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전쟁 생중계 - 고려의 역사를 뒤흔든 10번의 전투 전쟁 생중계
정명섭 외 지음, 김원철 그림 / 북하우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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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는 건국 초기에는 후삼국을 통일하기 위한 전쟁을, 그후에는 북방에서 세력을 키워 중원을 차지하려는 거란족의 요나라, 여진족의 금나라, 몽골족의 원나라와의 전쟁을, 그리고 남쪽으로는 일본의 해양세력과의 전쟁으로 약 500 여 년간 끊임없이 전쟁을 치러야만 했다.

<고려전쟁 생중계>는 고려 역사에서 치러진 10번의 전쟁을 이 책을 통해서 재조명해 본다. 이미 2011년에 <조선전쟁 생중계>가 이 책과 같은 형식으로 출간되었기에 시대는 거슬러 올라가지만 <고려전쟁 생중계>는 <조선전쟁 생중계>와 같은 연장선상에 놓인 책이라고 해야 될 것이다.

책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3명의 저자가 짝을 이루어서 (정명섭, 신효승 or 졍명섭, 이노우에 히로미) 긴박했던 전쟁 속으로 들어가서 전장 상황을 생중계하는 형식으로 고려의 전쟁사를 설명해 주고 있다. 

현장 취재를 하는 듯 생생하게 마이크를 들고 전장에 뛰어 든 종군기자와 앵커의 생중계를 듣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해 주기에 국사에 관심이 없는 독자들로 지루하지 않게 고려의 전쟁사를 접할 수 있다.

전쟁의 원인, 전장의 상황, 전략과 전술, 전선의 위치, 군사의 이동경로, 병력 상황, 당시 쓰였던 무기 등을 표나 지도, 그림 등으로 보여주는데 이는 철저한 고증을 거친 자료들이다. 

그런데, 한 나라의 역사를 전쟁사를 통해서  살펴 본다는 것이 자칫 위험한 발상일 수도 있으나, 당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전쟁일 수 밖에 없다. 당시에 일어난 전쟁을 통해서 대외관계를 알 수 있고, 전쟁에 대처한 상황들을 통해서 나라 안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반도는 역사 속에서 잦은 북방민족의 침입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북방민족의 세력이 강해지면 중원을 차지하기 위해서 고려와의 전쟁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에서는 고려의 전쟁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통해서 국내의 상황을 되짚어 보게 되고,

각 전쟁에서 활약을 보인 영웅들의 이야기 속에 가려진 민중의 역사를 찾아내어 폭넓은 역사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고려 역사 속의 10번의 전쟁을 살펴보면,

1. 삼수채 전투 : 고려군 vs 요나라군

2. 귀주 대첩 : 고려군 vs 요나라군

3. 귀문관 전투 : 고려군 vs 여진족군

4. 길주성 전투 : 고려군 vs  여진족군

5. 동선역, 안북성 전투 : 고려군 vs  몽골군

6. 충주산성 전투 : 고려군 vs 몽골군

7. 제 1차 일본 원정 : 여몽연합군 vs 일본군

8. 제 2차 일본 원정 : 여몽연합군 vs 일본군

9. 홍건적의 침입 : 고려군 vs 홍건적

10. 진포, 황산 대첩 : 고려군 vs 왜구

고려 10번의 전투들을 보면서 생소한 전투명이 있음을 알게 된다. '삼수채 전투', '귀문관 전투', ' 동선역, 안북성 전투', '진포, 황산 대첩' 등인데, 우리가 교과서에서 고려의 역사를 배울 때에는 거란의 침입, 여진족의 침입 등으로 명명했던 것 같은데, 이 책에서는 구체적인 전투지역을 바탕으로 이와같은 전투명이 붙여져 있다.

