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의 다상담 1 - 사랑, 몸, 고독 편 강신주의 다상담 1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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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자로 자리매김한 강신주.

그의 책 중에 오래도록 소장하고 싶은 책은   <강신주의 감정수업 : 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 강신주 ㅣ 민음사 ㅣ 2013>이다.

스피노자는 이성의 윤리학이 아닌 감정의 윤리학을 옹호했으며, 슬픔을 주는 관계를 제거하고 기쁨을 주는 관계를 지키라는 기쁨의 윤리학을 주장했다. 그리고 강신주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48가지로 나누어 각각의 본질을 명확하게 규정하였다. 그 내용이 스피노자의 <에티카>에 실려 있다.

<강신주의 감정수업>에는  스피노자가 인간의 감정을 48가지로 분류하여 그 감정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는데, 사랑, 탐욕, 멸시, 미움, 희망, 질투, 슬픔 등으로.

철학자 강신주는 스피노자가 말한 48가지 감정들을 세계적인 명작들과 연결지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준다. 우리들이 평소에 느끼는 감정을 세계적인 명작들과 함께 깊이있게 해석하기에 그동안 알고 있던 명작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에 읽은 <강신주의 다상담>은 3권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는데, 1권은 사랑, 몸, 고독 편, 2권은 일, 정치, 쫄지마 편, 3권은 소비, 가면, 늙음, 꿈, 종교와 죽음 편이다.

그런데 나는 2권을 먼저 읽고 약간  실망을 했다.

2권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 일,정치에 관한 내용이어서 그런지 지금까지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던 일반적인 사고와는 일치하지 않는 생각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강신주란 철학자가 '길거리 철학자', '돌직구 철학자'라고 하는 이유가 이런 맥락과 연관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강신주의 다상담 1>은 2권 보다는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었다.

<강신주의 다상담>이 책으로 출간되기까지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당시에 MBC 라디오의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라는 프로그램이 이었는데, 그 중의 한 코너가 <다상담>코너였다.

말그래도 무엇이든지 다~ 상담해준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는데. 강신주는 <다상담>코너를 맡게 된다.

'김어준'의 입담이나 생각을 짐작한다면 이 프로그램이 오래 갈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폐지가 되고 '김어준'은 '벙커 1'이라는 아지트를 마련하여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를 재개하면서 강신주도 강의와 상담을 하게 된다.

이 책은 <다상담>중 여섯 가지 테마를 처음에는 2권에 나누어 담아서 출간했고, 다시 세번 째 권인 <다상담 3>까지 출간된다.

1권에 실린 사랑, 몸, 고독은 은밀하고 사적인 고민들을

2권에는 일, 정치, 쫄지마로 공적인 생활과 관련된 고민들을 싣어 놓았다.

 

각 권의 구성은,

1부는 각 테마를 총괄하는 강의를 먼저 한다.

2부는 여러 사람들로부터 주제와 관련되 고민을 받아서 그에 대한 상담을 한다.

3부는 강의와 상담을 한 후에도 남는 문제들을 좀 더 풍부하고 깊은 성찰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책 속의 사진을 보면, 강신주는 반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강연을 한다. 그만큼 격식을 차리지 않은 자유로운 강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각 주제로 들어가서 사랑이란 주제를 살펴보면,

철학자 '알랭 바디오'는 '사랑은 둘의 경험이다.'라고 했는데, 사랑을 한다는 건 고통을 감당하는 것이기도 하다.

" 나를 주인공으로 만들 사람들을 찾는 건, 나의 행복을 지키겠다는 각오입니다. " (p. 79)

 

사랑이란 차이에 대한 긍정이디.  기쁨을 가져다 주는 차이를 차이로 긍정하며 성급하게 이것을 일종의 동일성으로 만들려 하지 않는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알랭 바디오'의 말을 다시 인용하자면, 사랑은 '하나'로 환원할 수 없는 '둘'의 관계라 한다.

