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그린 달빛 4 - 달의 꿈
윤이수 지음, 김희경 그림 / 열림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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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구르미 그린 달빛>은 5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하소설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분량이지만, 이야기의 내용은 그리 깊이 있지는 않다.

그냥 읽고 잊어버리면 그만인 궁중 로맨스 소설이다. 그런데, 조선시대를 역사적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그리고 실존했던 인물들의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이 소설을 통해서 효명세자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보게 된다.

조선의 르네상스라고 할 수 있는 정조시대, 만약에 정조가 오랫동안 집권을 하였다면 왕권이 강화되고, 세도정치의 싹이 트지 못했을 지도 모르겠다. 정조가 왕이 되자 가장 먼저 한 일이 외척을 제거하는 일이었으니...

그러나 정조가 마흔 아홉이라는  짧은 생을 살게 되면서 그가 구현하고자 했던 왕도정치는 뜻을 이루지 못한다.

정조의 뒤를 이어서 그의 아들인 순조가 11살에 왕위에 오른다. 어린 왕을 대신하여 영조의 계비인 정순왕후가 수렴청정을 하게 된다. 이후 순조가 국정을 맡아 하게 되자, 순조의 장인인 김조순을 비롯한 안동김씨의 세도정치가 시작된다.

순조에게는 안동김씨인 순원왕후와의 사이에는 장남인 효명세자, 차남은 일찍 죽고, 명온공주, 복온공주, 덕온공주 그리고 숙의박씨와의 사이에 영온 옹주가 있었다.

이 소설 속에는 여동생인 명온공주와 이복 여동생인 영온옹주 그리고 숙의박씨 이야기가 감칠 맛나게 끼어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주인공인 효명세자(1809~1830)는 22살의 나이에 요절을 하는데, 그가 꿈꾸던 나라는 할아버지인 정조가 꿈꾸던 나라와 같은 나라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세도가가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나라가 아닌 왕권이 강화된 나라, 탐관오리가 사라지고, 기존의 제도를 개혁하여 백성이 잘 살 수 있는 나라.

그리고 특히 효명세자는 예악으로 왕권을 회복하려고 하였는데, 그것은 순조가 건강상의 이유로 세자가 19살이 되던 1827년에 대리청정을 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후 약 3년간에 걸친 효명세자의 대리청정 그리고 세자는 자신이 꿈꾸던 나라를 이루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소설 속에서는 효명세자가 대리청정을 하기 직전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소설 속에서는 대리청정을 한 후에 세자빈을 맞아들이는 설정이지만, 역사적인 사실은 훨씬 이전인 1819년 11살 나이에 조만영의 딸 조하연과 혼례를 치른다. 효명세자비인 신정왕후(1809~1890)는 풍양 조씨 세도정치의 핵심인 조대비인데, 훗날 자신의 철종이 죽은 후에 후사가 없자 흥선대원군의 둘째 아들을 왕위에 올리는 인물이다.

이런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구르미 그린 달빛>은 책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 구름은 백성이오, 달은 군주라. 백성의 뜻으로 그려낸 달빛이 아름답구나. "

4권에서는 영과 라온의 사랑 이야기가 풋사랑처럼 풋풋하게 다가온다. 라온을 마음에 품은 병연과 윤성의 사랑은 한 사람을 향한 사랑이지만 그 느낌이 조금은 다르다.

윤성은 김조순의 음모에 가담하는 듯하지만 결국에는 라온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는 모습이나, 영과의 인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항상 묵묵히 라온이 힘들 때마다 키다리 아저씨 처럼 나타나는 병연의 사랑이나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다산 정약용의 등장, 그리고 홍경래의 후손, 이런 설정도 역사적 사실 속에서 끄집어 낸 글감이라는 생각을 하니, 다른 궁중 로맨스 소설과는 또다른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접근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작가가 역사를 좋아했고, 그래서 역사 속에서 픽션을 찾아 낸 것이라 생각된다.

“너와 평생을 함께 나누고 싶다. 내가 꿈꾸는 세상에 네가 있었으면 좋겠구나. 네가 나만의 여인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 (p.p. 236~237)

" 구름에 달빛 저무니

여윈 잠 서러워라

살아가지 않고 살아가리니

그대, 사랑하지 않고 사랑하리니

 

아린 꿈 눈물겨워 잠에서 깨어나니

서글픈 달밤이어라

떠나지 않고 떠나가리니

그대, 그리워하지 않고 그리워하리니 " (p. 334)

" 사람을 연모하는 일이 이리 행복한 일인 줄 진작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것이 이리 가슴 뛰는 일인 줄 알았더라면 정말 좋았을 것을." (p. 473)

<구르미 그린 달빛4>는 5권 중에서 가장 두꺼운 책이다. 476 페이지에 달하지만 읽다보면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를 펼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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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경제학
밥 니스 지음, 김인수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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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하는 일들이 상당히 많다. 물론, 습관적으로 그렇게 행동하는 경우들이다.

