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의 따뜻한 손 - <국부론>과 <도덕감정론>에서 찾은 자본주의 문제와 해법
김근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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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m Smith'하면 경제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경제학자,  '보이지 않는 손' 그리고 그의 저서인 <국부론>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스미스는 경제학자이기 이전에 도덕 철학자이다. 물론 당시에 경제학이란 학문이 오늘날과 같은 독립된 학문도 아니었다.

'애덤 스미스'의 묘비에는  "<도덕 감정론>의 저자, 여기에 잠들다"라고 새겨져 있다. 그는 1723년에 스코틀랜드의 커콜디에서 출생을 했으며, 1759년에 <도덕 감정론>을 출간했고,  1776년에는 <국부론>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런데 '애덤 스미스'는  <도덕 감정론>의 내용을 여섯 번에 걸쳐서 수정하였다고 하니 그만큼 <도덕 감정론>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것 같다.

또한, '애덤 스미스'는 법에 관한 책의 저술에 착수했으나 살아 생전에는 완성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그 원고를 불태웠는데, 그가 죽은 후, 약 100년만인 1895년에 스미스의 강의를 들었던 학생의 노트가 발견되어 <애덤 스미스의 법학강의>가 출간된다.

이 3권의 책을 통해서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으로써 정치경제, <도덕감정론>으로써 윤리학, <법학강의>로써 법률, 이렇게 사회과학 전분야를 아우르는 종합적 사상가였음을 입증하게 된다.

<도덕 감정론>에 대한 내용을 자세하게 살펴보기 위해서는 얼마전에 읽은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을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250년 전의 '애덤 스미스'의 인생철학이 담긴 책인 <도덕 감정론>을 스탠퍼드 교수이자 <보이지 않는 마음>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인 '러셀 로버츠'가 <도덕 감정론>의 내용을 중심으로 하여 현대인의 삶에 맞게 해설하고 그에 따른 여러 사례를 들어가면서 쓴 책이다.

물론, <애덤 스미스의 따뜻한 손>에서도 <국부론>과 <도덕 감정론>을 중심으로 '애덤 스미스'의 사상을 책의 내용을 삽입하고 그 내용을 해설하면서 지금까지 알고 있던 '애덤 스미스'의 사상과 이론을 재정비한다.

 

이 책의 저자의 설명에 의하면 '애덤 스미스'에 관한 11가지 오해가 있다고 한다. 그동안 당연히 그렇게 생각해 왔던 것들, 그러나 두 권의 책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애덤 스미스'의 사상과 이론은 후대에 잘못 전달되었기에 그 점을 책의 내용을 조목조목 따져 가면서 바로잡는다.

다시 말하자면, <애덤 스미스의 따뜻한 손>은 '애덤 스미스' 사상의 해설서라고 할 수 있으며, 서양 최고의 고전인 <국부론>과 동양 최고의 고전인 <논어>를 <도덕 감정론>의 관점으로 통합하여 해설한다.

동서양을 대표하는 두 사상을 하나로 통합하여 정치, 경제의 방향을 제시한다. 오늘날 경제 현실과 실생활을 결부시켜 설명을 하는데, 지금까지 '애덤 스미스'의 경제 사상의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아 21세기 자본주의 해법을 구한다.

먼저, <국부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배경지식이 필요한데, '애덤 스미스'가 스코틀랜드 사람이라는 점이다. 스코틀랜드와 영국은 언어, 문화, 종교가 다르며 적대관계였으나 1707년에 한 나라로 통합이 된다. 그래서 스코틀랜드는 영국의 식민지 경영에 참여를 하게 되고, 경제적인 면에서 영국을 따라 잡기 위한 노력을 한다. 즉, 경제적으로 낙후한 스코클랜드 입장에서 나라가 부유해지는 길을 모색하게 되는데, 이 시기에 나타난 인물이 '애덤 스미스'이다.

그의 저서인 <도덕 감정론>의 주요 내용은 동감은 인간의 타고난 본성이며 행위의 적정성은 동감에 있다는 것이다. '자신을 타인의 처지에 두어 시인될 수 있는 행위는 하고, 부인될 수 있는 행위는 피하자'.

'애덤 스미스'가 말하는 자유는 신중과 정의가 전제되어 있는 자유, 타인이나 사회에 해를 끼치지 않는 자유를 말한다. 이 책의 저자는 서양과 동양의 철학을 연관시켜서 설명을 하는데, <논어>의 미덕과 <도덕 감정론>의 내용이 일치함을 찾아낸다.