사랑하는 감정은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떠나려고 할 때 슬픔의 감정으로 변하기 때문에 사랑에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두번 째 주제인 은 주제 자체가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질문으로는 성에 대한 질문들이 많이 나왔다고 한다. 동서양 전통 대부분이 성이나 섹스를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정신 〉육체, 이렇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몸과 마음은 반비례 관계가 아닌 비례관계이다.  질문자들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성에 집착하는 이유는 성을 금기시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 오로지 나의 느낌에, 내 감정에 유일하게 집중하고 사랑을 할 때만이 우리는 주인이 되는 경험을 해요. " (p. 154)

세번 째 주제는 고독이다. 고독하다는 건 세계에 몰입하지 못한다는 자의식이 강한 상태이다. 고독하다는 것은 자기에 대해서 몰입하는 것이다. 고독하다는 건 우리가 살아가기 위한 대응일 수도 있다.

삶을 하나의 축복으로 생각하려면 먼저 해야 할일은 고독과 싸운 것이다. 고독해지는 내 모습과의 싸움,

 

철학자가 상담을 하기에 '철학'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어렵고 특별한 상담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그러나 질문자들의 내용은 일상 생활에서 부딪히는 흔한 질문들이다. 

그런데 강신주는 '돌직구 철학자' 답게  일반적인 답변으로는 황당한 답변들을 내놓기도 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젊은 층에게는 어떻게 들릴 지 모르겠으나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이건 아닌데...'하는 내용들도 있다.

 

그것이 바로 '강신주식 돌직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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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멀리 뛰기 - 이병률 대화집
이병률.윤동희 지음 / 북노마드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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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은 <끌림>이다. 시인이어서 그런지 간결하면서도 가슴에 와닿는 글들과 함께 실린 사진은 나의 마음을 마구 끌어당겼다. 책제목인 <끌림>처럼.

지금 생각해도 참 신선한 감동을 주는 책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류의 책들이 마구 마구 쏟아져 나와서 ' 거기에서 거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끌림>이 주었던 참신한 느낌이 퇴색되어 가고 있다.

'이병률'은 1995년에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이다. 그리고 방송작가이자 여행작가이기도 하다.

시인이기에 그런지 그의 글을 읽으면 감상에 젖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마음에 다가오는 글들이 꽤 많기에 그의 책이 출간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읽는다.

그의 대표작인 <끌림>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가 이병률이 세계 100여 개국을 돌아다니면서 만난 사람, 풍경, 단상들을 담은 책이라면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이병률의 여행 국내편이다.

 

이런 '이병률'의 책들은 복잡한 머리를 쉬게 하는 그런 효과가 있는 여행 산문집이다. 구태여 책을 읽으면서 무언가를 얻으려고 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책을 읽는다는 것만으로 마음이 정돈되는 그런 책들이다.

물론, 책 속에는 진한 외로움이 담겨 있기도 하지만, 그런 외로움 마저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이번에 출간된 <안으로 멀리뛰기>는 이병률 대화집이다. 쉽게 말하자면 인터뷰집이다.

지금까지 '이병률'의 에세이를 이책, 저 책 읽었지만, 작가에 대해서 그리 잘 알지 못했다. 저자 소개글에 나온 작가 사진도 변함없는 사진이었다.

그런데 <안으로 멀리뛰기>에는 작가의 사진이 많이 실려 있다.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을 것같았는데....

 

이 책은 한때 <월간미술>에서 미술기자로 일했고, '안그라픽스'에서 책을 만들었으며 '북노마드' 대표인 '윤동희'가 묻고, '이병률'이 답을 하는 '시집과 산문집 사이'의 책이다.

그래서 독자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병률의 사적인 모습을 엿 보고, 엿 들을 수 있는 기록이 담겨 있다.

'이병률'은 책을 좋아하고 책의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는 '달'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 '달' 출판사'의 책을 많이 읽었기에 이곳에서 어떤 장르의 책이 출간되는 지를 잘 알고 있기에 작가의 책 출판에 대한 취향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대화집인 만큼, 작가의 시에 대한 이야기, 문학과의 인연, 삶의 이야기, 성장과정, 현재의 생각 등이 다양하게 담겨져 있다. 특히 작가가 그리도 좋아하는 여행 이야기는 빠질 수 없는 1순위이기도 한다.

