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 불멸의 인생 멘토 공자, 내 안의 지혜를 깨우다
우간린 지음, 임대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 중의 한 사람인 공자, 아마도 중국의 어떤 사상가들 보다도 공자의 이름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사상가일 것이다.

학창시절에 도덕, 윤리, 한문 등의 학과목에서 너무도 많이 접했던 공자와 공자의 사상.

인생을 살아오면서 그의 사상에서 얻을 수 있었던 지혜는 참으로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번에 중국의 경제학자이자 컨설턴트인 '우간린'이 쓴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를 읽으면서 새삼 공자의 삶에서 깊은 깨달음을 갖게 되었다.

흔히 고대 사상가들에 관한 책들은 현대에는 맞지 않는 고지식한 부분들이 느껴질 수도 있으나 저자는 스토리텔링의 형식을 빌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해 준다.

공자에게는 72명의 제자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제자인 자공의 시각에서 스승인 공자를 재조명할 수 있게 해준다. 자공은 약 2천년전의 인물이지만 현대적인 개성과 노력을 갖추었다.

그래서 공자의 가르침은 자공에게 전해지고 자공은 그것으로부터 깨달음을 갖게 되고 그것이 다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2천년전의 이야기를 통해서 현대의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

공자를 단편적으로 보기 보다는 거시적으로 조명하기도 하고 미시적으로 조명하기도 하면서 공자의 모든 면을 살펴본다.

책 속의 내용들 중에는 그동안 여러 책들을 통해서 알게 되었던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지만, 그런 가르침이 나오게 된 배경까지는 몰랐었던 경우가 많은데, 그런 점들을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공자의 가르침은 스승인 공자와 제자가 문답식으로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나오기에 읽는 재미도 있고, 그로 인한 깨달음도 더 커진다.

'성공을 얻기 위해 인생을 잃지 않는다.' (p. 57)

子曰, "나는 이제 늙어서 더는 나를 쓰려는 사람이 없는 것 같구나. 하지만 너희는 포부를 펼칠 기회가 많으니 좀 묻고 싶구나, 만일 기회가 된다면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싶으냐? " (p. 60)

증점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 저의 포부는 꽃피는 따뜻한 봄날이 오면 대여섯 명쯤 되는 어른과 예닐곱쯤 되는 아이를 데리고 기수에서 목욕도 하고 무우대에 올라 바람도 쐬고 노래도 부르다 집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 (p.61)

증점이 말을 마치자 모두들 비웃지만, 공자는 증점의 포부를 칭찬한다.

" 자공아,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이 세상을 사는 데는 일뿐 아니라 생활도 있는 법이니라. 너는 늘 멀리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까지 다니기를 좋아하지. 그것은 언제나 하늘에 떠 있는 아름다운 별을 쫓기 대문이니라. 하지만 별을 좇으면서도 길가의 꽃 역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니라. " (p. 63)

자공은 스승이 고루한 서생인 줄만 알았는데, 이 대화를 통해서 스승이 감정이 풍부한 사람임을 깨닫게 된다.

이 가르침에서 우리는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을 생각하게 된다.  인생의 성공을 위해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질주하다 보면 가족도, 친구도, 현재의 삶도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현재는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이기에 현재에 해야 할 일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성공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공자의 가르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내 주변을 되돌아 보게 된다. 산책길에 봄이면 풀꽃이 피어나고, 여름이면 신록이 싱그럽고, 가을이면 단풍이 휘날리고, 겨울이면 하얀 은세계가 되는 우리의 주변을 살펴 볼 수 있는 그런 여유를 느끼면서 사는 그런 날들...

공자의 정명사상인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비는 아비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합니다. "

이 내용을 읽다가 오래전에 도덕시간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정명사상을 설명했던 그 시절이 생각나서 혼자 빙그레 웃음을 짓게 되었다.

공부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지혜를 키우는 것이다.

"지식은 죽은 것이지만, 지혜는 살아 있습니다. 지혜는 지식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 (p.91)

우리는 지식을 축적하지 말고, 지혜를 키워 나가야 할 것이다. 삶의 지혜를...

안회사형이 죽은 후에 공자는 그의 누추한 집을 찾아가게 된다. 안회는 열국을 돌아다닐 때에 갑자기 없어져서 죽은 줄 알았는데, 닷새만에 나타나기도 했기에 그의 죽음을 대하면서 그 생각을 떠올리기도 한다.

