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시 감성여행 - 낭만을 찾아 떠나는
염관식.옥미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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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두 명의 저자에 의해서 쓰여진 우리나라에서 꼭 가봐야 할 12 곳에 대한 여행 에세이이다.

약 2 년간에 걸쳐서 가고 또 가고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선정된 우리나라 최고의 여행지 12곳은 그 도시마다 특색을 담고 있다. 이곳들 중에 울릉도를 빼고는 모두 여러 차례 여행을 했던 곳이지만 세월이 많이 흘러서일까 처음 가보는 곳처럼 신선하게 다가오는 곳들도 있고, 한 장의 사진만으로도 옛 추억이 떠오르는 곳이 있다.

이 책에 소개되는  강릉, 통영, 전주, 경주, 울릉도, 남해, 가평, 태안, 담양, 평창, 삼척. 부산은 그 도시마다 뚜렷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저자들이 말하는 '여행의 시작은 로망'이라고 하듯이 각 도시마다 로망이 있다.

이 책의 저자 중 한 사람인 '옥미혜'는 '막막한 인생의 절벽 앞에서 혼자 떠나는 여행만 한 특효약은 없다.'라 하지만, 나는 이제껏 혼자 여행을 떠나 본 적이 없다. 그럴 용기가 없기에....

<소도시 감성여행>은 다른 여행 서적과는 차별화를 보인다. 이 책에 소개되는 12 도시와 그 주변 지역에는 여행의 로망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테마가 있다.

" 이 책에는 커피 명인 박이추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강릉, 펄떡이는 바다의 낮과 밤을 만끽할 수 있는 통영, 단돈 2만 원이면 상다리 부러지는 산해진미가 깔리는 막걸리집이 있는 전주, 자전거를 타고 벚꽃길을 달리는 경주, 원시 섬을 트레킹하는 울릉도, 바다에 풍덩 뛰어들어 즐기는 남해, 오토캠핑을 즐기기 좋은 가평, 바닷가 펜션에서 로맨틱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태안,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머무는 여행이 제격인 담양, 기차로 시작해 기차로 마무리하는 삼척, 푸른 초원과 순백의 눈밭을 찾아 떠나는 평창, 사진 찍을 거리가 넘쳐나는 부산, 열두 도시의 로망과 테마를 실었다. " (p.p. 12~13)

 

강릉 :  커피 여행의 로망 
통영 :  항구 여행의 로망 
전주 : 주점 여행의 로망
경주 : 자전거 여행의 로망 
울릉도:  트레킹 여행의 로망 
남해 : 바다 여행의 로망 
가평:  캠핑 여행의 로망 
태안 : 펜션 여행의 로망 
담양 : 느린 여행의 로망 
삼척 : 기차 여행의 로망
평창 : 초원 여행의 로망 
부산 : 사진 여행의 로망
 

 

책의 구성은 각 도시마다 여행의 로망을 불러 일으키는 감성 에세이가 실려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여행을 스스로 디자인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거기에 테마 명소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시가 곁들여져 있다. 물론 각 도시에서 꼭 가보아야 할 곳들에 대한 여행지 정보로 찾아 가는 교통편, 가볼만한 곳, 맛집 등이 수록되어 있다.

책 속에 실린 도시 중에 새롭게 다가오는 도시는 강릉이다. 이곳이 커피 여행의 로망이라니...

생소한 글을 따라 강릉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이미 강릉은 커피 마니아들에게는 잘 알려진 커피의 도시이다. 요목해변은 강릉 커피의 발상지로 커피 명인 박이추와 커피커퍼의 왕산정의 커피농장, 커피 박물관을 비롯하여 커피로 유명한 분위기 있는 카페가 200 여 곳에 이른다.

그리고 커피축제까지 열리는 도시이다. 커피의 생두 한 알은 1000 여 가지의 향을 품고 있다고 하니, 커피 향을 따라서 커피 농장, 커피 박물관, 로스팅 체험까지 다양한 체험거리가 기다리고 있는 곳이 강릉이다.

