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속의 사람들
마가렛 로렌스 지음, 차윤진 옮김 / 도서출판 삼화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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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떠오른 동요의 노랫말이 끔찍하다고 느끼며, 오래된 잠옷을 보며 투덜거리고, 거울을 보며 살을 좀 뺐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두 살배기 젠을 옆집에 맡기면서 고마운 줄도 모르고 또 투덜투덜, 시내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도시의 사람들 삶을 조롱하고, 버스에 앉아서는 아이들 걱정에, 다이어트 걱정이 이어지고, 버스에 앉아서는 교통체증과 차들의 소음에 인상을 쓴다. 그러다 차에서 내려 어린 남자 애가 다친 교통 사고 현장을 보고는 눈물을 줄줄 흘리던 서른 아홉의 네 아이 엄마 스테이시는 집에 돌아와 자신의 딸 케이시에게서 괜찮냐는 소리를 듣고서야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자신이 딸을 얼마나 망치고 있는가 하나 하나 점검해보며, 아들인 이안과 덩컨의 다툼을 말리려다 애들의 어깨를 잡아 바닥에 내동댕이 치고야 만다. 흠칫 놀라 멈추지만 '의도치 않게 간혹 어쩌다가 세게 때리는 게 좀 어때서? 그런다고 내가 괴물이야? 애 둘 덕분에 행복하기도 하지만 애들이 날 돌아버리게 만들기도 하잖아. 하나님, 방금 제 행동을 없었던 일로 되돌리는 방법은 없을까요?' 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다 자책하기에 이른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온 남편 맥과 투닥거리다가 잠이 든 그의 옆에서 '저 인간은 어쩜 저렇게 태연하게 코를 골며 자는지, 한 대 걷어차고 싶다'고 생각하는 그녀의 불만은 좀처럼 멈출 기색이 없다. 책이 시작하고 나서 40여페이지 동안 진행된 이야기라고는 투덜투덜 매사에 불평, 불만 가득한 스테이시의 속마음이 전부이다. 대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니면 그저 스테이시는 정서 불안인 걸까?

통곡을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면 내가 정신 나간 여자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뭐지? 아슈르의 과부같이 울부짖고 싶은데 좀 그러면 안 되나? 내게는 그만한 이유가 있잖아. 이봐, 스테이시. 나이 값을 좀 하라고. 정확히 그러고 있잖아요, 하나님. , 사실 짐이 너무 무거워요. 바로 이 순간에도, 죽을 만큼 어깨가 무거워요. 제가 감당하기에 너무 너무 너무 버겁다고요. 가방에서 짐이 자꾸만 쏟아져 나와서, 플랫폼에 서 있다가 깜짝 놀라고는 당황해요.

마가렛 로렌스의 책을 처음 읽는 나로서는 읽는 내내 굉장히 당혹스럽고, 불편하기 그지 없었다. 인물들이 나오는 대화만큼이나 주인공 스테이시의 속마음, 즉 내면의 목소리가 같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도 우울하고, 부정적이고, 매사 불만투성이에 남을 헐뜯고 비방하고, 자신을 혐오하고 자책하는 것밖에 없어서 마음을 무겁게 했다. 평범한 30대 주부에게 마음의 평화라는 것은, 특별한 사건 사고 없이도 생각보다 가지기 어려운 거라는 걸 물론 나도 알고 있다. 엄마와 주부, 그리고 아내라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란 만만치가 않은 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설에서 이런 어렵고 힘든 상황을 지문이나 인물들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걸로 묘사하는 반면에, 이 작품에서는 오로지 주인공의 속마음으로 토해내고 있어 감정적으로 공감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출판사의 소개 글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지극히 인간적인 캐릭터'라고 느껴지기 보다는 '만족할 줄 모르고 세상에 불만 많은 냉소주의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나빠 보이는 사람도, 아무리 불행해 보이는 사람도 다 이유가 있게 마련이니까. 하면서 나는 책을 마저 읽어 나갔다.

