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윌북 클래식 호러 컬렉션
에드거 앨런 포 지음, 황소연 옮김 / 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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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느끼는 이 공포를 이해하기란 전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 끔찍한 해역의 미스터리를 풀고 싶다는 내 호기심이 절망감마저 넘어선 이상, 더없이 참혹한 죽음과도 타협할 수 있게끔 나를 이끌 것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어떤 흥미로운 지식을 향해, 아는 자는 파멸할 수밖에 없어 결코 밖으로 새어나갈 수 없는 비밀을 향해 곧장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 조류는 우리를 남극으로 데려가는지도 모르겠다. 너무나 터무니없는 추정이 오히려 더 그럴듯 하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 '병 안의 수기' 중에서, p.55

 

어릴 때부터 온순하고 인간적인 성품으로 알려졌던 나는 특히나 동물들을 좋아했다. 많은 시간을 동물들과 함께 보냈던 나는 결혼을 해서도 다양한 반려동물들을 집에 들였다. 새들과 금붕어, 개와 토끼, 원숭이, 고양이였는데, 그 중에서도 놀라우리만치 영리했던 고양이 플루토가 특히 나를 따랐다. 그런데 몇 년 뒤 나는 폭음을 일삼으면서 나날이 성격이 괴팍해져, 아내에게도 폭언과 폭력까지 휘두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얼큰히 취해 집에 온 나는 고양이에게 사악한 분노를 느끼게 되었고, 여러 방법으로 녀석을 괴롭히다 결국 죽게 만들고 만다. 하지만 얼마 뒤 플루토와 비슷한 검은 고양이를 집에 들이게 되고, 자신을 노골적으로 따르는 것에 반감을 느껴 점자 증오감을 불태우게 된다. 나의 극악한 악행은 점점 최악의 결말을 향해 가는데, 그야말로 광기가 불러온 끔찍한 이야기였다.

 

 

포의 대표적인 단편 중 하나인 <검은 고양이>는 작품을 실제로 읽어 보지 않은 이들조차 내용을 알만큼 유명하다.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고백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신뢰할 수 없는 화자'를 최초로 선보인 작품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최근 몇 년 동안 사랑받는 장르인 도메스틱 스릴러, 심리 스릴러에서 자주 사용되는 기법이 이렇게나 오래 전에 사용되었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이 작품에서 '나'는 자신이 지극히 광적이고 야만스러운 이야기를 하려 하는데, 믿어주기를 바라지도 간청하지도 않겠다는 말로 서두를 연다. 자신에게는 공포 그 자체인 사건들이지만 참혹하다기보다 기괴하게 비칠 일이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독자들은 화자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따라가게 되지만, 그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의심스럽다. 게다가 '나'의 행동을 쉽사리 이해하기도 어려우니, 그 비정상적이고 통제력을 상실해가는 모습에서 점점 불편함과 오싹함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재미있는 건 작가인 포는 실제로 고양이를 좋아했다는 사실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그가 이렇게나 거리낌 없이 고양이를 죽이고, 무시무시한 존재로 만들었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내 상상력이 깨어난 것이었을까, 아니면 공기 중의 안개탓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면 방 안에 감도는 왠지 모를 어스름 때문이었나, 베르니스의 몸을 감싸는 늘어진 잿빛 옷자락 때문이었나. 베르니스의 윤곽은 몹시 가물거리며 불분명해 보였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나는...... 단 한마디도 입 밖에 낼 수 없었다. 싸늘한 한기가 온몸을 휘젓고, 걷잡을 수 없는 불안이 나를 짓눌렀다. 거센 호기심이 내 영혼을 사로잡았다.           - '베르니스' 중에서, p.347

 