" 커피를 연주하는 풍경

 커피 로스터는 피아노 연주자와 같다. 피아노, 포르테, 포르테시모....

커피 로스팅에도 셈여림이 중요하다. 커피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로스팅, 그것은 경험과 감각의 문제, 온도와 시간의 싸움. " (p. 38)

환상적인 다도해 풍경을 볼 수 있는 통영은 내가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그 풍광이 너무 좋아서.

" 통영의 바다는 왠지 감성을 자극하는 센티멘탈한 바다다 (...) 통영항의 야경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 한 구석에 쓸쓸한 노스탤지어마저 스며든다. 촉촉한 그 바다는 청마와 김춘수의 시를, 윤이상의 교향곡을, 박경리의 소설을, 전혁림의 그림을 낳게 한 자양분이 되었을 것이다. " (p. 56)

소매물도, 욕지도, 장사도, 한산도, 사량도까지 한려수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은 통영.

내가 가장 가보 싶은 곳은 울릉도, 언젠가 가야지...

" 로맨틱하고 이국적인 느낌, 거기에 깊숙이 숨은 원시림과 해안을 따라 펼쳐지는 태곳적 풍경, 그리고 마을들의 오랜 역사의 흔적을 접하게 되면 은밀하고 신비스러운 느낌은 배가 된다. " (p. 186)

2005년 3월부터 일반인에게도 관광이 허용된 독도를 가려면 울릉도에 도착하자 마자 날씨가 좋다면 바로 떠나길... 비록 일반인의 독도 체류는 약 20~30분 정도이지만 '독도는 우리 땅이니까'

우리나라 최동단의 외로운 섬, 그러나 이제는 한 가구의 주민이 거주하고, 국민들이 지키고자 하는 땅이니 결코 외롭지 않으리라.

울릉도에서는 해안을 따라 트레킹을 하기를 권한다. 태고의 신비를 품은 울릉도의 아이콘인 성인봉,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인 나리분지. 그외에도 울릉도는 섬 전체가 아름답단다.

 

꼭 다시 한 번 가봐야겠다고 생각만 하다가 올 여름에 짧은 부산 여행을 했다. 요즘은 교통이 편리해져서 첫차를 타고 부산에 가면 1박 2일에도 가고 싶은 곳 갈 수 있고, 맛 보고 싶은 것들을 먹을 수 있다.

그리고 부산의 야경에 흠뻑 빠져 볼 수도 있다.

부산의 테마는 '사각 프레임 안에 간직하는 여행의 추억'이다. 부산은 초고층의 마천루가 그려내는 스카이 라인과 산복도로를 끼고  형성된 오래된 달동네의 구불구불한 골목, 북적이는 재래시장과 젊은이들이 활보하는 시가지, 길거리 간식과 부산 별미가 어우려진 도시이다. 그만큼 사진 속에 담아낼 풍경들이 많은 도시이다.

 

그런데, 이번 부산 여행에서 나는 사진을 거의 찍지 않았다. 부산시내와 바다를 한꺼번에 담아낼 수 있는 그 많은 촬영 포인트에서 그저 눈으로 감상하고, 마음 속에 담아 왔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니 약간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 당시에는 구태여 사진 속에 담아 놓기 보다는 마음 속에 담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부산의 맛인 밀면을 먹겠다고 부산진역 주변을 헤매고 다녔지만, 그 많은 밀면집 중에 허영만의 <식객>에 나오던 밀면집이 어딘지 찾지 못했는데, 이 책에서는 개금밀면 을 추천한다. 그래도 내가 맛 본 부산 밀면도 일품이었으니 다행이다.

부산의 산토리니라 부리는 감천동 문화마을에서는 몇 장의 사진을 남겼다. 다닥다닥 붙은 달동네의 전형을 보는 듯했지만 예술이 첨가되어 새로운 문화마을로 발돋음했기에 꼬불꼬불 시내버스를 타고 찾아 오는 이들이 많았다.