'달' 출판사에서 타블로의 <당신의 조각들>, '김동영'의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 <나만 위로할 것>등을 출간하게 된 이야기도 흥미롭다.

'이병률'의 시에 관심이 있다면 이런 시집을 읽어보면 어떨까.

◈ 이병률 시집

1. 당신은 어딘가로 가려한다/ 이병률 ㅣ 문학동네 ㅣ 2011

2. 찬란(문학과 지성 시인선 373 )/ 이병률 ㅣ 문학과지성 ㅣ 2010

3. 바람의 사생활 (창비시선 270 / 이병률 ㅣ 창비 ㅣ 2006

4. 눈사람 여관 (문학과지성 시인선 434) / 이병률 ㅣ 문학과지성 ㅣ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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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도 꽃이다 2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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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풀꽃도 꽃이다>에 나오는 '나태주'시인의 <풀꽃>

봄이 되면 화려한 꽃들이 세상을 꽃대궐로 만들어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만, 풀섶사이에서 있는 듯 없는 듯 피는 수수하고 작은 풀꽃들이 더 사랑스럽다.

어찌 보면 애틋하기도 한 풀꽃, 풀꽃은 대부분 작아서 자세히 보아야 꽃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나는 산책길에 언뜻 언뜻 보이는 풀꽃을 눈여겨 보면서 지나간다.

누군가에 눈에는 사랑스럽고 예쁘게 보이는 풀꽃처럼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풀꽃도 꽃이다>에 담겨져 있다.

분명 그들 청소년들은 들판의 풀꽃처럼 바람이 불면 흔들리고, 비가 오면 잠시 수그러져 있고 싶지만 그들의 부모들은 그런 걸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

'내 자식은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집념에 불타서 자식을 들들 볶는 대한민국의 엄마들.

그에 편승해서 날뛰는 사교육 현장....

그런데, 과연 이런 세태가 만들어낸 인간들은 대한민국에서 어떤 위치에서 어떻게 행동하면서 살고 있을까?

요즘 매스컴을 대하는 것이 당혹스럽고 불편하기만 하다. 오늘자 신문의 기사 제목 중에는 '썩어도 너무 썩었다'는 제목이 있다.

황금 만능주의, 출세지향형 인간, 이런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 나가는 나라. 과연 희망이 있을까 반문해 본다.

요즘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사람들의 학벌을 들여다 보자.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 고시 출신, 최상위층의 가정, 사회 지도층 인사.

그런데 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바로 이런 것들은 우리의 교육에 큰 문제점이 있다. 학교 교육도 문제이지만, 가정 교육도 문제이다. 인간의 가치 보다는 성적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태가 이런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교육의 백년지대계라고 했는데, 과연 우리의 교육은 백년 앞을 내다 볼 수 있었는가?

이 책을 읽다가 너무 끔찍하고 혐오스러워서 차마 읽을 수 없었던 내용 중에는 초등학교 3학년 이순영의 '학원가기 싫은 날'이다.

솔비 오빠는 솔비에게 이런 말을 한다.

" 솔비야, 내가 이렇게 될까 봐 무서워 가출하는 거야 " (p. 71)

 소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몇 년전 아들이 자신의 엄마를 살해하고 사체와 함께 생활하면서 태연하게 학교에 다녔던 사건이 있었다.

아들이 시험 성적이 나쁘다고 폭행을 하던 엄마를 살해하게 되는데, 정상적인 가정교육과 학교 교육이 이루어졌다면 이런 사건이 일어날 수 있을까?

우리의 청소년들은 과잉 교육, 억지 교육, 사교육 광풍에 시달리다가 이를 견디지 못하고 부모와 갈등을 빗게 된다.

