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자신이 입을 열어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의 말이 소름끼칠 만큼 분명하게 들린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하챦은 하나의 문장도 완전함과 불완전함, 진실과 거짓, 아름다움과 추함을 얼음처럼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혀와 손에서 하얗게 뽑아져 나오는 거미줄 같은 문장들이 수치스러웠다. 토하고 싶었다.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 (p.15) ˝ 조각난 기억들이 움직이며 무늬들을 만든다. 어떤 맥락도 없이. 어떤 전체적인 조망도 의미도 없이. 조각 조각 흩어졌다가 한 순간 단호히 합쳐진다. 무수한 나비들이 일제히 날개짓을 멈추는 것처럼. 얼굴을 가린 냉정한 무희들 처럼 ˝ (p. 100) * 내가 한강의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이 <희랍어 시간>이었다. 이 책을 읽은 후에 한강의 작품들이 궁금해서 소설에서 동화까지 그녀의 작품들을 모두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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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자신이 입을 열어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의 말이 소름끼칠 만큼 분명하게 들린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하챦은 하나의 문장도 완전함과 불완전함, 진실과 거짓, 아름다움과 추함을 얼음처럼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혀와 손에서 하얗게 뽑아져 나오는 거미줄 같은 문장들이 수치스러웠다. 토하고 싶었다.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 (p.15) ˝ 조각난 기억들이 움직이며 무늬들을 만든다. 어떤 맥락도 없이. 어떤 전체적인 조망도 의미도 없이. 조각 조각 흩어졌다가 한 순간 단호히 합쳐진다. 무수한 나비들이 일제히 날개짓을 멈추는 것처럼. 얼굴을 가린 냉정한 무희들 처럼 ˝ (p. 100) * 내가 한강의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이 <희랍어 시간>이었다. 이 책을 읽은 후에 한강의 작품들이 궁금해서 소설에서 동화까지 그녀의 작품들을 모두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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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인 더블린 - 헤어나올 수 없는 사랑의 도시, 더블린. Fantasy Series 2
곽민지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여행 에세이의 저자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점은 쉴 틈없이 살아오던 어떤 날에 자신이 지금까지 이루어 놓은 것들을 아무런 아쉬움 없이 떨쳐 버리고 훌쩍 길을 떠난다는 점이다. 열심히 살아왔던 삶에서 행복감을 느끼기 보다는 허전함을 느끼게 되고, 자신에게 주는 선물 중에 가장 행복함을 줄 수 있는 선물이 여행이 되기에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한다.

우린 그런 여행작가(?)들의 글을 읽으면서 그들의 도전에, 열정에 부러운 마음을 가지게 된다. '과연 나도 그들처럼 모든 것을 아낌없이 뒤로 하고 떠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거의 '아니다'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여행자들에게 물으면 십중팔구는 용기가 있어서 떠난 것은 아니라고 답한다. '그냥  떠나고 싶어서 떠났다고' 말한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의 일은 생각하지 않았노라'고 말한다. 

<원스 인 더블린>의 저자인 '곽민지'도 열심히 살아왔고, 잘 나가는 커리어우먼 코스프레에 성공했지만, 입사 3년차가 되던 해에 더블린으로 길을 떠난다.

"나를 향한 기대, 시선 그리고 고층 빌딩이 없는 곳에서 몇 달만 살고 싶다. " (p. 7)

" 이왕이면 한국인을 만날 일도 별로 없고, 담백하고 느린 도시를 찾고 싶다. " (p.8)

그 많은 도시 중에 왜 더블린으로 떠났을까? 그건 '존 카니' 감독의 영화 <원스>와 아이리시 음악에 빠져서 이곳을 여행지로 선정한 것이다.

 

 

 (영화 '원스'중에서 - 사진 출처 : 원스 홈페이지) 

 

영화 <원스>는 "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그'. 그의 노래를 들으며 그 노래 속에 숨겨진 사랑의 아픔을 한눈에 알아보는 ‘그녀’와의 만남"를 그린 영화라고 하는데, 영화를 보지 않았기에 저자가 더블린을 선택한 이유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나도 아일랜드에 관한 영화 중에 기억에 남아 있는 영화가 있으니, 저자와는 공감을 가질 수 있는 공통분모가 있다.

