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면 책고래마을 61
김준호 지음, 용달 그림 / 책고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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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신학기가 되면 두근 두근, 우리 반 선생님은 어떤 분이실까?, 어떤 친구들이 우리 반일까? 
낯설기만한 새 학년, 첫 날
드디어 교실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새로운 선생님과 새로운 친구들과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어색하기만 했던 교실 풍경이 며칠이 지나면 차츰 차츰 익숙해지기 시작한다. 
선생님의 수업방식, 성격, 친구들의 이름 그리고 친구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문을 열면>은 이런 새학기의 시작과 함께 우리가 되어 가는 과정을 마음의 문에 비교했다.

우리반의 친구들은 25명, 선생님 1분 그래서 모두 26명이다.
그렇지만 어떤 날은 선생님의 눈에는 어린이들이 한 명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어떤 날은 두 명처럼, 또 다른 날은 세 명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어떤 날은 25명이 된다. 

학습 분위기에 따라서 이렇게 변하는 것이겠지.

선생님은 어느 날은 호랑이처럼 '어흥'그렇지만 어린이들은 금새 우당탕 ! 우당탕!
이렇게 소란을 피우면  고릴라처럼 '크아아아! 크아!'
어떤 상황에서는 공룡으로 변하지만 어린이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선생님 왜 그러세요'

이렇게 어린이들과 선생님은 마음의 문이 열리면서 서로 익숙해지는 것이다. 수목원에 가던 날, 드디어 우리 반은 서로가 마음의 문을 활짝 열 수 있는 일이 생기게 된다.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마음의 문은 더 빨리 더 크게 열리는 것이 아닐까.

서로가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일까?


어린이를 위한 좋은 책을 출간하는 <책고래>의 책들은 마음이 푸근해지는 그런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의 내용은 그림책이기는 하지만 어린이들의 마음을 너무도 잘 이해하는 교사 '김준호'의 간결한 문장과 일러스트 '용달'의  책의 내용을 풋풋하게 표현한 그림이 잘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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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즈와 구더기 - 16세기 한 방앗간 주인의 우주관 현대의 지성 111
    카를로 진즈부르그 지음, 김정하.유제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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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즈와 구더기>라는 책제목부터 뭔가 아리송한 그런 책이다. 이 책은 16세기 이탈리아의 프리올리에서 방앗간을 하던 메노키오가 이단자로 몰려서 2차례의 재판을 받고 결국에는 교황청의 명령으로 화형을 당하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실제로 일어났던 이야기를 미시사적인 관점에서 구성한 역사책이자 문학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까를로 진즈부르크'는 미시사 연구를 대표하는 학자이다. 간혹 미시사라는 용어가 낯설게 느껴지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미시사 (微時史)연구는 1970년 이탈리아에서 성립되는데, 좁은 의미에서  역사의 현장들을 분석하여 점차 그 범위를 확대하여 나간다. 역사가 승자의 기록인데 비하여 미시사의 주인공은 일반 백성들의 이야기이며 그를 통해서 그 시대의 문화 등을 분석해 볼 수 있다. 


    <치즈와 구더기: 1976년 출간> 는 이 책이 출간되기 이전인 1973년 가을 프린스턴 대학 데이비스 역사 연구소에서 '민중 종교'라는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거론이 된다. '카를로 진즈부르크'는 탐정소설가와 같은 치밀함과 이야기 구사력으로 메노키오의 행적과 사고를 치밀하게 따라가면서 재구성한다.  
    메노키오의 재판에서의 증언, 주장, 재판관과의 심문과정, 마을 사람들과의 나눈 이야기 그리고 그가 읽었던 책들이 그에게 어떤 생각을 하게 했는가 등을 인용하여 적는다. 
    그당시에 방앗간 주인이었던 메노키오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는가에 대한 의문들은 그가 읽은 책들에서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특히 16세기는 종교개혁과 인쇄술의 발달 그리고 신대륙 발견 등의 획기적인 변화가 있다. 
    메노키오가  종교 관련 서적을 구해서 읽는 것이 수월했을 것이기는 하지만 평범한 농부가 이런 책들을 읽었다는 것도 그 책에서 얻은 지식으로 메노키오 나름의 종교관, 우주관이 형성되었다는 것도 특이하다는 생각이 든다.
    메노키오의 생각들을 살펴보면,
    그는 삼위일체, 그리스도의 신성, 마리아의 처녀성, 교황과 교회의 권위 부정, 하느님과 성경, 그리스도, 천사 
    그리고 그들과 함께 인간은 모두 혼돈 속에서 창조되었다는 우주 생성론을 주장한다. 
    또한, 성직자들은 그들의 권위를 이용하여 가난한 농민을 착취했다고 말한다. 