 

 

 

 

 

 (위의 사진 4장 : 부산 감천동 문화마을에서 찍은 사진)

 

이 책은 정말 다른 여행서적과는 차별화된 느낌이 있다. 한 권의 책에 에세이와 시, 그리고 여행정보가 함께 담겨 있기에.

그리고 어떤 도시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독자 스스로 여행을 디자인하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책이다.

혹자는 자신의 일상을 모두 벗어 던지고 여행 속으로 뛰어 들기도 하지만, 나는 지금껏 그런 여행을 해 보지 못했다. 짧은 일정 속에 후다닥 이곳 저곳을 헤매는 그런 여행을 했었다.

한 곳에 오래 머물기 보다는 이곳 저곳을 찾아 떠났던 여행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머물고 싶은 여행을 하고 싶다. 한 달, 두 달, 푹 눌러 앉아 그곳의 한 폭의 풍경 속에 담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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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청춘, 문득 떠남 - 홍대에서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고 모로코까지 한량 음악가 티어라이너의 무중력 방랑기
티어라이너 글.사진 / 더난출판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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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프린스 1호점> 음악감독 티어라이너가 쓴 여행 에세이.

그러나, 나는 드라마를 즐겨 보지 않기에 <커피프린스 1호점>을 보지 않았고, 그래서 음악가 티어라이너가 누구인지, 어떤 성향을 뮤지션인지도 잘 모른다.

이 드라마에 나왔던 음악들을 어디에선가 들었겠지만, 무의식적으로 들었기에 저자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 나는 화성악을 배운 적도 없고 콩나물도 그릴 줄도 모른다. 작곡을 한다고 해봐야 가슴과 머릿속 어딘가의 스파크랄까. 화학작용 같은 것들로 즉흥적인 멜로디들을 면발 뽑아내듯 뽑아낼 뿐, 딱히 영화에서처럼 멋지게 연필을 입에 물고 연주하다가 슥슥 악보를 그리고 고뇌함 가사를 쓰는 타입이 못 된다." (p. 85)

드라마 음악감독이었던 저자가 내뱉는 말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글에 황당하기도 하다.

악보를 읽을 줄도 모르고, 절대음감을 가진 것도 아니고, 연주하는 코드도 정확히 모른다는 그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어야 할까?

그는 자칭 한량 음악가이기에 뭔가를 꼭 해야한다는 생각 보다는 '아등바등 살지 말기, 느리게, 느긋느긋' 살고 있다. 그래서 일에 몰두하기 보다는 훌쩍 떠나는 것에 더 익숙한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떠난 여행이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이다.

만약, 이 책이 여행 에세이이니, 이곳을 여행하기 전에 어떤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까 하는 생각에 이 책을 읽는다면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다.

저자가 여행 중에 느낀 것들과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에피소드를 주로 담아 놓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낯선 여행지에서 어떤 문화유산을 보려고 아둥바둥 쫒아 다니지도 않고, 그곳에 살았던 예술가들을 만나기 위해서 찾아 다니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볼 것을 못 본 것도 아니고, 들을 것도 못 들은 것이 아닌 그런 여행을 즐기면서 음악적 감성을 쌓아가는 일정들이다. 

일단 이 책을 읽어 보아야 저자의 성향을 알 수도 있고, 그가 어떤 여행을 즐기고 있는지도 알 수 있을 듯 하다.

" 본 만큼, 들은 만큼, 느낀 만큼, 만져 본 만큼, 아파 본 만큼, 간절한 만큼, 외로운 만큼, 딱 그만큼만 노래할 수 있더라. " (p. 87)

책 속 구석 구석에는 자신이 음악을 작사하고 작곡하는 이야기, 그외의 음악 주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의 음악이 어떤 음악일까 궁금해지는데,  주로 새벽녘에 작곡을 하는 그이기에 창작하는 멜로디가 당연히 마이너코드의 우울한 곡이라 한다. 아마도 가을에 어울릴 듯한 음악이 그의 음악 세계가 아닐까?

