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그린 달빛 1 - 눈썹달
윤이수 지음, 김희경 그림 / 열림원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얼마 전부터 드라마로 방송되는 <구르미 그린 달빛>의 원작소설은 naver 웹 소설이다. 웹소설 조회수 1위, 누적 조회 4200만, 평점 9.9를 달성하면서 웹 소설계의 전설이 되었다.

조선시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로맨스 소설 중에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 해를 품은 달>을 쓴 '정은궐'작가는 베일 속에 가려졌지만 <구르미 그린 달빛>을 쓴 '윤이수' 작가에 대한 인터뷰 기사는 여러 건이 검색된다.

이 소설의 작가인 '윤이수'는 역사를 좋아해서 조선왕조실록이나 아샤를 즐겨 읽었다, 2013년 봄날, 창덕궁을 찾았다가 어떤 이끌림에 효명세자의 혼백의 속삭임을 듣게 된다.

" 세도정치의 시대, 예약으로 왕권을 회복하려 했던 조선의 왕세자 이영(이영)

만약 살아 왕이 되었다면 능히 조선 최고의 군주가 되었을 천재 왕세자" (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는 소설이 잘 풀리지 않을 때에는 파주에서 창덕궁까지 일주일에 2번 꼴로 갔다고 한다 그러면 효명세자가 이렇게 쓰라고 이야기해주는 듯했다고 한다.

원래는 조선의 꽃미남 군주라고 하는 헌종의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그의 아버지인 조선의 비운의 왕세자 효명세자의 이야기를 쓰게 된다.

19세기 조선의 세도정치하에서 효명세자도, 그의 아들 헌종도, 그의 누이인 명온공주, 영온공주도 모두 요절하였다. 특히 효명세자는 영특하여 19세기 조선의 부활을 꿈꿨으나 이를 이루지 못한다.

참고로, 작가인 윤이수는 드라마를 보면서 엄마가 썼냐고 물어 볼 정도의 아들을 둔 엄마인데, 웹 소설을 쓸 당시에는 아이를 업고 소설을 쓰거나 아이가 자는 시간을 이용해서 글을 썼다고 한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각 권이  약 400 페이지가 좀 넘는 분량의 5권으로 구성된 장편소설이다.

'이정명'의 <뿌리깊은 나무>처럼 조선시대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하여 씌여진 소설이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픽션'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적인 흥미로움에만 그치지 말고, 19세기 조선의 역사를 공부하는 기회를 가져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효명세자에 대해서 자세하게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효명세자는 조선 23대 순조의 맏아들이다. 19세 때부터 아버지를 대신하여 대리청정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22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그가 생각했던 조선의 개혁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역사에서 '만약이란' 의미가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만약에 효명세자가 왕이 되어서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었다면 조선의 병폐인 세도정치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가 관심을 가졌던 예약은 얼마나 발전할 수 있었을까....

비록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작가가 역사적 소양을 가지고 있기에 당시의 시대상이나 세력다툼에 대한 내용이 잘 나타난다.

 책제목인 <구르미 그린 달빛>이란 구름은 백성을, 달빛은 군주를 의미한다. 백성의 뜻으로 그려낸 군주라고 보면 된다.

" 구름은 백성이오, 달은 군주라.

백성의 뜻으로 그려낸

달빛이 아름답구나. "

이 세 줄의 글이 이 책을 관통하고 있다.

'백성의 뜻으로 그려낸 군주'

소설 속의 이 문장이 왜 이리도 가슴에 와닿을까!!