안회의 아버지인 안로는 장례를 치를 수 없는 아비의 무능함을 한탄하며, 공자에게 장례를 치르기 위해서 그의 가마를 팔기를 간청하지만, 거잘한다.

" 안회야, 살아생전에 나를 아버지처럼 여겼는데도 네 장례를 이토록 초라하게 치르는구나.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나를 보내주는 일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아니냐. 그러니 편히 가거라. " (p. 342)

공자는 문화대혁명시대에 타도의 대상이 되면서 사후에 혹독한 곤경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이제 중국인들은 공자의 사상에 담긴 참 뜻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정말 재미있게 꾸며져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꼭 읽어보고 공자의 삶을 통해 지혜를 얻었으면 한다. 나는 지식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닌 지혜를 가진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를 움직이는 리더는 어떻게 공감을 얻는가 - 세계 0.1% 리더들이 배우는 백만 불짜리 소통 강의
빌 맥고완, 박여진 / 비즈니스북스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 상대방을 이해하는 길이 백 걸음쯤 된다면, 공감하는 길은 천 걸음, 설득하는 것은 만 걸음쯤 되는 것 같다. " (옮긴이의 글 중에서 , p. 333)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것 보다 더 어려운 것은 상대방의 공감을 얻는 것이다. 그것 보다도 더 어려운 것은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라는 요지의 글이다.

비즈니스적인 경우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주변에서 누군가를 설득한다는 것이 꽤나 어렵다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을 것이다. 몇 십 년에 걸쳐서 자신의 일부가 된 생각들은 좀처럼 누군가에 의해서 변화하거나 설득당해지지 않는 경우를 흔히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세계적인 리더들에게 설득과 공감의 소통법을 깨우쳐 주었으니 그가 4000 번이 넘는 커뮤니케이션 코칭 수업을 통해 얻은 교훈을 알려주는 <세계를 움직이는 리더는 어떻게 공감을 얻는가>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잘 활용하면 사회에서, 직장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페이스북의 최고 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와 GE의 전 회장 잭 웰치뿐만 아니라 구글, 페이스북, 뉴욕타임스, 블룸버그, 타임, 도이치뱅크, 에스티 로더, 이케아 , 할리 데이비슨, 캠벨 수프, 디아지오, 링크드인, 드롭박스, 세일즈포스닷컴 등 세계 최정상 기업의 리더들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인 '빌 맥고완'으로부터 설득과 공감을 소통법을 배웠다.

'빌 맥고완'은 TV 아카데미상이라 할 수 있는 에미상에서 기자상을 2번 수상했고, 기자와 방송국에서 일하는 동안 7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지금 현재의 그의 제 2의 직업은 '커뮤니케이션 코치'이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말'이 필요하고, 관계를 맺는 사람이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

저자는 탁월한 소통가가 얻는 7가지 이점 다음과 같이 말한다.

1. 아이디어를 현실화한다.

2. 짧은 시간 안에 원하는 바를 전달한다.

3. 불안이 사라진다.

4. 소통을 더 잘하게 된다.

5. 더 좋은 자리로 승진한다.

6. 사과할 일이 줄어든다.

7. 원하는 결과를 얻는다.

여기에서 또한 생각할 수 있는 점은 남자와 여자는 소통방식이 다르다는 점도 생각해 두어야 한다. 그리고 유형별로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저자는 700 명을 인터뷰하며 얻은 설득의 일곱가지 법칙은

1. 시장을 장악하라.

2. 영화처럼 말하라.

3. 간결하게 줄여라.

4. 머리보다 먼저 말하라.

5. 확신있게 말하라.

6. 상대에게 집중하라.

7. 대화의 방향을 바꿔라.

 part 2 : 상대의 마음을 열고 매력을 높여라 에서는 1번에서 4번까지를, part2 : 태도를 바꾸고 진심을 얻는 소통전략에서는 5번부터 7번까지를 하나 하나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책 속의 " 조언 한 마디에서는 우리들이 보통 생각하는 구태의연한 생각들을 소개하고, 그 생각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 조언 한 마디 로 정리해 준다. 이 내용들은 생각의 본질은 같을 수 있지만 어떻게 말을 하느냐에 따라서 그 느낌이나 의미가 머리에 쏙 들어오고, 그 말 속의 진심을 읽을 수 있는 말들이기에 마음 속에 담아두고 실천한다면 설득과 소통의 방법으로 응용할 수 있다.