아주 오래전에 본 '데이비스 린'감독의 <라이안의 처녀>이다.

    (영화 '라이안의 처녀' 중에서 - 사진출처 : Daum 블로그 중에서)

그 영화는 1차 세계대전 직후에 아일랜드의 서부 해안의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이야기이다. 로즈는 나이 차이가 많은 고등학교 선생님하고 결혼을 하지만 결혼에 대한 환상은 금방 깨지고, 당시 아일랜드에서는 적군이었던 영국군 수비대 장교와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이다. 로맨스 영화라기 보다는 당시의 영국과 아일랜드 문제, 그리고 아일랜드인들의 삶과 생각들이 담겨 있는 복잡하고 미묘한 이야기가 그 속에 담겨 있기는 하지만 나는 이 영화를 볼 당시에 <라이안의 처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나이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아직도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장면들은 노란 꽃이 피어있는 벌판, 해변가에서 떨어뜨리는 양산,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 등인데, 어렴풋하게나마 생각이 난다. 

그래서인지 '아일랜드'하면 꼭 떠오르는 이미지는 노란꽃의 벌판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곳인 '더블린'은 몇 년전에 론리 플래닛의 설문조사에서 '관광객에게 가장 친절한 도시 1위'로 선정되기도 했고, 치안이 잘 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더블린'시내를 활보하다가는 큰 일을 당할 수가 있는데, 이곳에는 '정신나간 10대 양아치'들이 있다.  불특정인에게 무차별적으로 달걀이나 토마토를 던지는 10대들이 있다고 하니 이곳을 방문하게 된다면 참고를 하면 좋을 듯하다.

 

이 책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지는 않다. 저자가 길을  떠나게 된 이유에서 시작하여, 그곳에서 약 3개월이란 기간동안에 여행자라기 보다는 현지인처럼 살고자 했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여행중의 숙소 구하기 중에 '카우치 서핑'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현지인들의 삶을 살고 싶다면,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과의 교류와 소통을 원한다면 한 번 눈여겨 보자.

'카우치 서핑'은 여행중 현지인 집에서 생활을 하는 형태의 숙소로, '너네 집에 소파있지? 나 거기서 한 이틀 재워주면 안 되겠니?'에서 출발했다고 하는 숙박시설이다.  ( www.couchsurfing.org  )

앞에서도 말했듯이, 공짜 숙소가 목적이 아닌 여행자와 교류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알아가고 친구를 사귀는 게 컨셉이다.

이 책의 중간 중간에는 더블린으로 여행을 간다면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일랜드 더블린까지 갔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찾아가는 것은 누구나의 희망사항일텐데, 맨체스터는 영국의 북서부에 위치해 있기에, 홀리헤트 항구까지 페리가 간다.

맨유에서 만난 축구선수들의 싸인을 여권의 공란에 받았다는 기발한 이야기까지 담겨 있다.

 

 

 

여행 에세이들이 주로 표방하는 감성적이거나 정보를 가득 담았다거나 그런 책은 아니지만 어딘가로 따나고 싶어서,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은 곳을 찾아 떠났던 여행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 어차피 여행이란 그런 것이다. 달리고 성취하고 전쟁 같은 일상에 꼿꼿하게 서서 모든 걸 즐기기도 지치는 그런 순간에 훌쩍 떠나보면, 그 어느 때보다 초라한 내가 기다리고 있다. (...) 그리고 그렇게 작아진 나와 하루하루 지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그 시절을 나는 아직은 그리워한다. " (p. 266)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삶을 접고 훌쩍 떠나는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의 용기가 부럽다. 그러나 그런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결코 그것을 용기라고 말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건 삶의 선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이런 여행이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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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Designs - 세계의 디자인 Great Art 시리즈 3
필립 윌킨슨 지음, 박수철 옮김 / 시그마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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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많은 것들에서 디자인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다. 지금 이 순간을 살펴 보더라도 앉아 있는 의자, 책상, 벽지, 컴퓨터, 마우스, 아이패드 등에서 디자인을 찾을 수 있다.

