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일용이 - 30년 동안 글쓰기회 선생님들이 만난 아이들 이야기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엮음 / 양철북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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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반 일용이>는 1983년에서 2011년까지 한글글쓰기 교육연구회에서 펴낸 <우리 말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회보에서 뽑은 글들이다. 말하자면 선생님들의 교단일기라고 할 수 있다.

책의 구성은 1부와 2부로 되어 있는데, 1부 '지금도 나를 가르치는 아이'는 중고등학생들의 이야기이고, 2부 '달팽이'는 초등학생들의 이야기이다.

아무래도 초등학교는 담임 선생님 위주로 수업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중고등학생들보다는 초등학생들이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기에 2부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더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이야기들이 많다.

선생님들은 1년을 주기로 새로운 학생들을 만낙 된다. 그렇기에 자신이 담임을 맡게 되는 학급의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서 학생들과의 눈높이를 맞추어 나가야 한다.

요즘에 공교육을 이야기할 때에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고 하는 말을 많이들 하는데, 그것처럼 선생님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은 없을 것이다.

간혹은 학생들이 교사가 하는 행동을 경찰에 고발하기도 하고, 과격하고 예의에 벗어나는 행동들을 하는 학생들도 있기에 우려의 말들을 많이ㅣ 하지만, 그래도 선생님과 학생은 학습 활동을 떠나서는 정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지식만을 전달해 준다면 이 책 속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처럼 아름답고, 안타깝고, 슬픈 이야기들은 책으로 만들어 질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이 책 속에 담긴 이야기들은 선생님들의 글이기에 작가들의 글처럼 뛰어난 문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선생님들의 마음으로 쓴 글들이기에 읽는내내 선생님들의 웃음과 눈물을 함께 할 수 있다.

나의 삶 속에서 교사로 지냈던 몇 년간의 사건들과 그때의 내 감정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또렷하게 되살아나기에 그 누구보다도 더 감명깊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부임한 중학교에서 만났던 까까머리 남학생들과 단발머리 여학생들은 나에게도 웃음과 눈물을 나누어 주었던 아이들이다.

기억 속에 떠오르는 일 중에, 어느해 3월 신학기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내가 살고 있던 집의 방문앞에 까만 봉지가 놓여 있었다. 궁금증에 열어 보니, 그 속에는 뿌리를 깨끗하게 다듬어서 삶은 냉이가 한 웅큼 담겨 있었다. '누가 놓고 갔을까? ' 알 수는 없었지만, 어떤 여학생이 들에서 캐어서 다듬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후에야 우리반 여학생이 가져다 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는데, 몇 달후에 그 여학생의 아버지가 농약을 먹고 자살을 한 것이다.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충격적인 사건이어서 그 아이는 힘들어 하였다. 그래서 그 학생의 어머니 허락을 받고 며칠간 우리 집에서 함께 있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그 학생이 집에 돌아가는 날에는 미장원에 가서 예쁘게 머리를 잘라서 보냈었는데, 그 아이가 갑자기 생각이 난다.

또, 어느해인가는 학급초부터 도난사건이 일어났는데, 잊을만하면 도난사건이 터지곤 했다. 의심이 가는 학생이 있기는 했지만, 돈을 훔쳤다는 증거가 없어서 넘어갈 수 밖에 없었는데, 어느날 한 학생이 하복을 맞추려고 가지고 온 돈을 도난당한 것이다. 돈을 잃어버린 학생은 울면서 부모님에게 말씀 드릴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 학생에게 교복을 맞출 수 있는 돈을 준 적이 있다. 그런데, 내가 그 학교를 그만 둔 후에 한 통의 편지와 함께 그 돈이 돌아 온 것이다. 몇 년후에 돈을 잃어버렸던 학생이 그 이야기를 엄마에게 하게 되자, 엄마가 돈을 보내 준 것이었다.

흔히, 우리네 어른들이 '내가 살아온 날들을 책으로 쓰면 책으로 몇 권이 될거야' 라든가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들면 몇 편이 될거야'라고 하시는데, 교사들이야말로 자신의 교단일기를 책으로 묶는다면 몇 권이 되고도 남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교탁 위에 빠알간 사과를 한 알 올려놓고 도망치던 학생도 생각나고, 등록금이 없어서, 수학 여행비가 없어서 눈물 짓던 학생들이 생각난다.