책을 점점 읽어나가면서 불편했던 마음 대신에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아이들 넷을 키우는 일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지만, 끊임없이 일어나는 하찮은 일들로 자신의 인생을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스테이시가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오로지 남편의 아내, 그리고 아이들의 엄마일 뿐, 자기 자신으로서는 아무 곳도 갈 수 없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니,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그녀가 안쓰럽고,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졌기 때문이다.

당신 죽여 버릴 수도 있어, . 지금 이 순간 칼로 심장을 찔러버릴 수도 있다고. 하지만 지난 밤 일도 있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 지금 내 협상력은 가장 낮은 상태다. 나쁜 놈. 나쁜 놈. 내 아이에게서 손 떼. , 하나님, 저도 알아요, 네 저도 알아요. 맥은 하루 종일 토르의 비위를 맞춰주느라 바빴을 거예요. 그리고 저는 오늘도 어김없이 이안과 덩컨을 바닥에 내동댕이쳤고요. 그런 제가 무슨 할 말이 있겠어요? 하지만 어떻게 해요. 참을 수가 없는데.

맥과 스테이시는 아이의 양육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 아이가 악몽을 꿔서 자다 깨어 울면 달려가서 안아주는 스테이시와 그럴 때마다 아이를 너무 오냐 오냐 키우는 건 애한테 좋지 않다고 화를 내는 맥. 사내 아이들은 강하게, 남자답게 커야 한다고 믿는 남편과 아이가 홀로 악몽 속에 갇혀 있다고 생각하면 견딜 수가 없는 아내는 사사건건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덩컨이 못에 찔려 한쪽 손에 피범벅을 해서 우는데, 안쓰러워 토닥이는 스테이시 옆에서 당장 뚝 그치라며 소리지르는 맥을 보며 그를 죽여 버리고 싶다고 생각하는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나도 같이 화가 나고 말았다. 눈물이 고인 눈을 뜨고 아빠의 눈치를 보는 어린 아들을 보며 두 주먹을 꽉 쥐는 스테이시의 마음이 너무도 이해가 되었던 것이다. 물론 앞으로 살면서 상처도 받을 것이고, 얻어 터지기도 할 것이고, 그게 다 인생이니 더 씩씩하게 아이가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맥의 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내가 스테이시의 상황이었어도 맥의 말에 반감이 생기고, 아이를 먼저 안아주고 토닥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발끈했던 스테이시의 내면의 목소리는 또 이렇게 자책한다. '누구 말이 맞는 것일까, 맥 아니면 나? 우리 둘 다 틀렸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저 덩컨이 무섭지 않게 안아주고 싶은 거다. 그게 뭐 잘못인가? 그런데 맥이 하는 말이 옳다면 어떻게 하지? 덩컨이 엄살을 좀 피우긴 했지, 그건 나도 인정해야 한다. 내가 아이를 망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라고. , 이 애처로운 여인을 어떻게 할 것인가.

스테이시는 맥이 그렇게 강한 척을 했지만,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지만 그는 훨씬 강한 사람이라는 걸 그녀는 안다. 사람은 누구나 그럴지도 모른다. 덩컨도, 그리고 그녀 자신도 말이다. 스테이시는 이런 저건 사건들을 겪으며 결국 사소한 일들이 그렇게 나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런 사소한 일상들이 집중할 거리가 되어 주기도 하고, 그런 것들에 감사하며 사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니 말이다. 내일이면 마흔 살이니 미뤄뒀던 다이어트를 해야지, 지금은 아이들 걱정 말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지. 하는 그런 작은 다짐들이 내일을 살 수 있게, 미래를 견딜 수 있게 만들어주는 작은 힘이라는 것을 말이다. 아이들이 잠들고 나면 몰래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우고, 남편 몰래 바람을 피우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 속으로 욕을 해대던 불량 주부 스테이시는 그렇게 또 하루를 살아낸다.