이 책의 설명을 좀 어렵게 풀이되는데,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을 읽어보면 훨씬 쉽게 풀이되어 있다.

<국부론>에 있어서는 이 책은 부에 대한 관점의 전환을 가져 온 책으로, '애덤 스미스'는 '토지와 노동에서 얻는 연간 생산물을 국가의 부'로 정의하게 되는데, 한 국가의 생산물의 총량이 국가의 부를 결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모든 경제 행위를 개인의 판단에 맡기는 '자연적 자유즈의 체계'를 가장 이상적인 정치 경제 제도로 간주한다. 정부가 국민이 잘 할 수 있는 경제 행위를 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또한 경제적 약자의 자유를 말하며, 시장과 정부의 두 축으로 하는 정치 경제 체계를 말한다.

여기에서 경제 민주주의, 민생주의가 나오게 된다.

'애덤 스미스'는 고전 경제학자이고, 이후에 신고전 경제학자로 '마셜'이 나오는데, 그는 경제학을 독립된 학문으로 정립을 하고, 실천 보다는 이론에 치중한다.

그런데, 독자들이 가장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지금까지 세계적인 불황이 여러 번 있었는데, 경제학자들은 경제 위기를 예측하지 못했고, 이후에도 뚜렷한 경제 정책이 수립되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다.

그 이유는 '마셜'은 경제학을 독립된 학문으로 정립시키면서 경제학을 과학으로 만들기 위해 복잡한 경제 현상에 수학적 방법을 사용했다는 점을 든다.

" 송병락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경제 연구는 사람의 마음과 제도도 고려해야 하는데, 기존 경제학은 수학과 통계에 파묻혀 금융위기 예측에 실패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비난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루카스' 교수는 '현실을 모두 반영한 경제학 모델은 불가능하며, 단순화가 불가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렇게 경제학은 너무 과학적 엄밀성만 추구하다 현실과 동떨어진 이론 쪽으로만 기울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 " (p. 149)

 전에 읽은 경제서적에서도 경제와 수학과의 관계를 다룬 내용들이 많았기에 이 부분의 내용은 쉽게 다가온다.

이번에는 '애덤 스미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보이지 않는 손'은 <국부론>의 핵심 주제가 결코 아닌데, 이 부분이 상당히 왜곡되어 회자된다.

'보이지 않는 손'이란 언급은 <도덕 감정론>에서 딱 한 번, <국부론>에서 딱 한 번 나온다. '보이지 않는 손'은 '정부 간섭이 없는 시장 기능' 혹은 '자기 조절적 시장 기능'을 말한다.

그런데,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애덤 스미스'의 사상을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는데 사용한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을 '자기 조절적 시장기능'으로 해석한 것이다. 여기에서 '보잊 않는 손'은 자유방임주의, 시장 만능주의라는 왜곡이 생긴다.

'보이지 않는 손'은 자유방임주의가 아니라 자연적 자유를 말한다. '보이지 않는 손'은 경제적 약자도 포용하는 따뜻한 손을 말한다.

이미 2008년에 일어난 미국 금융위기에서 '보이지 않는 손'은 소소를 위한 탐욕의 손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겸손을 잃어버린 탐욕의 '보이지 않는 손', 경제적 강자만을 위한 '보이지 않는 손'은 이제 버려야 한다. 미국식이라면 무조건 추종하는 현대판 사대주의를 버리고 그들이 만든 신자유주의 이념의 덫에서 벗어나야 한다. 애덤 스미스로 포장된 신자유주의 는 사실 스미스의 사상과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다. 애덤 스미스는 자본가들이 이윤은 적게 갖고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후하게 주자고 했다. 국민 대다수를 이루는 노동자들이 잘 살아야 부강한 나라라고 했다. 

(...) '보이지 않는 손'을 '따뜻한 손'으로 모두에게 잘 보이도록 바꾸어야 한다. '보이지 않는 손'은 이기심을 가진 손이 아니고 경제적 약자도 배려하는 ' 동감의 손'이다. 병에 걸린 자본주의를 치료할 '정의의 손'이고 벼랑 끝에 선 자본주의에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따뜻한 손'이다. 애덤 스미스에 대한 통념을 깨면 보이지 않는 손은 잘 보인다. 지난 30년 동안 애덤 스미스의 가면을 쓰고 우리 사회를 지배해온 신자유주의 이념을 극복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길이다.