우리는 같은 물건이라도 좀 더 아름답고, 좀 더 편리하며, 좀 더 실용적이고, 좀 더 낮은 가격의 물건들을 찾게 된다.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의도에서 디자인은 점점 더 발전하고 있다.

이 책은 시기별로 촘촘하게 세분된 연도에 따라서 1860년 부터 현재에 이르기 까지 (8단계로 나눔) 디자인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디자인 명작 94선을 소개한다.

 

 

의자, 조명, 그릇, 자동차, 카메라 등과 같은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들에서 부터 글자체, 포스터, 광고 등과 같은 작품들, 그리고 최근의 작품으로는 아이패드에 이르기까지 산업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가구 디자인, 제품 디자인 등의 선별된 명작을 약 150년에 걸쳐서 어떻게 디자인이 발전되어 왔는가를 살펴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각 디자인 작품들은 언제, 누가, 무엇을 만들었는가에 대한 디자인의 전체적인 설명을 상세하게 해 주고, 그 작품에서 주목할 부분은 어디인가를 줌인(zoom in)의 기법으로 살펴보고, 그 작품과 관련된 배경지식을 알아 본다.

이런 구성은 디자인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이 적은 독자들에게도 디자인 작품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18~19세기에 디자인과 관련이 있는 산업과 함께 발전하게 된다. 여기에 디자이너와 제작업자 사이의 밀접한 동반자 관계가 형성되면서 상업적으로 발전을 하게 된다.

디자인적 접근법에 의해서 살펴보면 국가별 특징이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독일의 디자인은 기능주의적 경향이 있고, 이탈리아의 디자인은 유기적인 외양과 선명한 색깔의 디자인, 영국의 디자인은 1951년 세계 박람회를 계기로 디자인의 르네상스를 맞으며 국제적인 찬사를 받게 된다.

또한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디자인은 유서깊은 공예작품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

이 책의 첫 작품은 1859년에 제작된 '미하엘 토네트'의 너도 밤나무 재목과 등나무 줄기를 이용한 의자이다. 지금은 여름에 등나무를 이용한 의자를 많이 사용하는데, 그 당시에는 혁기적인 디자인 작품이었다. 

너도 밤나구를 뜨거운 증기로 구부려 의자의 틀을 만드는 혁식적인 공정으로 만든 이 의자는 단순하고 쉽게 조립할 수 있으며 튼튼하고 우아하다. 거기에 가격까지 저렴하다.

우리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위스 군용칼. 빨강색 소형 덮개 안에 여러가지 기능의 도구가 숨어 있다. 얼마나 많은 용도의 도구가 담겨 있는지는 각각 다르지만 대체로 칼날, 손톱줄, 집게, 돋보기, 이쑤시개, 족집개, 병따개, 드라이버, 전선피복탈피기 등이 들어 있다. 소위 말하는 만능 맥가이버 칼이다.

이 제품은 1879년 강철과 경재를 가지고 만든 다용도 칼인데, 스위스 여행길에 이 칼을 몇 개 정도 안 사오는 관광객이 없을 정도이니 150 여년 가까이 사랑받는 실용품이다.

화려한 티파니 전등갓은 유럽 교회의 착색 유리창을 영상시킨다.

디자인 작품은 가구, 생활용품의 디자인 이외에도 글씨체, 광고, 포스터, 등도 포함이 되는데, 그중에 우리 눈에 들어오는 지하철 노선도가 있다. 1931년 영국에서 가장 먼저 디자인된 지하철 노선도는 요즘의 지하철 노선도와 같은 모습이다.