아내이자 어머니, 작가라는 1 3역의 한계를 체감하고 남편과 헤어졌다는 작가의 특이한 이력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 작품은 그 동안 우리가 작품 속에서 만나왔던 여타의 주부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인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엄마와 아내로서 살아가면서도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수많은 여성들에게 유쾌한 친구이자 따뜻한 위로가 되어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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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미국 진보 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
조지 레이코프 지음, 유나영 옮김, 나익주 감수 / 와이즈베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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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1월에 있었던 조지 W. 부시의 국정연설도 보수주의적 프레임 구성의 주목할 만한 예입니다. 이 사례는 국정연설에서 찾아볼 수 있는 놀라운 은유였습니다. 부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미국을 방어하기 위해서 부모 동의서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동의를 요청하지 않을 거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것을 '부모 동의서'라는 개념으로 설명한 이 대목은, 우리가 몇 살 때 마지막으로 부모 동의서를 받아와야 했는지 한번 떠올려볼 필요를 만들어준다. 부모 동의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동의서를 발행해 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둘 사이가 어떤 관계인지 말이다. 저자는 이것을 현대의 정치 담론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던져야 하는 질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치에 너무도 관심 없는 나 같은 독자가 읽기에도 매우 흥미진진한 책으로 쉽게 읽히는 것이 장점이지만, 다 읽고 나서는 새로운 프레임이 열린다고 할까. 굳이 10년 만에 개정판이 나온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10주년 기념 개정판인 이 책은 프레임을 사회적, 정치적 쟁점을 어떻게 짜고 어떻게 활성화하고, 어떻게 프레임에 넣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시민운동가들을 비롯하여 정치에 진지하게 관심을 갖는 모든 이들을 위한 실용적인 지침서라고 스스로를 일컫는 이 책은 프레임 구성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간결하고도 쉬운 가이드북이기도 하다. 인지언어학을 창시한 세계적인 석학 조지 레이코프가 언어학을 현실 정치에 적용한 이 책은 정치인이 만들어 내는 프레임을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 매우 유용한 가이드를 해준다.

 

, 그럼 직접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는 '프레임'이란 대체 무엇인가. 이것은 인지과학자들이 '인지적 무의식'이라고 부르는 것의 일부라고 한다. 인지적 무의식이란 우리 뇌 안에 있는 구조물로서, 의식적으로 접근할 수는 없지만 그 결과물을 통해 존재를 알 수 있는 걸 말한다. 쉽게 말해서 우리가 어떤 단어를 들으면 우리 머릿 속에 그와 관련된 프레임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제목인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누군가 말하면, 그걸 들은 사람들은 그로 인해 오히려 <코끼리를 생각하게 된다>는 뜻이다. 어떤 프레임을 부정하면 그 프레임이 더욱 활성화되고, 그렇게 활성화될수록 그 프레임은 더 강해지는 것이다. 그러니 프레임이란 정치판에서 가지는 역할은 매우 크다. 정치 담론에서 상대편의 언어를 써서 그의 의견을 반박하게 되면,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머릿속에서 상대편의 프레임이 더 활성화되고 강해진다고 하니 말이다. 그에 따라 저자는 진보는 보수의 언어가 아닌 진보의 언어를 써서 진보의 신념을 말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항상 준비하고 있어라. 보수가 사용하는 기본적인 프레임을 파악하고, 이것을 바꿀 다른 프레임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자기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 정부보다 더 잘 알고 있다.” 이 경우에는 이렇게 프레임을 재구성하라. “정부는 납세자의 돈을 가지고 매우 현명하게 투자해왔다. 장거리 고속도로가 그 한 예다. 당신은 세금 환급 금을 가지고 고속도로를 건설할 수 없다. 그것은 정부가 건설한 것이다. 그리고 납세자가 투자한 돈으로 구축한 인터넷도 있다.”

