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리스트 - 행복해지기 위해 버려야 할 것들
나카노 히로미 지음, 고정아 옮김 / 조선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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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Be Happy Always !

새해의 첫 책은 행복에 관한 책으로 시작한다.

연달아 2권의 책을 읽었는데, 그 책은 읽는다는 것 자체가 서로 너무도 다른 책이었다.

1권은 재일교포 2세이며 도쿄 대학 교수인 '강상중'의 <살아야 하는 이유 / 강상중 ㅣ 사계절 ㅣ 2012>이고, 또 1권은 일본인이며 영국에서 외자 계열 은행에서 총무인사, 교육 등을 담당했던 '나카노 히로미'의 <굿바이 리스트>이다.

강상중은 일본 사회에서 비판적 지식인으로 지적이면서도 냉철한 생각을 전달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고민하는 힘>의 후편에 해당하는 이 책은 약 100 년전의 근대화 과정에서 일본인에게 큰 영향을 주었던 소세키의 작품 속의 주인공들을 통하여 우리가 고민하는 것의 원형을 찾는다.

또한,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 소세키가 영국 유학 중에 영향을 받았다는 '윌리엄 제임스'의 사상,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 수용소에서 처참한 박해를 받으면서도 살아 남은 심리학자 '빅토리 에밀 프랑클'의 사상 등을 통해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소세키, 베버, 제임스, 프랑클의 작품과 사상을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워도 너무 어려운 인문학 서적이다.

그에 반하여 <굿바이 리스트>는 단 2~3 시간 정도면 한 권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한 문체로 쓰여진

책이다.

그런데, 이 책도 기존의 책들에서 많이 접하였던 행복론은 아니다. 우리들이 그동안에 행복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것들,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어 왔던 것을 전면 부인하는 것이다.

아니, 그런 것들은 행복한 삶에 있어서 불필요한 것들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반성, 인내, 완벽, 정보, 칭찬, 가족, 헌신, 출세욕, 공부, 근면, 추진력, 책임감.....

이런 것들은 행복해 지기 위해서 버려야 할 것들이라고 말한다. 무려 84가지를 이와같이 버리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물론, 그 중에는 지나쳤을 때에 득보다는 실이 많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84가지의 버려야 할 것들은 2페이지에 걸쳐서 설명이 되고, 그 핵심 문장이 책의 오른쪽 하단에 씌여 있기에 이 책을 다 읽은 후에 다시 펼쳐 볼 때는 그 부분만을 눈여겨 보아도 좋은 것이다.

" 행운의 장소는 저마다 다릅니다. '여기 머물러 있고 싶다' '여기에 있으면 기분이 좋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 바로 행운의 장소입니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그 장소를 찾아 보세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겁니다." (p. 31)

" 남의 눈에 비친 '나'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 주세요. " (p. 43)

" 말이 우리 인생을 만듭니다. 밝은 말을 하면 밝은 기운이 모여 밝은 인생이 됩니다. 이제 불평불만은 접고 평소에 쓰는 말투를 하나씩 고쳐 나가 보세요. " (p. 117)

" 저는 행복이 '세 가지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금전적 자유, 시간적 자유, 정신적 자유. 이 세 가지에 구애받지 않고 스스로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을 때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 (p. 165)

이 책의 저자는 이런 말도 한다. 콤플렉스도 하나의 개성이니, 콤플렉스를 느끼게 하는 요소는 단순한 사실로 받아 들이라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다가오는 이야기는 '손님 전용 그릇'에 관한 이야기였다. 아마도 많은 주부들의 마음일 것이다.

주부들은 예쁜 그릇이 있으면 사고 싶어진다. 그래서 큰 맘 먹고 사 모은 그릇들. 정작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사용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손님이 올 때에 접대용으로 쓰기 위해서 가장 깊숙한 곳에 잘 보관해 둔다. 그러나 이 예쁜 그릇은 1년에 몇 번이나 식탁 위에 올라 오던가?

스스로를 소중하게 대접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나도 역시 손님 접대용 그릇들을 고이 간직하다가 올 여름에 꺼내서 쓰기 시작했다. 이런 그릇들은 한 세트로 되어 있어서 자칫 깨지게 되면 세트가 안 맞아서 잘 사용을 안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과감히 예쁜 그릇, 좋은 것을 나와 가족을 위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행복이 아닐까 한다.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 김난도 ㅣ 오우아 ㅣ 2012>의 저자인 난도쌤도 그의 저서와 강연 등을 통해 자신과 남을 비교하는데서,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데서 행복은 사라진다고 했다.