그러나 아직도 그들의 엄마들은 자신이 최선의 엄마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한다. 이건 모두 자식의 장래를 위해서라고, 자식이 최상류층의 삶을 살게 하기 위해서라고.

자식들은 이런 부모들의 집착이 끔찍하기만 하다. 통계에 의하면 아이들의 95%가 부모의 이런 기대감이 부담스럽다고 답하고 있다.

무한경쟁을 위해서, 출세와 편안한 삶을 위해서 사교육은 광풍이 되어 공교육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공교육의 실패는 대안학교를 비롯한 특수학교의 등장으로 이어지는데, 모든 청소년들에게 공부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능력에 따라서 공부를 하고 싶은 아이가 있고, 공부가 아닌 다른 분야에 관심이 있고, 소질이 있는 아이가 있다.

개성을 무시하고 일률적으로 공부만을 중시하는 사회, 1등만을 하기를 원하는 사회.

<풀꽃도 꽃이다>에 나오는 다양한 청소년들의 이야기는 이미 우리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안들이다. 특별히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교육과 관련하여 일어날 수 있는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다. 소설로나마 문제의식을 제기한다는 점에서는 주목할만 한 소설이지만 이미 이런 문제를 제기한 소설들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독자들은 소설을 읽을 때는 왜 이런 소설이 씌여졌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들의 일상으로 돌아오면 남의 이야기가 되어 버린다.

'내 자식만은 최고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공부를 시켜야 한다. 그 길만이 이 나라 상류층의 진입할 수 있는 요건이다' 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

얼마전에 읽은 <상류의 탄생. 내면의 품격을 높이는 일상의 매뉴얼 ㅣ 김영훈 ㅣ 비아북 ㅣ 2016>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자식을 우리사회의 상류로 만들고 싶은가 !

미국 사회를 오랫동안 관찰한 저널리스트는 이런 진단을 내린다.

" 책임은 그 사회의 상류에 있다. "

 

상류가 되면 그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가 더 커지는 것이다. 세상에는 아름답고 화려한 꽃도 있지만 이름모를 작고 수수하고 초라한 꽃도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바, 우리 교육이 해야 할 급선무가 무엇인가를 곰곰히 생각해 보자.

누구 한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우리 모두의 의식 구조가 바뀌어야만 가능한 우리의 교육을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때가 지금이 아닐까....

<참고로, 상류의 탄생에 나오는 내용 중에 공감이 가는 부분을 적어 본다>

" 사람은 돈의 주인이 될 수도 있고, 돈의 노예가 될 수도 있다. 속물 인간은 돈과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의 지배를 받는다. 속물 근성은 노예 근성이다. 의연함이 결여되어 있고, 신분 상승 열망에 지배되는 의식구조다. 속물 문화가 지배하는 한국은 지금 사회 전체가 돈의 노예이며, 돈과 사회적 지위, 나아가 사회적 지위와 인간의 가치가 동일시되는 가히 원시적인 형태로 치닫고 있다. 돈과 권력만이 유의미해진 한국의 속물 사회는 수치심도 죄의식도 없는 몰염치한 무리가 승승장구하는 토양을 제공하고 있지 않은가." (p. 42)

" 사회의 윗물인 상류의 구실은 사회 기풍의 선도 역할을 하고 가치와 규범의 표준을 제시하며 공정한 제도의 축이 되는 것이다. 아울러 성취와 노력의 잣대가 되어 바람직한 삶의 본보기가 되는 것이다. 제대로 된 상류가 건재하는 사회는 대체로 맑다. 상류다운 상류가 이끄는 사회는 자정 능력을 지닌다. 한 나라의 상류를 보면 그 사회의 청탁이 보인다. 미국이 그나마 지금까지 강대국의 명맥을 유지하는 것은 이 나라의 국부가 상류다운 상류의 표본이었기  때문이요, 아직도 수많은 국민과 지도가가 그들을 진정한 상류의 본보기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 (p. 106)

" 좋은 나라란, (...)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이 맑아 다수 국민의 의식이 건강하고, 또 그렇게 선택받은 정부와 정치인이 강한 책임 의식으로 국민의 부응에 보담하는 그런 선순환이 지속되는 나라.