"국가는 사람"이라는 은유가 등장하는 장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라크라는 국가를 사담 후세인이라는 한 사람으로 개념화하며 하루에도 수백 번씩 사용된다는 것을 말하며, 이 폭탄들이 은유가 은폐하는 수천 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게 될 거라는 사실 말이다. 미국인들 대부분은 이라크 전쟁이 이라크 민중을 구출하고 주변 나라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을 받아들였으나, 과연 현실이 그런가 말이다. 실제로 전쟁은 이라크 민중의 안전과 복지를 위협하지 않나. 그리고 보수주의자들에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장도 매우 흥미로웠다. 매일같이 보는 뉴스에서 보수와 진보의 다툼을 보아서인지, "상대편의 시각에서 프레임이 구성된 질문에는 절대로 대답하지 마라."는 말이 매우 그럴듯하게 생각되어서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총 16장으로 구성된 개정판에서는 절반이 새로운 자료와 분석으로 업데이트됨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고 하니, 기존에 이 책을 읽었던 이들도 다시 한번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 사회 변화를 이루기 위한 프레임의 재구성, 그러기 위해서는 공적 담론이 변화해야 하며 일정한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의견은 매우 설득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쓰여 있다. 인지언어학이 뭔지, 프레임이 뭘 뜻하는지 전혀 몰라도 상관없을 만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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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다 - 김영하에게 듣는 삶, 문학, 글쓰기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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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넘어서 알게 된 사실 하나는 친구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거예요. 잘못 생각했던 거죠. 친구를 덜 만났으면 내 인생이 더 풍요로웠을 것 같아요. 쓸데없는 술자리에 시간을 너무 많이 낭비했어요. 맞출 수 없는 변덕스럽고 복잡한 여러 친구들의 성향과 각기 다른 성격, 이런 걸 맞춰주느라 시간을 너무 허비했어요. 차라리 그 시간에 책이나 읽을걸. 잠을 자거나 음악이나 들을걸. 그냥 거리를 걷던가. 20, 젊을 때에는 그 친구들과 영원히 같이 갈 것 같고 앞으로도 함께 해나갈 일이 많이 있을 것 같아서 내가 손해 보는 게 있어도 맞춰주고 그러잖아요. 근데 아니더라고요. 이런저런 이유로 결국은 많은 친구들과 멀어지게 되더군요.

그보다는 자기 자신의 취향에 귀 기울이고 영혼을 좀더 풍요롭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한 거예요.

 

얼마 전에 힐링 캠프에 김영하 작가가 나와 강연한 것이 한참 화제가 됐었다. 거침없이, 정곡을 찌르는, 그리고 너무 솔직한 그의 입담에 당황하면서도 홀린 듯이 강연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언젠가 군부대에 강연을 갔을 때 제대를 앞둔 병장이 자기는 집안 형편도 어렵고, 스펙도, 학벌도 시원찮은데, 어떻게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을 했다고 한다.

그에 대한 김영하 작가의 대답은 ", 잘 안 될 거예요."

