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레미제라블 세트 / 빅또르 위고 ㅣ 펭귄클래식 코리아 ㅣ 2010

영화 <레 미제라블>이 개봉되면서 요즘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다. 어릴적에 간추린 레미제라블을 읽었기에 이 책에 관심이 간다. 우리들에겐 장 발장으로 더 잘 알려진 이야기이지만 정작 원작으로는 읽지를 못했으니, 기회가 되는대로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2. 독일인의 사랑/ 막스 뮐러 / 더클래식 ㅣ2012

 

<독일인의 사랑>은 막스 뮐러가 남긴 단 한 편의 소설이다. 나는 이 책을 지금까지 여러 번 읽었다. 내용은 그 어떤 책보다 감동적으로 다가오지만, 책의 두께가 얇은지라, 생각날 때마다 꺼내서 읽는 책이다. 그냥 앉은 자리에서 다 읽고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책이다.

그래서 우리집에는 <독일인의 사랑>이 몇 십년전에 출간된 책부터 근래에 새로운 번역으로 출간된 책까지 몇 권의 책이 있다.

이 책은 소설책이지만, 시적인 문장들이 많이 담겨 있기에 시집을 읽는 듯한 생각으로 읽기도 하고, 사랑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순수함에 대해서 읽을 때마다 생각하게 된다.

나는 마지막 회상이 가장 가슴아프게 다가오면서도 가장 아름답게 느껴진다.

 

3. 닥터 지바고 /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ㅣ 열린책들 ㅣ2009

 

      오마 샤리프가 주연했던 영화 <닥터 지바고>를 중학교 때 보았다.

 지바고가 로라와 헤어져서 어느 곳엔가 갔을 때에 아침에 일어나니 유리창이 얼어 붙어서 밖이 보이지 않고, 창밖에는 눈이 엄청 많이 쌓여 있는 풍경. 그 집에서 언 손으로 펜을 잡고 글을 쓰던 지바고의 모습. 이 영화 역시 중학생인 내가 보기에는 배경지식이 너무 부족했다. 그후에 책으로 <닥터 지바고>를 읽으면서 그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에 푹 빠졌던 기억이 난다.

나는 아직도 이 영화의 책 부분을 기억한다. 꽤 두꺼웠던 이 책을 검색해 보니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빼곡히 써있던 작은 글씨들의 오래전 어떤 출판사의 책표지가 생각나는데, 지금 다시 읽자니 너무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꼭 이 책을 다시 읽고 싶다. 내가 전에 놓쳤던 문장과 사건들을 지금의 나는 분명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리라 생각되기에

 

4.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마거릿 미첼 ㅣ 열린책들 ㅣ 2010

이 책 역시 영화와 책으로 만났던 소설이다.

영화를 보고는 클라크 게이블과 비비안 리에 매료되었었고, 책을 통해서는 남북전쟁의 이야기에 푹 빠졌던 책이다.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회자되곤 한다.

스칼렛 : 타라! 고향! 난 고향으로 갈거야 !

그 이를 찾을 방법을 생각해 볼거야.

결국...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뜰테니까!

After all, tomorrow is another day!

 

이 책도 세계문학전집으로 읽었는데, 이 책을 읽기 위해서 우리집 딸들은 번호를 정해놓고, 자신의 순번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읽었다.

추운 겨울날 이불 속에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다시 읽어야겠다. 

 

 

6. 데미안 / 헤르만 헤세 ㅣ 문학동네 ㅣ2013

 

 얼마전에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었다. 청소년기에 그들의 이야기인 <호밀밭의 파수꾼>, <회색노트>등은 한 번쯤 꼭 읽어보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거기에 <데미안>까지.

