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꿈에는 한계가 없다 - 최고의 멘토들이 전하는 직업 이야기
이영남 지음 / 민음인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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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진로를 선택하기 힘들어 하는 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사실 중, 고등학교 시절에 '어떤 학과를 선택할 것인가 '는 학생들이 선택하기에는 좀 버거운 일이 아닐까 한다.

특별히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가 있다거나, 잘 하는 분야가 있으면 진로 선택은 쉬울 수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저 학교, 학원을 번갈아 왔다 갔다 하다 보니 몸과 마음만 피곤하지, 자신의 꿈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설령 꿈을 가진다고 해도, 그것이 자신이 선택한 꿈이 아닌, 부모의 꿈인 경우도 허다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고3 이 되어서 학과를 선택할 때에는 자신의 점수에 맞는 학교를 먼저 선택하고, 학과를 나중에 선택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인생에 있어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젊은 날의 특권인데, 그 특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학생들의 현실이기도 하다.

인생의 스승들은, 많은 책들은 "젊은 이들이여 ! 꿈을 가져라" 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학생들은 자신이 가져야 할 꿈의 영역 조차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너의 꿈에는 한계가 없다>는 학생들에게 앞으로의 직업 선택에 있어서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책이다.

요즘에는 직업이 세분화되다 보니, 직업의 종류가 상당히 많다. 그래서 저자는 고등학교 2학년 235명을 설문조사하여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 장래성이 있는 직업 18 가지를 선정하고, 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직접 인터뷰하였다.

외과의사, 피디, 아나운서, 변리사, 판사, 외교관, 조종사, 객실 승무원, 큐레이터 등이 그에 해당된다.

얼핏 보아도 잘 나가는 직업들에 대한 이야기같다.

간 이식 분야의 권위자인 외과의사 이승규.

그는 세계 최초로 기증자 2명이 1명의 환자에게 간의 일부를 기증하는 방법의 간이식 수술을 성공시킨 의사이다.

그가 말하는 직업선택의 조건은, '제일 잘 하는 일, 평생할 만한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라.'고 말한다.

재미있게 즐기면서 일생을 일과 함께 보낼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하라고 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사람은 도광록 회계사이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를 모르겠다고 말하는 학생들에게 꼭 읽어 보라고 말해주고 싶은 이야기이다.

도광록은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공장으로 가게 된다. 가난했기에 돈을 벌어야 했다. 어린 마음에 얼마나 교복 입은 아이들이 부러웠을까?

공장을 다니면서 공부를 하여 검정고시로 중, 고등학교 학력을 인정받고, 만 18세에 9급 공무원(행정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게 된다. 그리고 만 20세에는 전국 최연소 세무사가 된다.

그때까지 그에게 공부는,

" (...) 공부가 아니고는 일정한 사회적 위치에 올라갈 수도 없었어요. 흔히 말하는 신분상승, 더 나은 인생을 살 방법은 공부 밖에 없었지요" (p. 57)

그러나, 이후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면서 공부를 하는 목적은 바뀌게 된다. 학문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공부를 하게 되는 것이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공부가 학문에 대한 열정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는 공인회계사 공부를 하게 되고, 단 한 번에 회계사 시험에 합격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아나운서 조수빈, 그녀는 아나운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KBS 뉴스 9'의 여성 앵커 자리를 지켜왔다. 얼마전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시 그 자리를 떠나면서, 그녀는 그동안에 소홀했던 가까운 사람들과의 시간을 보내겠다고 이야기했다.

축하할 일이 있는 그녀에게 그 선택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자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딸로서, 그리고 앞으로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잘 하겠다는 생각이 참 기특하게 느껴졌다.

사회적 위치에만 연연하여 가장 소중한 것을 잊고 사는 사람들이 많기에 그녀의 선택은 더 소중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그녀가 아나운서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삶을 이 책을 통해서 살펴 볼 수 있다.

