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선물할게 웅진 세계그림책 211
케이티 코튼 지음, 마이렌 아시아인 로라 그림, 김영선 옮김 / 웅진주니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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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아기 곰은 엄마 곰에게 안겨 밤하늘의 별들을 본다. 저 하늘 멀리서 반짝이는 별들이 너무 예뻐서 갖고 싶다고 말하는 아기 곰에게 엄마 곰은 말한다.

 

"엄마가 별을 따 줄게.
밤하늘을 수놓은 별 중에 하나를 너에게 줄게.
작은 별을 선물해 줄게."

 

 

그렇게 엄마 곰과 아기 곰은 늦은 밤 바깥으로 나온다.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을 따러 가는 것이다. 시커먼 그림자들이 스치고,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는 어두운 숲을 지나고, 파도가 으르렁대며 몰아치는 넓은 바다를 건넌다. 그리고 차디찬 눈을 밟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 산꼭대기에 올라 손을 뻗으면 별이 닿을 것 같은 높은 곳으로.

 

엄마 곰은 아기 곰에게 별을 따 줄 수 있을까?
힘차게 뛰어 올라 빛나는 별을 잡아 올 수 있을까?

 

 

도심에서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밤하늘 가득 총총히 빛나는 별들의 모습을 바라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뿌연 공기와 미세먼지 등으로 별을 보기도 힘들고, 있다 하더라도 띄엄띄엄 빛나는 모습 정도이니 말이다. 오래 전 정말 쏟아질 것처럼 빛나는 별들을 본 적이 있다. 우주 한 가운데 있는 듯한 느낌, 반짝이는 별빛들이 정말 너무 아름다웠다.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그림들이 너무 신비롭고 근사해서 그 때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도심의 밤하늘, 숲 속의 밤하늘, 바다 위의 밤하늘, 그리고 물 속에 비친 별들의 풍경, 산꼭대기에서 마주하게 되는 밤하늘의 모습들이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되는 기분을 안겨주는 그림책이었다.

 

 

하늘의 별이라도 따줄게, 라는 말은 사랑에 빠진 연인에게, 뭘 줘도 아깝지 않은 자식에게 할 수 있는 어떤 상징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불가능하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하게 만들고 싶다는 바람과 닿을 수 없는 것에 닿고자 하는 마음이 만들어낸 말이니 말이다. 별을 갖고 싶은 아기 곰을 위해, 엄마 곰은 별을 따다 주겠다고 약속한다. 그것은 부모가 자식에게 보여주는 무한한 사랑의 약속과도 같다.

 

별을 향해 가는 아기 곰과 엄마 곰의 여정이 너무도 따뜻하고 아름다워 보는 동안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그림책이었다. 특히나 밤 풍경을 근사하게 그려내고 있는 그림들이 정말 사랑스러운 작품이라 그냥 그림만 보면서 페이지를 넘겨도 너무 좋은 그림책이다. 아이에게 세상 모든 걸 해주고 싶은 부모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아이와 함께 읽어도 좋고, 힐링이 필요한 날 혼자 읽어도 다정하고 든든한 마음을 선물해주는 책이니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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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완벽한 스파이 1~2 - 전2권
존 르 카레 지음, 김승욱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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핌은 탑승권을 잘게 찢어 재떨이에 버렸다. 어디까지가 계획이고, 어디까지가 임기응변이었을까.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 지금은 행동할 때지, 고민할 때가 아니니까. 버스 티켓, 히스발 레딩행. 가는 동안 비가 내렸다. 레딩발 런던행 편도 기차표는 상대를 속이기 위해 구입한 것이었다... 그는 이 표들도 잘게 찢어 역시 재떨이에 버렸다. 습관 때문인지 아니면 공격적인 심리 때문인지, 하여튼 재떨이에 수북이 쌓인 종잇조각 더미에 성냥으로 불을 붙인 뒤 눈 한 번 깜짝하지 않고 붙박인 듯 불꽃을 바라보았다.     - 1권, p.52

 