    “제가 생각하고 믿는 바에 따르면, 흙, 공기, 물 그리고 불, 이 모든 것은 혼돈 그 자체입니다. 이 모든 것이 함께 하나의 큰 덩어리를 형성하는데 이는 마치 우유에서 치즈가 만들어지고 그 속에서 구더기가 생겨나는 것과 같습니다. 이 구더기들은 천사들입니다. 한 지고지선한 존재는 아들이 하느님과 천사이기를 원하였고, 그 많은 천사들 중에는 같은 시간대에 그 큰 덩어리에서 만들어진 신도 있었지요.” (p. 185)
    메노키오는 책을 읽을 줄 알았고 그를 통해 스스로 자기 나름의 생각을 펼칠 수 있었다. 이런 점이 로마카톨릭 관점에서는 이단이란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메노키오가 읽은 책들을 보면, <멘더빌의 기사>, < 그리스도적 삶을 위한 강론서>, < 성서의 약술가>, < 코란> < 데카메론> 등이다. 
    저자는 메노키오가 읽은 책의 목록, 메노키오가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그에게 영향을 미친 여러 종파와의 관계 분석, 재판 기록 등을 분석하여 메노키오의 주장의 근거를 찾아 본다. 저자는 이런 메노키오의 독특한 생각은 지금까지 소홀하게 여겼던 민중 문화의 전통에서 나온 것이며 이런 생각은 개인의 생각만이 아닌 민중 문화의 뒷받침이 되었다고 말한다. 


    메노키오는 종교재판에 고발되었지만 그리스도에 대해서 '이단적이고 불경한 발언'을 과감하게 주장한다. 그는 자신만만하고 설득력있게 자신의 독창적인 견해를 주장한다. 나름대로 성서와 문헌을 자유롭게 해석한 놀라운 추리력이 돋보이기는 하지만 앞 뒤가 맞지 않는 모순적인 이야기도 많이 있다. 


    " 메노키오의 이야기에서는 이해가 불가능할 정도의 독특하고 심오한 문화의 꽃이 대지의 표면을 뚫고 나와 꽃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p. 197)
    미시사적 관점에서 본 16세기 이탈리아 농촌의 방앗간 주인의 종교 이야기는 특별한 의미의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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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상의 책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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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오스터의 작품들은 오래 전에 읽었다. <뉴욕 3부작>, <달의 궁전>등을...
    그리고 오랜만에 읽은 <오기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이 책으로 폴 오스터가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을 했다는 것도 알게 됐고, 영화 <스모크>와 <블루 인 더 페이스>의 영화제작 과정과 시나리오를 읽게 됐다.
    결론은 폴 오스터의 새로운 면모를 알게 됐고, 작품 역시 마음에 깊은 감흥을 줬다.
    그래서 또 한 권의 폴 오스터의 작품인 <환상의 책>을 읽었다.  


    이 책의 작가인 폴 오스터는 "미국 문학에서의 사실주의적 경향과 신비주의적인 전통이 혼합되고, 동시에 멜로드라마적 요소와 명상적 요소가 한데 뒤섞여 있어, 문학 장르의 모든 특징적 요소들이 혼성된 '아름답게 디자인된 예술품'이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 그는 현대 작가로서는 보기 드문 재능과 문학적 깊이, 문학의 기인이라 불릴만큼 개성 있는 독창성과 담대함을 소유한 작가이기도 하다.  "( 작가 소개글 중에서)


    1947년에 미국 뉴저지에서 출생하여 1924년 4월 30일에 세상을 떠났다. 


    <환상의 책>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버몬트 대학의 비교문학과 교수인 데이비드 짐머는 비행기 추락사고로 아내와 두 아들 (7살, 4살)을 잃게 된다. 공항까지 바래다 주고 온 짐머는 공항 가는 길에 두 아들이 다투던 모습까지도 생생한데....비행기 추락사고로 가족을 잃는 사람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거액의 보험금이 무슨 소용이 될까. 교수직도 잠시 내려 놓고 삶의 의욕을 잃은 채로 무의미한 날들을 보내던 중에 우연히 tv에서 무성 영화시대의 오래된 코미디영화를 보던 중에 웃음이 터져 나온다. 가족의 죽음 이후 몇 개월만의 웃음. 



