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중구산책 - 중구에서 찾은 매력 만점 산책 코스 16 동네 한 바퀴 시리즈 5
박성애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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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중구산책>의 책장을 넘기노라니, 정말로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 이곳은 예전에 내가 놀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놀던 곳'이라는 어감이 좀 그런가? 말 그대로 내가 친구들과 함께 떠들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책을 사고, 쇼핑을 하기 위해서 드나들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중학교 1학년에 입학하여 처음 버스로 통학을 할 때에 종로 2가, 무교동, 광화문이 내가 버스를 타고 내리던 곳들 중이었다. 학기 초에 새로 사귄 친구의 집이 어디인가에 따라서 이 중의 한 곳의 버스 정류장까지 함께 걸어가곤 했다.

그리고 대학에 다닐 때에도 시간만 나면 명동의 클래식 음악다방을 가거나 라이브 음악 다방을 찾곤 했기에 지금의 대학생들이 강남을 가듯이 드나들던 곳이 바로 중구와 종로구이다.

지금은 고궁을 찾을 때나 전시회를 보기 위해서 가는 곳이 중구이다.

그래서 이 책 속에 소개되는 거리 거리는 나의 성장기의 추억들이 많이 담겨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책은 모두 4 PART로 되어 있다.

PART 01 : SLOW CITY - 덕수궁/ 정동 /서울역 일대 / 시청 일대

덕수궁 근처를 지나가다 몇 번인가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을 보게 되었다. 해외 여행 중에도 왕궁이 있는 경우에 시간에 맞추어 수문장 교대식을 하는 것을 본 경험이 있지만, 영국 버킹엄 궁의 근위병 교대식이 가장 특색이 있었지만, 덕수궁의 수문장 교대식도 외국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큰 볼거리르 준다.

덕수궁이 원래는 월산대군의 개인 저택이었기에 그 규모는 왕궁이라기에는 좀 작은 편이다. 거기에 근대식 석조건물인 석조전이 있어서 이곳을 찾을 때마다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반감되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한다.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인 동화면세점 빌딩 옆에는 대한민국 도로의 중심 도로 원표가 있다. 12지신을 상징하는 동판도 있으니 한 번 눈여겨 보아도 좋을 듯.

시립미술관 올라가는 언덕길에는 꽃이 어여쁘게 피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주황색 원추리꽃이 필 때가 가장 멋있었다는 생각이 난다.

민족의 수난을 묵묵히 지켜 보았던 서울역은 2012년 4월에 새롭게 태어났으니 문화역 284라고 한다.

서울시청도 마찬가지로 역사의 증인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옛 시청사는 서울도서관이, 새로 지은 시청사는 서울 시청에서 사용한다. 베일을 벗은 그 모습을 보았을 때의 소감은 영 어울리지 않는,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건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ART 02 : CENTER OF SEOUL - 남산 / 남산아래/ 장충동 /동국대학교

남산 타워는 전에 살던 집에서 보면 그 뽀족한 탑의 모습이 보였다. 서울에 집들이 이렇게 많이 들어서지 않았던 어린날에는 남산 위에 올라가서 저 멀리 보이는 우리집을 찾는 재미도 있었는데...

남산 정상에서는 매일같이 행사와 공연이 열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남산골 한옥마을이나 서울 성곽길, 남산 코스길을 걸어 보면 어떨까.

PART 03 : SHOPPING STREET - 명동 / 남대문 / 동대문 /을지로

명동은 예전에는 유행의 첨단을 걷는 멋쟁이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맞춤복 시대에는 명동 의상실에서 옷을 맞추어 입는다는 것은 '부의 상징'이기도 했다. 최신 유행 아이템이 가득 넘치는 거리와 화려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거리인 명동. 지금은 한류 열풍으로 지나가다 보면 중국인과 일본인을 수없이 마주치게 되는 것이다.

숭례문 주위의 저자거리가 변화하면서 남대문 시장이 되었고, 이곳에서는 다양한 물건들을 살 수 있다.