성장과정에서 아프고 힘들고 외롭지 않은 사람들이 없었기에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는 책일 것이다. 그러나 <수레바퀴 아래서>는 마지막 장을 덮는 손길이 떨릴 정도로 가슴이 아려오는 소설이다. 그렇다면 <데미안>은 어떤 작품일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 책 역시 너무 오래전에 읽었기에 다시 한 번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이 성장기 청소년의 이야기임에도 긴 세월동안 고전의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이유를 찾아 보는 것도 이 책을 읽으려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7. 전원 교향악 / 앙드레 지드 ㅣ 펭귄클래식코리아 ㅣ2009

        

    나는 앙드레 지드의 작품 중에 <전원 교향악>을 가장 좋아한다. 눈 먼 소녀를 돌보던 목사의 두 얼굴을 보는 것같아서 가슴이 멍멍했던 기억이 난다.

인간의 참 모습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던 소설이지만, 내용이 아름답고도 슬펐었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에 대한 진실이 깨진다면 그 충격은 얼마나 클까 ?

이 책을 읽으면서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을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좁은문>까지 읽으면 더 좋겠다.

 

 

 

 

 

 

 

 

위의 도서들을 <나만의 욕망 리스트에 담겨 된 것은 이번에 출간된 <아주 사적인 독서>에 담긴 7권의 고전을 보고, 예전에 읽었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책들 그리고 감명깊게 읽어서 지금까지 소설 속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그런 작품을 담아 본 것이다.

*  아주 사적인 독서 / 이현우 ㅣ 웅진지식하우스 ㅣ 2013

이 책 속에는 고전 7권이 담겨 있다. <마담 보바리> <주홍글자> <채털리부인의 연인><햄릿> <돈키호테> <파우스트 ><석상손님>

세기를 넘어서 공존하는 고전. 그런데, 이 책들 중에 지금까지 미처 읽지 못한 책들도 있고, 학창시절에 읽었던 책들도 있다.

나의 고전읽기는 거의 대부분 고등학교에서 대학교에 걸쳐서 읽었다. 지금은 좀 쉽게 읽히는 책들을 읽는 편이지만, 그당시만 해도 이런 고전들은 청춘들의 필독도서라는 개념이 있었기에 고전을 즐겨 읽곤 했다.

그런데, 그때는 내가 고전을 읽기에는 배경지식이 너무 부족했었다. 많은 책들을 접한 후에 읽었다면 좀더 이해하기 쉬웠을텐데,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때는 고전을 줄거리 위주로 읽었던 것이다. 아니면 고전을 바탕으로 한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아서 읽기도 했고.

그래서 <아주 사적인 독서>는 나의 고전 읽기에 새로운 전환점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이 책 속에 담긴 7권의 책을 그리고, 오래전에 읽었으나 올바른 독서가 되지 못했던 고전들을 다시 찾아 읽는 기회가 되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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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 - 그러나 다시 기적처럼 오는 것
정애리 지음 / 포북(for book)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겉모습과 속마음이 다르다는 것을 연기자 정애리를 보면 느끼게 된다. 1980년대, 주말 연속극 <사랑과 진실>에서의 그녀의 모습이 아직도 희미하게 떠오른다. 당당하고 똑부러지는 인물을 잘 소화해 낸 작품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후에도 드라마 속의 정애리는 차갑고 쌀쌀맞은 그런 역할을 많이 했었다. 또박또박 쏟아내는 당찬 대사에서도 그녀는 푸근한 이미지보다는 차가운 이미지에 어울리는 연기자라는 생각을 하곤했다.

그런데, 어느 해인가 '밥퍼 목사' 김일도의 책이었는지, TV 출연 당시 이야기내용이었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김일도 목사의 말을 통해서 정애리의 사회 봉사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후에도 방송을 통해서 아프리카 어린이들과 환한 미소를 짓는 모습을 여러 번 접할 기회도 있었기에, 연기자로서의 그녀의 모습과 달리,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임을 알게 되었다.

이번에 그녀는 <축복>이라는 책을 펴냈다. 그동안 바쁜 스케줄 중에도 틈틈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그것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시처럼 운율이 담긴 글도 있고, 어떤 날의 단상을 담은 글도 있고, 자신의 성장기의 이야기나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글도 있고, 자신과 인연을 맺은 소외된 아이들과의 이야기도 있다.

