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갈 수 있는 최고의 대학 - 민성원연구소 수석 컨설턴트 박소형과 민성원이 제안하는 명문대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박소형.민성원 지음 / 예담Friend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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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에 해당하는 자녀들 둔 학부모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자녀들이 소위 말하는 최고의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리라.

그래서 자녀들이 말을 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최고의 대학에 보내기 위한 전략이 시작된다. 아니 태어나기도 전부터 자기의 아이들은 최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부모들의 마음이고, 그것이 때론 부모와 자녀의 잘못된 관계로까지 발전하게 되기도 한다.

오늘날의 대학입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복잡하다. 입학사정관제도가 도입되고, 대학별 입시요강도 다양하기 때문에 학교 교사들도 각 대학의 입시제도를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아니면 엄마들이 각 대학의 입시요강을 꼼꼼히 살펴 보아야 한다.

막상 고3이 되어서 자녀가 갈 수 있는 대학을 살펴본다면 이미 늦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전에 충분히 현 대학 입시제도를 분석하고 숙지하여야 자녀들의 학습 방향을 잡아 줄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대학 입시 유형이 다양하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공부를 잘 하는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내신, 수능, 비교과 등은 결국에는 학생들의 학습 능력이 말해 주는 것이고, 얼마나 공부에 관심을 가지고 하려고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최상위권의 경우에는 내신도 좋고, 수능점수도 잘 나오고, 각종 수상 경력이 있기에 어쩌면 가고 싶은 학교를 선택한다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아무리 다양한 입시제도라고 해도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좋은 대학에 들어가게 된다.

이 책의 공동 저자들은 그동안 초등학생에서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의 학습 컨설턴트로 있었기에 다양하고 구체적인 사례들을 많이 접해 왔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최상위권의 학생들이었기도 하다. 그래서 책 속에 담겨진 내용들도 SKY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렇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학생들이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방법, 좋은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그러나, 이 책을 부모만 읽는다고 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는 이 책을 읽고 자녀들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 이야기할 것이고, 그것은 학생들에게는 부모의 잔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흔히 학부모나 학생들이 오해할 수 있는 학습에 관한 이야기도 실려 있다.

그중에 가장 공감이 가는 이야기는 학생들의 생각에 관한 오류인데,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학원에서 공부에 지쳐서 돌아오면 엄마는 또 공부를 하라고 한다.

그때에 학생들의 대답은 " 지금까지 공부하다가 왔는데, 또 공부하라고 해?"라고 물을 것이다. 정말 그 학생이 하루종일 공부만 하고 왔을까? 그것은 자기 자신이 스스로 한 공부가 아닌 것이다.

"너는 그저 하루종일 남이 공부한 내용을 바라만 보고 왔을 뿐이야!" (p. 63)

진짜 공부가 무엇인지, 하루에 공부는 얼마나 많이 해야 하는 것인지, 내신과 수능, 비교과는 분리해서 공부해야 하는 것인지, 오답노트 작성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인지...

그에 대한 완벽한 답이 실려 있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최상위권 대학은 내신, 수능, 비교과에서 모두 완벽하게 준비된 학생들을 원한다. 그래서 내신 공부 따로, 수능 공부 따로, 비교과 준비 따로 하는 것이 아닌 내신 공부를 통해서 이 모든 것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의 'Round 3' 명문대 합격생의 내신, 수능, 포트폴리오 완전정복'에서는 구체적이고 생생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수년간에 걸쳐서 컨설팅해온 수많은 학생들의 대학입시 사례 중에서 선택한 것들이다. 그들의 내신성적, 수능, 각종 수상경력 등을 소개하고 그들이 어떻게 공부하였으며, 어떤 대학에 들어가게 되었는가를 사례로 들고 있다.

이 책은 부모가 먼저 읽고 넌지시 자녀의 책상 위에 올려 놓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중고등학생이라면 자신의 관심사이기에 책을 뒤적여 볼 것이고, 그러다 보면 이 책을 읽게 될 것이다.

특히 각과목별 공부 방법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공부의 주체는 부모가 아닌 학생이기에 부모의 백 마디 말보다는 자녀들이 공부를 해야겠다는 깨달음과 그에 따른 실천이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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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다정한 사람
은희경 외 지음 / 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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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여행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은희경에게 여행은,

낯선 사람이 되었다가 다시 나로 돌아오는 탄력의 게임이고.

