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하트우드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김경미 옮김, 배그램 이바툴린 그림 / 비룡소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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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인터넷 서점의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책이 있다. 어느날부터인가 갑자기 순위에 올랐기에 어떤 책인지 궁금했다. 책 이름도, 작가 이름도 생소하다.

이런 경우에는 TV를 통해서 알려진 책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책도 역시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는 드라마에서 소개된 책이라고 한다. 아니 그 드라마의 메인테마 도서라고 한다.

드라마는 '별에서 온 그대'. 조선시대에 별에서 온 외계인이 400년 동안 이 땅에 머물게 되는데, 자신의 별로 돌아가기 직전에 자신이 지구에 온 후 가장 먼저 만난 그 소녀의 환생과의 사랑이야기인 것 같다.

수려한 외모의 김수현의 절제된 감정표현과 잘 나가는 영화배우 전지현의 코믹한 연기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끈다.

어쨌든 나는 이 책이 궁금했다. 동화와 우화의 중간이라고 하는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이. 

이 책을 쓴 '테이트 디카밀로'는 어린이를 위한 책을 쓰는 작가인데, 뉴베리 상을 받기도 했고, 이 책으로는 2006년에 보스턴 글로브 혼 북 상을 받았다.

'케이트 디카밀로'는 어느날  크리스마스로 받은 토끼 인형이 바다 밑바닥에 얼굴을 처박고 있는 꿈을 꾼다. 그 꿈에서 영감을 받아서 쓴 책이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이다.

그러니,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당연히 토끼 인형이고, 그 인형의 이름이 에드워드 툴레인이다.

애버린 툴레인은 열 살 생일날, 할머니로부터 프랑스 장인에게 주문하여 만든 도자기 토끼 인형을 선물로 받는다. 비단옷에 멋진 모자를 쓰고 회중시계를 가진 토끼 인형. 진짜 토끼털로 복스럽고 부드럽게 만들어진 구부러지는 귀, 팔다리는 철사로 이어져서 쉽게 구부러져 움직일 수 있는 1m 키의 도자기로 만들어진 고급스러운 토끼 인형.

애버린은 도자기 토끼인형을 진짜 친구처럼 생각하면서 사랑을 듬뿍 준다. 그러나 도자기 토끼는 그 사랑에 고마움을 느끼지도 못하고, 사랑을 할 줄도 모른다.

그러던 중에 애버린은 도자기 토끼를 가지고 엄마 아빠와 영국 여행을 가게 되는데, 여행길 배 안에서 짖궂은 아이들의 장난으로 인하여 바다에 떨어지게 된다.

깊고 깊은 바닷 속에서 오랜 날들을 보낸 후에 어부의 그물에 걸려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그곳에서 어부의 아내인 할머니의 사랑을 받게 된다.

그리고 다시 할머니의 고약한 딸에 의해서 쓰레기장에 버려지게 되고, 거기에서 부랑자를 만나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된다.

잠시 나무에 매달려 새쫒는 허수아비가 되어 있다가 새로운 주인인 소년 브라이스의 아픈 여동생의 사랑을 받게 된다.

도자기 토끼는 애버린의 품을 떠나는 순간부터 이처럼 갖은 시련과 고통과 좌절을 겪게 되지만, 누군가에게 구해지게 되고, 그때마다 새로운 주인의 사랑을 듬뿍 받게 된다. 새로운 주인들은 자신의 상황에 맞게 도자기 토끼에게 새로운 옷을 해 입히면서 새 이름으로 불러준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처럼 사랑해 준다.

도자기 토끼는 어린 소녀가 죽어 가는 것을 지켜 보아야 했고, 거리에서 춤을 추어야 하기도 했다. 그리고 토끼의 머리가 산산조각이 나는 사건까지 당하게 된다.

그러나 그의 조각난 머리는 인형수리공에게 고쳐지게 되지만, 그 댓가로 브라이스는 도자기 토끼를 인형수리공에게 넘겨 주어야 했다.

" ' 사라우스, 애빌린.' 두 사람으 이름이 슬프지만 달콤한 노래처럼 에드워드의 머릿속을 지나갔어요.

에드워드가 말했어요. "난 이미 사랑을 받아 봤어, 애빌린이라는 여자아이의 사랑을 받았지, 그리고 한 어부와 그 아내, 떠돌이와 그의 개에게 사랑을 받았어. 또 하모니카를 부는 남자애와 죽은 여자애에게 사랑을 받았고, 나에게 사랑에 대해 말하지 마, 나도 사랑을 알아. " (p. 183)

에드워드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그를 통해 사랑을 배웠다.

