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미술관 - 화가들이 사랑한 자연, 그 치유의 풍경
강민지 지음 / 아트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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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그림 역시 루소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색종이를 오려 붙인 듯한 평면적인 표현에 공간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림이 공개된 대는 외젠 들라크루아나 앙리 마티스 같은 당대의 화가들이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그곳의 자연 풍경과 원시미술에서 영감을 얻어 그림을 그렸던지라 이국적인 분위기와 루소만의 개성이 물씬 풍기는 신비롭고 감각적인 그림에 많은 사람이 호평을 보냈어요. 시대적 상황이 잘 맞아떨어졌던 것이죠.            p.49


<파란색 미술관>에 이어 '색으로 보는 미술관' 그 두 번째 책이 나왔다. 이번에는 초록빛 자연의 싱그러움을 선사하는 <초록색 미술관>이다. 초록색은 마음을 평온하게 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피곤할 때마다 초록의 숲을 그리워하게 되는 유전자가 사람의 본성에 내재한다는 연구도 있고, 자연의 색인 초록색이 정서적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이 책은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 아름다운 초록 풍경을 담은 그림 15점을 중심으로 화가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캔버스 가득 채운 푸르고 울창한 수풀이 보기만 해도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그 자체로 치유가 되는 그림을 그린 카미유 피사로,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과 방법을 가지고 꿈꿔온 세상을 표현했던 앙리 루소, 붓으로 선을 긋거나 색을 채워 무언가를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물감을 수많은 점으로 찍어내며 완성하는 점묘법을 창시한 조르주 쇠라, 끝없는 시행착오를 통해 미술사의 방향을 바꾸어놓았다는 평가를 받는 폴 세잔, 세상의 시름과 근심을 내려놓고 자연의 온기를 화폭에 담아낸 구스타프 클림트 등 예술가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초록빛 예술을 향한 그들의 여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책이었다. 익히 잘 알고 있는 작품들도 있었고, 조금은 낯선 그림들도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단연코 인상적이었던 것은 클림트가 아터제호수에서 그린 풍경화들이었다. 클림트하면 바로 떠오르는 황금빛 작품들 못지않게 소박한 자연의 풍경이 보여주는 초록빛 색채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세상의 모든 생명은 온기를 받아야 살아납니다. 시든 식물에 물과 햇빛을 주면 다시 싹이 트듯, 상처받은 사람도 관심과 배려를 받으면 삶의 의지를 되찾습니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은 대체로 배려심과 이해심이 깊으며, 조건 없는 도움을 아끼지 않기에 그와의 관계는 오래 지속됩니다. 19세기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들에게도 그런 따뜻한 마음을 지닌 친구가 있었습니다.                p.285


'자연=초록색'이라는 공식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초록색은 자연을 연상케 하는 동시에 생명, 휴식, 풍요, 에너지, 희망, 행운 등 긍정적인 의미들을 듬뿍 담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책상 위에 화분 하나를 놓아두는 것만으로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나무를 만지는 것은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맨손으로 정원일을 하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식물, 자연의 초록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이란 생각보다 매우 크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서양에서는 12세기부터 초록색이 악마의 색으로 여겨지며 사탄 혹은 악마를 그릴 때 초록색을 주로 사용해 표현했다는 사실이다. 초록색이 자연의 색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후반인 낭만주의시대에 이르러서였다고 하니, 초록색에 대해 긍정과 부정, 두 가지 감정을 갖는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클림트가 남긴 40여 점의 풍경화에는 사람의 모습이 등장하지 않는다. 광활하거나 소박한 자연의 풍경만이 있을 뿐이다. 사실 클림트는 모국에서 매서운 비평과 비난에 부딪히며 상처를 입었고, 결국 빈예술가협회를 탈퇴하게 된다. 내성적이고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 거리를 두었던 클림트가 비평가들과 사회에서 받은 압박감은 상상 이상이었을 것이다. 그런 그가 매년 여름 위안과 안식을 얻기 위해 빈을 떠나 몇 달씩 머물렀던 곳이 바로 고즈넉한 아터제호수이다. 그는 그곳에서 하루 세 번씩 그림을 그렸다고 전해진다. 그러한 배경을 알고 나서 보게 되는 그의 풍경화들은 자연이 선사하는 평온과 넉넉함 그 이상의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살다보면 누구나 잠시 쉬어가야 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그럴 때 자연의 청량하고 순수한 멋을 간직한 초록색 그림을 바라보라고 이 책은 권해준다. 초록이 고단함과 공허함을 안아줄 안식의 공간이 되어 주고, 삶의 어려움을 들어줄 포근한 친구가 되어줄테니 말이다. 잔잔한 평온과 휴식이 필요한 당신에게, <초록색 미술관>을 소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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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왜 친구를 원하는가 - 우리 삶에 사랑과 연결 그리고 관계가 필요한 뇌과학적 이유
벤 라인 지음, 고현석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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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의도했든 아니든, 인류는 점점 더 깊은 고립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듯하다. 이제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기보다 소셜 미디어를 스크롤하는 일이 더 흔하다. 마트에서 점원과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으며 장을 보는 대신 앱으로 해치운다. 식당에 앉아 오늘의 메뉴를 묻기보다 온라인으로 음식을 주문한다. 심지어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의 업무도 집에서 침대에 누워 노트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사회적 접촉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말이다.              p.36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지만, 우리는 점점 더 사회적 삶이 줄어들고 있는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무분별한 소셜 미디어 사용, 코로나19 팬데믹, 원격 근무, 정치적 양극화 등 현대인들은 외로움과 불안, 고립에 익숙해지고 있다. 문제는 외로움이 단순히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점이다. 사회적 삶이 수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사회적 고립은 비만보다 대략 두 배, 심각한 대기 오염 속에서 사는 것보다 네 배나 더 해롭다. 