힘들고 어렵지만, 그래도 할 수 있다고 없는 희망을 억지로 주지 않고, 나는 작가라 여러분에게 성공하는 법 같은 것은 가르쳐줄 수 없다고 말하는 명쾌함. 작가는 실패 전문가이고, 소설이라는 게 원래 실패에 대한 것이라고. 하하. 이 한 대목만으로 김영하 작가를 몰랐던 많은 이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탓에, 두고두고 그 강연을 말하는 이들이 많았다. 뿐만 아니라 김영하 작가는 소위 '말 잘하는 작가'중에서도 선두주자라서 그가 했던 숱한 강연 들을 이렇게 책으로 만나게 되어 매우 기대가 많았다. <보다> <말하다> <읽다> 삼부작으로 예정된 김영하 산문 집 중 두 번째인 <말하다>는 등단 이후부터 지금까지 해온 인터뷰와 대담, 강연을 글로 옮긴 것이다. 일반적인 대담 집 형식에서 벗어나 작가가 직접 인터뷰와 강연을 해체하고 주제별로 갈무리하여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로 탈바꿈시킨 것이 이 책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의 기분을 기억하십니까? 저에게 그것은 어떤 금지된 세계에 들어갔을 때와 비슷했습니다. 책을 읽지 않는 동안에 우리는 일상적인 시공간, 익숙한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밥을 해주고 아버지가 날마다 출퇴근을 하는 세계.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유용한 것을 배우는 세계. 그런데 집 책꽂이에는 어른들이 읽는 소설이라는 것들이 무심하게 꽂혀 있습니다. 이걸 뽑아 읽기 시작한 어린이는 즉각적으로 충격을 받게 됩니다.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의 기분에 대해 말하는 작가의 의견에 백 프로 동의한다. 책장을 펼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모험의 세계, 하늘을 날거나 고아가 되거나 마법을 사용하거나 무인도에 상륙하거나. 그렇게 놀라운 세계에 머물다가 아버지가 퇴근해 집에 들어오거나, 어머니가 숙제 다 했느냐고 물으면 시침을 뚝 뗀 채, 다시 현실로 돌아오곤 했던 그 기억. 나는 딸 부잣집에서 태어나 네 자매 중에 셋째로 자랐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북적북적 시끄러운 집안이었다. 덕분에 책을 은신처 삼아 도피하는 법을 너무 일찍 알아버렸다고 할까. 가끔 부모님이 다투시거나, 언니들이 잔소리를 하거나, 동생이 말썽을 부릴 때, 나는 책을 방패 삼아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잘 골라 펼쳐 든 책 한 권은 방패이자 방화벽이며, 투명인간의 망토'라고 했던 에리카 종의 표현처럼 나는 그렇게 책을 읽고 있는 동안 보호받는 듯한 기분이 들곤 했었다. 그래서 나는 아주 어릴 적부터 소설의 세계에 푹 빠져버렸던 것 같다. 물론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김영하 작가는 이 산문 집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에 대해, 소설가라는 직업에 대해,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문학은 성공하는 방법을 가르쳐줄 수는 없지만 실패가 그렇게 끔찍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가르쳐준다는 것. 실패가 때로는 존엄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니 인생의 보험이라 생각하고 소설을 읽으라고 말한다. 요즈음의 젊은이들은 다들 앞날이 불안하고 자신에 대한 확신이 흔들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으니, 더더욱 소설을 왜 읽어야 하는지를 말이다. 자기계발서니, 인문서는 읽으면서 소설은 '소설 나부랭이'라 치부하고 읽지 않는 이들에게 나는 김영하 작가의 강연을 들어보게 하고 싶었다. '소설'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너무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어서, '소설 나부랭이'로 치부하던 이들도 아무 말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오로지 소설만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이렇게나 장황하고, 합리적이고, 감동적으로 이야기하는 작가를 나는 본 적이 없다.

저는 언제나 책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제 소설들은 이미 쓰인 다른 작품들에 대한 제 나름의 답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직 책만이 한 사람을 작가로 만든다고 말하는 그의 말이 어쩐지 가슴 뭉클하게 오래 남는다. 경험도 아니고, 주변 사람도 아니고, 온전하게 책만이 작가를 만든다고. 당연한 하게도 모든 작가는 독자에서 시작하니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나자 아무 책이라도 더, , 계속 읽고 싶어졌다. 한 권의 책이 다른 한 권의 책을 부른다. 어떤 책들은 질문을 던지고, 또 어떤 책들은 수많은 다른 책들을 끌어 당긴다. 그렇게 책은 또 다른 책으로 연결되고, 그렇게 쌓인 책들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에 누군가를 작가로 만들기도 할 것이다. 어쩌면 그게 나의 모습일 수도, 이 글을 읽는 당신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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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던-중력의 낙원/히라노 게이치로 저/이영미 역/문학동네

 

히라노 게이치로의 SF라니! 너무 궁금하다.

 

이 년 반의 화성탐사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한 우주비행사가 겪는 혼란과 그 배경에 얽힌 가상의 사건들을 다룬다고 하는데, 전작인 <결괴>에서 뭔가 하나의 전환점을 돌고 그 다음 작품이라 그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

 

 

 

 

 

 

책에도 수컷과 암컷이 있습니다/오다 마사쿠니 저/권영주 역/은행나무

 

<일본의 한 애서가 집안에는 책장에 꽂힌 책의 순서를 함부로 바꾸지 말라는 철칙이 있다고. 책에도 암수가 있어서 아무렇게나 붙여 놓으면 새로운 내용을 가진 책을 잉태해버린다는 것> 이라는 설정이 너무도 기발하고, 깜찍하고, 사랑스럽다.