'느긋하게'를 입에 달고 사는 그이지만 유명 미술관을 두루 관람하고, 포르투갈에서는 '테일러스 와인투어'도 하고, 사하라 사막에서는 사막투어도 하면서 여행을 즐긴다. 그 모든 것이 돌아와 그에게 삶의 활력소가 되고, 음율로 살아 돌아올 듯하다.  

" 사람은 등대와 같다. 인간은 자기를 알아 달라고, 이해해 달라고, 사랑해 달라고 표현하기에만 급급해서 소통에는 필연적으로 얼마간의 희생이 따른다. 한 두 걸음만 다가와 주었으면 좋겠다. 나머지 거리는 내가 다가갈테니" (p. 127)

눈부시게 아름다운 가을에, 아주 느리게 읽어 내려가도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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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인류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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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베르나르 베르베르'하면 <개미>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나는데, 이 작품을 읽다보면 생물학자도 아닌 작가가 이토록 개미에 대해서 자세한 관찰과 깊이있는 연구를 하였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뇌>, <나무>, <파라다이스>, < 카산드라의 거울>등에서도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과 과학적 지식들,그리고 탄탄한 구성과 유머 감각 등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의 상상력 사전>은 그가 열네 살 때부터 기록한 것들을 책으로 펴낸 것인데, 그 내용을 보면 작가가 쓴 작품들이 어떤 생각에서 쓰여지게 되었는가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생각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문학, 전설, 심리학, 인류학, 신화 , 과학 등의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걸친 지식들이 담겨 있는 <베르나르의 상상력 사전>은 그래서 약 600 여 장이 넘는 분량의 지식들이 가지런히 담겨 있다.

그 속에 담긴 '베르나르'의 지식이라면 앞으로도 특별한 내용을 담은 소설들이 출간되리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데, <제3인류>도 바로 그런 '베르나르'만이 쓸 수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3인류>는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이다.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하는 날로부터 '정확히 10년 뒤의 오늘'이라는 설정인데, 오늘날 처럼 급변하는 과학 기술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생각이 든다.

전설이나 신화, 성경을 비롯한 경전 그리고 고대국가의 이야기 속에 존재하는 '거인'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진다면 이 소설이 '베르나르'의 상상력만은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호메로스의 <오딧세이>, 북유럽 신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모든 신화에 나오는 거인들과 우리 조상들의 싸움에 관한 이야기들이 진짜 거인이 존재했을음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호모 사피엔스'이전에 인간이 있었다면, 그들이 거인 이었다면, 그들이 눈부신 문명을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까지 밝힐 수 없었던 불가사의한 일들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피라미드의 축조, 이스터 섬의 모아이, 알렉산드리아의 파로스의 등대 등...

이 소설은 남극의  보스토크 호수에서 고생물학자인 샤를 웰즈의 탐사대가 17m의 거인 유골 3구를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인간과 유사하게 생긴 유골은 탄수 -14 연대 측정법으로 8천 년전의 유골임을 증명하게 된다. 그렇다면 현생인류 이전에 17m의 거인이 존재했다는 것이니 그들을 <호모 기간티스>라 한다.

" (...) 아주 먼 옛날 이 행성에 어마어마하게 큰 또 다른 인종이 존재했다는 증거. " (p. 27)

성에로 가려졌던 동굴 벽에는 돋을새김된 벽화가 드러나는데, 거인족들은 자신들에 관한 이야기를 일목요연하게 장면별로 그려 놓았다.

호수 얼음 아래 동굴에서 그들은 어떤 위기감을 느꼈는지, 자신들의 누구였는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자신들의 문명에 관한 이야기를 벽화로 남겨 놓았다. 거인과 사라진 선진문명에 대한 모든 것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데, 이것이 발표되면 학계, 종교계, 대중들은 어떤 반응을 나타낼까?

그러나, 샤를 웰즈의 탐사대를 고이 세상에 보내주지 않으려는 자가 있으니, 그건 바로 '지구'이다.

탐사대의 발견을 지구는 작은 몸부림으로 이들을 얼음 속에 묻어 버린다.