좋은 나라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좋은 정부다. 좋은 정부는 기본적으로 국민과 국가가 건전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정부다. 좋은 정부가 나라를 다스리면 국민의 정서가 안정을 찾는다. 진정한 상류가 지배하는 나라는 사회계약에 대한 암묵적 동의가 중요한 기반이 되고, 특히 가진 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나라다. " (p. 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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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견만리 : 미래의 기회 편 - 윤리, 기술, 중국, 교육 편 명견만리 시리즈
KBS '명견만리' 제작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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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TV의 교양프로그램인 <명견만리>

" 오늘의 변화 속에서 내일을 꿰뚫어보기 위한 필살의 질문! 그리고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는 렉처멘터리(Lecture+Documentary). 통찰력으로 무장한 지성교양인이 매주 출연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미래 이슈를 직접 취재하고, 강연을 통해 청중과 직접 소통하고 공감을 이룬다. " (명견만리 프로그램 홈페이지에서)

TV 시청을 별로 하지 않지만 이 프로그램을 한 번 본 이후에는 즐겨 시청하게 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의 성격은 사회 저명 인사들이 출연하여 그 날의 주제를 강연을 하고, 강연자가 직접 취재를 하며, 내용 중에 궁금한 점이 있으면 강연을 듣는 일반인 청중들로 구성된 '미래참여단'이 그날의 주제에 따른 궁금점을 질문하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강연자와 함께 풀어나가는 형식의 독특한 교양 프로그램이다.

김난도, 김영란, 장진, 성태윤, 최재천 등이 강연자로 나온 프로그램을 시청했는데,<명견만리>는 각종 트렌드 속에 숨어 있는 변화의 방향에 주목을 하며 그 과정에서 제기되는 아젠다를 다룬다.

<명견만리>는 현실 속에서 찾은 단서들을 통해서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해답과 가능성을 찾아내는 프로그램이다.

TV프로그램을 통해서 방송된 내용이 2권의 책으로 출간되었는데,

1편은 인구, 경제, 북한, 의료문제

2편은 윤리, 기술, 중국, 교육문제를 다루고 있다.

* 윤리 : 착한 소비, 김영란법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과 김영란법이 앞으로 어떤 사회변화를 가져올 것인가에 주목한다.

먼저 소비는 '필요한 것을 사는 소비'를 넘어 '나의 가치를 표현하는 소비'시대가 되었다.

달콤창고, 독일의 나눔 냉장고, 그리스의 서스펜디드 커피, 탐스신발의 일대일 기부, 우리나라의 바라봄 사진관의 일대일 기부 등은 다양한 형태로 착한 소비를 한다.

스위스의 폐방수천으로 만든 프라이탁 가방은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의 좋은 사례이다.

이제 많은 사람들은 가격이나 품질이 좋다고 하더라도, 비인간적이거나 이기적인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물건을 불매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청렴한 국가인 아프리카의 보츠나와는 정규수업에 반부패 수업이 들어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깨끗한 나라인 싱가포르에서 부패가 척결되는데는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렇다면 한국사회는 어떤가?

차마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부패가 만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부패 유형은 엘리트 카르텔형으로 정치인이나 기업인 같은 고위층을 중심으로 개인적 이득을 얻기 위해 권력을 악용한다.

엘리트들이 학연, 지연 등을 중심으로 뭉쳐서 권력을 유지하는 기반을 만들고 부패를 통한 이익을 휘하고 있다.

이에 등장한 김영란법(청탁금지법>은 청탁괴 스폰서 문화를 막기위한 조치인데, 과연 부패 척결이 김영란법의 테두리에서 벌어지는 것만을 척결해서 될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요즘의 비리는 수백원, 수십억이 우습게 들릴 정도로 권력층의 부패가 극에 달해 있으니....