" (...) 난 사랑하는 법을 배웠어요. 그건 끔찍한 일이었어요. 아파요. 마음이 아프다고요. (...)" (책 속의 글 중에서)

다시 멋진 도자기 토끼가 된 에드워드는 브라이스의 우정에 마음이 촉촉하게 젖어든다. 자신을 고치는 댓가를 지불할 돈이 없어서 자신을 인형수리공에게 넘겨 주는 것이 그의 사랑이었음을 알기에.

도자기 토끼 에드워드는 갖은 시련을 당하면서 모험의 세계를 경험하게 되면서 사랑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된다. 가는 곳마다 그를 사랑해 주던 사람들을 통해서 비록 그들의 처지가 힘겹고 궁핍하지만 에드워드에게 베풀어주던 사랑을 통해서 사랑을 배우게 된 것이다.

도자기 토끼에게 사랑이 무엇인가를 가르쳐 준 나이 많은 인형의 말은 우리들에게도 사랑을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를 말해준다.

" 마음을 열어, 누군가 올거야. 누군가 널 위해 올 거라고, 하지만 먼저 네가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해 " (p. 191)

도자기 토끼의 사랑여행은 마지막 장면에서 큰 감동을 준다. 사랑을 찾아 오는 길이 얼마나 험난했는가를, 그리고 마음을 열면 다시 그 자리로 올 수 있음을.

인형가게로 들어와 도자기 토끼 앞에 선 모녀는 오래전에 에드워드를 그토록 사랑해 주었던 애버린과 그녀의 딸 !!

이렇게 감동적인 이야기는 꼭 동화라고 해서 어린이들만이 읽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어른들이 읽어도 감동의 물결이 다가온다.

" 마음을 열어, 누군가 올거야. 누군가 널 위해 올 거라고, 하지만 먼저 네가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해 " (p. 191)

- 마음을 열고 뜨거운 사랑을 찾게 되기 까지 그 놀랍고 가슴 짜릿한 여행 - (책띠 글 중에서)

도자기 토끼가 사랑을 찾아가는 여행이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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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목적어 - 세상 사람들이 뽑은 가장 소중한 단어 50
정철 지음 / 리더스북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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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단어는 무엇입니까?" 3가지를 적어 주세요.

이런 질문을 받았다면 나는 어떤 단어를 쓰게 될까? 머리를 스쳐가는 수많은 단어 중에서 3가지를 꼽기란 그리 쉽지 않은 것 같지만,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리 어려운 질문도 아니다.

마치 어느핸가 여행지의 수도원 근처 샘물이 나오는 곳에서 '이곳에 소원을 적은 리본을 달면 소원이 이루어진대요'라는 글을 읽고  어떤 소원을 적어서 달아 놓을까 망설이던 때 처럼.

그러나 나는 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 3가지를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단어'들을 읽고 그 의미를 되새겨 보기로 한다.

<인생의 목적어>은 저자가 위의 질문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다. 설문에 답한 사람은 2,820명.

그리고 설문조사에서 나온 단어들의 순위를 매겨 50개의 인생의 목적어를 골라냈다. 그중에 1위~44위는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이고 나머지 6단어는 저자가 고른 단어들이다.

1위 : 가족,   2위 : 사랑,     3위 : 나,    4위 : 엄마,    5위 :꿈,    6위 : 행복,    7위 : 친구,   8위 : 사람

얼추 우리들이 마음 속으로 생각했던 단어의 범주에서 그리 벗어나지 않는 인생의 목적어이다.

저자는 이런 50개의 인생의 목적어를 순위에 관계없이 6 개의 chapter 로 나누어서 풀어나간다.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의 글들일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읽게 되지만 참신하다는 생각이 드는 글들을 마주치게 된다. 그건 저자가 카피라이터이기 때문에 생각의 발상에 특이함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단어들에서 느낄 수 없었던 역발상, 기발한 발상은 why 에서 나온다고 하겠다. 그는 why란 watch, her, yes 라 풀이한다. 생각의 시작, 관찰의 시작, 발견의 시작에서 비롯되기에 일반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관찰하고', ' 다르게 발견해 보자'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카피라이터는 'why'에 익숙한 사람이 아닐까.

책 속으로 들어가 보면,

4위 : 엄마 - 세상에서 가장 큰 우산을 들고 있는 여자.