'확신있게 말하라'는 내용 중에는 자존감을 나타내는 자세에 관한 내용이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그림으로 설명을 하는데, 자세는 다른 사람이 나를 보는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지침'을 살펴보면 좋을 듯하다.

특히 면접이나 업무상 누군가를 만나게 될 때는 꼭 필요한 내용이다.

참고로, 피해야 할 다섯 가지 자세를 살펴보면, 손을 등 뒤로 둔 자세, 팔짱을 낀 자세, 주머니에 손을 넣을 자세, 골반에 손을 걸친 자세, 팔을 양 옆으로 늘어뜨린 자세 가 있다.

그러나 애플의 '스티브 잡스'의 프렌젠테이션 장면을 보면 활동적이고 자연스러운 발표 장면이 더 눈길을 끌기도 하지만, '스티브 잡스'의 그런 언행은 이미 잘 짜여진 구성에 의해서 여러 차례에 걸쳐서 연습을 한 결과임을 이미 독자들은 그에 관한 저서들을 통해서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 중에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은데, 그것은 실생활에서 찾아낸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이다. 결혼식 축사와 관련된 내용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제는 결혼 당사자의 부모들의 결혼식 축사가 많이 행해지는데, 그들의 축사를 들으면 대중 앞에서 이야기를 많이 해 본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구별할 수 있기도 했었던 생각이 스쳐간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유머랍시고 했다가 망신당할 수 있는 이야기, 농담을 한다고 결혼에 대해서 부정적인 말을 하는 것은 절대금물이라는 이야기, 절대 즉흥연설을 하지 말고 준비를 한 후에 이야기를 하라는 등의 내용을 알려준다.

'썰렁 개그' 는 썰렁할 수 밖에 없으니 이런 개그는 차라리 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을 대중을 상대로 한 연설이나 강의, 축사 등에서 느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면접 성공의 비밀'이란 내용은 취준생(취업준비생)들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보고 실천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토론을 중재하거나 누군가를 소개할 때에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할 때에, 인터뷰를 할 때에 꼭 알아 두어야 할 내용들도 담겨 있다.

TV 토론 중의 정치인들이 나오는 토론은 '토론같지 않은 토론', '상식을 벗어난 토론'이란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런 토론이 거듭되다 보니 이제는 정치인들이 정책을 토론하는 장이 있으면 채널을 돌려버리게 된다. 이런 정치인들에게도 소통이 무엇인지, 설득이 무엇인지, 토론의 자세가 무엇인지 알려주기에 그들에게 꼭 읽어보고 실천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저자는 브라질의 축구 영웅인 펠레의 말을 인용하여 이 책의 마무리를 한다. "결국 연습이 전부다"

이 책은 읽고 끝내는 책이 결코 아니다. 읽었으면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 수없이 반복하여 연습하고 실천해야 하는 책이다.

공감과 설득법에 관하여 우리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이 담겨 있는 책이니, 정독하여 읽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서 실천을 하면 자기계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계속해보겠습니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황정은'은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 ' 올해의 문제소설'에 선정되고, '한국일보문학상',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문단에서는 꽤 잘 알려진 작가이다.

그러나 나는 <계속해보겠습니다>를 통해서 처음 작가의 소설을 읽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와는 코드가 잘 안 맞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은 그리 길지 않은 소설임에도 집중이 잘 안 되지 않았는데, 소설을 읽을 때에 작품 속에 감추어진 속내까지 생각하면서 읽기 보다는 좀 더 명쾌하게 다가오는 소설이 좋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특징은 소라, 나나, 나기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에 함께 했던 성장기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각자의 목소리로 각자의 생각으로 들려준다.

특히 소라와 나나는 자매이지만 나기는 자매의 옆 집에 살고 있는 비슷한 또래의 소년으로 자매와의 만남이 시작된다.