* 기술 ;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에서 볼 수 있었듯이 이제 인공지능시대가 도래했다. 그런데 이번 대국 후에 인공지능에 대한 분석이 나오면서 인류는 인공지능과 조화를 이루면서 살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일본 나가사키에는 70여 대의 로봇이 일하는 호텔이 있고, 미국에서 개발된 지보는 세계 최초의 가정형 소셜 로봇이다. 왓슨의 경우에는 미국 TV퀴즈쇼에서 74연승을 한 인간을 물리친 사례도 있다.

병원에서는 로봇이 환자 치료에 투입되기도 한다. 이렇게 세계 인공지능 시장은 급성장하였으며, 10년 후에는 시장규모가 6조달러 (6700조원)에 달하게 될 것이라 한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빅데이터와 딥러닝 덕분으로, 이는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2030년까지는 전 세계적으로 약 20억 개의 일자리가 로봇과 컴퓨터 알고리즘 때문에 사라질 것이라 하니 인공지능은 인류의 종말을 가져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공지능은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는냐에 따라 앞으로 우리에게 위기를 가져다 줄 수도 있고, 인류와 공존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소프트 파워를 통한 지능형 공장과 제품의 탄생을 4차 산업혁명이라 한다. 4차산업혁명에서는 IT를 결합하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은 피할 수 없는 미래이기에 패러다임 변화시절에 선도국가가 되기 위해서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 중국 : 전세계 풍경을 차이나 머니가 바꿔 놓고 있다. 세계 어느 곳을 가든지 유커가 지나간 자리에는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홍대, 제주도 등에서 그 변화를 찾아 볼 수 있다. 제주도의 경우에는 난개발과 중국 자본의 무분별한 투자로 부동산 가격 상승을 비롯한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다.

이미 캐나다의 밴쿠버는 무분별한 중국인 투자 유치로 현지인들이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고, 그곳을 유커들이 차지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차이나 머니에 휩쓸리지 않고 이것을 기회로 만들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중국경제는 '신창타이' 즉 투자와 수출에서 내수 소비위주로, 노동 집약에서 자본집약산업으로,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서비스 금융중심으로...

이렇게 새로운 상태로 접어드는 과정에서 전통적인 제조업의 침체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중국 경제의 위기를 알리는 신호들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미래 세대를 주링허우 세대(1990년에 태어난 사람들)라고 하는데, 중국 전체 인구의 약 15%인 2억명에 해당한다. 이들은 자유분방한 사고, IT기기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 얼리어답터, 합리적인 소비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주링허우에 의한 청년 창업이 활발하다.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들이 중국의 내일을 만들어갈 주역이다.

* 교육 : 수업개혁이 필요핟. 단편적이고 일방적인 지식 전달의 수업 형태인 교수의 생각을 수용하는 수업이 아닌,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주도하는 강의 방식이 개발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학생들은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키워져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수업에 임하는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핀란드의 경우에는 새로운 교육 혁신이 시작됐디. 융합교육을 통해 실용적이고 통합적인 사고력을 키우는 수업이 진행된다.

책 등을 통해서 미리 얻은 지식이 아닌 주어진 문제를 집중해서 생각하고 즐겁게 몰두하는 사고력이 길러져야 한다. 지식의 양 보다는 창의적인 능력과 생각의 발전이 중요하다.

<명견만리>를 읽으면서 TV를 통해서 접한 내용들도 다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TV를 통해서 접한 내용은 순간적으로 지나가 버리지만, 이렇게 책으로 묶어서 출간되니, 방송당시에 화면들이 겹쳐지면서 좀더 내용을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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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미 그린 달빛 5 - 홍운탁월, 완결
윤이수 지음, 김희경 그림 / 열림원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구르미 그린 달빛> 세트 5권을 처음 읽으려고 했을 때는 '책을 다 읽으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대하소설도 아니고, 궁중 로맨스를 이렇게 5권씩이나 풀어 놓을 이야깃 거리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생각 보다는 수월하게 읽히는 소설이다. 그만큼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가 없다고 생각해도 좋을 듯 싶다. '효명세자의 이야기가 이처럼 소설로 씌여진 책도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정조가 개혁정치와 문예부흥, 외척의 정치 참여를 막으려고 했듯이, 효명세자도 할아버지와 같은 정치적 성향을 가졌었다. 그러나 정조나 효명세자나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기에 그들이 이루고자 했던 조선, 그들이 꿈꿨던 조선을 만들 수 없었다.

