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산드라의 거울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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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에 중독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베르나르가 새 책을 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어김없이 내 손엔 그의 신간서적이 들려지게 되는 것이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친구처럼 무조건적으로, 반사적으로 읽게 되는 것이 베르나르의 작품들이다.


작가는 '신'에서 한국소녀 '은비'의 이야기를 살짝 비추기도 했는데, '카산드라의 거울'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한국 사람으로 표현된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진 사람이 아닌 북한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들이 탈북을 하는 과정에서 죽게되고, 혼자 살아 남아서 프랑스에 가게 된 탈북자인 것이다. 이름은 김예빈.
내가 한국 독자가 아니라면 별 생각없이 읽겠지만, 어딘지 좀 어색한 이름이다. 북한출신의 이름이기에는 어설픈.... 그리고, 남자의 이름이기에도 어설픈 이름이 읽는 동안에 좀 거슬리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작가는 한국인이 아닌 탈북자를 작품의 주역으로 등장시킨 것은 "우리가 귀를 기울이기를 거부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발언권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카산드라의 거울'의 화두는 "우리는 미래를 볼 수 있는가? 볼 수 있다면 그 미래를 바뀔 수 있는가?"라고 할 수 있다.

카산드라 !
어디선가 들어 본 이름같은데....
바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의 이름이다. 아폴론 신은 카산드라에게 미래를 볼 수 있는 예지능력을 준다. 그러나 사람들이 카산드라의 말을 믿지 않게 될 것이라는 선물을 함께 주게 되는 것이다.
고대의 카산드라와 같은 이름을 가진, 그리고 예지 능력을 가진 '카산드라 카첸버그'라는 소녀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소녀가 기억하는 것은 13살의 어느날 부모님과 함께 이집트 여행중에 오페라 '베르디'의 '나부코'를 관람하던 중에 혼자 화장실에 간 사이에 테러에 의한 큰 폭발로 부모를 잃게 된다. 산산조각이 난 부모님의 사체를 퍼즐처럼 모으던 그 기억이 이 소녀가 기억할 수 있는 최초의 기억이다.
자신의 과거를 잃어버린 소녀, 그러나, 그 소녀는 미래의 테러 장면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무도 과거를 기억 조차하지 않는 소녀의 미래의 예지 능력을 믿어 주지는 않는 것.



부모를 잃은 후에 다니던 기숙학원'이롱델'에서 교장과의 마찰로 가출을 하여 찾은 시립쓰레기 하치장에서 만난 특이한 노숙자 4명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물론, 그들도 카산드라를 반기지는 않지만.
소포로 전달된 이상한 손목시계 '5초후의 사망 확률'을 보여주는 시계.
그것은 컴퓨터 천재인 오빠가 보내온 것.


트로이 목마와 얽힌 그리스 신화의 고대 카산드라와 현실의 카산드라 카첸비그.
그리고, 사회로부터 외면당한 사람들인 4명의 노숙자들.
전생까지도 볼 수 있게 되지만, 카산드라는 현재의 자신의 모습은 13살 이후로만 기억할 수 있다는 것. 카산드라의 13살 이전의 기억은 커다란 검은 구멍처럼  뻥 뚫려 있는 것이다.



그리고, 카산드라는 지워져 버린 어린 시절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서는 오빠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천재인지 악마인지 모르겠는 그 사람은 과연 누구지 ? (p380)