어르신 세대에 흔히 있었던 작명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이들에게도 있다. 소라는 小蘿의 라자는 열매라를  쓰려고 했는데 할아버지가 출생신고를 하러 가다가 미나리 라자로 잘못 썼기 때문이고, 나기는 출생신고를 하러 가던 아버지가 만취하여 자전을 끌어 당겨 첫 번째 등장하는 한자를 선택했다고 하니 예전에 이름과 관련하여 이런 이야기는 가끔씩 들려오는 이야기이다. 요즘의 세대들은 '뭐 이런 경우가 있어?'하며 황당해할 만한 이야기이다.

소라, 나나의 아버지와 나기의 아버지는 성장기에 죽게 되는데, 소라와 나나의 아버지는 공장에서 일하던 중에 공장기계에 의해서, 나기의 아버지는 술만 먹으면 주변 사람들에게 패악을 부렸는데, 시장바닥에서 심장마비로 죽는다.

소라와 나나는 자신의 엄마를 엄마가 아닌 애자로 부른다. 아버지가 죽은 후에 자살을 하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그때부터 삶의 모든 끈을 놓아버리게 되고, 대신 옆집에 살던 나기의 엄마가 도시락도 싸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다.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나와 같은 장소에서 같은 날들을 보냈던 사람들, 그들도 그때의 기억을 나와 같이 생각할까? 물론 아닐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생각으로 그 시절을 보내고 그렇게 기억하게 마련이니까.

이 소설의 각 장은 소라, 나나, 나기의 생각에 의해서 성장기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 이야기들이 바로 그런 점에 주목을 해서 읽을 수 있다.

내 관점에서는 소라의 이야기 보다는 나나의 이야기가 훨씬 공감이 간다. 그리고 나기의 이야기에서는 너 란 존재에 대한 모호함을 느끼게 된다.

작가는 책 속에서 이런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그게 인생의 본질이란다. 허망하고, 그런 것이 인간의 삶이므로 무엇에도 애쓸 필요가 없단다." (p. 12)

마흔도 채 안 된 작가가 인생을 알면 얼마나 알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 소설의 내용을 되새겨 보면 작가는 이미 인생의 본질을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의미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덧없어.

아무래도 좋을 일과 아무래도 좋을 것.

목숨이란 하찮게 중단되게 마련이고 죽고 나면 사람의 일생이란 그뿐,이라고 그녀는 말하고 나나는 대체로 동의합니다. 인간이란 덧없고 하찮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사랑스럽다고 나나는 생각합니다.

그 하찮음으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니까.

즐거워하거나 슬퍼하거나 하며, 버텨가고 있으니까. " (p.227)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계속해보겠습니다" 로 끝난다. 그러니 이들의 이야기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계속되는 것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시간을 멈춰 세우는 동유럽 1 In the Blue 3
백승선 글.사진 / 쉼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나의 시간을 멈춰 세우는 동유럽>은 1권과 2권 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1권은 폴란드와 불가리아를, 2권은 헝가리와 루마니아를 소개한다.

1권의 경우는 일명 '번짐 시리즈'라고 했던 <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와 <사랑이 번지는 곳 불가리아>를 합쳐 놓은 책이다. <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와 <사랑이 번지는 곳 불가리아>는 백승선, 변혜정 공저로 출간된 책인데, 얼마전에 절판이 되었으나 나는 이 시리즈를 거의 다 가지고 있기에 이 2권의 책도 소장하고 있다. 그래서 읽다가 내용을 살펴보니 2권의 책을 한 권의 책으로 담기 위해서 내용이 줄어든 부분들이 있었다.

" 낯선 곳의 풍광을 찍는 일은 행복하다.

낯선 곳에서 글을 쓰는 일도 행복하다.

그 행복한 경험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된다. " (책 속의 글 중에서)

폴란드에서의 여행은 크라쿠프, 바르샤바, 토룬, 아우슈비츠

불가리아에서의 여행은 소피아, 릴라수도원, 플로브디프, 벨라코토르노보

크라쿠프는 약 10 여년 전에 비엘리치카에 있는 소금광산을 가기 위해서 들렀던 도시인데, 지금은 폴란드의 수도가 바르샤바이지만 11세기에서 16세기말까지 약 550년 동안 폴란드 왕국의 수도였던 곳이기에 중세도시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중앙광장을 비롯한 바벨성이 유명하다.