50대 초반인 매그너스 핌은 소년처럼 앳되어 보이면서도 눈에 띄는 미남이었다. 그는 영국 정보부의 비밀 요원으로 아버지 릭의 장례식을 위해 런던에 갔다가 사라져 버린다. 그는 지금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것처럼 보이는 데번주 남부의 바닷가 마을에 도착한 참이다. 한편 빈에서는 그의 아내 메리 핌과 1시간 동안 창가에 서서 차가 오기를, 초인종이 울리기를, 남편이 집에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는 지금쯤 공항에 세워 두었던 자동차를 몰고 저 길을 달려와 집에 도착해야 했을 거였다. 하지만 그는 공항에 나타나지 않았고, 남편 대신 그의 상사인 잭 브러더후드가 집에 찾아온다. 다급하게 여러 사람을 데리고 나타난 잭 브러더후드는 분노에 휩싸여 있었고, 핌이 전에도 이렇게 사라진 적이 있는지, 그가 좋아하는 자신만의 은신처가 있는지 다그치듯 묻는다.

 

만약 그가 국가와 동료와 가족을 배신한 거라면, 이 일은 절대 새어 나가면 안 되는 극비사항이었다. 게다가 핌이 실제로 체코 정보부를 위해 일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축적됨에 따라 그를 추격하는 잭과 메리의 마음은 복잡해진다. 핌은 아내의 예상대로 누군가에게 납치된 것일까. 아니면 상사의 짐작대로 동료를 배신하고 다른 일을 하려는 걸까. 이야기는 빈에서 핌을 찾으려는 이들의 모습과 바닷가 마을에서 자신의 회고록을 쓰고 있는 핌의 모습이 교차 진행되고 있다. 그렇게 핌의 과거와 현재가 함께 차곡차곡 쌓이면서 아버지와 어머니, 친구를 비롯해 한 남자의 숨겨 왔던 삶이 펼쳐진다. 담담하면서도 파괴적으로, 우아하면서도 충격적으로. 무엇보다 이 작품이 르카레의 특별했던 아버지와 진실했던 친구, 그리고 자신의 직업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 바탕이 된 자전적인 요소들이 가득하다는 점이 매혹적이었다.

 

 

 

처음에는 그 수많은 사람들의 불행에 그의 감수성이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그는 그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걱정스러운 마음을 숨기지 못해 애를 먹었다. 그래요,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당신이 몬트리올로 갈 수 있게 해줄게요. 그래요, 캔버라에 있는 당신 어머니에게 당신이 여기 무사히 잘 있다는 말을 전해 줄게요. 처음에 핌은 자신이 고생을 겪은 적이 없다는 사실에 당황했다. 그가 심문하는 사람들은 모두 아직 젊은 그가 평생 겪은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하루에 경험한 적이 있었다. 그는 그것이 분했다.      - 2권, p.271

 

