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업(生業) - 그 징하고도 찡한 노동의 표정들
은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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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람들이 다 먹기 위해 산다고 하면서도 밥하는 노동은 존중을 안 하는 게 모순이죠. 먹는 건 좋아하면서 음식하는 노동은 왜 이렇게 천시하는지 항상 불만이에요. 그래서 누가 직업을 물어보면 저도 그냥 '교육 공무직이에요' 하고 말아요. 밥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낮춰 보니까요. 우리 자신부터 좀 용감해져야 하는데 아직까지 저부터도 밖에 나가서 밥하는 사람이라고 얘기하지 못해요. 동료들도 말 안 하는 사람이 더 많고요. 임금이 높아지고 인식이 개선되면 나아지겠지요."               p.33


좋은 인터뷰는 너무 멀거나 너무 가까워서 안 보이던 사람을 보이게 하고, 잘 보이던 사람을 낯설게 만들어 준다. 은유 작가의 책들을 꽤 많이 읽었는데, '글쓰기'에 관한 책과 '인터뷰'를 묶은 책들이 많은 편이다. 탁월한 에세이스트이자 날카로운 르포르타주 작가이기도 하지만, 훌륭한 인터뷰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만난 책은 우리 곁 노동자 열일곱 명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인터뷰집이다. 올해 63년 만에 ‘근로자의 날’에서 ‘노동절’로 명칭이 복원되고, 5월 1일이 법정 공휴일로 되었기에 이 책이 더욱 의미있게 느껴진다. 일하는 사람이 덜 죽고 덜 다치는 세상을 위한 전태일의료센터 건립 캠페인의 일환으로 <시사인>에 2024년부터 1년 6개월간 연재한 은유의 ‘먹고사는 일’을 바탕으로 지면 관계 상 싣지 못한 이야기들을 아낌없이 담았다. 


총 열일곱 명의 인터뷰이들은 평소에는 잘 안 보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일하는 것으로 묵묵히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우리 주변의 노동자들이다. 급식 노동자, 청년 농두, 배달 노동자, 요양 보호사, 청소 노동자, 노동 변호사, 국어 교사, 배우, 가수, 유튜버 등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매일 1700인분의 밥을 지으며 밥은 타인에 대한 사랑의 실행이라는 걸 보여주고, 자본의 시간에 잠식당하지 않고 삶의 시간을 되찾고자 하는 마음으로 오토바이로 음식을 실어 나른다. 사람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고립을 공생으로 바꾸는 이야기를 꿈꾸고, 터부시하는 편견의 벽을 넘어 자기다움을 잃지 않고 쓰러지지도 않고 살아간다. 시간의 모든 조각을 주워 담아 낭비 없이 일을 하고, 모르는 이들을 향한 이타심과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사명감으로, 과격해서가 아니라 절실하기 때문에 세상과 싸운다.  




열다섯 살에는 가장을 잃은 가족의 눈빛을, 서른 즈음 신참 버스 기사일 때는 모욕으로 파랗게 질린 나이 든 동료의 얼굴을, 쉰넷 셔틀을 몰 때는 작은 승객의 재잘거림을, 예순여섯 만년의 노동 운동가는 남은 동지들이 붙잡는 손길을 외면하지 못했다. 타인의 삶에 뛰어들었고 뭐라도 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 합쳐져 박사훈만의 66년을 이루었다. 자신의 존재 방식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서도 외롭지 않은 생이었다. 명절때 조카들이 큰 아버지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물어오면 그는 되묻는다. 살면서 돈이 중요할 거 같으냐, 사람이 중요할 거 같으냐?                 p.246