 

     엄마를 네 글자로 표현하면,

                             미안해요.

            열두 글자로 표현하면,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했어요.   (책 속에서)

 어찌 이리도 내 맘을 잘 표현했을까. 바로 내 마음이다.

30위 : 책 - 나무로 돌아가라고 하지 마세요.

                               나무였습니다.

              외로워서 책이 되었습니다.

당신을 만나고 싶어 책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외롭습니다.

             당신은 나를 모른 척합니다.

   그냥 숲을 남아 있을걸 그랬습니다.  (책 속의 글 중에서)

39위 : 오늘 - 쓰지 않아도 저절로 줄어드는 것

      오늘이 지나면 다시 만날 수 없는 것은?

                                           오늘입니다.

6위 : 행복 - 크게 나쁘지 않아, 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를 찾는 행복과 불행은

     둘 중 하나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조금은 불행한 행복

                          약간은 행복한 불행  (책 속의 글 중에서)

1위 : 가족 - 자세히 보면 한 사람

                    사랑한다는 말도 좋지만

          이해한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책 속의 글 중에서)

23위 : 아버지 - 끝까지 아빠라고 부르고 싶었던 사람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여, 라고

               세상 모든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우리가 듣지 못하게 혼자말로.   (책 속의 글 중에서)

그렇다. 우리의 아버지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가족들 앞에서  자신의 힘듦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혼잣말로 할지언정. 그런 아버지들을 우리는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순위밖 :  자식 - 한두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그 무엇

                                    어렵습니다.

                                    어렵습니다.

                                    어렵습니다.  (책 속의 글 중에서)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는 글은 자식에 대한 글이다. 순위 밖에 있는 단어를 50개 인생의 목적어에 넣은 것은 그만큼 자식에 대한 생각을 되짚어 볼 기회를 갖자는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저자는 자식을 조금 덜 소중히 생각하기를 바란다. 그건 자식을 덜 사랑하자는 뜻이다.

'사랑한다면 덜 사랑하자'는 의미이다. 같은 상황이라고 해도 내 자식과 남의 자식에게 향하는 잣대는 다르다. 그래서 부모의 주관은 다른 잣대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것이 자식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부모는 자식을 평생 보호할 수 있을까?

그 답은 독자들이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자식을 '사랑한다면 덜 사랑하자'는 생각을 이 책 속에 담아 놓았다.

이 책에는 책을 읽는 동안에 잠시 휴식을 취하라고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떠다니는 그림을 담아 놓기도 했다.

 

이처럼 이 책은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생각을 전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러나 어떤 문장들을 읽노라면 말장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엉뚱한 글을 접하게 되기도 한다.

물론, 언어의 유희로 받아들이고, 카피라이터의 재치있는 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에 실린 50개의 단어들은 항상 우리의 머리속에서 맴도는 단어들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단어들을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단어'로 적었으리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각으로 이 단어들을 생각해 보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이 책은 독자들에게 심심풀이 땅콩 정도로 읽을 수 있는 책이 될 수도 있고, 단어에 대한 폭넓은 생각을 가지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는 기발한 발상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 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 누군가, 이 책 어땠어?'라고 묻는다면, 시시콜콜 지적하지 말고 "그냥 괜찮아"라고 말하라도 했는데, 이렇게 이 책에 대한 글을 쓰다보니 시시콜콜 이런 저런 글을 남기게 되었다.

아마도 이 책은 독자에 따라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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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 대통령실록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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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 대통령실록>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이라면 한 번쯤은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1948년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에 18대에 걸쳐서 11명의 대통령이 선출되었는데, 현직 대통령을 제외한 10명의 대통령이 어떻게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되었는가를, 그리고 그들의 정책은 무엇이었으며, 국민들에게 그들은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지고 있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펼치기 전에 스쳐가는 단상들은 존경받는 대통령의 이미지 보다는 국민들을 실망시켰던 그들의 모습이 더 뚜렷하게 다가온다.

국민들에 의해서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 망명길에 올랐던 대통령, 가장 믿었던 측근의 총에 맞아 죽어야 했던 대통령, 친인척을 비롯한 대통령 자신의 비리로 감옥을 가야 했던 대통령, 자신의 생을 스스로 마감했던 대통령...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대통령은 과연 누구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 우리의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는 결코 좋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생각들을 뒤로 하고 이 책을 읽게 된다. 이 책은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이끌어 온 10명의 대통령의 모든 것을 분석해 본다. 각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배경과 과정, 그당시의 사회상, 대통령이 된 후의 외교, 국방 정책을 비롯한 국정현안을 어떻게 수행했는가 하는 문제, 재임기간에 일어난 주요 사건, 퇴임후까지의 한 인물에 대한 총체적인 서술을 하고 있다.