아주 소소하고 사소한 단상들을 담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녀의 글을 읽게 되면 어느새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책 속에 담긴 사진들은 감상적인 마음에 촉촉한 비를 내리기도 한다.

비 !

아마도 그녀는 비를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떨어진 낙엽 몇 장에 비가 스며든 사진도, 우산을 쓰고 있는 사진도, 자동차 보닛에 촉촉히 내린 빗방울의 모습도 그녀에게는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기에 한 컷의 사진으로 남겨지게 된다.

" 비가 내립니다. 그치지 않는 비는 없습니다 / 바람이 붑니다/ 멈추지 않는 바람은 없습니다/ 꽃이 피어 있습니다/ 지지 않는 꽃도 없습니다/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친구도 젊음도 / 심지어 내가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던 / 고통의 시간들조차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 다만 바람이 있다면 / 매 순간 열정을 다해 살다가 / 나의 시간이 다하는 어느날/ 내가 애써 온 모든 날들이 / 참 귀하고 값진 것이었다고 / 따뜻하게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 역할을 다하고/ 온몸 가득 꽃을 안고 있는 / 낡은 배 하나가 오늘 제게 던져준 묵상입니다 (...)" (p.p. 164~165)

정애리의 나눔과 사회봉사는 어린 아이들이 살고 있는 '성로원'봉사로부터 시작되었는데, 약 25년이란 긴 세월을 소외된 아이들과 함께 한 것이다.

이후에는 해외봉사활동으로 아프리카를 찾게 되는데, 그곳에 있는 모두는 그녀의 마음에는 아픔으로 다다왔다.

찢어진 옷에 신발이 없는 아이, 어린 나이에 곰 발바닥같은 맨발로 돌아 다니는 아이, 배를 곯는 아이, 질병과 싸우는 아이....

그녀에게 연기자로서의 삶이 숙명이었듯이, 이런 아이들을 돌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숙명이었던 것이리라.

그래도 그녀는 말한다. 자신이 그 아이들과 인연을 맺고, 자신의 아이들로 받아들인 것은 오히려 자신이 행복을 선물받은 것이라고.

" 생각해 보면 삶의 마디를지나고 견뎌낼 때마다 / 스스로 성장했음을 느낍니다 / 아프면서 다른 시야가 열리기도 하고 / 이미 경험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심이 생기며/ 바로 내 눈앞의 일들이 아닌 큰 그림을 보게 됩니다 / 그렇게 한 걸음씩, 대나무 담처럼 / 아름다워지고 있었던 거지요 / 그 작은 순간들, 마디와 마디들이 모여서 / 내 인생의 대나무 담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지요. " (p. 194)

이 책은 정애리가 자신의 삶을 조용히 털어놓는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자, 독자들에게 살며시 건네주는 희망편지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 책의 수익금 전액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쓰겠다고 하니, 이 한 권의 책은 잔잔한 감동과 함께 나눔의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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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뺄셈 -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생각들
무무 지음, 오수현 옮김 / 예담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흔히,, 동양화를 말할 때에 '여백의 미'를 이야기한다. 꽉 채우지 않았기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그것은 우리의 삶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다.

그래서 '버릴 줄 알아야 소중한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하고, '비워야 채울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비웠다면 꼭 채우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비워진 상태가 더 행복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요즘 들어서 자주 해 본다.

<오늘, 뺄셈>에는 뺄셈의 철학을 적용할 수 있는 에피소드 47편이 담겨 있다. 47편의 이야기는 다른 책들을 통해서 읽었던 내용들도 몇 편이 다.