 

 

 

 

 

 

 

 

윌리엄 트레버- 그 시절의 연인들 외 22편/윌리엄 트레버 저/이선혜 역/현대문학 

 

현대문학의 세계문학 단편선은 새로 출간될 때마다 거의 무조건 관심이 가는 시리즈이다.

 

줌파 라히리가 "트레버의 작품에 견줄 만한 이야기를 단 한 편이라도 쓸 수 있다면 행복하게 죽겠노라고 생각했다"라고 존경을 표했던 작가 윌리엄 트레버의 단편집!!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구병모 (지은이)/문학과지성사 

 

청소년문학, 순수문학, 장르문학을 자유롭게 유영해 온 구병모의 두번째 소설집이다.

구병모의 작품도 어쩐지 덮어놓고 궁금해지곤 한다. 읽어보고 싶다.

 

 

 

 

 

 

 

 

 

 

익사/오에 겐자부로 (지은이)/박유하 (옮긴이) /문학동네

 

오에 겐자부로의 자전적인 소설 또는 고백, 그가 아버지에 대해 처음으로 말하는 작품!

 

그의 작품 중에 아버지에 대해 다루는 작품이 드물고, 자신은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 소설가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말한적이 있으므로, 궁금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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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15-04-03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히라노 게이치로 책 추천할까 말까 생각했었어요. 결국 안하기는 했지만..600쪽짜리 책인데 아무래도 만만치 않을 것 같기도 하고요. 이번에 <익사> 추천이 많군요. 적어도 현재까지는요.

피오나 2015-04-03 12:04   좋아요 0 | URL
히라노 게이치로 책은 아직까지는, 생각했던 것보다 추천이 적어서..그냥 제가 사서 봐야할까봐요.. 하핫^^;;;
 
홀드타이트 모중석 스릴러 클럽 29
할런 코벤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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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아트머스에서 이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 이 사람과 침대를 함께 쓰고, 아이를 낳고, 평생의 동반자로 선택을 했다. 환상 속에 그리던 백마 탄 왕자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멋진 사람임에는 틀림없었다. 실제로 누군가를 인생의 동반자로 선택한다는 건 참으로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둘 사이가 조금이라도 벌어지지 않도록 애를 써야만 한다. 두 사람의 사이를 일분일초마다 더 좋아지고 더 열정적으로 만드는 모든 일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도록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내가 조금 어렸을 때, 그러니까 결혼이라는 것을 하지 않았을 때는 막연히 가족이라는 개념이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저 주어진 것이라는 의식이 강했다. 그런데 수십 년을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타인과 하나의 가족을 이루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매 순간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가끔은 무조건 희생해야 하지만 대가를 바라지 않고, 같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 수많은 것들을 공유해야 하는, 사실은 엄청난 노력이 바탕이 되어 유지되는 공동체가 바로 가족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결혼은 사랑의 문제가 아닌 책임의 영역이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아이 또한 절대적인 포기와 희생을 통해서만 견고한 믿음으로 갈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점점 깨닫게 되었다. 부모와 닮은 아이들은 점점 자라면서 낯선 타인처럼 이질적이고 불가해한 존재로 변해가고, 어느 순간 내가 알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진짜일까? 싶을 만큼 낯설게도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 가족이란 세상에서 나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존재이지만 때로는 세상에서 가장 멀게만 느껴지기도 하는 기이한 존재라는 말이다.

할런 코벤의 작품 속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크고 작은 거짓말을 한다. 누구에게나 숨기고 싶은 비밀이 하나쯤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말이다. 비밀과 배신, 반전과 폭로라는 코벤 작품의 특징은 이 작품에 등장하는 가족들에게 각자 일정한 몫의 비극을 만들어준다. 모든 집과 가정은 그들만의 비밀을 가지고 있고, 그걸로 인해 꽤나 큰 댓가를 치루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미우나 고우나 그들은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이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논리적으로 인과관계를 따지기 전에 무조건 신뢰해야만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믿음에 관한 무시무시한 진실은 바로 '무조건'이다. 설사 그가 당신에게 무언가를 감추고 있더라도 말이다.