여기에서 잠깐 '실록'의 사전적 의미 3개 중에 2개를 살펴보니,

(1)  임금 재위 동안 정령() 기타 사실 시대순으로 기록한 . 임금 죽은 시정기를 거두어 정리하는 편년체 기록이다.

(2) 있는 사실 꾸임 없이 그대로 적은 기록.

그렇다, '실록'이란 주관이 담기지 않은 객관적 사실의 기록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 책이 얼마나 객관적 사실만을 담았는지가 이 책이 가져야 할 가장 큰 역할이 아닐까....

지금 우리나라는 이념에서 오는 차이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기에 교학사 국사 교과서 논란까지 겹치게 되니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에 놓여 있다.

역사 속에 묻힌 대통령이 아닌 현존하는 전직 대통령도 여러 명이 있는 실정에서 이 책의 주제는 역사적 사실만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다루어야 할 필요성이 강조된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중간 중간 눈에 들어오지 않는 역사 용어들이 있다. 저자는 '일러두기'에서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역사 용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자는 의미에서 일부 용어는 공식 명칭이 아닌 저자의 의도에 따랐습니다. (예 : 6.25 남북전쟁 등)

가장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해야 하는 책이라면 역사 용어는 공식 명칭을 사용하여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남북전쟁'이란 단어가 나올 때 순간적으로 미국의 남북전쟁도 아니고, ' 이건 무슨말? ' 하는 생각들이 스쳐갔으니까...

분명 책을 읽기 직전에 '일러두기'를 읽었건만 이런 용어가 낯설게 느껴져서 책의 몰입에 방해가 된다.

'남북전쟁', '5.16 쿠데타' 등.

물론, 저자는 그동안 많은 역사 책을 집필하였다.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한 권으로 읽는 고려왕조실록>, <한 권으로 읽는 고구려왕조실록>, <한 권으로 읽는 백제왕조실록>, <한 권으로 읽는 신라왕조실록>, <한 권으로 읽는 세종대왕실록>,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실계보>, <환관과 궁녀』> 등이 그의 저서이다. 저자에 대한 평가 역시 '가장 의도적인 왜곡을 하지 않는 현대사를 쓸 수 있는 사람' 이라고 한다.

이런 점은 책을 읽으면서 독자 스스로 생각해 볼 몫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 정부 수립 그리고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이 정치계에 입문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승만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 친일 행위자를 척결하지 못하는 것이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문제로 제기되는 것을 보면 초대 대통령부터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1954년 사사오입 불법 개헌을 통해 3대 대통령 그리고 4대 대통령까지 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음을 자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정부의 무능,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에서 전두환, 노태우의 군인 출신 대통령.

문민 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의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이명박 정부에 이르기까지를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은 각종 회고록과 평전, 다양한 매체를 통한 자료수집을 바탕으로 6년 여간에 걸쳐서 집필되었다.

대통령실록이라는 의미를 떠나서 우리의 근현대사를 조명하는 책이라는 생각으로 읽어도 한 번쯤은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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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작은 마을 여행기
조광열 지음 / 할라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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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여행지를 여행하고 쓴 여행기이지만  그 수준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얼마나 알고 여행하느냐에 따라서 보고 느끼는 것들이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행의 품격을 이야기하자면, 이탈리아 공인 건축사인 '정태남'의 여행과 정신과 전문의이자 클래식과 오페라 비평가인 '박종호'의 여행은 손꼽을 수 있다.

'정태남'은 가는 여행지마다 건축은 물론, 역사, 예술, 음악을 담아내는 문화산책을 즐긴다. 또한 '박종호'는 풍월당 대표이자 클래식, 오페라에도 조예가 깊기에 그의 여행기에는 품위있는 음악이 흐르고 있다.

이 두 사람의 여행에 못지 않게 오랜 여행 경력으로 베테랑 여행가라고 일컬어지는 사람이 '조광열'이다.

이미 <바다의 알프스 리비에라에 마음을 담다>의 저서를 펴내기도 한 그는 분당에 있는 피부과 병원의 원장이다. 미국에 교환교수로 다녀온 적도 있고, 해외 학회 활동을 통하여 여행의 깊은 의미를 깨닫게 되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의 배낭여행과는 다르게 렌터카를 이용하고 호텔에 머물면서 가족 여행을 즐긴다.