(p. 249~ p.250)

'애덤 스미스'는 공자와 마찬가지로 서(서)를 중시한 인본주의자이자 민본주의자이다. 지배층이 아닌 일반 국민을 위한 정치철학과 경제이념을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는 '애덤 스미스'의 고전 경제학에서부터 신자유주의 경제학에 이르기까지 경제학 역사를 통해 '애덤 스미스'의 <도덕 감정론>, <국부론>을 자세하게 살펴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애덤 스미스'의 경제 사상의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아 21세기 자본주의 해법을 구한다.

'애덤 스미스'의 <도덕 감정론>과 공자의 <논어>를,  마르크스 <자본론>과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를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 '애덤 스미스'의 사상을 철저하게 비교 분석할 수 있다.

그리고 한 나라으 염철론, 마셜, 케인스, <화폐전쟁>의 쑹흥빙, 행동경제학자인 버논 스미스와 대니얼 커너먼, 마르크스, 폴 새뮤얼슨 등의 이론도 살펴본다.

이 책은 '애덤 스미스'의 관점에서 오늘날 한국 사회의 문제점인 경제 불평등과 경제 민주화를 짚어본다. 거기에서 현재의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 나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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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곳보다, 몬테네그로
백승선 지음 / 뮤진트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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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곳보다, 몬테네그로>를 쓴 '백승선'작가.

그의 여행 에세이는 참으로 특색이 있다. 여행의 설렘을 말해주듯이 그의 책이름에 주로 많이 쓰였던 '~ 번지는' 기법의 수채화와 여행지의 사진 그리고 짧지만 가슴에 와닿는 감성적인 글들로 구성된 책이다.

<행복이 번지는 크로아티아>를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되면서 그의 책이 출간될 때마다 빠짐없이 구입하여 읽었다.  

' In the Blue' 시리즈가 출간될 때마다 한 권, 한 권 읽다보니 언제 새로운 곳의 이야기가 전해질 것인지 기다려진다.

그런데 이번에는 책표지부터 사진으로 바뀐 '몬테네그로'에 관한 여행 에세이가 출간됐다.

 몬테네그로는 어쩌면 좀 생소한 나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에 속했으나 2006년에 독립하면서 나라 이름이 몬테네그로가 됐다.

유럽 남동부 아드리아 해 연안에 위치한 작은 나라,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름다운 나라 크로아티아 보다 남쪽에 위치한 나라이다.

인종은 48%가 몬테네그로인, 32%는 세르비아인 그리고 보스니아인, 알바니아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종교는

유고연방 해체의 역사=유고슬라비아 왕국은 2차대전 후 요시프 티토에 의해 6개 공화국(세르비아,크로아티아,몬테네그로,슬로베니아,마케도니아,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과 2개 자치주(코소보,보이보디나)로 구성된 유고슬라비아 인민공화국으로 통합됐다. 이후 티토의 사망과 공산권 붕괴로 다민족·다종교를 한데 묶던 이데올로기가 사라짐에 따라 연방은 민족별로 분리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분리의 과정엔 피가 따랐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세르비아 대통령은 1992년 보스니아가 연방에서 탈퇴하자 보스니아내 세르비아계 반군을 도와 3년간 보스니아의 이슬람계에 대한 인종청소를 자행했다. 보스니아 내전에 이어 1999년엔 코소보내 알바니아인들과 세르비아 경찰의 충돌이 민족간 교전으로 확대된 코소보 사태가 발생했다.  국민의 75%가 동방 정교회를 믿는다.

 

발칸여행을 하다보면 살짝 들리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두브로브니크에서 코토르를 가는 해안도로가 아름답다하여 코토르와 페라스트를 많이 간다.

" 몬테네그로 여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드리아 해와 함께하는 여행이다. 세상에서 가장 신비한 빛을 품은 바다와 함께 하는 가장 푸른 여행이다. " (책 속의 글 중에서)

인터넷 서점 예스 24의 채널예스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엄마, 일단 가고 봅시다 / 태원준 ㅣ 북로그컴퍼니 ㅣ2013>의 저자인 태원준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

300일 동안 50개국, 100여 개 도시를 돌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도시를 꼽는다면?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갈 만한 여행지도 알려달라.
몬테네그로의 ‘코토르’라는 작은 마을은 숨은 보석 같은 곳이다. 아드리아 해와 수백 년 된 옛 시가지를 품은 도시로, 코토르 성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풍경은 압도적이란 말이 부족할 정도다. 웅장한 바위산과 아름다운 바다, 광활한 하늘이 동시에 눈앞에 펼쳐지고 붉은 지붕을 가진 수천 개의 집들과 하얀 보트들이 눈앞에 넘실댄다.   (글: 손민규)

- 채널예스 기사 중에서 발췌 -

내가 본 몬테네그로는 페라스트와 코토르였는데, 몬테네그로는 디나르 알프스 산맥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산이 많다. 그런데 나무들이 울창한 산이 아닌 바위산이다.   몬테네그로라는 나라이름도 monte(산)과 negro(검은)산의 합성어로 검은 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바위산을 지날 때는 회색빛을 띠고 있는데, 아드리아해의 물빛은 푸른빛이 찬란하다.