베르나르는 기존의 작품에서 기발한 상상력의 세계를 그 어떤 작가들보다도 치밀한 구성과 과학적 논리를 동원하여 표현하곤 했다. 그런데, '카산드라의 거울'에서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카산드라의 이야기를, 그리고 사망확률을 나타내는 시계를 비롯한 과학적 상상력의 세계도 함께 가미하여 더욱 재미있는 이야기를 창출해 내고 있다.
그리고, 소설속의 여기 저기에 사회적 이슈가 되는 문제들이나, 현대 문명을 은유적으로 비꼬는 류의 이야기를 살짝 살짝 끼워 넣기도 한다.
평범하게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이야기들까지 작가 특유의 묘사로 표현하기에 읽으면서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이야기들도 곳곳에 깔려 있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카산드라의 엄마의 실체가 드러나게 되는데, 자폐증 아동 심리학자였던 카산드라의 엄마는 자신의 연구를 입증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폐 아동을 실험대상으로 삼았지만, 그의 오빠를 '실험23', 카산드라를 '실험 24'로 연구를 실시했다는 설정은 아연실색할 일이기도 하다.

그래. 결국 나는 괴물이었어. 정신병자였어. 동료들이 반박하는 자신의 뇌 이론을 입증하기 위해 나 자신의 부모가 만들어 놓은 서커스의 구경거리 동물이었어. 그리고 그 이론이란 또 얼마나 어이없는 것인지! 우뇌로 하여금 좌뇌의 폭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기능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거였다. (p469)




엄청난 사실에 맞부딪힌 카산드라.
소녀의 행보가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어준다.
이 책의 구성은 1권은 〈미래의 이야기〉, 〈현재의 이야기〉의 일부
2권은 <현재의 이야기> 의 일부와 〈과거의 이야기〉순으로 되어있다.
미래를 알 수 있는 카산드라의 현재의 이야기와 과거의 이야기 속에서 그가 잃어버렸던 기억속의 카산드라의 모습을 찾아 나갈 것이라는 예측이 들기는 하지만, 워낙 반전의 묘미를 재미있게 엮어 나가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이기에 다음 이야기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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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리샤 공주는 아무도 못 말려! 생각하는 책이 좋아 8
로이스 로리 지음, 손영미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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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로이스 로리'는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런 책읽기가 '별을 헤아리며', '기억 전달자'라는 작품으로 뉴베리상을 2번씩이나 수상하게 하였다.
옮긴이의 말을 인용하면

로이스 로리는 여러 책에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나 현실 세계를 슬쩍 흔들어 보임으로써 눈앞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고, 지금까지 존재해 온 것이 모두 옳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패트리샤 공주는 아무도 못 말려!'는 이처럼 어디선가 본 듯한, 읽은 듯한 이야기를 작품속에서 느낄 수 있다.
이 동화를 읽노라면,1881년에 출간되었지만 아직도 많은 어린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 '오드리 헵번'이 귀엽고 천방지축 공주로 나왔던 '로마의 휴일'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동화속의 공주, 얼마나 부러운 대상인가!!
16살 생일을 닷새 남겨 놓은 공주의 일상은 
 "정말 심심해 죽겠어" (p10)
그래서 공주는 시녀 테스의 옷을 갈아 입고 마을의 학교에 간다. 머리도 시골스럽게 빗고, 신발도 신지 않고, 얼굴에는 흙칠을 하고서....
답답한 궁전의 생활과는 단 며칠의 학교 생활에서 공주는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고, 학교 생활 중에도 친구들과 잘 지내고, 여섯 살 고아를 돌보기도 하고, 선생님에게는 사랑스럽고, 앞으로 선생님이 되도록 도와주고 싶은 학생인 것이다.
이처럼 공주로서는 꿈도 꿀 수 없는 행복한 생활에서 평민들인 선생님과 학교 친구들이 함께 하는 것이다.
그런데, 닷새후의 공주 생일날에는 다른 나라의 구혼자들이 오게 되고, 그들 중의 한 명과 결혼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세 명의 구혼자들의 이야기가 심상치가 않다.

