많이 번역 출간되었지만, 그 중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도 다수 있어서, 하루키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올해의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면 더욱 빛났을 책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한 권의 책을 통해서 하루키의 인생을, 하루키의 문학을 전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많은 부분을 알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진 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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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딱지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12
샤를로트 문드리크 지음, 이경혜 옮김, 올리비에 탈레크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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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는 만날 수 없다면 그 상실감과 마음의 상처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다.

어른들도 힘든 이런 상황에 놓인 아이의 마음을 어떨까?

어느날 사랑하는 엄마가 죽었다.

아빠가 말했다. " 엄마는 저 세상으로 영원히 떠났어."

나는 안다, 엄마가 어디로 떠난 게 아니라 죽었다는 것을, 이제 엄마를 보지 못하는 것을. " ( 책 속의 글중에서)

어른들은 그래도 속으로 삭힐 수가 있겠지만, 아이는 엄마를 잃은 상실감을 어떻게 견디어 나갈 수 있을까.

<무릎 딱지>는 이런 이야기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

온통 빨간 색으로 그려진 그림책 속의 그림들. 그림 속의 아이는 힘들어 보인다.

혼자 울기도 하고, 혼자 앉아서 엄마를 생각하기도 하고, 화를 내 보기도 하고...

그래도 아이는 생각한다.

" 걱정 마, 아빠 내가 아빠를 잘 돌봐줄게" ( 책 속의 글 중에서)

아침에 일어나면 향긋한 커피 향이 퍼지던 그런 집은 이제 아이에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아이는 자신보다도 아빠가 더 걱정이 되는 것이다.

아이는 엄마 냄새가 새어 나가지 않게 더운 날씨에도 창문을 꼭꼭 닫아 놓는다.

엄마 목소리가 지워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귀를 막고 입을 다물고, 엄마 목소리를 기억해 낸다.

그런데, 어느날 아이의 무릎에 상처가 났다. 그 순간에 들리는 엄마 목소리.

" 괜찮아, 우리 아들. 누가 우리 착한 아들을 아프게 해? 넌 씩씩하니까 뭐든지 이겨 낼 수 있단다. " ( 책 속의 글 중에서)

아이는 무릎의 상처가 아물어 딱지가 앉으면 손톱으로 긁어서 또 상처를 낸다.

왜, 그럴까 ? 아이는 자신의 마음 속에 울려 퍼지는 엄마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그런 것이다.

아이는 무릎에 상처가 나서 아파도, 엄마 목소리를 듣는 편이 더 좋은 것이다.

아주 짧은 그림책 속의 이야기.

그러나, 아이들에게 엄마를 잃은 아픔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너무도 감동적으로 표현하였다.

온통 붉은 마음의 상처. 아물듯 아물지 않는 마음의 상처.

이와 유사한 그림책으로 < 사랑하는 아빠 / 싱지아 훼이ㅣ 주니어 랜덤 ㅣ 2011>가 있다.

그런데, <사랑하는 아빠>에서는 엄마를 잃은 슬픔을 소녀는 잘 견뎌내고 있다. 오히려 아빠는 그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고 다락방에 파묻혀서 그림도 그리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아내에게 눈물로 편지를 쓰곤한다.




소녀는 집안청소, 빨래, 식사준비, 그리고 바둑이 밥주기까지 모두 척척 잘해낸다. 잡초가 무성한 정원도 가꾸면서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 나간다.

소녀는 엄마가 자신이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던 유언을 생각한다.
그것은 엄마가 세상을 떠나면서 아빠를 돌 봐 드리라는 소원이었음을 상기한다.
어느날, 독후감 숙제를 하다가 엄마의 선물 상자가 떠올라서 지하실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발견하게 되는 엄마가 그동안에 받은 선물들을 담아 놓은 선물 상자.

첫 번째 선물은 헝겊 인형.
두 번째 선물은 그림책.
세 번째 선물은 목걸이.
네 번째 선물은 거울.
다섯 번째 선물은 상장과 상패.
그리고 여섯 번째 선물은 엄마의 웨딩드레스.
<사랑하는 아빠>의 그림책은 이런 엄마의 선물을 공개해 주면서 그 선물에 대한 사연을 예쁜 카드에 적어서 보여준다.
딸에게 그 선물의 의미를 가르쳐 듯이....
그리고, 세 번째 선물의 거울은 정말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얼굴이 비쳐질 수 있는 거울이 책 속에 붙어 있다.
세상을 떠난 엄마의 선물 상자 속을 살펴보면서 소녀는 엄마의 존재를 새삼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특히 엄마의 웨딩드레스를 통해서 아빠의 슬픔을 더욱 크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소녀는 아빠가 다시 그림을 그리고, 다락방에서 내려와 밝은 모습으로 엄마을 사랑할 수 있게 용기와 사랑의 마음을 전달하게 되는 것이다.