    코미디 영화의 주인공이자 감독이기도 한 헥터만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다. 그래서 헥터 만의 영화를 연구하고 마스터하기 위해서 세계 곳곳으로 찾아 다닌다. 짐머에게는 가족을 잃은 후에 비행기를 타는 공포가 있었지만 의사의 처방약을 먹고 비행 내내 잠을 자면서 헥터 만의 필름 그리고 그의 자취를 찾아 다닌다. 



    9달이 조금 못 되는 기간 동안에 헥터 만에 관한 <헥터 만의 무성세계>라는 책을 쓴다. 

    그런데 헥터 만은 1928년 11월에 홀연히 종적을 감춘다. 그리고 60년이 지난 지금, 그의 책을 본 헥터 만의 아내가 한 장의 편지를 보낸다. 자신들이 있는 뉴멕시코의 사막 한 가운데로 찾아 와 달라고...편지의 내용을 믿지 못하고 있던 중에 짐머를 찾아 오는 사람이 있다. 앨머 그런드라는 여인. 
    앨머 그런드가 헥터 만이 그동안 만들었던 영화를 보여 주겠다는 말에 그녀를 따라 헥터 만을 찾아 가게 된다. 세상에서 사라졌던 헥터 만의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는 한 편의 영화이자 소설 그 자체이다. 그리고 헥터 만을 만나지만 그 다음날 아침 그는 죽었고, 그의 유언에 따라 헥터 만의 모든 영화 필름, 작업일지, 영화 시나리오 등은 불에 타 버리게 된다. 그리고 아주 짧은 만남이었지만 데이비드 짐머와 앨머 그런드는 서로 사랑하고 있으며 다시 만나 새로운 출발을 하기를 약속한다. 



    그러나, 세상은 왜 이리도 가혹할까!  이들의 이야기는 슬픈 사랑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추리소설이 아니지만 추리소설로 읽혀도 무방한 전개, 소설 속에 또다른 영화 이야기와 소설 이야기와 같은 인생 이야기가 얽히고 설켜 있는 흥미로운 소설이다. 영화 장면까지도 섬세하게 짜여져서 한 권의 소설 속에서 몇 개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책의 제목인 환상의 책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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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초성퀴즈 2 : 우주과학편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16
    박빛나 지음 / 유앤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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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16권>은 이름이 좀 긴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초성퀴즈 2 : 우주과학편>이다.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는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을 재미있게 담은 책이다. 
    맞춤법, 관용어, 속담, 수수께끼, 사자성어, 초성퀴즈 1, 영단어, 명심보감, 한국전설, 한국위인1. 한국위인 2, 경제퀴즈, 세계일주, 사자소학이다. 속담, 수수께끼, 한국위인은 흥미로운 이야기이지만 사자소학, 명심보감 등은 어린이들에게는 좀 어렵고 지루한 내용인데도 만화를 통해서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출간된 우주과학편도 현실 속의 이야기가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넓은 우주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어렵게 느낄 수 있는데, 어린이들에 좋아하는 캐릭터 만화를 통해 학습할 수 있게 했다. 
    이 책은 초등학교 3~6학년 '천체 단원'과 연계된 내용이어서 학교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요즘 어린이들은 여러 방면을 통해서 새로운 지식들을 접하기에 어떤 어린이는 이해하기 쉬울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어린이들도 있다. 지구의 자전, 공전, 별의 진화과정, 우주 탐사 기술 등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내용이기에 어려울 수가 있다. 그런데, 주인공 묘한이, 친구 마리, 별이, 그리가 함께 우주 탐험을 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어린이들에게 친근감을 준다. 캐릭터들의 우주 여행을 통해 상상력과 호기심이 생길 수 있으며 현실과 연결되는 내용들도 접하게 된다. NASA의 실제 사진은 어린이들의 상상력이 현실임을 알게 해 준다.


    이 책의 구성은 4개의 주제로 되어 있다. 
    1. 밤하늘의 비밀 : 별자리와 태양계
    2. 태양계 대모험 : 행성의 특징
    3. 별의 일생 : 탄생에서 죽음까지
    4. 우주 탐사 기술 : 보이지 않은 것도 본다. 
    구성이 짜임새가 있고,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이 듬뿍 담겨 있다. 


    어린이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책을 보면서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매 페이지 마다 초성퀴즈 알아내기는 우주과학을 알아가는 것  뿐만 아니라 언어의 습득에도 도움을 준다. 

    매 주제가 끝날 때에는 복습 OX 퀴즈를 할 수 있다. 