첫번째 구혼자인 데스몬드 대공은 사마귀멧돼지처럼 생기고, 성격도 포악한.... 그리고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흉한 모습이 싫어서 세상의 거울과 비치는 물건은 다 없애 버린...
두번째 구혼자는 퍼시발 왕자, 그는 항상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추어 본다. 그러나 비듬투성이에 지독한 입냄새, 성격도 괴팍한...
세번째 구혼자는 샴쌍둥이, 한 몸에 두 인격체, 둘은 언제나 티격태격.
아니, 사랑스러운 공주님의 상대역으로는 한참 모자란 사람들.
공주님은 이 위기를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공주님의 생일날 초대받은 마을 사람들 중에는 학교의 친구도 있고, 잘 생긴 미남 18살 담임선생님도 있는데.....


이런 이야기들은 다분히 동화적 소재들이고, 이런 소재로 만들어지는 동화는 우화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역시나, '로이스 로리'는 이런 소재를 가지고 아름다운 우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
세명의 구혼자들 자신이 자신들의 결함을 알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에는 6살 고아의 따뜻한 마음씨와 세 명의 하녀들의 재미있는 노래가 한 몫을 차지한다.

이야기 전반에 흐르는 세쌍둥이 하녀의 허밍과 생일 축하 노래를 비롯해, 도르래 소년과 시녀 테스, 늙고 병든 하인, 그리고 나중에는 구혼자 중 하나인 샴쌍둥이 백작들까지 어우러진 합창과 하모니를 통해 이 작품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삶의 기쁨과 힘을 얻는다. 평소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에 전혀 무심한 왕과 왕비조차도 세쌍둥이 하녀의 노래 때문에 처음으로 만찬과 디저트의 즐거움을 깨닫게 된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그리고, '패트리샤 공주는 아무도 못 말려!'가 돋보이는 것은 언어유희라는 것이다. 작가는 왕비가 귀가 어둡다는 설정을 통해서  왕비가 어떤 말을 듣던지간에 비슷한 발음이나 유추되는 발음에서 다른 단어를 연상시킬 수 있는 장치를 해 둔 것이다.





이런 언어유희는 어떻게 보면 단순한 말장난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거듭되는 언어유희를 통해서 독자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고정과념을 깨트릴 수도 있는 것이고, 재미있는 새로운 연상들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공주의 짧은 학교 생활을 통해서 자신과는 다른 생활을 하는 평민들의 생활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씨를 갖게 되니, 이보다 더 큰 수확은 없을 것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이기에,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공주의 일상을 벗어나는 생활을 통해서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며, 보이는 일상들 속에는 또 다른 모습이 있음을 생각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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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MD
최낙삼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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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까지만 해도 MD라고 하면 생소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제는 많이 보편화되었다는 생각이 드는 단어다. 
MD는  Merchandiser의 약자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중간업에 해당하는 업무를 보는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들은 생산 MD. 기획 MD, 마케팅MD 로 구분되어서 업무를 추진하기도 한다. 요즘에는 MD들이 얼마나 자신의 일을 잘 하느냐에 따라서 그들이 이끄는 업종이 두각을 나타낼 수도 있고, 좋은 매출을 올릴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중요한 업무를 맡아 보는 MD들이 모두 잘 나가는 MD는 아니고, 또한 잘나가던 MD들도 하루 아침에 발목이 잡히는 MD가 될 수도 있는 것이기에 이 책에서는 MD들이 갖추어야 할 여러가지 면들을 체계적으로 다루어 주고 있다. 잘나가는 MD는 상품 기획뿐 아니라 시장과 고객, 거래처(협력업체), 성공 비법, 그리고 인간성(네트워킹)을 고루 생각하여 활동을 하여야 하겠다. 
이 책의 흥미로운 부분은 자신이 MD라면 잘나가는 MD인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있다. 한 번쯤 체크해 보는 재미도 있겠지만, MD에게는 중요한 부분들이기에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MD가 아닌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각종 자료와 사례들로 흥미롭게 책의 내용을 전개해 나간다. 
2009년 GS 숍 히트상품 1위 조성아의 Luna의 실례를 통해 잘 나가는 MD는 매체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서 철저하게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고 나머지는 고객이 상상하게 하는 멋진 마케팅 기획의 예는 잘나가는 MD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순희네 빈대떡’, 진화론의 찰스 다윈의 예를 빌어서 MD 들이 나름대로 진단과 처방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의 중요성도 일깨워준다. 즉, 가설과 검증은 MD들에게는 문제를 해결하고 통찰력을 갖기 위한 필요 불가분의 요인들이 아닐까 한다.자기계발서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문장의 하나인 열정과 비전, MD도 빠트려서는 안 될 것임을.