특이하게도 이 소설은 1인칭 시점이  '나' 지구 (가이아, 세계라 불릴 때도 있다)이다.

<제3인류>는 과학소설답게 '나'인 지구의 생성과정에서 지구에 일어난 자연재해, 지구의 환경문제 등을 '나 (지구)'의 생각을 빌려서 지구가 인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한다.

이 소설은 이 부분(지구에 관한 내용)만을 발췌해서 따로 읽는다고 해도 지구과학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런데 이 소설은 초반에 나온 <호모 기간티스>에 관한 이야기는 잠시 접어 둔다. 탐사대가 얼음으로 덮여서 발견되게 되니...

탐사대장 다비드 웰즈 박사의 아들이 고생물학자인 샤를 웰즈 교수를 비롯한 과학자들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소르본대학 인류진화학술대회 출전하는 7명의 과학자들이 내놓은 '인류의 미래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들 7가지' - 야만적인 자본주의, 종교적인 광신, 지배적인 로봇, 우주의 식민지화, 유전공학의 길, 여성화, 소형화.- 중에 최종 진출자는 대학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하게 된다.

샤를 웰즈의 아프리카 콩고의 피그미족이 풍토병인 치쿤구니아열, 수면병, 말라이아에 면역력이 강한 것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혈액분석, 세균, 바이러스들이 그들을 지켜주는 원인을 인간의 소형화에서 찾으려 한하다.

오로르 카메러는 고대 아마존들의 마지막 후예인 여자들의 여성 호르몬 수치를 연구하게 된다.

이 둘의 연구는 인간의 소형화, 인간의 여성화인데, 서로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는 프로젝트로 앞으로의 핵전쟁이나 원전사고에 견딜 수 있는 인간화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샤를 웰즈와 오로르 카메러는 소르본 대학 학술대회에서는 최종 낙점이 되지는 못하지만 프랑스 대통령 직속 비밀기관의 지원을 받아 방사능에 강한 신종인간을 탄생시키려는 비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초소형 인간 (에마슈:  Micro-Humains의  M(엠)과 H(아슈)를 프랑스식으로 읽은 것), 8천 년전에 사라진 인간 '호모 기간탄스' .

이건 분명 '베르나르'의 상상력 속의 이야기이지만 과학적으로 그 누구보다 해박한 지식을 갖춘 작가이기에 그저 허황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과학적 흥미를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한 소설이다.

<제3인류 1>에서는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 것인지 그 배경을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2편에서는 본격적인 에마쥬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고, 샤를 웰즈교수의 아버지가 발견한 인류와의 관련도 이야기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호모 사피엔스>는 '과거의 인간과 미래의 인간 사이에 있는 과도기의 종'이며 '미래의 인류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설정이 이 소설을 탄생하게 했을 것이다.

'베르나르'를 소개하는 글에 항상 따라오는 글이 ' 프랑스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로도 알려져 있기도 하며, 톨스토이, 셰익스피어, 헤르만 헤세 등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 작가로 선정된 바 있는 소설가이다.' (작가 소개글 중에서)인데, '베르나르 '의 한국사랑은 <카산드라의 거울>에서 등장인물이 탈북 소년이었던 것처럼 이 소설속 문장으로도 나타난다.

" (...) 한국인들은 반도체 칩, 디스플레이, 로봇 공한 등 여러 분야에서 단연 앞서 있습니다. "(p. 58)

외국인이 쓴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한국인이 별로 긍정적 이미지가 아닌 경우가 많아서 기분이 언짢았던 기억이 있던 독자들에게 이 한 문장은 기분이 좋아지는 구절이 될 것이다.

이 소설에서 작가가 지구를 생각을 하는 존재로 인격화하여 지구의 독백을 통해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데, 바로 이 점은 지구를 걱정하는 지각있는 사람들의 생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앞으로 전개될 <제3인류>2편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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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 /웅진지식하우스

 

이윤기의 책을 처음 접한 것은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이다. 그 책을 읽을 당시에 우연히 tv 인터뷰를 통해서 작가의 면모를 알게 되었다.