이 책의 저자인 '밥 니스'는 응용과학자로,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공학경제를 전공하였다. 그는 미국의 제약관리업체인 익스프레스 스크립츠에서 수석과학자로 근무하면서 약 1억 명에 이르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그런데, 고객들은 그가 제공해주는 것들이 훨씬 경제적으로 이득이 있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고객들 자신에게 불리한 기존의 결정을 바꾸지 않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렇다면 인간은 왜 자신에게 유리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의 결정을 고집하는 것일까?

인간의 뇌는 초당 1000만 비트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인식하는 정보량은 50비트에 불과하다. 인식하는 50비트의 정보는 주의집중 영역에 드는 정보인데, 여기에 들지 못하는 정보는 습관이라는 자동조종 장치로 무의식적으로 처리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유익한 정보를 준다고 해도, 주의집중 영역에 들지 못하면 습관에 의해서 처리된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좀처럼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을 바꾸지 않고, 실제로도 대부분의 상황에서 '습관'이라는 자동화 프로그램에 의해서 행동을 하게 된다.

의사결정을 할 때에 뇌의 기능을 보면,

전두엽은 미래의 장기적 효과를, 대뇌번연계는 '지그 이 순간'만을 판단 근거로 삼아 그 결정이 가져올 이득과 비용을 비교 분석하는데, 분석 마비에 빠진 사람의 의도와 행동 사이에는 갭이 발생한다.

이것을 50비트의 주의집중 영역으로 끌고 와서 보정하는 작업이 '습관 설계 디자인'이다.

이 책의 전제조건은 인간의 뇌가 부주의와 타성에 젖어 있다는 것에서부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찾게 된다.

인간의 뇌는 이렇게 부주의와 타성에 젖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이 책이 씌여지게 된 전제조건이다.

저자인 '밥 니스'는 자신이 근무하였던 관리업체의 회원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 인간 행동의 기본 원칙을 활용한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만들어 실험을 하게 되고, 차츰 그 대상의 규모를 넓혀가면서 반복 실험을 하였다.

그 바탕에는 '밥 니스'가 전공한 " 응용과학과 행동경제학의 환상적인 만남" ('대니얼 길버트'의 추천글 중에서)이 있다.

그는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기 위해서 행동경제학자들이 쓴 책을 읽고, 과학자로서의 창의성을 발휘하여 '인간의 부주의와 타성에 대응할 수 있는 7가지 전략' 을 작성하게 된다.

7가지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능동적 선택 전략

   - 의도를 바꾸려 들지 말고, 단지 선택을 요구해 활성화 하라.

2. 자발적 잠금 (lock - in) 전략

   - 미래에 직면하게 될 선택을 오늘 미리 결정하게끔 하라.

3. 디폴트 세팅 전략

   - 바람직한 선택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고 옵트아웃을 제공하라.

4. 흐름에 올라타기 전략

   - 눈길을 끌 수 없다면 눈길이 머물만한 곳으로 가라.

5. 리프레이밍 전략

   - 선택 재구성만으로도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다.

6. 업혀 가기 전략

  - 사람들이 좋아하는 행동의 부산물로 바람직한 행동이 나오게끔 디자인하라.

7. 간이화 전략

  - 단순하고 쉽게 만들 수만 있다면 그 자체가 최상의 전략이다.

이렇게 정리해 놓으니, 내용이 잘 이해가 안 갈 수가 있는데, 이런 내용들은 다양한 사례들의 소개와 전략을 어떻게 적용하는가에 대하여 설명을 해 준다.

이런 전략은 행동경제학과 응용과학이 접목되면서 습관 설계 전략이 만들어 진 것이다.