이병률에게 여행은,

바람, '지금'이라는 애인을 두고 슬쩍 바람피우기.

백영옥에게 여행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도돌이표.

박칼린에게 여행은 물이고, 시원한 생수고, 수도꼭지라고 한다.

이처럼 여행은 사람들마다 같은 듯 하지만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나에게 여행이란 한여름에 부는 시원한 바람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낯선 곳에서 느끼는 설레임이라고 해야 할까.

 

 

<안녕, 다정한 사람>은 각계 각층의 10명의 유명인들이 각각 서로 다른 10곳의 여행지로 떠나서 보고 느낀 것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끌림>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로 여행이란 무엇인가를 감성적으로 이야기해 주었던 시인 이병률이 9 명의 여행자와 동행을 하여 사진을 찍었으며, 그도 역시 핀란드의 '탈린'을 거쳐 북극선을 지나 '로바니에미'까지 여행을 하며 추운 겨울이면 생각나는 산타클로스 마을도 소개해 준다.

 

처음 이 책을 읽으려고 생각했을 때는 이런 프로젝트를 가지고 만들어진 책이 아니라, 유명인들의 삶 속에서 다녀온 여행지에 관한 이야기를 열 개의 꼭지로 묶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건 자연스러운 여행 이야기일테니까.

그러나, 그것이 아닌 꿰어 맞추듯한 여행자와 책을 만들기 위한 의도적인 여행이라는 것이 못내 신경에 거슬렸다.

여행 에세이 중에는 계획적인 의도를 가지고 책을 쓰는 경우들이 많이 있기에 그런 책들은 읽으면서 왠지 여행의 참 모습을 볼 수 없는 듯해서 때론 불쾌한 마음이 들기도 했었기때문이다.

그런데, <안녕, 다정한 사람>에 담겨 있는 여행자들은 여행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기에 그런 불편한 마음이 책을 읽으면서 살며시 사라지게 된다.

 

 

 

은희경, 김훈, 백영옥은 그들의 작품 속에서 여행을 즐긴다는 것을 살며시 느끼게 해 주었던 사람들이다. 물론, 김훈의 경우에는 자전거 여행을 주로 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김훈이 떠난 미크로네시아, 박칼린이 떠난 뉴칼레도니아는 여행자들에게도 낯설게 느껴지는 곳이기에 그 부분에는 좀 더 관심이 간다.

뉴칼레도니아는 프랑스령이 가지는 문화적 특색에 진한 원주민의 색깔이 담겨 있는 곳이다.

" 여행이란, 만약 배움과 탈피와 자유와 쉼이 있는거라면 난 나의 현재와 절대로 똑같은 상황을 보고 느끼고 싶진 않다. 그래서 멀리 가고 다른 지형을 찾고 다른 경험을 찾는 것이다." (p. 221)라고 박칼린은 말한다.

 

셰프 박찬일에게 여행은 좋은 친구와 여행을 떠나서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것이라고 한다. 역시 셰프다운 여행을 하는가 보다. 그가 떠난 일본의 기차여행, 그리고 그곳에서 맛보게 되는 에키벤. 바로 기차에서 판매하는 벤또. 도시락이야기이다. 아마도 나는 그가 지중해의 푸르른 바다 빛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가 비슷한 음식이 담겨 있는 도시락 이야기를 들으니, 그것이 더 신선하게 생각된다.

학창시절 엄마가 싸주시던 정성어린 도시락에 대한 추억은 요즘 아이들에게 없으니, 그 역시 언젠가는 문화적 차이로 다가올 것이다.

" 혼자 한 여행은 짧게 한 연애처럼 느껴진다" (p. 287)고 런던을 여행한 장기하는 말하기도 한다.

1년간 뉴욕에 살다가 돌아온 작가 신경숙이 그곳을 떠난지 8개월만에 다시 찾은 뉴욕.

잠시동안 생활인으로 살았던 그곳을 여행자로 다시 찾을 때의 그 느낌은 어떤 것일까. 그녀는 그 이야기를 소곤소곤 이야기해 준다.

