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욕 - 바른 욕망
아사이 료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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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욕》은 아시이 료 작가의 장편소설이에요.

책을 읽기 전 제목만으로는 어떤 내용일지 가늠할 수 없었어요. 인간의 욕망에 대해 '올바름'이라는 수식을 붙일 수 있나?

막상 책을 펼치고 나니 그 욕망의 정체는 성욕이었고, 상상도 못해 본 다양한 성적 욕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놀라웠어요. 사람은 자기가 아는 만큼 세상을 보게 마련인데, 아시이 료 작가는 정욕을 통해 그 한계를 뛰어넘고자 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저자는 작가 생활 10주년 만에 쓴 혼신의 작품으로 소설가로서나 한 인간으로서나 자신에게 큰 전환점이 된 작품이라고 말했다고 해요. 일본에서는 2021년 3월 발매되자마자 파격적인 내용으로 엄청난 이슈를 일으킨 화제작이자 최고의 문제작이 되었고, 제34회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수상했으며, 기시 요시유키 감독의 동명 영화 <정욕>은 제36회 도쿄 국제 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 관객상을 수상했어요. 국내에는 올해 개봉될 예정이고요.

소설은 가정 환경, 성적 취향, 외모 등 제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세 사람의 이야기를 각각 들려주다가 한 인물의 죽음을 기점으로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고 있어요. 요코하마 검찰청에 근무하는 검사인 데라이 히로키, 쇼핑몰 침구 전문점에서 일하는 기류 나쓰키, 유독 남성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대학생 간베 야에코 외에도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된 대기업 직원과 대학에서 유명한 준(準) 미스터 미남으로 알려진 대학생이 등장하네요. 사람은 겉만 봐서는 알 수 없는데 역시나 소설 속 인물들도 각자 내밀한 사정을 몰랐다면 그저 평범한 이웃으로 보였을 거예요. 일본 소설이지만 사는 모습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내용일 것 같아요. 구체적인 사건 내용과 그들의 사연을 소개하기는 어렵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전부 욕망 때문이라는 거예요.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은밀한 욕망과 서로 연결되기를 원하는 욕망... 다른 듯 다르지 않은 그 욕망들이 뒤섞여 커다란 소용돌이가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어요. 맞닥뜨리기 전까지는 아무도 그 소용돌이의 위력을 예측할 수 없을 거예요. 이 책을 읽는 순간 그 소용돌이에 휘말렸고, 아직까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네요. 본질은 욕망을 가진 인간들의 관계 안에 있는 그것, 결국 우리는 이러한 관계를 어떻게 해야 잘 맺을 수 있느냐는 질문으로 돌아가야 해요. 쉽사리 답할 수 없는 문제를 떠안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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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사회문제 탐구 에세이 - 구정화 교수와 함께하는 나만의 탐구보고서 쓰기 해냄 청소년 에세이 시리즈
구정화 지음 / 해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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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 탐구> 수업을 위한 길라잡이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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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사회문제 탐구 에세이 - 구정화 교수와 함께하는 나만의 탐구보고서 쓰기 해냄 청소년 에세이 시리즈
구정화 지음 / 해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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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고등학교 과정에 진로선택 과목이 생겼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관심 분야가 무엇인지를 고민해보고 계열이나 진로와 연계성 높은 과목을 이수하라는 취지인데, <사회문제 탐구>는 <여행지리>, <고전과 윤리>와 함께 사회 교과의 진로선택 과목 중 하나라고 하네요. 기존의 <사회 문화> 과목과 비슷한 듯하지만 현대 사회의 각종 현안과 문제를 보다 깊이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해요.

《청소년을 위한 사회문제 탐구 에세이》는 2022년 개정 교육과정 교과세특 반영 과목 <사회문제 탐구> 연계 필독서라고 하네요.