남이 들으면 그건 '중년의 위기'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 말은 너무나 편리하게, 너무나 손쉽게 대는 핑계에 불과할 뿐이었다. 사실, 론은 이런 생활을 증오했다. 자신의 직업을 증오했다. 일이 끝나고 이런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것과, 말도 듣지 않는 애들과, 끊임없이 들려오는 소음과, 전구를 사러 헐레벌떡 철물점으로 달려가는 것과, 자식의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해 난방비 줄일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을 증오했다. 정말 이런 생활에서 탈출하고 싶었다. 어떻게 해서 이런 함정에 빠져들었던 걸까? 수많은 남자들은 이런 생활을 어떻게 버텨가는 것일까?

열여섯 아들 애덤이 사람들을 기피하고 홀로 방안에 틀어박히자, 걱정이 된 부모 마이크와 티아는 아들의 컴퓨터에 그를 감시하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게 된다. 친한 친구 스펜서가 자살한 뒤 침울해지고 말수가 적어진 애덤이 대부분의 시간을 방에서 컴퓨터만 들여다보며 말도 잘 하지않고 눈에 띄게 변한 탓이다. 아들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줄 것이냐, 아들을 보호할 것이냐의 기로에서 고민하던 그들은 결국 아들을 몰래 살펴보기로 합의한 것이다. 그러다 휴대전화 GPS를 추적하기에 이르고, 그것은 이들 모두를 위험으로 내몰게 된다. 과연 아들의 반항은 사춘기 소년의 일탈에 불과했던 것일까. 왜 애덤은 친구의 죽음 이후로 변하게 된 것일까. 혹시 그 죽음과 무슨 관련이 있었던 걸까. 아들인 스펜서가 자살한 뒤 벳시 힐와 론은 스스로를 자책한다. 왜 엄마라는 사람이 아들에게 일어난 변화를 그저 십대들이 흔히 보이는 기분 변화라고 무시해버렸을까. 왜 미리 심리치료사에게 꾸준하게 데려가지 않았을까. 왜 아빠라는 사람이 자식의 고민을 전혀 눈치재지 못했을까. 아들의 행동에 문제가 있는데도 그걸 알아차리지 못한 자신을, 아들의 손이 쉽게 미칠 수 있는 곳에 처방약과 보드카를 놔둔 자신을 책망하고 만다. 그러다 벳시는 우연히 스펜서가 죽던 날 밤에 혼자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진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는 아들의 절친이었던 애덤을 찾아 그날 밤의 일에 대해 묻는다. 그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수전과 단테 부부의 아들 루커스는 현재 장기 기증이 필요하다. 의사는 그들의 적합성검사를 했고, 생각지도 못한 당황스런 결과에 직면한다. 단테가 루커스의 친아버지가 아닌 걸로 밝혀진 것이다. 루커스에게 딱 맞는 기증자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아마도 가장 유력한 후보자는 그 애의 생물학적 아버지일 것이다. 환자를 위해서는 친아버지를 찾아 적합성 검사를 해야 하지만, 이 사실을 알려주면 단테와 수전 부부는 파국을 맞이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이는 여러 해 전에 이혼을 하고 홀로 열한 살 된 딸 야스민을 키우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수업 시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선생님이 수업내용을 빗대어 야스민을 모함하는 말을 했고, 그 이후로 모든 학생들이 야스민을 놀리기 시작한다. 엄마도 없는 데다 아빠라는 사람이 세심하게 관심을 쏟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부주의한 루이스턴 선생님에 대한 분노에 빠져 있다. 선생이라는 작자가 단 10초 동안 이성을 잃었을 뿐인데 그 사건으로 한 소녀의 인생이 몽땅 변해버린 것이다. 어처구니없게도 말이다.