다른 사람에게는 있으나 자신에게 없는 것을 찾으면 불행은 살며시 문을 열고 마음 속으로 들어 오는 것이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애착을 가지고 성장시킨다면 그 때는 행복이 마음 속에 들어 오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이다.

나에게 지금 이 순간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면, 그 속에 행복이 숨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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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아저씨네 빵가게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인문학동화 1
김선희 지음, 강경수 그림, 황희경 도움글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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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책은 어른들에게도 어렵다. 그런데, 어린이들에게 인문학 책을 읽으라고 하면 재미없어서 읽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인문학 관련 책을 어린이들의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주제와 소재를 가지고 동화로 꾸민다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공자, 마더 테레사, 소크라테스, 피카소, 톨스토이가 어린이들 곁으로 친근한 모습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인문학 동화' 시리즈로 <공자 아저씨네 빵가게> <마더 테레사 아줌마네 동물병원><소크라테스 아저씨네 축구단> < 피카소 아저씨네 과일가게> <톨스토이 할아버지네 헌책방>이 나왔다.

인문학이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길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어른 보다도 인격 형성이 필요한 어린이에게 더 유익한 분야의 책이다.

이런 분야의 책들은 지식 전달 보다는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고 서로 나누는 인도주의 정신이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2500 년전의 동양 사상의 중심이 되었던 공자의 말씀을 쉽게 이해하고 알 수 있는 책이 <공자 아저씨네 빵가게>이다.

책 속의 주인공인 환희는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을 나온 아버지가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학교 급식비도 못 낼 형편이 된다. 급식을 먹으려면 급식 지원서를 써야 하지만, 자존심이 강한 환희는 차라리 점심을 굶는 편을 택한다.

거기에 학교 성적도 학원을 다니지 않으니 날로 떨어지기만 한다. 다정하기만 하던 할머니는 치매에 걸려서 시도 때도 없이 소란을 피우게 되니, 이래 저래 환희의 마음은 우울하기만 하다.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 오던 길에 고소한 빵 냄새에 이끌려 가게 된 공자네 빵가게.

" 하루에 딱 일곱 개만 주문을 받습니다. 빵 장인이 만든 최고의 빵을 맛보고 싶으신 분은 지금 바로 주문하세요. - 공자네 빵가게 " (p. 18)

빵가게 주인인 공자는 환희에게 시식용 빵을 먹게 하고, 그 맛을 평가해 달라고 한다. 그리고, 공자는 환희의 가정 생활, 학교 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중심으로 좋은 내용의 가르침을 주게 된다.

-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

-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 인이란 사람을 사랑하는 것.

- 멀리서 친구가 찾아오니 기쁘지 아니한가.

- 어려운 상황에서 사람의 진가가 드러난다.

- 효란 부모님에 대한 공경심을 갖는 것.

-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시키지마라.

공자의 가르침인 유교사상은 어른들에게는 잘 알려진 사상이고, 실생활에서도 뿌리깊게 내려진 사상이다. 그러나 아직 어린이들에게는 낯설게만 느껴지는 사상이기에 이렇게 재미있는 동화로 읽게 된다면 가슴 속에 새겨져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공자의 사상은 권위와 질서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개인보다는 사회와 집단을 먼저 생각하기에 학교라는 사회에 들어선 초등학생들에게는 배우고 익혀야 할 덕목들이다.

이 책에는 동화와 함께 공자의 일생, 공자의 사상인 효, 인,지, 동양철학과 공자, 공자의 사상에서 배울 점이 따로 수록되어 있어서 학습효과도 높일 수 있다.

공자는 빵가게를, 마더 테레사는 동물병원을, 소크라테스는 축구단을, 피카소는 과일가게를, 톨스토이는 헌책방을 열었으니, 우리 함께 구경 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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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 하는 이유 - 불안과 좌절을 넘어서는 생각의 힘
강상중 지음, 송태욱 옮김 / 사계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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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 하는 이유>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답답하고 멍한 느낌이 든다.