" 여행은 낯선 세계로의 진입만이 아니다. 그리운 것들과의 재회의 시간이기고 하다. 이제는 이렇게 흘러가겠지,를 뒤집는 일은 인생에서 수시로 발생한다. 모든 것이 다 끝났다고 느끼는 그 순간에도 새로운 것이 발아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이다. 예기치 않게 뉴욕을 그리워하는 시간이 내 인생에서 발생하기도 하는 것처럼." (p. 293)

그렇다. 우린 여행이라고 하면 새로운 곳에 대한 설레임으로 잠 못 이루지만, 때론 떠나 왔던 곳으로의 돌아감도 여행인 것이다.

시간이 되면 꼭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는 곳 중에 부산이 있다. 여러 번 가기는 했지만, 들리지 못했던 그곳은 어릴 적에 방학때 몇 번 갔었던 옛집이다.

아버지가 부산에서 잠깐 근무하시게 되어서 그곳에 터를 잡고 몇 년 사셨는데, 학교에 다니던 나는 방학마다 그곳에 갔었다. 집 근처의 기차길도 생각나고, 무화과 나무도 생각나고, 작은 구멍가게도 생각이 난다. 어느해 크리스마스에 재롱잔치를 하던 동생이 다니던 교회도 눈앞에 보이는 듯 선명하다.

찾아가면 갈 수 있을 것 같은 그곳을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그 마음도 여행으로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이란 비행기를 타고 먼 곳으로 떠나는 것을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어린날의 추억을 찾아 떠나는 여행도 특별한 의미가 있을 듯하다.

이 책을 읽고 있자니, 따사로운 햇볕이 비치는 바깥 풍경이 겨울답지 않게 포근해 보인다.

아~~ 여행,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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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이 번지는 파리 지성여행 In the Blue 8
김현정 지음 / 쉼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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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쉼(가치창조)에서 출간되는 In the Blue (일명: 번짐시리즈)는 유럽을 넘어 미국 뉴욕까지 11권이 출간되었다. 그중에 아직 소장하지 못한 책은 <그리움이 번지는 곳, 프라하 체코>이고, 지금 10권째로 <설렘이 번지는 파리지성여행>을 읽었다.

특이하게도 이 시리즈에서 파리는 두 권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번짐시리즈를 주로 쓴 '백승선'의 <설렘이 번지는 파리 감성여행>과 '김현정'의 <설렘이 번지는 파리감성여행>이다.

파리라는 도시가 그리 크지 않은 도시이기에 같은 컨셉의 책이 두 권씩으로나 나올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두 작가가 간 곳도 그리 다르지는 않다. 흔히 여행자들이 많이 가는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퐁피두 센터, 베르사이유 궁전, 노트르담 성당, 세느강, 몽마르뜨 언덕....

그러나 <설렘이 번지는 파리지성여행>을 쓴 '김현정'은 <설렘이 번지는 파리지성여행>을 쓴 '백승선'보다는 조금 더 많은 곳을 독자들에게 소개해 준다.

그리고 이 책에는 <번짐시리즈>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는 은은한 수채화의 향기가 사라졌다.

저자인 '김현정'은 자신이 '평범한 30대'라고 말하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다. 잡지기자, 방송작가, 카피라이터로 활동을 하였으니, 그가 들려주는 파리이야기는 기대가 된다.

어릴적에는 남부 바닷가 소도시의 단칸방에서 살았으니,30대에 파리를 가보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비행기를 7번 타게 되는데, 그중의 3번을 파리로 향할 정도로 파리를 좋아하고 사랑한다.

책 속에 담긴 내용들을 보면 그는 파리의 곳곳을 다니면서 그곳에서 누군가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개선문을 보면서는 레마르크의 <개선문>을 생각하게 되고, 노트르담 성당에서는 <노트르담의 꼽추>를, 오페라 가르니에에서는 <오페라의 유령>을.

그리고 몽마르트 언덕에서는 로트레크, 반 고흐, 모딜리아니를, 몽수리 공원에서는 앙리 루소를, 에펠탑에서는 샤갈을, 콩시에르주리에서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보주 광장에서는 빅토르 위고를....

이렇게 가는 곳마다 그녀가 쏟아 내놓는 이야기들은 문학, 건축, 예술 사람들의 만나게 해 주는 것이다.