에드거 앨런 포의 삶은 비극적이고, 암울했으며, 불행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그는 마흔이라는 짧은 생을 살았지만, 수 세기 동안 그의 작품들은 여러 장르와 분야에서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 왔다. 미국 미스터리 작가 협회는 한 해의 최고 미스터리, 추리 소설을 기리는 '에드거 상'을 만들었고, 숱한 호러, 미스터리, SF 작가들이 에드거 앨런 포의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나 역시 어린 시절에 포의 <검은 고양이>를 읽고는 그 선명한 이미지가 오래도록 머릿속에 각인되어 한동안 길에서 검정 고양이만 보아도 피해갔었다. 짧은 분량의 이야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얼마나 섬뜩하고 오싹했던지 무서워서 책을 쳐다보지도 않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다시 읽게 된 포의 작품들은 놀랍도록 시적이었다. 어둡고 그로테스크했지만, 그럼에도 섬세하고 아름다웠다. 그의 소설들은 시처럼 간결하면서도 복합적으로 읽혔고, 그의 시들은 소설처럼 하나의 서사를 가지고 눈앞에 그림을 그려내고 있었다. 이번에 호러컬렉션으로 다시 만나게 된 포의 작품들 역시 그러했다. 그의 어두운 상상력으로 빚어낸 초현실적인 이야기들은 수백 년을 거슬러 올라와 우리를 강력하고 완벽하게 미지의 세계로 끌고 들어간다. 이 책을 읽는 누구든, 에드거 앨런 포의 마법에 홀리게 될 것이다.

 

고전문학을 현대적인 시각과 시대 정신을 담아 선보이는 윌북 클래식 신작이다. 시즌 1 걸클래식 컬렉션, 시즌 2 라이트 컬렉션, 시즌 3 환상 컬렉션에 이어 첫사랑 컬렉션이 나왔고, 이번에 선보이는 컬렉션의 주제는 '호러'이다. 모든 걸 끌어낼 수 있을 만큼 근원적이나 인간을 가장 연약하게 무너뜨릴 수 있는 감정 ‘공포’를 이야기 속에 녹여 세기의 명작이 된 세 편의 고전<프랑켄슈타인>,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드라큘라>를 수록했다.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에는 그의 작품 세계가 가장 잘 드러나는 대표작을 비롯해 섬뜩하고 기괴한 분위기의 단편 25편이 수록되어 있다. 윌북 클래식 시리즈는 '번역'에 중점을 두고 있어 지금 우리 시대가 걸어가는 방향에 발맞춘 번역을 통해 다시 읽어 보는 고전의 맛을 느낄 수 있으니 이번 기회에 고전 호러의 맛을 제대로 느껴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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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여우 소금이의 따스한 사계절 컬러링북 사막여우 소금이의 컬러링북
소금이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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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하기에 딱 좋은 취미생활 중 하나가 바로 컬러링북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채색을 하다 보면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게 되어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컬러링북을 통해서 일상에 지친 스트레스를 해소 하고,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색칠공부하던 그 기억을 떠올리며 동심과 순수함을 되찾는 시간도 되고 말이다.

 

 

오랜만에 만난 컬러링북은 소금이 작가의 <사막여우 소금이의 따스한 사계절 컬러링북>이다. 소금사막에서 온 사막여우 소금이와 작은 선인장 친구 소소를 주인공으로 그들의 포근하고, 따스한 일상을 보여준다.  얼마 전에 티비에서 볼리비아의 소금사막을 보면서 그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했었는데, 바로 그곳이 사막여우 소금이가 태어난 곳이라고 한다. 호수의 소금들이 결정화되어 사막처럼 보이는 그곳은 마치 하늘과 땅의 경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비현실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소금이라는 캐릭터가 그곳에서 탄생했다고 하니 더 반갑게 느껴졌다.

 

 

소금이는 우연히 떨어진 별똥별을 만나 새로운 곳으로 긴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낡은 빈 집에 혼자 남겨진 선인장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렇게 둘은 서로를 벗 삼아 다양한 계절을 함께 보내게 되는데, 컬러링북은 바로 그 사계절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하나의 스토리처럼 보여준다.