이 책은 <고민하는 힘>의 후작이라고 하는데, 그 책을 읽지를 않았다. 또한 저자에 대해서도 어떠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책 속에 나오는 '나쓰메 소세키', '막스 베버',' 윌리엄 제임스' , '프랑클' 은 이름만 들어 보았을 뿐이지, 그들의 작품을 읽어 본 적이 없다.

만약에, 이런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읽기를 포기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책의 행을 가득 메운 문장들은 눈으로 들어 오기는 하지만, 머리로는 들어 오지 않는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눈에 들어 왔다가 그냥 튀어 나가 버린다.

그래서 인문학 서적은 어느 정도의 배경지식이 없으면 읽어도 읽는 것이 아닌 것이다.

책의 서문에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보내는 글이 담겨 있다. 그 시작부터가 무겁게 가라 앉아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저자가 가난한 재일교포 2세이며, 일본의 근대화 과정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비판적이고 냉철한 시각을 가진 학자임을 알게 되었다.

'무엇이 행복이라고 느끼는가?' 와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의 두 질문의 답이 바뀌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복감을 맛 보게 된다는 것을 인지시킨다.

이미 100 년전인 일본의 근대화 과정에서 '나스메 소세키'는 자신의 작품 속의 인물들을 통해서 기존의 행복 방정식의 한계를 간파하고, 새로운 행복의 형태를 이야기 했다.

소세키가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행복론을 말하게 된 것은 영국 유학 당시 윌리엄 제임스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윌리엄 제임스는 과학의 보편적 법칙보다는 개인적인 감정에 중점을 두고 인간성의 본질을 파악해 간 인물이다.

또한 여기에 유대인 정신의학자인 프랑클의 생각도 가세를 하게 된다. 그는 2차 세계 대전 강제수용소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학대를 받았으나 살아 남을 수 있었던 인물이다.

여기에 또 한 사람의 생각을 덧붙이는데, 그는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이다.

고민하는 사람의 마음이나 감정이 타자와의 만남에서 흔들리고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고 변화하는 양상을 소세키, 베버, 제임스, 프랑클이 각각의 분야에서 각각의 입장에서 어떻게 고민하고 통찰하였는가를 비교하여 설명해 준다.

특히 소세키의 소설 속에서 주인공들의 마음을 괴롭혔던 고민거리를 5가지로 분류해 본다. 돈, 사랑, 가족, 자아의 돌출, 세계에 대한 절망.

그런데, 이것들은 하나 하나 떨어져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뒤엉켜 한꺼번에 몰려오는 형태로 작품 속에 나타난다.

그렇다면 이렇게 어려운 분석들이 왜 필요한 것일까?

결국에는 일본의 3.11 대지진의 참사 앞에서 사회에 대한 불안감은 그 한계를 넘었으며, 그 공포는 일본인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 끝없이 밀려오는 불안과 절망 속에서 우리가 왜 살아가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우린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생각도 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어려운 이 인문학 책의 핵심이자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다음과 같다.

" 하지만 행복은 추구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노력해도 안 된다는 허무주의가 아님은 물론입니다. 좋은 미래를 추구하기 보다 좋은 과거를 축적해 가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 두려워할 필요도 없고 기가 죽을 필요도 없이 그대로의 자신으로도 괜찮다는 것. 지금이 괴로워 견딜 수 없어도, 시시한 인생이라고 생각되어도, 마침내 인생이 끝나는 1초 전까지 좋은 인생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것, 특별히 적극적인 일을 할 수 없어도, 특별히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없어도, 지금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 당신은 충분히 당신답다는 것. 그리고 마음이 명령하는 것을 담담하게 쌓아 나가면 나중에 돌아 보았을 때는 저절로 충분히 행복한 인생이 되어 있을 것이라는 것 등등. 이러한 '태도'가 아닐까요." (p. 191)

덧붙이자면,

" 제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그런 낙관적 인생론이나 행복론을 체로 쳐서 비관론을 받아들이고 죽음이나 불행, 슬픔이나 고통, 비참한 사건에서 눈을 돌리지 않고, 하지만 바로 그렇기에 인생을 마음껏 살아가는 길을 보여 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바로 '인간이 덧없이 죽을 운명에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어디까지나 겸허히 인간적인 것을 긍정한다." 는 것입니다. (p. 195)

이렇게 저자는 책의 끝부분과 '글을 마치고' 를 통해서 위와 같이 자신의 행복론을, 그리고 살아야 하는 이유를 간결하게 마무리 지어 준다.