PART 04 : MEMORY BOX - 충무로 / 청계천 / 회현동 / 황학동 & 신당동

책 속에서도 이곳은 추억을 찾아서, 그리고 이곳을 찾는 순간들은 또 하나의 새로운 추억이 된다고 말하듯이 이곳은 추억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충무로 한복판에 이순신 장군의 생각터가 있기도 하고, 지금은 많은 사람들에게 휴식공간이 되는 청계천이 있는 곳이다. 황학동 만물시장에 가면 없는 물건이 없다고 하니, 이곳은 거리가 역사 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곳들은 거의 대부분 여러 번 가본 곳이다. 수없이 드나들던 곳이기도 하기에 중구산책은 추억을 더듬어 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요즘에는 그리 자주 찾지는 않지만, 미술 전시회나 공연 관람을 위해서, 고궁을 찾기 위해서 가끔은 들리는 곳들이다. 그래서 낯익은 곳들이고, 성장기의 추억들이 담겨 있는 곳이다.

책 속에는 일러스트 지도가 자세하게 나와 있고, 산책코스도 담겨 있으니, 꽃이 피는 봄날 천천히 이 길들을 한 곳씩 걸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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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가 번지는 곳 미국 서부 - LA,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라스베가스, 시애틀 In the Blue 12
백승선 지음 / 쉼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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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Blue 시리즈 (번짐 시리즈)가 1권에서 10권까지 유럽의 아름다운 도시들을 담아 냈는데, 11권부터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갔다.

11권에서 <이야기가 번지는 곳 뉴욕>을 소개해 주었는데, 이번에 출간된 12권은 <자유가 번지는 곳 미국 서부>이다.

미국 서부 개척시대의 이야기들을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를 통해서 많이 읽거나 보아 왔지만, 아직도 그곳에는 자연이 만들어 놓은 위대한 자연경관들이 보는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는 곳이다.

그와 함께 미국인들이 서부 지역에 만들어 놓은 도시들은 또 얼마나 아름답던가.

이 책의 저자는 꼼꼼하게 미국 서부의 시애틀, LA, (할리우드, 유니버셜 스튜디오),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라스베가스 등의 도시와 함께 요세미티 국립공원, 세쿼이아 국립공원, 후버댐, 브라이스 캐니언, 파웰호수, 모뉴먼트 밸리, 그랜드 캐니언, 산타모니카 비치, 헌팅턴 비치, 라구나 비치 등을 소개해 준다.

특히, 미국의 서부는 영화 촬영이나 음악과 관련된 곳들이 많기에 이 책에서는 다른 책보다도 더 많은 영화, 음악이야기가 나온다.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떠오르게 하는 시애틀에서부터 여행은 시작되는데, 시애틀은 '커피의 도시'이기도 하다.

유난히 빨간색 간판이 돋보이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커피잔 모양의 네온사인, 그리고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을 상징하는 빨간색 네온사인.

이곳이 스타벅스 1호점이 들어선 곳이라고 하니, 여기에서만 볼 수 있는 커피색의 오리지널 스타벅스 로고. 이래서 여행은 미처 알지 못했던 곳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기도 하다.

도대체 이건 뭐지?

세계에서 가장 더러운 관광지 2위인 '껌 벽 (Gum Wall). 1993 년에 마켓 시어터에서 쇼를 보기 위해서 기다리던 대학생이 무심결에 벽에 씹던 껌을 붙인 것이 시작이 되어 껌을 붙이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었는데, 극장측에서는 그 껌을 떼어내다가 지쳐서 포기하게 되고, 1998년에 드디어 껌 벽은 이 거리의 볼거리로 인정받게 되어 지금도 껌벽은 여행자들이 씹다가 붙이는 껌들로 범벅이 되어 그 두께는 날로 두꺼워진다고 하니....

책을 넘기다가 광화문에서 본 '헤머링 맨'의 모습을 이 책 속에서도 보게 된다. 미국 설치 미술자가인 '조나단 보로프스키'의 조형물인데, 이곳 말고도 세계에는 몇 군데에서 이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단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이 도시에서는 스콧 맥킨지가 부른 노래 'San Francisco'의 한 구절쯤은 흥얼거려야 할 것같은 곳.