그러나 서유럽이나 동유럽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먼저 접한 나에게는 화려하기 보다는 소박하고, 특별하기 보다는 평범하고, 떠들썩한 여행자로 붐비기 보다는 조용한 그곳의 모습에 별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몬테네그로의 매력이고, 바삐 여행지를 떠돌아 다니는 여행이 아닌 잠시 느림의 미학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벽으로 둘러싸인 곳들도 군데 군데 허물어졌지만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성당들 중에는 화려한 건축양식이나 조각들의 나열 보다는 수수하고 낡은 모습 그대로의 민낯을 보여주는 곳들이 대부분이었다.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에서 아드리아해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 오면 몬테네그로에 갈 수 있는데, 중세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코토르(kotor)에 가는 길에 페라스트 마을 해변 앞에 두 개의 작은 섬이 보인다.

왼쪽에 보이는 섬은 인공섬으로 어부들이 하나, 둘 돌을 쌓아서 섬을 만들고 성당을 지었다는 성모의 섬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성죠지섬이 보인다.

성 죠지섬에는 교회와 미술관이 있다. 섬에는 가지 않고 맞은편에서 섬을 보는 것으로 끝난 나의 페라스트 여행이었지만 책을 통해서나마 교회의 내부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 두 개의 섬으로 향하는 보트에서 돌아보면 그제야 페라스트가 제대로 보인다. 붉은 지붕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평화로운 모습.

시간이 정지된 듯한 곳에서 '느림'을 누린다.

꾸밈이라곤 찾을 수 없는, 화려함이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던 이 작은 도시를 그저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다.

시간마저 멈춰버린 듯한 이곳에서 여전히 분주한 사람들은 잠시 머물다 떠나는 여행자들뿐이다. " (p. 65) 

몬테네그로의 도시 중에서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인 코토르는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아드리아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요새와 중세의 건축물들이 있어서 코토르를 발칸반도의 숨은 진주라고 한다.

코토르는 서문과 남문 쪽으로 성곽이 이어져 있고, 성곽의 벽면에는 베네치아의 수호신인 날개달린 사자인 마가가 새겨져 있어서 이것이 베네치아 시대에 만들어 졌음을 알 수 있다.

도시 곳곳을 살펴보면 여러 차례의 지진으로 인하여 새로 지은 건물들도 있다.

<성 트리푼 성당> 코토르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809년에 건립하였으나 지진으로 인하여 2009년에 다시 지었다.  그래서 성당 왼쪽에는 최초의 건립연대인 809가, 오른쪽에는 2009가 새겨져 있다.

광장 뒷편에 있는 요새로 올라가는 길은 가파르고 미끄럽지만 정상에서 남유럽에서는 유일하게 볼 수 있는 피요르드와 성안의 모습을 살펴 볼 수 있다.

그래서 코토르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광장 뒷편에 있는 130개가 넘는 계단을 따라 성 요한 요새까지 올라가서 아드리아해의 피요르드와 성 안의 도시풍경인 붉은 지붕의 집들을 내려다 보는 것이다.

요새에 오르는 길은 가파르고 미끄럽지만 올라가지 않으면 이 멋진 풍경을 보지 못한 후회가 따를 것이다.

" 바다가 내륙 깊이 들어온 피오르 지형 덕택에 높은 산이 있고, 예쁜 물빛을 자랑하는 바다가 있고, 볼수록 아름다운 해안선의 모습이 있는 곳. 코토르는 천혜의 도시이다. " (책 속의 글 중에서)

이 책에는 몬테네그로의 8지역이 담겨 있다. 페라스트, 코토르, 부드바, 포드고리차, 오스트로그, 스베티 스테판, 페트로 바츠, 울치니이다.

그중에서 포드고라차은 인구 약 15만 명의 몬테네그로의 수도인데, 수도답지 않게 조용하고 소박한 도시이다.