    지난 번에 <빵빵 시리즈>를 사자소학, 속담을 학습했는데, 이번에는 우주과학편이다. 한 권, 한 권 모으는 재미도 있는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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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폴 오스터 지음, 김경식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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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판


    폴 오스터(1947~2024)는 '언어의 마술사', '탁월한 이야기꾼'이라 불리는 미국의 세계적인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 미국 문학의 사실주의적 경향을 받아들여 현대인의 사회적 성공에 대한 열망과 좌절, 고독과 절망, 자유의 억압 등을 객관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작가 소개글 중에서)


    폴 오스터의 <뉴욕 3부작>, <달의 궁전>, <빵굽는 타자기>등은 오랜 전에 읽었기에 요즘에는 작가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그의 1주기 기일인 2025년 4월 30일에 <바움 가트너>라는 책이 출간됐다. 
    그래서 그 책을 읽으려던 중,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서 추천받게 된 책이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와 <환상의 책>이다. 2권의 책은 이미 절판이 되었기에 인터넷 중고서점을 통해 구입을 했다.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2001년 초판 1쇄인데 종이는 누렇게 변했고, 헌 책 냄새가 물씬 풍겼다. 폴 오스터는 1990년 크리스마스, <뉴욕 타임즈>로 부터 크리스마스에 관한 내용의 짧은 글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는다. 당시는 걸프전이 임박했던 때라고 한다. 


    그래서 <뉴욕 타임즈 >특집란에 단편소설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실리게 된다. 이 작품은 "현실과 허구, 진실과 거짓말, 주는 것과 받는 것에 관한 복합적인 세계" (책 속의 내용 중에서)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내용은 담배 가게를 운영하는 오기 렌이 작가인 폴 오스터에게 들려 준 실화를 바탕으로 크리스마스에 겪은 오기 렌의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 추억 이야기이다.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추억은 10여 년 동안 매일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사진을  찍는데, 같은 듯한 사진이지만 사진 속의 배경, 사람들의 모습은 다르다. 그 사연은 과연 무엇일까?
    "오기 렌이 12년 동안 뉴욕 모퉁이 한 길가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앵글과 노출로 거리의 풍경을 고정시켜 차곡차곡 앨범으로 묶어 왔다는 사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그것이다. 12년 전 오기는 담배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다 도망친 한 소년이 떨어뜨린 지갑을 줍고, 쓸쓸한 크리스마스 날, 괜스레 그 소년의 지갑을 돌려 주러 간 아파트에서 오기를 손자로 대하는 눈 먼 할머니와의 크리스마스 만찬에 엮인다. 할머니가 잠든 사이 소년이 훔쳐 장물 삼아 보관해 두었음직 한 카메라를 하나 훔치게 되는 오기, 그리고 오기의 사진과 함께 하는 브룩클린의 일상." ( 인터넷 서점  책 소개 글 중에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자식과 부모의 정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영화감독 웨인 왕의 제의로 영화 <스모크 : 1995년>, <블루 인 더 페이스 >로 영화화된다.  영화 작업에 폴 오스터는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시나리오를 각색하고 웨인 왕은 영화 감독을 맡는다.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영화 <스모크>의 모태가 된 단편소설이고, <스모크>의 속편 (역자는 속편이 아닌 자매편 이라고 말한다)인 <블루 인 더 페이스>라는 영화 시나리오가 만들어 진다.<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에는 단편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시나리오 <스모크>, <스모크>의 제작과정, 그리고 <블루 인 더 페이스>의 제작 과정, 시나리오가 함께 담겨 있다. 
    <스모크>는 수많은 인종이 모여 사는 브루클린을 배경으로 인간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담배 연기처럼 피어 올랐다가 사라지는 일상의 에피소드는 대도시 속에서 퍼즐처럼 얽혀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완성도가 높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블루 인 더 페이스>는 시나리오도 없고 리허설도 없었다. 폴 오스터가 만들어 낸 에피소드들을 배우들에게 던져 주면 대사, 각 장면의 전개까지도 배우들이 즉흥적으로 연기를 했다.  짜임새가 없는 어수선한 각각의 상황들이 전개된다. 그런데 이런 상황들이 나름대로 합쳐져서 독특한 느낌을 준다. 이 영화는 폴 오스터와 웨인 왕이 공동감독을 맡았으며 6일 만에 촬영을 마쳤다고 하는데 흥행에는 별로 성공을 하지 못한 듯하다. <스모크>와 <블루 인 더 페이스>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누군가의 추천에 의해서 이런 작품을 읽게 된 것이 참 좋았다. 폴 오스터 서거 1주기 기념으로 나온 <가욤 바트너> 그리고 오래 전에 읽었던 작가의 대표작들도 다시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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