1권은 부제 '눈썹달' (初月)로, 길고 긴 분량의 5권의 소설 속 이야기가 펼쳐지기 시작하는 전개단계이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에서 남동생 김윤식을 가장한 남장여인인 김윤희가 나오는데,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할마버지가 즐겁게 살라고 지어준 이름을 가진 17세의 '라온'이라는 남장여인이 여자 주인공이다. 1권을 읽을 때는 무심코 지나쳤는데, 2권을 읽으면서 라온의 가족사가 특별할 것이라는 예상이 된다.  라온은  어머니와 병약한 동생이 있는 라온이는 가난한 환경인데도 활달하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이다. 특히 구 영감네 담배 가게에는 라온에게 고민상담을 들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일 정도로 동네에서 인기짱이다. 17살 계집아이가 무슨 고민상담일까마는 여자이기에 여자의 마음을 잘 알아서 남성들의 가슴 속을 뻥 뚫어주고,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게 해주니 인기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라온은 글재주도 있어서 양반집 김도령의 연서를 써주게 되는데, 그 연서의 주인공이 바로 효명세자인 이영의 누이, 명온 공주이다.

명온 공주는 라온이 써 준 연서인 줄도 모르고, 연서의 주인공에 마음을 빼앗기고, 만남을 갖기를 원하는데....

이 과정에서 명온 공주의 오빠인 이영과 라온이 만나게 되고, 처음에는 서로 오해를 하게 된다.

라온은 동생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 급전이 필요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환관으로 궁에 들어가게 된다.

'화초서생'이라 여겼던 이가 세자인 이영인데 이를 알지 못하는 라온은 처음의 오해가 풀리면서 서로 벗이 된다.

궁에서 미운 털이 박힌 라온은 자선당으로 배치가 되고, 여기에서 신출귀몰한 행동을 하는 김병연을 만나게 된다.

김병연은 " 영과 같은 길을 걷는 동반자였고, 또한 그의 아픔을 공유한 유일한 벗이었다. " (p. 382)

이쯤에서 이영은 왕세자임을 분명하게 알 수 있지만 영의 절친인 병연은 과연 어떤 인물일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처럼 긴 소설에서 병연이 영을 지켜주는 호위무사일지, 아니면 라온의 정체를 알고, 사랑에 빠지는 연적이 될 것인지...

라온, 이영, 김병연 그리고 라온의 주변에 있는 환관들의 이야기가 얽히고 설켜서 흥미롭게 전개된다. 물론, 라온이 환관이 되는 과정이 어설프기는 하지만 그래야만 이야기가 매끄럽게 전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라온의 마음이 이영과 김병연 중에 누구에게 더 가까이 가는가 하는 것도 이 소설을 읽는 재미라 생각된다.

책을 펼치면 술술 잘 읽히기 때문에 읽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지만 5권까지 읽기에는 그래도 몇 날이 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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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인 척 - 슬프지 않은 척, 아프지 않은 척, 혼자여도 괜찮은 척
이진이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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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어떤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읽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이런 식으로 책을 홍보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그런 책들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인데, <어른인 척>도 그냥 심심풀이로 한 장, 한 장 별 생각없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일상 속에서 접하는 소소하고 사소한 이야기들을 그림과 함께 담아 놓아서 읽으면서 그림을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어릴 적에는 빨이 어른이 되었으면 했던 적도 있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그리 만만하지가 않다.

때론 슬퍼도 안 슬픈 척, 마음이 아파도 안 아픈 척, 힘들어도 안 힘든척 해야 할 날들이 많이 있다.

어릴 적에는 실수를 해도 '어리니까~' 하고 지나칠 수 있는 일도, 어른이 되면 자신의 실수에 책임이 따르게 마련이다.

<어른인 척>은 어른이 되었지만 세상을 살아가기게 힘든 세상 사람들이 그동안 느꼈고, 생각했었던 이야기들을 작가의 이야기에 곁들여서 써내려간다.

특히 이 책의 내용 중에 공감이 가는 누구에게나 하루는 다 같은 새로운 날이라는 것이다. 즉, '처음 살아 보는 오늘'이라고 하니,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내용은 쉽지만 읽고 나면 뭔가 가슴에 남는 것이 많은 그런 책 !!

 " 다른 사람에 비해

유난히

내가 더 작아 보이고

보잘것 없어 보인다면

나는 지금

자라고 있는 것이다. " (p. 39)

" 내버려두기

가끔은 저기 널린 빨래처럼

바람에 몸을 맡기고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나를 내버려둘 줄도 알아야 한다."