언덕의 도시이기에 낭만적인 교통수단인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내리면서 도시를 구경하고 싶어지는 샌프란시스코.

세계의 모든 도시가 이 한 도시에 모두 모여 있는 미국인들도 가보고 싶어 하는 도시인 라스베이거스.

할리우드와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도시를 찾고 싶어하는 로스앤젤레스.

이런 도시보다 여행자의 눈길과 발길을 바쁘게 만드는 것은 위대한 자연경관일 것이다. 그 경이로운 모습에 그 누가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을 수 있을까?

세쿼이야 국립공워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들을 만날 수 있고, 거대한 나무터널도 지나가 볼 수 있다.

독특한 색들의 바위가 모여 있는 데스밸리의 매력.

그리고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는 이런 속삭임을 들을 수 있다.

"거대한 자연이 우리에게 말한다. 언제든 이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 책 속의 글 중에서)

거대한 후버댐을 보고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이런 말을 남겼다.

" 오늘 아침 나는 왔고, 보았고, 정복당했습니다. 인류가 이루어낸 이 위대함에 말입니다. " ( 책 속의 글 중에서)

경이로운 자연 앞에서 우린 숙연해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험난한 자연을 극복하기 위해서 인간이 이루어 놓은 위대함에 대해서도 우린 숙연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이 책에 나온 곳들 중의 몇 도시는 여행을 해 보았기에, 그리고 미국 서부에 관한 여행 정보지나 여행 에세이를 여러 권을 읽었기에 새로운 것들을 얻기 보다는 알고 있었지만 또다시 읽고 싶은 글과 보고 싶은 사진을 접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책었다.

그러나, 미국 서부에 대한 책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이라면 충분히 흥미롭게 읽고 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 속의 사진만으로도 그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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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5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요석 미생 5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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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4>의 마지막 부분을 기억하고 있는가?

영업3팀의 활약으로 박과장이 주축이 되어서 추진하던 요르단 중고차 수출이 비리로 밝혀지면서 무산되었던 일을.

그 당시 장그래의 활약이 돋보였는데,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에서는 영업 3팀에게 성과금을 주고, 과장 7년차였던 오과장은 오차장으로 승진을 한다. 회사를 그만두어야 했던 동료들이 있었기에 기쁘기 보다는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다.

회사에서 일어난 불법 행위를 밝혀 낸 것이니 회사의 곪아가는 환부를 도려내는 정당한 행위였지만, 그 치료에는 고통이 동반되었다.

또한, 회사내의 시선도 영업3팀에 대하여 '내부 고발자', '조용히 처리하지', ' 동료를 버리고 이익을 취했네'. '너희는 깨끗하냐' 하는 등의 따가운 시선이 집중된다.

거기에 영업 3팀에 새로 합류하는 천과장은 초반에 팀원들을 긴장시키기도 한다.

추석이 다가오게 되니, 장그래는 친척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밖으로 돌다가 갈 곳이 없어서 회사에 들리게 되지만, 그곳에서 만난 직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2년 계약직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정직원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뒷말들.

친척들이 모이는 날에는, 장그래는 2년 계약직이라는 것과 바둑을 그만 둔 것 때문에 슬며시 집을 나오곤 한다. 그러니, 명절은 '가족이란 이름의 폭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장그래는 홀로 된 엄마가 맞이하는 명절이 안스럽기만 하다. 못난 아들인 것만 같아서.

어려서부터 바둑만을 공부했으니, 당연히 장그래는 회사일을 잘 모른다. 열심히는 하지만, 일처리는 항상 느리기만 하고, 허둥대기도 하지만, 일을 배우려는 마음이 있기에 늦게까지 회사에 남아 있는 날도 많다.

또한 회사일에 대하여 잘 모른다는 것은 때론 다른 팀원들보다 더 신선하고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비리 사건으로 접어 두었기에 아무도 다시 추진하려고 하지 않는 요르단에 중고차를 수출하는 사업을 영업 3팀에서 다시 한다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내놓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걱정스러운 시각으로 바라보지만, 영업 3팀은 이 새로운 사업에 올인하게 된다.