도전과 열정으로 똘똘 뭉쳐 있었던 그녀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 카메라의 온도는 36.5 도 ! 한창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하던 어느 날 일기에 적은 문구입니다. (...) 자신만을 생각하며 달려가는 화려한 방송인보다 늘 주변을 돌아보며 36.5 도의 체온을 유지하는 따뜻한 방송인이 되고 싶습니다. " (p. 118)

바로 이 마음이 지금의 조수빈의 마음과 일치하는 것이다.

예비 법조인 김현아의 이야기를 하나 더 소개하여야 겠다.

그녀는 태어난 지 백일만에 선천성 시각 장애 판정을 받게 된다. 지금 그녀는 한국 시각 장애인으로서는 최초로 미국 미네소타 대학 로스쿨에 합격하여 예비 법조인의 길을 가고 있다.

외국에 비하여 우리나라는 전공 교재가 점자로 되어 있지가 않다. 그런데, 그녀가 이렇게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컴퓨터로 한글을 쳐 파일을 만든 후에 '점자 정보 단말기'를 통해 읽거나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방식을 만들어 딸에게 공부를 할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고 싶은 것을 먼저 찾아 보고, 하겠다면 그 방향을 향해 나를 맞춰 갈 수 있습니다. " (p. 201)

이 책에서는 현직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18명의 인물이 직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과정 등을 중심으로 하여 그들의 직업의 장단점, 필요한 자질, 준비해야 할 것들을 소개해 준다.

그리고 tip으로, '어떻게 OO 이 될 수 있는가', 'OO 가 하는 일은', ' 연봉은', ' 10년 뒤에 직업의 전망' 등을 알아 본다.

아직은 확실한 꿈을 가지고 있지 못한 학생들에게 자신들이 앞으로 어떤 직종에 종사하면 좋을 것인가를 이 책은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여기에서 한 가지 덧붙이자면, 학교성적을 넘어서 자신의 목표를 정할 때는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과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시간관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가장 사랑하는 일,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향해 도전하는 젊은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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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좋은 날 - 씨네21 이다혜 기자의 전망 없는 밤을 위한 명랑독서기
이다혜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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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이다혜'는 북칼럼리스트이다. 영화잡지인 <씨네 21>에 시사칼럼, 문화칼럼을 쓰고 있는 기자이기도 하다.

그녀의 취미는 독서라고 한다. 취미가 독서라고 하니, 얼핏 이런 생각이 든다. 별로 취미가 없는 사람들이 '취미가 뭐예요?'하고 물으면, 그냥 할 말이 없으니까 책도 읽지 않으면서 '독서예요'하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생각난다.

그런데, 언젠가 이런 사람들을 꼬집어서 '독서는 취미가 아니다.'라고 반박을 하는 사람을 본 적도 있다.

그러나, '이다혜'는 삶이 곧 독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폭넓은 독서를 한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책을 읽음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가 있다.

처음에는 이 책의 내용이 작가의 '독서 일기' 이거나, 아니면 '책관련 에세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런데, 이 책은 그동안 저자가 쓴 칼럼들을 모은 책이다. 쉽게 말하자면 독서 리뷰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리뷰는 인터넷 서점의 블로그를 통해서 많이 읽어 왔기에 그렇게 특별한 느낌은 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것은 블로그에 올라 오는 리뷰들이 대체로 요즘 많이 읽히는 베스트셀러이거나, 신간 서적인 경우가 많아서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들과 많이 일치하곤 했다.

이 책에는 123개의 리뷰가 400 여 페이지에 걸쳐서 실려 있다. 책 한 권에 대한 내용이 약 3~4 페이지 정도의 분량인 것이다.

그런데, 저자의 북 리스트에 올려진 책들은 너무도 다양하고, 그 책들에 대해서 전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책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나는 책의 상당부분을 읽으면서 나의 독서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다. 평소에 책을 손에서 놓치 않는다고 할 정도로 책을 들고 사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읽은 책은 몇 편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거기까지면 그래도 괜찮을텐데, 책 제목 조차 알지 못하는 책들도 많이 눈에 들어 왔다.