" 모퉁이 뒤에

무엇이 있는지는

가봐야 안다.

지금 하나의 선택으로

너무 절망하지 말기를... " (p. 133)

" 가장 큰 장애물

잘 하는 사람을 보고 제일 먼저 드는 생각

노력해서 잘 해야지 하는 생각보다 먼저 드는 생각

가장 큰 장애물은 언제나 그 생각 " (p. p. 142~143)

" 잠시 물러나 있기

놓으면 죽을 것 같은 것들도 잠시 놓고

멈추면 뒤처질 것 같았던 걸음도 잠시 멈추고

잠시 물러나서 나를 보기로 했다. " (p. 180)

" 어린 시절 발표하기 위해 손을 들 만큼의 용기만 있다면

매일 바지 입는 사람이 어느날 치마를 입고 나갈 수 있는 만큼의 용기만 있다면

싫은 걸 싫다고 거절할 수 있을 만큼의 용기 딱 그만큼의 용기만 있다면

나는 지금과 전혀 다른 세상에서 전혀 다른 나로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기회의 순간에 필요한 건

생명을 포기해야 할 만큼의 어마어마한 용기가 아니라 이렇게 작은 용기이기 때문이다. " (p. 237)

책 속의 그림들은 어린이들의 동화책에 나오는 그림처럼 귀엽고 예뻐서 이 책의 제목처럼 어른이기는 하지만 아직 어른이기가 부담스러운 어른들에게 잘 어울린다. 

"여전히 서툴고 어렵고 상처투성이인

우리 마음에 보태는

작은 처방적 ! " ( 책뒷표지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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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마음산책 짧은 소설
이기호 지음, 박선경 그림 / 마음산책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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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싶은가? 아니면 울고 싶은가?'

이 책을 읽으면서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삶이 그리 쉽지는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지만 그들은 그 길 위에서 헤매고 있다. 갈팡질팡, 우여곡절, 품나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접할 때에는 아주 짧은 글 40편이 담겨 있기에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펼쳐 들었다. 그동안 어렵고 묵직한 책들을 읽다가 보너스를 받은 기분으로 술술 읽어내려가리라고 생각했지만 한 편의 이야기를 읽는데는 몇 분의 시간 밖에 안 걸리지만 그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긴 여운이 다음 작품으로 옮겨 읽기를 서두르지 못하게 한다.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흔히 접할 수 있는 평범한 이야기들이 이렇게 긴 여운을 남겨주니 긴 한숨과 함께 그들의 이야기를 되새김질하게 된다.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의 작가인 '이기호'의 글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읽게 됐다. 작가를 '2000년대 등장한 이래 희비극이라 할 그만의 월드를 축조한 작가'라고 하는데, 그 표현이 말해주듯, 이 책 속의 짧은 글들도 '웃음과 눈물이 절묘하게 만난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노력해도 나아질 것이 없는 사람들, 그들은 만년 취준생, 백수, 치매 어머니를 둔 아들. 자살을 하려는 사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지만 노력해도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 속의 이야기는 요새 흔히 하는 말로 '웃픈 인생들의 이야기'이다.

어느날부터 베란다에서 잠을 자던 아내가 그곳을 자신의 공간으로 만들더니 슬며서 사라져 버린다. 그녀가 남긴 것은 베란다 건조대 위에 걸린 목이 늘어난 티셔츠 한 장.

차 안에 번개탄을 켜 놓고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에게 몇 차례에 걸쳐서 이것 저것 말을 거는 아저씨, 그는 자살을 하려는 그의 마음을 감지하고...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16년 된 강아지 봉순이의 이야기.

 

층간소음이 심해서 찾아간 윗층에는 등치가 큰 사나이가 쿵쾅거리는데, 그 사연을 알고 보니 치매 걸린 어머니를 위해 아들은 어머니와 쫓고 쫓기는 행동을 하고 있었으니...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는 마음산책의 짧은 소설 시리즈인 '박완서'의 <세 가지 소원>, '정이현'의 <말하자면 좋은 사람>에 이은 세 번째 짧은 소설이다.