 

함께 바이크를 타고 소풍을 떠나고, 풀밭에서 싱싱한 딸기를 먹고, 오후의 티타임도 가지며, 흐드러진 벚꽃 나무아래에서 그네를 타기도 한다.

 

 

여름이 되면 기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고, 푸르른 바닷속에서 스노쿨링을 즐기기도 하며, 캠핑 가서 바베큐도 먹고, 패러글라이딩을 하며 하늘을 날아보기도 한다. 가을이 되면 집 앞에 가득 쌓인 낙엽을 쓸고, 집에서 부침개도 부쳐 먹고, 할로윈 파티도 즐긴다. 겨울이 오면 따스한 난로 앞에서 뜨개질도 하고, 얼음 낚시와 썰매도 해보고, 온천에서 뜨끈한 물에 몸을 담가 보기도 한다. 소금이와 소소의 여정은 각각의 계절에 맞는 풍경을 일상과 판타지를 기묘하게 섞어 만들어 더욱 환상적이다.

 

 

컬러링 도안은 총 64개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왼쪽에는 작가의 채색 원화, 오른쪽에는 라인 드로잉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180도로 쫙 펼쳐지는 제본이라 편하게 채색하기도 좋다. 컬러링북은 많은 재료가 필요하지 않아 더 좋다. 색연필과 책 한 권이면 되니 말이다. 특히나 사막여우 소금이와 선인장 소소 캐릭터가 너무도 귀엽고 사랑스러워 컬러링북을 넘겨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직접 채색을 하는 동안에는 점차 완성되어 가는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고 말이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에 지쳐 있는 직장인들을 위한 취미 생활 중에 비용이며, 시간이며 따져보아도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컬러링북이 아닐까 싶다. 올 겨울에는 편안하고 따뜻한 집에서, 소금이와 함께 사계절 컬러링북을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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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강아지 봉봉 3 - 거리의 비밀 요원 낭만 강아지 봉봉 3
홍민정 지음, 김무연 그림 / 다산어린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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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강아지 봉봉> 시리즈 그 세 번째 이야기가 나왔다. 근사한 번개 무늬를 타고난 엉뚱 발랄 사랑스러운 마당 개 봉봉과 고양이 친구 너트와 볼트의 모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이 시리즈는 아이가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 중의 하나이다. 매번 다음 책에 대한 예고편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늘 조바심 내며 기다리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1권에서는 고물상 마당에 살고 있는 강아지 봉봉을 잡아 가려는 수상한 사람으로부터 도망치게 되는 이야기를 보여줬었다. 봉봉의 밥을 매번 뺏어 먹고 도망가던 고양이 볼트와 너트가 목줄에 묶인 채로 밖에 나가본 적 없는 어린 강아지 봉봉을 우연히 도와주게 되면서 무사히 탈출에 성공하게 되었다. 그렇게 봉봉과 볼트, 너트는 세상을 향해 첫걸음을 떼게 되었다.

 

 

2권에서는 고물상을 탈출해 세상 밖으로 나온 봉봉과 친구들의 모험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봉봉과 똑같이 생긴 강아지를 찾는다는 포스터를 발견한 볼트와 너트 덕분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봉봉은 자신이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어쩌다 고물상에 가게 되었는지 늘 궁금했던 터라, 혹시 잊고 있었던 자신의 주인이 나타난건 아닌지 기대한다. 볼트의 장난 덕분에 미용실 열처리 기구가 기억을 찾아준다고 믿고 봉봉이 의자 위로 폴짝 올라 갔던 장면은 귀엽기도 했지만, 마음이 짠해지기도 했다. 그래서 정말 봉봉의 진짜 주인이 나타나진 않을까 함께 기대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물론 결말은 예상 밖의 상황으로 펼쳐지지만, 내가 내 주인이라고 말하는 삼총사의 뒷모습은 뭉클하고 감동적이기도 했다.