혹시, 이 책을 읽기가 힘겨운 독자들이라고 해도, 이 부분을 마음에 담아 두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살아야 하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생각해 보고,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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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 김수영이 만난 25개국 365개의 꿈
김수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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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꿈은 몇 개입니까?"

나는 그동안 내 꿈이 여러 개라는 생각을 해 보지 못했다. 그래서 언젠가 터키의 기독교 성지에 갔을 때에 작은 샘물이 나오는 곳이 있었는데, 그 성수를 마시고, 그곳의 벽에 소원을 써서 붙여 놓으면 소원이 성취된다는 말을 듣고 고민, 고민을 했다.

우리 가족의 소원을 빌 것인가, 아니면 아들의 소원을 빌어 줄 것인가.

그당시 아들이 대학입시 준비로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있는데, 여행을 온 엄마 맘이 그리 좋지는 않았었기에, 고민 끝에 두 가지를 합쳐서 종이에 적고는 바람에 날려가지 않게 단단하게 매달아 놓았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인 김수영의 경우를 보면 그녀의 꿈은 70가지, 80 가지가 넘는 것이다.

이전에 읽었던 <멈추지 마,다시 꿈을 써 봐>를 보면 73가지의 꿈 중에 상당히 많은 꿈을 이루었다고 자랑처럼 이야기하기도 한다.

쉽게 이룰 수 없는 꿈들임에도 그녀에게는 어떤 마력이 있는지, 잘 이루어 내는 것이다.

김수영의 이야기를 처음 접한 것은 전직 아나운서였던 '손미나'의 에세이 <다시, 가슴이 뜨거워져라 / 손미나 ㅣ 삼성출판사 ㅣ 2009>를 읽던 중에 알게 되었다. 실업계 출신의 도전 골든벨 소녀를 해외 어딘가에서 만났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녀의 꿈 이야기가 그 책 속에 담겨 있었다.

그리고 몇 년후에 <멈추지 마, 다시 꿈을 써 봐/ 김수영 ㅣ 웅진지식하우스 ㅣ 2010>를 통해서 그녀의 삶과 도전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는 '이건 기적이야!'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지지리 가난한 가정에서 책속의 표현을 빌리면, 아버지는 술주정뱅이에, 엄마는 울보였다고 한다. 중학교 때는 문제아로 일진의 폭주족이기도 했기에 선생님들은 자퇴를 시키려고 했고, 그녀는 더 이상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중퇴를 하게 된다. 그리고 1년 후에 검정고시로 실업계 고등학교에 들어간다.

그리고 연세대를 거쳐서 골드만 삭스에 입사, 다시 영국에서 대학원 졸업, 지금은 세계 매출 1위 기업인 로열더치쉘의 영국 본사에서 근무한다.

그러나, 그의 학력과 경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녀는 그 과정 속에서 세계 여러나라를 다니면서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때는 거리의 아이가 세계를 무대로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 것이다.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꿈이 차곡 차곡 실현되고 있다.

10대에는 암울했고, 20대는 화려하게 비상을 했고, 갓 서른 살이 되는 지금은 또 다른 꿈들 속에서 살아간다.

" 그렇게 나는 하늘과 땅처럼 다른 두 개의 삶을 살았다. 결과만 놓고 보면 기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참한 과거의 삶과 행복한 현재의 삶의 간극을 메운 것은 바로 꿈이었다. " (p. 6)

요즘의 청소년들과 비교하면 너무도 다른 삶의 모습.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청소년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어디론가 내몰리고 있는 혼돈 속의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충분히 인생의 멘토가 될 수 있는 인물이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는 김수영이 세계 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꿈에 관한 이야기이다.

꿈이란 청소년들만의 전유물이 아니기에 그 대상은 어린이에서부터 노인까지 다양하다. 물론, 나라도, 인종도, 성별도, 직업도 각양각색이다.