짧은 소설이 독자에게 남길 수 있는 메시지는 글의 분량에 비해서 긴 여운을 남긴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

특히 작가인 '이기호'는 " 재치 넘치는 문체, 매력적인 캐릭터, 시대를 포착하는 날렵한 서사' (출판사 소개글 중에서)로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주는 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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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사슬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9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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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성직자>의 뒷 이야기라고 하는 '미나토 가나에'의 데뷔작인 <고백>

강한 인상을 남긴 소설이다. 책을 덮는 순간의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다. 아니 멍멍하다. 깔끔한 느낌이 아닌 깨름직한 느낌.

딸의 죽음을 파헤치는 교사가 가해자인 자신의 제자에게 한 행동이 과연 정당화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강하게 들었던 <고백>

그 이후에 '미나토 가나에'의 미스터리 소설인 <왕복서간>, <야행 관람차>, <N을 위하여>를 읽었다.<고백>보다는 약하지만 나름 작품마다 시사하는 점들이 있었다.

  

  

그런 나의 눈에 들어온 '미나토 가나에'의 또다른 소설인 <꽃 사슬>

작가는 인터뷰를 통해서 <고백>이후 '작가 인생 제2막이 시작된 듯하다'는 말을 전한다. 그래서인지 <꽃사슬>은 미스터리 소설이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읽었던 작가의 소설과는 좀 다르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꽃사슬>에는 베일에 가려진  K라는 남자와 그와 관련이 있는 세 여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런데, 세 여자는 K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아니면 세 여자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 서로 연결점을 찾기가 그리 쉽지 않다.

세 여자의 이야기는 시점이 동시에 펼쳐지기 때문에 책의 상당 부분을 읽을 때까지는 같은 시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얽힌 퍼즐 조각을 찾기가 어렵다.

세 여인, 미유키 (美雪), 사쓰키 (紗月), 리카(梨花)는 그 이름에서 찾을 수 있듯이 눈, 달, 꽃을 의미하는 한자가 담겨 있다. 즉, 설월화.

미유키, 사쓰키, 리카는 각자의 이름의 이미지인 눈, 달, 배꽃이 의미하는 캐릭터가 있다. 그런데 그녀들은 처음에는 전혀 눈치를 챌 수 없는 할머니, 어머니, 딸이라는 것이 k의 비밀을 풀다보닌 밝혀진다.

3대에 걸친 이야기가 같은 시점의 이야기인듯 펼쳐지니....

리카는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할머니와 산다. 그런데 리카가 다니던 JAVA 영어학원이 도산하면서 직장을 잃게 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할머니가 위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해야 하는데, 수술비가 없다.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에 1년에 한 번 커다란 꽃다발을 보내주던 K를 생각한다. K는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에 경제적 도움을 주겠다고 했으나 거절을 했던 사람이고, 그 이후에도 꽃은 계속 배달됐었다.

그러나 K가 누구인지, 어머니와는 어떤 관계인지 전혀 알 수 없지만 할머니는 그의 존재를 아는 것 같기도 하고...

건설회사에 다니는 미유키는 남편인 가즈야가 공모전에 출품한 작품이 회사 이름으로 공모가 되면서 가즈야가 죽게 되고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K와의 어떤 관련.

그 사슬은 마지막 단계에 가서 풀리게 되니....

사쓰키는 자신의 결정이 어떤 상황에 놓일 수 있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진실을 알아야만 선택을 할 수 있는데....

무관한 것만 같은 세 여인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일본의 전통 과자 '긴쓰바'. 그 맛이 어떨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이야기 속에 곳곳에서 등장하는 꽃이야기, 그 꽃들이 의미하는 바가 분명 있으니....

 

 

<소설 속에 자주 등장하는 꽃 - 성주풀, 용담>  

세 여인의 관계 그리고 K와의 연결점을 맞추는 것이 <꽃사슬>의 매력적인 결말이다. 

