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애거서 크리스티 자서전 /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시현 옮김 ㅣ  황금가지

 

 추리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을 즐겨 읽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재미있었던지 밤이 깊은 줄도 모르고 읽곤 했지요.

그래서 애거서 크리스티의 자서전에 관심이 갑니다. 책은 두꺼워서 800 쪽이 넘지만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듯합니다.

그녀가 쓴 추리소설들을 쓰게 된 계기, 그리고 집필 후기, 그리고 작가의 인생 등을 엿 볼 수 있을 듯합니다.

 

 

 

 

 

 

 

2. 줄리언 /너 대니엘 호손, 폴 오스틴 지음/ 장현동 옮김 ㅣ  마음산책

 

 

너대니얼 호손의 자전적 일기인데, 호손은 자신과 아들 줄리언의 이야기를 담아 놓았습니다.

유명 작가의 일상을 엿 본다는 것도 재미있을 듯합니다.

이 책을 옮긴 장현동은 이 책에서 두 가지 사랑을 찾아 냅니다.

아들 줄리언을 향한 호손의 사랑 그리고 호손을 향한 폴 오스터의 사랑을...

너대니얼 호손이나 폴 오스터는 소설을 통해서 접했던 작가들인데, 에세이로 만나는 것은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듯합니다.

 

 

 

 

 

 

3. 여기, 뉴욕 / E.B. 화이트 지음 / 권상미 옮김 ㅣ 숲속여우비

 

<샬롯의 거미줄>의 작가로 유명한 E. B. 화이트의 에세이.

이 책은 1948년 여름에 썼기에 그 당시의 뉴욕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작가의 통찰력 있고, 향수에 가득 찬 맨해튼 산책은 작가가 뉴욕에 바치는 연서라고 하니, 이 책은 가까운 과거의 뉴욕을 접할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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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 한국사 : 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 - 조선 1 민음 한국사 1
문중양 외 지음, 문사철 엮음 / 민음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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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는 대학 수능시험에서 사탐 선택과목이 되면서 학생들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서울대학의 경우에는 한국사를 사탐 필수 과목으로 정해 놓으니 서울대를 희망하지 않는 학생들은 한국사를 선택할 경우에 상대적으로 수능 등급이 낮아질 수 있으니 더욱 기피하게 되었다.

그래서 2017년부터는 한국사가 수능 필수과목이 된다.  거기에 역사 교과서 왜곡 논란까지 있으니 이런 한국사를 둘러싼 상황들이 어찌 씁쓸하게 느껴진다.

한국사를 제대로 알고자하는 것은 한국인이면 당연히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닐까.

이렇듯 한국사에 관한 한국인의 역사적 소양이 그리 높지 않은 시점에서 '민음사'에서 '민음 한국사' 시리즈를 16권을 내놓게 된다. 아직 시리즈는 <조선 01 : 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과 <조선 02: 16세기 성리학 유토피아>만이 출간되었다.

 

앞으로 나올 16권의 책을 한꺼번에 모으면 시대순으로 정리가 되겠지만, 그 첫 번째 권이 <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이라는 것이 조금은 의아했다. 시대를 거슬러 현재와 가장 가까운 조선을 제일 먼저 재조명해 본다는 것이 기존의 한국사 시리즈들과는 좀 다른 구성이고, 특히 시대를 100년을 단위로 하는 기간인 '세기'로 나누었다는 것도 새롭게 다가왔다.

얼핏 15세기 하면 그 시기가 정확하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조선이 건국한 해인 1392년과 세종의 한글창제인 1443년을 기억한다면 그 시기가 명확하게 다가올 것이다.

한국사에서 15세기란 이렇듯 조선 500년의 첫 세기인 조선 전기로 제 3대 태종에서 제 10대 연산군에 이르기까지 8명의 왕이 한반도를 통치한 때이며 성리학이 대두된 시기이다.

즉, 15세기는 조선 문화의 개화기로 세종에서 성종에 이르는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문명국가를 지향하는 시기이다.

그런데 기존의 한국사 관련책이라면 시대를 왕조별로 나누었을 것이며, 조선을 좀더 세분화한다면 조선 전기, 중기, 후기로 나누었다. 그러나 '민음 한국사'는 15세기는 왕권 중심으로, 16세기는 사대부를 중심으로 각 세기별 주인공을 중심으로 역사를 깊이있게 파악해 본다.

