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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팥쥐전
조선희 지음, 아이완 그림 / 노블마인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모던 팥쥐전' 책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이 생기는 작품이다. 간혹, 동화나 우화를 패러디한 소설들이 있기는 했지만, 전래동화인 '콩쥐 팥쥐'에 '모던'이란 단어가 붙으니 궁금증이 더 가중되는 느낌이었다.
먼저, 조선희 작가를 살펴보면, 그녀는 도발적이고 탁월한 상상력으로 개성이 넘치는 작품을 쓴다고 한다. 특히, 심리묘사가 뛰어나다고 한다. 그런 작가의 작품은 이미 제2회 한국 판타지 문학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로써는 처음 접하는 작가이다. 사진작가 '조선희'의 작품은 여러 권 읽었지만, 소설가 '조선희'는 이 책을 통해서 첫 대면인 셈이다. 그런데, 의외로 특색있으면서도 재미있는(?) 작품들이었다. 사실은 '재미있는'이 아닌 '오싹한' 작품들이 많았다. 한여름밤에 납량 소설을 읽는듯한....
'모던 팥쥐전'은 전래동화인 '콩쥐 팥쥐', '여우누이', '우렁각시', '개나리꽃', '선녀와 나뭇꾼', '십 년간 지팡이를 휘두른 사람'의 6 작품에서 이야기의 모티브만 차용하여 그녀의 작품의 특징인 판타지 소설로 변신을 시켜 버린 것이다.
그런데, 나는 '개나리꽃'과 '십 년간 지팡이를 휘두른 사람'은 금시초문인 전래동화였다. 얼쑤~~ 이럴 수가~~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n/e/netsgo85/20100730220028242779.jpg)
전래동화 6편이 조선희 작가의 손을 거치게 되니, 전래동화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이야기속의 주인공들의 입장도 새롭게 각색되면서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바뀌었지만, 그 이야기속에는 6 편의 각각의 이야기의 느낌이 그대로 들어가 있는 것이다. 허무맹랑한 이야기같지도 한.... 또, 전혀 예상하지도 못하는.... 또, 더 괴기스럽고 오싹한 이야기로.... 꿈인지, 현실인지. 의식속인지, 무의식속인지 모를 정도의 이야기로 탈바꿈한 것이다. 그러나, 전래동화나, 조선희 작가에 의해서 재구성된 이야기는 서로 비슷한 이야기 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 이야기 속의 갈등 구조는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또한, 이야기 주인공을 누구에 촛점을 맞추느냐에 따라서 이야기의 내용은 뒤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전래동화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관계. 전개 방식, 이야기의 기본 틀은 그대로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콩쥐 팥쥐'가 변한 '서리 박지'는 더 잔인하고 영악스러운 새엄마의 등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선녀와 나뭇꾼'이 변한 '죽이거나 살리거나'는 기이한 옷에 의해 운명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여인의 복수가 얼마나 끔찍할 수 있는지를 일깨워준다. 가장 난해한 작품은 '개나리꽃'이 변한 '개나리꽃'은 이 이야기가 꿈 속의 이야기인지, 현실의 이야기인지, 의식속의 이야기인지, 무의식속의 이야기인지, 한참을 헤매야 할 정도로 익숙하지 않은 주제의 이야기이다.
작품마다 나오는 귀신, 여우, 도깨비.... 등의 오싹함, 그리고 괴기스러운 이야기를 읽다 보면, 무더운 한여름 밤도 깊어만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