현대인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남의 일에 끼어들면 평온한 일상이 깨지며 먹고살기 힘들어질지 모른다는 공포가 내면에 자리해 있다는 것 아닐까 싶다. 은유 작가는 클레어 키건의 소설 <이처럼 사소한 것들> 속 대사인 "사람이 살아가려면 모른 척해야 하는 일도 있는 거야. 그래야 계속 살지"라는 말을 인용하며, 과연 그게 사실일까 의문을 제기한다. 만약 눈앞의 불의와 타인의 고통에 고개를 돌리지 않는다면 어떤 삶이 펼쳐질까. 버스 기사로 일하던 박사훈 씨의 삶이 그에 대한 대답을 들려 준다. 불의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타인의 고통을 모른 척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매순간 타인의 삶에 뛰어들고 뭐라도 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주변 사람을 진심 어리게 대하며, 절대 욕심내지 않고 살아왔다. 그의 인터뷰 글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뭉클해지는 지점이 온다. 나라면 그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이렇게 '삶이 떠안기는 온갖 고통을 흡수하고 견뎌내고 얻은 한 줌의 말로, 늙음의 자리에 도달해야 보여주는 삶의 통찰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아름다운지에 대해 사유하게 만들어 준다. 작가는 '어떤 삶을 가치 있게 볼 것인가가 공동체의 중요한 질문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밥의 가치가 퇴색하는 현실에서 이 책 속 주인공들은 꿋꿋하게 밥을 짓고 밥심을 믿고 밥정을 살며 밥의 혁명을 수행한다. 음식이 있고 동료가 있고 노조가 있는 삶이 어떻게 일상을 바꿔놓는지, 일이 나를 지켜주지 않을 때 나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들은 자기 삶으로 증명한다. 고단하고도 위대한 타인의 생을 잠시나마 엿보면서 저평가된 노동의 세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들 하지만, 실제 세상이 바라보는 척도는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인간의 존엄, 노동자의 권리, 이타심과 돌봄 측면에서 보면 누구도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진짜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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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인물 사이언스 21~40 B세트 - 전20권 Who 인물 사이언스
안형모 지음, 스튜디오 청비 그림, 전국과학교사모임 외 감수 / 다산어린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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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커서 뭐가 될까, 라는 질문에 대해 명확하게 하고 싶은 것을 말하는 아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부모 입장에서는 더 많은 경험을 해주고 싶고, 더 다양한 것을 배우게 해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들기도 한다.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는 알더라도, 무엇을 잘하는지, 어디에 특기가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학교 수업에, 학원을 쫓아 다니느라 늘 시간이 부족한 것이 요즘 아이들이다. 


그런데 잠깐 앉아서 책을 읽는 것만으로 미래에 대한 역할 모델을 만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Who? 시리즈가 빛을 발하는 것이 바로 그런 부분이다. 위대한 인물들이 어린 시절에 어떤 고민을 했고, 자라면서 어떤 경험을 하고 실패를 했는지를 만화를 통해 생생하게 만나면서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는 기회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의 관심사와 적성을 찾는데도 도움을 준다. 과학도 분야가 많기 때문에, Who? 사이언스를 통해 하나씩 만나보며 아이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보면 어떨까.




<who? 사이언스> 시리즈가 옷을 갈아입고 개정판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who? 시리즈 중에 '사이언스' 편은 물리, 화학, 생물, 환경부터 첨단 컴퓨터 공학까지 기술로 세상을 발전시킨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스티븐 호킹, 찰스 다윈, 마리 퀴리, 리처드 파인먼, 칼 세이건,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앨런 튜링 등 40명의 인물을 만나볼 수 있다. 위대한 인물들의 화려한 업적과 성공보다 그들의 어린 시절을 충실히 담고 있어 동화처럼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읽을 수 있다. 또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위인들의 어린 시절을 통해 어린이들이 유명한 사람들도 어릴 때는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며 공감할 수 있게 해준다. 