거란족의 요나라와의 전투에서 강동 6주를 얻어낸 서희의 그 유명한 외교 담판이 있었고, 강동 6주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요나라가 고려에 반환을 요구하나 거절 당하자 요나라의 3차 침입이 일어나게 된 것이 강감찬의 귀주대첩이다. 귀주대첩은 고려와 요나라 간의 30년 전쟁을 종식시킨 전투이며 고려가 거둔 최대의 승리를 가져다 준 전투이기도 하다. 귀주 대첩으로 대승을 거둔 고려에 약 100 년간의 평화가 찾아 오고, 이 시기에 고려는 안정을 되찾고, 요, 송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문화 경제적인 발전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곧 여진족이 쳐들어 오고 윤관은 여진족을 몰아내고 동부 9성을 쌓게 된다. 그러나 9성의 위치는 아직까지도 정확한 위치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고려사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고려전쟁에 관한 내용들은 전투기록에 대한 상세한 기록이 나와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고려의 전쟁에 있어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몽골과의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몽골족과의 기나긴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전투가 '동선역, 안북성 전투'이다. 몽골초원에서 일어난 작은 회오리가 중국 대륙을 강타하는 거대한 태풍으로 변한 군사가 몽골군이다. 몽골군은 다른 유목민족과는 달리 북방을 차지하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로 뻗어나가 원제국을 세우게 되는데, 그 바탕에는  칭기즈칸의 탁월한 지도력과 몽골족의 특유한 전술, 빠른 기동력을 이용한 전술에 잔혹함까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몽골의 침략으로 1231년 최우는 강화도로 천도를 하게 되고, 몽골은 고려왕의 입조와 개경 환도를 요구하면서 계속적인 침략을 하게 되니 충주산성 전투가 일어나게 되고, 고려의 전국토는 몽골족의 약탈과 파괴로 고려는 처참한 상처를 받게 되고, 고려사회는 분열되고 국가는 혼란에 빠진다.  

최씨 정권이 무너지면서 기나긴 몽골과의 전쟁은 끝나지만 몽골의 쿠빌라이칸은 일본 정벌을 위해 고려의 물자와 병력 동원을 명령한다. 일본 1차 원정에서는 전체 원정군의 1/3 이 돌아오지 못할 정도로 참패를 하는데, 그것은 일본의 강력한 저항과 태풍때문이다.

여기에서 잠깐, 이 책의 10번의 전쟁에 관한 내용에는 먼저 전쟁의 전체적인 설명, 2명의 저자에 의한 전쟁에 관한 생중계 형식의 내용, 그리고 전쟁 속 숨은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1차 일본 원정에 관한 숨은 이야기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

여몽연합군의 일본 정복의 실패 원인이 된 가미카제라고 불리는 태풍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시기는 음력 10월 20일 (양력 11월 26일)이었기에 일본은 태풍이 불지 않았으며 신풍(神風)이 불어서 여몽 연합군의 배가 가라앉았다고 주장한다. 자료를 찾아 보면 고려사, 원나라 문헌, 일본 문헌 등에 태풍에 관한 내용은 차이가 있다.

1차 원정에 실패한 원나라는 1차 원정의 3배가 넘는 규모로 다시 일본을 침략하지만 또다시 태풍으로 인해 실패로 돌아간다.

여기에서 생각해 볼 문제는 일본의 가미카제라고 불리는 신풍(神風)이다. 가미카제는  일본인의 정신적 지주이며  임진왜란, 태평양 전쟁 등의 다른나라 침략을 정당화하는 구실을 가져다 준 것이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여몽연합군의 두 차례의 일본 침공에 대해서 상세하게 배운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적의 목표물(주로 군함)에 일부러 충돌하여 자살한 일본 조종사들을 일컫는 말.그런 공격에 사용된 항공기를 가리키기도 한다. 이 행위는 1944년 10월 레이테 만 전투부터 전쟁이 끝날 때까지 가장 성행했다.

가미카제라는 말은 '신의 바람'을 뜻하는데, 원래는 1281년 몽골(원나라)이 일본을 침공했을 때 우연히 들이닥쳐 몽골 함대를 침몰시킨 태풍을 일컫는 말이었다. 가미카제 비행기는 대부분 일반 전투기나 경폭격기였고, 폭탄과 여분의 연료 탱크를 실은 뒤 이륙하여 목표물에 충돌했다.

(Daum 백과사전 중에서 발췌)

 고려 전쟁의 9번째는 홍건적의 침입이다. 공민왕이 반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던 때에 중원에서 반란을 일으킨 홍건적이 고려를 2차례 침입하게 된다. 침입을 막기는 하지만 개혁을 시도하던 고려에는 큰 타격을 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해안을 중심으로 왜구들의 약칼과 노략질이 계속되다가 대규모 침략이 이루어진다.

 

이렇게 10번의 고려 전쟁사를 다루고 있는데, 이 모든 내용은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설명되고 있다.

 저자가 이 책의 구성을 '생중계'로 한 것은 역사는 과거의 사실들이기에 생동감이 없고 흥미를 잃기 쉽다는 점을 고려하여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서 그 상황을 중계한다고 보면 좋을 듯하다.