책 속에는 너무도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가정의 불화로 인하여, 가난으로 인하여 어린 학생들이 받는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느끼게 해 준다.

장애인 엄마를 둔 상영이가 쓴 글 중에.

"어머니는 쟁애인이시다/ 어머니는 집에서 앉았다가 누웠다가 계속 반복하신다/ (...) 나는 어머니가 왜 장애인지를 모르겠다 / 나는 어머니를 매일매일 학교 갔다 오면 도와드리겠다/ 어머니가 오래 오래 건강했으면 좋겠다 / " (상영이의 글 중에서)

'장애인'이란 단어도 그 지방의 사투리인 '쟁애인'으로 쓸 정도로 학습 능력이 부족한 아이지만, 엄마를 생각하는 그 마음은 어느 우등생 못지 않다.상영이의 글을 본 선생님은 "내가 누리는 행복이 사치스럽게 느껴졌다." 고 말하니, 이것이 바로 학생들의 삶 속에서 선생님들이 느끼는 마음이라는 것이다.

아르바이트로 소돌보는 일을 하던 기철이는 새끼 송아지가 태어난지 사흘만에 죽게 되는데, 어른들은 새끼 송아지가 죽은 것이 기철이가 새끼 송아지가 먹을 물을 청소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하자, " 다음 생에는 사람이든 동물이든 건강하게 태어나라" 는 글을 쓴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자책감을 이렇게 글로 쓴 아이의 마음이 너무도 예뻐 보인다.

또, 어떤 아이는 아빠가 어디선가 어렵게 일을 해서 급식비를 마련해 온 날, 무심결에 아버지의 낡은 신발과 옷을 보게 된다.

" 한참을 걸어가다가 아버지를 그냥 슬쩍 보았다. 아버지의 모습은 초라했다. 나는 좋은 옷에 좋은 신발을 밖에 나간다고 옷을 잘 입고 나갔는데 아버지는 허들허들한 옷에 다 떨어진 신발을 신고 걸어가고 있었다. 순간 나는 아버지께 미안했다. " (p. 106)

이처럼 철없는 아이들 같지만 아이들의 마음 속은 꽉 차 있는 것이다. 부모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기도 한 것이다.

가정적 결함때문에 (아버지는 술주정뱅이, 엄마는 도망가고) 매사에 소극적인 아이 성준이. 선생님은 그 아이가 안스러우면서도 항상 눈에 거슬린다. 그래도 이것 저것 챙겨 주기는 하지만, 성준이만 보면 마음이 불편해진다. 비가 오는 어느날, 긴 비닐을 뒤집어 쓰고 학교에 등교하는 성준이를 본 선생님은 속으로 생각한다. '아이고 쟤는 왜 저렇게 하고 와서 나를 고통스럽게 하나' 그런데, 성준이의 집에는 우산이 한 개 뿐이고, 그래서 형이 우산을 쓰고 학교에 가면 성준이는 학교를 오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도 선생님이 자신에게 베푸는 마음을 알기에 그날은 비닐을 뒤집어 쓰고 학교에 온 것이다. 선생님의 마음이 불편한 것은 성준이가 미워서가 아니라 그런 성준이가 한없이 안스럽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 책 속에 담겨진 이야기들은 학교에서 학생들과 생활을 하는 선생님들이 체험한 30년간의 이야기들을 모아 놓았으니, 그 이야기들은 다양하다. 그런데, 선생님들의 기쁨 보다는 선생님의 눈물이 큰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선생님은 한 아이, 한 아이의 가정환경을 알기에 학생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가를 파악하고 있으며, 그래서 더 가슴에 아픔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또한 선생님들은 자신의 많은 부분들을 희생하면서까지 아이들을 선도하고 돌보려고 애쓰는 모습이 그대로 글로 씌여진 것이다.

특히, 선생님들은 글을 통해서 소개하는 자신의 학생들 이야기 속에 그 학생의 글을 함께 올려 놓은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 글은 아이들의 서툰 글솜씨지만 진심이 담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쓴 글들이기에 더 감동적으로 마음 속에 다가온다.