기존에 who? 한국사시리즈에서 독립 운동가를 만나기도 했고, Who? Special 시리즈에서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한 운동 선수들을 만나기도 했었다. 학습 만화로 풀어가는 내용이라 아이도 아주 재미있게 읽은 시리즈이다. 세계 인물 시리즈로 헬렌 켈러, 체 게바라 등의 만나보기도 했다. who? 시리즈는 딱딱한 역사도 쉽고 재미있게 만날 수 있도록 풀어내고 있고, 낯선 인물들의 삶도 공감이 갈 수 있도록 그려내고 있어 학습 만화 형식이지만 더욱 깊이 있는 독서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인물들이 태어나고 활동했던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내용도 볼 수 있어 다양한 영역의 통합 교육도 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40권 중에 무슨 책을 먼저 읽어볼까 행복한 고민을 하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21~40권이 포함된 B세트에서 우선 골라본 것은 영화와 연극으로도 만들어진 앨런 튜링, 민간 우주 개발 기업을 만든 일론 머스크이다. 전기 자동차를 개발해 새로운 시대를 열었고, 우주 탐사용 로켓을 만들어 화성 이주 계획을 세우는 등 워낙 자주 화제가 되는 인물이라 일론 머스크라는 이름은 몰라도 설명해주면 아이들도 바로 알 것이다. 못 말리는 독서광이었던 어린 시절, 열두 살부터 진짜 로켓을 우주로 쏘아 올리겠다는 야심찬 포부, 미래에 투자하는 안목, 결국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어낸 스토리가 매우 흥미진진했다.


독후 활동으로 일론 머스크의 머릿속을 상상해보는 페이지가 있었는데, 워낙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디어들로 가득한 인물이라 매우 재미있었다. 2050년에 화성에 인류를 이주시키겠다는 엄청난 발표에 대해 실제로 인류가 화성에 도착한다면 어떤 문제들이 있을까를 상상해 보는 것도 좋았다. 




who? 시리즈가 좋은 것은 다양한 역사적 인물들의 삶을 통해 뭔가를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진로를 탐색하고 설계해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 대통령, 변호사, 성직자, 애널리스트, CEO, 사회 운동가, 의사, 철학자, 환경운동가, 문화인류학자, 고고학자, 수필가 등 다양한 직업군을 다루고 있는데다, 각 책의 후반부에는 진로 탐색 워크북을 구성해 인물의 직업 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Who? 시리즈는 세계인물뿐만 아니라, 한국사, 인물 중국사, 아티스트, 인물 사이언스, 세계 인물, 그리고 스폐셜, K-pop라는 다양한 카테고리로 위대한 인물들을 소개해왔다.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해당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어 다양한 영역의 통합 교육이 가능한 책이 아닌가 싶다. Who? 시리즈를 통해 문해력도 기르고, 아이들이 스스로 꿈을 찾고 이루어 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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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인물 사이언스 1~20 A세트 - 전20권 Who 인물 사이언스
안형모 외 지음, 스튜디오 청비 외 그림, 전국과학교사모임 감수 / 다산어린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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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who? 사이언스> 시리즈가 옷을 갈아입고 개정판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who? 시리즈 중에 '사이언스' 편은 물리, 화학, 생물, 환경부터 첨단 컴퓨터 공학까지 기술로 세상을 발전시킨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스티븐 호킹, 찰스 다윈, 마리 퀴리, 리처드 파인먼, 칼 세이건,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앨런 튜링 등 40명의 인물을 만나볼 수 있다. 위대한 인물들의 화려한 업적과 성공보다 그들의 어린 시절을 충실히 담고 있어 동화처럼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읽을 수 있다. 또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위인들의 어린 시절을 통해 어린이들이 유명한 사람들도 어릴 때는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며 공감할 수 있게 해준다. 