 

잘 나가는 MD가 가진 당당함의 근원은 열정과 비전이다. (P48)
 
잘나가는 MD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기 위해서는 잘나가다가 발목잡힌 MD들의 사례를 아는 것도 굉장히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것은 마치 흥행한 영화를 보면, 그 영화가 왜 흥행을 할 수 있는가를 알 수 있고, 망한 영화를 보면, 왜 그 영화가 망했는가를 알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일 것이다. 
MD들도 잘나간다고 지속적으로 잘 나가는 것은 결코 아니기에 실패한 MD들에게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자기관리, 실력만 믿고 안일하게 있었던,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던, 협력업체와의 결탁에서의 문제, 도전보다는 현재에 만족하고 아주하는 태도, 자신의 일을 다른사람에게 맡기는.... 등... 등.


또한, MD들은 어딘가에 속하기에 그들이 창출해낸 공적은 나누어 가지게 되지만, MD들이 그들이 업무에 실패하게 되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MD들의 몫으로 남겨지게 되는 것이다. 이 점은 꼭 명심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스개 소리로 ’개나, 소나...’ 다 한다는 온라인 쇼핑몰 창업에 대한 쓴소리도 역시 귀기울며 들어야 할 내용이다.
온라인 쇼핑몰의 성공 신화는 거창하게 떠들어대지마, 실패스토리는 없는 것이다. 성공 그 자체만을 부각시키고 있기에. 
그러나, 성공뒤의 노하우, 피나는 노력의 과정을 생각하지 않고 창업을 하게 되면 쪽박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을 읽기 전에는 MD들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들의 업무와 활동 등에 대한 윤곽이 어느정도 잡히는 것같다.
일반인보다는 MD들을 위한 책이기는 하지만, 성공 신화 속에 녹아 있는 노하우는 거의 같은 맥락이기에 다른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도 한 번쯤은 생각해 봄직한 이야기이고, 각종 사례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해 준다.

새해에는 모두가 ’잘나가는 ~~’ 이 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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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아트 앤 더 시티 - 예술가들이 미치도록 사랑한 도시
양은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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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New York !
그 누구나 한 번쯤은 가 보기를 꿈꾸는 도시 !!
이 매력적인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예술과 함께 이야기해 주는 사람이 있다.


그녀는 양은희. 지난 11년간을 뉴욕에 흠뻑 빠져서 살아온 저자는 그동안 이곳에서 미술사, 박물관학,현대미술이론을 섭렵하였다. 그러니, 그녀가 들려주는 뉴욕의 이야기는 예술가들의 예술혼이 담겨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뉴욕, 거칠면서도 매력적이고, 세련되면서도 실용주의를 지향하는 도시.
이 도시의 얼굴은 여러가지다. (p12)
10대 소년들의 전유물처럼 생각되는 길거리 낙서 그림 (Graffiti)처럼 저급한 길거리 미술까지도 장 미셀 바스키아는 회화의 영역으로 삼을 수 있었던 그런 도시이니, 뉴욕의 모습은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이리라.

 
 
 
그동안 우리는 책, 영화, 미국 드라마들을 통해서 뉴욕의 모습을 많이 보아 왔지만 그런 뉴욕의 모습은 단편적인 모습이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이런 단편적인 모습의 뉴욕과 이 책의 뉴욕은 겹쳐지면서 새로운 뉴욕으로 재탄생되는 것이다. 이 책은 뉴욕의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 보면 좋은 그런 책이다.

