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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 on the moon 문 온 더 문 - 거리의 패션을 훔치다
문경원 글.사진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스트리트 패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포토 그래퍼는 '스콧 슈만'이다. 내가 읽은 그의 포토 에세이인 <사토리얼리스트 클로저>에는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 다니면서 그의 눈에 들어온 대상들을 찍은 424컷의 사진이 담겨 있었다. 유명 패션 모델이 아닌데도 그들이 거리를 걸어 가면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개성 넘치는 fashionista의 사진들이다.
'사토리얼리스트'라는 단어가 '자신만의 개성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하는 신사'라는 뜻이라고 하니, 그의 사진 경향을 엿 볼 수 있는 것이다.

거리에 스쳐가는 사람들 중에 그의 이런 기준에 들어 오는 사람은 그 누구나 그의 사진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를 가리켜 ' 스트리트 패션의 대가'라고 부른다. 그런데 요즘에는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패션을 담은 스트리트 패션북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우선은, 감각적인 패션이 돋보이는 사람들이 거리에는 넘쳐 나기 때문에 쉽게 카메라의 앵글에 잡힐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런데, < moon on the moon>은 비주얼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책 속에 소개되는 사람들의 스타일링의 의도까지 잡아 내고 있다.

그런 정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스콧 슈만' 정도의 나이가 지긋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데, 의외로 이 책의 저자인 포토 그래퍼는 1992년생, 갓 20 살을 넘겼다. 그런데도 내가 이전에 읽었던 <사토리얼리스트 클로저>에 실린 사진과 비견할 수 있을 정도의 뛰어난 사진들을 선 보인다.

저자인 문경원은 2011년 9월, 열여덟번 째 생일과 같은 날에 열린 런던 컬렉션을 시작으로 매년 뉴욕, 런던, 밀라노, 피렌체, 파리 등에서 만나는 특별한 사람들과의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 냈다.
이 책은 글 보다는 패션 사진이 더 많이 담겨진 스타일에 관한 책이다.
" 특별한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패션 노하우가 담긴 조금은 특별한 스타일 책" (프롤로그 중에서)
그래서 저자는 스타일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해 올려 놓은 글을 잠깐 살펴본다.
스타일이란, ' 나 자신을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는 표현 방법'. '사람의 취향과 성격, 내면의 세계가 그대로 녹아 있는 것'이라 말한다.
가수 싸이 하면 생각하는 패션, 김장훈 하면 생각나는 패션, 바로 그것이 그만의 스타일인 것이다.
이 책 속에 소개되는 사진들의 인물은 패션 모델, 패션 디렉터, 패션 에디터, 패션 블로거, 스타일 리스트, 포토 그래퍼 등 다양한 인물들이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그들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들의 스트리트 패션과 함께 간단 인터뷰를 실어 놓았다. 사진 속의 모델들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춘 사람들인데,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생각하는가 하는 질문을 가장 많이 한다.
이 책의 포토 그래퍼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잡지인 <GQ>, <보그>, <엘르>, <바자> 등에 사진을 실을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이 책의 part 2 에서는 거리에서 만난 패션 피플들의 패션 아이템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기도 한다. Outer, Top, One Piece, Skirt, Pants, ,Shoes 등을 어떻게 매치시킬 것인가에 대한 패션 제안을 한다. 세련된 룩의 완성인 백과 악세사리까지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이 책은 읽는 책이 아닌, 보는 책이다.

" 그의 사진에는 우아함과 평온함이 녹아 있다. 그의 사진은 아름다운 상황을 담아내는 그만의 남다른 시선과 이상적인 장면을 놓치지 않은 열정이 만든 찰나의 예술이라 할 수 있다. 수많은 이들이 나를 촬영하지만 그만이 나의 미소를 담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
-안젤로 플라카벤토 (패션 저널리스트) - 책 뒷표지 중에서
패션에 관심이 있다면, 사진에 관심이 있다면 그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패션의 종결자'들의 스타일을 눈여겨 보는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