일본에서 드라마 <휠체어로 나는 하늘을 난다>로 제작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얼마전에 읽었지만, 또 다시 읽어도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하루 하루를 무의미하게 살던 청년은 불량배가 된다. 어느날, 불량배 끼리의 싸움에서 두 다리를 잃게 된다. 엄마의 도움으로 재활 치료를 받던 중에 엄마가 과로로 쓰러지게 되고, 엄마는 어디론가 사라진다. 엄마에게도 아들은 버림을 받았다. 아무런 희망도 없는 청년은 죽기로 결심하고 자살을 하러 가게 되는데, 도중에 그의 휠체어를 밀어 주는 사람들을 여러 명 만나게 된다. 삶을 포기하려던 그는 그들의 도움에 감동을 받고 새 삶을 살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힘들다고 좌절하는 순간에 그의 손을 잡아 주던 사람은 의외로 많았던 것이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괴물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우리가 등에 짊어진 그 괴물의 이름은 '보여주고 말겠어'이다.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나는 이만큼의 능력을 가지고 있어'라고 보여주기 위해서 등에 그 괴물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홀가분하게 내려 놓으면 좋으련만 꽉 붙잡아 매달고 다닌다. 우리의 삶 속에서 뺄셈을 하지 않는다면 결코 떨쳐 버릴 수 없는 괴물을 무겁게 짊어지고 끙끙거리는 우리들.

" 삶은 마치 수학과 같아서 덧셈을 배울 때 뺄셈까지 함께 배워야 하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덧셈만을 반복하려 들 뿐 뺄셈을 활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뺄셈은 우리에게 마음의 눈과 귀를 열어주므로, 스스로를 보다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준다." (p. 32)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한가로이 붉게 물든 저녁 노을 조차 볼 수 없는 현대인들. 어느 부부의 이야기가 이런 삶의 이야기이다. 어느날 아내는 남편에게 '어서 와봐요! 하늘이 정말 예뻐요. 이런 구름은 평생에 한 번 보기 힘들걸요?'

휴일이지만 바빴던 남편은 '팔자 좋은 소리하고 있네'하고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얼마 후, 아내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내 없는 삶 속에서 우연히 보게 된 저녁 노을. 아내 생각이 날 수 밖에. 그때에서야 남편은 아내가 함께 보기를 원하던 그 하늘을 홀로 쳐다 보게 된 것이다. 이렇게 무심한 남편이었건만, 아내는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남편을 위해서 나누어 썼던 것이다. 남편이 혹시라도 아내가 없는 불편한 날들을 보내지 않게 하기 위해서 작은 노트에 남편이 꼭 알아야 할 전화번호를 빼곡히 작성해 놓았다. 아내는 자신에게 남은 얼마 안 되는 시간들을 남편에게 나누어 주었던 것이다. 그러니, 삶 속에서는 뺄셈 뿐만아니라, 나눗셈도 하여야 하는 것이.

뺄셈을 하면 그것은 오히려 나에게 덧셈으로 되돌아 오기도 한다. 우리의 삶 속에서 누군가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나눗셈을 하는 것은 어떻겠는가?

" 우리의 삶이란, 본래 '새는 양동이'와 크게 다를 바가 없거든, 아무리 많은 것을 담아서 지키려고 한들, 어딘가는 새는 구석이 있기 마련이야. 그 이치를 받아들이면, 전에는 몰랐던 귀중한 가치들이 새롭게 보여. 반면에 모든 걸 장악하고 지켜내려 집착할수록 고통과 불행은 더 가까워질 뿐이야. " (p. 80)

'파바로티의 두 개의 의자' 편에서는 좋은 선택이란 미련을 과감히 버리는 것이라는 교훈을 준다. 냉철하게 분석하고, 지혜롭게 선택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우선되어야 할 것이 과감한 포기임을 말해준다.

이 책 속에는 이처럼 사랑의 이야기, 미움의 이야기, 원망의 이야기, 배려의 이야기 등이 다양하게 실려 있다. 저자는 그런 이야기를 통해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삶 속에서 뺄셈을 실천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여 준다.