바벨성은 비스와 강가에 위치한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의 다양한 양식이 혼합된 건축물이다. 제 2차 세계대전 발발후에 크라쿠프에는 유대인들을 따로 살게 했던 게토가 있었다. 이곳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오열 종대로 늘어서 있는 의자들. 무자비한 학살에 희생된 유대인들을 기리기 위해서 만들어진 조형물이다.

우리에게 낯선 암염, 비엘리치카에 있는 소금광산은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더욱 신기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지하 135 m 아래에 위치한 예배당, 그리고 광부들이 조각한 조각상과 부조물들은 경이롭다.

폴란드는 아픔이 많은 나라이다. 바르샤바의 경우에는 제 2차 세계대전에 의해서 도시의 85%가 완파되었고, 인구의 60%인 65만 명이 죽었다고 한다. 특히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는 15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하니...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잔혹한 현장을 보는 것은 일생에 있어서 가장 먹먹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에 폴란드 여행을 상기시키는 일은 항상 가슴 한 부분이 무겁기만 하다.

" 슬픔 이상의 슬픔을 간직한 곳

어떤 것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아픔이 서려 있는 곳.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이곳에 서서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자유'에 감사하다. " (책 속의 글 중에서)

폴란드는 쇼팽, 코페르니쿠스, 퀴리부인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한데, 특히 토룬은 지동설의 코페르니쿠스가 탄생한 곳이다. 이곳에는 고딕에서 르네상스에 이르는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눈길을 끈다.

다음 나라인 불가리아는 장미가 연상되는 나라이다. 불가리아의 수도인 소피아는 고대 그리스어로 '지혜'를 뜻하는데 이 도시를 녹색의 도시라 한다.

" 오늘도, 새로운 꿈을 꾸며 설렘과 두려움으로 여장을 꾸리는 당신, 당신은 진정한 여행자다." (책 속의 글 중에서)

유럽여행 중에 그들의 문화, 예술의 건축물을 접하는 것은 흔한 일이고, 유럽인들의 재치있는 소품들을 이용한 건축물 장식들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경우는 흔하지만, 이곳에서 만나게 되는 건물의 굴뚝과 굴뚝 사이에 걸려 있는 오선지는 정말 특이한 발상이다. 이 오선지의 음율이 베토벤의 <합창>의 앞 소절이라니....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그들의 마음이 엿보인다.

불가리아의 소피아대학에는 한국어학과가 있다. 불가리아에서도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있는가 보다.

릴라수도원은 불가리아 르네상스시대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곳으로 10세기에 세워진 발칸반도 최대의 수도원이다. 이곳도 오스만 터키의 지배를 받았던 지역이니 수도원의 건축에서 이슬람 건축양식의 모습이 찾을 수 있다.

" 4년만에 사랑이 번지고, 선율이 번지는 그곳의 이야기를 다시 전합니다.

그곳에서 만난 '삶'의 이야기와 아름다운 풍광이 당신에게 번지기를 원합니다." (책 뒷표지글 중에서)

<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와 <사랑이번지는 곳 불가리아>이 2권의 책이 <나의 시간을 멈춰 세우는 동유럽 1>로 재탄생하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번짐'시리즈의 수채화 풍경를 너무도 좋아해서 이 책을 읽게 되기도 하기에...

이 책의 저자인 '백승선'의 여행은 " 초침이 아닌, 분침도 아닌 시침의 속도로 걷는 여행" (책 속의 즐 중에서)이라는 생각을 하게 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사적인 독서 - 욕망에 솔직해지는 고전읽기
이현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아주 사적인 독서>의 저자인 '이현우'는 인터넷 서점에서 <로쟈의 저공비행>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이전에 그의 블로그를 들락거리면서 저자가 올린 글들을 읽곤 했다.

그동안 그가 엄선한 도서들을 어떤 주제를 바탕으로 엮어서 해설해주는 페이퍼를 주로 읽었는데, 깊이있는 그의 글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이 로쟈가 쓴 첫 번째 책에 관한 도서라는 것을 모른채 구입하였고, 저자 소개글을 통해서 이 책이 로쟈의 책인 것을 알게 되었다.

로쟈는 노어노문학을 전공한 박사로 현재 대학 강의를 비롯하여 서평 칼럼을 주로 쓰고 있다.