스탠퍼드대 출신 뇌과학자 벤 라인은 이 책에서 고립이 생명과 건강에 어떤 위협을 주는지 밝히고 약해진 사회적 뇌를 다시 깨우는 관계의 기술을 제시한다. 신경과학 연구를 통해 인간의 상호작용을 둘러싼 경이로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관계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라는 점을 뇌과학적으로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스마트폰과 통장 잔고만 있다면 누구도 만나지 않고 살 수 있는 세상이지만, 편리한 현대 문명 속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혼자여도 괜찮은 것처럼 느낄 수도 있지만, 인간의 뇌는 진화적으로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결'을 갈망하면서도 고립과 분열을 선택하는 단절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사람들 사이에 세워진 장벽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에 관한 이야기다. 다른 이들의 가장 나쁜 면이 아니라 가장 좋은 면을 보는 드문 순간이 바로 그 순간이다... 외로운 삶은 우리가 선물 받은 생물학적 자산을 크게 훼손한다. 반면, 주변 사람들과의 교류는 우리 몸과 뇌에 활력을 준다. 사회적 교류는 신체의 발달 방향을 잡아주고, 신체 기능의 쇠퇴도 어느 정도 막아준다. 더 좋은 점은 그 혜택이 당신의 맞은편에 있는 사람에게도 전달된다는 것이다.             p.362~363


여기, 바닥에서 약 50센티미터 위에 세워져 있는 십자 모양의 플랫폼이 있다. 이 장치는 설치류의 불안 행동을 평가하는 데 사용하는 실험 장치다. 노출된 팔은 쥐에게 무서운 공간이고, 벽으로 막힌 팔은 쥐가 안심할 수 있는 꿈 같은 안식처다. 그렇다면 열린 팔 끝 쪽에 다른 쥐를 두면 어떨까. 닫힌 팔에 있던 정상적인 쥐가 이 쥐를 만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다가갈까? 놀랍게도, 쥐는 친구와 어울리기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는 행동을 보여주었다. 쥐들에게도 상호작용은 보상을 준다는 것이 이 실험을 통해 보여진다. 또한 인류는 오래전부터 고립이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는 1700년대에도 독방 감금이 죄수를 벌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인간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형벌이 신체적 고문이 아니라 '독방 감금'이라는 것이다. 1820년대 뉴욕주의 한 교도소에서 실험한 결과 독방에 갇힌 죄수들은 절망 끝에 자해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고 한다. 이는 현대의 연구에서도 비슷한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실험과 사실들은 '고립'이 인간의 뇌가 겪는 가장 가혹한 '고통'이자 '생존의 위협'이라는 것을 여실히 느끼게 해준다. 뇌과학적으로 보아도 우리에게 보상을 주는 화학물질을 뇌에서 분비하게 하는 것이 사회적 상호작용이다. 도파민, 옥시토신, 세로토닌 등 뇌가 기본적으로 사회적 접촉을 추구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화학물질들이다. 분열된 세상 속에서 고독사, 은둔족 등의 문제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동료, 친구, 이웃을 덜 보게 되는 현실에 점차 적응하며 살고 있지만.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의식적으로' 타인과의 만남을, 사회적 관계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혼자가 편하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뇌가 원하는 진짜 행복과 건강을 되찾는 과학적 해법을 알려주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을 통해 다시 연결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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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서버
로버트 란자.낸시 크레스 지음, 배효진 옮김 / 리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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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캐로 자신도 지금껏 얼마나 많은 선택을 해 왔는가? 그녀는 자신의 삶을 무수히 많은 가지를 뻗어 나가는 나무로 상상해 보았다. 가지 하나하나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었던 길을 보여 주었다. 만약 오빠의 장례식에서 엄마가 그토록 심한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캐로가 화를 참았더라면, 수십 년 동안 가족 간에 끓어오르던 분노가 폭발해 혼돈으로 치닫지 않았더라면?... 이런 선택들, 와이거트 박사가 ‘관찰’이라 부르는 그 수많은 결정이 삶을 전혀 다른 길로 이끌었을 것이다.”             p.105