아니, 뺄셈과 함께 나눗셈도 해야 함을 일깨워 준다.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내자신이 부끄러워진다. 그동안 나는 삶 속에서 얼마나 뺄셈을 잘 했는가를 생각하면 작아지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된다.

많은 것을 움켜쥐고 살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 보다 적게 가진사람들이 있으니, 나는 그들이 보기에는 너무도 많은 것을 가졌으리라.

내려놓자. 버리자, 비우자. 그것이 바로 오늘 우리가 뺄셈을 할 때에 가져야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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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프레임 - 마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택광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까지 '자음과모음'의 책들은 소설을 주로 읽었다. 근래에 읽었던 작품으로는 <조드/ 김형수>, <내 사랑은 눈꽃처럼 핀다 / 추산산>,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모임/ 백영옥>, <시간을 파는 상점/김선영>등인데, 성장소설에서부터 칭기즈칸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읽었는데, 모든 작품들이 나름대로의 진한 감동을 주는 소설들이었다.

그밖에 경제,비즈니스 분야의 책인 <원클릭>도 아마존 닷컴의 창립자 제프 베조스의 4가지 비밀이라는 부제를 달고 아마존의 역사와 기업 정신 등을 살펴 볼 수 있는 좋은 책들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뜻하지 않게 '자음과모음'에서 나온 인문서적을 읽게 되었다. <마녀 프레임>이란 제목부터가 이 책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 책이다.

마녀라고 하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잔다르크'이다. 백년전쟁 당시에 프랑스를 위기에서 구한 영웅적인 소녀이지만, 마녀라는 누명을 쓰고 활활 타오르는 불 속에서 화형당하지 않았던가.

성장기에 잔다르크 위인전을 읽으면서 머리를 갸우뚱거렸지만, '그땐 그랬었구나!'하는 생각 밖에는 할 수 없었다. 서양의 화가들의 작품 속에서 마녀사냥을 주제로 미술작품을 접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 역시 시대적인 상황쯤으로 생각하고 넘어갔던 경우도 있다. 요즘는 인터넷에 떠오르는 동영상이나 논객들의 글이 한순간에 많은 사람들의 지탄을 받으면서 '파염치한 인간'으로 전락해 버리는 경우에 '마녀사냥'이란 말을 쓰곤한다.

나에게 있어서 '마녀'란 이 정도의 상식 밖에는 없기에 <마녀 프레임>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꽤 흥미로운 책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인문서적들이 그러하듯, 책은 166 페이지 정도 밖에 안 되니, 앉은 자리에서 금방 읽어 내려갈 듯하나, 생각처럼 그리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또한 마녀에 대한 전설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준다면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지만, 저자는 그런 이야기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마녀를 만들어 내는 원리에 대한 이야기, 마녀 사냥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하면서 마녀가 무엇때문에 만들어 졌는가를, 그리고 어떻게 만들어 졌는가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마녀사냥과 인쇄술, 근대과학과 마녀, 마녀 프레임의 유령을 다루고 있다.

우리는 흔히 마녀사냥을 중세의 기독교에 반하는 사람들에게 처해졌던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저자는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시기에 일어난 중대한 변화를 담은 사건으로 마녀사냥을 규정짓는다. 도미니크회에서는 마녀를 악마화시켰고, <마녀의 해머>라는 책에서는 마녀를 규정하고 구체적인 마녀사냥의 방법론을 기술하여 마녀 식별법을 담아 놓았던 책인데, 이 책은 인쇄술의 발달로 대량제작되어 배포되기 까지 하니, 마녀 사냥의 광풍이 몰아치게 하기도 한다.

또한, 마녀와 근대의학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데, 마녀들이란 능력(의학지식)을 가진 특별한 여셩들을 지칭했기에 그 이유를 찾아보면 서로의 관련 여부를 알 수 있게 된다.