차츰 차츰 책읽기가 진행되면서 <노인과 바다>, < 1Q 84>, < 밀레니엄 1: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비행운>, <홍콩에 두 번 가게 된다면>, <솔뮤직 러버스 온리> <새엄마 찬양>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황홀한 감옥>,<기적의 사과> 등의 내가 읽었던 책들이 눈에 들어 오는 것이다.

123권의 책 중에 아마도 한 20 여권만이 읽은 책이다.

특히 그녀는 추리소설을 좋아해서 추리소설을 즐겨 읽기는 하지만, 그 이외에도 의학서, 범죄심리서, 과학서, 만화, 동화까지도 읽는 것이다.

비록 내가 읽지 않은 책들이라고 해도, 그녀가 써 놓은 리뷰를 보면 그 책의 내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읽은 책들에 대한 리뷰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마련인데, 내가 읽으면서 느꼈던 것들과는 그리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독서란 같은 책을 읽는다고 하더라도, 꼭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독자 나름대로 자신의 생각에 비추어 다르게 읽는 것도 책을 읽는 즐거움이 될 수도 있는 것이ㅏ.

" 책은 읽는 사람의 것이다. 때로 저자는 과하게 열심히 읽거나 오독한 독자들의 항의에 당혹스러워 하지만, 그것도 그 책의 일부다. 자기 것을 발견하겠다는 각오가 있는 사람이 저자가 닦은 길에 순응하지 않겠다는 반항적인 독자가 더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나의 독서 기록은, 그렇게 '나의 길' 을 다른 이의 그것과 다르게 닦고자 했던 노력의 증거다" (p. 394)

이 책을 읽으면서 그래도 다행스럽게 생각되는 것은 3 년전부터 읽은 책들에 대한 리뷰를 남겨 두었다는 것이다.

가끔은 생각나는 책들이 있어서 써 두었던 리뷰를 읽어 보면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구나', 또는 '이 책에 이런 내용이 담겨 있었지' 하는 생각을 떠올릴 수 있다.

<책읽기 좋은날>을 읽으면서 나의 독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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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철학에 미치다 - 생각하는 힘, ‘수학’으로 키워라!, 개정판
장우석 지음 / 페퍼민트(숨비소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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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는 수학이 그리 재미있는 과목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 유명한 수학의 정석을 풀어야 했기에 어려운 문제풀이에 질렸었던 것같다.

그러나, 아들의 공부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숫자에서 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학년을 따라 가다보니. 그 어떤 과목보다도 정확한 답이 나오기에 문제풀이가 재미있게 생각되었다.

아들 역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수학은 평소에 공부하면 되는 과목이기에 특별히 시험기간중에 공부를 하지 않아도 좋은 성적이 나오는 과목이었고, 그 어떤 과목보다 자신있어 하였다.

지금 아들은 경제학을 전공하니 자연스럽게 수학과는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 밖에 없고, 평생을 함께 해야할 학문이기도 한 것이다.

흔히들, 수학은 왜 배울까?, 돈계산만 잘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말들을 많이 한다.

예능 프로그램을 접하다 보면 성인인데도 불구하고 구구단조차도 못 외우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수학은 참으로 힘겨운 과목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수학 문제를 풀고, 증명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된다는 것을 모르기에 실생활에서의 수학 무용론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학이란 기본적 사실을 이용하여 결론을 이끌어 내는 학문으로 정확한 지식을 추구하겠다는 의식의 순수성이 내재된 학문인 것이다.

또한, 증명문제도 과정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의 틀을 새롭게 만들고, 새로운 사유 방식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수학과 철학, 두 학문이 어떤 관련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얼핏하게 되면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순간적으로 하게 된다.

그러나, 수학문제의 풀이 과정에서 생각을 하여야 하는 것을 생각하면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리라.

고대 서양의 철학자인 데카르트, 탈레스, 플라톤, 그리고 19세기에 들어와서 러셀, 힐베르트 등을 보더라도 그들은 철학자이자 수학자, 또는 물리학자이기도 한 것이다.