2011년 6월부터 1년간, 365 일간 25 개국 365 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인터뷰이들에게 자신의 꿈을 쓰게 하고, 그 과정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였으며, 자신도 역시 1년 동안에 이루고 싶은 꿈 10가지를 선정하여 9가지를 달성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저자 자신의 힘만으로 되었다면 훨씬 값진 일이었겠지만, 이 프로젝트는 '킵 워킹 펀드'를 받고 다큐제작 제안까지 받아서 수행한 계획적인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또한 SBS 스페셜 <나는 산다 : 김수영의 꿈의 파노라마>로 방영까지 되었다.

나는 여행 에세이를 즐겨 읽는데, 간혹 출판사의 제의로 돈을 받고 여행을 하고 쓴 에세이를 접하게 되면 그 감동이 팍 줄어든다.

여행의 목적도, 그 곳에서 느낀 감상들도, 작위적이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도 그런 의미로 다가오기도 한다.

365 명의 꿈은 거창한 꿈들은 없다. 소박하고 작은 꿈들이지만, 그들이 간절히 원하는 마음들이 담긴 꿈이다.

탈레반 밑에서 경찰로 일했다는 쉐르자드는 바티칸에서 잡상인으로 일하면서 경찰을 피해 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 평화로운 세상이 와서 고국에 돌아가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

우리가 생각하면 평범한 꿈이지만 그 꿈을 이루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스 케팔로니아 섬에서 저자가 세일링을 배우면서 만난 세일링 선생님의 꿈은 " 나는 내 꿈을 이뤘어요. 죽을 때까지 이 섬에서 사는 게 꿈이죠 "

29살 아들을 암으로 잃은 그리스에서 만난 디오니는, " 파노스의 뜻을 기리며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을 돕는 것, 그 자체가 제 삶의 전부이자 남은 삶의 꿈이에요."

종교 경찰이 옷 입는 것부터 생활 양식까지 간섭하는 이란에서 만난 히잡을 입은 여인들은, " 우리의 선택은 하나뿐이에요. 어떻게든 외국으로 나가서 자유롭게 사는 것" 이라고 말한다.

팔레스타인에서 만난 할머니는 " 데라반의 우리 집과 올리브 나무로 돌아가고 싶어요."

아이다 난민촌 아이들은 하나같이 " 팔레스타인 독립이 꿈이" 라고 말한다.

팔레스타인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 책에서 가장 가슴이 뭉클해지는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가장 행복한 꿈을 가진 사람은, 암벽등반가였다가 사진 다큐의 모델이 되었고, 지금은 아웃도어 사진 작가인 댄의 꿈이다.

"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 자체가 꿈만 같아요, 지난 25년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제가 하고 싶었던 것을 그대로 해 왔으니까요. 전 정말 행운아죠? 영원히 이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아요."

댄과 같은 행운가가 이 세상에는 얼마나 될까?

" 아... 정말 누구에게나 꿈이 있고, 그래서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구나. 그래, 난 이 세상에 흩어진 꿈들을 멋지게 하나의 파노라마로 이어볼 거야. 그렇게 반짝 반짝 빛나는 꿈들을 모아 고민만 하는 이들에게 빛을 비춰주는 거야. " (p. 41)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프로젝트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10 년후에 지금 꿈을 인터뷰 했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서 그들이 그들의 꿈을 이루었는지, 아니라면 어떤 꿈을 이루지 못했는가를 추적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잠깐 여기에서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저자는 부모님을 위해서 집을 지어 드렸고, 이번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엄마의 꿈인 성지순례를 같이 떠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로.

자동차를 빌려서 운전을 하여 가는 길은 구비 구비 굽어진 험한 곳이었다. 그녀는 이 길을 운전하면서 몹시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아빠가 운전 중에 " 왼쪽으로 가야 하는 것이 아니야?" 하고 조심스럽게 묻는 말에 " 가면 될 거 아냐"하고 소리를 지른다.

또한, 운전 중에 신경이 쓰인다고 뒷 좌석에게 과자를 먹는 엄마에게 핀잔을 준다. 나중에 엄마는 딸에게 " 나 과자 먹어도 돼" 하고 물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자신의 언행에 깊은 반성을 하기도 한다.

물론, 많은 독자들은 이 부분을 에피소드 정도로 지나칠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세계인의 꿈에 관한 이야기이니까.