이 책이 더 특별한 것은 15세기 조선을 중심으로 다른 세계들은 어떤 모습이었으며, 그러한 세계 속에서 조선은 어떤 움직임을 보였는가를 자세하게 살펴본다.

조선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었던 중국의 명나라, 그리고 서양의 여러 국가들의 당시의 상황을 살펴본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조선을 다루면서 그동안 세계사에서 등한시하였던 이슬람 세계까지를 다루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15세기 세계는 어떠하였을까?

영국과 프랑스의 기나긴 전쟁이었던 백년전쟁 (1337~1453)이 있었고, 영국에서는 두 가문의 전쟁이었던 장미전쟁(1455~1485)의 결과 헨리 7세가 절대왕정의 기초를 다지게 되고,  이베리아 반도에서는 카스티야 - 아라곤 연합왕국이 들어서면서 강력한 절대왕정 국가가 탄생한다.

15세기 서유럽은 이런 사건들로 인하여 기사계급이 몰락하고 절대왕정이 등장한다. 그리고 또 하나 주목할만한 역사적 사건은 1453년 메메트 2세가 콘스탄티노플을 장악하면서 동로마 제국이 멸망하고 이슬람세계가 들어선다.

이렇게 '민음 한국사'는 세계적 사건들까지 한국사와 함께 조명해 본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필요한 자료들이 있으면 그림, 지도, 삽화 등을 통해서 자세하게 살펴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한 사례로 이슬람 세계의 우주관과 당시 우리나라의 우주관을 비교하여 실어 놓았다.

이슬람 세계의 우주관(1583)은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세밀화를 통해서 알 수 있는데 지구와 천제가 모두 둥글다는 것을 이미 보여준다. 그러나 이미 2세기 정도가 지난 18세기의 조선의 천지도에서는 네모난 천하를 거의 중국이 다 차지하고 중국 주변에 여러나라가 작게 자리잡고 있으며 그 주변에 둥근 우주가 감싸고 있다.

또한 조선의 지도인 <혼일강리 역대국도>에 대한 설명도 지도를 세분하여 자세하게 보여주면서 다른 나라의 지도들과 비교 설명된다.

<혼일강리역대국도>의 세계사적 의의는 서양보다 100년 전에 아프리카의 온전한 모습을 그린 최초의 지도라는 점이다. 

그래서 이 책의 많은 부분이 <혼일강리역대국도>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고, 그 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내용은 세종의 업적이다. 4군6진의 설치로 두만강과 압록강을 조선의 영토 끝으로 만들고, 천문과 예악을 정비하고 조선의 농서를 편찬하고, 천문학을 비롯한 과학기술을 발달시키고...

가장 중요한 한글창제에 이르기까지. 

15세기의 절반은 조선의 가장 뛰어난 국왕인 태종과 세종의 치세가 아닐까 할 정도로 그들의 업적은 대단하다. 그중에 세종은 '한 명의 국왕이 이룰 수 있는 최대치를 보여준 왕'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많은 역사 관련 교양서적을 읽어 보았지만 그 책들과는 다른 구성이 돋보인다. 기존의 시대구분과는 다른 세기를 서술 단위로 설정하고 한국사의 주제와 흐름에 따라 세계사적 시각으로 (조선과 주변국가, 그리고 서양, 이슬람세계까지 아우르는) 우리의 역사를 폭넓게 다루고 있어서 한국사 읽기에 큰 도움을 준다. 그리고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본문의 내용과 관련하여 필요한 자료를 총망라하여 수록하였다.

 

'민음 한국사'는 '오늘의 역사는 과거를 반복하고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문제를 담아 새로운 과거로서 쓰여야 한다' (책 내용 중에서)는 취지로 한민족이 걸어온 수천 년 역사를 공정하고 객관적 시각으로 다양하게 조명한다.

앞으로 출간될 '민음 한국사'시리즈까지 읽게 된다면 그동안 우리의 역사를 자세하게 살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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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건축이다 - 인간이 만든 최고의 아름다움
김희곤 지음 / 오브제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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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 관한 책을 수없이 읽었고, 스페인의 영상이 담긴 TV 프로그램도 수 없이 봤지만 볼 때마다 스페인 건축의 독창성에 관심이 간다.