우리는 조선의 전쟁사에 대해서는 그래도 고려의 전쟁사 보다는 좀 더 잘 알고 있다. 자칫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있는 고려의 전쟁사. 그러나 역사는 지나간 과거의 의미만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면 이런 책들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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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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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인 추리소설 작가이자 다작의 작가로도 잘 알려진 '히가시노 게이고'

'히가시노 게이고'는 자신의 사생활이 거의 노출되지 않은 작가이다. 데뷔작 이후 20여 년에 걸쳐서 50편 이상의 작품을 썼으니 그의 작품을 따라 읽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내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처음 접한 것은 몇 년이 되지 않았다. 우연한 기회에 <교통경찰의 밤>을 읽게 되었는데, 그 책 속에 담겨 있는 작가의 '10년만의 후기'가 인상적이었다.

이 책이 간행된 것은 약 10년전이다. (...) 어떤 작품을 써도 팔리지 않고 찬사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나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여러 분야에도 도전했다. 아이디어를 짜내기보다 소재거리를 찾아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한심한 짓을 하기도 했다. <교통경찰의 밤> 중에서 p.268

지금은 꽤 잘 알려진 추리소설 작가에게도 이런 시기가 있었다고 하니, 지금에야 에피소드로 넘길 수 있겠지만 당시의 작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교통경찰의 밤>에는 6 편의 단편소설이 담겨 있는데, 작가 자신이 자동차 부품 회사 엔지니어였던 경험과 교통사고라는 주변의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이야기를 '한 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가 소름이 끼치도록 섬뜩하게 다가온다. 처음에 한 두 편은 결말을 예상해 보기도 했지만 이내 섣부른 결말을 예측할 수 없음을 알게 되면서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관심이 가게 된다.

그의 작품들 중에 <옛날에 내가 죽은 집>, < 백야행>,< 탐정클럽>, < 교통경찰의 밤>, < 용의자 X 의 헌신> 을 읽었는데, 작품들마다 섬뜩한 살인사건이 담겨 있었으며, 추리소설의 묘미인 기막힌 반전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런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는 살인사건도, 이야기를 풀기 위한 추리도 담겨 있지 않다. 이야기를 읽다보면 얼기 설기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야기와 이야기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마치 흩어진 퍼즐이 하나 하나 제자리를 잡아가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퍼즐 맞추기라면 우선 큰 그림을 알고 있기에 큰 그림을 생각하면서 작은 조각들을 이리 저리 꿰맞추어 보고 안 맞으면  다른 퍼즐 조각을 다시 맞추어 가면서 큰 퍼즐의 판을 완성시키게 되는데, 이 소설은 그렇지가 않다. 각 장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다가, 방심하고 다음 이야기를 넘어가서 읽다보면 그 이전에 이미 나왔던 이야기와 또 다른 이야기가 연결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조각들은 모여서  큰 틀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것도 30 여 년이라는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넘나들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아마도 이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에서도 힐링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소설에 따라서 치밀하게 짜여진 구성과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으로 인하여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 있는가 하면, 어떤 소설은 너무도 흔한 내용과 급조한 듯 결말을 짜맞춘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작품이 있다. 그래서인지 작가가 모든 작품을 쓴 것이 아니라, 누군가 조력자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도 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건 한 작가가 그렇게 왕성하게 작품을 쓰기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그가 추리소설작가이기는 하지만 본격 추리소설만 쓰는 것이 아니라, 추리소설의 틀 속에 학원물, 서스펜스, 패러디, 엔터테인먼트, 로맨스 등의 다양한 장르를 가미시키기 때문이기도 하다.

거기에 베일에 가려진 작가에 대한 사생활이 그런 추측을 해보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의 소설 중에는 우리나라에서 영화로 만들어진 <백야행>, <용의자 X 의 헌신>이 있어서 비록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그의 작품은 잘 알려져 있다.

얼마전에 출간된 <몽환화>는 앞의 작품들과는 또다른 재미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편소설이다. 혹시 노란색 나팔꽃을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어릴 적부터 나팔꽃을 많이 보고 자랐는데, 아버지가 심어 놓은 장미와 라일락, 사루비아, 봉숭아, 과꽃 사이에서 덩굴을 따라 살짝 얼굴을 내밀면서 뻗어나가는 나팔꽃은 아침 일찍 피곤했다. 꽃이 지면 황금색에 가까운 씨가 맺히는데, 그것을 벗기면 까만 씨가 몇 개 나오곤 했다.