그러나, 나는 이 부분을 그냥 넘어가기가 힘들다. 물론, 반성의 글이 뒤따르지만, 그녀의 마음 속에는 자신의 승승장구하는 삶의 모습이 자신의 힘으로만 이룩한 것이기에, 부모에 대한 마음이 그런 언행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보게 된다.

지금의 그녀가 있기 까지에 부모들은 조력자라기 보다는 방해꾼이었을 것이다. 어느날, 자신이 정신을 차리고 용기있게 삶을 개척하였기에 오늘날의 김수영이 있었던 것이다.

안락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가정에서 올바른 가정교육을 받은 자녀라면 아무리 신경이 예민해졌다고 해도 부모가 자녀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 연출되지는 않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그 어떤 청춘들보다 많은 꿈을 이루었고, 그래서 많은 청소년들과 청춘들에게 멘토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못난 부모라도 부모는 부모이기에 공경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그 마음이 없다면 그녀가 이룬 꿈은 물거품과 같은 것이 될 것이다.

" 산이 높으면 골짜기가 깊다" 고 한다.

우리의 인생도 그와 같다. 높이 오르면 오를수록 마음 속에서는 자만심이 커져 가게 마련이다.

때로는 냉정하게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부모라면 자녀들에게 성공한 삶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일깨워 주어야 할 것이다.

간혹, 부모의 꿈이 자식의 꿈으로 착각하는 일도 없어야 할 것이다.

이 책 속에 담겨 있는 많은 사람들의 꿈을 되짚어 읽어 보면 그 속에 꿈에 대한 정답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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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ngeee 2013-01-26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책에 대한 진지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얼마 전, 이 책을 읽고 ‘꿈’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생인 저는 제가 작성한 꿈 목록의 하나로서, 김수영작가를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것을 직접 실행하고자 이렇게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김수영 작가의 이야기와 책 등을 통해서 작가님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알아가고, 배워보고자 열심히 노력중입니다. 그리고 곧 인터뷰 섭외를 직접 시도하여, 이를 진행하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혹시, 김수영 작가에 대해서나, 책을 읽으시면서 궁금하셨던 점 등이 있으시다면, 자유롭게 댓글로 작성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여러 가지 노력 끝에 김수영 작가를 만나게 된다면!! 이야기해주신 내용을 인터뷰 중에 다루고, 컨텐츠를 제작할 예정입니다. 저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함께할 수 있는 삶을 꿈꾸고 있는데, 이러한 활동이 이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의 한 부분에 큰 인형을 갖고 싶은 꿈을 가진 아이에게 이사를 가려는 한 사람이 원래 버리려고 했던 인형을 선물하여 아이의 꿈이 이루어지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라일락’님께서 작성해주시는 댓글은 아이가 갖고 싶어 했던 인형처럼, 저에게도 소중한 경험을 가능케하는 선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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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에 읽고 싶은 책

1. 낯선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면 / 이지상 / 중앙북스

  이지상은  < 황금소로에서 길을 잃다>를 통해서 알게 된 여행 작가이다. 프라하의 황금소로에 대한 추억을 기대하면서 읽었던 책이기에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그래서 그의 신간 서적은 꼼꼼하게 챙겨 읽는 편이다.

잔잔한 여행의 감상이 좋아서 이번에도 이 책을 선택해 본다.

여행길은 낯설고 셀레지만 그것이 여행의 멋이 아닐까.

 

 

 

 

 

 

 

 

 

2. 나의 노래, 우리들의 이야기 /윤형주 / 삼인

학창시절 윤형주의 노래를 너무 좋아했다. 특히 '웨딩 케잌'을 들으면 마음이 울적해지기도 했는데, 그 느낌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세시봉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윤형주의 모습을 보면서 연륜이 쌓인 가수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윤형주의 노래, 인생, 가족 이야기를 듣고 싶다.

 

 

 

 

 

 

 

 

 

3. 나무심는 여자 / 샬럿 길 ㅣ 굿모닝 미디어

 이 책을 보는 순간 '장 지오노'가 생각났다. 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은 짧은 이야기이지만 그 여운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었다. 몇 번을 읽어도 읽을 때마다 찾아 오는 그 감동.

<나무 심는 여자>도 그와 유사한 이야기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또 다른 감동을 가져다 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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