이 작품은 스파이문학의 거장, 존 르카레의 자전적 소설이다. 그의 스물네 번째 장편소설로 르카레가 자신의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아하고, 보람을 느끼는 작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극중  매그너스의 아버지인 릭 핌의 인생에 실제 자신의 아버지가 거쳐온 종횡무진 인생을 거울처럼 반영했다고 한다. 그는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사립 탐정 두 병을 고용해 아버지가 처음 유죄 판결을 받았을 때의 법원 기록과 신문 보도에서부터 여러 나라에서 체포되어 수감되었을 때의 기록에 이르기까지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문서들을 손에 넣기 위해 노력했다. 그에 대한 배경은 2권의 후반부에 수록된 작가의 말에서 자세히 만나볼 수 있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책을 포함해서 평생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고 자랑했다. 그리고 항상 자기가 없었다면 아들이 아무것도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르카레는 '유년 시절은 소설가의 통장 잔고'라는 그레이엄 그린의 말에 기대어, 어떤 면에서는 십중팔구 아버지의 말이 옳을 거라고 말한다. 르카레가 실제 유럽에서 활동하는 비밀 요원이었고,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라는 작품의 성공으로 요원 생활을 그만두고 본격적인 작가가 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그의 작품들은 국내에도 꽤 많이 소개되었는데, 사실 읽기에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 초점을 두고 있는 그의 작품은 스파이 문학이라는 장르적 재미보다는 인간의 욕망과 이상, 도덕과 정치 등에 더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을 때 어느 정도 인내심이 필요하지만, 시간을 들여 페이지를 넘길 수록 묵직한 만족감을 안겨주는 작품들임에는 분명하다. 르카레의 작품을 사랑해온 독자라면, 그의 자전적 요소가 많이 들어 가있는 이 작품은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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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코드 (특별합본판) - 재능을 지배하는 세 가지 법칙
대니얼 코일 지음, 윤미나.이지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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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연습을 제대로 이해하면, 브론테 자매를 정확히 볼 수 있는 길이 나타난다. 초기 작품의 미숙함은 그들이 궁극적으로 성취한 문학적 위상과 모순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선결 조건이다. 그들은 미숙한 모방으로 시작했음에도 위대한 작가가 된 것이 아니라, 미숙한 모방에 엄청난 양의 시간과 노력을 기꺼이 쏟아부었기 때문에 위대한 작가가 될 수 있었다. 말하자면, 작은 책들이라는 좁지만 안전한 공간에서 미엘린을 쌓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어린 시절에 쓴 글은 협동적인 심층 연습의 산물이었다. 그 연습을 통해 그들은 스토리텔링이라는 근육을 발달시켰다.     p.56

 

냉혹하고 포악한 아버지에게 시달리며 엄마 없이 자란 세 자매 샬럿, 에밀리, 앤은 위대한 작품을 남기고 젊은 나이에 죽었다. 사람들은 셋 모두 탁월한 작가라는 이유로 브론테 자매를 타고난 천재처럼 여긴다. 하지만 이들이 처음에 쓴 작은 책들은 미숙하고, 뻔하기 짝이 없었으며, 독창적인 창작물과 거리가 멀었다. 그야말로 어린 천재의 징후가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브론테 자매들은 다양한 형태로 많은 분량의 글을 썼는데 15개월 주기로, 평균 80쪽에 달하는 작은 책을 스물두 권씩 썼다. 그들에게 글쓰기는 마치 롤플레잉 게임처럼 일종의 사교 행위였던 것이다. 막무가내식 글쓰기, 오싹할 정도로 엉망인 맞춤법, 눈에 띄는 미숙한 사고의 흐름과 성격 묘사 등은 그들이 타고난 소설가라는 관점의 근거를 흔들리게 만든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들이 꽤 오랫동안 신층 연습을 해왔기에 결국 영국 문학 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손꼽히는 작품을 쓸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한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어느 날 아침, 평범한 아이가 눈에 띄게 비범한 행동을 하는 것이 비디오카메라에 포착된다. 한 달치 연습을 6분 만에 해치운 것이다. 게다가 이 소녀는 평소에 음악적인 재능이 특별하진 않다는 말을 들어 왔다. 좋은 귀를 타고나지 못한 데다 리듬감은 평균 수준이었고, 그나마 의욕은 평균 이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날, 정확히 5분 54초 동안 소녀의 실력이 향상되는 속도가 10배나 빨라진 것이다. 정작 본인은 그러한 사실을 전혀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평범한 사람이 마술에 걸린 것처럼 생산성이 극대화된 구간에 빨려 들어가 있는 그 짧은 시간은 어떻게 된 것일까. 이 책은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소녀의 연습실과 재능의 용광로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거다.