그래서 낯익은 나팔꽃, 나팔꽃은 청자색, 분홍색, 흰색 그리고 테두리는 흰색이고 가운데는 분홍이나 청색이니 분명 노란색 나팔꽃은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일본의 에도 시대에는 노란색 나팔꽃이 있었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노란색 나팔꽃은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고 한다. 사라진 노란 나팔꽃을 소재로 쓴 <몽환화>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독자들은 이미 노란 나팔꽃의 추척하는 미스터리의 세계로 빠져 들게 된다. 그런데 처음부터 2개의 프롤로그가 심상치가 않다. 예측할 수 없는 결말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조차 상당부분을 읽을 때까지 감(感)을 잡을 수 없다.

첫 번째 프롤로그 도쿄 올림픽이 일어나기 2년전인 어느 여름날, 평범한 건설회사 직원인 신이치는 출근길에 누군가가 휘두른 일본도에 찔려서 죽고, 그의 아내인 가즈코는 가까스로 생명을 구하게 된다.

두 번째 프롤로그 첫 번째 프롤로그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것 같은 이야기로 다이토 구 이리야에서 칠석에 열리는 나팔꽃 시장 순례 이야기이다. 가모 가족은 연례 행사로 나팔꽃 순례시장을 가게 되는데, 14살 소타는 가족 행사로 나팔꽃 순례를 하던 중에 이바 다카미를 만나 첫사랑을 하게 되지만 집안의 반대로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는 급진전이 되어서 소타 집안과 리노 집안의 이야기로 바뀌게 되는데....

올림픽 수영선수였던 리노는 갑작스럽게 사촌인 나오토의 자살을 접하게 되고, 얼마 안 있어서 홀로 살던 할아버지가 누군가에 의해서 살해된다. 할아버지의 죽음 이전에 리노는 식물을 연구하던 할아버지가 많은 꽃을 재배하는 것을 보게 되고, 그것을 블로그에 올려주는 작업 중에 할아버지가 은밀하게 키우는 노란꽃 화분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런데, 살인 사건 이후에 그 노란꽃 화분이 없어지니....

원자력 공학을 공부하던 소타는 리노와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는 과정에서 그의 형이 노란꽃에 관심을 가지고 사건 형사인 하야세와 접촉을 하는 것을 알게 된다.

할아버지가 마지막 피웠던 노란꽃, 그러나 세상에 알리기를 꺼렸던 노란꽃. 그 노란꽃을 노리는 사람은 누구였을까. 그리고 리노의 사촌인 나오토의 죽음과의 연관은?

그 노란꽃은 에도시대에 번성했으나 지금은 없어진 노란 나팔꽃.

" 짙은 노란색을 발현시키기 위해서는 카로니토이드 계열의 색고사 꼭 필요해. 이것은 현존하는 나팔꽃에는 포함되지 않아. 그래서 환상의 꽃인 거지." (p. 217)

"  어떤 꽃은 피워도 좋지만 노란 나팔꽃만은 쫒지 마라. 이유를 물었더니 그것은 몽환화이기 때문이라고 했어"

" 몽환화?"

" 몽환(夢幻)의 꽃이라는 의미일세, 그 뒤를 쫒으면 자기가 멸하고 만다고, 그렇게 얘기했어. " (p. 220)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퍼즐 맞추기 그리고 씨줄과 날줄의 만남이 이 소설의 결말에 도달하게 해준다.

크게 두 개의 축으로 소설 속의 이야기를 분류할 수 있는데, 한 축은 리노와 소타가 사건 해결을 위해서 동분서주하면서 알아내는 이야기, 그리고 한 축은 소타의 형인 요스케와 이 사건을 맡은 형사인 하야세가 노란꽃의 진실을 찾아 가는 과정의 이야기이다.

분명 어떤 연결도 감지할 수 없었던 독자들은 MM사건이 결말에 이르는 힌트임을 나중에서야 알게 된다. 마릴린 몬로의 팬이었던 사람이 그녀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일으키게 되는 살인사건, 그리고 나팔꽃의 진실만을 찾던 독자들은 노란 나팔꽃이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는지를 아주 나중에야 알게 된다. 전혀 감지 할 수 없었던 노란 나팔꽃, 그런데, 과연 꽃 자체에 결정적인 문제가 내재되어 있었던가...

여기에 이 소설이 가지는 독자의 허를 찌르는 한 방이 있다.