어른들, 특히 부모들이 자녀들을 얼마나 아프게 하는지를 이 책의 표제작인 '우리반 일용이'에 통해서 잘 알 수 있다. 엄마의 재혼으로 인하여 새 아버지의 본가에는 그의 존재를 숨겨야 했던 일용이는 시설에 2년동안이나 맡겨지기도 했던 아이이다. 그러니, 일용이가 집을 좋아할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것이 자칫 일용이를 나쁜 길로 빠지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선생님에게까지 욕을 퍼붓는 호민이의 이야기. 거칠대로 거칠어서 건드리기만 해도 터져 버릴 것같은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이런 호민이의 행동은 비단 호민이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부모의 잘못된 행동이 아이들을 외롭게 만들고 분노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선생님은 이런 삐뚤어진 학생들을 설득하고 선도하기 위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들의 청소년들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선생님들을 생각하게 된다.

우리의 선생님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 그리고 힘겹게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도 용기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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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어느 멋진 일주일 크로아티아 어느 멋진 일주일
이준명 지음 / 봄엔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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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에 인터넷에서 본 두브로브니크의 풍광이 담긴 한 장의 사진.

이 책의 저자가 훗날 크로아티아를 찾게 되는 계기가 된 사진이다. 시작은 이렇게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다..

" 우리 가슴을 뜨겁게 달구어 줄 작은 단초 하나면 충분하다. " ( 책 속의 글 중에서)

이미 유럽인들에게는 '지중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크로아티아이고, 매년 천만 명이 넘는 여행자들로 북적이는 곳이 크로아티아 이다.

우리나라 여행자에게도 몇 년전부터 꼭 가보 싶은 곳으로 꼽히는 곳이기에, 크로아티아에 관한 책들도 여러 권 서점에 나와 있기에 이제는 낯설지 않은 여행지이다.

그렇지만 저자가 이곳을 여행하려고 하니, 영어로 씌여진 여행정보책자는 있지만, 한글로 된 상세한 여행 가이드 북은 아직 나와 있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여행내내 많은 불편을 겪게 되면서 한국인의 여행 패턴에 맞게 크로아티아를 일주일 (7박 8일)정도로 여행할 수 있는 가이드 북을 쓰게 된다. 여기에서 7박 8일 일정을 잡게 된 것은 우리나라 직장인의 휴가는 여름에 7일 정도를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여행자라면 크로아티아의 풍광이 취해서 한 달이고 석 달이고 머물러 있는 사람들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곳이다.

" 조약돌로 이루어진 순백의 해변, 크로아티아 푸른 바다를 점점이 수놓은 섬들, 그리고 절벽 위에 피어오른 사이프러스 나무 (....) " (p. 12)

책 속에는 7박 8일간의 일정이 담겨 있다.

DAY 1 : 자그리브 - 크로아티아의 수도이자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

DAY 2 : 플리트비체

DAY 3~4 : 스플리트

DAY 5~7 : 두브로브니크

이렇게 아름다운 크로아티아도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우스타샤에 의해 저질러진 세르비아인 학살로 인하여 1991년 유고 연방으로부터 독립을 선포했을 당시에, 세르비아가 이에 반대하여 크로아티아를 침공하는 피비린내나는 내전을 겪었다.

크로아티아에서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400년전까지만 해도 '악마의 정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람들이 출입할 수 없었던 곳인데, 저자는 그 아름다움에 반하여 '님프의 정원'이라고 고쳐 부르게 된다.

이곳은 유럽에서도 몇 안 되는 원시림이라서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곳이고,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을 전부 보려면 3일 정도가 걸린다. 그래서 저자는 이곳에서 어떤 코스로 구경을 하여야 할 것인가 코스를 자세하게 담아 놓았다.

'아드리아해의 진주'라는 두브로브니크도 진주처럼 빛나는 아름다움을 지닌 곳이다.

저자는 크로아티아를 몇 곳을 둘러 볼 수 있는 스케줄을 직접 짜서 그 도시의 지도와 함께 실어 놓았다.

무엇을 볼까, 어떻게 갈까? 어떻게 돌아 다닐까? 어디서 잘까? 어디서 먹을까? 무엇을 살까?

여행의 기본적인 요소들이 모두 담겨 있는 책이다.