기존에 who? 한국사시리즈에서 독립 운동가를 만나기도 했고, Who? Special 시리즈에서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한 운동 선수들을 만나기도 했었다. 학습 만화로 풀어가는 내용이라 아이도 아주 재미있게 읽은 시리즈이다. 세계 인물 시리즈로 헬렌 켈러, 체 게바라 등의 만나보기도 했다. who? 시리즈는 딱딱한 역사도 쉽고 재미있게 만날 수 있도록 풀어내고 있고, 낯선 인물들의 삶도 공감이 갈 수 있도록 그려내고 있어 학습 만화 형식이지만 더욱 깊이 있는 독서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인물들이 태어나고 활동했던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내용도 볼 수 있어 다양한 영역의 통합 교육도 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40권 중에 무슨 책을 먼저 읽어볼까 행복한 고민을 하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1~20권이 포함된 A세트에서 우선 골라본 것은 진화론의 찰스 다윈, 최초의 여성 노벨상 수상자인 마리 퀴리이다. 아이가 한때 인류와 진화에 푹 빠져서 관련 책과 영상을 열심히 찾아 봤던 적이 있어 찰스 다윈 편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퀴리 부인을 동화 형식으로 어릴 때 읽은 적이 있어, 이번에 제대로 마리 퀴리의 생애와 업적에 대해 읽는 것도 뜻깊은 시간이었다. 빼앗긴 나라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어머니도 잃고, 가난과 차별에 부딪히는 상황 속에서 결국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는 스토리는 감동적이기도 했고 말이다. 


마리 퀴리 편을 읽고 나서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노벨 화학상을 탄 다른 인물들도 알아보고, 화학과 관련된 직업도 찾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who? 시리즈가 좋은 것은 다양한 역사적 인물들의 삶을 통해 뭔가를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진로를 탐색하고 설계해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 대통령, 변호사, 성직자, 애널리스트, CEO, 사회 운동가, 의사, 철학자, 환경운동가, 문화인류학자, 고고학자, 수필가 등 다양한 직업군을 다루고 있는데다, 각 책의 후반부에는 진로 탐색 워크북을 구성해 인물의 직업 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Who? 시리즈는 세계인물뿐만 아니라, 한국사, 인물 중국사, 아티스트, 인물 사이언스, 세계 인물, 그리고 스폐셜, K-pop라는 다양한 카테고리로 위대한 인물들을 소개해왔다.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해당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어 다양한 영역의 통합 교육이 가능한 책이 아닌가 싶다. Who? 시리즈를 통해 문해력도 기르고, 아이들이 스스로 꿈을 찾고 이루어 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커서 뭐가 될까, 라는 질문에 대해 명확하게 하고 싶은 것을 말하는 아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부모 입장에서는 더 많은 경험을 해주고 싶고, 더 다양한 것을 배우게 해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들기도 한다.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는 알더라도, 무엇을 잘하는지, 어디에 특기가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학교 수업에, 학원을 쫓아 다니느라 늘 시간이 부족한 것이 요즘 아이들이다. 


그런데 잠깐 앉아서 책을 읽는 것만으로 미래에 대한 역할 모델을 만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Who? 시리즈가 빛을 발하는 것이 바로 그런 부분이다. 위대한 인물들이 어린 시절에 어떤 고민을 했고, 자라면서 어떤 경험을 하고 실패를 했는지를 만화를 통해 생생하게 만나면서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는 기회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의 관심사와 적성을 찾는데도 도움을 준다. 과학도 분야가 많기 때문에, Who? 사이언스를 통해 하나씩 만나보며 아이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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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메의 단두대 다이쇼 본격 미스터리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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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진상이니 진실이니 하는 건 공짜가 아닐세. 대개 뭔가 희생을 치러야 손에 들어오는 법이지.

따라서 탐정 활동은 남에게 민폐를 끼쳐. 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으면 그게 제일이야."

하스노가 아주 직설적으로 말했다.            p.268


네덜란드의 부호 림스테이크는 오래 전 일본인 골동품상에게 팔았던 괘종시계를 되사러 일본을 방문한다. 아버지와 거래했던 일본인 골동품상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그의 손자가 시계를 다시 거래할 수 있도록 답장을 보냈다. 손자인 이구치는 그림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가난한 청년 화가였고 미술품 애호가이기도 했던 림스테이크는 그에게 작품을 보여달라고 한다. 그의 그림은 담백한 화풍으로 그린 사실주의적인 그림들이었는데 림스테이크는 유독 한 작품에 사로잡힌다. 우아한 새가 눈앞에서 갑자기 날개를 펼친 듯한 인상을 받은 그림이었다. 이구치는 그 그림을 2년 전에 그렸고, 발상의 원천이 따로 있는 건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똑 닮은 그림을 멀지 않은 과거에 본 기억이 있었던 것이다. 