몽환화, 몽환, 환각... 마성의 식물.

작가는 이 작품을 이미 10년전에 <역사가도>라는 잡지에 연재하였는데, 당시에 작가는 자신이 역사물에관련된 소설을 쓰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집필을 꺼렸지만 편집자가 권유해서 썼다가 다시 그 틀만 남겨 놓고 다시 쓴 소설로 긴 기간이 약 10년이 걸렸다.

<몽환화>를 읽게 되면 홍보글에는 '에도시대'라는 말이 나오지만 역사적 사실은 거의 이 소설에 담겨 있지 않다. 오히려 노란 나팔꽃을 다시 재배하기 위한 식물학자의 이야기 속에서 식물에 관한 이야기와 소타가 자신이 전공한 원자력 공학에 회의를 느끼게 되는 과학에 대한 이야기가 더 심도있게 다루어진다.

그렇다면 <몽환화>를 통해서 작가가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몽환화인 노란 나팔꽃이 없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대비하여 원자력 발전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원자력은 분명 인간들에게 이로운 점이 있다. 그러나 그 보다 더 큰 해(害)가 존재한다. 그래서 소타는 자신의 전공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

원자력 발전, 그건 지금에 와서 사용하지 않는다 해도 지금까지 보다 더 높은 기술이 요구되니. 작가는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에 이 소설을 새로 쓰기로 결심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 세상에는 빚이라는 유산도 있어. 소타군." 다카미는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 "모른 체해서 없어지느 거라면 그대로 두면 되지,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는 이어받아야 하잖아? " (p. 409)

 "그냥 내버려둬서 사라진다면 그대로 두겠지.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는 받아들여야 해. 그게 나라도 괜찮지 않겠어?"  (p. 420)

<몽환화>는 처음에는 얽히고 설킨 이야기의 매듭을 풀기가 힘들어서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 것인지 궁금증이 많이 드는 이야기이지만 한 겹, 한 겹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그 존재를 잊어 버려야 하는 것들이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사라진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에, 그리고 사라진 것을 다시 존재하게 해서는 안 되는 것도 있음을 깨닫게 된다. 특히 원자력과 관련된 부분은 이 책에서 가장 크게 부각시키고 싶었던 이야기임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라면 책의 말미에 크게 깨닫게 된다.

추리소설이라는 하지만 범인 색출에 집중되는 그런 추리소설이 아닌 사회의 문제를 다루는 추리소설이기에 <몽환화>가 독자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탄탄한 구성과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그 어느 추리소설 보다 돋보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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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주목신간 *

 

1. 책등에 베이다 / 이로 / 이봄

 

책을 소재로 한 책은 상당히 많이 출간되었다. 자신의 독서경험이나 작가, 줄거리 등을 주로 책 속에 담아내는데, 이런 책들을 읽으면 책 속의 책들을 읽을 당시의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나와 다른 독자인 저자의 독서 수준을 가늠해 볼 수도 있다. 물론, 나 보다는 엄청 많은 독서량을 가진 저자들의 체계적이고 수준 높은 서평들을 접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소개글이 많이 들어 왔다.

' 훌륭한 독자만이 뽑아 낼 수 있는 인용물들, 그것이 아주 사적인 인용문으로 재탄생하는 순간이다.'

이 책은 책을 소재로 하기는 했지만 기존의 이런 부류의 책들과는 차별화가 될 듯하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 소개나 책의 줄거리, 책 속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점들을 나열한 책이 아닌, 저자만의 책읽기이고 그 책에 대한 글쓰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로 내가 지금까지 하던 독서가 아닌 저자만의 독서법을 배울 수 있을 듯하다.

 

 

 

2. 천 개의 바람이 되어 / 신현림 / 사과꽃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추도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어 본다. 이 책은 추모의 글들과 시가 담겨 있다. 그래서 어쩌면 이 책을 읽는내내 마음이 아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별, 헤어짐.... 그런 글들을 읽으면서 내 삶에 대하여 잠시나마 생각해 보고 싶다.

 

 

 

 

 

 

 

 

 

 

 

3. 느리게 사는 것의 의미 / 피에르 쌍소/ 공명

 

 이 책은 10년 전 쯤에 읽은 책이다. 그 책의 개정판이다. 물론, 구판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퇴색한 그 책을 다시 집어 들기는 쉽지 않다.

새로운 기분으로 개정판을 읽고 싶다. 이 책이 출간될 당시에 빨리 빨리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느림의 미학을 일깨워 준 책이기도 하다.