 

 

 

이렇게 작은 아이들이 어느새 어른이 되어 믿기지 않을 만큼 복잡하고 놀라운 일들을 해낸다는 것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불가능하지 않다. 언젠가 반드시 일어날 것이다. 예전에 우리 막내딸 조이는 개를 기르는 뚱뚱한 왕과 왕비에 대한 노래를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려고 한 적이 있다. 맘대로 잘되지 않자 조이는 자주 멈추었고 실수를 했고 거듭 시도했다. 서툴지만 근사한 소리가 났다. 조이는 당차게 말했다. "나는 이 노래를 수천 번, 수만 번 연습할 거예요. 그러면 굉장히 잘하게 될 테니까요.      p.296~297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탤런트 코드는 미엘린이라는 신경 절연 물질을 비롯해 과학계의 여러 혁명적인 발견을 바탕으로 수립된 개념이다. 저자는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은행 강도, 바이올리니스트, 전투기 조종사, 예술가, 스케이트보더 등의 사례를 통해 특정한 행동 규칙에 대해 살펴 본다. 당사자들조차 짐작하지 못하는 이유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놀라운 재능의 실체를 파헤쳐 탤런트 코드를 해독해내는 것이다. 실내 코트가 달랑 하나뿐인 궁핍한 러시아 테니스 클럽에서 어떻게 미국 전체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여자 선수들을 세계 랭킹 20위권에 올릴 수 있었을까? 텍사스 댈러스의 허름한 상가에 자리 잡은 음악학교는 어떻게 굵직한 팝 스타를 줄줄이 배출하고 음반 계약 성공률 90퍼센트라는 기적을 이룰 수 있었을까? 영국 외딴 시골에 있는 가난하고 교육 여건이 열악한 집안에서 어떻게 세계적인 작가를 셋이나 길러낼 수 있었을까? 모든 경우에 똑같은 질문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이런 특별한 재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어떻게 발전하는가?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보여준다.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인류의 오랜 관심사인 재능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고 다녔다. 그리고 뉴욕의 허름한 음악 아카데미에서 모스크바의 오래된 테니스 코트까지, 보잘것없는 곳에서 배출한 엄청난 능력의 개인과 집단을 연구하면서 이들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재능 폭발의 패턴을 발견하게 된다.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들에게 발견된 공통된 특징은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타고난 유전자나 좋은 환경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노력이 쌓여 때가 되면 맞이하는 임계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서 더욱 흥미로운 책이었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특별합본판은 저자가 후속작으로 출간한 매뉴얼북 <재능을 폭발시키는 52가지 학습의 기술>을 책 속 책으로 통째로 수록하고 있다. 세계 곳곳 재능의 용광로를 취재하며 수집한 효과적인 스킬 향상 비법을 정리한 책으로, 실제 학습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아이디어 52가지가 담겨 있는 최고의 매뉴얼이다. 방대한 취재와 조사를 바탕으로 쓰인 이 책은 재능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왜 비슷한 조건에서 똑같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서도 엄청난 차이가 발생하는지 의문을 품어본 적이 있다면, 새로운 형태의 자기계발서를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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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는 특별한 것과 평범한 것이 모두 필요하다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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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하고,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고, 근처에서 장을 보고, 아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 이런 '생활'을 외국에서도 열심히 하다 보면 뭔가 저절로 드러나는 게 있지 않을까? 그곳 사람들과도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어디로든 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목적지는 상관없다. 생활이라면, 어디서든 할 수 있으니까. 내가 그냥 나로 존재하기만 하면, 어디서든 살아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진짜 모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p.25~26

 

이나가키 에미코의 책은 이번에 처음 만나게 되었지만, 띠지에 실린 작가의 사진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한 번 보면 절대 잊어 버릴 것 같지 않았다. '아프로헤어'라니.. 흑인도 아니고, 개그맨도 아닌 일반인이 이런 헤어스타일을 한 것은 처음 보았으니 말이다. 아사히 신문의 인기 칼럼니스트이자 편집위원이었던 그녀는 50이라는 나이에 안정된 직장을 퇴사한다. 그 이야기를 쓴 <퇴사하겠습니다>라는 책은 국내에서도 방송이 된 적이 있으니 아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이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시작된 ‘개인적 차원의 탈원전 생활’로 이유 있는 ‘전방위 미니멀 라이프’는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라는 책을 통해 소개되었다. 그리고 퇴사가 가져온 밥상의 변화와 음식의 미니멀리즘에 대해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하여>라는 책에서 이야기했고, 이번 책은 국내에 소개되는 그녀의 네 번째 책이다.