새로운 아이템를 접하는 장그래의 열정은 무모한 도전이 아닌 파격적이고 신선한 도전임을 이 책을 통해서 느끼게 해준다.

파격 !! 이 단어가 의미있게 다가오는 책이 <미생5>이다.

직장이란 바둑판과 같지 않을까? 바둑판에서 두 집을 만들어야 완생이 되는데, 그 이전을 미생이라고 하는 것처럼, 아직 완전하지 않은 미생의 직장인들이 자신의 생각을 펼치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미생이기에 더 폭넓은 입지를 가지고 있음이 아닐까.

그래서 직장인들에게는 인생 교과서 또는 직장생활의 교과서와 같은 책이 <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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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의 도서관 - 어떤 테이블에서도 나의 품격을 높여주는
강지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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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보다는 여행문화가 발달한 나라의 여행자들은 음식에 끌려서 여행지를 정하는 경우도 흔한 일이라고 한다. 그건 '먹는다'는 행위는 단순히 음식을 먹는다는 의미보다는 그 지역의 문화를 알 수 있는 방법이기에 어떤 지역에 가장 쉽게, 가깝게 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책 제목만으로는 식문화에 대한 넓은 지식들을 담아 놓았을 것같지만, 여행정보 책이나 음식 관련 책을 몇 권만 읽었어도 갖출 수 있는 각 나라의 대표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 밖의 치즈, 초콜릿, 커피, 차, 맥주, 와인 등에 관한 이야기를 폭넓게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그 깊이는 그리 깊지 않다.

마치 음식에 관한 초보 입문서라고 생각하면 이 책의 성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책의 구성을 보면,

PART 01 : 오리엔탈 푸드 - 동양의 대표적인 나라의 음식.

PART 02 : 웨스턴 푸드 - 서양의 대표적인 나라의 음식

PART 03 : 치즈와 초콜릿 이야기

PART 04 : 식사의 완성인 음료와 술 이야기

PART 05 : 테이블 매너 & 상식

먼저, 오리엔탈 푸드에서는 태국, 베트남, 터키, 중국, 일본, 인도의 음식 이야기이다.

태국은 독창적이면서도 다면적인 국민의 성격에 맞게 음식도 다양하게 발달했다. 음식의 특색으로는 맛과 색감이 두르러진 다채로움을 들 수 있다.

베트남의 음식 중에 포 (고기 육수에 쌀국수를 넣어 먹는 누들 수프>는 보트 피플에 의해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를 이어주는 교량 역할을 하기에 동양적인 음식과 서양적인 음식의 만남을 맛 볼 수 있기도 한 나라이다. 터키하면 케밥을 빼놓을 수 없지만, 이제는 뉴욕, 런던, 파리 등에서도 길거리 음식으로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세계적인 음식이 되었다.

중국은 동양 최고의 음식을 자랑하는 나라인데, 이 책의 저자가 먹어 본 '만한취엔시' 저녁 식사에서는 양의 골(원숭이 골 대신), 코끼리 코, 풍뎅이 튀김까지 있었다고 하니, 중국인에게 식재료는 눈에 들어 오는 모든 것이 해당된다는 의미를 알 것 같다.

서양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일본 음식은 신선하고 산뜻하고,'눈으로 보는 요리'이기도 하여서 푸드 스타일링과 테이블 세팅도 강조하는 고급스러운 음식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인도는 '정신을 풍요롭게 하는 종교를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음식을 통해 영혼을 맑게 한다고 하여 '약과 음식의 근원은 동일하다'는 약식동원(藥食同源)과 일맥상통하는 음식들을 선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오리엔탈 푸드에서 동양의 6개국의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듯이, 웨스턴 푸드로는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영국, 스페인, 미국 등의 음식 이야기가 소개된다.

영국인은 블랙퍼스트를 중요하게 여겨 왔기에 풀 블랙퍼스트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8코스의 음식이 나온다. 우리가 잘 아는 애프터눈 티도 영국의 전통적인 차 문화이기도 하고.