빨리가 아닌 느리게...

우리가 가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 그 답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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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좋은 사람 마음산책 짧은 소설
정이현 지음, 백두리 그림 / 마음산책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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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현의 작품을 처음 읽은 건 < 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ㅣ 문학과지성사 ㅣ 2006 >이다. 도시적 삶의 이야기를 작가만의 날렵한 필치로 잘 표현한 작품으로 정이현을 대표하는 소설로 꼽힌다.

그러나 나는 < 달콤한 나의 도시 > 보다는 작가가 "진심을 다해 소설을 썼고 세상에 내놓았다. 그것이 전부다" (작가의 글 중에서) 라고 말했던 < 너는 모른다 > 를 더 좋아한다.

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을 읽다보면 첫 문장의 시간에 대한 묘사에서 부터 세밀한 표현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나 조차도 모르는 나, 그런데, 복잡한 관계로 얽히고 설킨 '너'에 대해서 내가 무엇을 알겠는가.

나는 너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그리고 나는 너에 대해서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바로 이런 이야기를 남겨 주는 소설이 < 너는 모른다 >이다.

추리소설의 구성으로 쓰여진 < 너는 모른다/ 정이현 ㅣ 문학동네 ㅣ 2009 >는 단절된 가족간의 관계를 통해서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치밀하게 파헤친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고 난 후에 깊은 생각에 잠겼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 너는 모른다 >의 연장선 상에서 읽을만한 작품은 < 안녕, 내 모든 것/ 정이현 ㅣ 창비 ㅣ 2013 >이라고 생각된다.

 

     

성장기 3명의 주인공을 통해서 감당하기 힘들었던 그들의 성장통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사건이기도 하지만 먼훗날까지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될 수 없는 어쩌면 평생 고통으로 점철되는 기억일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자신의 열일곱 살 기억을 더듬어 볼 것이고, 1990년대를 살아 온 독자들이라면 그때의 기억을 되짚어 보게 된다.

정이현의 소설은 바로 이렇게 사회적 문제를 그만의 독특하고 까칠하고 감각적인 시각으로 풀어나간다.

이번에 정이현은 좀더 편한 마음으로 글을 쓰고 싶었던 것 같다. 그 작품이 <말하자면 좋은 사람>이다.

 

" 본업을 대하는 냉정하고 엄숙한 태도에서 조금은 비켜나 자유로운 형식으로 자유롭게 썼다" (작가의 말 중에서)

그런 마음으로 쓴 책이 < 말하자면 좋은 사람>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도 작가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결코 무디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어쩌면 우리의 주변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어떤 순간에 대한 이야기를 열 한 편 들려준다. 작가만의 날렵한 시각으로 바라본 그 순간의 이야기를.

그런데, 열 한 편의 순간에 대한 이야기는 단편소설이라고 하기에도 아주 짧은 이야기이다. 산문을 쓰던 써 내려간 글 같지만, 그 이야기 한 편 한 편은 읽으면서, 읽은 후에 마음이 아려오는 순간도 있고, 먹먹한 마음으로 다가오는 순간들도 있다.

일상의 어떤 순간들이 과거의 연속이자 결과물이기도 하고, 그 순간은 미래로 이어지기도 한다. 오롯이 혼자인, 혼자가 되어 버린 그 순간의 이야기.

궁금한 마음으로 책 속의 열 한 편의 짧은 이야기를 단숨에 읽어 내려간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낯설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몇 작품을 소개하면,

첫 번째 이야기인 '견디다' 대학 졸업식을 앞둔 여대생, 그녀에게 당면한 문제는 취직, 그러나 쉽지 않은 취업의 문턱. 가까스로 취직한  ○○교육은 교재를 팔기 위한 사기성 취직임을 깨닫게 되는데....

집안 사정도 그녀의 사정과 그리 다르지 않아, 어느날 아버지는 2천만원이란 돈 대신 늙은 개 한 마리를  데려온다. 빚쟁이들이 지나간 그 집에 남은 것은 늙은 개  한 마리  뿐이었기에. 그런데 늙은 개는 일주일이 되도록 변을 보지 않으니.... 묶여져 있는 상태로는 볼 일을 보지 않는 늙은 개.

그건 늙은 개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니...

그녀는 개를 가고 싶은 곳으로 보내려고 뒷산에 풀어주지만 자신이 가야 할 곳을 알지 못한다. 마치 그녀가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것처럼.