 

이번에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프랑스 리옹에서 시도해본 '자취 생활'이야기를 들려준다.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어릴 적부터의 꿈을 퇴사 후에 실현시켜 보고 싶다는 마음이 그 시작이었다. 프랑스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외국에서의 생활을 뒷바라지해줄 회사도 이제 없고, 오로지 혼자, 게다가 거주할 집조차 없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러다 아무런 준비 없이, 평소의 자신 그대로 훌쩍 떠나보자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게 53세의 그녀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뻔뻔스럽게, 달랑 몸둥히 하나 들고, 말도 안 통하는 유럽으로' 날아간다. 그래서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매일 아침의 카페 수행. 늘 앉는 스툴 의자에 다른 사람이 앉아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살금살금 안족 칸막이 자리에 앉자, 그 미인 로커 종업원이 "마담, 여기 비었어! 와서 앉아요!" 하며 손짓한다. 너, 넘 기뻐..... 게다가 이젠 주문도 받지 않고 확인 작업도 없이, '프티 크렘'을 테이블 위에 놓아준다(눈물). 아아, 나, 해냈어요! 드디어! 동양에서 온 이상한 아프로헤어가 완벽하게 단골로 받아들여졌다고요!     p.163

 

비행기가 두 시간 반이나 지연되어 밤늦게 도착한 리옹 공항은 너무나 한산했고, 택시 승강장에는 택시는커녕 사람 하나 없었다.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숙소 주인과 연락할 길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며 걱정하다 겨우 만나 낡은 집에 도착하며, 저자의 리옹 '생활'이 시작되었다. 관광지가 아니라 평범한 프랑스인들이 평범하게 사는 지방도시의 주택가에 머물며 시장을 봐서 식재료를 구비하고, 평소처럼 카페에 가서 글을 쓰는 일상을 보내기 시작하지만, 모든 여행이 그렇듯이 언제나 생각과는 다른 일들이 벌어지게 마련이다. 게다가 그녀는 평소에도 해외여행이 무척 불편했던 사람이다. '살아보기'는 커녕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다고 스스로에 대해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가이드북과 잡지를 열심히 읽고 막상 도착해보면 매번 기대와 달랐고, 화려한 요리 사진에 잔뜩 환상을 품고 찾아가보지만 대체로 생각만큼 맛있지가 않았던 것이다. 그랬던 사람이 프랑스 리옹에서 무작정 자취 생활을 시작했으니 순탄하지 않으리라 생각이 되었다. 하지만 원래 모든 일은 예상과 달라지는 지점에서 더 재미있는 법이다.

 

계획 없이 떠난 여행길에서 얻은 인생의 비밀이 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자유롭고, 엉뚱하고, 과감한 그녀의 14일 동안의 여행기가 우당탕탕 펼쳐진다. 14일 동안 리옹에서 ‘일상을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이어가는 것’을 목표로 보내는 여정은 정말 유쾌하고 재미있었다. 여행이 사라진 요즘, 이 책을 읽으며 언젠가는 돌아올 여행의 시간을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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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노트북 하나로 월급 독립 프로젝트 - 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는 디지털 파일 판매의 모든 것
노마드 그레이쓰 지음 / 리더스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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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만큼 일하는 것, 정말이지 모두가 꿈꾸는 삶 아닐까요? 누구나 디지털 노마드로서의 삶을 시작할 수는 있지만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는 모든 걸 혼자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무게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율성에는 절제와 책임감이 뒤따릅니다. 누군가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일정을 계획하고 그에 맞춰 일상을 조율해야 하니까요.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게을러지거나 포기하기 쉽다는 말이죠.     p.36

 

이 책의 저자는 집에서 두 아이를 키우며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대기업 임원 연봉을 벌고 있는 상위 1% 글로벌 셀러이다. 디자인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관련 직종에서 일한 경력도 없으며, 특별한 손재주를 타고난 것도 아닌, 지극히 평범한 육아맘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그녀는 대체 어떻게 연 2억의 매출 수익을 올리게 된 걸까. 어릴 적 컴퓨터 학원에서 잠깐 포토샵을 배운 것이 전부인데, 방구석에서 노트북 하나로 디지털 파일 판매 비즈니스를 하게 된 것일까.