특히 건축분야에서 기술자가 아닌 예술가로서 정체성을 찾게 해 준 헥토르 기마르의 이야기는 그의 건축물과 조형물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파리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도시를 여행할 때에 언제나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의 문화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한다.

볼거리는 많으나 시간은 없으니, 훌륭한 예술품을 바로 눈 앞에 두고 돌아서야 할 때의 그 마음.

대부분의 여행자는 파리에서도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된다.

설렘의 장소이지만 언제나 아쉬움이 남는 곳들인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퐁피두 센터, 오랑주리 미술관, 로댕 박물관.

루브르 박물관에는 38만점의 컬렉션이 있으나, 그 중에 1/10 인 3만 5천점이 전시되어 있지만, 그것도 하루종일 관람해도 다 볼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작품들인 것이다.

" 거칠게 말하자면 루브르에는 '이렇게 그려야 해서' 그린 그림이, 오르세에는 '이렇게 그리고 싶어서 '그린 그림이 있다. 예술의 정의도, 방법론도 달라졌다. 둘 사이에 우열을 따질 수는 없다. 그저 세월이 흘렀고 시대와 기술에 따라 모든 것이 변하듯 예술도 그랬을 뿐이다. " (p. 255)

그리고 많은 여행자들이 시간에 쫒겨 찾지 못하고 가는 카르나발레 박물관, 프티 팔레, 자크마르 앙드레 박물관, 유럽사진 미술관, 케브랑리 박물관 등이다.

파리에 관한 여행서를 읽을 때에 좀처럼 만날 수 없는 모스크를 파리에서 그녀는 만난다.

이처럼 그녀는 파리를 3번에 걸쳐서 여행하면서 그가 보고 싶었던 것들, 느끼고 싶었던 것들,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사람들을 통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같은 파리의 같은 장소를 여행한다고 하더라도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얼마나 알고 있느냐에 따라 그 모습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설렘이 번지는 파리감성여행>이 감성에세이라면 <설렘이 번지는 파리지성여행>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닌 파리의 역사, 문화, 건축, 예술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파리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

그동안 파리에 관한 여행서만도 수십 권을 읽었지만, 그 책들마다 특색이 있는 것은 역시 여행이란 여행자에 따라 그 도시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여러 모습으로 비쳐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간이 있는 독자들이라면 이 두 권의 책을 함께 읽으면, 같은 듯, 다른 파리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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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서재
장석주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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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마흔'과 '서재'로 이루어진 한 채의 '소슬한 집'이다." ( 책의 서문 중에서)

 

'마흔'이란 나이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읽까?

 

인생에 있어서의 한 고비라고 할 수 있는 나이인 '스물', '서른', '마흔', '쉰' .... 등은 그 나이마다 가지는 큰 의미가 있다. 그래서 이 나이대가 책제목으로 많이 등장한다.

'마흔'은 요즘 백세 시대라고 하기는 하나, 나이에 있어서의 정점에 해당하는 시기가 아닐까 한다. 삶의 이정표에서 절반쯤에 해당하는 나이.

그래서 마흔을 불혹(不惑), 즉 미혹이 없다고 한다. 다시 말하자면 흔들림이 없다는 뜻인데, 이 나이에 도달하면 세상의 이치를 꿰고 삶의 근본에 대한 통찰이 깊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인생의 1막은 끝나고 새로운 인생의 2막을 시작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가정적으로도 어느 정도 안정적이고, 직장에서도 중간쯤의 위치에 도달했을테니, 마흔이 되면 우리의 삶을 되돌아 보면서 재정립을 해야 할 시기가 된 것이다.

하루로 치면 오후가 시작되고, 계절로는 가을이 되는 시기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장석주는 젊은 날의 방황 속에 시립도서관에서 손에 닿는대로 책을 읽어 나가던 시절도 있었고, 스무살에는 시인으로 등단하였으며, 이십 대 후반에는 이미 출판사를 창업하여 성공가도를 걸었고, 삼십 대 초반에는 큰 집과 3천 권에 달하는 책이 있는 서재를 가지기도 했다.