우리는 이런 순간에  많이 부딪히게 된다.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야 할 순간. 내 자신이 가야할 곳을 찾아야 할 순간. 그러나 그 순간 속에서 어찌 할 바를 몰라 하던 그 순간을 지나 왔으리라.

요즘의 세태와 아주 잘 맞아 떨어지는 이야기는 '비밀의 화원'이다. SNS의 범람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군상들의 순간. 이야기 속의 남편은 어느 순간부터 아내의 행동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스마트 폰에 빠져 사는 아내는 뭔가 숨기는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아내는 택시 안에 스마트 폰을 놓고 내리게 되고.... 택시기사는 남편에게 연락을 하게 되어 아내의 스마트 폰 속의 세계를 들여다 보게 된다. 페이스북 속에 존재하는 아내는 낯선 이름인 김나나. 멋진 라이프 스타일의 20대 여성이다. 해외여행의 즐거움을, 맛있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범상하지 않은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그 속에 담아 놓고 있다. 그 일상을 보는 사람들의 찬사와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면서.

모든 것이 오픈된 세상.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그 누구나 부러워할 수 있는 존재로 탈바꿈시켜 자신인양 가짜인생, 쇼윈도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시하기'는 초등학교 시절의 왕따는 여전히 사회인이 되어서도 왕따일까 하는 의문을 풀어주는 이야기이다. 옛 추억과 기억에 가물거리는 친구를 만나게 되는 동창회. 그런데, 항상 동창회 후유증이 뒤따르는 것이 동창회를 참석하고 오는 날 느끼게 되는 마음이다. 학창시절과 엇갈리게 되는 상황이 가져오는 이야기이다. 이런 순간을 경험한 독자들이라면 공감될 수 있는 씁쓸한 순간이 아닐까.

" 시티투어 버스'는 연인과의 이별 후의 이야기. 하필 헤어진 날이 12월 31일이라면, 그 날은 두고 두고 마음에 남지 않을까. 이별을 경험했던  한 남자와 한 여자가 1월 1일 시티투어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린다면, 그들은 각자의 헤어짐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이런 우연은 필연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 1월 1일, 오전 10시.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 다행이라고 그들은 생각했다. 시작이었다. " (p. 91)

' 그 여름의 끝'은 어느날 날아온 청첩장. 그 청첩장을 보면서 18 년 전의 어느 여름날을 돌이켜 본다. 스무 살 시절, pc통신을 통해서 만났던 청첩장의 주인공인 Y와 J를.

" 우리들이 처음 만난 것은 18년 전의 어느 여름날이었다. 나의 여름이, 장난처럼  끝났다는 것을 비로소 알았다. 영영 돌아오지 않을 여름이었다. " (p. 157)

작가는 이 책 속의 순간들은 " 그들이 잠시 혼자였던 바로 그 순간" (책 속의 글 중에서)이라고 말한다. 오롯이 혼자, 아무도 없이 뚝 떨어진 혼자. 사실상 그런 혼자의 순간은 아니다. 가족도 있고, 부모도 있고, 친구도 있고, 직장동료도 있고, 남편도 있고, 연인도 있지만 그래도 자신만 혼자인 것처럼, 아니 사실 마음은 혼자이기에 외롭고, 막막하고, 서글프고, 힘들고 어찌 해야 할 지 모르는 그 순간들의 이야기이다.

어쩌면 이런 순간들이 있기에 우리는 나를 되돌아 볼 수 있고, 나 자신에 대해서 좀더 깊이있게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군중 속에서도 혼자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 그 순간들. 그러나 그 순간들 속에서 우리는 옆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아닐까.

역시 정이현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날렵하게 사람들의 일상을 잘 들여다 보고, 그들이 외롭던 그 순간을 잘 포착한 것 같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정이현이 프랑스의 작가 '알랭 드 보통'과 함께 쓴 <사랑의 기초- 연인들>을 읽고는 좀 실망스러웠던 순간이 있었다. 그건 이전에 읽었던 다른 나라의 남녀 작가가 이와같은 기획으로 쓴 작품들과 같은 구성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가져다 준 잘못된 생각이 이 작품을 제대로 읽을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이라는 생각을 나중에 하게 되었다. 그러나 다시 그 작품을 읽지 않았기에 확실한 평은 할 수가 없다.

 

이번에 <말하자면 좋은 사람>을 접했을 때도 약간의 선입견이 있었다. 열 한 편의  짧은 이야기가 무슨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도 있엇다.