어디에도 공개된 적 없는 미공개작이 어떻게 캘리포니아주의 유품 정리 현장에서 발견된 그림과 같을 수 있을까. 이구치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 림스테이크에게 그림을 팔고 싶었다. 그래서 친구인 하스노와 함께 도작범을 찾기 위한 추리를 시작해 나간다. 자신이 속한 예술가 모임인 흰갈매기회 회원들이 집에 온 적이 있었기에, 그들이 아틀리에에 들어갔을 지도 모른다는 가정으로 조사를 해나가는데... 그렇게 도작과 위작을 밝혀내기 위한 추리가 펼쳐지는 과정에서,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살로메>를 그대로 모방한 듯한 살인 사건이 연쇄적으로 벌어지기 시작한다. 왜 범인은 시체를 극중 인물 같은 차림새로 꾸미는 번거로운 일을 하는 걸까. 도작은 이 살인 사건과 연관이 있는 걸까? 




"그런 모임을 열지 말았어야 했어. 나한테 탐정 같은 흉내는 무리야."

"정말 그래. 보통은 탐정이 용의자를 모으면 '자, 이 중에서 범인을 지목하겠습니다'라고 하잖아? 그런데 넌 '드디어 용의자가 모두 모였군요. 이 가운데 무시무시한 사건의 범인이 있습니다. 대체 누구입니까? 자, 말씀해주십시오!'라고 한 셈이지. 역사상 유례없는 대담한 탐정이야. 미수에 그쳤지만. 그전에 엔도가 시체가 돼서 난입했으니까."                p.487


화가 이구치와 전직 도둑 하스노는 탐정 역할을 하며 의문들을 하나씩 풀어 나간다. 진실에 다가가는 길은 쉽지 않다. 이 작품의 페이지가 600페이지가 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으니까. 서사의 중심에 있는 도작 사건과 위작 사건을 비롯해서 천재 예술가의 죽음과 비밀을 품은 무대 여배우의 이야기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하나의 그림을 둘러싼 기만이 출발점이 되어 벌어지는 연쇄 살인과 독특한 개성을 가진 인물들이 얽히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꽤나 복잡한데, 색다른 상상과 신선한 발상으로 지루할 틈없이 읽을 수 있었다. 탐정의 '동기'와 범인의 '동기'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 이 작품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는데, 밀도 높은 이야기 끝에 만나게 되는 결말 또한 굉장한 여운을 남겨 준다.


<방주>라는 놀라운 작품으로 만났던 유키 하루오의 신작이다. <교수상회>, <시계 도둑과 악인들>에 이은 다이쇼 본격 미스터리 세번째 작품이다. <시계 도둑과 악인들>은 <교수상회>의 프리퀄이고, <살로메의 단두대>는 <교수상회>보다 몇 달 후의 일을 다루고 있어 출간 순서, 또는 내용 순서대로 읽어도 무방하고, 단독으로 읽어도 내용 이해에는 무리가 없다. 백 년 전 다이쇼 시대의 정서와 풍경이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있어 색다른 미스터리를 읽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진상과 진실은 그냥 얻어낼 수 있는 게 아니다.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거듭되는 수수께끼를 모두 풀어냈을 때, 마지막 살로메의 단두대에 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누가 어떤 희생을 치를 것인가. 충격적인 결말이 기다리고 있으니 마음 단단히 먹고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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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재미있지 않나요? - 기묘한 지구, 뒤틀린 우주, 과학의 수상한 사건들
강성주(항성)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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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과학자들은 계속 연구합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예상 못한 것을 발견하거든요. 우주 엘리베이터를 만들려다 새로운 재료를 개발할 수도 있고, 전혀 다른 방식의 우주 운송 수단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만약 끊어진다면?' 이 질문은 사실 이런 뜻입니다. '어떻게 하면 끊어지지 않게 만들 수 있을까?' 위험을 먼저 상상하는 것이 더 안전한 설계로 이어지니까요. 언젠가 정말로 우주 엘리베이터를 타게 될까요? ... 하지만 그 가능성을 진지하게 따져보는 건, 충분히 재미있지 않나요?               p.91