스페인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유럽의 정신을 조화롭게 융합한 나라이기에 스페인 문화도 역시 동서 문화가 융합되었다. 그래서 스페인의 건축을 보면 로마 건축, 기독교 건축, 유대 건축, 이슬람 건축이 빚어내는 이질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양식을 접할 수 있다.

그동안 많은 스페인 여행에 관한 책들은 가우디의 건축을 중심으로 한 바르셀로나, 그리고 알함부라 궁을 중심으로 한 그라나다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그래서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드는 그저 살짝 거쳐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스페인은 건축이다>에서는 다른 책들에 비해서 마드리드의 건축을 많이 다루고 있다.

먼저 이 책을 쓴 저자를 살펴보면, '김희곤'은 건축사 사무소를 10여 년 운영하다가 마흔 다섯 살의 나이로 2001년에 국립 마드리드 건축대학으로 유학을 떠난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나라 여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렇기에 <스페인은 건축이다>는 저자가 스페인의 여러 도시를 건축물을 중심으로 살펴보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그리고 스페인은 그만큼 다양한 건축양식의 건축물들이 도시를 빛나게 하고 있기도 하니까.

이 책은 '일생에 한 번은 가 봐야 할 마드리드, 카스티야라만차, 안달루시아, 바르셀로나, 빌바오, 살라망카, 발렌시아 의 5 지역으로 등으로 목차가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도시인 마드리드는 광장을 중심으로 소개된다. 라틴아메리카를 발견한 콜럼버스의 콜론광장, <돈키호테>를 쓴 '세르반테스'의 스페인광장이 마드리드의 중심축이되어 건축물들이 자리잡고 있다.

 

또한 마드리드의 실질적 중심이 되는 솔광장은 마드리드의 관문이고, 마드리드의 정치, 종교, 문화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자 마드리드 모든 축제의 시작이 되는 곳은 마요르 광장이다.

레티오 공원 깊숙히 자리잡은 유리궁전, 레알마드리드의 홈구장 등도 마드리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들이다. 이렇게 광장을 중심으로 마드리드를 살펴 본다면 그 누구도 마드리드를 슬쩍 지나쳐 가지는 못하리라.

두 번째 지역인 카스티야라만차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로 잘 알려진 곳이다. 특히 톨레도는 중세 기독교 왕국의 박해를 이겨내고 화석처럼 빛나고 있는 유대건축물과 이슬람 건축물이 남아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이슬람 무어인이 디자인한 도시의 길과 광장이 있어서 이슬람의 발자취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세 번째 지역은 안달루시아. 이곳은 세비아 말라가, 그라나다, 론다 등 아름다운 도시를 거느린 예술과 열정의 지역이다.

그라나다의 알람부라 궁전은 13세기에서 15세기에 걸쳐 만들어진 궁전으로 이슬람 건축 예술의 정수이다.

스페인의 이슬람 건축양식을 칼리프 양식이라고 하는데, 무어인들이 돌에 코란을 새기듯 정성껏 구축한 알람부라 궁정은 무어인의 눈무로 조각한 보석과 같은 궁전이다.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다워서 이 궁전은 스페인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기를 저자는 권한다.

 

무어인의 지배에서 벗어난 기독교인들은 서코트족의 건축기술과 칼리프 양식을 융합하여 모바사베 양식을 만들어 냈다.

코르도바에는 그곳만의 독특한 건축양식인 도벨라스 양식의 건축물들이 있다.

네 번째 도시인 바르셀로나는 건축의 천재인 가우디의 건축물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가우디 건축의 특색은 어느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상상력을 건축에 담아 놓았다. 자연에서 건축공간 장식의 모티브를 찾기때문에 그의 작품에는 도마뱀, 옥수수 등의 동식물이 등장한다. 같은 디자인을 반복하지 않기에 그가 만든 건축물들은 모두가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는 모험으로 건축에 평생을 바친 가우디의 작품을 만나러 바르셀로나로 가 보자.

다섯 번째 지역은 중세의 모습이 남아 있는 살라망카 그리고 프랭크 게리의 독특한 건축양식을 만날 수 있는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이 있는 빌바오와 가우디의 후예인 산티아고 칼라트라바야의 건축을 볼 수 있는 발렌시아로 간다.