 

 

자, 이번에 만난 3권에서는 마치 007처럼 선글라스와 무전기에 양복 차림을 한 봉봉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어 더욱 기대가 되었다. 시작부터 봉봉은 자신이 싸움을 싫어하는 '평화주의 개'라고 선언한다. 길고양이 볼트와 너트, 시궁쥐 톱니, 수다쟁이 비둘기 먹구까지.. 모두와 함께 평화롭게 살고 싶다고 말이다. 그말은 즉, 그들의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가 나타난다는 암시이기도 할 것이다. 과연 봉봉과 삼총사를 위협하는 존재는 누구일까.

 

어떤 못된 고양이가 비둘기 한 마리를 공격했다는 으스스한 소문이 무성하고, 그 존재는 바로 너트의 한쪽 눈을 다치게 만들었던 고양이 덩치였다. 볼트와 너트가 절대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던 덩치가 나타날까봐 걱정하는 사이, 봉봉은 산책로를 벗어나 걷다가 길을 잃어 버린다. 그리고 눈이 부실 만큼 하얀 털을 가진 고양이를 만나게 되는데, 방랑 고양이 랑랑이었다. 비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랑랑의 말에 봉봉은 호기심을 느끼게 되는데, 결국 비밀 요원 테스트를 받게 되면서 새로운 모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고양이 해결사 깜냥> 시리즈를 통해 홍민정 작가의 책을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더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낭만 강아지 봉봉>의 봉봉이다.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주는 깜냥은 거침없는 능력자로 그려지고 있지만, 그에 비해 봉봉은 어딘가 어리숙하고, 순진하면서도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귀여운 면모가 더 돋보이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허무맹랑한 꿈을 꾸기도 하지만, 호기심 넘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봉봉을 더 응원하고 싶다는 마음도 든다.

 

개와 고양이는 사이가 나쁘다고 누가 그랬던가. <낭만 강아지 봉봉> 시리즈를 통해 만나는 개와 고양이는 다른 듯하면서도 비슷하고,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아끼고 챙겨준다. 봉봉과 친구들의 우정을 통해서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예고편을 보니 다음 이야기에서는 1권에서 봉봉의 탈출을 도왔던 시궁쥐 톱니가 다시 등장하는 것 같다. 4권에서는 봉봉과 친구들이 또 어떤 모험을 하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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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뇌 - 인간이 음악과 함께 진화해온 방식
대니얼 J. 레비틴 지음, 김성훈 옮김 / 와이즈베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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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학의 방법론이 인지와 음악적 경험에도 적용되면서 지난 20년간 인간의 행동에 관한 연구에서 혁명이 일어났다. 이제 우리는 작동 중인 뇌를 실제로 볼 수도 있고, 특정 활동을 하는 동안에 활성화되는 뇌 영역을 지도로 작성할 수도 있다. 진화생물학자들의 연구와 더불어 신경과학자들은 인간의 뇌가 어떻게 생각을 할 수 있게 적응했는지 밝히고, 뇌가 지금처럼 진화한 이유에 관한 이론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 나는 이런 관점을 음악, 뇌, 문화, 생각에 관한 의문에 적용해보고자 한다.         p.24

 