만약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어떨까? 영생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꽤 오래 전부터 있어 왔고, 문학적으로도 다양한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이번에 만난 책은 무슨 마법 약이나 유전자 조작으로 영원한 삶을 가능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 영생은 이미 존재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해낸다. 이 작품은 놀라울 정도로 치밀하고도 완벽하게, 과학과 상상력의 교차 지점에서 탄생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을 해왔다. 내가 결정한 작은 선택 하나가 결국 삶의 경로를 완전히 바꾸어 버리거나, 전혀 다른 길로 이끌게 된다. 내가 가지 않은 길이 내 삶을 어떻게 달라지게 만들었을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인생을 나무나 길에 비유하는 건 굳이 양자 물리학을 들먹이지 않아도 자명하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러한 경로가 실제로 존재하고, 다중 우주의 다른 분기에서 창조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중 우주론에서는 하나의 행동을 실행한 사람에 의한 관찰을 포함해 어떤 행동이 관찰될 때마다 우주가 분기된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해온 수많은 선택과 결정이 여러 갈래의 다른 우주를 창조한다는 뜻이다. 이 작품 속 과학자들은 인간의 의식이 다른 우주의 분기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고, 그 의식이 새로운 우주를 창조하고 그 안에서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정말 그런 일이 실제로 가능한 걸까, 의심이 들만큼 이야기에 푹 빠져 들어서 읽었다. 분명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이런 일이 가능한 게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을 정도로 이해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가 믿는 것은 단순한 환각일까, 아니면 그녀의 사고로 받아들이기엔 너무도 혁신적인 물리적 실체일까? 캐로는 더 이상 확신이 서지 않았다. 확실한 것은 단 하나, 와이거트가 이 세션을 통해 이루 말할 수 없는 위안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줄리안이 말한 '세상을 떠나간 사랑하는 이'를 보면서, 혹은 보았따고 믿으면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

그리고 엘렌에게 필요한 것도 바로 이것이었다. 다시 삶을 살아갈 힘.

캐로는 침대 끝에 걸터앉아 오랫동안 깊은 생각에 잠겼다.           p.317


올해는 양자 역학 100주년의 해로 양자 역학에 관련된 과학책들을 굉장히 많이 만나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단연코 혁신적인 책이 바로 이 작품이 아닐까 싶다. SF 주요 4대상(네뷸러상•휴고상•존 W. 캠벨 기념상•스터전상)을 석권한 소설가 낸시 크레스와 21세기 아인슈타인이라 불리는 천재 과학자 로버트 란자의 합작으로 탄생한 이 작품은 SF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과학적 사실과 정보를 담고 있다. 제목인 '옵서버'는 관찰자라는 뜻이다. 양자 역학의 핵심인 ‘관찰자 효과’를, 인간의 뇌와 의식에 적용한다는 대담하고도 아름다운 발상에서 출발한 이 이야기는 과학적 지식이 전혀 없는 일반 독자들조차 매료시킬만한 서사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관찰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개념은 언뜻 쉽게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차근차근 이야기를 따라 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 개념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논리에 공감하게 만들어 준다. 