이렇게 스페인을 다섯 지역으로 나누어 여행하면서 그 지역의 건축의 특색을 살펴 볼 수 있는 책이 < 스페인은 건축이다>이다.

스페인 건축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경쟁하고 공존하는 그들만의 공동체 문화가 다양하고 풍부한  건축 양식으로 표현되었다. 

인간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을 모아 놓은 듯한 스페인, 일생에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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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파산 - 2014년 제2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
김의경 지음 / 민음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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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불량, 개인파산.

이런 단어는 불성실한 사람들에게  따라 다니는 수식어일까?

대학생들이 사회에 나오기도 전에 학자금 대출 등으로 신용불량자가 되는 경우가 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은 있지만 이 책의 주인공처럼 미처 청춘의 꿈을 피워 보기도 전에 신용불량, 개인파산자가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청춘파산>은 제2회 한국경제 청년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작가의 일부분 개인적인 체험이 담긴 소설이다.

작가는 어떤 부분이 자신의 체험인지를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지만, 이 책을 읽게 되면 어떤 이유에서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인공인 백인주는 어머니로 인하여 사채 빚을 떠 안게 된다. 가정주부였던 엄마가 남대문 패션 상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아예 패션 상가에서 사업을 시작한다. 주변 상인들에게 일본 보따리 장사의 상품을 대량 구입하여 소개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일인데, 사업을 하루가 다르게 번창한다.

그래서 남대문 상가에서 동대문 상가까지 여러 곳에 점포를 가지고 있게 되고, 나중에는 건물을 사서 임대료를 받는 일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엄마가 받은 가계수표와 당좌수표가 부도가 나면서 가지고 있던 부동산은 경매로 넘어가고, 그도 여의치 않게 되자 결국에는 교도소까지 갔다 오게 된다. 그리고 또 다시 이 사업을 하다가 이번에는 사채업자에게 빚을 지면서 가족들의 삶은 블랙홀에 빠지게 된다.

빚의 구렁텅이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는데, 엄마의 부탁으로 사채업자에게 딸인 백인주가 빚을 진 것으로 서류가 작성되면서 그녀는 모든 생업에서 사채업자의 협박과 추적, 위협을 당하게 된다.

고등학교 2학년부터 학교로 찾아오던 사채업자는 10여 년이 지난 시점까지 그녀를 괴롭힌다.

처음에는 정규직 직장에 다니게 되지만 빚쟁이의 끈질긴 추적에 이사를 가는 것과 동시에 직장을 옮겨 다녀야 했다.

그래서 지금은 그때 그때 찾을 수 있는 아르바이트에 의존하여 살고 있다.

그녀가 한 아르바이트는 이 책에 소개되는 업종만도 수 십 가지가 된다. 고시원 총무, 레스트랑 서빙, 호텔 식당 설겆이, 백화점 판매점원, 내레이터 모델, 카페 홍보 알바, 방송국 방청 , 좌담회 아르바이트, 텝스 스태프, 사탕 포장....

이런 아르바이트에 대한 묘사는 실제로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부분까지 세밀하게 쓰여져 있다. 하루에 3개의 아르바이트를 구했다가 3번 잘린 적도 있다.

" 나는 그냥 이제부터는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마지막 직장은 면책을 받고 얻은 가장 안정적인 일자리였지만 나는 그저 기계적으로 일할 뿐 일을 통해 행복감을 느낄 수는 없었다. 1년이 지나자 무언가 텅 빈 것처럼 가슴이 허전했다. 그 순간 머릿속을 빠르게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다시 프리터가 되면 되지 않은가? " (p. 221)

백인주는 신용불량자에서 개인파산까지 되었지만 사채업자의 빚 독촉에 숨어 살다가 들키면 또다시 도망을 가야 하는 숨막히는 생활 속에서 아르바이트 인생을 살아가는데, 이 소설은 그녀가 상가수첩을 돌리는 일을 하는 10일 간의 기록 속에 지나간 날들에 대한 회상을 담아 놓았다.

봉고차를 타고 조를 편성하여 며칠 간에 걸쳐서 이 동네, 저 동네를 다니면서 상가수첩을 빠진 집 없이 돌리는 상가수첩 아르바이트.