5권의 이야기는 세도정치의 핵심 인물인 효명세자의 외조부인 김조순과 효명세자의 갈등이 그려진다. 소설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김조순의 생각을 미리 꿰뚫어 보는 혜안을 효명세자는 가지고 있기에 여러 차례의 위험한 상황을 넘기면서 그것을 반전의 기회로 삼는다.

그렇지만 라온이 홍경래의 딸임이 밝혀지고, 남장을 하고 환관으로 궁에 들어 왔다는 것을 알게 된 김조순의 일당에 의해서 쫒기는 신세가 된다.

그러나 라온을 도와 주려는 윤성, 병현, 세자 영에 의해서 위기를 잘 모면하게 된다. 안동 김씨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드디어 김조순은 효명세자를 독살하려 하고, 일단은 효명세자는 승하하는 것으로 일단락이 된다.

실록에도 효명세자는 ' 순조 30년 4월 22일 밤, 기침을 하던 왕세자께서 한 사발이나 됨직한 피를 쏟았다. 목구멍이 부어 음식을 못 넘기는 기망이란 급환이었다. ' (p. 55)

'순조 30년 5월 6일, 왕세자께서 돌연 승하하시니, 세상은 깊은 슬픔에 빠졌다. ' (p. 179)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조선왕 독살사건을 다룬 책 중에는 효명세자를 독살로 보는 경우도 있지만, 독살에 대한 뚜렷한 내용은 실록에는 실려 있지 않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5권을 읽으면서 효명세자가 22살이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세자의 죽음을 예견했지만, 5권의 분량이 거의 반 정도 남은 상태에서의 세자의 죽음은 황당하기만 했다. 그런데, 더 황당한 것은 소설에서나 나올 수 있는 그런 이야기가 전개된다.

효명세자는 이미 예측을 하고, 김조순이 보낸 독이 든 약과를 먹지 않고 라온이 만들어 온 약과를 먹고, 죽은 것으로 꾸며졌다는 것이니...

왕인 순조는 효명세자가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을 살게 해 주기 위해서 그런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효명세자와 라온은 궁 밖에 나와서 아들, 딸 쌍둥이를 낳고 알콩달콩 살았다는 이야기이니...  Happy ending.

5권의 긴 분량의 소설을 쓸 정도의 이야기로는 갈등구조가 좀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얼핏 현재 드라마로 방영되는 <구르미 그린 달빛>을 봤다. 약 20여 분 정도를 봤는데, 소설에 비해서는 박진감이 넘치는 무술 장면이 볼거리로 등장했다.

그렇다면 역사상, 효명세자의 아들인 헌종은 어떤 임금이었을까.

헌종은 요즘 말하는 꽃미남이었던 것 같다. 잘 생긴 외모에 예술적 감각이 뛰어났다고 한다. 1934년에 순조가 사망한 후에 8세 나이로 즉위를 했으며, 할머니인 안동 김씨 순원왕후가 수렴청정을 했고, 1837년 (헌종 3년)에는 안동김씨 김조근의 딸 효현왕후를 왕비로 맞는다.

그러나 순조가 죽기 전에 헌종의 외삼촌인 조인영에게 헌종를 부탁했고 이때부터 풍양 조씨가 세력을 잡게 된다.

안동김씨에 이어서 풍양조씨의 세도정치는 이렇게 이어져 내려온다.  헌종은 23살에 후손을 남기지 않고 세상을 떠나자, 순원왕후는 강화도에 살던 이원범을 데려와 왕위에 오르게 하니 그가 철종이다.

궁중 로맨스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이왕이면 조선의 사회상이나 정치적 상황이 좀 더 자세하게 담겨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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