미혼모 동생과 장애가 있는 조카를 홀로 책임지고 살아가는 신경외과 의사가 먼 친척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할아버지로부터 극비 프로젝트에 합류할 것을 제안받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렇게 카리브해의 고립된 섬, 정체불명의 연구소에서 뇌에 칩을 이식해 ‘죽음을 넘어선 세계’를 실험하는 극비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죽음 이후에도 의식은 계속될 수 있을까? 우리가 현실이라 부르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다중 우주론의 관점에서 그 모든 가능성은 실제로 존재하는 '세계'인가? 시간이 과거에서 미래로, 선형적으로 흐른다는 것은 바꿀 수 없는 사실인 것일까? 양자 역학이 보여 주는 세계는 우리가 지금껏 알던 시공간에 관한 개념을 뒤집어 엎어 버린다. '관찰자'가 없다면 시간도, 공간도, 이 현실조차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저마다의 상실을 경험한다. 아내가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어딘가에 존재하고,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자신의 이론에 매달리는 물리학자의 마음을 허무맹랑하다고 치부할 수 있을까. 누구나 살면서 상실을 경험하고, 완전히 무너지는 순간을 마주하게 되는데, 그것을 지탱해 줄 수 있는 희망이라면 어떤 가능성이든 붙잡고 싶을 테니 말이다. 온갖 과학적 이론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서사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상실'을 다루는 방식이 너무도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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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강아지 봉봉 9 - 출동! 하트 배달부 낭만 강아지 봉봉 9
홍민정 지음, 김무연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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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낭만 강아지 봉봉> 시리즈가 벌써 아홉 번째 이야기로 돌아왔다. 근사한 번개 무늬를 타고난 엉뚱 발랄 사랑스러운 마당 개 봉봉과 고양이 친구 너트와 볼트의 모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이 시리즈는 아이와 함께 너무 재미있게 챙겨보고 있는 책이다. 


전편에서는 길에서 만난 개 백구가 곧 강아지들을 낳게 되어, 봉봉과 친구들이 안전한 출산을 위한 '위대한 작전'을 펼쳤었다. '들개의 출산'이라는 특별한 순간에 대한 이야기가 색다르면서도 매우 흥미진진했다. 봉봉은 백구를 도와주며 생명이 탄생하는 일의 소중함과 그 무게를 깨닫게 되었고 말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큐피드가 된 사랑스러운 봉봉이 표지로 등장했다.  좋아하는 친구가 있지만 고백할 용기가 없는 아이를 도와주기 위해 봉봉이 나선 것이다. 자신이 동네에서 가장 유명한 하트 배달부라며 아이가 멋지게 고백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하는데, 과연 봉봉과 너트, 볼트는 성공률 100퍼센트라는 자신들의 장담대로 이 계획을 완벽하게 해낼 수 있을까.


또한 이번 작품에서는 길고양이 볼트와 너트의 숨겨진 과거가 처음으로 밝혀지면서 재미를 더해준다. 봉봉이 고등어 냄새에 이끌려 음식점이 모여 있는 거리에 갔다가 미술 학원 앞에 전시되어 있는 그림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림 속에 고양이 두 마리와 웃고 있는 아이가 있었는데, 꼭 볼트와 너트를 닮은 모습이었던 거다. 지금보다 어려 보이고, 너트 눈에 상처가 없다는 것만 달랐는데... 과연 그림 속 주인공은 볼트와 너트가 맞을까? 




시리즈의 시작에서는 아기 강아지 같았던 봉봉이 이야기가 거듭되면서 볼트, 너트와 함께 거리에서 살아가는 법을 익히고, 다양한 사건들을 거치면서 조금씩 성장해오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다. 


개와 고양이는 사이가 나쁘다고 누가 그랬던가. <낭만 강아지 봉봉> 시리즈를 통해 만나는 개와 고양이는 다른 듯하면서도 비슷하고,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아끼고 챙겨준다. 봉봉과 친구들은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볼트와 너트가 과거의 상처를 직면하고 조금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린이 독자들은 이야기를 따라 가면서 자연스럽게 관계와 성장의 의미에 대해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고양이 해결사 깜냥> 시리즈를 통해 홍민정 작가의 책을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거침없는 능력자 깜냥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봉봉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고양이 해결사 깜냥> 시리즈도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 두 캐릭터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주는 깜냥은 거침없는 능력자로 그려지고 있지만, 그에 비해 봉봉은 어딘가 어리숙하고, 순진하면서도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귀여운 면모가 더 돋보인다. 