중세에는 알 수 없는 질병들이 많이 발견되었는데, 설명하기 힘든 질병의 경우에는 악마의 소행이라고 치부해 버리고, 마녀는 '질병의 근원'이라 생각하도록 만들었다.그렇지만 근대 의학이 발전하면서 마녀사냥을 둘러싼 미스터리는 많이 해소되었다.

그런데도 1500년대에서 1700넌대에 걸쳐서 수십 만 명의 여성이 마녀라는 미신적 주술에 걸려 살해 당하게 된다. 그런 일들은 1782년에 이르러서는 '왜 마녀를 처형할 수 밖에 없는가'를 논리적으로 진술해야만 합법적으로 처형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 바탕에는 계몽주의 사상가들의 역할이 작용하게 된다.

볼테르와 같은 계몽주의 지식인은 마녀사냥이란 무지몽매하고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말하게 되었으며, 이후 민주주의와 사법체계의 확립은 마녀에 대한 처형을 함부로 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고 마녀사냥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 무슬림에 대한 탄압, 한국에서의 빨갱이 사냥, 인터넷 마녀사냥 등은 현대에 일어났거나, 지금도 자행되는 마녀사냥의 일례가 된다.

<마녀 프레임>은 책의 두께는 얇지만, 그 깊이는 꽤 깊다는 생각이 든다. 차근차근 읽어 내려가면 알지 못할 내용은 없건만, 그동안 독자들이 '마녀 프레임'이 도대체 무엇인가도 몰랐기에 접근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 내용인 것이다.

" 마녀는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논리적으로 발명된다. 어떤 기이한 사건이 일어나면 어느 누군가가 주범자로 지목돼 단두대에 오른다. 사건의 진위는 중요하지 않다. 단지 사건의 출현이 핵심이다. 마녀라고 규정하는 정확한 방식도 없다. 그저 이런 상황을 만들어낸 법칙이 있을 뿐이다. 그 법칙이 바로 마녀 프레임이다. " ( 책 속의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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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자의 꿈, 실크로드 - 봉인된 과거와 열린 미래로의 황홀한 시간 여행
문윤정 글.사진 / 바움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실크로드(Silk Road) !!

지금도 이렇게 힘든 여정인데, 이 길이 처음 열리던 전한(前漢)시대에는 얼마나 힘든 길이었을까?

중국 장안에서 타클라마칸 사막을 지나 파미르고원, 중앙아시아 초원, 이란고원, 터키의 이스탄불을 지나서 로마에 이르던 길을 실크로드라 말하는데, 이 길은 교역로였다. 중국의 비단이 이 길을 통해서 서역으로 들어갔기에 이렇게 불리지만, 비단 이외에도 각종 무역품들이 왕래를 하던 길이다.

중국에서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고급스러운 옷감인 비단의 생산과정을 함구했기에 로마인들은 비단에 더 매료되었을 지도 모른다. 칠기, 도자기, 화약기술, 제지술 등이 중국에서 서방으로, 기린, 사지와 같은 동물에서부터 호두, 후추, 유리만드는 기술이 서방에서 중국으로 들어 갔던 길이다.

이 길을 걷다 보면 많은 문화를 만나게 된다.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교, 헬레니즘 문화, 간다라 문화, 이슬람문화, 불교문화를 만날 수 있고, 알렉산드로스, 칭기즈칸, 쿠빌라이 칸, 마르코 폴로, 혜초, 현장, 고선지, 향비,진시황제, 양귀비 등도 만날 수 있다.

이 책을 쓴 '문윤정'은 이 길을 따라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한다. 장안에서 출발하는 것은 아니고, 파키스탄의 라호르에서 여행을 시작한다. 그러니, 실크로드의 일부 구간은 건너 뛰었다고 볼 수 있다.

파키스탄의 라호르, 이슬라마바드, 탁실라, 카라코람 하이웨이, 길기트, 훈자마을, 소스트.

여기에서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가서 탁스쿠르칸, 카슈가르, 우루무치, 타클라마칸 사막, 투르칸, 둔황, 란주, 천수, 시안까지 긴 여행을 한다.