 

디지털 파일을 사고 판다는 개념 자체가 낯설게 느껴지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저자는 우연히 아기 모자를 쇼핑하던 중에 '엣시(Etsy)'라는 이름의 해외 플랫폼을 발견하게 된다. 예쁘고 독특한 핸드메이드 제품들이 많았던 그곳에서 마음에 드는 포스터를 발견했는데, 물건을 구매하고 실제 제품이 택배로 도착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문하면 바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는 거였다. 완제품을 배송해주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파일'을 자체를 '인쇄용'으로 판매하는 거였다. 그걸 보며 저 정도 디자인이면 내가 직접 만들어도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고, 자신이 만든 파일을 조금씩 팔게 된다. 그렇게 등록한 파일 리스트가 100건쯤 되었을 무렵, 어느새 월세 정도의 수익이 들어오고 있었다. 지금은 총 여섯 개의 플랫폼에서 디지털 파일을 판매하고 있으며, 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는 '패시브 인컴'으로 2년 만에 연 수입 1억 원 돌파, 4년 만에 글로벌 톱 1% 셀러에 등극하게 된다.

 

 

 

예전의 저는 하고 싶은 게 뭔지 몰라서 늘 고민인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일을 시작한 이후 나는 참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었구나, 깨닫게 되었어요. 작은 성공 경험이 차곡차곡 쌓이고 나니 이제 '할까 말까'에 대한 고민은 길게 하지 않는 편입니다. 어느새 지금은 플랫폼 여섯 개에 문어발을 걸치고 있지요. 제가 도전한 것에 모두 성공했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닐 거예요. 수익이 들쑥날쑥하고 저조한 플랫폼도 있습니다. 첫 아이템부터 바로 대박이 난 것도 아니에요. 계속해서 꾸준하게 작업을 한 결과입니다.     p.256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것은 세상 모든 이들의 꿈일 것이다. 경제적 자립을 통해 조기 은퇴의 목표를 갖고 있는 파이어족,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며 자유롭게 일하고 싶은 로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자신의 취미를 판매로 연결시켜 수익을 만들어내는 사람들, 부캐의 유행으로 투잡을 준비 중인 직장인들 등등... 이 책은 이런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것 같다. 특히나 초보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종류의 디지털 파일들에 대해 쉽고,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어 디자인을 한번도 배워본 적 없는 이들조차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장점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할 때만 해도 글로벌 플랫폼에 디지털 파일을 판매한다는 것이 낯설고 생소하게 느껴졌는데, 책의 마지막 장에 이르렀을 때 즈음엔 대략 이런 일이 어떤 구조로 어떻게 돌아가는 지 손에 잡힐 것처럼 정리가 되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뜬구름 잡는 허황된 이야기나 뻔하고 진부한 이론만 늘어놓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실용적인 정보들과 노하우를 모두 수록하고 있는 대단히 현실적인 이야기들이라 흥미로웠다. 일과 쉼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전 세계 어디든 일터가 되는 삶, 디지털노마드를 꿈꾼다면 이 책은 그야말로 제대로 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근로소득에만 의존해서는 재테크나 노후 준비는 불가능에 가깝고,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N잡',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러니 업로드 한 번으로 전 세계에서, 자동으로, 지속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월급 독립'을 꿈꾸는 세상의 수많은 직장인들에게,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버는 삶을 꿈꾸고 있는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디자인에 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고, 아이디어도 전혀 없다고 하더라도 괜찮다. 이 책에는 각종 아이디어와 여러 자료와 경험에서 비롯된 꿀팁들이 아낌없이 담겨 있으니 저자가 공개하는 노하우들을 통해서 꿈을 현실로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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