또한 제타계곡 900 m 위에는 수직에 가까운 절벽 속에 박혀 있는 오스트로그 수도원이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서 전쟁과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곳인데, 지금은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 되어서 발칸의 역사와 지형, 문화를 접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여행 사진 중에서

<코토르 : 뒤에 보이는 곳이 요새로 올라가는 곳이다>

 

 <피마궁전>

<성당 사이로 요새에 오르는 길에 있는 작은 교회의 모습이 보인다>

 

 
 

 <코토르 성안에 잇는 우물의 모습> 

 <성 루카 교회 - 12세기 건립 초기에는 천주교회였으나 지금은 동방정교 교회이다>

성 루카교회은 1195년에 건립되었는데, 지진에도 무너지지 않았기 때문에 건립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성니클라스 교회 -18세기 화재로 1902년에 다시 지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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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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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작가의 작품을 이야기하려면 <7년의 밤>을 건너 뛰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2011년에 이 소설이 출간된 이후에 독자들에게 그리 많이 읽힌 것은 책을 손에 잡는 순간에 도저히 중간에 읽기를 멈출 수 없는 강한 흡인력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7년의 밤>에 대한 '박범신' 작가의 추천의 글처럼

" 뒤돌아 보지 않는 힘있는 문장과 압도적인 서사, 그리고 정교한 취재를 기반으로 한 생생한 리얼리티" (<7년의 밤> 뒷표지 글 중에서)라는 글이 정유정 작가의 모든 소설을 말해주는 듯하다.

정유정의 소설인 <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는 3년의 구상과 집필로, <내 심장을 쏴라>는 작가 자신이 직접 폐쇄병동을 취재하고 체험하고 자료를 조사해서, <28>은 2년 3개월의 집필기간을 거쳐서...

그것도 모자라서 다 쓴 작품을 고스란히 백지화하고 또 다시 쓰기로도 한다.

그런 열정이 바로 독자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내가 정유정의 작품 중에서 처음 읽었던 <7년의 밤>은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감상하는 듯, 글만으로도 생생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고, 글만으로도 등장인물들의 심리상태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음을 알게 해 주었다. 도저히 여성 작가가 쓴 작품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지독하게 무섭고 섬뜩한 소설이다.

<7년의 밤>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악몽을 꾸면서 깨어나고 싶어서 발버둥을 치는데 눈이 안 떠지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  아니면, 등장인물의 행동이 괴기스럽고 무서워서 마음을 졸이면서도 그 끝이 궁금해서 도저히 영화 보기를 중단할 수 없는 스릴러 영화라고나 할까.

그래서 독자들은 정유정의 새로운 소설이 출간될 때마다 그 소설을 읽게 된다.

<7년의 밤>을 읽으면서 '인간은 어디까지 악마적인 근성을 드러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종의 기원>도 인간의 본성을 생각하게 되고, 악이 점점 커지는 과정을, 그리고 그 악이 어디까지 치달을 수 있는가를, 악마적 기질을 가진 사람들의 심리상태, 파괴된 청춘에 대한 애증과 연민.

그러나, 이 책을 덮는 순간에 깊은 생각에 빠지면서 드는 결론은 악은 어떤 이유에서든 정당화될 수 없고, 합리화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이 소설은 '프롤로그'를 통해서 한유민과 한유진 형제가 첫 영성체를 받는 과정에서 유진이가 영성체에 받기 위해서 제단에 오르다가 쓰러져서 정신을 잃게 되는 것으로 악인의 출발을 예고한다.

유진은 온통 피범벅이 된 채로 피냄새에 잠에서 깨어난다. 그에게 들려오는 노랫소리와 어머니의 목소리.

16년전에 아버지와 형을 잃고, 간질증세가 있어서 자신의 꿈인 수영선수의 길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지난날....

그런데 잠에서 깨어난 유진은 지난밤 12시부터 오전 2시 30분까지의 2시간 30분의 기억이 사라졌다. 그 기억을 찾아야만 거실에 목이 베어져서 죽은 어머니의 죽음을 밝혀낼 수 있다.

우선, 유진은 어머니의 사체를 처리하고,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집안 청소를 한다. 그러던 중에 어머니의 방에서 발견된 일기인지 메모인지 무언가를 기록한 노트를 발견하게 된다.

어젯밤의 이야기에서 16년 전의 이야기까지가 날짜 순으로 담겨 있는 노트, 기록된 내용을 읽으면서 유진은 그당시의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더듬어나간다.

어젯밤에 일어난 살인사건에서 출발하여 10살적의 기억까지를 되짚어보면서 유진이 왜 지금의 모습으로 변할 수 밖에 없었는가를 유진의 입장에서 합리화해 나간다.