블랙홀로 타임머신을 만든다면 시간여행이 가능할까, 지구에 토성 같은 고리가 생긴다면 어떨까, 우주로 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끊어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소행성 하나를 지구로 가져올 수 있을까, 빛과 똑같은 속도로 달린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이야기, 황당한 가정들을 진지하게 따져가다 보면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이 이어지는 동안, 현실의 그 어떤 과학보다 과학적인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이번에 만난 것은 유튜브 〈안될과학〉을 통해 137만 구독자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과학을 알려주는 과학커뮤니케이터 '항성'의 첫 책이다. 황당한 질문과 진지한 과학 사이의 거리가 생각보다 멀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 책은 호기심으로 시작해 과학적 사고와 추론, 계산을 거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한번 생긴 궁금증을 집요하게 놓지 않는 과학자의 생각법을 따라가다 보면 '쓸모없는 답이라고 해도, 알면 재미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세상에 쓸모없는 일이 뭐가 있겠냐만은 말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지구 반대편까지 터널을 이용해 이동한다는 상상이었다. 한낮에 서울 한복판에서 시작해 드릴을 꽂아 지구 중심을 그대로 내려가면, 이론상 아르헨티나 동쪽 대서양 어딘가로 나오게 된다. 물론 발아래로는 지각과 맨틀, 그리고 섭씨 6,000도에 달하는 핵이 차례로 놓여 있다. 이 터널에 몸을 맡기면 중력이 끌어당기고, 연료도 엔진도 없이 지구 반대편까지 도달할 수 있다니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언젠가 미래에 진짜 누가 이런 터널 개발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며 흥미롭게 읽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천재가 답을 찾았다는 과학사가 아닙니다. 어떤 발견은 누군가에게 도달합니다. 하지만 언제 도달하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티코의 기록과 케플러의 판단이 같은 시기에 만났기 때문에, 행성의 움직임은 그때 비로소 새롭게 설명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과학의 돌파는 진실만으로 오지 않습니다. 그 진실을 보여주는 데이터와 그것을 읽어낼 사람과, 그것이 만나는 시기가 함께 와야 합니다. 알면 재미있지 않나요?                p.330


왜 하루는 24시간밖에 안 되는지, 늘 시간이 부족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이들에게 '하루가 두 배가 된다면'이라는 상상은 정말 꿈같은 일이다. 수면 시간을 줄여 보기도 하고, 새벽 기상에,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어 계획을 세워보기도 했지만, 늘 일상에 쫓기며 살고 있는 나에게도 말이다. 그래서 '하루가 48시간이라면' 문구를 보자마자 이건 진짜 궁금하다고 생각하며 읽어 보았다. 만약 하루가 48시간이라면 잠도 더 자고, 일도 더 하고, 쉬는 시간도 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누구나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얼핏 단순하게 들리는 이 상상을 과학적으로 검증해보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하루가 48시간이 된다는 것은 시간이 더 생긴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구가 지금보다 훨씬 천천히 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지금 지구는 약 24시간을 주기로 한 바퀴씩 돌고 있다. 그 속도가 절반이 되면 해가 뜨고 지는 속도가 달라지고, 낮과 밤이 길어지고, 바람이 도는 방식이 달라지는 등 지구 자체가 바뀌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이 책 속 호기심들은 그저 재미를 넘어서 과학적인 정확성을 통해 풀어내고 있어 좋았다. 


또한 각각의 에피소드가 끝나면 저자의 머릿속에서 탄생한 특별하고 독특한 우주를 일러스트로 수록했다. 상상력을 고스란히 펼쳐놓은 일러스트라 내용 이해는 물론 과학을 더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과학이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기발한 과학 문답을 통해 보여준다는 점이다. 과학에서 중요한 건 이미 알려진 것들을 '아는' 게 아니라, 왜 그런지 끝까지 '묻는' 태도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자, 기발하고 정교한 과학의 세계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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