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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런 - 뉴욕 파슨스대 최고 명강의
에린 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11월
평점 :
<아웃런>의 저자인 '에린 조'는 서울대학교에서는 의류학과에서 학, 석사를, 위스콘신 대학교에서는 글로벌 유통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세계적인 디자인 대학교인 뉴욕 파슨스 대학교의 교수로 재직중이다. 이번에 안식년을 맞아서 한국에 오게 되면서 출간한 책이 <아웃런>이다.
그녀가 연구하는 디자인 경영, 혁신, 디자인 기업 전략, 소비자 행동론과 온라인 유통 등은 지금 그리고 미래에 있어서는 기업들에게 있어서는 꼭 알아야 하고 실행하여야 할 과제이다.
이 책의 책 부분은 마케팅과 관련이 없는 독자들이라면 생소한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지만, 본론으로 들어가면 내용을 설명하기 위한 사례들이 우리들의 소비와 관련된 기업들의 이야기이기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미래 사회의 경쟁은 브랜드가 어떤 경험과 의미로 시장을 창조하고 이끌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래서 '디자인 경영전략'은 브랜딩에서 디자인이 하는 역할 그 이상의 것이다.
이 책에서는 '디자인적 경영전략을 통한 브랜드 혁신을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가'를 5장으로 나누어서 설명해 준다.
1. 기존 혁신 프레임의 문제
2. 디자인적 경영전략에서 강조하는 탐구 자세와 역량
3. 디자인적 경영전략에서 혁신의 해법을 구할 때 중요한 방향성
4. 전략을 세울 때 필요한 아이디어 구축법
5. 브랜드 혁신의 포지셔닝과 실행 전략
이렇게 5장의 주요 내용을 나열하니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독자들에게 필요한 책처럼 느껴지지만, 그 내용은 소비자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 씌여져 있다.
2013년 <패스트 컴퍼니>가 선정한 '가장 혁신적인 브랜드' 리스트에서 1등을 차지한 기업은 나이키이다.
나이키가 어떤 혁신적 경영전략을 세웠는가는 '나이키 플러스'라는 혁신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있다. 예를 들자면, 신발 깔창 밑에 아이팟 나노 모델과 무선 연동이 되는 수신기를 삽입해 이용자가 뛰는 기록을 저장할 수 있게 하였으며, 목표량을 지정해 놓으면 러닝할 동안 음성으로 현재까지의 성과를 안내해 주고 응원을 보내기도 하는 장치이다. 러닝화에서 시작된 혁신은 팔찌에도 적용이 되었는데, 그것이 나이키 퓨얼 밴드이다.
길트 닷컴은 고급 브랜드의 재고를 급매로 처리하는 온라인 사이트이다. 고급 브랜드들은 이미지 관리상 할인 판매를 하지 않는 것에 착안하여 고급 브랜드의 독점성으 보호해 주기 위해 온라인 스토어에 초대된 사람에게만 특정 상품을 한정시간 내에 제한된 모델만을 제시하고 판매하는 사이트인데, 불황일 때는 잘 운영이 되었지만 불황에서 벗어나면서, 또한 소비자 수를 늘리게 되면서 큰 수익을 내지를 못했다.
이렇게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어서 그 운영에 문제점이 있으면 실패로 끝나게 된다.
이와 유사한 팹닷컴의 경우에는 길트 닷컴과 비슷한 평균 40%의 할인율로 상품을 판매했지만 성공을 거둔 경우이다.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곳에서는 어떤 물건을 구매해도 실패하지 않는다'는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건 바로 탁월한 안목과 미적 감각을 활용해 희소성 높은 상품만 소량 판매한 것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 잡은 예이다.
애플 스토어에서 운영하는 서비스 센터인 지니어스 바는 '애플과 소비자가 소통하는 공간'이다. 그중의 뉴욕 5번가의 애플 스토어는 미국에서 방문자가 가장 많은 곳이며, 미국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큰 매출을 내는 곳이다.
나도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애플 스토어를 찾은 경험이 있는데, 자유롭게 애플사의 상품을 사용해 볼 수도 있고, 매장에서 즉시 문제해결을 도와주기도 하고, 판매까지 하고 있다. 그래서 제품을 사기 위한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로 애플의 지니어스 바가 고객들이 애플을 선택하고 구입하는데 커다란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비하여 코닥은 소비자의 마음을 읽지 못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1980년대 후반에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하지만 소비자는 미래에도 필름 카메라를 찍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필름을 현상하는 기계적 혁신에 더 많은 투자를 했는데. 소비자의 마음은 디지털 카메라 쪽으로 기울어졌다.

"혁신은 미래의 상황를 그려내는 것이다. 그리고 미래는 과거 현상의 반복이 아니다. " (p; 65)
기존 산업에서 기존 상품 모델, 서비스 형태, 소비자 행동, 소비상황, 경영방식과 관련된 관행 등을 뒤집어 볼 수 있어야 한다.
이 밖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기업으로는, 소규모 상인들도 좀 더 나은 조건으로 물건을 팔 수 있도록 만든 결재 단말기인 '스퀘어.

중저가 브랜드이지만 광고비를 아껴서 매장은 가장 번화한 명품 매장들이 있는 곳에 둠으로써, 소비자가 고급 브랜드의 상품을 구매하는 것과 같은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ZARA의 운영방식.
인구 고령화 시대에 정확하게 부합되는 관절이 약한 소비자들을 위한 주방기구를 만들어서 파는 옥소.
'one for one' , 1대 1기부 모델로, 신발 한 컬레를 사면 같은 신발 한 컬레가 제3세계 어린이에게 전달되는 탐스.
물통을 들고 다니며 수돗물을 정수해서 마시게 하는 버블. 버블의 제품은 휴대하기 쉽고, 손에 쥐기 쉽게 만들어졌으며, 입구 안 쪽에 필터를 달아 영구 사용이 가능하니 버려지는 플라스틱 물병을 줄일 수 있으니 지구의 환경을 고려한 물통이다.

신제품 출시 당시 애플의 메시지는, '전화가 아니다. 이것은 네 삶의 동반자이자 네가 살아가는 방법 (A way of life)이다. ' (p. 163) - 정말 그렇게 되지 않았는가?
여기에서 생각해 볼 기업이 있다. 기업은 이윤을 남기는 것을 목적으로 할 텐데, 자신의 제품을 사지 말라는 말을 하는 기업이 있으니, 파타고니아이다.
파타고니아는 아웃도어 용품 회사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상품제조와 유통을 목표로 한다.제품의 재료는 친환경 재료만을 사용하고 환경 보호를 위해 약 10%의 이윤을 사회에 기부하는 모델을 가지고 있다. '덜 사고 다시 쓴다'는 것이 회사의 지침이다. 4R (Reduce, Repair, Reuse,Recycle)할 수 있게 상품을 디자인하고 유통시킨다.

이 책에 나온 사례들 중의 일부는 다른 책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들도 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소비 시장을 이끌어 가는 기업들의 혁신적인 전략을 알 수 있었다.
무엇 보다 '파타고니아'의 사례는 지속 가능한 성공의 사례이기에 많은 기업에서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생각된다.
기업이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려면 급진적 혁신 보다는 점진적 혁신이 훨씬 긍정적이 효과를 가져다 준다.

또한 혁신적 아이디어는 틀에서 벗어난 접근 방식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눈으로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소비자의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 거기에 지구의 미래까지 생각한다면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