고불고불한 노선과 조밀한 도심부가 표시된 복잡한 지도의 불편함을  해결한 간편한 노선도는 해리 백이 내놓았을 때에는 승객들이 혼란스러울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었지만 오히려 승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이게 된다. 이처럼 종래의 방식에서 탈피하여 역과 노선의 연결 상태를 도식으로 표현한 파격적인 지도는 지금까지도 많은 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렇기에 영국의 지하철 노선도는 20세기 디자인의 위대한 업적 중의 하나로 평가된다. 특히 해리 백의 기능적 접근법은 모더니즘 운동의 전형적 특징으로 간주된다.

 

현대인에게는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는 밀폐용기인 터퍼웨어, 뮌헨 올림픽의 그림문자, 다이슨 DC01 진공청소기, 러버 소파, 탁상용 전등 등은 그 다자인이 선보일 때에는 획기적인 디자인 작품들이다.

 

캐딜락 시리즈 62를 보라, 하드 톱형과 길이 6.1m의 늘씬한 컨버터블형이 포함된 차체, 꼬리 지느러미에 장착된 후미등이 돋보이니 이 디자인의 캐딜락을 보고 반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2002년 네덜란드에서 디자인된 화환 전등은 금속박으로 만든 꽃과 잎을 전구 주변에 배열한 화환 형태의 수요일 전등이다. 숲속에서의 변화무쌍한 빛과 얼음이나 수정의 영롱한 빛에 대한 디자이너의 애착이 완벽하게 구현된 다지인 작품이다.

영국의 산업 디자이너이자 애플의 디자이너인 조너선 아이브의 아이패드는 우아하고 간결한 모양으로 사랑을 받는다. 앞면은 깔끔하고 두께는 갈수록 얇아지고 윤곽선은 손에 잡기 편하게 매끈한 모양으로 변화를 거듭한다.

조너선 아이브의 말을 들어보자,

" 남과 다르기는 매우 쉽지만, 남보다 뛰어나가는 매우 어렵다. "

우리의 일상은 디자인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디자인에 관한 관심도 날로 높아지고 있는데, '아름다운 것'이라는 개념을  넘어서 이제는 아름답고, 편리하고, 새롭고, 혁신적인 디자인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 책은 디자인에 관심이 없는 독자들이라고 해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디자인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쌓여 갈수록 실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선택할 때에 좀 더 세심하게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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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임금 잔혹사 - 그들은 어떻게 조선의 왕이 되었는가
조민기 지음 / 책비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조선의 왕들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서 잘 알려져 있는데, 그들은 즉위과정 부터  드라마틱한 왕들이 상당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조선의 왕들은 그들이 모두 왕이 될 수 있는 숙명을 타고 난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조선 500년 역사 속에서 왕과 왕비의 장남으로 태어나 선왕이 승하한 후에 임금이 된 사람은 조선의 왕 26명 중에 단 2명뿐이다. 연산군과 숙종인데, 연산군은 중종반정에 의해서 물러났으니, 제대로 왕위를 지키지 못한 조선의 불운한 왕이다.

그렇다면 조선의 왕들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왕위에 오른 경우 보다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왕위에 올랐음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조선 임금 잔혹사>의 저자인 '조민기'는 '과연 조선의 임금들은 어떻게 왕이 되었을까?'라는 것에 주목을 하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책을 펼치면 목차부터 눈에 들어온다. 저자는 조선의 26명의 왕들 중에 19명의 임금과 3명의 세자을 다음과 같이 분류했다.

제1부 : 왕으로 선택된 남자 : 세종, 성종, 중종.

제2부 : 왕이 되고 싶었던 남자 : 선조, 광해군, 인조

제3부 : 왕으로 태어난 남자 : 연산군, 숙종, 정조

제4부 : 왕이 되지 못한 남자 : 소현세자, 사도세자, 효명세자.

'왕이 되고 싶었던 남자'인 선조, 광해군, 정조는 어떻게 해서라도 임금의 자리를 지키고 싶어서 고군분투했던 왕들이고, '왕으로 태어난 남자'는 완벽한 정통선을 가지고 태어났으나 재위기간 내내 엄청난 피바람 속에 있었던 왕들이다.