지명만 들어도 여행길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으리라 생각되는데, 여행자는 가는 곳마다 그곳의 역사, 문화, 인물, 전설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타지마할을 건축한 샤자한의 아버지인 살림왕자(자한기르 황제)와 아나르칼리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는 몇 번을 들어도 애닳기만 하다.

첫 여행지인 라호르에서 박물관에 전시된 <단식하는 붓다>를 보면서 간다라 불상의 특징을 설명해 준다.

간다라 미술은 박트리아인들이 불교 신앙과 인도 문화와 접촉하면서 자신들의 그리스 문화를 가미하여 만들어낸 것인데, <단식하는 붓다>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불상과는 사뭇 다르다.

아폴론의 얼굴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토가의 주름을 그대로 드러낸 의상과 어깨까지 물결치며 내려오는 머리카락, 캬름한 두 눈은 낯설기만 하다.

실크로드가 지나가는 길에 있는 파키스탄의 몇 몇 도시는 탈레반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길이기에 발길을 들여 놓을 수도 없이 다음을 기약해야만 한다.

훈자마을은 소설 속에서, 또는 여행기에서 자주 등장하는 곳이기에 살구꽃이 아름답게 피는 마을이라는 것 정도는 잘 알려져 있지만, 얼마나 아름다운 마을인지 '배낭여행자의 블랙홀'이라고 한단다.

" 훈자는 배낭여행자의 블랙홀이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든 곳이다. 굳이 아름다운 풍광도, 푸근한 사람들의 인심을 손꼽지 않더라도 빠르지도 급하지도 않게 느리게 흐르는 이곳의 시간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다. " (p. 129)

" 시간은 우리의 기억을 점점 더 두껍게 덮어 버리는 눈과 같다고 했던가. 추억과 기억 위로 한겹씩 차곡차곡 내려 쌓이는 눈, 혹은 추억과 기억을 한꺼풀씩 지워 나가는 눈은 어딘지 시간과 닿아 있다." (p. 177)

카슈가르에서는 푸른 대문과 푸른 늑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위구르인들은 푸른 대문을 통해 그들의 수호신인 푸른 늑대가 그들을 지켜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우루무치는 위루르어로 '아름다운 목장'이란 뜻인데, 바로 유목민족의 터전이자 칭기즈칸 제국의 중심무대였던 곳이다. 남으로는 인더스강 유역에서 서쪽 카스피해를 넘어 남 러시아에 이르는 중앙아시아 전역을 차지했던 몽골인들. 작년 이맘때 읽었던 '김형수'의 <조드>의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쳐간다.

저자는 여기쯤에서 유르트에서 하룻밤을 지내본다.

돈황은 석굴로 잘 알려진 곳인데, 수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석굴이 292개, 108개의 비천상이 그려져 있으니, '비천의 고향'이라 말할 만하다.

실크로드의 종착지라 할 수 있는 시안에서는 중국 대륙을 최초로 통일했던 진시황제를 만날 수 있다. 무슨 욕망이 그리도 컸을까?

여행은 언제나 그렇듯 아는 것이 많으면 보이는 것도 많을 수 밖에 없고, 보이는 것이 많으면 느끼는 것도 많은 것이다.

실크로드 길 위에서 만나는 저자는 역사를 비롯하여, 가는 곳마다의 문화에 대해서도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내용이 꽉 찬 알짜배기 실크로드 기행문이다.

실크로드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길인 듯하지만, 결국에는 미래를 향하여 나아가고 있는 길이기에, 이 길을 걷는 여행자는 " 봉인된 과거와 열린 미래로의 황홀한 시간여행 !" ( 책 속의 글 중에서)를 하는 것이다.

언젠가 실크로드를 걸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기에도 벅찬 곳이기에, 마음 속에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 곳'에 담아 두지는 못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그 길 위에 서 있었던 저자의 글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독서여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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