 
뉴욕이 현대미술의 중심지가 된 것은 1940년대 후반부터인데, 이미 그리니치 빌리지는 백여 년 전 보헤미안 예술가들이 둥지를 틀기 시작했던 곳이다. 지금도 그때의 흔적은 남아있다. 오 헨리의 단편소설 '마지막 잎새'를 연상할 수 있는 곳이자. 뉴욕 예술의 시작이며 심장이었던 곳으로.
남자 변기에 자신의 사인을 넣은 작품인 '샘'과 모나리자 포스터에 수염을 그려 넣은 'L.H.O.O.Q'와 같은 작품으로 파격적인 행동을 보였던 뒤샹에서 부터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발자취까지 찾아 볼 수 있는 곳.


그런데, 소호는 예술가의 천국이라고 불리던 곳인데, 상업과 관광의 중심지로 변해 버린 것이다.
유니언 스케어 33번지에 있는 팝아트의 대표작가인 '앤디워홀'의 작업실 'The Factory'는 역사의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존재하지 않는 곳이 되었다.
뉴욕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9.11 사태의 악몽과도 같은 기억이 아닐까.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사라졌지만, 그 기억은 남아 있는데.....


그때 이 빌딩과 함께 사라진 예술품들의 가치는 1억 달러가 넘는 작품들이라고 하니.... 로댕작품들, '엘린 지머만 기념 분수'등 건물 입주 회사에서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도 많은 생명들과 함께 한 줌 먼지로 변한 것이다.
2008년 우리나라를 시끄럽게 만들었던 '행복한 눈물'. 이 작품의 작가 '로이 리히텐스타인'은 저속한 만화 이미지를 사용하여 고급한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하는 팝아트의 대표작가인데, 그의 예술혼도 이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사진작가 로버트 카파를 기억한다면 국제 사진센터에 들러 봄은 어떨까.
그곳에서 김아타가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고 하는데.
뉴욕의 상징인 타임스 스퀘어.
미국 자본주의의 전쟁터이자 광고 문화의 정수이며, 세계 시장의 축소판이며, 자존심이 걸린 곳. 이 곳도 빼놓을 수 없는 곳임에는 틀림없다.
이곳에서 삼성과 LG의 광고판을 발견하면 가슴이 찡해지는 애국심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진다.


좀더 색다른 곳을 보기를 원한다면 '할렘'까지 진출해 보자.
20세기초까지 아일랜드계, 동유럽 출신의 유대인,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정착했던 곳, 1920년 이후 흑인 거주자가 늘어나면서 인구밀도는 높아지고, 환경은 열악해지면서 '가난한 흑인동네'로 전락한 이곳에도 '할렘 르네상스'라는 문화 운동이 일어나면서 새로운 할렘 문화를 접해 볼 수도 있는 곳이니까.