이 책을 구입할 때는 크로아티아에 대한 아름다움을 이미 다른 책들을 통해서 읽었기에 또 다른 이야기와 사진들을 보기 위해서 샀는데, 생각하지도 않았던 여행 가이드 북이었다.

그래도, 언젠가는 한 번 가고 싶은 곳이기에 고이 간직해 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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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는 스마트폰게임을 만든다
유영욱 지음 / 보리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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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집 근처의 낮은 산을 올라가는데, 햇볕이 따스하게 비치는 곳에 노인네 여러 명이 앉아서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면서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나가면서 들으니 한 노인네가 스마트 폰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중의 몇 명은 이미 자신도 그 게임을 하고 있다고 하고, 몇 명은 신기한 듯이, 또는 자신은 게임과는 무관하다면서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가끔 지하철을 타면 스마트 폰 게임에 열중하는 사람들을 보곤 하지만, 나이가 지긋한 노인네들에게 까지도 이처럼 인기가 있는 것이 게임의 세계인가 하는 생각을 하였다.

나야 인터넷 초창기에 인터넷 게임을 잠깐 해보기는 했지만, 게임이란 중독성이 있어서 그 세계에 들어가게 되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하게 되는 것이라서 게임에는 관심조차 없다.

그런데 우연하게 이 책을 읽게 되면서 스마트 폰 게임에 대하여 알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 책의 저자인 '유영욱'은 현재 NHN 스마트폰게임 퍼블리싱 사업부, 사업 PM으로 각종 게임 개발 경력을 가지고 있고, 이 책의 전작으로는 <그래도 우리는 게임을 만든다/유영욱ㅣ 보리별 ㅣ2010>이 있다.

이 책에서는 스마트폰 게임 개발에 관한 모든 것을 싣고 있는데, 우선 스마트폰 게임을 만들게 된 계기와 만드는 과정, 시중에 나오게 되는 과정까지에 대해서 만화로 재미있게 꾸며 놓았다.

처음에 만화로 시작하니 흥미위주의 책으로 생각할 지 모르겠으나, 그 내용은 알짜배기라고 말할 수 있다.

스마트 폰의 성장세에 힘입어 스마트 폰 게임 시장의 규모도 급성장을 하고 있다. 스마트 폰 게임은 10만 명 이상의 동시 접속자를 확보할 수 있는데, 상위권에 앱이 랭크될 경우에 하루에 몇 천 만원에서 몇 억 원까지 수익을 올릴 수 있기에 '애플이 창조한 또 하나의 생태계'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

2012년 9월, 카카오 톡 '게임하기' 메뉴에서 서비스한 <애니팡> < 캔디팡> <아이러브 커피> < 가로세로 낱말 맞추기> <그냥 사천성> 등의 게임이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의 게임 랭킹을 싹쓸이 했는데, <애니팡>의 경우에는 2000만 다운로드, 일일 사용자 600만 명, 동시 접속자 200만 명이란 기록을 세우고 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시장환경이 바뀌어도, 어떤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여도, 어떤 디바이스가 새로 등장하여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있는 게임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스마트 폰 게임을 개발하려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 책을 쓰게 된 것이다.

대박 스마트 폰 개발자들이 말하는 개발 노하우, 왜 스마트 폰 게임을 만들게 되었으며, 어떻게 성장시켜 왔는가 를 말해준다.

사용자의 편의성까지 고려한 좋은 디자인, 좋은 게임을 위해 필요없는 기능까지 체크하는 세심함 등, 사전에 철저한 조사와 준비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스마트 폰 게임 - 개발 프로세스'에서는 스마트 폰 게임 개발이 온라인 게임 개발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를, 그리고 게임 개발에 있어서 각 단계에서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 것인가도 설명해 준다.

특히,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대부분이 스마트 폰 게임 개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기에 스마트 폰 게임 개발자들의 창업 이야기를 뒷 부분에 싣고 있다.