<무릎 딱지>와 <사랑하는 아빠>는 모두 엄마 잃은 슬픔을 다루고 있는 그림책이다.

대부분의 그림책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기에 밝고 행복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도 엄마을 잃게 되는 경우가 있기에 이런 주제를 다룬 그림책이 아이들에게도 필요한 것이다.

부모님 밑에서 행복하게 생활하는 아이들이라고 하더라도, 그런 경우를 한 번쯤은 생각해 보면서 가족과 가정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자신과 다른 환경에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무릎 딱지>에서는 무릎의 상처에 새 살이 돋듯이, 상실감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 할머니는 내곁으로 오더니 가만히 내 손을 잡아 내 가슴 위에 올려 주며 말했다.

" 여기, 쏙 들어간 데 있지? 엄마는 바로 여기에 있어. 엄마는 절대로 여길 떠나지 않아" ( 책 속의 글 중에서)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래, 아이야! 엄마는 너의 가슴 속에 항상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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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없는 날 동화 보물창고 3
A. 노르덴 지음, 정진희 그림, 배정희 옮김 / 보물창고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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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시각에서 본 부모들의 말.

그 대부분은 잔소리라고 생각하기가 쉽다. 아니, 실제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들을 자꾸 자꾸 하기에 그것이 잔소리가 되는 것이다.

어릴 적에 난 잔소리를 그리 많이 듣지는 않았다. 특별히 말을 안 들은 것도 아니고, 부모님 역시도 같은 말을 여러 번 지적하시는 분이 아니셨다.

내가 가정을 가진 후에도 부모님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들이 하는 행동들에 크게 꾸지람을 하거나 사사건건 간섭을 하는 편도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가끔씩 잔소리를 많이 하는 부모들을 만나게 되면 듣는 내가 짜증이 나기도 한다.

'왜 저렇게 자식들의 일에 간섭을 할까 ?'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엄마들은 외출을 하면 자녀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 밥 먹었니?", " 학원은 갔다 왔니?" " 숙제는 했니?" 등 자녀들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잔소리를 하곤 한다.

"이거 해라", "저거 해라", "너 또 그렇게 행동하는구나...."

그렇다면 그런 부모들의 잔소리를 듣는 자녀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 단 하루만이라도 잔소리 없는 날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바로 그 " 잔소리없는 날"이 이 그림책의 주제이자 제목인 것이다.

이 책을 쓴 '안네마리 노르덴'은 자신의 자녀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만들다가 보니 동화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자녀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라면 어린이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이야기는 푸셀이 딱 하루만이라도 "잔소리없는 날"을 가지고 싶어하면서 부모에게 잔소리를 듣지 않기로 한 일요일 저녁, 월요일 오전, 월요일 오후, 월요일 저녁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단 하루만이라도..." 그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래서 푸셀은 딱 하루 8월 11일 (월요일) 하루동안 "잔소리 없는 날"을 맞게 된다.

지금까지 하고 싶지 않았던 일, 꼭 해 보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는 하루.

아침에 일어나서 양치질 안하기, 세수 안하기, 먹고 싶은 자두잼을 푹푹 퍼 먹기, 학교에서 땡땡이치기, 비싼 오디오 사기, 자신을 위한 파티 열기, 술취한 아저씨 파티에 초대하기, 공원에서 하룻밤을 야영하기....

" 보통 때는 상상도 못한 일을 하자"

그러나 예상대로 푸셀은 좌충우돌~~

" 그래, 네 나이에는 부모가 하지 말라는 것을 하면 재미있을지도 모르지."

아빠의 말에 푸셀은 고개를 저었다.

" 아니에요. 엄마 아빠가 허락해 주시면 더 재미있을 거예요." (p. 70)

부모의 잔소리는 자녀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고, 자녀가 부모의 맘에 들게 제대로 행동을 못하기 때문이지만. 자녀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녀들에게 1년에 단 하루 잔소리 없는 날을 만들어 주면 어떨까?

무조건적인 행동이나, 위험한 행동이 아닌 행동이라면 잔소리없는 날은 어린이들에게 어린이날보다도 더 기쁜 날이 될 것이다.