미국은 퓨전 음식의 탄생을 가져온 나라로, 다른 나라 음식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와 점차 미국 음식으로 변화시켰다.

그밖의 내용으로는 오랜 시간을 담아 풍미를 전달하는 치즈와 많은 사람들에게 달콤함을 전달하는 초콜릿에 관한 이야기와 음식의 완성을 가져다 주는 커피, 차, 맥주, 와인이야기까지 소개되는데, 깊이 있는 수준의 내용은 아니고, 일반적인 내용들이다.

특히, 각 나라의 음식이 소개되거나, 디저트, 술에 관한 내용이 끝날 때마다 - 품격을 높여주는 음식 교양사전- 이란 코너가 나오는데, 이곳에서는 각나라의 대표 음식, 식사습관, 식사예절, 요리 용어까지 알려준다.

요즘에는 음식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담은 책들이나 치즈, 와인, 맥주 등에 관하여서도 전문적인 지식이 담긴 책들이 많이 출간되어 있다.

그래서 이 책은 , '도서관'이라는 의미가 가져다 주는 풍부한 지식이라기 보다는 서양과 동양의 대표적인 음식들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는 독자들에 음식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알려주는 음식 초보 입문서라고 하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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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 - 하버드대 종신교수 석지영의 예술.인생.법
석지영 지음, 송연수 옮김 / 북하우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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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있어서 하버드대학이 가지는 특별한 의미는 그 어느 나라 사람보다도 더 클 것이다. 그러니, 하버드 법대에서 '최초의 아시아 여성 종신교수'라는 타이틀은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부모들에게는 큰 관심의 대상이 된다.

"나는 하버드 법대 첫 동아시아계 교수이자, 첫 아시아 여성 교수, 첫 번째 한인교수가 되었다. " (p. 217)

그래서인지 그녀는 지금까지의 성장과정과 그녀가 택한 길에 대한 질문들을 많이 받아 왔기에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얼마전에 그녀가 TV에 출연했는데, 나는 그 프로그램 중의 끝부분만 잠깐 보았기에 그녀에 대한 궁금증도 있고 해서 이 책을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그러나, 책의 중간부분까지는 많이 실망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읽지 않았다면 더 산뜻한 느낌이 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TV프로그램에서도 느낀 점이지만, 그녀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현대레알사전에게 묻는다면(개콘버전으로),그녀에게 한국은? 그녀의 엄마에게는? 이 책을 읽는다면, 그런 물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녀가 지금의 위치에 올라 가기까지의 많은 부분들은 특권층인듯이 살아가는 엘리트 한국인들의 극성스러운 치맛바람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아서 이 책을 읽는 마음이 좀 씁쓸했다.

그녀에게 따라 다니는 '엄친딸 종결자'라는 말이 딱 맞는 말임은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느끼게 될 것이다. 과연 이 책을 읽게 되는 학생들은 나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지금도 매스컴을 통해서 떠들어 대는 특권층만이 갈 수 있는 학교들이 있으니...그들의 자녀들이 승승장구할 수 있는 바탕에는 재력과 권력, 사회적 지위 등이 한 몫을 하는 것이다.

그녀의 친가는 지주출신으로 6.25때 피난을 와서 재산과 지위를 잃었다고 하지만, 외가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어를 습득하였기에 외국인 상대의 무역사업과 버스 사업으로 성공한 대단한 재력가였던 것같다.

아버지는 서울의대 출신의 내과의사, 어머니는 이대 약학과 출신(집안에서 남녀공학을 보내지 않던 그런 시절에)의 제약회사 독일인 사장 비서였는데, 이런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 1970년대에 미국 이민을 많이 갔었다. 부모들이 이민을 간 이유를 군사 독재하의 냉혹한 현실에서 가족의 희망찬 미래을 위해서였다고 쓰고 있지만, 그것은 나라를 걱정하고 그 힘이 되어 주어야 할 지식인들이 자녀 교육을 위한 방편으로 그 시절에 택했던 하나의 방법이었기에 그 시대를 살아 왔던 나는 어렴풋이나마 그 시대의 엘리트 집단의 사회상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6살 어린이의 미국 생활은 시작되는데, 학창시절 그녀는 하버드대학하면 생각나는 공부벌레는 아니었다. 다재다능하여 어떤 분야을 전공했다고 해도 성공을 거두었을 것 같은 그런 학생이었다.