어느 문화권이든 엄마들은 아기를 재울 때 자장가를 불러준다. 세상이 자기를 이해해주지 않는다고 느끼는 십대들은 힙합과 랩 음악을 듣고, 사랑에 빠져 있거나 이별의 슬픔에 괴로워하는 이들 곁에도 항상 음악이 함께 한다. 카페나 마트에서도 종일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이동하는 시간 동안 혹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 음악은 이렇듯 우리의 삶 어디에나 있고, 또 아주 머나먼 과거부터 존재해왔다. 인지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대니얼 레비틴은 인간 진화의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열쇠는 바로 이 ‘음악’이라고 말한다. 인간을 지구상의 다른 종과 구분해주고, 인간이 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소가 ‘음악적 뇌’, 즉 ‘음악본능’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수만 년간 인류가 거주하는 대륙 곳곳에서 일어났던 음악과 뇌의 진화에 대해 설명하며, 우정, 기쁨, 위로, 지식, 종교, 사랑의 여섯 가지 노래가 인간의 문명을 만들어온 과정을 보여준다. 저자가 음악 프로듀서 출신 뇌과학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경험과 연구의 결정체라고 볼 수 있다. 인류학자, 고고학자, 생물학자, 심리학자 모두 인간의 기원을 연구하지만 그 요소 중 음악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음악이 인간의 기분과 뇌의 화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명백히 알려져 있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저자는 수만 년에 걸쳐 인류가 거주하는 여섯 개 대륙 곳곳에서 일어났던 음악과 뇌의 진화에 대해 짚어 본다. 음악이 어떻게 인간 본성의 발달을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 말이다.

 

 

 

인간의 음악은 위계 구조와 복잡한 구문을 갖고 있고 우리는 이런 제약 안에서 작곡한다. 음악은 언어나 종교와 마찬가지로 다른 종과 공유하는 요소와 인간만의 요소를 두루 갖고 있다. 인간만이 특정 목적을 가진 노래, 다른 노래에 들어 있는 요소로 이루어진 노래를 작곡할 수 있다. 인간만이 거대한 레퍼토리의 노래가 있다(일반적인 미국인은 천 개가 넘는 곡을 손쉽게 구분할 수 있다). 인간만이 여섯 가지 형태에 해당하는 노래들의 문화적 역사가 있다.        p.330

 

우울할 때는 왜 슬픈 노래를 듣게 될까? 언뜻 생각하면 슬픈 감정은 행복한 음악을 들어야 좋아질 것 같은데 말이다. 사람들이 구구단이나 알파벳을 외울 때 리듬을 붙여서 노래하는 이유는 뭘까. 보통 엄청난 길이의 글을 정확하게 기억할 때를 보면 음악을 입힌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다 같이 응원가를 부르면 왜 하나 된 기분이 들까? 전쟁터에 멜로디가 울려 퍼지는 이유는 뭘까? 기억을 잃은 노인이 어린 시절 즐겨 부르던 노래에는 반응하는 까닭은 뭘까.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은 우리의 '음악적 뇌'에서 비롯된다. 아주 오래 전부터 음악은 언어, 대규모 협동 작업,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중요한 정보의 전달 등 복잡한 행동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을 닦아 주었다.

 

멜로디가 있든 없든, 가사가 있든 없든 세상의 모든 음악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힘을 주고, 서로 가까워지게 해준다. 우리는 글자나 셈을 배울 때 노래를 통해 배우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구애의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클래식이든, 대중음악이든, 동요든, 민속 음악이든 간에 음악은 다양한 형태로 매일 새롭게 발명되고, 진화해오고 있다.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유대감을 형성하며,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어 준다. 그러한 음악이 인류 문명의 흐름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음악이 어떻게 사회와 문명의 형성을 가능하게 했는지 이 책을 통해 만나 보자. '음악이 없다면, 인간은 동물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추천평처럼 음악의 가치에 대해서 새삼 깨닫게 되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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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밖에서 찾은 완벽한 리더들 - 진화생물학 권위자 장이권의 20가지 동물의 리더십 이야기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1
장이권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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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우리는 이런 질문을 해볼 수 있다. 왜 리더가 필요한가? 동물 사회에서 리더가 있는 사회와 없는 사회를 비교해보면 거의 에외 없이 리더가 있는 사회가 없는 사회보다 더 성공적이다. 경험이 풍부하고 지혜 많은 리더가 있는 코끼리 무리나 동맹관계를 잘 유지하는 리더가 있는 침팬지 무리처럼 훌륭한 리더가 이끄는 사회는 번성한다. 그리고 능력이 좀 부족한 리더가 이끄는 사회라도 리더 없이 무정부적인 군중의 집단에 속해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p.59