이렇듯, 뉴욕의 여기 저기.... 곳곳에는 예술과 문화의 자취가 담겨져 있다.
그런데, 걱정은 뉴욕 초보 여행자가 이런 곳을 어떻게 다닐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들의 마음을 잘 알고 저자는 뉴욕의 핵심 10개 지역을 거리 곳곳의 예술을 볼 수 있는 곳들을 코스별로 이동하는 순서와 소요시간까지 자세하게 가이드해 주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기 때문에 전문 예술 가이드를 따라서 뉴욕시내를 활보하고 다닐 수 있는 생생한 안내를 해 주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걷다보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까지.
뉴욕은 정말 흥미로운 곳이며,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임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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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생활속에 스며들다
조원용 지음 / 창의체험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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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렇게 깊은 뜻이~~~"
한때 이윤석과 서경석이 함께 하던 개그에 나오는 유행어이다.
내가 '건축, 생활 속에 스며들다'를 읽으면서 느낀 것을 한 줄의 글로 표현한다면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흔히, '건축'하면 우리와는 좀 동떨어진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어떤 건물이든 건축사들에 의해서 설계되어 지는 것이니, 그냥 우린 지나가는 길에 멋진 건물이나, 특색있는 건물이 있으면 보는 것으로 만족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를 지탱해주는 '의식주'중의 '주'는 항상 우리곁에 있는 것이다. 현재 내가 거주하는 아파트도 건축물이니까.
조금 움직여서 백화점에 가거나, 은행에 들리거나, 영화관이나 전시회장에 가더라도, 우린 '건축'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이 선뜻 읽으려고 하지 않는 책 중의 하나는 '건축' 관련 서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동안, 유럽의 건축관련 서적이나, 국내의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종종 읽어 왔기에 나에게는 낯설지 않은 책이라는 생각에 읽게 된 이 책.
과연, 탁월한 선택이었다.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국내외 사례들을 들어가면서 감칠 맛나는 글솜씨로 재미있게 설명해 주고 있다.
생활 속에서 접해 왔지만, 그저 무심히 지나쳤던 건축에 담긴 이야기들을.

 
 

전시회장에 가서 전시실의 창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내 경우에 가장 높은 곳에 위치했다는 63빌딩 꼭대기 층의 전시실에서 사진전을 관람한 적이 있다. 물론, 전시실 너머로 보이는 서울의 모습들이 까마득히 내려다 보이는 풍경은 멋있었지만, 창문너머 들어오는 측광이 전시된 사진들에 반사되어서 제대로 감상을 하기가 힘들었던 경우가 있다. 저자는 전시실의 창이 왜 태양광이 좋지만 인공조명을 사용하는지, 아니라면 왜 천창으로 태양광이 들어오게 하는가를 설명해 준다.
그렇다면 백화점 건물에는 왜 창이 없을까? 또 백화점은 왜 동선을 미로처럼 꾸며 놓을까?
주차장의 출입구는 어디에 두고 있을까?
주방의 냉장고 위치는 어떤 것을 고려해서 두어야 할까?
이런 아주 사소한 이야기에서부터 우리의 한옥 이야기, 친환경 주택 이야기, 장애인을 위한 건축, 어린이를 위한 건축에 관한 이야기들도 흥미롭게 펼쳐진다.
저자가 그동안 설계했고, 많은 칭찬을 받았던 건축들은 왜 그렇게 설계했는가를 알게 되면 건축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된다.

 
건축은 건축가들마다 정의하는 바가 조금씩 틀리기는 하지만
건축은 흔히 술과 기술이 융합된 문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건축은 사람과의 관계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건축은 문화의 근간으로서 행복을 담고 사랑을  엮어가는 아름다운 공간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건축을 생각할 때는 공간과 함께 사람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1995년 삼풍 백화점 붕괴당시에 구조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는데, 아마도 건축가로서 건물의 붕괴가 그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강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기에 그는 " 건축은 사랑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삼풍 백화점이 사랑으로 설계되었다면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은 건축가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건축가는 타고난 소질보다 중요한 것은 후천적 노력이라고 말한다.
건축가가 되기 위한 준비를 말해준다.

스케치능력 (건축가의 스케치는 미술가의 스케치와는 달리 간단한 그림과 기록이어야 한다.),줄자를 가지고 다녀라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 설계하고 그에 따른 삶을 디자인하는 것을 포함한다), 모형만들기, 계절에 따른 꽃과 나무 살펴보는 습관은 건축과 조경의 조화로움을 나타내기 위해서, 기본에 충실하기 위한 연필심 알기, 방향감각을 위한 지도와 나침반,여행을 떠나라 등을 이야기해준다



  

"'건축이란 사람의 삶을 담는 그릇'이므로 건축가가 되려면 사람들 삶 자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는 것이다.


이렇듯 '건축'은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지만,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건축은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을 갖고 읽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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