자녀들에게 무조건적인 잔소리보다는 그들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 책은 내용도 재미있지만, 부모들에게도 자녀들에게도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를 소개해 주기에 자신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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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층짜리 집 100층짜리 집 1
이와이 도시오 지음, 김숙 옮김 / 북뱅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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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숫자가 1,2,3,4,5 ... 가 아닐까 한다.

내 아들이 아주 어렸을 때에 숫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 때에 1~10까지 가르쳐 주고, 그 다음에 11~20 까지, 이렇게 자연스럽게 숫자놀이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곤, 차츰 숫자가 커져서 100 까지 세고, 쓸 수 있게 되는 과정은 그리 어렵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만약에 <100층 짜리 집>이라는 그림책이 있었다면 더 쉽고 재미있게 숫자를 배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그림책은 모양부터가 특이하다. 책의 가로보다 세로가 길게 세워져서 읽게 편집이 되어 있다.

하늘 높이~~ 하늘 높이 100층짜리 집을 올라가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만들었고, 책을 펼쳐서 넘기는 것도 높이 높이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신기하고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100층 짜리 집>의 작가인 '이와이 도시오 '미디어 아티스트이다. 어릴적부터 공작도구와 재료를 가지고 놀았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의 아이디어가 참 독특하고 창조적이라는 생각이든다.

4세~6세의 유아들에게 숫자를 익힐 수 있게 해주는 숫자 그림책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100층짜리 집의 꼭대기에 사는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도치에게 자기집에 놀러 오라고 편지를 보냈다. 별을 바라보기를 좋아하는 도치는 100층짜리집을 찾아 간다.

지도를 보면서 가다보니 숲속 커다란 집에 다다른다.

'어휴!!' 너무 높아.....

그럴 수 밖에 유아들에게 100층이란 높고도 높은, 그들이 셀 수도 없는 숫자일테니까.

'100층' 유아들에게는 100 이라는 숫자가 너무 크게 느껴질 것이다.

그런 유아들에게 100 까지 함께 세어 보자고 하면 너무 힘들어서 도중에 포기하고 말 것이다.

그런데, 이 그림책에서는 10층 단위로 다른 종류의 동물들이 살고 있다.

생쥐, 다람쥐, 개구리, 무당벌레, 뱀, 꿀벌, 딱따구리, 박쥐, 달팽이, 거미....

여기에 나오는 동물들은 별로 유아들과는 친하지 않은 동물들이다. 그래서 그림책을 통해서 이런 동물의 생활 모습을 들여다 보는 것은 더 신기할 수도 있다.

동물들은 의인화되어서 각각 다채로운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런데, 동물들이 의인화되어서 생활하는 모습도 다채롭게 표현되었습니다.

엄마들은그림책을 같이 보면서 10단위의 숫자를 익히도록 해주고, 동물의 생태도 공부할 수 있게 해줄 수 있게 된다.

10단위의 숫자들의 색채는 어른들은 별 생각없이 보지만, 유아들은 관찰력이 어른과 달라서 나중엔 색을 보면 자연스레이 10단위의 숫자가 떠 오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림책의 그림이 4~6세의 유아를 위한 그림이라고는 하지만 유아스럽게 그리기 보다는 초등학교 저학년이 좋아하는 그런 스타일의 그림이면서 도치가 계단을 통해 위층으로 올라갈 때에 건물의 단면이 잘라져서 보이는 것이 유아들에게는 이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림의 색채도 부드러우면서도 건물속의 그림이 아기자기하게 그려져서 한창 모든 사물에 관심이 많은 유아들이 집중해서 볼 수 있고, 의인화된 동물들의 표정이나 행동들도 유아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참 좋은 그림책이다.

1층부터 100층까지 올라 갔다면, 다시 그림책을 뒷장부터 100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된다.

내가 아들에게 숫자 공부를 시킬 때에 1~100을 익히도록 하고, 거꾸로 100~1로, 그리고 2배수로, 3배수로... 그리고 다시 100에서 2배수로 내려오는 연습, 3배수로 내려오는 연습을 시켰었는데, 그것이 나중에 사칙연산을 할 때에 계산 능력을 빠르게 해 주었던 경험이 있었다.

숫자나 한글 등은 이렇게 놀이처럼 하게 되면 유아들에게 흥미롭기도 하고, 학습능률도 훨씬 좋아질 수 있는 것이다.

그림책과 놀이, 학습을 겸한 재미있고, 예쁜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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