물론, 게임 개발과 관련이 없는 독자들이라고 해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스마트폰 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을 넓혀 갈 수 있는 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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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독서 - 욕망에 솔직해지는 고전읽기
이현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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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읽었던 고전들을 꺼내 읽어야 할 것같은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이 책을 통해서 고전의 향기를 느껴 봐야 할 것 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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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이선희 옮김 / 예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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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일어났던 왕따 중학생 자살 사건이 머리를 스쳐간다. 가족이 없는 시간에 친구집에서 자행되었던 끔찍한 폭행, 물고문에 전선으로 손발을 묶는 행동, 글로브를 비롯한 운동기구를 이용한 폭행, 게임 아이템을 높이라고 잠도 못자고 게임을 하도록 하는 등, 도저히 학생으로는 생각할 수도 없는 행동을 했다. 조금이라도 자신들의 말을 안 들으면 협박성 문자 메시지를 날렸다. 견디다 못한 14살 중학생은 몇 장의 유서에 가해자의 실명과 함께 자신이 지금까지 당한 피해 상황을 써 놓고 아파트에서 투신하여 자살했다. 그이후에도 이런 왕따 학생 자살 사건은 꼬리를 물고 일어났지만, 그 근본 해결 방안은 없다.

<십자가>는 일본판 왕따 중학생 자살사건인데, 우리나라의 현실과 그리 다르지 않다.

중학교 2학년인 후지슌도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다가 자신의 집 감나무에 목을 매달아 자살을 한다.

그의 유서에는,

" 나는 모든 사람들의 제물이 되었습니다' (p. 11)라고 쓰여 있고, 이어서 4명의 실명이 담겨 있다.

" 사나다 유, 나의 절친이 되어주어서 고마워. 유 짱이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기도할게."

" 미시마 다케히로, 네모토 신야. 영원히 용서 못 해. 끝까지 저주할 거야. 지옥으로 가라!"
"나카가와 사유리, 귀찮게 해서 미안해. 생일 축하해. 행복하기를 바랄게." (p.12)

이렇게 자신의 가장 소중한 친구, 자신을 가장 괴롭혔던 녀석, 짝사랑한 여학생의 이름이 쓰여져 있다.

미시마와 네모토는 학기초부터 후지슌을 괴롭힌 소문난 불량 학생인데, 그들은 반 친구 중에서 후지슌을

괴롭힐 학생을 물색해서 대신 괴롭히도록 했는데, 그가 사카이이다. 사카이는 미시마와 네모토보다도 더 그를 괴롭혔건만, 그의 이름은 유서에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유서 속의 두 학생은 절친이라고 후지숀이 말했던 사나다 유인데, 그는 자신이 왜 후지숀의 절친이 되었는가를 알지 못한다.

후지슌을 괴롭혔던 녀석들은 3명이었지만 그외에도 2학년 3반의 학생들 중에는 재미삼아, 아니면 미시마와 네모토가 '너도 한 번 해봐'라는 지시에 따라 그를 괴롭히기도 했다. 그러나, 사나다 유는 아이들이 그를 괴롭히는 것을 다른 아이들처럼 그냥 지켜 보았을 뿐인데, 절친이라니...

그리고 짝사랑 여학생 사유리는 후지숀이 죽던 날이 그녀의 생일이었는데, 후지숀이 생일 선물을 전달하고 싶다는 것을 냉정하게 거절을 했다. 그런데도 후지숀은 택배로 선물을 보냈고, 그 선물을 포장하던 편의점에서 자살할 때에 사용했던 테이프를 구입했던 것이다.

그러니, 유서 속에 자신들의 이름이 써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무거운 짐을 떠안은 일방적인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이 책 속의 이야기는 후지숀의 죽음 이후에 20년간에 걸쳐서 사나다 유와 사유리가 얼마나 무거운 십자가를 짊어지고 살아가야 했는가를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사나다 유에게는 유서 속의 절친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무겁게 그를 짓눌렸는지를,

사유리에게는 자신의 생일날이 즐거운 날이 아닌 후지숀의 죽음을 기억할 수 밖에 없는 날이었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후지숀의 장례식장에서 그의 아버지는 사나다 유에게 "절친이었는데 아무 것도 해주지 못했네"

" 말 그대로 눈을 뻔히 뜨고 죽게 내버려뒀군" " (...) 내 말이 틀렸어? 너는 친구를 죽게 내버려 둔거야"

후지슌의 동생까지도 "절친인데... 왜 배신했어?"

흔히 이런 이야기들이 자살한 왕따 소년에 초점을 맞추는데 비해, 이 소설은 그의 죽음 후에 남아 있어야 했던 가족,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리기에 좀 다른 의미로 해석해 나가야 한다.