'미나토 가나에'다운 소설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시도를 한 <꽃사슬>, 그러나 이 소설에서도 '미나토 가나에'의 다른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탄탄한 구성과 문장력을 엿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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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위한 변명 - 타인의 시선에 맞추지 말고 홀로 춤추듯 살라
홍신자 지음 / 판미동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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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인 '타인의 시선에 맞추지 말고 홀로 춤추듯 살라'는 문장 속에는 저자인 '홍신자'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저자는 '동양 전통에 뿌리를 둔 서양 아방가르드 무용의 꽃'으로 선정된 세계적인 무용가이자 '구도의 춤꾼'이다.

1940년생인 그녀는 숙명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에 미국으로 건너가는데, 그건 단순히 미국에 대한 동경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나는 앞으로 하고 싶은 것만을 하고, 하고 싶은 것이면 무엇이든 한다." (p. 69)

그런 그녀는 미국 뉴욕에서 만 28세라는 나이로 무용에 입문을 한다. 우리들이 흔히 무용가라고 하면 유년시절부터 무용을 배우고 익히게 마련인데, 무용을 배우기에는 늦어도 한참 늦은 나이에 그 길로 접어든다. 그것도 당시로는 머나먼 이국땅인 미국에서...

뉴욕에서의 무용 수업 중에 그녀는 죽은 언니의 한을 풀어 보겠다는 생각에서 탄생시킨 춤이 <제례>인데 그 춤으로 그녀는 명성을 얻게 된다.

그런데 어느날 그녀는 먼 구도의 길을 택해 인도로 떠나 '오쇼 라즈니쉬'의 산야신(제자)가 된다. 3년간의 수도 그리고 명상의 시간들은 그녀의 인생 중에 한 부분이긴 하지만 그 어느 때 보다도 가장 의미있고 긴 삶으로 기억되고 있다.

3년 후에 저자는 다시 무용계로 돌아온다.

"너는 타고난 무용가다. 결코 무용을 중단해선 안 된다. 계속하라. 너에겐 춤이 곧 구도의 길이 될 것이다. 너는 그 길을 통하여 깨달음으로 가야한다." (p. 85)

" 춤의 신비, 춤의 순수, 춤의 자유, 그것이 너의 길이다. " (p. 90)

그녀에게 춤은 종교와 같은 것이기에 구도심을 안고 춤의 세계로 돌아온다.

구도의 길에서 '라즈시쉬' 그리고 '니사가다타 마하라지'는 그녀의 스승이었다.

<자유를 위한 변명>은 1993년에 초판이 나왔다. 벌써 20년이 훌쩍 흘러갔지만 그동안 이 책은 많은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런데 절판이 되었기에 읽기를 원하는 독자들이 이 책을 구하기가 어려웠는데 이번에 개정 출판이 되었다.

책의 앞부분 몇 페이지만을 읽어도 '왜 많은 사람들이 읽기를 원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세계적인 무용가, 명상 수행자 그리고 작가라고 불리워지는 것에 걸맞게 책 속의 글들이 깊이가 있고 문장력이 탁월하다. 저전적 성격의 책이지만 자신의 삶에서 저자가 느꼈던 많은 생각들이 다분히 철학적이다. 죽음에 대한 명상...

죽음이 두려운가?, 육신이 죽는 것을 왜 두려워 하는가?, 에고란 무엇인가?

인도에서 배운 명상이 언제나 그녀의 생활 속에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명상으로 인하여 새로운 육신으로, 새로운 영혼으로 다시 태어난 '홍신자'의 깊이있는 명상과 삶의 이야기에서 그 누구보다도 자유로운 영혼을 갖고 삶을 살아 왔음을 알 수 있다.

여행, 공부, 무용, 사랑, 구도.... 자유를 만끽하는 그녀의 삶을 엿 볼 수 있다.

책을 읽다보면 20여 년이 지난 지금에 읽어도 평범한 이야기가 아닌데, 아마도 이 책이 첫 출간된 1990년대에는 충격적이었을 수도 있는 책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스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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