<수학, 철학에 미치다>는 4 part 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 철학, 수학으로 사유하다 탈레스에서 아르키메데스까지
Part 2 철학은 곧 관계다 노자와 장자 그리고 음양오행의 사유법
Part 3 잠자던 수학을 깨우다 불변에서 변화의 수학으로
Part 4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수학 실체에서 관계의 수학으로

이렇게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에서 현대에 이르는 철학자들의 행적을 통해서 그들이 어떻게 수학적 사유를 하였는가를, 그리고 중국의 철학자의 사상을 중심으로 한 수학까지를 더듬어 보는 것이다.

그러니까, '수학을 통해서 철학'을 알아보기도 하고, '철학을 통해서 수학'을 알아 보기도 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대학에서는 수학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는 철학을 전공한 현직 고등학교 교사이다.

서양의 철학에서 수학의 원리를 찾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탈레스에서 시작하여 피타고라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거쳐 논리를 바탕으로 존재론적 세계관을 확립하게 되고, 거기에서 대표적인 학문이 수학이었으니까.

그런데, 중국의 철학에서 수학의 원리를 찾는다는 것은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고대 중국의 노자, 장자, 음양오행설 등을 통해서 중국의 철학에서도 변화의 사유, 생성의 사유를 찾을 수 있는 것이고, 그 속에서 수학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두 학문을 모두 전공하였기에 책 속에는 수학적 문제들이 많이 소개된다.

<생각거리>를 통해서는 직접 독자들이 사유할 수 있는 이야기와 문제들이 담겨 있기도 하다.

<수학, 철학에 미치다>는 수학과 철학이 함께 공존하는 책이기에, 조금은 색다른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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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100곳 - 언젠가 한 번쯤 그곳으로
스테파니 엘리존도 그리스트 지음, 오세원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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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법 묵직한 책이다. 이 한 권의 책으로 100 곳을 소개하자니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펼쳤다.

세계적으로 가 볼만한 곳에 대한 책들은 아주 많이 나와 있다. 그 책들은 '일생에 꼭 한 번 가보아야 할 곳'이라든지, ' 꼭 가봐야 할 OO 곳' 이라든지, 이런 식의 제목으로 많은 독자들의 이목을 끈다.

그런데, '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곳'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여자이기에' 가봐야 할 곳과 '남자이기에' 가 봐야 할 곳이 따로 있다는 것일까?

그렇다. 이 책은 같은 여행지라고 하더라도, '여자이기에 꼭 가봐야 할' 이유들이 있는 곳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99 곳의 가봐야 할 곳을 소개하지만, 한 주제에 2곳이상이 소개되기도 하기에 책 속에서 언급하는 곳은 100 곳이 훨씬 넘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가 소개하지 않은 1 곳이 추가되어서 100곳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라티나 메거즌> 등의 여행 칼럼니스르로 지난 10년 동안 20여 곳의 나라를 여행하였으며 ( 여행칼럼니스트치고는 많은 나라를 여행하지는 않은 듯하다.) 4개 주를 제외한 미국 전역여행, 그리고 일본 시코쿠 섬 88개 절 순례 등을 하였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곳들은 여자들과 관련을 지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곳들이다. 여성들이 역사의 주역이 되었던 곳들, 참정권과 투표권 그리고 자유로운 권리를 위해 노력을 하였던 장소들, 그리고 영감과 깨달음의 장소 들이다.

즉, 여자로서 당당하게 인정받고 존중받을 수 있는 곳. 여행이 끝난 후에 좀더 주체적이고 자신감있는 여성스러움을 보여줄 수 있는 곳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금은 거창하고,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이 되는 곳들도 있기는 하지만, 이런 발상으로 여행을 떠나 보는 것도 어쩌면 의미있는 여행일 수도 있을 것이다.

처음에 소개되는 곳은 '세계인이 사랑한 예술의 도시, 피렌체'로 부터 시작된다.