 

시인, 소설가, 문학비평가, 출판기획자, 방송진행자, 대학교수, 북 칼럼니스트 등 책과 관련된 일을 일관되게 해 오던 그가 어느날 홀연히 자연을 벗삼아 살기로 하고 서울을 떠나 시골에 정착하게 된다.

지금 그곳에는 약 3만 권이 넘는 책들이 있는 서재가 있으니, 저자는 그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 현재의 나를 단속하며

내일의 나를 앞당겨 보게 하는, 책.

책이 편안한 친구이다. " ( 책 속의 글 중에서)

워낙 독서가로 잘 알려진 저자이기에 그가 '마흔의 서재'에 어떤 책들을 올려 놓았고, 그 책 속에서 어떤 이야기를 끄집어 낼 것인지 궁금했다.

역시 이 책 속에는 장르가 다양한 책들이 약 90여 권이 올려져 있다. 항상 책을 끼고 산다고 생각했던 나로서는 그 중의 몇 권 밖에 읽지를 못했으니 저자가 그 책 속의 문장들을 소개해 줄 때마다 관심있게 책 속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시인의 서재, 시인의 독서 편력기는 책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를 말해 준다.

자연과 벗삼아 사유하고 창작활동을 하는 저자의 삶이 그 누구보다도 행복하고 편안해 보인다. 그가 가진 3만 권의 장서는 한없이 부럽기만 하다.

노자, 장자를 비롯한 고전들에서 풍기는 향기는 그에게 지금의 삶을 살도록 부채질한 장본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에게 행복은 한때 잘나가는 출판사의 성공에서 누렸던 것들이 아닌 아주 사소함에서 오는 것이다. 햇빛 한 줄기, 메아리, 솔 숲의 향기, 물의 반짝임....

행복이 그에게 이런 것이라면, 그의 생활도 역시 가장 적은 것으로 이루어지는 '단순하게 살아라'이다.

 

 

" 서재는 '최적의 지적 공간'이다. 꼭 정독해야만 할 책이라면 도서관이나 남에게 빌려 읽지 말고 반드시 사라. 책을 한 권 한 권 사모아 자신만의 서재를 만들어라. " (p. 112)

 

서재를 보면 그 사람의 영혼의 품격과 깊이를 고스란히 알 수 있다고 하지 않던가.

이쯤에서 나의 서재에 있는 책들을 둘러 본다. 저자에 비하면 한없이 초라한 책들.

저자는 1년에 약 1.000 권의 책을 구입한다고 하니, 그의 삶은 책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조차 없는 것이리라.

" 책들의 대양에서 내가 읽은 책들이라고 해 봤자 티스푼 하나 정도나 될 것인가!" (p. 126)

그렇다면 나는 그 많은 책 중에서 얼마만큼의 책을 읽었을까?

티끌이라고나 할 수 있을까?

<마흔의 서재>를 읽으면서 책 속의 또다른 책 90권의 한 부분들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의 책읽기에 대해서 좀더 깊이 생각할 수 있었던 기회가 주어지기도 했다. 책과 함께 있기에 즐겁고 행복할 수 있었던 나를 되돌아 볼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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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문화를 품다 - 벽을 허무는 소통의 매개체 맥주와 함께 하는 세계 문화 견문록
무라카미 미쓰루 지음, 이현정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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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맥주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맥주에 대하여 박학다식하다.

그가 처음 맥주와 깊은 인연글 가지게 된 것은 1961년에 그가 다니는 회사의 사장을 수행하고 유럽의 유명 양조지를 방문하게 되면서부터 그의 '비어 라이제'가 시작된다.

그동안 맥주 제조, 연구, 생산 등 맥주 관련 업무를 하였으며, 지금은 맥주와 관련된 집필과 맥주 여행 기획과 방송 출연 등으로 맥주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정도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미 1984년에 <세계 맥주 기행>, 1994년에 <지구 맥주 기행>을, 이번에 출간된 <맥주, 문화를 품다>까지 합쳐서 이 책들을 맥주 3부작이라고 일컫는다.

'무라카미 미쓰무'가 꿈꾸는 것은,

" 나는 인류의 역사와 맥주의 에피소드가 씨실과 날실처럼 얽히며 마침내 장대한 '맥주 이야기'로 완성된날을 꿈꾼다." (p.8)

그런 의미에서 <맥주, 문화를 품다>는 그의 꿈의 일부를 적어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맥주의 기원에서부터, 맥주가 각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어떻게 발전하였는가를, 그리고 맥주마다 어떤 생산 공정을 통해서 만들어지는가를, 오늘날의 맥주의 생산량 등을 자세하게 이 책 속에 담아 놓고 있다.