이들 네 가족은 모두 전혀 다른 크기의 고민과 불행을 끌어안고 있다. 방황하는 아들을 감시하는 부모, 아들의 자살 원인에 대해 자책하는 부모, 장기 기증이 필요한 아들을 위해 부부 사이의 신뢰를 깨버려야 하는 아내, 그리고 부주의한 선생님 때문에 상처받은 딸을 위해 무언가를 해보려고 하는 아빠. 그들 나름대로의 문제는 바깥에서 보면 절대 알 수 없다. 그들 각자에게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일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오로지 가족만이 그 슬픔과 고통을 겪어야 한다. 내 손을 잡아. 널 놓지 않을께. 세상의 모든 부모는 자신의 아이를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니 당신은 그 어떤 것을 마주하더라도 놀라지 않을 만큼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 한다.

신뢰라는 건 그런 것이다. 좋은 의도라 해도, 한번 깨지면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법이다.

그럼 어머니인 티아는 이 모든 일에서 무엇을 배웠을까?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게 다였다. 최선의 마음가짐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그들이 사랑 받고 있다는 걸 알게 해주면 된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게 너무나 무작위적이어서 그보다 더한 것은 어려울 수도 있다. 인생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는 없다. 마이크에게는 유대인의 표현을 즐겨 인용하는 전직 농구스타 친구가 있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표현은 '인간은 열심히 계획하지만, 신은 비웃는다'였다.

할런 코벤의 작품은 매끈하게 잘 만들어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같다. 수많은 등장 인물은 이리저리 얽히고 설켜있고, 결국에는 퍼즐처럼 연결이 된다. 복잡하고 다채로운 플롯은 막판에 가서야 단순하게 정리가 되며, 끝을 향해 달릴 때까지 지루할 틈이란 단 한 순간도 없다. 그러니까 마치 롤러 코스터를 탄 것처럼. 서서히 상승하는 이야기가 클라이막스에 치달을 때까지 계속 더 높이, 더 높이 가다가 어느 순간 일시에 해소가 되는 스토리이다. 불필요한 군더더기가 전혀 없이 모든 캐릭터와 사건이 한 방향을 향해 달려가기 때문에 페이지가 아무리 두꺼워도 멈추고 쉴만한 여지를 주지 않는다. 그러니 그의 작품들은 대개 독자들과의 암묵적 합의하에 이루어지는 한 판 게임이다. 게임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이제부터 약속된 장르의 법칙 아래 이야기를 전개해나갈 것이니 복잡하다고 토 달지 말고, 어디서 본듯한 설정이라고 비웃지도 말라는 선언에 동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코벤 표 롤러코스터의 레일을 성실하게 따라가면서 즐기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니까. 코벤의 작품에서는 평범한 설정과 익숙한 스토리마저 결국 우리네 삶을 비추는 예리한 거울이 되어 버린다. 우리는 그저 공감하고, 감탄하고, 뜨끔하다가, 서글펐다가, 당황하고, 마지막으로 안도하면 된다. 사실 그게 우리네 삶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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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4-01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피오나님이 쓰신 이 리뷰의 첫단락(인용문 말고요)이 참 좋으네요. 저도 이 책을 읽어봐야 겠어요.

피오나 2015-04-01 12:44   좋아요 0 | URL
어떤지 다락방님도 이 책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아요. 가족에 대해서 참 여러가지 생각을 갖게 해주더라고요. 평소 다락방님의 페이퍼를 즐겨읽었는데, 글 속에 가족들이 자주 등장하셨잖아요. ^^;;

맥거핀 2015-04-01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로 만들면 꽤 재밌을 것 같아요(이미 영화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어쩔 때는 이 세상에 가족 없이 홀로 지내는 사람이 제일 마음 편하겠다 싶다가도, 막상 일 생기면 곁에 남아있는 것은 가족 밖에 없으니..누구 말마따나 갖다 버리고 싶지만, 버릴 수가 없는 게 가족인가 봅니다. (같은 평가단으로서 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피오나 2015-04-01 18:25   좋아요 0 | URL
정말 가끔은 갖다 버리고 싶지만, 그러나 버릴 수 없는 존재..ㅎㅎ 저는 평가단 이전에도 맥거핀 님 글 읽고 있었어요. 특히 영화 리뷰는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답니다. 하핫..