이 책의 목차는 그녀가 상가수첩을 돌리기 위해서 찾아가는 10곳의 동네이름으로 되어 있다.

사당동, 신림동, 청담동, 신당동, 장충동, 대림동, 노량진동, 평생학습관, 연희동, 신대방동, 개포동.

이 동네들은 인주가 상가수첩을 돌리는 열흘간의 일정의 동네들이기도 하지만 그녀가 빚쟁이를 피해서 숨어 살던 동네이기도 하니 그 동네를 돌면서 그곳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사랑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개인파산과 함께 암울한 현실 속에서 숨막히게 살아야 했던 십여 년의 기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들에서의 그녀의 삶의 편린을 찾아 본다.  지금은 어딘가로 떠나 버린, 아닌 그들이 떠난 것이 아닌 그들로 부터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인주. 각 동네의 이름에 얽힌 유래도 이 소설을 읽다가 새삼 깨닫게 되는 것 중의 하나이다.

특히 작가는 소설 속에 '승계집행문 부여 신청서', 법원 결정문', 채권압류 및 집행취소 신청서' 등의 법원에 제출하거나 법원에서 그녀에게 온 결정문 등을 서식 그대로 담아 놓아서 법에 대해서 무지한 독자들도 개인파산이라는 것이 어떻게 진행되는가를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소설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프리터의 삶이 담겨 있는데, 그것도 빚 독촉에 시달리는 청춘의 이야기여서 더 가슴에 아프게 다가온다.

" 헛된 희망을 품고 기다리는 것이 싫어 도망치려 했다. 기다리며 너덜너덜해지는 것이 싫어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짐을 푸는 호성의 뒷모습을 보니 한 번 더 너덜너덜해지더라도 갈데까지 가 보자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빚쟁이에게  쫒기는 것처럼 사랑도 늘 쫓고 쫓기면 해 왔다. 도망치는 것으로 빚을 떨쳐 낼 수 없었던 것처럼 도망친다고 사랑을 완전히 버릴 수는 없었다. " (p.p. 362~363)

어느 책에선가 우리나라 대하소설을 주로 쓰는 소설가는 자신의 소설 속에 자신의 이야기, 즉 자신의 경험을 아직은 담지 않는다는 글을 쓴 것을 보았다.

그건 자신의 이야기는 가장 잘 쓸 수 있는 소설의 이야기이기에 이런 글을 먼저 쓰면 나중에 소설을 쓰기가 그리 쉽지 않다고 하는 글이었다.

<청춘파산>은 주제나 소재, 묘사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그만큼 필력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인데, 작가가 앞으로 다음 작을 쓰기에는 새로운 체험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해서 어느 정도의 걱정이 된다.

그만큼 <청춘파산>은 이 시대의 청춘들의 이야기 중에서도 꼭 되짚어 보아야 할 사회 문제를 담았다는 점에서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읽어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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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 - 당당한 나를 위한 관계의 심리학
크리스토프 앙드레 & 파트릭 레제롱 지음, 유정애 옮김 / 민음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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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여야 할 경우에 심장이 '쿵쾅 쿵쾅' 거리는 경험을 누구나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상황에 부닥치고 보면 걱정했던 것 처럼 그렇게 불안하거나 떨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중을 사로잡는 유명 연예인들의 경우에도 데뷔 전에는 소심하고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도 잘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많이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대중들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노련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그 말이 믿겨지지 않기도 하다.

사람은 대부분 어떤 상황에 접하게 되면 불안하거나 그 순간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이 책에 실린 사례들을 보면 좀 심각하다 할 정도의 경우들이 많다.

거의 모든 승객이 탑승한 비행기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갈 경우에 사람들의 시선이 자기에게 주목된다고 느껴서 불안한 경우, 학창시절에 계단식 강의실 맨 앞에 앉지를 못하는 경우, 칠판 앞에 나가면 온 몸이 마비되어 버리는 경우, 구술시험 등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못하는 경우 등, 그 유형도 다양하다.

이 책은 그런 모든 타인에 대한 두려움이나 사회적 불안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즉, 당당한 나를 위한 관계의 심리학에 관한 책이다.

저자인 '크리스토프 앙드레'와 '파트릭 제제롱'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정신과 전문의, 인지 행동 심리 치료사이다.