그 때부터 관심이 가는 작가로 마음 속에 자리매김하면서 한동안은 이윤기의 작품만을 골라 읽었었다. 그래서 이윤기가 번역한 <장미의 이름>도 읽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약 200여 편의 책을 번역하기도 했고, 자신의 작품을 남기기도 한 이윤기 작가.

그의 짧은 인생이 아쉽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든다. 그래서 다시는 그의 책을 만날 수 없으리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그의 집필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다고 하니 관심이 간다.

 

 

 

 

 

 

* 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다 / 현대문학

 

2011년에 읽은 <그 남자 그 여자의 파리>. 그 책은 17년간 파리지앵으로 살아온 삶의 풍경을 담은 책이었다.

이제 작가는 19년째 파리지앵으로 살아오면서 느낀 것들을 '폴 뮤즈'의 사진과 함께 묶어서 책으로 펴냈다. 이화열의 글 보다 더 관심이 가는 것은 '폴 뮤즈'의 시적 감상이 돋보이는 사진들이다.

 

 

 

 

 

 

 

 

 

* 내 인생의 화양연화 / 자음과 모음

 

작가는 소설, 시, 희곡, 노래, 오페라, 그림, 영화들 속에서 삶, 사랑, 희망, 추억 등을 찾아낸다. 바쁘게 살아온 우리들에게 잠깐의 휴식을 가져다 줄 것 같은 에세이.

이 책을 읽고 마음이 푸근해졌으면 좋겠다.

 

 

 

 

 

 

 

 

 

* 여행지에서만 보이는 것들 / 문학 테라피

 

 작가는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할 지,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여겨질 때' 과감하게 여행을 떠나라고 한다. 그러나 말처럼 그리 쉽지 않은 것이 여행인데....

비록 지금 떠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으나 떠날 수 없는 마음을 이 책을 읽으면서 달래볼까 한다.

'가장 평범한 순간이 가장 반짝거리는 순간'이라고 작가는 말하지만, 과연 그럴까...

이 책 속에서 그 해답을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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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글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력이 있다. 그녀의 작품 중에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과 <별들의 들판>을 특히 좋아한다. 그 책속에 담긴 글들이 마음에 와닿기 때문이다. 작가는 2012년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라는 공지영 앤솔로지를 출간하였다. 그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좋아하던 공지영의 글들이 다시 눈에 들어와서 블로그에 저장해 두었었는데, 그중의 몇 문장을 여기에 소개한다. 122 선택 이미 지나가 버린 것이 인생이고 누구도 그것을 수선할 수 없지만 한 가지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그건 기억하는 것, 잊지 않는 것, 상처를 기억하든, 상처가 스쳐가기 전에 존재했던 빛나는 사랑을 기억하든 그것을 선택하는 일이었다. 밤하늘에서 검은 어둠을 보든 빛나는 별을 보든 그것이 선택인 것처럼 - <별들의 들판 > - 이 문장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글귀이다. 오래 전에 이 책을 읽고 미니홈피에 담아 놓았던 글이다. 72 고해성사 무릎을 꿇고 앉아 저의 죄를 고백합니다. 고백한 지 18년 만입니다. 하는데 맙소사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것도 뜨겁고 힘차게 펑펑 나오는 것이다. 그것도 뜨겁고 힘차게 펑펑 나오는 것이다. (...) 어느덧 작년 겨울 18년 만에 혼자 성당에 찾아가 하느님 앞에 엎드려, 하느님 저 왔어요, 항복해요, 내 인생에 대해 항복합니다. 엉엉 울던 그 때의 심정으로 고스란히 되돌아가고 있었다. ˝ 참 어려운 길 오셨습니다. 18년 만이라고 하셨습니ㅏ. 축하드립니다. 여기까지 오는 발걸음으로 이미 당신은 죄 사함을 받았는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18년 동안 걸어온 길이 고단한 길임이 틀림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 -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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