그는 자신을 '노무족(No More Uncle ! )이라 칭한다. 더 이상 고리타분한 아저씨가 아닌 자유로운 사고와 생활을 추구하며 젊게 사는 40~50대 라 말한다.

이번의 여행은 프랑스와 스위스의 작은 마을 여행기이다. 이 여행에는 아내와 의대생인 아들이 함께 한다.

여행자 중에는 바람이 부는대로, 구름이 흐르는대로 가다 보면 어딘가 발걸음이 머무는 곳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자의 여행은 여행을 떠나기 최소 5~6개월 전부터 여행 스케즐과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하고 떠나는 여행이다. 물론, 이런 철저한 계획을 하더라도 현지에서 그곳 주민들이나 여행객들의 추천을 받고 새로운 도시를 찾는 경우가 흔하다.

 

프랑스와 스위스는 유럽여행자들에게는 첫출발지와 같은 의미의 여행지이기에 많은 여행서들이 나와 있다. 그리고 이곳을 찾았던 여행자들도 많고 많다.

이 책은 프랑스와 스위스의 작은 마을 여행기이기는 하지만 이미 프랑스의 많은 도시들을 거쳐 간 여행자들이 많기에 아비뇽, 엑상프로방스, 생 레미 드 프로방스, 레 보 드 프로방스, 아를, 마르세유 등은 작은 마을이라고는 하지만 너무도 잘 알려진 마을이다.

폴 세잔의 예술을 찾아, 고흐의 예술을 찾아 작은 마을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엑상 프로방스, 샐 레미 드 프로방스 그리고 아를....

반 고흐에게 프로방스는 제 2의 고향이자 약 200 여 점의 페인팅과 수많은 드로잉을 그린 곳이기에 그곳에서 고흐 작품 속의 한 모습을 마주치게 된다.

아를, 역시 고흐가 예술 혼을 불태운 곳이다.

중세 시대를 그대로 간직한 마을 카르카손에는 12~13세기의 중세 성들이 완벽하게 복원되어 있다.

이렇게 프랑스의 작은 마을은 이미 우리곁에 와 있는 그런 마을들이 많이 소개된다.

그런데 비하여 스위스의 경우에는 카펠교로 유명한 루체른을 제외하고는 아직은 우리들에게 생소한 작은 마을 이야기가 담겨 있다.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의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예쁜 집의 테라스의 화려한 꽃을 보면서 아름다움에 눈길을 뗄 수 없었던 기억들이 있으리라.

스위스 호수마을인 아스코나, 루가노, 간드리아.

이솔라 벨라는 동서양의 정교한 예술품들이 보관된 아름다운 궁전과 바로크 풍의 이탈리아 정원에 매료되는 작은 마을이다.

여행~~ 여행자에게 여행은 각기 다양한 의미를 가지게 되는데, 이 책의 저자인 조광열에게 여행이란?

" 여행은 인생에 리듬을 부여하는 중요한 쉼표라고 생각한다. 내 인생의 리듬이 어떤지를 점검하고 잠시 숨고르기를 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p. 308)

이 책은 유럽의 작은 마을에 대한 여행기이지만, 꼭 해외여행만이 여행은 아닐 것이다.

당신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인가?

쉼표, 나에게 주는 선물, 인생의 전환점....

그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이다. 그렇다면 어디론가 한 번 떠나보면 어떨까?

유럽의 작은 마을이 아닌 대한민국의 작은 마을이라도 잠시 삶을 되짚어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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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페스트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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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는 영국 중부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는데, 고향을 떠나 런던으로 오면서 배우 겸 극단 활동을 하게 된다. 그의 첫 작품은 1590년에 쓴 <헨리 6세>이며 국왕 극단의 전속 극작가로 활동을 하면서 약 20여 년 간에 걸쳐서 37편의 희곡과 시를 발표한다.

그중에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인 <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이고 그외에 <로미오와 줄리엣, <베니스의 상인>,<한여름밤의 꿈>이다.

<템페스트>는 셰익스피어가 쓴 마지막 희곡이다. 그런 만큼 셰익스피어 만년의 세계관을 엿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이런 고전을 읽을 때에는 누가 번역한 작품을 읽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그 속에 담긴 의도와 비유를 정확하게 번역하기가 그리 쉽지가 않다고 한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담긴 시행대사는 약하고 강한, 다시 말해서 어세가 없는 음절과 어세가 있는 음절이 한 짝으로 된 다섯 개의 짝으로 되어 있어서 우리말오 옮기기가 불가능하다.