수영대회에서 간질 증세를 보인 후에 정신과 의사인 이모의 대응과 그에 따르는 엄마의 행동은 유진이 그가 하고 싶은 일을 접게 하고, 엄마와 이모의 말에 순응하는 인간이 되기를 강요한다.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무탈하고 무해한 존재로 살 수 있도록. 사람 속에서 살되 사람과 어울려 살지 않도록'하는 그녀들의 언행.

자식의 인생을 죄지우지하는 엄마들의 언행이 여기에서도 나타난다. 과연 그것이 자식을 위한 것이었을까?

겉으로는 말 잘 듣는 아들이지만 그 안에 내재된 인간의 본성은 차츰 악인으로 변해간다. 발작 증세가 일어나기 전에 느낄 수 있는 피비린내.

그 피비린내는 이 작품 속에 처음부터 끝까지 심하게 악취를 풍긴다. 유진을 더 힘들게 만든 것은 어머니가 입양한 해진이 형의 위치에 있게 되는 것과 어머니와 해진의 친밀감도 한 몫을 한다.

유진이 악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는 정신적인 결함이나 이모와 어머니의 언행이 큰 몫을 하기에 책을 읽는 중간중간 유진의 행동을 이해하게 되는 연민이 솟구치기도 하지만 그건 절대로 합리화될 수 없는 것이라 생각된다.

정유정은 '작가의 말'에서,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의 말을 빌린다.  ‘살인’은 인간이 경쟁자를 제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었고, 이 무자비한 ‘적응구조’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우리의 조상이라는 것이다. ‘악은 우리 유전자에 내재된 어두운 본성이며, 악인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나를 포함한 누구나일 수 있다’고,  살인과 악, 나아가 인간을 바라보는 작가의 생각이 즉, 작품을 이해하는 하나의 열쇠가 된다. (작가의 말 중에서 발췌)

사이코패스들의 살인사건을 접하면서 이웃 오빠, 아저씨같은 순수한듯한 그들의 모습에 너무도 큰 충격을 받았던 독자들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바로 사이코패스가 이렇게 탄생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악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안에 있다는 생각을 말하는 작가의 변을 들으면서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면서 한편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리 인간에게 악의 심연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밖으로 분출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행동이고, 그것은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도덕과 교육, 윤리적인 행동이 무엇인지를 학습해 왔기에 이성에 의해서 올바른 인간이 될 수 있는 기질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어떤 이유에서든 악인을 정당화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얼마전 사회를 떠들섞하게 했던 계모의 살인사건을 보면서 우린 어떤 생각을 했던가.

점입가경은 계모의 말, '나도 어릴 적에 계모한테 학대를 받았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악은 악일 수 밖에 없다. 더 이상 미화되어서는 안된다.

" 유진이 너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바르르 떨렸다. 면도칼을 움켜 쥔 손도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숨결에선 쌕쌕 소리가 났다.

" 이 세상에 살아서는 안 될 놈이야"

죽창을 날리는 듯한 말이었다. 나는 목을 꿰인 짐승처럼 바르작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초점이 맞지 않는 눈으로 나를 향해 다가드는 어머니를 내려다봤다. 아무런 감정도 일지 않았다. 대꾸할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스위치를 내린 것처럼 머릿속이 껌껌했다.

" 그때 끝냈어야 했어. "

어머니는 어느새 내 가슴 밑에 와 있었다. 날 선 도끼 같은 눈으로 나를 쪼갤듯이 노려봤다. 나는 뒷발질로 더듬어서 계단 한 칸을 올라갔다.

" 그때, 죽었어야 했어, 너도 죽고, 나도 죽고." (p. 78)

내 생에 이모의 영혼이 지금처럼 궁금했던 적은 없었다. 어떤 눈을 가진 영혼이기에, 일곱 살짜리가 그린 그림을 '모친 살해'의 암시로 읽을 수 있었는지. 어떤 입을 가진 영혼이기에 열 살짜리 조카에게 포식자라는 선고를 내릴 수 있었는지. 어떤 낯짝을 가진 영혼이기에 한 인간의 삶을 '치료'라는 명붐으로 조져놓을 수 있었는지. 어떤 심장을 가진 영혼이기에 '포식자'의 홈그라운드로 혈혈단신 쳐들어 올 수 있는지. (p.p. 263~264)

평범한 소년이 살인자로 변모하는 과정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점점 교활해지고 지능화되어갈 악인의 모습이 소름끼친다.