서양의 술이라고 하면 와인을 가장 먼저 생각하고, 와인에 관한 책들은 많이 나와 있지만, 그에 비하면 맥주에 관한 책은 다소 적지 않은가 생각된다.

맥주의 기원은 기원전 3500년전에서 기원전 3000년경 메소포타미아에서 발상하였음을 슈메르인의 점토판을 통해서 알 수 있지만, 그것이 명확하지는 않은 것이다. 아마도 그 이전일 수도 있는 것이다.

수메프인의 맥주 제조법은 이미 보리를 이용한 맥주 8가지, 밀로 만든 맥주 8가지, 혼합곡물로 만든 맥주 3가지가 있었으나, 지금의 제조법과는 다르다.

함무라비 법전에는 맥주에 관한 벌률이 새겨져 있기도 하니, 그 당시에 맥주가 존재한 것은 기록으로 충분히 증명이 된다.

이집트에서도 맥주가 제조되었다. 이집트, 라틴 지식인들에게 와인은 고급술로 성직자에게 올리는 술, 맥주는 일반 서민이 마시는 술이라는 생각이 짙었기에 아무래도 와인보다는 그 위치가 낮았다고 볼 수 있다.

맥주의 씁쓸한 맛을 내는 홉은 독일의 바이에른 지방에서 처음 재배하게 되었으니, 그 이전까지의 맥주는 에일을 빚어서 양조한 것이다.

18세기 초에는 인기있는 맥주 3종류를 섞어서 마셨는데, 이 3종류의 맥주를 섞은 제품이 개발되기도 했다.

중세의 수도원하면 포도주를 떠올리게 되는데, 수도원에서도 맥주를 제조하였던 것이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게 되니 그 많은 사람들에게 와인을 주기 보다는 맥주를 주기 위한 목적에서 였다.

그래서 저자는 유럽의 많은 수도원을 돌면서 그 곳의 맥주를 연구하기도 했다

맥주하면 독일이 떠오르듯이 저자도 맥주 공부를 하기 위해서 뭔헨에 머물렀던 적이 있다. 그래서 북독일과 남독일의 맥주의 맛의 다름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 맛의 차이는 맥주의 진한 맛과 강한 맛의 균형감이 맥주의 맛을 좌우하는 것이다.

19세기 전반까지 맥주 양조기술의 모범이었던 에일, 19세기 말의 담색 맥주, 20세기의 라거 맥주.

그리고 제 2차 세계대전 직후의 미국을 선두로 한 맥주 산업의 발달, 20세기 말부터는 맥주의 후진국이었던 중국이 맥주 생산량에서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생산국이 되었다.

저자는 이런 내용의 글들을 자료 수집과 신문 기사 등을 인용하여 근거를 제시하기도 한다.

그런데, 서양의 맥주 산업 못지 않게 궁금한 것은 우리나라에서의 맥주 산업의 발달 과정인데, 책의 끝부분에는 '한국의 맥주와 생활'에 대해서 덧붙여 놓았다. 우리나라에 맥주가 처음 들어온 것은 1876년 강화도 조약이후에 일본에서 삿포로 맥주가 처음 들어 왔고, 이 맥주는 부유층이나 상류층의 술일 정도로 귀한 술이었고, 1920년대의 맥주 한 병의 값이 4~5일치 식료비와 맞먹었다고 한다.

이처럼 맥주의 발상, 맥주의 변천과정, 어떤 맥주 제조방법이 개발되고, 다른 맥주 제조방법이 개발되면서 이전의 제조방법이 쇠퇴해가는 과정, 시대마다 맥주가 누렸던 술로서의 위상 등을 살펴 본다는 것은 그 시대의 식생활이나 문화, 사회상을 살펴 볼 수 있는 것이기에 이 책을 통해서 맥주의 역사도 알고, 맥주의 발달이 가져다 준 문화도 엿 볼 수 있어서 이 책은 유익한 정보와 지식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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