타인에 대한 두려움을 '사회 불안'이라고 하지만, 질환에 가까울 정도로 심각하거나 이로 인하여 고통스러움을 느끼는 경우네는 '사회공포증'이라고 표현하다.

이런 것들은 타인의 시선에 자신이 다 드러나는 '투명성'에 대한 두려움, 자기 주장을 할 때 겪는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느끼는 두려움이나 불안감이 '사회불안'인지, '사회공포'인지를 먼저 찾아 내야 한다.

사회불안에는 네 가지 유형이 있다.

* 실패에 대한 두려움

*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

* 자지주장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 관찰 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사회불안의 4가지 주요 형태로 나누어 보면

* 정상적인 사회불안인 무대공포증과 일시적 불안

* 비정상적인 사회불안인 사회공포증과 회피성 인격 장애 나눌 수 있다.

무대공포증과 일시적 불안은 내면적 성향으로 볼 수 있지만, 사회공포증과 회피성 인격장애는 비정상적인 사회불안으로 존재를 마비시키는 정신적 장애 (정신질환)으로 분류된다.

사회불안은 강도, 두려운 상황의 형태는 다소 다르다. 그러나 그 두려움은 피하면 피할수록 더욱 두려움이 가중된다. 타인을 마주할 때 느끼는 불편함은 타인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이기도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반응에 대한 두려움에서 기인하기도 한다.

사회불안의 경우에는 정상적인 삶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사회공포증의 경우에는 인구의 2~4 % 정도가 겪고 있는데, 세로티닌 항우울증제를 복용하거나 인지행동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당신은 무대 공포증인가, 사회 공포증인가?'

'당신은 단순히 수줍어 하는 것인가, 사회 공포증이 있는 것인가?'

'당신은 회피성 인격장애가 있는가, 사회 공포증이 있는가?' 와 같은 물음에 답할 수 있도록 많은 사례들과 함께 자신의 성향을 테스트 해 볼 수 있는 항목들을 많이 만들어 놓았다.

특히, 부록인 '타인에 대한 두려움 진단하기'를 통해서 자세하게 자신의 경우를 살펴볼 수 있다.

'수줍어하는 자녀를 둔 부모에게 주는 조언' (p. 196)에서는 수줍어하는 자녀를 돕는 방법을 실어 놓았다.

사회 불안이나 사회공포증은 이미 유전율이 입증되기도 해서 부모가 이런 성향이 있을 경우에 자녀도 사회불안이나 사회공포증을 가진 경우는 일반인에 비하여 3배 정도가 높다고 한다.

물론 부모의 영향도 어느 정도는 있지만 그 보다는 특정 사건이 사회불안과 관련된 장애가 발생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정신적 외상에서 오는 두려움이 심할 경우에는 개인의 내면에 지속적인 흔적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part 1~3은 사회불안의 정의, 사회불안의 유형, 원인을 2명의 저자가 약 20년간에 걸쳐서 상담하고 치료한 사람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설명해 준다. 책에 담아 놓은 실례들은 상담자들의 경우도 있지만 문학작품이나 철학자의 사상 등에서도 필요한 사례들을 찾아내서 자세하게 분석해 준다.

그리고 마지막 part 4에서는 그 해결방안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사회불안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 첫 번째 단계 :개인적으로 몇 가지를 없애는 것.

* 두 번째 단계 : 수많은 치료법 중에서 치료 방법을 찾아내는 것.

* 세 번째 단계 : 치료를 시작하는 것, - 개인적으로 노력할 것인가, 아니면 치료를 받을 것인가.

개인적으로 노력하는 방법으로는 노출기법, 자기주장의 기술 (제대로 말하기), 생각의 전환 등의 방법을 제시한다. 그러나 사회 공포증으로 약물치료나 인지 상담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심장이 쿵쿵거리고, 손에 땀이 나고, 얼굴이 빨개지거나, 온 몸이 떨리는 정도의 불안을 알려주던 표시들이 단순한 불안감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치료가 필요한 사회공포증일 수도 있다니 자신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문제를 의식하여 그 내적 구조를 이해할 때에 효과적인 치유가 이루어 질 수 있다고 본다.

자신의 경우일 수도 있겠지만 자녀들에게 이러한 상황이 나타난다면 부모들이 좀 더 주의깊게 살펴보고 자녀가 사회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많은 사례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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