후지숀의 죽음이 가져다 준 것이 무엇인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사람을 비난하는 말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나이프의 말과 십자가의 말.

나이프의 말은 가슴에 박히게 된다. 그래서 나이프의 말에서 가장 아플 때는 찔리는 순간이다. 그 순간이 지나면 상처가 아물듯이 아픔은 사라진다.

그러나 십자가의 말은 평생 등에 져야 하는 말이다. 그 말을 등에 짊어지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후지슌의 자살은 가족들에게도, 절친인 사나다 유에게도, 짝사랑인 사유리에게도 십자가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나날의 시작이 된다.
후지숀의 부모는 아들의 죽음이후에 시간이 멈추어 버린다. 아들과의 추억을 생각하고, 기일을 챙기고, 자식의 최후가 된 감나무를 바라보면서 눈물과 탄식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14살 피어 보지도 못하고 저 세상으로 간 아들의 죽음이 왜 안타깝지 않겠는가, 왜 애통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의 부모의 언행은 후지숀에 의해서 숨도 못 쉬고 살아가는 사유리와 사나다유에게는 너무도 가혹하게 다가오는 고통인 것이다. 10대와 20대를 온통 후지숀의 죽음때문에 고통스러운 십자가를 짊어진 듯이 살아가야 했던 것이다.

" 사람의 기억은 강물처럼 흐르는 것이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나의 사건이나 한 사람에 얽힌 추억이 강물에 떠내려가듯 조금씩 멀어지고 잊힌다면 이야기는 간단하다. 하지만 실제로 추억은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간다. 충분히 멀어졌다고 여겼던 추억이 갑자기 등골이 오싹할 만큼 생생하게 다가오고, 손에 들고 있던 것이 파도에 씻기듯 한꺼번에 먼 곳으로 떠나기도 한다. 바다는 잔잔할 때도 있고 거칠어질 때도 있다. 밀물일 때도 있고 썰물일 때도 있다. 그것을 반복하면서 추억은 조금씩 바다로 떠내려가서 수평선 너머로 사라진다. 그때 우리는 겨우 하나의추억을 잊어버릴 수 있지 않았을까? " (p.p. 284~285)

사나다 유와 사유리가 중학교 도서실에서 찾아 낸 후지슌의 흔적. < 세계의 여행-유럽>편에 꽂혀 있던 후지숀이 남긴 쪽지는 오랜 시간이 흘러간 후에 그의 부모와 그들이 십자가를 내려 놓을 수 있게 만들어 준다.

후지슌이 가장 마지막에 가보고 싶었던 스톡홀름의 '숲의 묘지'의 하얀 십자가, 사방이 온통 잔디가 깔린 언덕이 보이고, 그 언덕 위에는 하얀 십자가가 솟아 있는 그곳.

그동안 20년간에 걸쳐서도 풀리지 않았던 후지숀이 유서에 쓴 절친이라는 의미를 사나다 유는 자신의 아들을 통해서 깨닫게 된다.

왕따 자살 사건으로 시작하는 <십자가>를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왕따를 당하는 아이의 곁에는 누군가가 있다.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에게 행해지는 행동들이 정의롭지 못한 일임을 그를 둘러싼 아이들은 분명히 자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용기가 없다. 그들은 그런 행동을 하는 불량 학생들에게 맞설 자신이 없다. 그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도 보복이 두렵다. 그래서 남들도 가만히 보고 있는데, 구태여 내가 왜 그 일에 끼어 들어야 할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만약에 우리 주변에 그런 학생이 있다면 우리는 용기를 내야 한다. 모두 함께 힘을 합한다면 아무리 무차별적인 폭력이라도 그것으로부터 친구를 구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리고 왕따 학생의 부모들에게도 잘못은 있다. 자식의 행동을 항상 눈여겨 보고, 그런 일을 사전에 예방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작가인 '시게마츠 기요시'가 텔레비전에서 왕따로 괴롭힘을 당하다가 자살한 학생의 아버지가 인터뷰를 하는 것을 본 후에 2주 만에 쓴 소설이라고 한다. 그만큼 진한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왕따 학생들에 대한 생각, 왕따로 인해서 자살을 하게 된 학생들의 남겨진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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