 

대한민국 대표 교수진이 펼치는 흥미로운 지식 체험, ‘인생명강’ 시리즈의 열한 번째 책이다. 이 시리즈는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전국 대학 각 분야 최고 교수진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겼다. 유영철, 정남규, 강호순을 비롯한 범죄자 1천여 명을 프로파일링한 국내 1세대 프로파일러 권일용의 범죄심리 수업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EBS부모 상담코칭전문가로 아이와의 관계를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솔루션을 제시해온 권수영 교수의 마음 거리두기 수업 <관계에도 거리두기가 필요합니다>를 읽었었다. 이번에 만난 것은 내셔널지오그래픽 탐험가이자 진화생물학 권위자 장이권 교수의 20가지 동물의 리더십 이야기 <인류 밖에서 찾은 완벽한 리더들>이다.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재조명한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서 기대가 되었다. 리더십을 생명체의 한 형질로 다루고,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조명한다는 점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기존에는 리더십을 주로 사회과학의 영역으로 여겨왔고, 리더십을 다루는 대부분의 책들 역시 마찬가지였으니 말이다. 경험과 지식으로 무장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코끼리 사회의 가모장, 사냥할 때 잘 드러나는 알파 늑대의 존재감, 수만에 달하는 구성원을 이끄는 절대적인 리더 여왕벌과 여왕개미, 인간 사회와 유사한 비혈연 집단을 이끄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침팬지 사회 등 다양한 동물 사회의 독특한 리더십 스타일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사회가 불평등한 근본적인 이유는 이기적인 개인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혈연으로 엮인 사회는 이타성이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이타성도 절박한 현실 앞에 놓인 개인 앞에선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다. 어느 사회라도 개인들이 모든 집단이기 때문에 이기성으로 사회를 조명해야 사회의 의사결정과 행동을 제대로 예측할 수 있다.           p.126

 

이 책은 리더와 팔로워 모두 궁극적인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사회적인 상호작용, 불공평한 사회에서 필요한 리더십, 불확실한 상황에서 필요한 의사결정 방식과 과정, 그리고 사회생활의 기본 원리인 협력을 보여주며 리더십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해결책을 조명해본다. 특히나 1부에 수록된 '공감의 리더십'을 재미있게 읽었다. 동물이 집단생활을 해야 하는 이유부터 시작해, 집단 생활의 장점과 단점, 무리가 가지는 '공통의 목적'을 향해 나아가도록 사회적 조정을 하는 리더의 역할이 인간 사회의 그것과 굉장히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암컷 중심 사회인 코끼리 집단은 혈연으로 맺어진 하나의 커다란 일가인데, 자연스럽게 암컷들이 공동육아를 하거나 먹이를 나누고, 같이 포식자를 방어하는 이타성의 진화가 흥미로웠다.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커다란 화두 중 하나인 불공정과 불평등이 동물의 세계에서도 아주 중요한 이슈라는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집단생활에서 구성원들의 욕구는 제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집단 구성원이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한정되어 있으니, 그 한정된 자원에 대한 배분의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니 말이다. 동물 사회에서는 평등한 사회보다 불평등한 사회가 훨씬 더 흔하다고 한다. 저자는 남극에서 가장 널리 분포하고 있는 아델리펭귄의 사례를 통해 사회가 불평등한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불평등한 사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짚어 본다. 흰동가리, 미어캣, 줄무늬몽구스의 불평등한 사회에 대해 살펴보고,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 책은 이러한 동물 사회의 리더십을 하나의 일관된 관점으로 이해하고, 리더십의 본질을 꿰뚫어보며 우리가 왜 동물의 리더십에 주목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진화생물학적 테마로 읽어내는 리더십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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