그러나 200자 원고지 20~30 매의 분량의 이야기로도 충분히 우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정이현의 필치가 빛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잠시 혼자였던 바로 그 순간'

작가는 그 순간을 '둘이 되기 위한 준비의 시간, 둘의 시작' 이기도 한 순간'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우리에게 순간, 순간 그 순간이 오더라도 너무 쓸쓸해 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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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매혹적인 대화법이 이긴다 - 왜 그 사람의 말은 행동하게 할까?
이정숙 지음 / 나무생각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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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낯선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해야 하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사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 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다른사람의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대화는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런 매혹적인 대화가 있다면 한 번 따라해 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자신의 생각을 미사여구로 꾸미라는 뜻은 아니다. 모든 대화에는 상대방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신뢰와 진정성이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함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매혹적인 대화법'의 의미부터 알아보자.

"나만 돋보이게 하거나 생존경쟁에서 이기게 만들어 주는 대화기술을 한 차원 넘어서는 대화법" (p. 5)을 말한다.

너무 피상적이라고 생각된다면 이 책을 펼치고 '나의 대화법에 있어서 매혹점수'부터 알아보면 나의 대화가 매혹적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나서 구체적인 사례들을 살펴본다면 독자들은 매혹적인 대화법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각 장의 주제들은 그 자체가 곧 '매혹적인 대화법'의 메뉴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4장 : 매혹적인 대화법의 사례를 살펴보자.

매혹적인 대화법과 매혹적이지 않은 대화법을 정리해 놓았다.

* 매혹적인 대화법의 강력 포인트 7

1. 내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

2. 타인의 문화에 대해 긍정적인 언급을 먼저 한다.

3. 나만의 대화 콘텐츠를 만든다.

4. 사소한 용어도 신중히 선택한다.

5. 반드시 대화 매너를 지킨다.

6. 언어의 생물적 본성을 이해한다.

7.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말한다.

* 매혹적이지 않은 대화법의 강력 포인트 8

1. 원색적 표현을 한다.

2 내 비밀을 타인이 휘드르게 한다.

3. 남의 눈치를 보며 말한다.

4. 사소한 경쟁도 본인 위주로 내린ㄷ.

5. 논쟁을 싸움으로 변질시킨다.

6. 의견이나 신념을 나타내기 위해 단정적 표현을 한다.

7. 대화중 스마트폰을 계속 들여다 본다.

8. 노골적으로 자기 홍보를 한다.

이에 관한 구체적인 예를 살펴보면 이해가 더 빠르다.

우리는 어릴적부터 대화에 대한 연습(?)이 부족한 교육을 받았기에 가까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는 있지만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대화에는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좀더 신중하게 대화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어 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구체적으로 대화의 기법을 설명해주는데, 매혹적인 대화의 바탕에는 너그러운 말, 진정한 찬사, 따뜻한 격려의 말들이 깔려 있어야 하며 그를 위해서는 대화자와 내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기준에 맞춘 편협한 마음을 가지고 대화에 임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세계적인 대화의 달인인 '오프라 윈프리'는 달변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는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귀재로도 알려져 있다.

매혹적인 대화란 꼭 내가 상대방을 매혹시킬 수 있는 대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화에 있어서 최고의 매혹은 경청이다. 경청이란 듣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를 존중한다','그의 의견을 소중히 여긴다.', ' 그에게서 배우고 싶다'라는 마음을 전하는 것이 경청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토론이나 토크 프로그램을 보면서 대화의 중요성을 많이 생각하게 되었을 것이다.

자신의 말만 주저리 주저리 내뺃는 사람, 잘난척 하는 사람, 경솔한 말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

방송을 통해서 보여지는 모습들이 이렇다면 우리의 대화수준은 심각하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매혹적으로 말한다'는 것은 상대방이 듣기 좋은 달콤한 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 화려한 말이나 포장된 말을 하라는 것도 아니고, 진심이 담긴 말,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말, 내 생각을 이해시키고 상대방의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는 대화를 하라는 의미이다.

즉, 상대방의 마음에 내 생각을 각인 시킬 수 있는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 책은 그런 매혹적인 대화의 테크닉을 알려주는 책이다.

구체적인 사례들과 자신의 대화에 대한 진단, 매혹적인 말과 그렇지 않은 말을 비교하는 등의 내용을 중심으로 알기 쉽게 쓴 책이기에 대화의 비법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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