또한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는 은유, 인유 등의 각종 비유와 언어유희가 많이 쓰여 있는데, 언어유희는 양의어, 다의어, 동음이의어로 구성되어 있어서 번역의 어려움을 가져다 준다.

그런데 이 책은 셰익스피어 연구가인 이경석 교수가 번역을 하였기에 작가의 본래 의도를 정확하게 해석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였으나 앞의 이유들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나는 그동안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여러 권을 읽었고, 연극 등을 통해서 그의 작품들을 관람하기도 했지만, <템페스트>는 이번에 처음 읽게 된 희곡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 가장 짧은 극이기도 하고, 당시 극작의 중요한 규칙인 세가지 일치 ( three unities : 하루 시간 안에, 한 장소에서 , 한 줄거리에 관한 것)를 준수한 극작품이다.

 

희곡의 내용은 아주 간단한하다.

12 년 전에 밀라노의 대공인 푸로스퍼로는  마술 연구에 빠져서 자신의 동생인 앤토니오에게 국사를 맡긴다. 믿었던 앤토니오는 나폴리의 왕인 알론조와 결탁을 하여 형인 푸로스퍼로와 그의 딸인 미랜더를 쪽배에 태워서 바다로 내 보낸다. 앤토니오가 형을 죽이기 못한 이유는 푸로스퍼로가 백성들을 사랑한 대공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폴리의 정직한 노대신인 곤잘로는 쪽배에 일용할 양식과 마술에 관련된 책들을 함께 실어 보낸다. 그래서 그들이 당도한 곳은 무인도인데, 이곳에서 에어리얼이라는 공기의 정령을 구해주게 된다. 악의 마녀인 시코랙스에 의해서 소나무에 갇혀 있는 것을 구해주고 노예로 삼는다.

그러던 어느날 나폴리 왕 알랜조와 그의 동생 시배스천, 그리고 아들 퍼디넌스, 밀라노 대공인 앤토니오가 탄 배가 폭풍우를 만나게 된다. 그 배는 알론조의 딸이 튀니즈 왕과 결혼을 마치고 돌아가던 배로 이 폭풍우는 푸로스퍼로가 이들이 타고 있음을 알고 복수를 하기 위해서 일으킨 것이다.

그들 중에 떨어져 나온 알론조의 아들인 퍼디넌스와 푸로스퍼로의 딸인 미랜더의 사랑이 이루어지고 그들은 결혼을 하게 된다.

그 와중에 퍼디넌스 왕자가 죽은 줄 알고 앤토니오는 시배스천을 왕위 계승을 하게 하려는 음모를  꾸미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에는 폭풍우를 일으킨 것은 푸로스퍼로의 마술에 의한 것이고, 배신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나폴리의 왕 알랜조가 알게 되고, 자신이 빼앗았던 밀라노의 대공 자리를 푸로스퍼로에게 돌려주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게 된다는 해피엔딩으로 끝맺게 된다.  

처음에 마술을 이용하여 모두를 벌하려던 푸로스퍼로의 마음은 화해와 용서의 마음으로 변한다는 것이 셰익스피어가 노년에 쓴 작품이기에 가능한 설정일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가 <템페스트>를 마지막으로 작품 활동을 끝내기에 그는 노년에 접어 들면서 삶은 유한한 것이기에 덧없음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 마음에서 구태여 복수라는 칼날을 빼들기 보다는 용서를 하는 관용의 마음을 베풀고 싶었을 것이다.

어찌 보면 원수라고 할 수 있는 나폴리 왕의 아들인 퍼디넌스를 폭풍우 속에서 일행들과 분리하여 자신의 딸인 미랜더와의 만남을 가질 수 있게 하고, 결혼을 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설정도 인생을 아름답게 그리기 위한 장치가 아니었을까.

이 책은 지금의 시점에서 내용만을 생각하고 읽는다면 마치 동화같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흔하디 흔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번역자의 해설을 읽어 보면 작품 속의 대사는 약강5보격의 무운시행이고 압운/각운까지 맞춰야 되는 소네트 시들이라고 하니 우리의 글로는 그런 의미를 옮길 수 없으니 어찌 이 희곡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건 우리의 시조를 다른 언어로 옮겼을 때에 그들의 언어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부분들과 같은 의미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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