" 몸의 모든 감각을 깨워 일으키는 예술,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 것만 같은 호사스러운 쇼핑 그리고 길거리 어디에서나 당신에게 반해 휘파람을 불어대는 깊은 눈매의 남자들. (...) 이탈리아의 피렌체는 여성을 숭배하는 도시다. 이곳을 여행하려면 디자이너 브랜드의 오버 사이즈 선글라스를 집어 들고 실크 스카프라도 하나 둘러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p. 24)

밸리댄스하면 중동지역이 떠오르겠지만,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밸리댄스를 의미있는 모습으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뉴욕은 중동계의 예술, 춤 동아리 활동이 활발한 곳으로 밸리댄스 공연, 세미나가 넘쳐난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의 팻찬스 밸리 댄스도 가 볼 만한 곳이다.

" 밸리댄스가 고대 아랍 부족들 사이에서 출산 중인 산모를 돕기 위해 산파들이 산모를 둘러 싸고 추던 춤에서 유래되었다. 배꼽춤은 동양권에서 남편이 일을 나간 후 집에 머물러야 했던 여인들을 위한 여흥의 역할도 했다. 격렬한 운동 효과 외에도 밸리댄스는 다른 여인들과 유대를 쌓거나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 (p. 40)

천사도 머물다갈 지상낙원이라는 탄자니아의 잔지바르의 옥빛 바닷물이 닿는 하얀 백사장에서는 건축, 음악, 음식 축제가 열리기도 하고, 스쿠버 교실, 캠핑, 수산물 꼬치를 비롯한 먹거리를 만날 수 있다.

일본의 대중목욕탕과 온천 체험, 그리고 또 다른 곳에서는 나체 해변, 란제리 쇼핑, 뷰티살롱을.

이 책에 소개되는 대한민국은 해녀들과 함께 하는 신비의 바다 속의 진주조개잡이이다.

공업용으로 생산하는 진주가 아닌 제주도 해녀들이 물질로 잡는 진주조개.

제주도 근처의 사라봉에서는 음력 2월 첫째 날, 칠머리 당굿이 열리고, 제주의 먹거리로 성게국, 전복죽, 옥돔구이가 여행자의 미각을 자극한다.

성모 마리아가 출현한 기적의 성지로 멕시코의 과달루퍼 성당, 포르투갈의 파티마 성당, 위성턴 D.C.의 성모 대성당.

여성작가를 만날 수 있는 곳, 그리고 여성 전용 서점도 이곳 저곳에 있다.

미국의 미니애 폴리스에는 아마존 북 스토어, 시카고에는 우먼 앤 칠드런 퍼스트, 맨해튼에는 블루스타킹, 텍사스에는 북우면, 캘리포니아에는 밀크앤 허니...

미국에만 175곳에 달하는 여성 서점이 있어서, 이곳에서는 임신, 직장에서의 성차별 등에 대한 토론의 장이 열린다고 하니, 우리나라에서는 아직은 이런 광경이 익숙하지는 않지만.

저자가 소개하는 '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곳' 99곳과 마지막으로 자칭 자유 여행가 김지선이 소개하는 대한민국의 서울.

서울은 "나의 땅, 나의 하늘 그리고 나의 근원" 인 곳이다. 서울의 경복궁, 덕수궁, 운현궁을 비롯한 궁궐, 그리고 전통혼례, 인사동의 쌈지길.

이렇게 주제별로 100 곳의 '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곳'이 책 속에 담겨져 있다.

많은 여행서적을 접해 보았고, 그 책들 속에서 많은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지만, 여성들이 역사의 주역으로, 여성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아니면 여성들에게 의미있는 곳들을 '모아~ 모아~' 찾아 다닐 수 있다는 것은 또다른 아이템이기도 하다.

이 책은 여자로서 당당하게 인정받고 존중받을 수 있는 곳,

그곳에 가면 새로운 힘과 열정에 사로잡히게 되는 그런 장소들에 대한 기록인 것이다.