이 책을 읽던 삼복의 한 밤중, 느닷없이 폭우가 내렸다. 하늘이 뻥 뚫린 듯 내리는 빗소리에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이 소설을 도저히 더 읽어내려갈 수가 없었다.

이 소설은 처음 시작부터 마지막 부분까지 피비린내가 진동을 한다. 살인의 기법이나 사후의 처리과정까지 적나라하게 묘사되어서 한여름에 섬뜩함에 무서움을 느낄 정도로 잔인하고 지독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세밀한 묘사와 치밀한 구성은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감상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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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고맙다
전승환 지음 / 허밍버드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나에게 고맙다>의 저자인 '전승환'은 북 테라피스트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서 아름다운 글과 따뜻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가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는 글들이 담긴 책이 바로 <나에게 고맙다>이다.

우린 자기 자신을 가장 잘 알고 있다. 외롭고 힘들 때에 가장 위로가 되는 말은 누군가가 전하는 '고맙다'는 말일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쉽게 하는 '고맙다'는 말, 그런데, 자신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 본 적이 있는가?

'치열하게, 악착같이,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아 줘서 '고맙다'고 자신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을 건낸 적이 있는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 책을 아주 천천히 읽으면서 한 문장, 한 문장, 그 의미를 생각해 보자.

물론, 책 속의 글들이 진부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많이 들었던 말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정말 힘든 사람들에게 이런 말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반문해 볼 수도 있다.

당연히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하는 내용들이지만 가슴으로까지 받아 들이지 못하는 내용일 수도 있다.

그러니 천천히 읽어 내려 가면서 자신의 마음에 새겨보자....

지금까지 많은 책들이 완벽한 인생을, 포기하지 않는 인생을, 성공하는 인생을 말했다면, 이 책 속의 내용 중에는 때로는 허술해도 좋고, 빈틈이 엿 보여도 좋고, 게으름을 피워도 좋다고 말하기도 하니, 마음의 문을 열고 그 내용들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책을 읽자.

힘들면, 힘들다고, 아프면 아프다고, 울고 싶으면 펑펑 울어도 되는 것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지혜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날이면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바람이 불면 공허한 마음을 바람에 실어 보내고

햇빛이 내리쬐는 날이면 햇살의 온기를 가득 담아보고

적막한 새벽이면 깊은 사색에 빠져 보고

부드럽고 신선한 향기를 품은 감성 가득한 하루를 보내자.

 

그러다 보면,

하루의 매 순간순간이 특별해질 테고,

소소한 일에도 행복의 의미를 찾아내며,

계산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어린아이처럼

그렇게 일상의 낭만을 은은하게 즐기는

뜻깊은 하루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p. 30)

지금 당신이 서 있는 그곳이

누군가에게 희망이거나

닿을 수 없는 간절한  꿈일지 몰라요.

머무르고 싶은 아늑한 곳일 수도 있고요.

그러니 우리 이곳에서 바쁘면 바쁜 대로,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그 열정으로

하루를 살도록 애써 봐요.

그렇게 살아가요. (p. 33)

그래서 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우편함이 열릴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시간 말이야.

우편함 속에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일 때 마다

묵혀 왔던 이야기들도 하나씩 풀어내야.

우편함 속 어딘가에 '공감'이 생길테니까.

 

꽁꽁 묶어 넣어 두었던 너의 이야기를 꺼내 봐.

눈물로 번져 알아보기 힘든 슬픈 기억도 괜찮아.

상처로 찢겨 꺼낼 엄두도 못 냈던 아픈 기억도 괜찮아.

 

그저, 너와 내가

가득 찬 우편함을 열어 조금씩 흘려 내려보낼 수 있게.

그렇게 비워진 공간에 행복한 기억들을 채울 수 있게.

혹시라도 남은 공간에 나의 공감도 자리하게 해 줘.

또 다른 나쁜 기억이 숨어 들어가지 않도록.  (p.p. 44~45)

철저히 혼자만의 아픔을 고스란히 겪어 내는 일.

울어야 할 때를 피하지 않고,

소리치고 싶을 때 내지를 수 있는....

아무도 할 수 없는 곳에서

나를 위로하고 싶은 그런 날이 있다. (p. 83)

인연을 소중히 하여, 낭비되는 사랑은 하지 않기를.

지금 옆에 있는 그 사람이 하는 말들이

나를 위한 것임을 깨닫기를.

그가 하는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기를.

그 이야기 속에 담긴 마음을

한 번쯤은 꼭 헤아려 보기를.