특히, 세자이기는 했지만 왕이 되지 못하고 비극적 죽음을 맞이했던 '왕이 되지 못한 남자' 중의 소현세자와 사도세자는 눈부신 가능성을 보여 주었던 권력의 희생양이 되어 왕위에 오르지도 못하고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세자로 남게 된다. 그에 비하면 효명세자는 반대로 일찍 세상을 떠나서 왕의 마음을 애절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많은 자료를 제공한다. 우선 왕위계승 순서를 알 수 있도록 왕실 가계도를 보여준다. 이것은 왕들이 왕위에 오르게 된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왕의 왕위 계승 순서, 왕비는 누구였던가, 왕비 가문의 배경, 왕의 업적, 재임기간 중에 중대한 사건, 왕의 자식들, 승하 등에 관한 내용 등을 통하여 이 책이 주목하는 왕들의 관하여 설명해 주고 있다.

각 왕들에 관한 이야기가 끝나는 마지막에는 왕의 일대기인 연표를 첨부하여 왕의 모든 것을 살펴보도록 도와준다.

조선을 대표하는 성군의 아이콘으로 세종과 성종을 말하지만 그들은 정상적인 계승 서열을 통해서 왕이 되지는 않았다.

그 중에 성종은 세조의 차남인 예종이 죽으면서 왕위계승서열 3위였으나 (서열 1위 : 예종의 장남인 제안대군, 서열 2위: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 세조의 왕비인 정희왕후와 어머니인 인수대비 그리고 세조의 공신인 한명회의 비호 속에 왕위에 오르게 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힘은 성종이 되는 자을산군이 바로 당시의 실세인 한명회의 사위인 점이 가장 큰 영향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성종은 치세 기간 중에 기존 훈구세력과 신진 사림의 적절한 등용과 신진 사림을 이용하여 훈구 공신 세력을 견제하는 등의 안정적인 정책을 실시하지만 성군이라는 이미지 뒤에는 또다른 모습의 성종이 있다.

그래서 성종의 두 얼굴을 알아 본다. 지극한 효자 vs 비정한 남편, 남성우월주의 vs 남녀차별, 현명함과 인내의 미덕을 지닌 군주 vs  현실과 타협한 적당주의 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폐비 윤씨 문제를 통해 성종이 보여준 태도는 훗날 연산군대에 와서 혼란과 비극을 자아내게 된다.

그 결과 연산군은 조선 왕들 중에 영원한 폭군으로 낙인이 찍히게 된다.

조선 역사상 가장 무능한 군주로 기억되는 왕은 선조가 아닐까 한다. 선조 대에는 역사상 유례없는 출중한 신하들이 많았던 때이다. 선조는 중종의 서(庶)손자로,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에는 그럭저럭 괜찮은 군주였지만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왕의 위엄을 포기하고 오로지 왕위만을 지키기 위해서 무능하고 의심많고 어리석은 군주의 모습으로 변한다.

 

인조 '단언컨대 가장 완벽한 최악의 군주' 지칭된다.  선조의 서자들 중 한 명에 불과한 그는 반정을 계획한 신하들에 의해 왕으로 옹립된다. 광해군의 모든 치적을 부정하고 비난했지만 자신은 오히려 광해군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조선 역사상 최악의 군주로 꼽힌다.

이미 조선의 왕들에 대한 이야기는 조선왕조실록을 근간으로 한 많은 책들을 통해서 또는 작가들의 상상력이 가미된 영화나 드라마, 소설 등을 통해서 많은 독자들이 잘 알고 있다.

조선의 왕들에 대한 책들은 주제만 다를 뿐이지 읽다보면 거기에서 거기일 정도로 잘 알려진 내용들을 저자들의 방식대로 나열한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이 책도 그리 신선한 내용은 담겨 있지 않다. 그건 이미 조선의 왕들의 이야기는 들어날 수 있는 이야기는 이미 다 잘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비슷 비슷한 내용들을 담은 책들이 많이 출간되어 있지만 그래도 조선의 왕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서 왕이 되었는가를 안다는 것은 조선의 역사를 재조명해 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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