이 책은 구정화 교수님의 <청소년을 위한 사회학 에세이>, <청소년을 위한 사회문화 에세이>에 이어 사회학 시리즈 세 번째 책이에요. <사회문제 탐구> 수업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이해하고 탐구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으로 시작해 '사회문제 사례 연구'에서 실제 보고서를 작성하고 발표하는 것으로 진행된다고 해요. 그래서 이 책에서는 탐구의 첫걸음으로 사회현상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해주고 나만의 탐구 보고서를 쓸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어요. 사회문제 탐구의 주제로는 저출산 · 고령화, 성불평등, 미디어, 인공지능을 선정하여 각각 탐구 질문을 만드는 과정이 나와 있어요. 본인이 탐구하려는 것과 연구주제가 비슷하지만 이전에 이루어진 연구결과를 선행연구라고 하는데, 선행연구는 연구문제를 정한 후에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연구주제에 관심이 생겼을 때 바로 살펴보아야 연구 방향을 정하고 연구에 차별성을 부여할 수 있어요. 가능한 한 많은 선행연구를 찾는 것이 좋고 내 연구와 선행연구가 일치한다면 설계 면에서 차이가 있지만 연구결과는 같다는 점을 강조하면 돼요. 사회현상을 탐구할 때 좋은 선행연구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특정한 학자의 연구결과만이 아니라 여러 학자의 연구결과를 같이 살펴보아야 하고, 선행연구에서 활용한 자료의 신뢰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요. 자료를 얻는 방법은 문헌연구법, 실험법, 질문지법, 면접법, 참여관찰법이 있는데 이 중에서 실험법과 질문지법은 주로 양적 연구를 할 때 많이 사용하고 면접법과 참여관찰법은 질적연구를 할 때 많이 사용해요. 사회문제 이해부터 연구윤리, 주제 선정, 탐구 질문 만들기, 선행연구 수집과 인용, 자료 수집 방법 선정과 실행, 탐구결과 정리, 통계표 활용까지 순서대로 탐구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요. 자신이 직접 정한 주제로 탐구 활동을 거쳐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배움의 열정이 더욱 커질 것 같아요. 고등학생들에게 정말 유익한 사회문제 탐구 안내서였네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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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깊고 아름다운데 - 동화 여주 잔혹사
조이스 박 지음 / 제이포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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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공주는 연약한 존재였으나 아름다웠고, 모두의 사랑을 받았어요.

물론 마녀와 악당의 표적이 되었지만 어디선가 용감한 왕자가 나타나 공주를 구해줬고, 이러한 공주 이야기에 아무런 불만이 없었어요.

왜냐하면 마지막엔 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끝났으니까요. 공주는 오래오래 잘 살았을 거라고 믿었는데... 깜쪽같이 속고 말았네요.

《숲은 깊고 아름다운데》는 '동화 여주 잔혹사'를 담은 책이에요.

저자는 '이야기는 숲과 같다'면서 진짜 숲, 우리가 잃어버린 그 거대한 숲이 우리가 떠난 본능과 공포의 세계를 상징한다고 이야기하네요. 잃어버린 숲은 우리의 내면에 있으나 직접적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무의식과 같아서, 자신의 무의식으로 여정을 떠나고 싶다면 옛날 이야기의 주인공처럼 숲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거예요. 이 책에서는 백설공주와 신데렐라를 비롯한 전래동화 이야기 속 여성 차별의 구조적인 기제를 발견하고 무엇이 이토록 여성을 잔인하게 몰고 가는지를 파헤치고 있어요. 모린 머독은 젊은 시절에 조지프 캠벨에게 "여성은 삶에서 어떤 여정을 떠나야 하나요?"라고 물었는데, 조지프 캐벨은 "여자는 아무 데도 가지 않는다." (40p)라고 답했대요. 조지프 캠벨이 여자는 아무 데도 가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모든 신화에서 여성은 전통적으로 거기, 그 자리에 있으며 여성이 할 일은 사람들이 도달하려고 하는 곳이 바로 자신임을 깨닫는 것이고, 자신의 특성이 얼마나 놀라운지 여성 스스로 깨닫는다면 유사 남성이 되려는 생각에 자신을 망가뜨리지 않을 거라고 설명하네요. 캠벨이 보기에 여성들은 늘 그 자리에서 기다리는 고정 좌표이자 귀환점이었고, 남성 중심의 이야기와 신화에서 남자 영웅이 전 세계를 돌며 모험을 떠나 온갖 여성을 만나지만 늙고 병들면 돌아와서 여전히 기다리고 있는 늙은 여성을 껴안으며 당신이 최고라고 말한다는 거예요. 남자들은 상징계에서 여성의 위치가 바뀌기를 바라지 않는 거예요. 모린 머독은 캠벨의 말에 좌절하지 않고 여성 영웅의 여정을 연구하고 그 지도를 그려냈어요. 여성은 자기 내면의 숲으로 떠났다가 돌아오는 여정이 성장을 위한 통과의례인 거예요. 흥미로운 부분은 옛날 이야기에서 옷감 짜는 여자가 등장하면 전복되어 환상이 현실이 된다는 거예요. 옷감 짜기 혹은 뜨개질은 이야기를 만드는 힘이며, 이야기를 짓는 자는 현실에 권력에 대항할 수 있다는 거예요. 지금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언어로 말하고 글을 쓰는 시대이기에 여성이 주체가 되는 이야기를 만들고, 잘못된 옛날 이야기는 다시 써야 하는 거예요. 저자는 "자신의 언어를 소유한 자는 현실의 권력에 'NO!'라고 외칠 수 있다." (219p)라고 했는데, 이것은 여성 남성을 가릴 것 없이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조언이라고 할 수 있어요. 무엇이든 쓰고 싶은 이야기, 자신의 이야기를 쓰면 돼요. 그래야 자신만의 깊고 아름다운 숲을 만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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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로마 여행지도 2024-2025 - 수만 시간 노력해 지도로 만든 로마 여행 가이드 총정리 에이든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이정기 지음 / 타블라라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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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라라사의 에이든 여행지도를 알게 된 뒤로 종이 지도의 매력에 푹 빠졌네요.