" 이 책은 밥이 행동경제학과 인지 심리학의 수많은 이론들을 흡수해서 자신이 몸담은 응용과학에 지혜롭게 변형시킨 또 하나의 새로운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 (p. 7, 대니얼 길버트의 추천글 중에서)

" 이 책 <습관의 경제학>은 인간의 뇌가, 따라서 우리의 행동이 저 원시시대에 유용했던 방식 그대로 얼마나 본증적이고 자동적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인지를 쉽게 설명해 줄 것이다. 게다가 인간 행동을 개선할 수 있는 일곱 가지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을 선물해 줄 것이다. 이해하기 쉽도록 재미있는 이야기와 적절한 사례를 많이 넣었다. " (저자의 들어가는 글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들이 얼마나 습관에 젖어 있는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원인도 알게 되었다. 인간의 뇌가 부주의와 타성에 고착화되어서 진화하였다고 하니, 우리가 습관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는 것도 이해가 간다.

되도록이면 나쁜 습관에 물들지 말고,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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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인사이트 - 기술혁명의 안쪽을 들여다보는 통찰의 시선
임일 지음 / 더메이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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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아직은 깊이있게 알지 못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다포스 포럼에서 화두가 되면서 이미 선전국들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국가의 미래를 걸고 있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고 싶은 생각에 선택한 책이기는 하지만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을 설명하는 입문서에 해당하는 책은 아니다.

<명견만리 :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의 기회를 말하다 / KBS명견만리 제작팀 지음 ㅣ 인플루엔셜 >중에서

그 정도는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ICT기술이 4차 산업혁명에서 어떻게 우리 생활과 비즈니스를 바꿀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간략하게 이 책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 4차 산업혁명을 가상성과 물리성의 융합으로 정의한다.

* 두 세상의 융합의 입장에서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SNS와 IoT를 소개한다.

* ICT 신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에 대해서 알아본다.

* 미래에 다가올 융합 세계의 모습으로 증강 / 가상 현실과 드론, 3D 프린터에 대해서 설명한다.

* 미래의 ICT(정보통신기술>을 예측한다.

물리적인 물체에 대한 정보는 디지털화되어서 컴퓨터에 입력되어야 정보처리가 가능한다. 이렇게 기술이 발전하면서 물리성의 많은 부분이 가상화되면서 가상성이 물리성의 세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공지능이 기계학습, 특히 딥러닝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발판 삼아 새로운 도약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우리는 생활 속에는 인공지능 /기계학습 기법이 적용되어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고 있는 사례를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SNS, IoT(사물인터넷), O2O(Online to Offline), Fin Tech,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나올 번한 상황들이 현실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있다. 이미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들도 있기에 비현실적인 상황이라는 생각을 가지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 중에서 3D 프린터의 경우에도 자가제조가 일반화되면 다양한 제품 생산이 가능해 질 것이다.

이미 ICT는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 삶의 모습을 바꾸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에서 ICT는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물리성과 가상성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기술들에 대해서 자세하게 살펴본다. 그러나 그런 기술 자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의 큰 흐름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의 프레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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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미 그린 달빛 3 - 달빛 연모
윤이수 지음, 김희경 그림 / 열림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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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을 마음에 품은 세 남자의 이야기가 처음부터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사랑...

라온을 향한 연모의 마음은 세자인 영, 병조참의인 윤성, 그리고 김삿갓 병연이 누가 더 많이 사랑하는가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하다.

    

지난번에는 라온이 윤성을 따라 궐 밖에 나갔다가 우연히 영을 만나게 되고, 라온은 당시에 고운 한복을 입고 있어서 환관인 홍라온이라는 것을 영이 모를 것이라 생각했지만, 여성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영일지라도 그녀가 라온임을 눈치채게 된다.

이번에는 영을 따라서 라온을 궐 밖에 나갔다가 백운회에 잠깐 들러다가 만나기로 한 영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윤성과 만나게 되는데....

지난번 궁 밖 나들이에서 윤성에게 당한 덕칠의 부하들인 무덕의 일행은 병연과 라온을 납치한다.

납치 사건을 계기로 영은 영대로 라온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깊어지고, 윤성은 윤성대로 라온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깊어진다.

" 그 마음 접으시옵소서.   (...)  저하께서는 홍 내관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계십니까? (...) 저하께서는 절대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가 없다는 사실을 말이옵니다. 저하와 그 사람, 절대 이뤄질 수 없는 사이입니다. " (p. 327)