미국에서의 초등학교 시절에 그녀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한 마디를 남겨 주었던 슈타이너 선생님은,

"지니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앉아 있어. 하지만 너는 제일 잘하는 아이들 사이에 끼어 있어야 한다고.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니?" (p. 52)

그녀가 6살에 미국으로 간지 5년 만에 가족들은 미국 시민권을 갖게 된다. 중학교에서는 영재학생들을 위한 특수 실험학교인 헌터스쿨을 다녔고, 방과후에는 전문 무용가가 될 학생들이 가는 SAB 발레 학교에서 발레리나를 꿈꾸면서 발레를 배우기도 하지만, 어머니의 반대로 그 꿈은 접게 된다.

" 뮤지컬 경험을 통해 나는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협동작업의 핵심은 내가 세운 기준에 정확하게 맞춰 일하는 것이 아니었다. 다른 이들과 어울려 창조성을 발휘하고 의미있는 작품을 함께 만드는 것이 핵심이었다. 바로 그 점이 협동작업의 묘미였다." (p. 124)

청소년기에는 피아노를 전공하였고, 예일대에서는 프랑스 문학을 전공하고, 옥스퍼드대학에서는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녀는 발레, 피아노, 문학 등을 공부하면서 전혀 법을 전공하려는 생각을 하지도 않았는데, 하버드 법대에 들어가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공부가 무엇인가를 알게 된다.

" 법대에 진학하기 전에 법적인 사고방식을 접해 본 적도 거의 없었다. 다만, 예술과 문학에 깊이 빠져 있었던 나는 법의 복잡한 자료분석적이고 수행적인 성격을 제대로 인식하고 즐길 뿐 아니라, 법의 언어에 존재하는 다양한 제약과 규칙을 즐길 수 있는 밑바탕을 갖추고 있었다. " (p. 165)

이렇게 해서 그녀가 하버드 법대의 종신교수가 되지만, 그녀는 아직도 춤을 추지 못한 것을 슬퍼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그녀가 찾은 법학자의 길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일을 찾은 것이기에 그녀에게 찾아온 행운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녀의 가정환경의 배경이 되어 준 할아버지, 외할아버지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하여 부모들의 만남, 미국 이민을 결정하게 된 배경, 미국에서의 유치원, 초등학교시절에서부터 현재의 그녀가 있게 되기까지의 삶의 이야기를 모두 담아 놓았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고 그 이야기가 한국인들에게 공명되기를 바란다고 하지만, 그녀가 홀로 자신의 길을 가기까지, 즉, 자유를 찾기까지의 삶의 많은 부분은 엄마의 뜻이 상당히 많이 반영된 삶이었음을 느낄 수 있다.

어머니의 쉴새 없이 내쏟는 딸에 대한 비평(잔소리와 간섭), 그리고 무슨 일을 해서라도 딸을 돕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하겠다는 절대적인 의지에서 나온 행동들은 딸의 삶을 좌지우지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 이민간 한국인들이 자녀들을 사회적으로 성공시키기 위해서 자녀에게 지나친 교육열을 쏟아내는 것을 그녀의 엄마의 행동을 통해서 엿 볼 수 있다.

그녀의 엄마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라면, 그녀가 지금과 같은 성공은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분명히 그것은 맞는 말이다. 미국 교육시스템이 가져다 준 결과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녀의 성공의 바탕에는 재력이 있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사실인 것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책이 한국 학생들에게 멘토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러기에는 우리 학생들의 입장과는 너무도 큰 괴리감만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생각이 더 든다.

다만, 그녀가 결국에는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찾았다는 것에 박수를 쳐 주어야 할 것이다.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고 상을 주는 의미는 그녀가 쌓아 올린 하버드법대 종신교수가 되었다는 것이겠지만, 나는 그녀를 성공한 한 인간의 모습으로 보기 보다는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 더 관심을 가지고 읽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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