반가운 마음에 읽게 된 <아주 사적인 독서>는 7편의 고전에 대한 강의를 묶은 책이다. 그에게 강의란 독서에 대한 제안이자 권유라고 한다.

7편의 고전은 모두 욕망의 문제를 다룬 작품 이름만 들어도 고전 중의 고전임을 알 수 있는 책들이다.

<햄릿>, <돈키호테>, <파우스트>, < 석상손님>, <마담 보봐르>, <주홍 글자>, <채털리 부인의 연인>인데, 그중에서 <햄릿>, <돈키호테>, <파우스트>, <석상손님>은 남자편이라고 할 수 있고, <마담 보봐르>, < 주홍 글자>, < 채털리 부인의 연인>은 여성편이다.

 

책의 순서는 여성편을 먼저 소개하고, 남성편은 그 다음에 소개한다. 그런데, 이렇게 책제목은 너무도 잘 알려져 있지만 이 책들을 제대로 읽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돈키호테>의 경우만 보아도 얼마전에 출간된 '열린책들'의 <돈키호테1>,<돈키호테2>는 각 권이 922쪽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어떤 출판사의 <돈키호테>는 고작 200 여 쪽에 달하는 책들도 많이 있다.

성서 다음으로 지구 상에서 가장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책,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의 『돈키호테』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돈키호테』에 담긴 세르반테스의 문체와 정신을 고스란히 한국어로 번역하고자 고려대학교 스페인어문학과 안영옥 교수는 5년의 고증과 스페인에서의 답사를 거쳐 국내에서는 만나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한국어판 『돈키호테』를 탄생시켰다.
작품의 일부가 아닌 전체를 읽어야 그 작품이 갖는 진정한 의미를 얻을 수 있다는 완역 정신을 세워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돈키호테』 2권까지 총 6,700여 매(200자 원고지 기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정확한 번역 작업을 마쳤다. 열린책들은 1605년 출간된 전편 『기발한 이달고 돈키호테 데 라만차El ingenioso hidalgo don Quijote de la Mancha』는 『돈키호테』 1권으로, 1615년 출간된 후편 『기발한 기사 돈키호테 데 라만차El ingenioso caballero don Quijote de la Mancha』는 『돈키호테』 2권으로 출간하여, 원작이 갖고 있는 물성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했다. 책 두 권 모두에는 현재까지 그려진 『돈키호테』의 삽화 중 가장 세밀하고도 유명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구스타브 도레의 삽화 1백 점을 수록했다.  - 열린책들의 <돈키호테> 책 소개 글 중에서 -

<햄릿>의 경우도 책은 읽지 않고 연극을 보고서 그 내용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독자들도 많이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은 읽기에는 쉽게 읽히지 않는 책들도 있는데, 줄거리는 단순하더라도 그 작품에서 독자들에게 던지는 문제는 단순하지 않은 책들이다.

줄거리만에 의존하지 않고 작품 속의 행간에 있는 숨은 뜻을 찾아내는 작업이 필요한 작품들이다. 그런데 <아주 사적인 독서>는 그런 문제를 찾아내서 설명해주고 풀어주기에 다시 한 번 그 책들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해 준다.

저자는 지금까지 우리들의 독서 성향을 '공적인 성향'이 강한 독서라고 말한다. 그래서 책제목처럼 자기자신을 위한 독서를 말하기 위해서 '사적인 독서'를 강조하는 것이다.

읽는 독자만의 방식, 독자의 성향에 따른 책읽기가 진정한 독서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이런 고전에 대해서 해석하고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너무도 부족하기에 로쟈의 고전에 관한 해석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독서란 같은 작품을 언제 읽느냐에 따라서 그 책에 대한 메시지를 읽을 수도 있고, 읽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가 고전을 읽는 시기는 학창시절이지만 그때에 고전읽기를 권하고 싶지는 않다. 배경지식이나 책읽기에 대한 훈련이 부족한 상태이기에 자칫 어려운 고전을 읽는 것이 힘겹게 느껴지면 고전을 멀리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내가 읽었던 책들에 대해서 그당시에는 깨닫지 못했던 많은 부분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읽지는 않고 줄거리 정도만 알고 있던 책들에 대해서도 깊이있는 해석을 들을 수 있어서 그 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