한 번쯤은 이런 주제로 모아 놓은 곳들을 찾아 본다면 또 다른 시각으로 그곳들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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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보다 - 동물들이 나누는 이야기
윤여림 글, 이유정 그림 / 낮은산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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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보다>의 저자인 윤여림은 동물원에서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 치타는 치타답게, 가젤은 가젤답게, 사람은 사람답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자 소개글 중에서)

나도 이런 생각을 했던 적이 여러 번 있다. 동물을 조련하여 코끼리 쇼, 물개 쇼 등을 하거나, 침팬지에게 사람의 옷을 입혀서 공연을 시키는 이야기를 접할 때에 '과연 저 동물들은 사람들에게 재주를 보여주고 박수 갈채를 받고, 간식을 얻어 먹지만, 과연 그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2 년전, 여의도 벚꽃이 활짝 핀 봄날, 63빌딩 스카이 라운지 미술관에 사진전을 보러 간 적이 있다. 에레베이터를 타러 가는 도중에 어린아이들의 환호소리가 들려주는 곳이 있었다.

지나가는 곳이어서 잠시 들여다 보니, 그곳에는 아쿠아리움 씨월드에서 데리고 나왔는지, 나비 넥타이를 맨 펭귄들이 조련사와 함께 나와 있었다.

조련사의 지시에 따라 줄을 서서 걷기도 하고, 누가 빨리 걷는지 경주도 하고 있었다.

어린이들은 소리를 지르면서 좋아 했지만, 그 모습을 보면서 그 펭귄들이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를 보다>라는 그림책을 접하니, 그런 생각들이 떠 올랐다.

과연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은 행복할까?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인간의 이기심이 동물들을 보호한다는 명분하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그런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이 그림책은 자연속에 살고 있는 동물들의 모습과 그 동물들이 동물원에 갇혀서 살고 있는 모습이 교차해서 그려져 있다.

치타는 한 시간에 백 킬로 속도로 바람처럼 초원을 달리면서 활동을 한다. 그런데, 동물원에 갇혀 있다면...

쇠홍학은 아름다운 날개를 활짝 펼치고 구름처럼 하늘을 날라 다니다. 그런데, 동물원에 갇혀서 아무리 날갯짓을 해도 날 수가 없는 것이다.

밀림 속의 나뭇가지를 여기에서 저기로 타고 다니면서 숲을 누비는 긴팔 원숭이가 동물원에 갇혀 있으면 원숭이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이렇게 몇 몇 동물들의 생태계에서의 모습과 교차되면서 동물원의 쇠창살에 갇힌 모습을 그림으로 보여준다.

기력이 없이 쇠창살 속에 홀로 누워 있는 늑대의 모습은 너무도 애처럽기만 하다.

그런데, 이 그림책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동물원의 동물들을 들여다 볼 때에 그 동물은 우리 인간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아주 뛰어나지만, 아주 똑똑하지만,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자연을 파괴하고, 생태계의 조화로움을 파괴하는 그래서 어찌 보면 가장 어리석은 인간을 마주 보고 있는 것이다.

" 그 누구보다 자유로운 동물, 인간.

너희들은 아주 똑똑하다고 들었어.

자연을 이해하는 능력이랑

자연을 파괴하는 능력.

모두 뛰어나다고 " ( 책 속의 글 중에서)

인간들이 동물을 바라본다.

동물들이 인간을 바라본다.

우리 안에서, 우리 밖에서....

몇 장 안 되는 그림, 몇 줄 안 되는 글.

그것이 우리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동물들이 동물답게 살아 갈 수 있는 삶을 유지시켜 줄 수 있는 인간의 태도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책은 유아들을 위한 그림책이지만, 전하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유아들도 동물을 볼 때에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한 것보다는 그들의 안식처에서 그들 나름대로 그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살아 갈 때에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또한, 그림책의 내용에 동물들의 특성이 잘 나타나 있기에 은연중에 유아들은 '이 동물은 이러 특성을 가지고 있구나 !' 또는 '이 동물은 이런 곳에서 살아 가는 구나! '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유아들이 동물들의 삶을 이해하고, 동물들이 가장 자유롭고 평화롭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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