봉봉과 함께 다니는 볼트와 너트도 성격이 정반대라 더 재미있다. 볼트는 덤벙거려서 행동이 앞서지만, 너트는 차분해서 생각하고 행동한다. 특히나 개와 고양이가 다른 듯하면서도 비슷하고,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아끼고 챙겨준다는 설정도 너무나 사랑스럽다. 봉봉과 볼트, 너트가 날마다 새로운 모험을 하게 되는 것은 이들 셋의 성격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함께 과거를 나누며 더 단단해진 봉봉과 친구들의 다음 이야기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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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이 읽히는 최소한의 배경지식 (본책 + 워크북) - 과학, 사회, 경제, 문화, 환경, 라이프 핵심 배경지식 131
이다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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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가 의류 수거함에 버린 헌 옷들은 어디로 갈까? 빙하가 녹으면 지구는 상상하지 못할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는데 정말일까? 생물 다양성이 훼손되면 전염병이 번진다고? 책 한 권이 6300만원 이라고? 30년 동안 탄산음료를 마시고 과자를 먹으면 어떻게 될까? 인공 지능을 통해 산불이 날지 미리 알 수 있다고? 지구로 우주 쓰레기가 떨어진다면?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해 1만 년 전 멸종된 늑대를 부활시킬 수 있다고? 




이 책은 수능 비문학과 논술 주제에 단골로 나오는 주제들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담았다. 사진과 그림, 표와 그래프 등 각종 시각 자료를 활용해 잡지 형식으로 만들어 이미지에 익숙한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유튜브와 숏폼 콘텐츠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긴 글 읽기란 고역에 가까운 일이다. 짧은 영상에 익숙한 아이들의 빠르게 대충 읽는 습관은 문해력을 부족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고 말이다. 교과과정에서 초등 3학년부터 과학, 사회를 중심으로 비문학 지문을 접하게 된다. 짧은 쇼츠와 SNS 영상에 익숙한 우리 아이들의 뇌가 수동적으로, 편향적으로 만드는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맥락을 이해하는 훈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정보를 탐색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사고력을 기르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연결하는 능력이 생길 테니 말이다. 




그래서 평소에 비문학 독해를 문제집을 통해 주로 풀게 하고 있는데, 큰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이 책을 읽어 보고 ‘비문학 제대로 이해하며 읽기’를 위한 기본기를 다지게 해줄만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 신문 교육의 대표 주자인 이다희 선생님이 만들어서인지 꼭 필요한 내용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담은 것 같다. 


빅데이터, 보호 무역, 탄소 중립, 인권, 초가공 식품, 저작권 논란 등 아이들에게는 너무도 어려운 개념이고, 어른들이 말로 설명하기에도 만만치 않은 개념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쓱쓱 읽어 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개념이 잡히고, 이해가 되고, 관련 주제들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질 것이다. 꼭 순서대로 읽을 필요없이, 궁금한 주제를 선택해서 먼저 읽어보아도 좋을 것 같다. 




‘환경, 사회, 경제, 라이프, 문화, 과학 기술’ 6가지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주제 5가지씩을 골랐고, 각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을 키워 주는 131가지의 토픽을 다채롭게 수록했다. 거대한 헌 옷 쓰레기 산, 폭염으로 인해 등장한 것들, 선크림이 바다 생물을 위협하는 이유, 직접 선택하는 토핑 경제, 세계가 사랑하는 케이 컬처 등 지금 꼭 알아야 할 이슈들을 어린이들이 배경지식으로 제대로 쌓을 수 있도록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교과서 개념을 탄탄하게 짚어주고, 비문학 독해를 위한 지문들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가 되어줄 지식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분권으로 제공되는 워크북이 있어 책에서 배운 배경지식들을 다양한 퀴즈를 통해 익힐 수 있도록 해 더욱 알찬 구성이다. 문해력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해석하는 능력인 미디어 리터러시도 기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라 정말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곧 시작될 겨울 방학 동안 아이와 함께 시작해보길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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