사실 지도라고 하면 내비게이션이나 구글맵, 카카오맵, 네이버지도 등 온라인상으로 접하는 것이 대부분일 거예요.

알아서 척척 길을 안내해주는 편리한 지도를 사용하다보니 종이 지도에 대한 감을 잊고 있다가 에이든 여행지도 덕분에 새로운 즐거움을 찾게 됐어요. 그깟 게 뭐 대순가 싶겠지만 직접 만져보고 펼쳐보면 마음이 싹 달라질 거예요.

《에이든 로마 여행지도 2024-2025》 는 지도로 떠나는 로마 여행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일단 로마 판테온 신전이 그려진 예쁜 상자를 열어야 하는데, 이미 상자를 보는 순간 선물 받는 느낌이라 좋았어요.

상자 안에는 크게 A1 사이즈 지도 두 장, 책 형태의 맵북, 여행 계획을 짜고 메모할 수 있는 트래블 노트, 깃발 스티커가 들어 있어요. 에이든 여행지도는 평범한 종이가 아니라 특수 제작된 방수 재질의 종이라서 물에 젖지 않고 잘 찢어지지 않아요. 지도의 특성상 수시로 펼치고 접어야 하는데 돌가루로 만들어진 친환경 종이라서 내구성이 뛰어나요. 바티칸시국부터 테르미니역까지 로마 전체를 담은 메인 지도를 보면 판테온을 중심으로 북쪽은 스페인 광장, 남쪽에는 티투스의 개선문, 동쪽에는 트레비 분수, 서쪽에는 성베드로 광장이 있고, 각각의 장소마다 역사, 문화 등 상세한 설명이 나와 있어요. 또 하나의 지도는 포폴로광장부터 캄피돌리오 광장까지 로마 주요지역과 교통편이 자세히 나와 있어요. 로마 공항에서 시내까지 열차, 택시, 버스로 이용하는 방법, 시티투어버스 정보, 로마 교통 승차권으로 지불하는 법, 그리고 버스 노선 위에 가볼 만한 장소들이 표시되어 있어서 지도 한 장으로 여행이 가능할 정도로 알찬 정보 지도네요. 책 형태로 구성된 맵북은 여행 구역을 나누어 구역별로 잘라낸 지도라서 펼쳐보기가 편리해요. 전체 계획을 짤 때는 커다란 지도로 살펴보고, 실제 여행을 할 때는 맵북으로 확인하면 돼요. 리얼 트래블노트는 여행 계획부터 실행을 위한 체크리스트북이자 여행일지로 활용할 수 있어요. 도시 랜드마크, 해야 할 것, 먹어봐야 할 것, 액티비티 체험, 쇼핑목록이 나와 있고, 주요 여행지마다 지도가 첨부되어 있어서 정말 편리한 것 같아요. 원하는 코스를 정하기도 쉽고, 여행 일정 도중에도 빠르게 표시하거나 기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똑똑한 도우미 역할을 해주네요. 지도 두 장과 맵북, 트래블 노트를 전부 챙겨도 전혀 부담되지 않는 부피와 무게라서 좋아요. 여행가방 안에 쏙 넣어간다면 여행 내내 든든할 것 같아요. 로마 여행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필수 아이템은 역시 에이든 로마 여행지도네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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