그 시작이 서로에게 멀어져 가는 끈을

다시 잡을 수 있게 도와줄 지도 모르니까.... (p. 113)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

어떤 이에게는 사소한 인연일지 모르나

나에게는 그 사람의 인생을 만나는 일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그 사람의 인생을 숨 막히게 받아들이는 일

 

이제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 나이가 되었다.

내가 그의 인생극장에

조연일지도 모르니....   (p. 164)

어차피 지나가면 잊힐 것을.

 

몽글몽글 풋풋했던 내 첫사랑도

파릇파릇했던 내 청춘도

뒤죽박죽 얽혔던 인간관계도

죽을만큼 힘들었던 모진 고난도

영원할 것 같던 나의 친구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잊힐 것을....

 

사라질 것을 붙잡지 말고

흐르는 빗 속에 흘려보내길.

 

아늑한 미소 한번 지어주며

다가올 폭풍을 뚫고 나가길.     (p.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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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그대, 러시안 블루 - 명품 백 대신 비행기 티켓을 택한 그녀, 배낭 한 가득 러시아를 담아오다!
서현경 글.사진 / 시그마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 러시아. 그동안 정치체제가 다르기 때문에 적대적 감정을 가지고 있던 러시아.

이제는 러시아 여행이 그리 어렵지 않지만 그래도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지 멀게만 느껴지는 여행이기도 하다.

저자는 러시아에 살고 있는 친구의 놀러오라는 말 한 마디에 러시아 여행을 떠난다.

'할까? 말까?' 할 때는 해라, 그녀는 단 돈 백만 원을 가지고 비행기 티켓을 과감하게 끊는다. 아이를 두고 혼자 떠나는 러시아 여행.

좌충우돌 할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고, 이 책에는 저자의 여행 경험이 여행 정보와 함께 적당하게 잘 어우려져 담겨 있다.

" 한밤에 해가 뜬 백야처럼 과거와 현재, 투박함과 아름다움, 도도함과 다정함이 모순처럼 공존하는 모스크바 " ( 책 속의 글 중에서)

" 어차피 여행이란 떠남 그 자체인 것을, 내가 이 먼 곳까지 떠나 온 것은 그 어떤 목적도, 실천해야 할 계획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나는 가장 중요한 여행의 본질을 잊고 있덨다. 멈추고 싶으면 잠시 멈추고, 달리고 싶으면 함껏 달릴 자유, 여행자에게는 무한으로 있는 것이 아닌가" (p. 163)

러시아 여행은 러시아 인형인 마트로슈카처럼  열어도 열어도 점점 작아지면서 또 나오고, 또 나오고, 또 나오는 그런 여행일지도 모르겠다.

" 열어도 열어도 계속 인형들이 나오는 마트로슈카, 러시아는 내게 어쩌면 마트로슈카와 비슷한 나라일지도 모르겠다. 특별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자세히 보니 비로소 진짜 매력을 알게 된 것, 열어도 열어도 계속 나오는 인형처럼 아직도 그 얼굴을 다 보지 못했다는 것, 러시아는 내게 마트로슈카와 같다. " (p. 180)

러시아에 하면 모스크바 보다 더 가고 싶은 곳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이다. 어릴 적에 러시아의 황제 표트르 1세의 전기를 읽으면서 그곳을 가고 싶었었는데...

상트페테르부르크는 18세기초에 표트르 1세가 수도를 옯기기 위해서 만든 도시이다. 유럽으로 향한 창이기도 하고, 유럽의 어느 도시 보다 더 유럽같은 분위기의 도시.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 러시아 속의 진짜 유럽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매년 6월에서 7월에 상트페테르브르크 백야 축제가 열린다.

그리고 런던의 대영박물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에 속하는 에르미타주 박물관도 꼭 가보고 싶다.

" 미술 작품만이 아니라 황제들의 화려한 궁전 생활을 볼 수 있는 것도 에르미타주의 볼거리다. 사실 유럽 어느 궁전을 가도 그 화려함에 왕 한 번 해볼 만하겠군, 하는 마음이 들지만 에르미타주는 여느 유럽의 궁전과 배교해도 뒤지지 않을 화려함이 극치를 보여준다. 겨울 궁전의 황금색과 붉은색, 녹새, 흰색이 주를 이루는 분위기 연출은 화려하며 웅장한 러시아 문화의 감성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p. 269)

저자는 러시아를 2번 여행을 했고 그 이야기를 한 권의 책 속에 담아 놓았다. 어떤 기대도 하지 않고, 계획도 없이 떠난 러시아 여행이지만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기억에 남는 여행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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