" 세자 저하의 세상이 그 사람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옆을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상처 입히고, 다치게 할 것이옵니다. 그러니 그만 물러서십시요. 그 사람, 다치게 하지 마십시오, 아프게 만들지 마시옵소서. " (p. 329)
또한 무심한 듯 하면서도 알뜰 살뜰 보살펴 주는 병연은 겉으로는 나타내지 않지만 마음 속에 라온이 자리잡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 나는 역적의 무리에 굴복한 비굴한 자의 손자였고, 조부를 향해 날 선 조소를 날린 세상에 둘도 없는 어리석은 자가 되었다. (...) 살아가지 않고 살아가야 했다. 외롭지 않고 외로워야 했다. 한 줌 바람이 되고 싶었다. 세상을 부유하는 구름이 되고 싶었고, 티끌 같은 먼지가 되어 소리없이 사라지고 싶었다. 그러기에 마음 둘 곳도, 기댈 곳도 두지 않았다. 세상에 미련 두지 않은 채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 내 삶에 그 녀석이 뛰어 들었다. " (p. p. 112~113)

병연은 라온에게는 서양 동화에 나오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인물이라고 해야 할까.

여기에 영의 환심을 얻으려는 청나라의 소양공주.

영의 동생인 명온 공주도 라온에 대한 사모의 마음도 있으니.

세자 영이 자신의 스승으로 삼으려고 찾아간 사람은 다름아닌 라온이 시시때때로 말하던 할아버지.

비록 핏줄로 이어진 할아버지와 손녀는 아니지만 연 보다 더 깊은 연으로 맺어진 사이이다.

3권의 하이라이트는 옥선 할매의 집을 찾아간 영과 세자의 합방 장면이다.

" 내게서 달아나지 마라. 내게서 멀어지지 마" (p. 470)

영이 라온에게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니...

"  (...) 영의 진심이 라온의 마음을 흔들었다. 영의 순수한 고백이 라온의 마음에 쌓인 둑을 허물어버렸다. 한순간의 유희라도 좋았다. 눈 뜨면 잊힐 꿈이라 해도 상관없었다. 이 사내의 여인이 되고 싶었다. 단 한 순간만이라도 그의 오롯한 연인이 되고 싶었다. (...)것은 한 사내의 여인이 되고, 한 여인의 오롯한 사내가 되는 비밀스러운 밤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였다. " (p. 471)

윤성의 말처럼 영과 라온은 이루어져서는 안 될 사랑, 영이 감당하기에는, 세자로서 지켜주기에는 버거운 존재가 아닐까...

세자와 라온의 앞날이 평탄하지는 않을 것임을 암시한다. 특히 김조순의 세도정치하에서 세자는 더욱 그렇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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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미 그린 달빛 2 - 달무리
윤이수 지음, 김희경 그림 / 열림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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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에서 라온이 궁에 들어가서 환관이 되기 과정이 논리적이지는 않지만, '소설이니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읽어내려간다.

왕세자 영과 라온의 첫 만남에서 오해를 자아내기도 하지만 궁에서 다시 만나게 된 그들은 웬지 모르게 서로 끌리는 마음이 있으니, 이것이 바로 인연이 아닐까.

남장여인 라온은 어떤 매력이 있기에 그를 마음에 담아 둔 세 명의 남성이 있을까.

그건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쾌활하고 밝은 라온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영은 아직 라온이 소녀임을 알지 못하지만, 자선당에서 만난 병현은 그녀의 정체를 눈치챈다. 영의 명을 받아서 홍경래의 자손을 찾아 나섰던 병현이 돌아오면서 그가 라온의 정체를 알아챘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우연히 알게 된 병조 참의 윤성은 세도정치의 중심에 있는 김조순의 손자이자, 왕세자 영의 외사촌이다. 윤성은 어디에서 알았는지 라온의 정체를 알고 있는데, 그가 라온을 대하는 마음은 호의인지, 사랑인지, 아니면 어떤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지 이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 맑고 청수한 느낌의 헌헌장부, 옥골선풍의 바른 본보기라 할 수 있는 윤성은 호사가들의 입에 왕세자 영과 비교되며 오르내렸다. 영이 새파랗게 벼린 날카로운 진검이라면 윤성은 갈대를 엮어 만든 무른 풀잎 칼이었다. 영이 차가운 북풍한설이라면 윤성은 감미로운 봄바람이었다. " (p. 278)

윤성은 라온을 데리고 궐 밖에 나가서 아름다운 비단 치마 저고리를 입히고 가배 축제를 즐기다가 돌연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데, 그 사이에 라온과 영은 마주치게 된다.

치마 저고리로 곱게 단장한 라온을 본 영의 마음은 설레기만 하니...

궁중 로맨스 소설인 <구르미 그린 달빛>은 라온을 둘러싼 세 남자의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김조순의 세도정치와 백성을 사랑하는 왕세자의 갈등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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